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의 운명을 바꾼 역사의 순간들 : 전쟁편
류펑 지음, 김문주 옮김 / 시그마북스 / 200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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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인류의 운명을 바꾼 역사의 순간이라면 에디슨의 전구발명을 이야기할 수도 있고, 컴퓨터와 자동차의 발명 또는 방사성원소의 발견과 같인 인간의 삶을 획기적으로 변화시킨 과학의 발전을 예로 들수도 있지만, 수많은 사람들의 생명을 앗아간 전쟁 역시 비극적이지만, 인류의 운명을 바꾼 역사의 순간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전쟁이 있었기에 전쟁에서 승리하기 위한 전략도 짜고, 군사무기도 개발할 수 있었던 것이며, 평화로운 시기라면 절대 없었을 전쟁을 승리로 이끈 영웅, 패배했지만 뛰어난 지략을 지녔던 영웅이 등장할 수도 있었던 계기이기도 하기에, 이 책의 시리즈인 "군사편', "영웅편"은 "전쟁편"을 다른 각도에서 바라본 것일 뿐, 내내 같은 시대, 같은 이야기를 하는 것이라고 생각도 했었다. 물론 "군사편"을 먼저 읽고, "전쟁편"을 읽은 결과, 세계전쟁의 경우 겹치긴 하지만, 군사편의 경우 워낙 중국의 전쟁과 세계전쟁에 치우친 이야기였기에 다루고 있는 전쟁이 적었다면, 이번 "전쟁편"은 정말 세계 각국의 전쟁의 역사에 대해 다루고 있었다. 그런 면에서 "군사편"보다는 "전쟁편"이 세계의 역사를 이해하는데 더욱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다(이 책 속에서 다루고 있는 전쟁에 대해 다 기억을 한다면 말이지만...).

"전쟁편"에서 다루고 있는 전쟁들은 "인류의 운명을 바꾼 역사의 순간들"이란 타이틀을 달고 있는 만큼 대부분의 전쟁들은 한번쯤은 들어본 전쟁들이었다. 이과임에도 세계사를 배운다며 투덜대고 너무 어렵다고 투덜대며 제대로 공부하지 않아 자세한 전쟁배경이나 승패, 그리고 전쟁의 결과에 대해서는 기억하지 못하지만 나폴레옹이 패배한 워털루전쟁이나 러시아가 영토확장을 위해 시작했으나 결국엔 러시아의 후진성을 극복해야함을 깨우쳤던 크림전쟁, 빨간 장미와 하얀 장미를 가문의 문장으로 삼고있던 것을 빗대어 장미의 전쟁이라 불리우는 전쟁, 영국을 떠오르는 태양으로 스페인을 해양에서 물러나게 만들었던 해전, 잔다르크로 기억되는 영국과 프랑스의 백년전쟁과 영국이 이익을 위해 백해무익한 아편을 중국에 수출함으로써 발생했던 아편전쟁, 그리고 잊을 수 없는 세계대전 등은 고등학교시절 세계사시간에 한번쯤은 들어보았던 전쟁들이었다는 정도는 기억하고 있기에, 다시 한번 세계사를 배우는 듯한 기분으로 새롭게 읽을 수 있었지만, 그다지 기억에 남는 전쟁들은 아니었다. 어차피 지금과는 거리가 먼 과거인 전쟁들이기에, 한번쯤은 읽고 배워도 좋은 역사이긴 하지만 딱히 인상깊게 다가오지는 않는 전쟁들이었다.    

하지만 권력을 확고히 다지기 위해, 영토를 확장하기 위해, 새로운 이득을 위해 인류는 매순간 전쟁을 하고 있었고, 더 이상 영토다툼이 없을거라 생각되어지는 오늘날에도 작게나마 계속해서 전쟁은 이어져오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비교적 최근에 일어난 전쟁들의 이야기는 반드시 우리가 알아야 할 현실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특히 이라크가 미국의 월드 트레이드 센터를 무너뜨렸던 9.11테러가 사실은 미국의 음모라는 이야기를 읽을때만도 "그런 음모가 있구나"라는 정도에 그쳤지만, 자신의 이익을 위해 이란과 이라크, 북한을 "악의 축"으로 부르며, 특히 석유에 대해 독점하고, 자국민들이 석유를 저렴한 가격에 쓸 수 있도록 자신들의 통제하에 두려는 계획하에 이라크전쟁을 계획적으로 추진했던 미국의 모습을 보니, 미국이야말로 진정한 악의 축이며, 국가의 이익을 위해 세계를 놀라게 만들었던 끔찍했던 9.11 테러 역시 미국의 음모하에 이루어졌을 수도 있다는 주장에 더욱 믿음이 가기 시작했다.  

