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점 일기 - 세상 끝 서점을 비추는 365가지 그림자
숀 비텔 지음, 김마림 옮김 / 여름언덕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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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을 좋아하는 사람은 아무래도 책을 다루는 직업을 선망하기 나름이다. 서점 주인, 도서관 사서, 작가, 출판업관련자 등이다. 출판업은 아예 그 쪽으로 취업을 해야하고, 도서관 사서는 공무원 시험을 통과해야 하고, 작가는 되기도 힘들뿐더러 소득 문제로 대부분 주업보다는 부업으로 해야한다. 그러면 어이없게도 가장 쉽게(?) 책을 다루는 직업으로 마땅한 건 아무래도 서점 주인이 아닐까 싶다. 물론 돈이 어느 정도 있어야 겠지만.

 그런데 이 가장 되기 쉬운 책 관련 직업이 지금은 정말 어렵다. 인터넷, 그리고 모바일, 플랫폼이 모든걸 장악하면서 실제 소매업이 모두 위축되었고 특히나 디지털로 변환이 쉬운 음악, 책, 영화는 손실이 크기 때문이다. 물성이나 현장감이 가장 불필요한 음악이 가장 먼저 와해되었고, 다음은 책, 그리고 영화순으로 가고 있는 것 같다. 실제 타워레코드가 가장 먼저 망했고, 다음은 지역 소매서점과 대형서점들이 망했고, 영화관들은 그래도 아직 건재하다.(물론 메타버스로 영화를 즐기는 시점이 온다면 영화관도 끝장나리라 본다.)

 서점일기는 무척 독특한 책이다. 스코틀랜드의 위그타운이라는 시골지역에 스코틀랜드에서 가장 큰 서점을 운영하는 사람이 쓴 일기이기 때문이다. 서점 주인은 숀 비텔로 서점 이름은 더 북 숍이다. 책은 400페이지인데 2013년 아니면 2014년의 한 해를 서점을 운영하며 쓴 일기를 책으로 엮은 것이다. 매 장이 항상 날짜로 시작하고 온라인 주문건수와 실제 찾은 책수, 그리고 그 날 있었던 내용, 마지막엔 가장 중요한 손님수(책에선 실제 책을 사간 손님수만 기록한다.)와 매출액을 적어놓았다. 

 스코틀랜드에서 가장 큰 서점이면 매출이 얼마나 될지 자못 궁금한데 참고로 작가 숀 비텔은 2001년에 서점을 인수했고 그렇다면 이 일기를 쓰는 시점은 그가 책방을 운영한지 대충 10년이 조금 넘는 시점이 된다. 매출액은 파운드로 적어놓았는데 사실 들쭉날쭉하다. 정말 적을땐 십파운드대의 매출이 나오고 제법 많을땐 400파운드 가량의 매출도 나온다. 아주 거칠게 그냥 평균 200파운드를 매일의 매출로 잡으면 365*200파운드이니 연간 73000파운드의 매출이 나온다. 그리고 1파운드가 우리돈으로 대충 1600원이니 한국돈으로 이 서점은 매출은 연간116,800,000원 정도가 된다. 이게 이익이면 좋을 텐데 매출이니 아마 비텔이 버는 돈은 이돈의 대충 절반가량이 아닐까싶다.  다행이 건물은 본인 것이니, 월세는 없을 것이지만 일기에 나오듯 비텔은 꾸준히 서점에 책을 구매하여 채워넣는다. 그래서 버는 돈이 적을 듯 하다.

 일기 내용은 정말 일상이다. 가장 먼저 쓰는 것은 그날 출근하는 알바생이다. 니키, 로리, 배선, 플로 등의 알바생이 나오는데 의대생부터, 지역의 학생, 지역에 잠깐 머무는 관광객부터 다양하다. 이들은 비텔과 가족같이 사는데 툭하면 비텔의 집인 서점에서 자기도 한다. 비텔은 서점의 가장 위층에 거주한다. 알바생들이 하는 일은 주로 손님들이 마구 잡이로 꽂아놓은 책의 정리, 그리고 새로 베텔이 입고한 책을 역시 정리하는 것과 아마존이나 다른 온라인으로 주문받은 책을 주문하고 정리하고 발송하는 것등이다. 손님이 아주 많지는 않은 서점이므로 비텔은 가급적 알바생들이 주말이 아닌 평일엔 따로 나오게 하려고 조절하는 편이지만 책을 보면 잘 그렇지 않기도 하다. 느낌인데 알바생들은 나오는 날의 원칙은 있지만 마음껏 마음대로 나오는 것 같기도 하며 비텔은 투덜거리면서도 그걸 허용하는 듯 하다.

 서점 일기엔 다양한 손님이 나온다. 진상들이 많은데, 하루 종일 책방을 뒤집어 놓으면서도 책을 한권도 안사가는 진상들, 그리고 책을 뒤적거리며 주인이 보는 앞에서 아마존 가격과 비교하는 진상들, 적혀 있는 책값에 불만을 가진 진상들, 그리고 책을 팔러 와서 자신이 원하는 가격과 다르다 불평하는 진상들, 와서 주인에게 갑질하는 진상들, 비텔의 책들이 기부받은 것인데도 돈 받고 판다고 지레짐작하며 불만을 내놓는 진상들, 가격을 마구 후려치는 진상들 등이다. 이런 류의 진상들은 갑질문화가 발달한 한국에만 많은 줄 알았는데 유럽에도 많으니 놀라우면서도 다행이란 생각이다. 한국만 이상한건 아니란 생각이다. 

