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의 뛰어난 두뇌는 만드는 주체조차도 이것이 허상인지 실상인지 가늠하기 어려운 가상의 세계를 이미 하나 만들어냈다. 바로 꿈이다. 꿈은 가끔 끔찍하니 경우도 있지만 대부분 상당히 매력적인경우가 많다. 평소 소망하던 장면이 나오기도 하고, 이상향이나 이상형이 나오기도 하며, 정말 현실같기도 하고, 완전히 엉뚱한 상상의 세계이기도 하다. 이런 꿈이 왜 있는지는 아직도 연구대상이다. 프로이드는 무의식의 반영이라 보았는데 그런면도 분명 있어보이지만 전부는 아니다. 그리고 우린 거의 매일 꿈을 꾸는데 제대로 수면단계를 밟는 경우엔 이를 기억하지 못한다. 꿈은 간혹 너무 매력적이기에 깨어나서도 다시 그 꿈을 꾸기 위해 잠들고 싶은 경우도 있고, 여운이 강하게 남는 경우도 있으며, 현실세계의 나를 공포에 빠뜨릴 정도로 끔찍한 경우도 있다. 

 하지만 이런 꿈같은 세계를 우리가 완전하게 의지를 갖고 창조해내고 원해는데로 조정하며 즐길수만 있다면 어떨까? 최근 가장 가까운 답이 가시화되고 있는데 바로 메타버스다. 메타버스는 글자그대로 현실의 세계를 뛰어넘는 완전한 가상의 세계 또는 현실을 증강시킨 세계를 말한다. 기술이 발전하면서 메타버스가 구현된 영화도 제법있는데 우선 '레디플레이어 원'이 있다.

 영화는 가상의 세계 '오아시스'를 마치 스티브잡스 같은 게임프로그래머가 발명해내고 전세계 사람들이 이 메타버스에 완전히 빠져사는 세계를 배경으로 한다. 사람들은 항상  VR기기를 가정과 바깥에서 착용하고 다니며 메타버스를 온전히 즐기기 위해 실제 걷거나 뛰는 느낌을 주는 트레드밀같은 장치와 촉감과 통증은 주는 장갑과 슈트를 착용한다. 영화는 이런 오아시스를 장악해서 전세계를 장악하려는 악덕기업과 오아이스를 사랑하고 즐기려는 주인공과의 대결을 그린다.

 

 메타버스가 구현된 또 다른 예도 있다. 영화 '써로게이트'와 '매트릭스'다. 써로게이트에서는 인간들이 자신의 실제 안드로이드 아바타에 접속해 자신들은 집안의 조종장치 안에서만 생활한다. 실제 직업활동 및 사회활동은 자신을 이상화한 안드로이드 아바타가 대신한다. 경찰활동도, 연애도 심지어 부부간의 결혼생활도 그렇다. 사람들은 실제 늙고 추한 자신의 모습을 드러내기 겁내하며 사회가 위험하기에 안드로이드를 대신 출근시킨다.

 매트릭스는 더 말할 필요도 없다. 전쟁 끝에 인간을 지배하게 된 인공지능들은 기계가 태양에너지를 이용하지 못하도록 지구의 하늘을 EMP구름으로 뒤덮자 정복한 인간의 생체에너지를 배터리로 쓰기시작한다. 인간이 가축처럼 얌전할수는 없기에 인공지능은 인간들을 모조리 태어나자마자 재우고 에너지를 뽑아먹으며 그들이 얌전히 자도록 가상의 세계를 실제세계로 착각하며 살게 만든다. 이것이 매트릭스다. 

 영화가 흥행하지는 못했지만 일본에서 만든 드래곤퀘스트 유어 스토리도 메타버스를 소재로 한다. 유명한 드래곤 퀘스트5의 게임을 실제 세계의 사람이 자신의 게임의 주인공이 되어 진행해나간다. 물론 유저는 게임중 자신이 실제 세계의 사람인지 자각하지 못하고 완전히 게임의 주인공으로 태어나 게임에 몰두한다. 이런 게임의 중독성은 대체 어느정도일까?

 

메타버스에 대해 최근 많은 책이 나오고 있지만 이번엔 본 책은 '메타버스가 만드는 가상경제 시대가 온다'이다. 메타버스의 최근 동향과 주요 기업, 특징에 대해 잘 정리한 책이다. 

