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의 미래, 전문적 학습공동체로 열다 - 실천에서 길어 올린 전학공 생생 키워드 6 (전학공) 새로운학교 총서 3
새로운학교네트워크 외 지음 / 살림터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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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혁신교육은 학교현장에 여러 가지 변화를 가지고 왔다. 하나하나 매우 뜻 깊은 것들이며 그 중엔 전문적 학습공동체도 자리한다. 교사는 전문직의 하나로 당연히 연구집단이어야만 한다. 하지만 혁신교육 이전의 교사집단을 연구집단으로 보긴 어렵다. 교육부와 지역교육청은 교사에게 각종 행정업무를 부과하고 자신들의 연구과제를 실행하는 집단으로 과제를 부여하기만 하였다. 때문에 교사는 내려오는 연구를 실천하기 위한 집단이거나 지시를 이해하는 그룹일 뿐, 그들 스스로 연수를 통해 자기연찬하는 집단이 아니었다. 하지만 이런 식의 정책은 중앙집권적이고 교사를 타율적으로 제한시키는 한계가 있었다. 때문에 아래서부터 시작한 혁신교육이 관의 정책이 된 혁신교육감 시절부터 현장 교원을 연구의 주체로 인정하고 지원하는 전문적 학습공동체 제도가 실행되었다. 

 전문적 학습공동체는 학교운영의 핵심 조직이 되는데 교사의 자발성과 주체성을 함양할 수 있는 중요한 기제가 되기 때문이다. 최근 학생주도성을 넘어서 교사 주도성이 주목받고 있다. 교사가 학교변화를 위해 주체적으로 의사결정을 하는 것을 교사 주도성이라고 하는 데 교사가 이러한 역량을 갖춰야만 학교가 지역 및 학생의 특색을 반영하여 진정한 학생 주도적 교육의 실천이 가능해지기 때문이다. 교사 주도성은 개인적 재능이나 역량으로서 행위자가 소유하는 것이 아니라 개인적, 자원적, 구조적 요인의 조화를 통해 성취된다. 이는 타고나는 것은 아니며 잘 발휘될 수 있는 환경과 맥락을 통해 성취된다. 그리고 이 교사주도성을 가장 잘 활성화 할 수 있는 것이 전학공이다. 

 이런 전문적 학습 공동체가 제대로 작동하기 위해서는 학교교육 목표이자 방향인 비전과 철학을 공유하는 것이 중요하다. 비전과 철학의 공유를 바탕으로 새로운 구성원과 기존 구성원을 환대와 지지에 기반하여 신뢰관계를 구축해야 제대로 된 학습조직이 기능하게 되는 것이다. 피터 센게는 학습하는 조직의 5가지 규율을 제시한다. 우선 개인적 숙련이다. 자신이 지향하는 가치를 위해 배우고 익히는 일을 멈추지 않는 것이다. 개개인이 학습하지 않는 조직에서 집단의 학습이 일어날리 없다. 두 번째는 정신 모델이다. 모든 사람은 신뢰할 만하다는 믿음이다. 세 번째는 공유 비전으로 비전의 공유를 통해 강한 유대감과 자발성을 바탕으로 스스로 학습하는 조직을 만들자는 것이다. 네 번째는 팀학습이다. 조직목표 달성을 위한 개인의 학습을 넘어서 팀으로 학습하는 것이다. 다섯번 째는 시스템 사고다. 학교를 살아움직이는 유기체적 관점으로 보고 학교를 구성하는 부분들이 상호작용하여 영향을 주고 받는 조직으로 바라보자는 것이다. 

 전문적 학습 공동체는 혁신교육의 역사와 궤를 같이 하지만 아직 현장에 완전히 자리 잡진 못했다. 언급한 것처럼 진정성 있게 이 조직이 움직이려면 여러 가지가 전제되어야 하는데 그런 부분이 미약하기 때문이다. 때문에 많은 일선 학교에서는 전학공이 안 그래도 부족한 업무 처림 및 연구시간을 해치는 또 하나의 업무이거나, 교사 동아리 수준, 혹은 일반 업무처리를 위한 회의로 전락한 곳도 적지 않다. 이런 와중에 교육감이 바뀌었다. 전문적 학습 공동체가 어찌 될지 걱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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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간 혁명 - 행복한 삶을 위한 공간 심리학
세라 W. 골드헤이건 지음, 윤제원 옮김 / 다산사이언스(다산북스) / 201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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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간은 자연에 적응해 보금자리를 만들어왔다. 집이 시작인데 땅을 파고 나무나, 가죽, 돌, 여러 가지를 동원해 보금자리를 만들었다. 그러다 종교적 건물, 요새, 성, 궁궐, 식당, 목욕탕 등 여러 가지 문화시설을 짓게 되었고, 그 결과 지금 지구상엔 인간이 구축한 건물로 공간이 꽉찬 도시란 것이 상당히 많이 존재하게 되었다. 이쯤되면 인간은 건축하는 동물이라 칭할만 하지만 그럼에도 역설적으로 인간은 자신이 건축한 건물에 대해 그리 신경쓰지 않아왔다. 