 서점 일기에는 주변의 다양한 이웃들도 등장한다. 비텔의 연인인 애나, 툭하면 제법 기묘한 지팡이를 깎아와 그걸 비텔에게 주고 대신 책을 살수 있는 적립금을 얻는 이교도 문신남 샌디 등이다. 샌디의 지팡이는 놀랍게도 일주일에 한개 정도 팔리는데 비텔의 서점에는 책 외에도 다양한 아이템들이 판매되고 있다. 그래서 비텔은 알바생들 혹은 애나와 더불어 주변 도시인 갤러웨이에 가서 특별한 것들을 사오기도 한다. 도무지 팔릴 것 같지 않던 스쿠터가 팔리기도 하고, 200년전 변기로 쓰이던 화분이 팔리기도 한다. 물론 모두 비텔이 사온 가격보다 비싸게 팔린다. 그려려고 사온 것이니 당연하다. 알바생들이 나와 한가한 날이면 비텔은 그들에게 가게를 맡기고 강이나 호수를 가서 자유로이 낚시를 즐기거나 다른 이들과 시간을 보내기도 한다. 하지만 가장 많이 하는 것은 아무래도 헌책을 구매하는 일이다. 비텔의 서점이 큰 만큼 책을 정리하기를 원하는 사람들의 연락이오는데 그러면 비텔은 사연을 듣고 괜찮다 싶으면 방문해 살만한 책을들 갖고 오는 편이다. 

 사람들은 책을 소장하던 사람이 죽거나, 이사하거나, 집을 정리할때 주로 책을 팔곤 한다. 내가 언젠가 죽으면 내 가족들도 내 책을 정리할듯 싶은데 과연 값나가는 책이 있을지 모르겠다. 비텔에 의하면 베스트 셀러나 인기 작가의 책은 소장가치가 거의 없다. 사람들은 해리포터 초판에 큰 값어치가 있을 줄 아는데 그 초판은 엄청나게 많이 팔렸고 때문에 헌책으로써 가치가 별로 없다. 그리고 시리즈나 한질로 이루어진 책들의 경우 단권도 의미가 없다. 그런 책은 대부분의 사람들이 전체를 갖고 있기를 원하기에 낱권 거래는 거의 없기 때문이다. 한국도 비슷하지 않을까 싶다. 

 비텔은 서점 일기를 통해 아마존을 적잖게 비판한다. 거의 나오는 수준이 난중일기에서 이순신이 원균 욕을 하는 빈도로 잦다. 비텔이 서점을 인수한 2001년만 해도 아마존은 아직 작은 기업이었고 온라인 담당 직원을 정규로 하나 줄정도로 온라인 책 판매가 소매상에게도 괜찮은 사업이었다. 하지만 아마존이 모든걸 독점하고 책을 출판사보다도 싼 가격에 공급하자 이는 곧 하지 않기는 어려운 부업으로 전락한다. 아마존 이전 영국에는 건전한 서점 네트워크가 있었고 이들은 손님이 원하는 책을 서로간의 정보 교환을 통해 어떻게든 구해줄수 있는 시스템이었다. 하지만 이젠 이걸 아마존이 대신하니 그러한 사람은 필요없어졌다. 그리고 과거엔 중고책을 보면 그것의 전체적 수량과 대충의 가격을 파악하는 능력을 갖춘 사람들이 있었지만 그것도 이젠 아마존이 대신하면서 그러한 사람들도 사라졌다. 아마존은 비텔의 서점도 평가하는데 실적인 좋음에서 보통, 나쁨으로 왔다갔다 한다. 주문을 제때에 찾아주지 못하면 평판이 떨어지고 나쁨까지 떨어지면 온라인 판매가 사실상 중단된다. 비텔은 이것도 관리를 해야하는데 알바들의 실수나 시스템의 문제인 경우도 많아 쉽지 않아보였다. 

 이런 모든 어려움에도 비텔은 서점을 운영한다. 아마도 자리를 잡았기 때문이고 본인 말로는 이 모든 어려움에도 이렇게 혼자서 사업을 해나가는게 다른 사람 밑에서 일하는 것보다 자유롭기 때문이란다. 비텔은 책을 좋아하는 서점 주인이기도 한데 시간이 나면 책들을 읽어내고 서점 일기에서 다양한 책들을 평하기도 한다. 비텔이 하는 재밌는 사업으로는 지역의 북페이스티벌과 랜덤북클럽이 있다. 지역의 축제는 지역과 연계하여 운영하는 것인데 비텔은 적극 협조하고 관광객이 집에 머무르게 하기도 한다. 랜덤북클럽은 비텔이 고안한 것으로 일정 금액을 매달 지불하는 회원들에 한해 괜찮은 서점의 책을 매달 배송해주는 것이다. 비텔은 책의 수준을 높여 회원들이 그것을 당장 온라인에 팔하는 이득을 볼 수 있는 수준으로 책을 구성한다.