 메타버스는 7가지 핵심 요소가 있는데 

1.상시 인터넷 연결을 기반으로 하고

2. 현실과 연결된 디지털 구현 무한세계이므로 가상과 물리적 현실세계의 경계가 무척 혼재되며

3.유저들과 공유되는 가상의 컨텍스트가 있어 그 안에서 유저가 상호작용하며

4.멀티 아이덴터티를 통한 멀티 프레즌스가 가능하고

5.물리적으로 멈추지 않는 시간계가 있고 자체적인 주기에 따라 시간이 흐르며 지속되는 공간이며

6.멀티입력, 출력장치로 구성된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통해서만 접속할 수 있는 세계이고

7. 디지털 가상경제를 기반으로 하는 다중 평행세계라는 것이다. 


 이런 메타버스는 활성화 될 것이 분명한데 인간에게 줄 영향이 상당하다. 주로 가상세계만을 생각하지만 메타버스는 현실세계와 혼재될 것이 분명한데 소매업의 경우도 많은 영향을 줄것으로 예상된다. 인터넷 쇼핑시대에도 사람드이 물리적 쇼핑센터를 찾는 것은 실제 물성을 가진 제품을 체험하는 것과 화면상의 경험이 완전히 다르기 때문이다. 하지만 메타버스 쇼핑몰은 실제세계의 쇼핑몰보다 월등한 체험을 제공한다. 자신의 실제 모습과 같은 아바타로 순식간에 매장안의 다양한 옷을 입어 볼수 있고 경험하는 것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또한 인스토어 내비게이션과 고객 참여도 극대화된다. 이는 증강현실인데 이를 통해 실제 매장에 방문해 넓은 지역에서도 실시간으로 원하는 제품이 있는 목적지로의 내비 기능과 쇼핑플래너 기능이 제공되기 때문이다. 거기에 실시간으로 각종 설문과 이벤트 참여도 가능해지고 매장에 숨겨진 쿠폰이나 이벤트찾기등도 가능하다. 그리고 이는 완전 가상세계에서도 가능하다.

 그리고 경험비즈니스도 제공한다. 최근 소비는 직접체험하고 즐기는 것이 중요해지는데 증강가상현실은 이에 매우 적합하며 체험에 비용과 위험도 없다. 

 메타버스가 미칠 영향은 이 뿐만이 아니다. 저널리즘의 경우 공간과 시간에 담긴 스토리를 중시하는 스페이스 저널리즘이 현실화한다. 단순 자료화면으로 사고현장이나 축제현장을 보는 것이 아니라 메타버스로 구현된 체험형 저널리즘이 가능해지는 것이다. 지금 한창인 도쿄 올림픽 개막식을 구현된 메타버스로 선수단의 하나로 같이 입장하며 즐기거나 vip석을 차지해 스가 총리 옆에서 보는 것도 가능하고, 심지어 개막식을 진행하는 스태프의 입장에서도 즐길 수 있다. 또한 지구촌의 각종 축제나 사고현장에 직접 가 있는 느낌을 주는 뉴스가 가능하다는 것이다. 

 영화도 마찬가지다. 잘 만들어진 영화를 수동적으로 보는 것이 아니라 내가 영화에 한 인물로써 혹은 실제 같은 몰입감으로 주인공을 따라다니며 영화를 보는 것이 가능하다. 내가 주인공이 되어 사건을 해결하거나 전쟁을 치루는 영화라면 이것이 게임과 뭐가 다를까. 여기에 라이브 VR 스포츠 중계, 영화, 드라마, 오락등도 가능하다. 비슷한 방식으로 진행될 것이며 몰입감을 엄청날 것이고 참여형으로 이루어질 가능성이 높다. 