자신들만 핵을 보유할 수 있고, 자신들은 다른 나라에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 적극 참여할 수 있지만, 자신들의 뜻에 어긋나는 다른 나라들은 악의 축으로 정해놓고, 전쟁을 벌여도 괜찮다는 그런 생각을 하는 미국이야말로 시대에 뒤떨어진 제국주의적 사고방식을 가진 나라이며, 그 어느나라보다 더 경계해야할 나라가 아닌가!! 그러고보면, 월남전쟁도 그렇고, 일본이 진주만전쟁을 일으켜 세계대전에 참전했다는 것도 그렇고, 한국전쟁당시 우리나라를 돕기 위해 참전했다는 것도 그렇고 결국은 세계의 평화를 위해 그런 것이 아닌 결국은 자기들만의 이익을 위해 한 것인데 혼자서 깨끗한척하는 나라라니... 그런데 그런 미국에 동조하며, 비전투군이긴 하지만 공격을 받을 수도 있고, 아무런 명분도 없는 전쟁에 아프간 파병을 결정한 한국이라는 나라는 더 어이가 없는 것같다. 얼마나 우리나라에 이득이되고, 얼마나 많은 세계가 아프간의 평화를 원할진 모르겠지만 결국 아프간의 평화라는 것이 미국의 마음대로 아프간을 주무를 수 있는 상태라면, "아프간의 평화 = 미국의 아프간 지배"일텐데 과연 우리가 그들의 나라를 우리 멋대로 남에게 넘겨주는 그런 전쟁에 참여하는 것이 정당하기는 한 것일까? 제발 부탁인데 이런 명분없는 파병은 그만 좀 뒀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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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사 그들이 숨긴 진실 - 이덕일의 한국사 4대 왜곡 바로잡기
이덕일 지음 / 역사의아침(위즈덤하우스) / 200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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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임나부일본설이나 중국의 동북아공정이 좋은 것은 아니지만 까짓것 인정한다. 그들이 주장하는 역사자체가 진정한 역사라고 인정하는 것이 아닌, 일본과 중국이 그런 유치한 행동을 통해 얻는 것이 많다보니 그런 행동을 하는 것자체를 인정한다는 것이다. 국가찬란했던 과거를 보이며, 우리가 이렇게 강대했던 나라고, 그러니 우리나라는 너네 나라보다 훌륭하다는 식의 논리 혹은 나중에 과거의 영토였으니 돌려달라는 어이없는 발언을 할지라도 그들은 자신들의 역사를 좋게 포장하고, 어떤 나라보다 더 훌륭했고 강대한 나라로 보여지기 위해 국가적으로 하는 거짓말이긴 하지만, 그 나라의 국민들 입장에선 자부심을 느끼게 될테니 말이다. 그런데 우리나라는 어떤가? 

우리나라도 일본이나 중국처럼 역사를 왜곡하고 있다. 다만 자신의 나라를 좋게 포장하려는 일본, 중국과는 달리 사실보다 못한 나라로 비하하고 있다.. 그것도 한 명의 사이비같은 역사학자에 의해 이루어지는 것이 아닌, 이른바 주류 역사학자라 일컬어지는 집단에 의해, 국민의 세금으로 연구비를 받는 단체에 의해 왜곡되는 현실이니 어이가 없을 뿐이다.  

나도 그런 국사교과서를 통해 공부했고, 시험을 보고, 그렇게 자라왔다.  

아무 의심없이 삼국의 중앙집권화순서를 고구려 2세기 태조왕, 백제 3세기 고이왕, 신라 4세기 내물왕이라 외웠다. 그리고 아무 의심없이 한반도 남부에 삼한, 강원도 지방에 동예가 위차한다고 외웠다. 그리고 성리학중심의 조선에서 실학사상을 일으켜 중농주의와 중상주의를 주장한 학자들이 노론출신이라고 배워왔다..입시에 치중하여 마음껏 책을 읽을 수 있는 시간보다 학교에서의 시험은 내신이라는 이름으로, 그리고 12년간을 공부하여 단 하루의 시험으로 평가하는 수능에 의해 단순 암기식 공부만 해온 나에게 국사책은 하나의 바이블이고, 믿어의심치 않는 사실만을 다룬 책이라여겨졌었다.. 근데 그런 국사교과서가 오류 투성이라니!! 그리고 여전히 다른 학생들도 그런 책을 통해 공부를 하고 있다니..  