 이런 경향은 현대에 들어와서 더 심해진 느낌이 있는데 거의 모든 도시의 현대적 철근 콘크리트 건물이 상당히 천편일률적으로 똑같기 때문이다. 책은 이런 무미건조하고 어떤 자극과 위안도 주지 못하는 건축이 들어찬 곳을 장소의 비장소화라 칭한다. 장소의 비장소화가 일어난데는 여러 가지 원인이 있다. 우선 비용의 문제다. 건축업자는 건축을 하면서 각종 법률적 제한과 용도 제한, 토지 거래와 건축 인허가등 무수한 문제와 부딪혀야 한다. 이런 와중에 인간적 건축이란데 신경을 쓰는것은 쉽지 않다. 다음은 시간적 문제다. 건축은 시간의 문제다. 공기가 길어질수록 들어가는 비용이 엄청나게 들어나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건축업자가 투자자로부터 혹은 은행으로부터 혹은 구매자로부터 대출을 받거나 선금을 받고 사업을 이어가기에 오랜 시간 공을 들려 건축하기 쉽지 않다. 마지막은 가장 중요한 인식의 문제다. 건축업자들은 건축물의 인간적 디자인에 대해 공부해본적이 없고 관심도 갖고 있지 않다. 놀랍게도 디자이너들도 마찬가지다. 이들은 디자인에 대해서 공부하지만 신경건축학에 대해서는 잘 알지 못한다. 그래서 과거 주요 유명한 디자인은 인간을 편안하게 하고 적당히 자극하기보다는 편의성이 없고 매우 독특하며 자극적인 건물이 많이 지어졌다. 이는 그들을 관리감독하는 사람들이나 정부관계자들 심지어 그들의 수요자인 건축물의 소비자 역시 마찬가지다. 전체적으로 건축 디자인에 대해 사람들이 눈을 뜨는 것이 가장 시급하다고 볼 수 있다.

 신경건축학이 등장한 것은 2004년의 일로 불과 20년도 되지 않았다. 신경건축학은 인간의 인지사고 과정이 공간에 영향을 받는다는 가설에 기반을 두고 그 인지적 영향을 측정할 수 있다는 사실을 전제하는 학문이다. 체화인지, 기반인지, 상황인지 등의 패러다임이 출현하며 신경건축학은 힘을 얻었는데 건축환경은 인간이 큰 관심을 기울이지 않아도 그 사람을 형성하고 사회를 형성하고 공동체를 형성하며 강한 영향을 준다. 이런 부분에 신경을 쓰자는 것이 신경건축한인 셈이다. 

 건축의 중요성은 도시로 갈수록 커진다. 도시는 건축물로 꽉찬 곳이고 당연히 건축이 중요하고 자연과 동떨어진 곳이므로 자연을 대체할 만한 건축공간이 무엇보다도 많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20330년까지 인구 100-500만의 도시는 550개, 500-1000만 사이는 41개, 1000만 이상의 메가시티는 41개로 늘어날 얘정이다. 도시가 크게 늘어날 예정인 셈인데 사정이 녹록치 않다. 국민일인당 소득 7만달러에 달하는 미국에서도 새건축물의 85%에 디자이너가 배제된다. 여유가 있음에도 인식이 부족한 것이다. 가난한 나라는 말할 것도 없다. 남아시아 인구의 30%가 도시의 슬럼에 거주하고, 사하라 이남 인구의 60%가 슬럼에 거주한다. 세계적으로는 무려 10억 인구다. 이들의 거주 공간은 비좁고 비위생적이며 사람으로 들끓으며 치안도 엉망이다.

  이런 가난 자체도 문제지만 공간이 자라날 어린이들에게 주는 악영향도 문제다. 연구에 의하면

사람이 북적되고 시끄럽고 좁고, 사생활이 보장되지 않는 곳에서 자라난 아이들은 넓은 공간에서 자라는 아이보다 전체적 발달이 느리다. 수업을 잘 따라가지 못하고, 가정, 학교에서 문제행동이 많으며 질서가 없다. 이는 집이라는 공간이 올바른 자아를 형성해주지 못하기 때문이다. 공간이 넓고 조용하며 자기만의 공간이 있어야 공간에 대한 자율성과 자기통제력이 생기며 올바른 자아정체성이 형성되기 때문이다. 공간이 학습에 미치는 영향을 생각보다 큰데 영국에서는 34개 학교 751명 학생을 연구한 결과 건물의 디자인이 학습진도에 25%나 영향을 미쳤다. 영향을 미친 주요인은 색상, 선택권, 복잡성, 유연성, 조명, 연결성이었다. 이런 것이 좋으려면 학교에서 학생의 머리위에 바로 조명이 있고 카페테리아 같은 폭신한 가구 같은 책상과 의자에, 자연 채광, 창문, 환기가 잘 되어야 한다. 최근 대학생들이나 중고생이 공부장소로 독서실을 팽개치고 카페를 택하는데는 나름의 이유가 있는 셈이다. 카페는 위의 조건을 대부분 만족시킨다. 머리위에 조명이 있고, 창이 바로 옆에 있으며 경치가 대부분 좋고, 앉은 의자와 책상은 안락하며 넓고 쾌적하고, 잔잔한 음악에 맛있는 음료와 디저트가 있다.

 인간은 자연친화적 동물로 야외로 나가 자연과 함께 하기를 항상 갈망한다. 그래서 정원이 있고 주말만 되면 교외로 향하는 도로가 막힌다. 자연은 인간에게 즉각적으로 유익한 영향을 준다. 자연풍광을 20초만 접해도 빨라진 심장 박동이 진정이 되고 3-5분이면 혈압이 정상화한다. 그런데 세계 주요 도시의 녹지비율은 엉망이다. 보고타는 4%, 부에노스 아이레스는 8.9%, 이스탄불은 1.5%, 로스엔젤리스는 6.7%, 뭄바이는 2.5%, 파리는 9.4%, 서울은 2.3%, 상하이는 2.6%, 도쿄는 3.4%에 불과하다. 하지만 높은 곳도 있다. 런던, 시드니, 싱가폴, 스톡홀롬은 녹지비율이 무려 35% 넘는다. 주요 정책 입안자들과 도시 설계자들, 시민들의 생각이 다르기 때문이다. 