 여기에 공부방이나 직장도 메타버스에 생겨날 것이다. 사람들은 공부하면서 카페를 가고 한다. 커피향과 쾌적한 자리와 좋은 경치, 약간의 소음이 공부에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이를 메타버스에 구현한다면 어떨까. 실제 세계의 나는 독서를 하고 싶지만 도서관은 가기 멀고, 자리도 좋지 못하다. 그런데 메타버스의 나의 독서공간은 울창하고 시원한 숲속 나무위의 한적한 오두막이다. 바깥은 눈이 내리고 안에는 모닥불이 있으며 커피가 있다. 여기서 책을 읽게 될 것이다. 공부방도 마찬가지고 직장도 마찬가지다. 가상에 만들어진 더 편한 공간에서 일하는 것이 효율이 높다면 그것을 택할 것이다. 

 메타버스의 경제는 반드시 현실 세계와도 연결될 것으로 보인다. 메타버스안에서도 여러 직업이 생겨나고 메타버스를 참여하는 사람에게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아바타가 생겨날 것이며 그 안의 다양한 아이템이나 재화자체가 돈이 될 것이다. 그리고 현실세계와 혼재될것인 만큼 이 경제가 현실경제와 통합도될 가능성이 높다. 현재 메타버스에 사용되는 버츄얼 커런시는 네가지 타입이 있다. 우선 표준형인데 단순한 포인트다. 가상세계에서만 획득 사용이 가능하다. 유저간 교환도 없고 실제 화폐 교환도 없다. 다음은 프리미엄형으로 표준형과 같지만 실제 화폐로 교환이 가능하다는 점이 다르다. 아이템형은 실제 화폐로 가상화폐를 구입하기도 하고 판매나 교환이 모두 가능한 백화점 상품 같은 형이다. 마지막 화폐형은 최종형으로 기존 암호화폐처럼 네트워크 내외부에서 모두 사용이 가능하고 자유롭게 환전, 교환이 가능한 형태다. 아무래도 화폐형이 될 가능성이 높다.

 메타버스가 생겨나면 인간이 어찌될지 고민해 본다. 사람들이 메타버스를 즐기며 현실세계에서 얻기 어려운 작업 효율성과 학습효율성을 얻기도 하고, 역시 현실에서 어려운 스포츠나 드라마, 오락, 정치참여를 즐기면서 현실은 더욱 아름답고 강하게 하는 보완재로 메타버스를 즐긴다면 좋을 것이다. 하지만 메타버스의 강한 중독성에 모두가 빠져 메타버스를 현실보다 중시할 가능성도 충분하다. 현실이 어려운 이는 메타버스에서 살아가기를 택할수도 있을 것이고, 메타버스에서의 실패로 좌절해 현실에서 생을 포기하는 경우도 있을 수 있을 것이며 메타버스상에서의 범죄가 일어날 수도 있을 것이다. 

 어떤 메타버스 미래가 올지는 모르겠다. 지금도 나이든 세대든 자신의 문화감수성이 가장 예민했떤 10대20대시절을 그리워한다. 그걸 메타버스로 구현하면 참 재미날것 같다. 20-30년후에 과거 BTS의 노래가 유행하고 들리던 그 시절 한국의 거리를 메타버스로 구현한 세계를 살아간다면 재밌지 않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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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년대생이 운다 - 꼰대의 길목에 선 리더를 향한 위로와 공감 EBS CLASS ⓔ
박중근 지음 / EBS BOOKS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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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90년생이 온다'라는 책이 작년에 인기가 좋았다. 한창 인기가 좋을 때 읽었는데 시대가 만들어낸 90년생의 주요 특징과 그것을 받아 줄 수 있는 사회적 주문과 성숙도가 골자였던 것 같다. 그러면서 든 생각이 그러면 그 90년생을 받아주는 세대에 대해서도 다뤄야 하는게 아닐까란 생각이었다. 70년생은 자신들의 생각을 했을 것이고 이제 슬슬 자리에서 물러나야 하는 60년생도 아마 그런 생각을 했을 것이다.

 저자는 90년생과 가장 부딪히는게 70년대 생이라 생각한 것 같다. 그럴만한 것이 80년대 생은 아직 관리직에 이르지 못하고, 90년대생과 문화적 격차도 아주 크진 않을 것이고 60년대생은 임원직 이상이거나 퇴임을 앞둔 사람들로 직접 90년대생과 대면하진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면 아무래도 남는건 70년대생 뿐이다. 한창 부장이나 팀장급의 직위일 것이고 그룹의 리더로 실무자인 그들을 관리하고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90년대생에겐 한창 꼰대로 보이겠지만 사실 70년대생은 한국 역사상 최초로 X세대라고 명명된 신세대였다. 압구정 오렌지족에 배꼽티, 댄스음악과 레게에 열광하고, 질투나, 파일럿, 마지막 승부같은 드렌디 드라마와 농구를 좋아했다. 당시 독재정권에서 벗어나 대학가엔 시대적 과제해결로 낭만과 소비문화가 팽배했다. 사회전반적으로도 소득이 크게 향상되어 무척이나 트렌드한 분위기였다. 