이게 우리나라의 현실이다.. 1945년 광복을 맞이했음에도 여전히 식민사관에 빠져, 제대로 된 역사를 가르치기 보단 우리나라를 왜곡하여 가르치는 것이.. 해방된지 반세기를 훌쩍 넘었지만 여전히 우리나라는 일제의 지배하에 있을 뿐이다. 어린 학생들에게 왜곡된 역사를 가르치고, 그 역사를 달달 외워 시험을 보게함으로써 자라서도 왜곡된 역사를 진실이라 믿게 만듬으로써 계속해서 일제의 지배하에 놓여있는 그런 나라...  

솔직히 이 책 속에서 인용한 국사교과서를 보기전까진, 중국의 동북아공정에 맞서 고조선과 고구려의 역사에 대한 책이었던 이덕일선생님의 <고조선은 대륙의 지배자였다>, <고구려는 천자의 제국이었다>를 읽을 때에는 그저 중국의 동북아공정이 어이가 없구나, 우리나라도 고조선과 고구려역사에 대해 더 자세히 가르쳐야할텐데라는 생각과 더불어 너무나도 생소한 역사에, 중고등학교 국사시간에 배운 것보다 더 복잡한 나라들간의 관계에 재미가 없다고 느낄 뿐이었다. 그저 "아.. 고조선은 실제 존재하는구나.. ", "아.. 고구려는 정말 강대한 나라였구나"라는 생각외엔 아무 생각이 없었다. 그런데 바로 이런 나의 생각이 학창시절 배운 국사때문이라면?  

수능이후로 국사교과서를 한 번도 펼쳐본 적이 없기에, 그리고 단순히 암기했던 책이기에 시험이란 목적이 사라지자 대략의 역사외엔 기억이 남아있지 않았다. 하지만 이 책 속에 언급된 국사교과서의 내용을 보니 바로 내가 공부한 우리나라의 역사였다.. 성리학을 중시한 선비들에 의하면 실학이란 성리학이 아닌 다른 학문이니 언급할 가치도 없는 학문임에도 실학의 선구자들 대부분이 노론출신 명문가 자제였다고 언급한 모순된 역사, 1940년대에나 한국광복군이 창설되어 별다른 활약없이 연합국 승전에 의해 해방된 것으로만 인식하게 만드는 그런 어이없는 역사.. 

그런 역사를 가르친 국사교과서때문에 그 책자체에 흥미가 없었다고 하는 것은 성급한 일반화이긴 하지만.. 만약 중고등학교를 다니며 우리의 찬란했던 과거에 대해 배워왔다면, 너무나도 낯선 지명이라 거부감을 일으키는 이야기가 아닌 우리에게 친숙한 역사이야기이고, 너무나도 당연한 뻔한 이야기에 동북아공정에 더 열을 내며 반발하지 않았을까?

나는 우리나라의 역사에도 그렇게 낯설음을 느낄 뿐이었다. 그리고 여전히 우리나라의 역사가 너무나도 낯설다. 조선말기 자신들의 이익에만 열중하여 한 나라의 왕을 독살하는데에도 거리낌이 없고, 쓸데없는 당쟁싸움에만 열중하던 노론에 의해 송시열이 우상화된 역사를 배웠고, 자신들만의 이익을 우선시하느라 나라를 팔아먹는데 앞장 서 일본으로부터 자작이란 호칭을 받았던 노론과 자신들의 침략을 정당화하려던 일본의 합작품인 식민사관으로 똘똘 뭉쳐진 역사만을 배워왔으니 그런 사관을 걷어낸 우리의 진정한 역사를 부끄럽게도, 낯설게 여길 뿐이었다.  

이렇게 진정한 역사를 낯설게 여기는 사람이 이젠 나 하나였으면 좋겠다.  


한국 주류 사학계가 해방 후 60년이 지난 현재도 일제 식민사학의 왜곡된 논리를 완전히 극복하지 못한 주요 원인은 두 가지다. 하나는 스승의 견해에 이의를 제기하지 못하게 하는 전근대적이고 봉건적인 학문풍토 때문이고, 다른 하나는 당대에 쓴 1차 사료를 직접 검토해가며 자신의 이론을 확립한 것이 아니라 일제 식민지사학자들과 그 한국인 제자들의 눈으로 바라본 고대를 무비판적으로 추종하기 때문이다. 고조선과 한나라 시대로 직접 들어가 그 시대의 사료로 분석해야 하는데 그렇지 못한 것이다. – 43쪽  

