달리기를 말할 때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
무라카미 하루키 지음, 임홍빈 옮김 / 문학사상 / 200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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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물을 생각하려 한다. 구름을 생각하려 한다. 그러나 본질적인 면에 대해서는 아무것도 생각하고 있지 않다. 나는 소박하고 아담한 공백 속을, 정겨운 침묵 속을 그저 계속 달려가고 있다. -45쪽

인생은 기본적으로 불공평한 것이다. 그것은 틀림없는 사실이다. 그러나 가령 불공평한 장소에 있어도 그곳에 있는 종류의 '공정함'을 희구하는 것은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그것에는 시간과 노력이 들지도 모른다. 어쩌면 시가노가 노력을 들였지만 헛수고가 될지도 모른다. 그런 '공정함'에 굳이 희구할 만큼의 가치가 있는가 어떤가를 결정하는 거은 물론 개인의 재량이다.-72쪽

제정신을 잃은 인간이 품는 환상만큼 아름다운 것은 현실 세계 어디에도 존재하지 않는다.-10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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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보들은 다 죽어버려라
카를르 아데롤드 지음, 강미란 옮김 / 열림원 / 2009년 10월
품절


우리는 삶 속에서 벌어지는 작은 일들에 그다지 큰 관심을 두지 않는다. 하지만 이렇게 지나쳐버리는 작은 일들이 존재 자체에 중요한 변화를 가져다 주는 원인이 되곤 한다. 물론 문학작품이나 영화를 보면, 주인공의 운명을 뒤흔들어 놓는 엄청난 사건들이 많이도 일어난다. 그러나 현실에서는 한 인생을 좌지우지하는 청천벽력같은 사건이 아주 터무니 없이 가소로운 모습으로 나타나는 법이다.-5쪽

회사는 일종의 군대와 소련 관료주의의 알쏭달쏭한 결합과도 같다고 할 수 있겠다. 무조건적인 복종이 제 1의 규칙이다. 그리고 살아남기 위해 줄도 잘 서야한다. 뿐만 아니라 그 줄에 남아있도록 아부도 해야한다. 그러나 문제는 우리가 눈치채지 못하는 사이에 이 줄도 자주 바뀐다는 사실이다.-36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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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은 박치기다 - 재일 한국인 영화 제작자 이봉우가 방황하는 청춘들에게 전하는 희망의 책!
이봉우 지음, 임경화 옮김 / 씨네21북스 / 2009년 9월
절판


나는 이 영화를 통해 많은 교훈을 얻었다. 정치 앞에서는 영화는 아주 무력한 존재일 수 밖에 없다. 영화나 음악이 국경을 초월할 수 있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나, 그 이전에 정치의 벽이나 역사의 벽이라는 것이 엄연히 존재한다.-12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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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중서신 1 - 김대중이 이희호에게, 편지로 새긴 사랑, 자유, 민주주의
김대중 지음 / 시대의창 / 2009년 9월
구판절판


이제는 모든 사람이 남녀 구분 없이 선거권을 가지고 있습니다. 부의 분배는 놀라울 만큼 향상되어 선진국가의 노동자들은 완전한 생활의 안정을 누리며 심지어 수많은 사회주의 국가와 공산주의 국가까지 생겼습니다. 성의 해방도 넘칠만큼 이루어졌습니다. 그러면 인간은 행복한가? 정반대인 것입니다. 미국의 저명한 심리학자인 에리히 프롬은 "19세기는 '신은 죽었다'가 문제였지만 20세기는 '인간은 죽었다'가 문제다"라고 한탄하고 있습니다. 안드레이 스티븐슨은 "우리는 이제 노예가 될 위험은 없지만 로봇이될 위험 속에 살고 있다"고 갈파했습니다. 오늘날 인간의 자기 상실과 남에 의해서 그것도 보이지 않는 손에 의해서 좌우되게 만드는 소외현상이 인류를 역사 이래의 불행 속으로 몰았다는 것이 모든 학자와 문명비판사가의 일치된 견해입니다. -63~64 쪽

그런데 현대인은 강의 표면과 자기가 전문으로 하는 어느 지류에만 집착해서 그것을 강 전체로 판단한다는 데 실패의 원인이 있었습니다. 존체와 부분, 근원과 현상을 같이 보고 나아가서 경중, 완급을 종합 판단해야 합니다. 항시 자기 인격을 그러한 입장에서 형성하는 동시에 독서에 있어서도 종합적인 지식 형성에 힘써야 합니다. 경제학자로 말하면 경제 이외에 정치, 사회, 국민심리, 역사 등에 대한 지식의 도움 없이 바른 경제정책을 세울 수 없습니다.
-225쪽

많은 사람들이 첫 번째 불행에 허둥다가 2차, 3차 불행을 자초하거나 막지 못해서 패배하고 맙니다. 이러한 불행의 연쇄반응을 막는 경계와 노력은 우리가 인생을 살아가는 데 아주 중요한 지혜라고 생각합니다.
-314쪽

정치도 사람이 하고 경제도 사람이 합니다. 자유경제의 주인은 기업입니다. 우리는 기업인에게 사회사업가가 되라고 요구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자유경제의 윤리에 대한 철저한 신봉자가 될 것을 강력히 촉구하는 것입니다.
-45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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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 북소리
무라카미 하루키 지음, 윤성원 옮김 / 문학사상사 / 2004년 1월
구판절판


그들은 아주 행복한 표정으로 돌담을 쌓고 있었고, 나름대로 정성 들여 꼼꼼히 일했다. 돌을 쌓는 솜씨는 가히 예술적이라 해도 좋을 정도였다. 그렇게 작업하는 모습은 하루 종일 보아도 질리지 않을만큼 재미있다. 게다가 마무리한 후의 모습은 누가 봐도 아름답다. 블록 담과 비교하면 하늘과 땅차이다. 큰 비만 오지 않는다면 그것은 사람들의 시선을 끄는 정말 멋진 담이다.
"몇 년뒤에 다시 큰 비가 오면 또 무너지겠지."
"무너지면, 또 다시 쌓겠지." 하고 아내가 말한다.
그렇다, 그들은 벌써 몇 천년이나 그 일을 반복하고 있는 것이다. 나는 역시 그리스인은 될 수 없을 것 같다.-136쪽

낯선 도시에 가면 반드시 대중 술집에 가는 사람이 있듯이, 낯선 도시에 가면 반드시 여자와 자는 사람이 있듯이 나는 낯선 도시에 가면 반드시 달린다. 달릴 때의 느낌을 통해서야 비로소 이해할 수 있는 일도 세상에는 있기 때문이다.-208쪽

내게는 지금도 간혹 먼 북소리가 들린다. 조용한 오후에 귀를 기울이면 그 울림이 귀에서 느껴질 때가 있다. 막무가내로 다시 여행을 떠나고 싶어질 때도 있다. 하지만 나는 문득 이렇게도 생각한다. 지금 여기에 있는 과도적이고 일시적인 나 자신이, 그리고 나의 행위 자체가, 말하자면 여행이라는 행위가 아닐까 하고.
그리고 나는 어디든지 갈 수 있고 동시에 어디에도 갈 수 없는 것이다.-50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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