 서점일기는 잔잔하면서도 제법 긴데, 재밌다. 비텔의 블랙 유머도 간간히 섞여 있고 스코틀랜드의 시골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모습도 재밌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서점을 운영하는 모습을 엿본다는게 가장 재밌다. 독특하면서도 읽을만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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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돌이 2021-08-11 01:2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분의 삶이 무척 부러워지는 글입니다. ^^

닷슈 2021-08-12 18:56   좋아요 0 | URL
저도 이런 삶이 좀 부럽더군요.
 
파친코 2
이민진 지음, 이미정 옮김 / 문학사상 / 201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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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파친코는 일본의 도박기계다. 사실 일본에서는 도박기계라는 용어가 무색하게 상당히 많은 사람들이 애용한다. 한국으로 따진다면 그냥 PC방에 있는 컴퓨터 수준이다. 소설 파친코는 제목이 파친코이면서도 1권까지는 파친코를 거의 다루지 않았다. 하지만 2권을 보면 파친코가 인물들에게 미치는 영향이 본격적으로 등장하면서 그래서 제목이 이럴수 밖에 없었구나라는 생각이 든다.

 2권은 1권에 이어 1950년부터 1989년까지의 시기를 다룬다. 1989년은 일본이 전후 강력한 경제성장을 끝마치고 잃어버린 20년으로 들어가는 시작점의 시기다. 그래서 이 시기까지 자른게 아닌가라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아마 여기서 다 나아갔다면 재일교포세대가 더욱 길어지면서 일제강점기와 한국과의 정서적 거리가 더는 다루기 힘들정도로 멀어졌을 것이다. 

 책은 의외로 한국전은 그냥 넘어가버린다. 1953년이 등장하고 노아와 모자수가 제법 컸다. 요셉은 나가사키에서 일하다 원폭당시 벙커에 숨어있어 무사했지만 너무 빨리 나오는 바람에 몸에 큰 화상을 입어 자리에 눕게된다. 이 때부터 요셉은 집안의 짐이 되어버리고 만다. 다른 식구들은 고통을 겪는 요셉의 비싼 약값에 학업이 뛰어난 노아의 학비를 대기위해 동분서주하게 된다. 

 1권에서의 김치만들기는 더는 하기가 힘들어져서 양진과, 경희, 선자는 설탕과자 가게를 운영한다. 어려운 형편에 노아는 학비와 생활비를 보태기 위해 학업을 병행하면서도 경리일도 담당한다. 일본어가 뛰어나고 셈도 우수해 쓸만한 경리가 된다. 모자수는 아버지 이삭과는 다르게 거칠었다. 자신을 조선인이라고 무시하는 일본녀석들은 무조건 두들겨줬다. 이로 인해 선자와 경희가 곤란한 경우가 많았지만 싸움이 절대 모자수의 잘못으로 일어나는 경우가 없었기에 모자수를 나무랄수만은 없었다. 모자수는 왕따를 당하던 하루키를 돕고 둘은 친구가 된다. 하루키는 엄마가 도토야마라는 사람으로 옷을 만드는 솜씨가 뛰어났고, 장애를 가진 동생이 있었다. 

 노아는 어려운 가정형편으로 재수를 하긴 했지만 와세다에 입학한다. 그리고 선자의 만류에도 한수는 노아에게 접근해 조선인을 돕는다는 핑계로 노아의 학비와 생활비를 부담한다. 선자는 어려운 형편에 이 제안을 거절하지 못한다. 노아는 대학생활을 하며 요리코란 여자를 만나게 된다. 요리코는 매우 자유분방했고 일본인의 조선인에 대한 차별도 싫어했다. 일본이란 나라 자체를 싫어하는 것 같기도 했다. 노아는 그녀와 사랑에 빠지지만 요리코로 인해 한수가 자신의 아버지임을 알게되고 자신을 사랑한다기보다는 일본인이 아닌 자유롭고 개방적인 이상적 외국인 상을 자신에게 찾는 것 같은 요리코와 헤어진다. 노아는 한수가 아버지임을 알게되고 충격에 빠져 가족 모두에게 강한 배신감을 느끼게 된다. 야쿠자인 한수의 더러운 피가 자신의 몸에 흐름과 동시에 아버지라 생각했던 이삭처럼 살고자 했던 노아는 충격을 감당하지 못하고 와세다를 그만두고 나가노로 떠나버린다. 노아는 나가노에서 자신이 조선인임을 숨기고 파친코 업체에 취직한다. 모든 능력이 뛰어난 노아가 중역이 되는건 시간문제였다. 그리고 노아는 일본인처와 결혼하여 자녀를 4이나 두게 된다.

 모자수는 형이 와세다로 떠나자 답답한 학교를 그만둔다. 생활고로 인해 모자수도 돈을 벌게 된 것. 조선인인 고로사장의 눈에 들어 모자수는 파친코업체에서 일하게 된다. 고로사장은 일을 잘하는 모자수에게 7번째 업체의 경영을 맡기고 이에 걸맞는 옷을 해주로 하루키의 엄마 옷사게를 찾는다. 거기서 만난 조선인 유미에게 반해 모자수는 결혼을 하게 된다. 여러 차례의 유산 끝에 유미가 임신기간 내내 누워있으며 어렵게 얻은 아이가 솔로몬이다. 하지만  솔로몬이 경우 3살때 유미는 교통사고로 솔로몬을 보호하다 죽는다. 그리고 모자수는 승승장구해 거부가 된다. 요셉도 죽고, 양진과 경희, 선자는 더 이상 설탕가게 과자를 할 필요가 없어졌다.