 책은 그런 그들이 50년대생과 부딪히고 그리고 무엇보다도 IMF라는 사회적 분위기로 인해 자신들의 자유분방함을 꺽고 사회에 순응할수 밖에 없었다고 말한다. 사실 별로 설득력이 없었다. 그런면도 있겠지만 그보다는 70년대생은 자유분방함이나 개인주의가 90년대생보다 훨씬 약했다는게 정답일 것이다. 90년대생은 대부분 고향이 대도시이고 선진사회에서 도시문화 속에서 자라났으며 부모역시 대부분 도시 출신이다. 하지만 70년대생은 어려선 군사정권 그리고 가난한 나라 혹은 농촌에서 태어났다. 도시로 왔어도 농촌에서 자라나다 이전한 경우이고, 부모세대는 거의 확실히 농경문화에서 자라난 사람들이었다. 즉, 70년대생은 한국최초로 도시문화를 가진 사람들이었지만 거의 반 이상은 농경문화의 영향을 상당히 받았다. 때문에 완전한 도시세대인 90년대생들과는 다르게 보다 유교적이고 집단적인 문화를 갖고 있으며 이로 인해 사회에 진출했을 때 개성을 발휘하며 저항하기보다는 사회에 녹아드는것도 충분히 가능했을 것으로 보는게 더 타당해 보인다.

 책이 조금더 아쉬웠던 점은 70년대생들의 특징을 충분히 설명하기보다는 90년대생들에게 맞추기 위해 더 나은 리더로 거듭나라는 주문을 했다는 것이다. 이것도 해결책이겠지만 90년대생들도 70년대생의 특징을 잘 분석한 책을 보고 그들을 이해하는 계기가 되는 책이 더 낫지 않았을까 라는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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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타버린 세계 지구종말 시리즈 2
J. G. 밸러드 지음, 이나경 옮김 / 문학수첩 / 201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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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물에 빠진 세계 이후 두 번째 지구 종말 시리즈다. 물에 빠진 세계, 불타버린 세계, 크리스탈 세계, 이 3부작을 읽기로 했을때 검색해보고 순서대로 읽기 시작했는데 다 부질없다. 3개의 작품은 아무래도 독립된 세계관을 가진 연결이 없는 작품이다. 물론 지구가 망한다는 공통점이 있지만 원인은 다 다르다. 

 불타버린 세계는 불에 탔다기보다는 정확히는 가뭄이다. 원제 제목도 그냥 가뭄이다. 아무래도 한국에서 전작과 대비되는 극적 효과를 위해 이렇게 작명한게 아닌가 싶다. 주인공은 또 박사인데 찰스 랜섬으로 의학박사이다. 인류는 바다에 매년 수백만톤의 쓰레기를 쏟아부었다. 그냥 공해상에 배를 끌고가 대놓고 버린 나라도 있고, 하천을 통해서 버린 나라도 있다. 하여튼 이 엄청난 폐기물들은 급기야 바다에 아주 얇은 화합물 막을 만들어 버린다. 이 막은 공기는 투과시키지만 물처럼 큰 분자는 통과하지 못하게 한다. 

 그 말은 바다와 대기간 기체 수준의 교환은 일어나지만 물분자 수준의 교환은 안 일어난다는 즉, 바다로부터의 증발이 사실상 봉쇄되었음을 의미했다. 그렇게 대륙의 모든 강과 저수지, 호수가 말라간다. 물론 화합물 막은 바다 전체를 뒤덮은건 아니었다. 주로 폐기물이 많이 쏟아진 연안을 막아 버렸는다. 대륙의 물이 마르자 대륙에선 더 이상 비구름이 생겨나지 않았고, 먼 바다에서 생겨난 구름대는 대륙으로 이동했지만 화합물 막으로 막혀 건조해진 해안 대기를 만나면 곧장 비를 모두 연안에만 쏟아버렸다. 사람들은 호위선단과 배를 동원해 화합물 막을 갈라보았지만 역부족이었다. 물에 뜬 기름막을 손으로 휘저어봐야 잠시 뿐이다.