"이병도"가 식민사관에 의해 허구로 몰렸던 단군을 실제 인물로 밝혀냈다고는 하지만 그 외의 사실에 있어선 식민사관에 의해 비약된 논리로 왜곡된 역사를 연구하였던 사람이니만큼, 자신의 스승일지라도 스승의 견해에 이의를 제기하고, 무조건 일본의 조사에 의존하고, 배운 역사에 의해서만 연구하는 것이 아닌 실제 자료를 가지고 올바른 역사를 연구하는 사람들이 제대로 연구한 우리나라의 역사에 대해 국사교과서를 만들어, 하얀 백지 상태와도 같은 학생들에게 올바른 역사를 가르치는 나라.. 중국의 동북아공정의 어이없는 논리를 비웃으며 가볍게 중국의 의견을 반박할 수 있는 사람이 많아지는 나라.. 그런 나라에서 진정한 역사를 낯설게 여기며 부끄러워하는 사람은 나 밖에 없는 나라.. 그런 한국이 되어야 우리는 그제서야 비로소 일제치하에서 완전히 벗어나게 되는 것은 아닐까? 

 덧)) 이 책을 읽고나서 혹시나 해서 네이버에 "낙랑군"을 검색해보았다. 두산백과사전에서는"낙랑군은 대체로 위만조선의 고지를 중심으로 평남의 대부분과 황해도의 일부에 걸쳐 있었는데"라고, 위키백과에서는  "일제시대 이후 평양 일대에서 봉니(封泥)·한식(漢式) 무덤 등 낙랑 관련 유물들이 대량으로 발굴됨으로써 낙랑의 위치는 평양시 대동강 남안의 낙랑토성 일대임이 확증"되었다고, "일부 민족사학자 및 재야사학자는 낙랑군의 위치를 요동 또는 요서 일대로 비정하고, 기존의 낙랑군 위치인 평안도 지역에 낙랑이 있었다고 주장하기도 한다. 그러나 이러한 주장은 현재 한국사학계에서 인정되고 있지 않다."고 한다.. 수신국이 아닌 발신국에서 발신국의 봉니가, 그것도 봉니가 많이 출토되었던 지역을 샅샅이 뒤져도 더 이상 나오지 않던 것을 신의 손을 가진 일본만이 수두룩하게 발견했던 위조가능성이 있는 그런 것을 가지고 확증되었다라니.. 국사책도 국사책이지만 수많은 사람들이 접하는 인터넷부터 뜯어고쳐야될 듯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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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춘의 독서 - 세상을 바꾼 위험하고 위대한 생각들
유시민 지음 / 웅진지식하우스 / 200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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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유시민을 싫어했다. 내가 지지하는 정당이 아니라서, 나에게 도움이 안되는 정책을 추구해서 등등의 이유있는 거부가 아닌 그저 "정치인"이기때문에 싫어했다. 내가 고 3때, "단군이래 최저학력"이란 말을 듣게했던 그 당시 교육부장관 이해찬을 싫어하게되면서부터, TV에서 보는 정치인들이란 재산을 숨기고, 국회에서 멱살잡이를 하며, 서로의 비방만을 할 뿐 좋은 모습이라곤 눈꼽만큼도 보여주지 않았기에 나는 "정치인"을 싫어하게 되었고, 그런 이유로 유시민 역시 싫어했다. 그런 모습이 싫으면 그런 정치인들을 물갈이하기위해서라도 열심히 노력해야겠지만, 난 대부분의 다른 사람들처럼 정치에 관심을 끊었다. 그리고 유시민이 책을 쓰든, 뭘 하든, 다른 정치인들이 멱살잡이를 하든 욕을 하든 신경쓰지 않은채 살았다. 

이 책 역시 "독서"와 "청춘"이라는 말이 들어있지 않았더라면 여타 다른 그의 책처럼 내가 싫어하는 정치인의 책이기에 절대 읽지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그의 인생에 있어 하나의 방향이 되어준 책들에 대한 호기심이 "정치인의 책"이라는 인식을 가볍게 눌러주었기에, 나는 처음으로 유시민의 책을 읽게 되었다.  

그는 이 책에서 14권의 책을 소개하고 있었다. 차례에서 그 책들의 목록을 보는 순간 수많은 책도 아닌 고작 14권의 책 중에 내가 읽은 것이라곤 어릴 적 세계문학으로 읽은 <죄와 벌>과 얼마전 간략하게 읽은 "사기 교양강의"를 통해 소개 받은 <사기>외에는 없다는 사실이 부끄러웠다. 많은 사람들이 읽지 않았음에도 읽었다고 착각한다는 <종의 기원>이나 <인구론>의 주된 주장을 보니 나 역시 배우기도 했고, 들어도 보았던 주장들이지만 그것이 다였다. 한 세기에 있어 고전이라 불리는 책들이고, 30여년전 유시민이 읽었던 책들임에도 나는 아직 읽어보지 조차 못했다는 사실이 부끄럽다는 것이 목차를 보자마자 든 생각이었다.  