 신경건축학으로 잠시 돌아가면 인지의 볼진과 인지가 건축 환경 경험에서 수행하는 역할을 탐구하려면 다음 세 가지 사실이 중요하다. 우선 신체는 인간의 정신적 사고 작용을 형성하며 깊은 영향을 미친다는 점이다. 인간은 신체적 경험을 통해 많은 것을 은유하는데 어릴 적 자신보다 절대적으로 큰 부모에게 의지한 경험은 큰 것은 안전하고 위대하며 권위적이라는 은유로 이어지게 된다. 그래서 세계 모든 문명의 권위적 건물은 크고 웅장하게 지어져 사람을 압도한다. 또한 인간은 부모품의 따뜻함을 경험하여 그러한 촉감과 온도를 가진 건물을 안정적으로 느낀다. 두 번째는 인간의 신체는 그간 살아온 환경에 따라 형성되며 내면의 인지적 삶 대부분은 인간의 의식 수준 아래에서 일어나다는 것이다. 이는 인간이 자라난 건축환경이 그 인간의 자아형성에 상당한 작용을 하며 그 영향을 그 인간이 의식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작용한다는 점으로 대단히 중요한 요소다. 마지막은 이런 요소는 인간이 세상을 살아가는 방식을 다르게 이해하게 만든다는 점이다. 복도식 아파트나 여러집이 공유하는 골목길에서 자라는 사람과 다른 이웃을 전혀 접하지 않는 계단식 아파트에서 자라난 사람이 세상을 살아가고 이해하는 방식을 필경 다를 수 밖에 없을 것이다. 

 프라임이란 개념이 있다. 프라임은 사람이 비의식적으로 지각하는 환경적 자극으로 기억이나 정서 다양한 인지적 연상을 활성화해 이후의 사고나 느낌, 반응에 영향을 미치는 것이다. 예를 들어 한 사람이 추위와 쓰레기 냄새에 노출되면 신체적 불쾌감이 높아져 이는 마음 속 분노와 고독감과 연결되는 것이다. 그리고 이는 곧 그의 인지에 영향을 미친다. 한 사람이 집을 나서며 쓰레기를 추위에 노출된 외곽의 더러운 곳에 버릴 수 밖에 없을때 누군가 그에게 전화를 한다면 사소한 일로도 싸울수 있게 될 것이다. 이런 프라임은 우리가 사는 모든 건축요소가 될 수 있다. 모든 표면, 모든 건축이 잠재적 프라임이 될 수 있다. 하지만 모든 것이 프라임이 되진 않으며 대부분의 환경요소는 이렇다할 영향을 미치진 않는다. 

 건축물 중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당연히 집이다. 장소 애착이란 개념이 있는데 이는 개인의 정체성 형성에 매우 중요하다. 장소에 애착이 강한 사람은 행복감을 더 느끼고, 공동체와의 유대감도 강하며 이기적인 태도와 사리사욕을 보리고 타인과의 공감능력이 더 크기 때문이다. 인간은 건축물에서 조망과 피신 두 요인이 필요한다. 집은 피신 공간이다. 집에서는 자율성과 통제력이 커지며 집은 이런 요소를 잘 갖출수 있도록 지어져야 한다. 여러 사람이 같이 머물면서도 각자의 공간이 있고 시끄럽지 않으며 천정은 적당히 높고 자연공간과 가까워야 하며 자연광이 잘 들고 환기가 잘 되어야 한다. 

 이런 집처럼 도시 지역의 여러 경관도 인간이 애착을 느낄 수 있도록 지어져야 한다. 그러려먼 다음의 요소를 갖춰야 한다. 우선 장소의 디자인이 인간의 활동을 촉진해야 한다. 너무 웅장하고 장엄하여 들어가기 부담스럽다던가, 아름답지만 머물만한 공간이 없는 로비는 불합격이다. 반면 노르웨이 오슬로의 국립발레극장은 지붕을 경사지게 완만하게 계속 아래로 내려 호수가와 맞닿게 만들었다. 사람들이 이 건물을 어떻게 사용하고 여길지 쉽게 예측되는 부분이다. 둘 째는 이런 활동사이의 조화를 유도하는 방식과 공간내 물체의 패턴화된 배치다. 인간은 자연에서 규칙성, 즉, 패턴을 본능적으로 찾는다. 때문에 너무 단조롭지 않은 적당한 자극을 주는 패턴이 건축물에 필요하다. 마지막은 물체의 형태가 유도하는 연상작용이다. 인간은 체화된 인지로 은유하는데 건축물이 주는 은유가 많은 부분에서 매력적으로 다가온다. 시드니의 오페라 하우스의 지붕은 해안에 위치해 돛을 연상하기도 하고, 조개껍데기를 연상하기도 하며 바닷가의 오래된 생명체를 연상시킨다. 또한 베이징 올림픽 주경기장은 새의 둥지를 형상화했다. 새의 둥지는 무척 약하지만 이 경기장의 둥지는 강철로 매우 튼튼하다. 이런 은유는 사람으로 하여금 강한 재미를 갖게 하고 이 장소에 애착을 갖고 계속 찾게 만드는 요인이 된다. 