 그리고 세월이 흘러 양진이 죽는다. 장례식엔 모처럼 한수가 선자를 찾는다. 그리고 마침내 노아를 찾았음을 밝힌다. 노아가 와세다를 그만두고 잠적한지 무려 11년만이었다. 둘은 노아를 찾고 노아는 의외로 그들을 반갑게 맞는다. 그리고 다시 찾아뵙겠다는 노아의 말에 선자는 안신하지만 실수였다. 노아는 바로 자살하며 생을 마감한다. 사실 책에게 가장 이해가 안가는 대목이었다. 오랜 세월이 흐르고 자신도 아버지가 되었는데 이것이 자살할만한 일이었을까. 모자수는 야스코라는 일본인 여자를 만나는데 그녀에겐 하나라는 딸이 있었다. 하나는 야스코의 거듭된 바람으로 파탄난 가정에서 자라나 엄마를 닮아 무척 매력적이었지만 정신적으로 불안했다. 솔로몬은 하나에게 반해 사랑에 빠지지만 하나는 솔로몬를 떠나버리고 솔로몬도 미국으로 유학을 간다.

 솔로몬은 성인이 되어 돌아오고 한수, 경희, 선자는 이미 70대 이상에 접어들었다. 1989년이었다. 솔로몬은 한국계 미국인인 피비를 데려온다. 솔로몬은 피비와 처음에 결혼할 생각이었지만 이상하게도 그렇게 하지 못한다. 피비는 완전히 미국인이 되어버린 자신의 가정과는 다르게 조선인의 느낌이 많이 남아있는 솔로몬의 집을 좋아한다. 피비는 일본에 살지도 않고 어려서 미국에 갔음에도 일본을 싫어한다. 전쟁의 과오를 인정하지 않고 이미 일본에서 태어나 일본인이나 다름없는 솔로문이 외국인으로 3년마다 등록해야하는 것을 받아들이지 못한다. 한편 솔로몬은 그렇지 않다. 그는 일본인중 좋아하는 사람도 많았고, 나쁜 사람도 많았지만 그건 조선인도 마찬가지라 생각했다. 부유했기에 일본에서 살아가는 것도 큰 문제가 아니었다. 하지만 일본인처럼 살듯했던 솔로몬에게 사건이 발생한다. 회사에서 일하던 중 일본인 상사의 부탁을 받고 부동산 매도를 설득하는 과정에서 아버지와 고로아저씨의 도움을 받았는데 그것이 야쿠자의 소행이라 생각하고 매도자가 사망한 일을 의심한 상사에 의해 부당해고 되고 만 것. 

 이 일로 솔로몬은 피비와도 헤어지고 자신의 정체성이 흔들리는 경험을 한다. 놀랍게도 아니면 당연하게도 솔로몬이 선택한 것은 재취업도 미국으로 향하는 것도 아닌 파친코 사업을 아버지에게 물려받는 것이었다. 어쩌면 첫 세대인 한수에 이어 아들세대인 노아와 모자수에 이어 삼세대인 솔로몬도 일본에서 살아가는 길로 파친코를 택한 것이다. 그리고 이렇게 소설은 끝이 아닌 끝을 맺는다. 

 책은 조선에서 김훈과 양진의 첫 세대, 그리고 자녀이면서 일본으로 건나간 선자와 한수, 백이삭, 요셉, 경희의 이 세대, 일본에서 태어난 노아와 모자수의 삼 세대, 그리고 솔로몬 4세대를 다룬다. 일본에서 태어난 삼 세대부터 조선어를 쓰기보단 일본어를 많이 쓰고 정체성에 혼돈을 보이며 자신이 차별받는 것을 잘 이해하지 못하는 모습을 보인다. 일본사회에서 부모가 조선인일뿐 일본에서 태어나 일본문화에서 자라났지만 외국인으로 생활해야하고 차별은 물론 제대로 된 직장에도 거의 취업하지 못하기에 가난을 피하려면 그들에게 선택지는 어쩌면 파친코였을 뿐이란 생각이다. 일본에서 파친코는 수천만이 즐기면서도 부정적 이미지가 있다. 마치 중세 유럽인이 부정하다 생각한 은행업과 고리대업을 유대인에게만 허용한 것과 비슷한 느낌이다. 부유하게 자라났으며 외국인 학교에서 공부하고 유학까지 마친 4세대인 솔로몬 마져 파친코에 들어서게 되는 것은 어쩌면 해결되지 못한 일본사회에서의 재일교포문제와 조선인으로서의 그들의 부인할수 없는 정체성을 보여주는 모습같단 생각이다. 