거의 하루도 빠짐없이 책을 들고 있는 나는, 그럼 이제까지 어떤 책을 읽어온 것일까? 내가 좋아하는 일본작가의 추리소설이나 애거서 크리스티나 아서코난도일의 추리소설, 그리고 요즘 베스트셀러인 책들이 인생에 있어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는 생각하지 않지만, 다량의 책을 읽기보단 한권의 책이라도 깊은 의미를 느낄 수 있는 책을 읽고, 한 때 베스트셀러인 책들도 좋지만 수백년간 읽어져온 고전을 읽음으로써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을텐데 나는 그저 "독서"를 할 뿐 나중에 인생의 전환점을 돌았을 때 "아,, 이 책이 나의 인생의 책, 청춘의 책이구나"라고 자신있게 말할 수 있는 책이 없다는 사실이 창피하였다.    

그리고 아내와 함께 대학교 신입생때쯤 읽으면 좋겠다라는 생각을 했던 책들이었기에 이 책을 딸에게 준다는 그의 이야기에 부러움을 느꼈다. 딸로서 아버지의 책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이, 그리고 부모가 자식에게 책을 남겨줄 수 있다는 것이 얼마나 행복한 일일지 경험해보지 못한 나로서는 감히 상상조차 못할 일이지만 부러운 일이 아닐 수 없었다.  

그런 부러움과 부끄럼움을 느끼며 나는 이 책 속의 고전들을 짧게나마 맛보며, 한 권 한권의 의미를 되새기게 되었다. 14권의 책 중 이미 우리나라에선 절판된 채 쉽게 읽을 수 없는 책도 있고, 조금은 딱딱한 내용의 책들도 있고, 그저 유시민의 시각에서 바라본 책의 모습에 만족하게 되는 책들도 있었지만, 반드시 두달밖에 안남은 올해내에 꼭 읽어야겠다고 다짐을 하게되는 책들도 있었다. 읽지 않은 책이 자신에게 어떤 의미를 가질 수 없듯, 사람마다 같은 느낌으로 한 책을 공유할 수는 없지만 그래도 다른 사람에게 있어 청춘의 독서라 불리워지는 책들인만큼 나에게도 어떠한 의미를 남기지 않을까라 생각하며 읽기를 다짐했다. 

특히, 한자오치의 강의를 통해 쉽게 이해할 수 있었던 <사기>도 부분적인 내용이 아닌 전반적인 내용을 읽으며 권력투쟁을 통해 중국의 역사에 대해 배우고도 싶어졌고, 도스토예프스키의 명작들은 하나같이 읽어야될 책들 중의 하나라고 생각하며, 러시아의 국민시인 푸시킨의 <대위의 딸>과 고향집 책장에 꽂힌 한국소설집 중 최인훈작가님의 책에서 <광장>도 읽어야겠고, 토머스 맬서스의 <인구론>을 통해 우리가 알고있던 "인구는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지만 식량은 산술급수적으로 늘어난다"에 대해 자세히 알고 싶어졌다.  

그리고 고 노무현대통령의 죽음과 이렇게 비교하는 것 자체가 조금은 부끄럽지만 얼마전 한국의 방송계에서 추방당한 박재범사건을 떠올리게 만들던 <카타리나 블룸의 잃어버린 명예>는 다른 책들에 비해 가장 먼저 읽어야겠다는 생각이 드는 책이었다. 수많은 신문들의 보도보다 많은 사람들에게 읽히는 신문에서 고의로 사건을 보도하고, 한 사람을 정말이지 이 세상에서 발을 붙이고도 못살만큼 몰아세워 블룸이 신문기자를 죽인 것과는 달리 한 분은 스스로를 이 세상에서 지우려하셨고, 한 사람은 철없던 시절 그의 말처럼 한국을 떠나버리고야 말았다.  