 랜섬박사는 호수가 있는 소도시에 살고 있었다. 수년에 걸쳐 폭이 수백미터인 강마저 말라버리자 랜섬박사는 일련의 사람들과 같이 바다로 가기로 결정한다. 그래도 그는 오래 버틴 편이다. 하지만 마을의 존슨 목사는 사람들이 자신의 할일을 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마을을 지키고 버티며 물을 찾아야 한다는 것이다. 

 랜섬은 존슨의 광기를 느끼며 더 늦기 전에 바다로 향한다. 가면서 사람들이 버린 자동차를 타고, 고장나면 갈아타기를 반복하며 먼 거리의 바다로 도착한다. 그렇게 십년의 세월이 지나는 동안 사람들은 많이 죽어간다. 모든 사회시스템은 붕괴된지 오래고, 사람들은 물고기와 해산물, 해초류에 연명했다. 바다 사람들은 바다물을 계속 증류시켜 물을 얻었기에 해안 인근은 증류후 남은 소금으로 가득했다. 

 그런 바다 생활에 신물이 난 랜섬은 같이 떠나왔던 무리들과 같이 마을로 돌아간다.가서 두고 온 사람들과 조우했고 마을엔 저수지가 생겨서 생각보다 물이 많았지만 충분치 않았다. 그리도 양 집단은 서로 너무나도 야만적으로 변해있었다. 

 랜섬은 마을에서의 소동을 뒤로 하고 더 내륙으로 향한다. 이게 소설의 끝이다.

 밸러드의 종말 시리즈 두 권을 보면서 느낀점은 배경과 장면 하나하나에 대한 묘사가 상당히 세밀하다는 점이었다. 잘 그려지지 않기도 했고 다 일일히 읽기 피곤하기도 한다. 하여튼 대단하다. 그리고 종말은 맞아 사람들은 광기에 빠지기도 하지만 굉장히 무개성해지기도 한다. 전작품이나 이번 작품이나 인물이 크게 느껴지지 않는다. 물론 이번작은 더 심했다. 그래서 좀 재미가 떨어진달까. 거기에 종말을 맞은 주인공이 결국은 더 종말에 가까운 지역으로 향한다는 점이다. 물에빠진세계에선 과거 중생대의 기억으로 회귀하며 주인공은 더욱 덥고 습한 생존불가능의 지역으로 향했고, 이번에도 가뭄에 더 심한 내륙으로 물을 향해가는게 그렇다. 물론 의외로 이 지역들이 더 희망있는 지역이라는 느낌은 작품에 풍겨지긴 한다. 종말 시리즈의 마지막인 크리스털 세계는 어떻게 그려질지 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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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운이 너에게 다가오는 중 문학동네 청소년 51
이꽃님 지음 / 문학동네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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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금 티비에선 올림픽 개막식이 진행중이다. 입장객도 없고 일년이라는 고정비용을 더 치룬 탓인지 역대급으로 저렴해보이는 개막식이다. 물론 뒤는 어떨지 모르겠다. 개인적으로 가장 비싸 보였던 개막식은 베이징 올림픽이었는데 둘을 비교해보면 정말 극적일 것 같다. 음악감독이 문제를 일으켜서인지 선수단 입장식에 일본 게임음악을 사용했다. 그리스가 입장할때 게임 드래곤퀘스트의 메인테마를 사용했는데 그 게임을 어린 시절 즐겨한 사람으로써 느낌이 색달랐다. 마지막에도 틀지 않을까 했는데 주최국 일본이 입장하게 마지막으로 그 음악을 다시 썼다. 일본인에게 드래곤퀘스트란 게임이 의미하는 바가 이런듯 하다. 

 오늘 읽은 책은 '행운이 너에게 다가오는 중'이란 책으로 거주하는 지역 올해의 권장도서다. 아동문학으로 아동학대를 다룬다. 중2라는 질풍노도시기에 학생들의 이야기엔데 무거운 주제를 가볍고 흥미있게 풀어냈다. 