 소설 파친코는 시대적 비판을 강하게 하진 않는다. 시대의 아픔을 적절히 드러내면서도 자신들의 운신과 운명을 좌우하는 시대의 격랑속에서도 개인의 삶을 살아가는 개인을 더 크게 조명한다. 어떤 시대든 삶은 살아내는 것은 결국 개인이기 때문이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끝내는 것 같은 느낌이 안들어 더욱 여운이 깊게 남는 소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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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돌이 2021-08-06 16:47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재일교포문제는 항상 책임을 느끼게 하는 분야입니다. 대한민국정부 수립 후 이승만이 일본과 단교를 해버리면서 너무 많은 사람들이 해방된 고향에 돌아오지 못하고, 적국에 남게된 마음이 어땠을까? 그리고 그들이 살아가는 방법이 사실상 파친코 외에는 거의 없었다는걸 알면 더 마음이 아프네요. 닷슈님 글에서 그들의 상황을 좀 더 알게 됩니다.

닷슈 2021-08-06 21:55   좋아요 1 | URL
책에서도 교포 2-3세대들의 고민이 묻어납니다. 한국에도 가봤다고 하는데 거기서도 자신은 일본인일 뿐이라고 하더군요. 조선말을 잘 못하는 어설픈 조선인이나 한국인으로 관광다니는 것 보다 오히려 일본인 관광객으로써 일본어만 쓰면서 다니는게 더 편하답니다. 한국에서는 일본인이고 일본에선 조선인일 수밖 없었던게 현실이었겠죠.

붕붕툐툐 2021-08-06 22:42   좋아요 0 | URL
바람돌이님 말씀에 완전 공감합니다.

초란공 2021-08-06 17:34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이민진 작가 재일조선인과 인터뷰하면서 이들이 스스로 희생자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는 걸 깨닫고 글을 다시 썼다고 했던 것 같습니다. 오랜 시간에 걸쳐서 독자에게 강요하지 않고 세심하게 보여주려고 노력한 작업이라고 느꼈습니다. 잘 읽었습니다~~

닷슈 2021-08-06 21:56   좋아요 2 | URL
그런 언급이 책 말미의 작가의 말에 나오더군요. 그래서 더 좋은 작품이 되었다고 생각하고 그런 강렬한 첫 문장을 남길 수 있었던 것도 그 때문인듯 합니다
 
파친코 1
이민진 지음, 이미정 옮김 / 문학사상 / 201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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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역사가 우리를 망쳐놨지만 그래도 상관없다' 

이 문장은 이 소설의 첫머리에 나온다. 강렬하다. 책을 평론한 사람들도 그렇게 말하곤 했는데 막상보니 진짜 강하게 다가왔다. 그리고 소설에 나오는 모든 인물들과 사건을 관통하는 것도 결국 이 문장일 것이고, 현재 우리 삶도 그러할 것이다. 역사책에는 온갖 사건과 문명의 흥망성쇄가 나오지만 그건 중심인물 위조로 쓴 몇 안되는 증거에 기반한다. 그리고 우리가 아는 역사는 그것에 의해 시대를 바라볼 수 밖에 없는 역사가의 어쩔수 없는 서술이 된다. 당대에 사람들은 그런 시대적 영향이 자신의 인생을 망쳐놨겠지만 그래도 생존을 위해 자식을 위해 사랑을 위해 최선을 다해 살았을 것이다. 

 파친코 1권은 1910년에서 1949년까지의 시기를 다룬다. 작가 이민진은 한국계 미국인인데 아버지는 함경도 출신, 어머니는 부산 출신이다. 1970년대 미국으로 이민갔다. 그리고 남편이 일본계 미국인으로 작가는 북한과 남한, 일본, 재일동포, 이민이라는 배경을 갖고 이 책을 쓸 수 있었다. 책으로 들어가보자.

 1910년 부산에 한 부부가 살았다. 자기 집 하나 없이 세를 얻어 살고 있지만 집은 14평이나 되었고 안에 방도 여러개가 있어 하숙집으로 운영했다. 남편은 고기를 잘 잡았고, 아내도 그러해 집엔 돼지가 서너마리 닭도 10마리 가량이 있는 알부자였다. 그런데 부부는 자식복이 없었다. 애가 좀처럼 생기지 않다가 간신히 훈이를 얻었다. 그런데 훈이는 언청이에 다리가 불편했다. 그런 훈이였지만 그는 힘이 셌고 성실했으며 착했다. 훈이가 27-8이 되자 중매쟁이가 찾아왔다. 마침 영도에 가난한 이가 살았는데 딸만 서넛이어서 생계가 곤란했다. 그 어부의 막내딸 양진이 그렇게 훈이의 배필이 됬다.

 장애를 가진 훈이는 아내를 갖게 된 것만으로도 매우 기뻤다. 훈의 부모도 마찬가지였다. 훈은 아내에게 매우 잘해주었고 살림도 나쁘지 않았지만 훈이 역시 부모처럼 자식 복이 없었다. 첫째는 훈이처럼 언청이였고 얼마안가 죽었고 둘째는 소에 치여 죽었으며 셋째는 설사와 열병을 앓다 죽었다. 그러다 얻은게 넷째 선자였다. 훈이는 선자를 금지옥엽으로 키웠다. 자신과 다르게 정상으로 태어난게 기뻤고 그래서 무척 아꼈다. 하지만 훈이의 부모님은 모두 죽고, 훈이도 선자가 10살쯤 될 무렵 결핵으로 죽었다.