 최근 한국에서도 공간이 인간에게 주는 영향을 인식하고 다양한 시도가 시작되었다. 교육에서도 영향을 미쳐 교육부는 이미 학교공간을 재구조화하는 그린스마트학교 사업을 시작했다. 학교공간을 학습친화적으로 인간친화적으로 바꾸려는 시도이며 이 과정에서 주체는 학교의 주인인 학생, 학부모, 교사가 된다. 이들이 교육과정을 통해 학교공간 재구조화 프로젝트를 하고 이를 디자이너가 검토한 후 서로 의견 조율을 통해 이를 구현해나가는 것이다. 탄소배출이라는 측면에서 매우 긍정적이지만 전혀 자극적이지 않고 장소의 비장소화를 가장 크게 구현하는 아파트에도 변화가 필요하다. 책에 보면 건축물 층사이에 물결무늬를 돌출시켜 건물 전체가 역동적으로 파도치는 모습으로 구현한 건축물이 있었고 다소 튀어나온 물결 부분은 발코니로 쓰이고 있었다. 아파트에도 이런 시도가 가능한 것이다. 친인간적인 디자인에 대한 관심과 전환 및 정책이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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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이 우주를 삼키고 있는가 - 50년간 우주를 올려다본 물리학자의 30가지 대답
폴 데이비스 지음, 박초월 옮김 / 반니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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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세기 들어 우주에 관한 중요한 발견이 많이 이뤄졌다. 아인슈타인의 상대성 이론은 중력이 힘이라기보다는 에너지와 물질이 시공간을 변화시키는 것이라는 것을 밝혀냈고 빛의 속도가 절대적이고 이 우주에서 가장 빠르고 불변함을 알아냈다. 계속된 관측으로 먼 은하에서 오는 빛이 적색편이를 보임이 밝혀졌고 이는 우주가 점점 가속 팽창함을 밝히는 근거가 되었다. 당연히 시간을 거꾸로 돌려 우주가 퍼지기 이전인 빅뱅의 아이디어가 등장했다. 빅뱅은 우주 전 곳에 균일하게 퍼진 우주배경복사가 발견된 게 그 입증의 결정적 근거가 되었다. 우주배경복사가 어디서나 균일하므로 우주는 초창기에 슷한 상태에서 급속히 팽창함한 것으로 밝혀졌다. 

 암흑에너지와 암흑물질의 존재도 예상되었다. 우주의 모든 원소가 발견되자 이들의 수가 충분치 않음이 문제였다. 때문에 눈에 보이지 않는 암흑물질과 암흑에너지가 상정되었다. 이들은 있을 수 밖에 없는 것들인데 거의 상호작용이 일어나지 않아 검출이 되지 않고 있다. 블랙홀도 1970년대 발견되었다. 그리고 이 블랙홀은 무한정 커지는 것이 아니라 사건지평선 경계 부근에서 양자요동으로 생기는 쌍입자 중 하나만 흡수되고 하나는 남는 일로 인해 음의 에너지를 흡수하여 점차 증발한다는 것도 밝혀졌다. 결국 블랙홀은 상당히 많이 흡수하지만 복사를 하는 셈으로 언젠간 사라지게 된다. 

 하지만 밝혀지지 않은 것도 많다. 우선 빅뱅이전이다. 빅뱅이 있었던 것은 확실한 편인데 그 이전엔 무엇이 있었냐는 것이다. 사실 시간은 엔트로피 법칙으로 인해 느껴지는 것이기에 빅뱅이전 모든 물질과 에너지가 변화하지 않고 그 변화가 빛에 의해 전달되기 전까지는 시간이 있었다고 보기도 어렵다. 다음은 역시 암흑물질과 암흑에너지다. 우주 대부분을 차지하는 물질과 에너지인 이것들이 무엇인지 밝히지 못한다면 우주가 무엇이라고 밝혀냈다고 보기는 어렵다. 또 다른 문제는 우주를 지배하는 기본 법칙들이다. 물질은 쿼크와 전자 그리고 이들 사이의 힘을 전달하는 강력과 약력, 전자기력, 중력이 있다. 하지만 이들이 왜 이런 성질을 갖고 이렇게 움직이는지 이유를 알아내지 못했다. 또한 이 기본입자와 4가지 힘을 설명하는 대통일이론도 완성되지 못했다. 

 하여튼 책은 우주론을 전공한 저자가 우주에 대해 갖는 여러가지 의문과 궁금증등을 30개의 장으로 짧지만 깊게 풀어낸 책이다. 위의 언급한 내용과 중복되어 몇 가지만 살펴 본다. 일단 밤하늘이 어둡다는 점이다. 무척 당연한 것이지만 우주에는 무한히 많은 별이 있기에 아무리 멀어도 이들이 밝게 빛난다면 밤하늘이 사실 밝아야하는게 아니냐는 점이다. 하지만 하늘은 어두운데 그 이유는 우선 별의 갯수가 무한하지 않다는 점이다. 별은 끊임없이 명멸한다. 거기에 아무리 밝고 크다한들 빛의 밝기는 거리의 제곱에 반비례하므로 멀수록 엄청나게 어두워진다. 게다가 우주의 그 많은 별들의 빛이 지구로 모두 오지도 못한다는 점이다. 우주는 140억 년 정도의 역사가 있고 상당수의 우주는 팽창으로 인해 영원히 관측 못하는 지점에 있다 또한 지구와 너무 멀어 빛이 아직 도달하지 못한 곳도 있다. 이러니 하늘은 충분히 밝을 수 없다.