블룸의 경우 단 한 신문사에서 그렇게 행동을 하였지만, 인터넷이 발전한 지금은 모든 신문사에서 좀 더 많은 눈길을 끌기 위해, 그리고 많은 클릭수를 얻기 위한 기자들의 경쟁에 의해 낚시글이 판을 치고, 좀 더 자극적인 기사를 내보내고 있다. 그리고 그 일이 사실으로 밝혀졌나 여부보단 그렇다더라라는 추측성 의견이 얼마나 많은 시선을 끌어모을까만 생각하는 그런시대에 살고 있기에 앞으로 이런 일이 더 많아졌음 많아졌지 줄어들 것 같지는 않기에 그 어떤 책보다 <카타리나 블룸의 잃어버린 명예>는 다른 누군가의, 다른 세계에서의 이야기가 아닌 바로 우리의 이야기인 것 같기에 그 어떤 책보다도 먼저 읽어야겠다는 다짐을 할 뿐이었다. 이제는 정말 이런 일이 없게, 그 어떤 자극적인 기사와 여론에 휩싸이기 보단 나로서의 중심을 잡고 그 사건의 진실을 보도록 노력해야할텐데.. 아직은 그런 여론에 휩싸이는 것이 더 쉬운 나인것같지만 그런 나를 반성하고, 올바른 길로 가기위해서라도 정말 이 책은 꼭 읽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그저 "청춘"과 "독서"라는 제목에 끌려 읽게되었지만 유시민의 <청춘의 독서>를 통해 많은 것을 배우게 되었다. 현실과는 동떨어졌다고만 생각하던 고전을 통해, 현실의 모습을 보고, 단순히 소설이라고만 생각했던 이야기 속에서 변하지 않는 인간의 모습과 변하지 않은 현실의 문제점을 만나게 되었다. 아직은 14권의 책을 읽지 않은 상태임에도, 유시민의 짧은 소개임에도 불구하고 많은 것을 배웠는데.. 아마도 이 책 속의 14권의 책을 읽은 뒤 다시 이 책을 읽게된다면 나는 또 어떤 것을 느끼게될까? 그가 청년시절 읽었던 책들을 이 책을 출간하기 전 다시 읽으며 새로운 것을 느끼고, 미쳐 보지 못했던 것을 발견하게 되었던 것처럼 나 역시 유시민의 또 다른 이야기를 발견하지 않을까 기대해보며, 기필코 14권의 책을 읽은 뒤 다시 이 책을 읽어야겠다는 다짐을 해본다.. 결국, 이렇게 또 15권이 필독도서리스트가 생겨버리게되었지만, 부담감보다는 뿌듯함과 기쁨을 느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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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오기 2009-11-02 14:21   좋아요 0 | URL
엊그제 경향신문에 소개된 책이라서 공감의 추천입니다.
님의 닉은 친숙한데도 댓글을 남긴 기억이 없는 듯...
방문 흔적에 즐거이 답방했어요.^^

몽자&콩자 2009-11-02 14:29   좋아요 0 | URL
감사합니다^^ 여기저기 기웃거리면서 순오기님의 글도 많이 읽기도 했었는데.. 제가 눈팅족이라 존재감이 좀 없어요 ㅎㅎ
 
<인류의 운명을 바꾼 역사의 순간들-군사편>을 읽고 리뷰해주세요.
인류의 운명을 바꾼 역사의 순간들 : 군사편
탕민 엮음, 이화진 옮김 / 시그마북스 / 200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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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제목은 정말 멋지다.. "인류의 운명을 바꾼 역사의 순간들"이라니.. 역사책을 읽을 때마다 그 사건만 일어나지 않았더라면, 그 사람이 그렇게 행동하지 않았더라면이라는 상상을 하기때문에 어떠한 "역사의 순간들"이 한 나라엔 웃음을, 그리고 한 나라엔 절망을 가져다 주었을지 정말 기대되는 제목이 아닐 수 없었다.  

그렇게 부푼 기대를 안고 읽기 시작한 첫 이야기는 그 유명한 트로이전쟁과 승리의 주역인 트로이 목마이야기였다. 그리스 로마의 신들이 아테네와 트로이의 편에 서 함께 싸웠다는 신화같으면서도 실제 역사이며, 아직은 많은 부분이 비밀에 쌓인 트로이의 전쟁이야기에 조금은 갸우뚱하게 되었다. 물론 이 전쟁에서 트로이가 이겼더라면 역사는 바뀌었을 수도 있으니 역사의 순간이라고 생각은 된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그러나 호메로스 서사시 가운데 트로이 십년 전쟁의 심금을 울리는 이야기들이 과연 실제로 발생하였는가에 대해서는 여전히 의구심을 떨칠 수 없다. (중략)그 옛날에 벌어졌던 일들을 말없이 호소하며 어서 진실이 밝혀지기만을 고대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마무리된, 아직 밝혀져야할 것이 많은 역사를 역사의 순간이라고 언급하기엔 조금 무리가 있지 않나 싶다.  