 그렇게 훈의 아내 양진은 훈이 물려준 하숙집을 운영하며 선자를 키워낸다. 선자는 작고 예쁘지 않았지만 튼튼하고 성실하며 매력이 있었다. 그런 선자를 눈여여 본게 한수였다. 한수는 조선인이었지만 부자였고 일본어에 능통했으며 매력이 있었다. 나이는 삼십대 중반으로 선자 어미니 양진뻘이었다. 한수는 일본인 학생에게 곤욕을 치루던 선자를 구해주고 이를 계기로 가까워진다. 선자는 한수의 아이를 임신하지만 그제서야 한수가 일본 오사카에 아내와 딸 셋을 가진 유부남이었음을 알게된다. 한수는 선자를 조선인 현지처로 거두고 보살피려 하지만 선자가 이를 거부한다. 

 그런 선자에게 손길을 내민건 양진의 하숙집에 기거하던 이삭이다. 이삭은 평양에서 내려온 목사로 약한 몸이었지만 형 요셉이 머무는 일본 오사카로 가려던 중 오래 여정으로 결핵에 걸려 양진의 하숙집에 머물고 있었다. 양진 모녀의 돌봄으로 병이 나은 그는 자신이 선자를 구원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남의 아이를 가진 선자와 결혼해 일본 오사카로 향한다.

 선자는 거기서 요셉과 그의 아내 경희를 만난다. 선자는 자신과 이삭을 거두기 위해 입국허가증을 사느라 거액의 빚을 진 요셉을 위해 한수에게 받은 시계를 전당포에 판다. 그리고 생활고에 시달리며 일본에 적응해간다. 그리고 한수의 아이 노아를 낳고 이삭의 아이 모자수를 낳는다. 노아는 영특하고 공부를 잘했고, 모자수는 무척 귀여운 아이였다. 이런 아이들을 요셉도 무척 좋아했다. 

 행복은 잠시였다. 노아가 8세가 되던 해 이삭 교회 신자가 신사참배를 거부하고 이삭이 이를 옹호하다 수감된다. 2년의 수감기간 동안 옥바라지를 하느라 가세가 기울자 선자는 시장통에서 김치를 판매하고 김창호란 식당주인의 눈에 들어 경희와 함께 식당에 취직하게 된다. 경제문제는 해결되었지만 2년후 돌아온 이삭은 초주검상태였다. 죽을때가 되어서야 감옥에서 죽으면 곤란하니 풀어준다던 사람들의 말이 사실이었다. 이삭은 2년간 자라난 자신의 아이들을 보며 죽는다. 

 1944년이 되어 2차대전 말미로 식당의 요리도구까지 모조리 징발되어 식당이 문을 닫는다. 그런데 한수가 갑자기 나타난다. 사실 한수는 선자가 전당포에 자신의 시계를 파는 시점부터 선자가 오사카에 와 있음을 알아차렸다. 전당포도 한수의 세력권이었던 것이다. 그리고 김창호가 운영하던 식당역시 한수의 것이었다. 사실 한수는 선자 모르게 선자와 아이를 돕고 있었다. 그런 한수는 일제의 패망을 예상하며 오사카는 폭격의 대상이 되어 위험하니 선자와 경희를 설득해 그 일가를 농촌으로 대피시킨다. 그리고 양진도 농장으로 데려오고 한수의 말처럼 일제를 패망한다. 

 일제의 패망후 선자나, 양진, 경희, 요셉은 조선으로 돌아가고 싶어하지만 한수는 만류한다. 양 세력으로 분단된 나라는 패전국 일본보다 훨씬 위험했다. 충돌이 뻔했다. 그러면서도 한수는 노아에게 조선어를 배우게 한다. 결국 조선이 독립했으니 언젠간 조선으로 돌아갈수도 있음을 직감하는 것이다. 

 여기까지가 1편의 간략한 내용이다. 몇대에 걸치는 긴 서사에 다양한 사건과 전환되는 배경, 인물들의 운명이 아프게 느껴지지만 그걸 담백하게 서술해내어 상당히 흡입력이 있었다. 첫문장처럼 끔찍한 시대적 배경에도 조선인들은 일본에서 악착같이 살아낸다. 독립운동이든 친일이든 그건 그들의 일이 아니었다. 힘든 와중에도 어떻게든 살아내고 자식을 키우고, 사랑을 지키는 것이 그들의 일이었던 것이다. 2권은 1953-1989년이 배경이다. 한국전은 어떻게 담아낼 것이며 해방한 조국에 한수와 노아, 경진, 선자, 모자수, 요셉이 어떻게 들어가게 될지 무척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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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의 시간 - 아픔과 진실 말하지 못한 생각
조국 지음 / 한길사 / 202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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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재인 정부가 가장 후회하고 있는 것이 있다면 첫째 집값을 잡을 충분한 의지를 보여주지 못했다는 것과 둘째는 윤석열을 검찰총장으로 임명한 것일 것이다. 문재인 정부가 가장 공을 들였던 북한과의 평화협상이 미국에 의해 깨진 후, 정권은 검찰개혁에 총력을 기울였다. 그 청사진은 조국 법무장관 임명과 윤석열 검찰총장 임명이다.