 나오는 중심 아이들은 4명이다. 형수와 우영, 은재, 타노스다. 형수와 우영은 남자아이로 서로 친하다. 우영은 좀 찌질하단말을 주변 아이들로부터 듣고 사는 아이고 아이에게 모든 걸 투사한 엄마로 인해 끊임없이 고통받으며 살고 있다. 형수는 그런 우영의 친한 친구로 아버지가 여자중학축구부감독이다. 7살짜리 동생이 있는데 이 녀석의 성숙함과 바른 말이 예사롭지 않아 상당히 성가신 상태다. 타노스는 형수, 우영, 은재의 반 반장이다. 워낙 무서워서 별명이 무려 그 '타노스'다. 어벤져스에서 단신으로 대부분의 어벤져스를 묵사발낸 그 타노스말이다.

 형수와 우영은 pc방을 다니는데 같은 반 아이들이 둘을 너무 무시하고 자꾸 천원 이천원씩 빌리고 갚지도 않는 일이 일어나 일부러 후진 pc방을 방문한다. 거기서 같은 반 은재를 만나고 뒤를 밟는다. 그리고 놀랍게도 은재가 한 오래된 아파트의 복도 창문 방범창을 뜯고 침입하는걸 발견한다. 둘은 도둑질이라 생각하고 다시 은재가 아파트를 침투하는걸 촬영하지만 그 집은 은재의 집이었다. 은재는 매일 자신에게 폭력을 휘두르는 아버지를 피해 창문을 너나들었던 것.

 그리고 형수는 장난으로 우영에게 타노스에게 고백을 하게 한다. 그런데 웬걸 타노스가 이걸 받는다. 당황한 우영은 같이 다니는 학원에서 이 사태를 무마하기 위해 거부당할 것으로 생각하고 공주라고 까지 칭하며 타노스에게 꽃을 바치며 재고백한다. 그런데 타노스는 이것 마져도 받는다. 아무래도 타노스는 찌질한 우영을 좋아한듯 하다. 그러게 둘은 본의 아니게 사귀게 되어 정말 서로 좋아하게 된다. 

 은재는 우연히 축구 감독인 형수 아버지의 눈에 띈다. 마침 선수부족에 시달리던 형수 아버지는 은재의 빠른 발에 감탄해 축구를 권한다. 하지만 은재는 고민한다. 아버지가 허락하지 않을께 뻔하기 때문이다. 예전에도 육상을 하겠다고 했다 죽지 않을 만큼 맞은 기억이 있다. 아버지는 자신의 인생처럼 은재의 인생도 꺾어버리고 싶어한다. 

 책은 결국 해피엔딩으로 끝난다. 은재는 용기를 내어 경찰서를 찾아가고 축구를 계속하게 된다. 위기를 맞은 우영과 타노스의 교제도 계속된다. 서로의 마음은 더 강해진다. 쉽게 볼 수 있는 아동도서로 아이들이 볼만하다. 잊을 뻔 했는데 책 제목의 행운은 책에서 화자 역할을 하는 행운을 지칭한다. 이 행운은 아이들을 바람으로 살짝 민다던게 혹은 고민의 순간에 자연의 힘을 이용해 바람이나 비등으로 특정인을 보게하여 운명의 방향을 조금 더와주는 역할을 한다. 그래서 누구에게나 행운이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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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에 잠긴 세계 지구종말 시리즈 1
제임스 G. 발라드 지음, 공보경 옮김 / 문학수첩 / 201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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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로버트 케런즈는 40세 정도 되었다. 2154년의 지구에 살고 있는데 지구는 사실상 멸망했다. 그런데도 그는 최고급 리즈호텔의 스위트룸에 살고 있다. 모든게 최신식이고 쾌적하다. 과거 이름 모를 부자를 위해 준비된 곳이다. 다만 그 호텔엔 그 혼자 살고 있고, 이 호텔 역시 반쯤 침수되어 있다는 것이다. 