 전자는 이상한 성질을 갖는다. 모든 전자는 정확히 같은 속도(이것도 왜 인지 모른다. 그리고 회전하는 에너지는 어디서 얻는 것일까)로 끊임없이 회전한다. 이는 전자 고유의 특징이다. 과학자들은 무슨생각인지 자기력을 이용해 이 전자를 360도 뒤집어 보았다. 그러면 원래와 똑같은 상태이니 회전 방향도 같아야 하는데 웬일인지 전자는 반대로 회전하고 있었다. 하지만 360도를 한번 더 뒤집어서 결과적으로 두 바퀴인 720도를 뒤집자 원래대로 회전하고 있었다. 정말 이상한 일이 아닐수 없다. 

 시간은 우주의 탄생과 동시에 생겨났다. 사실 시간은 허구적 개념에 가깝다. 우주의 에너지와 물질은 모두 보존된다. 이들은 열역학 제 2법칙인 엔트로피 법칙에 의해 확률적으로 더 일어나기 쉬운 무질서한 방향으로 이동한다. 이것이 우주의 시작이고 엔트로피가 모두 매우 높아져 더 높아질수 없는 상태인 완전한 무질서에 이르렀을 때가 우주의 끝이다. 그리고 시간은 이 엔트로피가 높아진 물질이나 에너지의 상태 변화를 감지해 느끼게 되는 것이다. 그리고 물질과 에너지의 변화를 알려주는 시간은 사실상 이 변화 정보를 전달하는 빛에 의해서만 느낄 수 있다. 때문에 우리는 빛이 도착하는데 영향을 미치는 강한 중력과 빠른 속력에 의해 시간의 왜곡을 느끼게 된다. 엔트로피 법칙은 우주 어디에서나 적용되고 있지만 중력이 강한 곳과 빠른 속도로 이동하는 곳에서는 빛이 이동하는데 시간이 오래 걸리기 때문에 그곳에서는 시간이 느리게 흐르게 되는 것이다. 이것은 상당히 이상한 부분이다. 엔트로피 법칙이 완전히 절대적이라면 통상적인 곳과 시간이 느리게 흐르는 곳에서도 같은 정도로 엔트로피가 증가해야 하지만 빛이라는 정보가 전달되어야만 그것이 인정되므로 정보전달이 늦은 곳에서는 엔트로피도 늦게 증가하는 셈이 되기 때문이다. 마치 엔트로피 법칙이 우주 전역에서 균일하게 적용되는 것이 아니라 중력이 충분히 강한 곳과 속력이 빠른 곳에서는 늦게 흐른다는 것처럼 느껴지기 때문이다. 어쩌면 이 방식은 엔트로피를 국소적으로 늦추는 방법이 아닐지 모르겠다.

 이 책을 짧지만 강렬한 의문과 우주에 대한 다양한 성과의 발견과 인류가 걸어온길 그리고 앞으로 밝혀내야 할 길을 알려준다. 저자는 인공지능의 등장으로 갑자기 모든 문제가 풀릴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갖는다. 그리고 우주는 어찌해서 아무것도 없는 기본 입자와 에너지에서 시작해 우리처럼 스스로를 성찰하고 원리를 알아낼 수 있는 물질을 만들게 되었는지에 대해 깊은 고민을 갖고 있다. 채사장은 이를 지대넓얕 제로편에서 우주가 우리를 통해 성찰능력을 갖게 되었음으로 논의한 바 있다. 생각이 깊은 사람들의 생각은 비슷한 편인듯하다. 정말 우리 인간은 우주의 성찰도구인지 모른다. 그리고 모든 것을 알아냈을때 어떨 일이 일어날지 모르겠다. 무섭지만 할 수 밖에 없는 일이고 인간이 하고 싶고 해내고야 말듯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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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다이제스터 2022-08-04 20:52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물리학에서조차 인간이 과연 언젠가 사실과 진실 자체를 알 수 있는 날이 올지 의구심이 듭니다. ^^

mini74 2022-09-08 09:0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닷슈님 축하드려요 ~ 추석연휴도 즐겁게 보내세요 ~

닷슈 2022-09-13 23:14   좋아요 1 | URL
감사합니다. 너무 늦게 봤네요. 죄송.

thkang1001 2022-09-08 09:08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닷슈님!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행복하고 풍성한 한가위 되세요!

닷슈 2022-09-13 23:14   좋아요 1 | URL
항상 활동이 대단하십니다.

그레이스 2022-09-08 09:47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닷슈님 축하드려요
풍성한 한가위 되세요~^

닷슈 2022-09-13 23:14   좋아요 1 | URL
감사합니다. 잘 보내셨죠. 명절.

이하라 2022-09-08 13:26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닷슈님 축하드립니다.
즐거운 추석연휴 되세요.^^

닷슈 2022-09-13 23:14   좋아요 2 | URL
감사합니다. 늘 감사드려요.

서니데이 2022-09-08 18:1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이달의 당선작 축하합니다.
즐거운 추석연휴 보내세요.^^

닷슈 2022-09-13 23:14   좋아요 2 | URL
감사합니다. 힐링 글 늘 잘보고 있습니다.
 