 당시만 해도 윤석열은 박근혜, 최서원 국정농단 사건을 조사한 검사로 인상깊었다. 하지만 윤석열을 임명하는 시점에 이미 여권 내부에선 우려도 상당했다고 한다. 검찰주의자임이 이미 여러차례의 언행을 통해 판명나고 있었고, 과거 이명박 BK사건을 제대로 수사하지 않은 검사로써 정의감도 의심스러웠다. 하지만 임명을 강했했고 조국 전 장관은 책을 통해 이 부분이 무척 휘회스럽다고 밝히고 있다. 

 조국이 책을 낸 것은 자신의 목소리를 내기 위해서다. 자신이 법무부장관으로 지목되자 이미 낌새를 채고 있던 검찰은 전방위적인 수사를 해서 온가족을 그리고 관련 직장과 지인들을 압수수색했고, 거리낌없이 피의사실을 언론에 흘려 심지어 검찰수사가 이뤄지기도전에 뉴스보다가 되는 공격을 감행했다. 검찰이 흘리고, 여론이 이를 받고, 정치권과 보수단체가 문제화하는 악순환 구조를 통해 조국관련 뉴스는 100만건을 넘어섰다.

 정작 조국 자신은 대부분의 사안이 무혐의로 기소조차 되지 않았지만 먼지털이식 저인망수사에서 그의 동생과 아내, 딸이 희생되었다. 더군다나 최서원의 경우처럼 한국인 입시문제에 매우 민감하여 표창장 위조협의와 딸의 인턴과정참여여부, 봉사시간은 상당히 첨예한 문제가 되었다. 검찰은 이 혐의로 무려 7년을 구형했다. 당시 뉴스를 보며 형량에 적잖이 놀랐다. 이게 7년 구형할 일인가? 우리나라의 경우 살인죄의 경우 최소 5년인걸 감안하면 이는 가장 너그러운 살인의 경우보다 쎄게 형량을 때린 셈이다. 참고로 작년쯤 응급실로 향하던 사설 구급차를 한 택시기사가 자신의 운전을 방해했단 이유로 자기가 감히 책임지겠다며 그 길을 막은 적이 있는데 이 사건에 대해서 검찰이 구형한 형량도 7년이다.

 하여튼 책을 통해 조국 전 장관은 자신이 당한 억울한 일에 대한 충분한 소명과 자신과 가족을 향하던 검찰과 언론, 보수정당의 무자비한 공격에 대해 성토한다. 그 와중에서도 짧은 장관직을 수행하던 중 몇가지 개선사항도 제시했는데 심야수사와 포토라인, 피의사실 공표금지다. 이 세가지는 모두 피의자의 인권을 크게 침해하는 것으로 반면 검찰에겐 매우 유리한 사안이었다. 한국에서 검찰의 조사는 재판에서 상당한 영향력을 갖는데 심야수사로 밤새 사람을 괴롭히고 피의사실 공표로 언론을 통해 피의자를 범죄자로 기정사실화해버리고, 포토라인을 통해 전국민 앞에 세워 망신살을 뻗치게 하면 피의자를 대개 검사와의 대면과정에서 무너지게 된다. 이를 통해 검사는 유리하게 조서를 작성할수 있었고 놀랍게도 얼마전까지 검사앞에서 한 증언은 바로 증거가 되어버렸었다. 

 조국 전 장관은 윤석열을 필두로한 검찰개혁 반대를 처음엔 택군의 상황으로 보았다. 윤석렬과 보수정당, 보수언론은 검찰개혁을 앞둔 상황에서 총선 승리를 자신했다. 때문에 검찰개혁 반대를 통해 여당의 아픈 부분을 찌르며 총선 승리를 통해 대통령 탄핵까지 염두에 두었던 것으로 파악했다. 그리고 유시민 사건등 여러 사건의 정황상 이를 설득력이 있다. 그런데 총선에서 야당이 참패하자 택군이 힘들어졌다. 그리고 검찰개혁을 반대하는 상황에서 힘을 되자 급기야는 킹메이커를 넘어서 자신이 킹이 되는 것까지 결심한 것으로 파악한다. 상당히 개연성이 있다.

 이는 설사 윤석렬이 정의롭다해도 매우 위험한 상황인데 책은 브라질의 예를 든다. 브라질은 룰라대통령과 그 후임대통령이 브라질 모루 검사에 의해 무너졌다. 무리한 기소와 정치적 수사를 했는데 룰라는 결국 대법원에서 무죄처분을 받지만 이미 그의 정치적 기반은 무너졌다. 반면 모루와 검찰측은 정권을 잡았다. 수사를 할수 있는 권력을 통해 정권을 잡은 셈인데 우리나라 역시 윤석열이 집권한다면 비슷한 상황이 되는 것으로 책은 말한다. 

 책은 검찰의 선택적 수사와 선택적 정의, 살아있는 권력에 대한 수사에 대해 강력 비판한다. 조국일가에 대해선 먼지털이식 수사를 했으면서도 학점이 최하점에서 최고등급으로 열차례나 상향된 나경원의 문제, 그리고 윤석열 자신의 처가 문제에 대해선 검찰이 이렇다할 수사조차 하지 않고 묻어버리는 것에 대해서다. 살아있는 권력도 마찬가지다. 검찰은 자신들을 옹호하고 출세의 밑거름이 되주면서도 적극적으로 권력 유지를 위해 검찰을 이용하는 보수정권에 대해서는 순응한다. 하지만 정치적 중립성을 지켜주고 수사에 개입하지 않지만 검찰개혁을 하려고 하는 진보정권에 대해서는 살아있는 정권에 대해서 가혹하게 수사한다. 이러면서 검찰은 진보정권일때만 자신들이 살아있는 권력에 대해서도 수사한다며 그 중립성을 방패로 내세워 검찰개혁에 저항한다. 상당히 편파적이라고 할 수 있다. 