그래도 역사이기에, 현재의 입장에서 과거를 모두 파헤친다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기에 어느정도 이해는 가지만, 이 책의 대다수의 이야기가 " 여전히 미스터리로 남아있다. 이 분야에 대한 연구가 지속되어 모든 사람이 수긍할 수 있는 해석이 나오기를 기대해 본다", "향후 새로운 증거가 발견되어 그 내막이 더욱 명확하게 밝혀질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언젠가 그 진실이 밝혀질 것이라고 기대한다."라는 식으로 끝나는 것은 조금은 문제가 있지않나 생각한다. 아무리 미궁에 빠진 전쟁의 내막에 관한 장이라고는 하지만, 그래도 "인류의 운명을 바꾼 역사의 순간들"인데 아직 정확한 내막이 파악되지않은 역사를 가지고 인류의 운명을 바꾸었다고 언급하는 것은 조금 서급한 면이 없지않나 생각하게 되는 부분이었다. 

그런 점에서,., 이 책의 전쟁의 전략, 무기, 그리고 영웅들에 대한 이야기들과 제목이 어울리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내용 자체는 재미있다. 물론 중국의 역사와  세계대전에 지나치게 편중되어있기는 하지만, 세계대전 당시 공공의 적 히틀러에 관한 비밀과 세계대전에서 연합군이 이길 수 있도록 도움을 준 암호체계, 그리고 결정적 승리의 계기가 노르망디 상륙작전이나 많은 연합군을 살릴 수 있었던 뎅케르트 후퇴작전과 일본원자폭탄투하와 같이 세계전쟁때 일어난 많은 사건과 그런 사건에 있어 중요한 역할을 하였던 인물과 전략을 쉽게 설명해주고 있었기에 그저 "오스트리아에 의해 1차세계대전이 발발하고, 독일에 의해 2차세계대전이 발발하였으며, 전세계가 전쟁에 휩싸였고, 결국 독일이 패전한 전쟁"이라는 얄팍한 지식에 많은 살들을 덧붙여주었다.  

그리고 "인류의 운명"을 이야기하는데 너무 중국의 운명에 관련된 사건들이 많다는 이야기도 있지만, 세계대전과 같이 전 세계 인류의 운명에 영향을 미친 사건은 그 외엔 없지 않나 싶고, 결국 중국에만 영향을 미쳤었도 나비의 날개짓이 미국에 태풍을 일으키듯 결국엔 전세계에 영향을 미쳤을 거라고도 생각할 수 있기에 조조의 적벽대전은 물론이고 청일전쟁이니 태평천국운동이니 하는 역사이야기도 흥미진진하였다. 물론 중국인이 저자이기때문에 어느정도는 이해하지만, 너무 중국 이야기가 많다는 것이 한 가지 단점이기도 하지만 말이다. 특히 중국의 고대병기인 목우유마와 팔진도같은 경우는 정말 공감되지않은 이야기들이었다.   

이러한 중국의 전쟁이야기와 세계대전 외에도 숨겨진 보물이야기라든지, 활약했던 스파이의 이야기라든지 다양한 관점에서 역사를 바라보고 있기에 넓고 얕은 역사에 대해 쉽고, 재미있게 읽을 수는 있지만 정말 제목과는 어울리지 않는다는 생각이 든다. 아직 명확하지 않은 이야기와 일부분의 사건만을 가지고 "인류의 운명을 바꾼 역사의 순간들"이라고 명하기보단 이 책의 이야기를 전부 내포하는, 다른 제목이었으면 더욱 좋지 않았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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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폰, 잔폰, 짬뽕>을 읽고 리뷰해주세요.
차폰 잔폰 짬뽕 - 동아시아 음식 문화의 역사와 현재
주영하 지음 / 사계절 / 2009년 10월
평점 :
절판


예로부터 한국과 일본, 중국은 교역을 통해 서로에게 새로운 문물을 전하기도 하고, 서로의 이권을 의해 때론 침략을 하고, 침략을 당하며 그렇게 서로 밀접한 관계를 맺으며 오랜 시간 역사를 같이 해왔다. 그런 영향으로 우리나라에도 많은 식자재가 일본을 통해, 중국을 통해 전파되었고, 사신들의 행차나 이주한 사람들에 의해 서로의 문화가 섞인 독특한 음식들이 만들어지기 시작했다. 그러한 대표적인 음식이 자장면과 짬뽕이며, 우리는 매번 어떤 것을 먹나 고민을 해야하는 음식이지만 막상 중국에 가면 없다고 알려져있는 음식이었다.  