교사 교육과정, 어떻게 만들고 운영할까 - 교육 전문가를 위한 교사 교육과정-수업-평가-피드백 일체화의 모든 것
이은총 지음 / 푸른칠판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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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 대부분의 교사는 수업연구 및 교재연구를 한다. 더 나은 수업을 진행하여 학생들의 배움을 높이기 위해서다. 하지만 이건 나무만 보고 숲은 보지 않는 형국에 가깝다. 연간 1000회가 넘게 행하는 수업은 개별 나무지만 그것이 모인 교육과정은 숲이기 때문이며 그것을 조망하며 수업을 계획하고 실행해야 배움도 더욱 의미가 있어지기 때문이다. 하지만 한국은 교육과정이 국가수준에서 주어지고 그것을 구현한 교과서란 공인된 자료가 있기에 이것을 비틀고 고치는 정도로만 연구란게 이어지는 것도 사실이다.

 국가수준의 교육과정은 높은 수준의 통일성과 어느 정도 담보된 질을 제공하며 전국 어디서나 비슷한 것을 배운다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한국전체의 표준을 상정한 것이기에 당연히 지역에 맞지 않고 더 나아간 마을과 그곳에 소재한 학교에 맞지 않으며, 각 교실에 속한 개별학생들에게도 맞지 않다. 때문에 한국은 오래전인 6차교육과정부터 교육과정 분권화를 명시하기 시작했다. 물론 선언전 명시였고 경기도가 2013년 정도에 경기도교육과정을 만들기 전까진 각 시도에서 이런 시도조차 없었다. 하여튼 시대는 많이 변하고 있으며 학생수도 줄고, 창의적 인재의 필요성, 붕괴하고 있는 지역 사회와 인구수 감수로 인해 지역과 학생의 개별성을 담아낸 교육과정에 대한 요구는 높아지고 있다. 그리고 이것을 교사 각 개인이 구현해내는 것이 교사 교육과정이다.  

 교사 교육과정은 학생에게 어느 정도 개별성을 부여할 수 있고, 지역성을 담보할 수 있는 유연성이 있다. 그리고 교육을 학생의 삶과 관련 지을 수 있는 큰 장점이 있다. 삶과 배움의 연결은 삶의 맥락에서 배우는 수업, 삶에 필요한 것을 배우는 수업, 학생들이 배우고 싶은 것을 배우는 수업, 배운 것을 삶에 적용하거나 활용하는 수업을 말한다. 학생의 관심과 흥미가 높아져 학습효과를 높이고 역량을 키울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2015 개정교육과정은 역량을 키우는 교육으로 설계되었다. 역량은 아는 것에서 할 수 있는 것으로 교육을 전환한 것이다. 혁신교육의 바람과 더불어 현장의 많은 교육은 학생중심의 활동형으로 많이 설계되었다. 그렇다보니 지식교육이 다소 도외시 된 부분도 없지 않은데 실제로 PISA 가 측정하는 한국 학생의 학업성취도는 전체적으로 꾸준히 하향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하나 그리 크지 않다. 확실한 부분은 최하위층이 늘어나고 있다는 부분인데 이는 학생중심활동이 기초적인 내용을 집어넣는 강의식 교육에 비해 이들에게 잘 맞지 않을 수 있다는 부분이다. 반면 최상위층의 비율은 늘어나 이런 활동 중심의 역량 교육은 최상위권에 더 잘맞을 수 있다는 생각이 들이도 한다.

 하지만 역량교육이 지식교육을 배제하는 것은 아니다. 당연히 알지 못하면 할수 없다. 다만 아는 것을 할 수 있는 것으로 연결하기 위한 노력을 더 강화하는 것이다. 교사교육과정엔 과정중심평가도 중요하다. 과정중심 평가는 성취기준에 기반한였고, 수업 중에 평가하며, 수행과정에 평가하고, 지식기능태도를 아우르는 평가를 하고, 다양한 방법으로 평가하며, 학습자의 발달을 위한 평가 결과를 활용한다는 관점의 평가다. 흔히, 과정중심평가라는 용어 때문에 총괄평가나 지필평가등을 과정중심평가라고 보지 않는 경우도 있지만 위와 같은 점에 주목하며 평가를 한다면 그것도 과정중심평가로 본다. 

 책은 교사교육과정을 편성하는 방법으로 백워드 설계를 추천한다. 2015 개정교육과정은 백워드 교육과정을 염두에 두고 편성되었는데 그래서 내용체계표가 핵심개념, 일반화된 지식, 내용요소, 기능요소 등으로 구성되었다. 그리고 이를 토대로 성취기준을 구성하였다. 즉, 성취기준의 중심의 수업을 하게 되면 핵심개념에 초점을 두어 학습량을 적정화하고 단순히 아는 것을 넘어서 할 수 있는 것으로 배운 것을 적용하고 활용하는 수업을 하게 된다는 것이다 

 책은 뒷 부분에 위긴스와 맥타이가 설계한 백워드 템플릿으로 구성한 교육과정 사례를 소개한다. 그리고 이것의 편성이 사실 어렵기에 현장 교사들이 손쉽게 사용할 수 있는 성취기준 중심의 백워드 설계 방식도 알려준다. 차이점은 작은 교육과정 수립시 복잡하고 여러 전이목표등을 찾지 않고 그냥 성취기준을 찾는다. 성취기준 자체에 어느정도 전이목표등이 들어가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그리고 수행과제를 채우고 이를 실천하기 위한 수업내용을 채우는 형식이다. 