 애초에 검찰이 수사권과 기소권을 모두 갖고 있는 것이 공정하지 못하고 검찰을 망친 셈이다. 자신은 정치적 적과 방해세력에 대해 마음껏 수사를 할수 있으면서 자신들은 그로부터 안전하다면 이보다 공정하지 못한 게임이 어디있을까. 책은 이런 점을 비판한다. 그래서 사람들은 말하는 것 같다. 윤석열이든 혹은 보수정권의 누구든 조국만큼만 수사해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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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터라이프 2021-08-04 13:23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안녕하세요 닷슈님! 쓰신 글의 감상으로 적절할지 모르겠지만 뭔가 속시원한 느낌이 절로 들더군요 ^^ 좋은 글 감사합니다

닷슈 2021-08-05 09:11   좋아요 1 | URL
속시원하시다니 다행입니다. 저도 검찰개혁이 잘 이뤄지면 속 시원할듯 합니다.

크리스티나 2021-08-04 13:1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조국만큼 수사하면 남아있는 국회의원 고위권력자는 거의 없겠죠

닷슈 2021-08-05 09:12   좋아요 0 | URL
저도 그렇게 생각합니다. 그렇게 여당관계자들 부동산가지고 공격하던 김현아가 4주택자로 밝혀지고 SH사장 낙마하는걸 보니 웃기더군요.
 
크리스털 세계 지구종말 시리즈 3
J. G. 밸러드 지음, 이미정 옮김 / 문학수첩 / 201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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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밸러드의 지구종말 시리즈 마지막이다. 물에빠진 세계는 지구가 온난화로 습해지고 해수면 상승으로 세계 주요지역이 잠긴 후의 이야기이고, 불타버른 세계는 가뭄으로 해안으로 이동하고 거기서 10년, 그리고 이후의 시간이라면 크리스털 세계는 지구 종말 사건이 일어나고 있는 지금 현재를 그린다. 

 시점은 좀 다르지만 공통점은 많다. 역시 세계가 멸망하고 이번에도 주인공이 박사이고 주인공 주변엔 사랑하는 여인이 항상 있으면서도 그녀는 많이 사랑하고 의존하지는 않으며 하나같이 주인공들이나 이야기의 뉘앙스는 세계가 멸망하는 것이 잘못되었다기 보다는 뭔가 하나의 순리처럼 여겨지는 분위기가 그렇다. 

 그래서 멸망시리즈의 결말은 항상 주인공이 이 세계를 극복하기보다는 뭔가 순응해가며 멸망을 받아들이거나 인정하고 오히려 하나가 되어가는 방향으로 모호하게 난다. 이를 통해 어떤 말을 하려는지 알것 같으면서도 항상 좀 아리송하다.

 앞의 두 작품은 하나는 환경 오염으로 인한 지구 온난화의 극심화로 지구가 수몰되고, 다른 하나는 해양폐기물로 바다의 막이 생겨 비구름이 땅에 도달하지 않아 대 가뭄으로 지구가 망한다. 비교적 과학적이고 원인도 가능한지를 떠나서 분명한데 크리스털 세계는 좀 다르다. 전 우주적으로 발견되는 또 다른 세계의 등장으로 존재가 흔들리며 모든 것이 크리스털로 뒤덮이게 되는데 설명이 분명치 않고 잘 이해도 되지 않았다. 더 신비스러운 느낌인것 분명하다. 

 크리스털로 덮이는 지역인 미국 플로리다와 남미의 한 지역인데 서서히 나타나기 시작하다. 하루에 30미터에서 하루 350미터로 그 범위가 급속히 늘어나다. 무기물 유기물을 가리지 않아 집이나 돌, 악어, 수풀, 강마저도 모두 크리스털 결정으로 뒤덮힌다. 사람도 마찬가지. 그런데 이상하게도 다이아몬드나 보석류를 지니고 있으면 크리스털 결정이 생겨나지 않거나 생겨난 크리스털도 다시 용해되어 원래 모습으로 복구가 가능하다. 물론 횟수의 제한이 있다. 

 주인공은 나병환자를 치료하는 의사인데 크리스털 발생지역으로 가게 되어 한 여인을 두고 다투는 두 남자사이에서 우여곡절을 겪는다. 

 종말 시리즈 3부작은 적어도 두 작품은 환경오염이 종말의 원인으로 환경파괴를 경고하는 것 같기도 하고 종말을 받아들이는 주인공들의 성향으로 볼때 더욱 환경을 강조하는 것 같기도 하다. 세 작품은 배경과 주인공은 모두 다르지만 상당히 비슷한 느낌이다. 인물들의 행동이 잘 이해가 가지 않고 성격이 분명치 않고 모호하다느 것도 그렇다. 책을 읽기 힘든 여름날 올림픽과 함께 한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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