하지만 이 책을 통해 다시 알게된 자장면은 중국에도 존재하는 음식이고, 중국에서 유래한 음식이 맞다. 자장면과 더불어 중국집의 대표음식인 짬뽕은 특이하게도 중국이 아닌 일본 나가사키에서 유래한 음식이었다. 그리고 이름은 비슷할 지라도 그 생김새나 맛이 서로 다른 중국과 한국의 자장면과, 일본과 한국의 짬뽕.. 부르는 이름은 비슷하고, 들어가는 재료도 비슷하지만 너무나도 달라진 음식들의 모습은 식욕을 자극하고 있었다.. 우리나라 자장면, 짬뽕이야 자주 먹지만 일본과 중국의 것은 너무나도 생소하다보니 한 곳에 모두 모아놓고 하나하나 맛을 비교하고 싶다는 욕구를 마구마구 키워주던 이야기들이었기에 읽는 내내 배가 고플 정도였다. 

그렇게 자장과 짬뽕의 이야기를 시작으로 이 책에선 일본과 한국, 중국의 향토 음식들과 먹거리의 문제점과 미래 등 다양한 음식문화에 대해 이야기 하고 있었다. 중국의 소수민족의 사라지고 있는 향토음식이나 매운맛으로만 여겨지는 세계 속의 한국 음식, 전통음식으로만 여겨져왔던 한국음식들의 역사와 800여종이 존재한다는 소주에 대한 이야기 등등 하나같이 새롭고, 대부분이 친숙한 이야기들이었다.  

그런 이야기 중에 가장 인상깊었던 주제는 중국인의 음식생활에 관한 이야기 중 언급된 "2008년, 중국 식품에 드리운 어둠"이었다.. 

많은 사람들이 똑똑히 기억할 것이다. 중국의 멜라민 분유파동과 납이 들어있던 김치, 공업용 색소를 넣은 고추가루사건, 그리고 가끔씩 tv를 장식하는 납을 먹인 생선 등 중국 식품의 문제로 인해 불거졌던 사건들을.. 그리고 수입과 수출이 활발히 이루어지는 요즘, 중국의 식품들은 중국에서만 소비되는 것이 아닌 전세계로 수출되기때문에 중국만의 문제가 아닌 전세계의 문제이며, 우리의 문제이다.  

멜라민 분유도, 색소고추가루도, 납김치도 모두 우리나라에 수입되었고, 그로 인해 폐기처분되었던 것들이며, 발견되기 전 많은 사람들이 먹었던 식품들이다.  때론  중국자체에서 비용을 아끼기 위해 분유 속에 멜라민을 섞은 경우도 있지만, 원산지를 속여 더 많은 이익을 남기려는 한국상인에 의해 문제가 발생하기도 하고, 너무 값싼 것만을 요구하는 사람에 의해 저급의 식품이 수입되어 우리도 모르는 사이 음식점의 음식 속에, 쉽게 뜯어먹는 과자와 가공식품 속에 섞여 우리가먹고 있기에 큰 문제인 것이 식품의 안정성문제이다..게다가 한미FTA협정으로 인해 더욱 쏟아져들어올 한국산과는 비교도 안될만큼 값싼 외국 식자재들..  

이런 현실을 보니 어쩌면 정말 30년 후의 한국은 한국 고유의 음식이 남아있기보단, 외국산 재료들이 버무려진채 안정성에 대한 위험을 알면서도 한국에서 난 고유의 재료가 남아있지않아 어쩔 수 없이 저급 농산물을, 비싼 돈으로 사먹으며, 없던 병도 생기는 무서운 날이 올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든다.. 그런 암울한 미래를 막기 위해, 무조건 수입을 막기보단, 원산재표시제를 더욱 강력하게 시행하여 먹을거리에 대한 믿음을 주며, 일본의 아야초처럼 유기농먹거리를 보다 저렴하게 공급할 수 있는 방법을 강구하고, 저자가 쓴 30년 후의 한국의 모습에 대한 이야기처럼 공동체를 통해 집 주변에서 자신들이 먹을, 믿을 수 있는 채소를 직접 재배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해서도 연구를 해야할 때가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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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한식 세계화? 2030년 식탁이 더 걱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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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차폰 잔폰 짬뽕 카테고리 역사/문화 지은이 주영하 (사계절, 2009년) 상세보기 최근 정부(농림수산식품부 한식세계화추진팀)는 ‘한식 세계화’ 일환으로 가장 한국적이면서도 세계인을 사로잡을 수 있는 메뉴로 떡볶이, 비빔밥, 막걸리, 김치를 4대 대표메뉴로 선정했다고 한다. 2009년을 ‘한식 세계화’ 원년으로 선포한 정부의 당찬 계획임에 틀림없다. ‘한식 세계화’는 드라마로 대표되는 한류 열풍의 산물이다. 특히 [대장금]의 일본, 대만을 시작으로 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