 이론과 실천이 자세한 책으로 교사교육과정의 실천을 고민하는 사람들이 볼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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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의 모든 전쟁의 역사 - 전쟁의 기원에서 미래의 전쟁까지, 한 권으로 읽는 전쟁의 세계사
제러미 블랙 지음, 유나영 옮김 / 서해문집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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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스로 에너지를 만들지 못하는 동물로 태어난 이상 인간은 생존을 위해 다른 생물을 죽여야 한다. 다른 종의 개체는 주로 먹이로 이용하기 위해 죽이지만 같은 동족 끼리는 자원을 놓고 경쟁하며 죽인다. 인간은 협력하여 집단 사냥을 오랫동안 해왔기에 사냥과 전쟁은 인류사 초기엔 잘 구분되지 않았고 크게 분화되지도 않았다. 전쟁보단 아무래도 사냥을 더 많이 했을테니 사냥했을때의 집단 행동과 양식 전술이 그대로 다툼에 이용되었을 개연성도 크다. 

 그러다 사회가 크게 분화하고 커지면서 서로 경계를 맞닿게 되었고 그러면서 전쟁이 사냥에서 본격 분화하며 전문화하였을 것이다. 인간은 전쟁을 위해 진화하기도 하였는데 전투집단 내에서 인간은 강력한 동료애와 흥분 및 고양감을 느낀다. 이는 광범위한 문화권에 공통적으로 등장하는 진화한 심리이므로 인간이 전쟁을 위한 심리적 적응을 했음을 입증한다. 

 무기로는 초기에 석재가 쓰였지만 광석에서 금속을 분리할 수 있게 되면서 청동같은 금속 무기가 사용되기 시작했다. 말은 기원전 4천년경 흑해 부근에서 가축화하여 기원전 1700년경 전차에 활용되었다. 전차가 등장하기 위해서는 재갈과 바퀴살이 필요했다. 초기 제국들이 커지면서 전쟁은 점차 대규모화하기 시작한다. 전쟁의 대규모화는 식량과 식수, 숙소, 장비의 보급을 요구했으며 이는 고대엔 매우 어려운 일이었기에 필연적으로 주변 지역 및 피정복민에 대한 착취가 이뤄졌으며 전쟁과는 다른 갈등을 낳기도 했다. 

 중동지역은 비옥한 충적토 덕에 인구부양 효과가 컸고 그로 인해 초기부터 대규모 전쟁이 이뤄졌다. 이 지역에서 철기를 최초로 사용한 것은 히타이트 였지만 그 사용이 제한적이었다. 철기를 제대로 사용하여 중동을 제패한 것은 아시리아였다. 그들은 단호한 리더십과 군사주의 문화, 아슈르 신의 가호로 무장했으며 공성추와 공성탑 등 이전에 비해 매우 뛰어난 공성 능력을 갖고 있었다. 바빌론과 페르시아가 차례로 무너졌고 말 4마리의 중전차로 화력을 강화했다. 

 중국은 북부지역에 대규모 농경이 시작되며 무력 충돌과 국가가 생겨난다. 기원전 3천년경 이 지역에 성벽을 두른 거주지와 금속 무기가 등장했고 2500년 경에 청쯔야에 성벽도시가 생기고 1800년경 상왕조가 등장했다. 중국에서 전차와 합성궁, 청동으로 창끝을 댄 극과 창이 발달한 것이 기원전 2000년 경이다. 한편 서부 변경의 주나라는 유목민과의 교류로 얻은 저차를 활용하여 상을 무너뜨린다. 주나라까지 중국에서는 귀족들에 의한 소규모 전차전투가 주류였다. 하지만 전국시대부터는 석궁과 같은 무기와 대규모 보병 진형에 의한 전투가 시작된다. 무력충돌이 대규모화했고 이로 인해 전차보다는 보병이 더욱 중요해졌다. 

 인도 역시 중국처럼 오랜 문명을 가졌다. 기원전 2800년경 인더스 강 유역에 하라파, 칼리방간, 모헨조다로 성벽이 있었고 기원전 1000년경 펀자브에 요새화한 정착지가 나타났다. 인도는 북부와 남부가 크게 다르다. 인도 북부는 기후가 비교적 시원해 말의 번식과 사육이 가능해 기병의 운영이 가능했다. 반면 남부는 열대로 숲이 울창하고 질병이 많아 말이 건강을 유지하지 못해 기병이 없었다. 이는 침략자의 입장에서도 마찬가지여서 인도 북부는 북쪽의 좁은 회랑을 통해 침공을 자주 당한다. 아리아인, 쿠샨, 월지, 스키타이, 샤카등이 그러했다. 인도는 지리적 한계로 경작 지대가 원시림에 가로막혀 잘개 쪼개져있다. 때문에 인도는 이러한 경작지를 소유한 소국이 다양하게 많았으며 좀처럼 하나가 되지 못했다. 지금의 인도에 수많은 언어가 존재하는 것은 이 때문일지도 모른다. 

 로마는 물리적 군사적으로 광범위한 환경에서 요새나 도로를 많이 건설해 오래가는 군사인프라를 구축한다. 로마는 행군마다 쉬는 곳에 숙영지를 건설했는데 이는 이후 방어와 연락망을 제공하고 향후엔 정착촌의 기반이 되기도 했다. 로마는 강했지만 처음부터는 아니었다. 그들은 남부의 삼니움과 상당히 오래 경쟁했고 기원전 250년이 되어야 간신히 이탈리아 반도 전체를 차지한다. 이후 스페인 남동부를 두고 카르타고와 경쟁하는데 로마는 해군력이 열세였음에도 빠르게 만회하여 전쟁에서 승리해 시칠리아를 차지하고 주변 두 섬도 얻는다. 2차 포에니 전쟁에선 카르타고의 명장 한니발이 로마 본토를 침공한다. 그들은 매우 강력하여 대부분의 전투에서 로마의 주력부대를 궤멸시키고 일부 동맹도 와해시킨다. 하지만 한니발의 군대를 강했으나 알프스를 넘어온 만큼 이렇다할 공성장비가 없었다. 여기에 기다리던 지원군과 해상전력은 로마에 의해 차단되었으므로 한니발은 사실상 퇴각할수 밖에 없었다. 