 지구는 물에 잠겼다. 이유 모를 태양의 변덕에 강한 태양풍이 몰려들었고 이게 지구 자기장을 망가뜨려 태양복사에너지가 그대로 밀려들었다. 기온이 극적으로 상승해 극지방의 기온은 무려 90도 가까이 치솟았다. 자기장이 망가져 방사능도 밀려들었다. 높은 기온에 방사능의 영향으로 지구 동식물들은 극적으로 빠르게 진화한다. 커져버린 곤충들이 들끓었고 포유류는 거의 절멸했으며 속씨식물들도 거의 사라지고 거대 양치식물이 지구를 뒤덮기 시작했다. 파충류는 전성기를 다시 맞았다. 

 기온이 높아지고 열대를 중심으로 점차 폭풍우가 지구 각지를 덮쳤다. 극 지방들의 얼음은 모조리 녹아 해수면을 수미터 높였는데 사람이 거주하는 지역이 주로 해안지역인 만큼 많은 중심도시들이 수장되어 석호로 변해버렸다. 그런데 무너진 얼음들과 함께 동토층의 토사들도 바라도 밀려들어 해수면 상승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육지의 표면적은 늘어버렸다. 낮게 퍼져버린 것이다. 그래서 바다는 오히려 지구 전체의 2/3에서 1/2정도로 감소한다.

 사람이 살기 적합한 지역은 극지방만으로 한정되었다. 러시아 북부의 그린란드, 남극대륙 정도다. 서식지도 줄어들었지만 방사능때문인지 기후변화 때문인지 동물들의 생식력이 크게 감소했다. 인간도 예외는 아니어서 부부 열쌍중 겨우 한쌍이 간신히 한명 정도의 아기만 갖는게 허락되었다. 세계인구는 500만으로 감소했다. 이게 케런즈가 살고 있는 세계고, 작가가 묘사한 물에 잠긴 세계다.

 케런즈가 있는 지역은 한낮에 무려 60도까지 올라가고 습하며, 한방만 물려도 타격이 큰 거대 말라리아 모기와 이구아나떼들, 악어떼들로 가득차있다. 그런데 여기가 런던이다. 북위 50정도의 지역인데 이 지경이다. 런던엔 당연히 사람이 살고 있지 않고 케런즈를 비롯한 일련의 군인무리들이 생물연구를 위해 파견나왔다. 이들은 거의 2년가까이 체류하다 열대폭풍우의 곧 이지역까지 상승할 것으로 예상되 철수는 눈앞에 두고 있었다.

 그런데 웬일인지 케런즈는 지옥같은 이 곳을 떠나고 싶지 않다. 그리고 파견중인 군인 대부분이 중생대 지구의 꿈을 꾸기 시작한다. 바드킨 박사는 이걸 우리 인류가 오래도록 진화해온 생물의 과거 기억이 재현되는 걸로 판단한다. 사람의 유전자에 생물로 진화해온 과정의 기억이 각인되어 있다는 것. 그래서인지 죽음을 반드시 보장하는 남쪽으로의 탈영병도 등장한다.

 그리고 케런즈는 연인 달과 바드킨 박사와 런던에 남는다. 이후 스트랭맨이랑 이상한 녀석이 일당과 함께 등장한다. 스트랭맨은 점차 부하들과 함께 광기에 휩싸이고 석호의 한편을 막고 펌프를 이용해 수미터 물에 잠겨 있던 런던을 다시 육지로 만들어낸다. 물속에 잠겨 신비함을 불러오던 런던에 막상 물이 빠지니 하수구이자 무덤이나 다름없었다. 

 이후의 이야기는 이 스트랭맨 일당과 케런즈의 갈등, 그리고 케런즈가 이 일련의 일이 해결됨에도 런던을 다시 수장시키고 남쪽으로 향하는 이해되지 않는 행동을 하며 마무리된다.

 소설은 무척 흡입력이 있다. 나온지 오래되었고 세계 종말 3부작의 첫 작이다. 작가인 밸러드는 일단 첫 작에선 세계를 물에 빠뜨리고 다음 작에선 불에 태우며 마지막 작에선 태양풍을 굽는다고 한다. 최근 지구 온난화로 기후변화가 심상치 않아 더욱 경각심을 갖으며 읽었다. 유전자에 각인된 생멸의 기억 이란 개념도 재밌다. 더운 여름에 좋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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