 로마는 포에니 전쟁 승리이후 기원전 36년에 아우구스투스가 시칠리아 해적을 정발함으로써 지중해를 완전히 손에 넣는다. 이덕에 매우 저렴하게 대규모 해외 무역과 식량 공급이 가능해졌다. 로마는 피정복민에게 로마인이 될 기회를 부여하여 현지인은 자기편으로 만들어 국경을 안정화하였다. 

 방어 구조물인 성은 과거엔 피신처였지만 점차 주거지로 변모한다. 석성은 화재에 강하다. 서구는 석재를 주로 사용하였고 동양은 흙, 벽돌, 목재로 성을 지었다. 석성은 화재에 강하지만 내부의 뼈대 구조물은 목재를 사용하였기에 아래를 파서 불을 붙이는 공격엔 붕괴되기 쉬웠다. 13세기부터 성규모와 높이, 복잡성에 증가했다. 궁수, 투척무기, 땅굴의 위험으로 성벽의 높이는 올라갔다. 

 유목민은 스텝의 동물을 전쟁에 이용했다. 이 동물들은 무척 강인하고 황량한 지형에 잘 적응했다. 유목문화의 생활양식은 대규모 경무장 기동전에 필수적인 조건을 모두 충족했다. 그들은 이동이 생활이었기에 병참이 매우 효율적이어서 별도의 인원이나 조직이 필요하지 않았다. 유목군대는 소수이기에 인명손실에 민감했고 그래서 정복보다는 약탈과 초토화를 택했다. 농경제국의 변경을 초토화하면 양지역 사이에 완충지가 생겨났고 희생이 적어 효과적이었다. 

 몽골은 칭기즈칸이 나타난 후 호라즘과 사마르칸트, 금을 정복한다. 송을 멸망시킬때는 해자를 잔해로 메꾸고 중동지역에서 들여온 공성병기를 배치했다. 이는 트레뷰셋인데 인력으로 밧줄을 당겨서 쏘는 방식에서 평형추를 다는 방식으로 개선되었는데 이를 몽골이 도입했다. 

 화약은 중국에서 등장했다. 9세기엔 화약 제조공식이 정확해졌고 11세기에는 화약 생산 상설 병기창이 생겼으며 12세기에는 총신을 금속으로 제작하여 무기를 생산했고 14세기 들어 총과 포가 분리되었다. 초창기 공성용 사석포는 포미와 포신 분리형이었고 무겁고 발사후 열을 오랜기간 식혀야했다. 여기에 연철 이음색 부분을 만드는데는 고도의 기술이 요구되었다. 더 발전한 주조기술과 청동, 놋쇠등의 구리합금이나 주철을 사용하면서 대포는 가벼워지고 쓸만해진다. 1420년 서유럽에서는 알갱이 형태의 화약이 개발되는데 이는 구성성분이 잘 배합되고 파괴력을 높였다. 1400년경 질산칼륨대신 황산칼륨을 사용하면서 화약의 수분 흡수로 인해 품질저하도 막을 수 있게 되었다. 금속주조술의 향상으로 포신과 일체형의 포이가 도입되었다. 포이는 포신을 받치는 돌출부로 대포의 발사각을 조절하고 기동성과 발사속도를 향상시켰다. 

 총은 활보다 관통력이 뛰어났지만 탄알의 보급,, 연사의 어려움, 기후의 영향, 짧은 사거리, 기마에서의 사격의 어려움, 총기 폭발위험등 기존 궁병에 비해 단점이 무척 많았다. 여기에 총병은 궁병보다 명중률 향상에 많은 훈련이 필요했다. 때문에 총병은 명중률을 높이는 훈련보다는 전체를 집중시켜 전체발사량을 늘려 위력을 높이는 방향으로 발달한다. 총병은 장전에 오랜 시간이 걸려 보호를 해줄 창병이 필요해 같이 편성된다. 하지만 17세기 말에 총에 창검을 부착하게 되면서 창병이 사라진다. 18세기 들어 서양에ㅔ는 보병대열이 중앙에서 일제사격을 하고 양익을 기병이 보조하게 된다. 

 화약대포의 등장으로 성벽에도 변화가 생겨난다. 사각형 모양의 능보를 성벽 전체에 일정 간격으로 배치해 성벽에서도 대포사격을 하게 했다. 또한 성벽은 높이가 낮아졌다. 너무 높으면 포의 공격에 취약해지기 때문이다. 하지만 낮으면 적이 오르기도 쉬워져 적정한 높이를 유지했다. 화약대포는 고지나 비탈의 성격도 변화시켰다. 고지나 비탈은 전통적으로 전투에 유리하다. 적을 내려다볼 수 있으며 위치에너지가 있으니 발사무기 및 돌격의 위력이 크게 강화되었다. 하지만 적의 입장에선 정반대의 일이 일어난다. 하지만 화약대포가 생겨나자 노출된 비탈이나 고지를 지키고 있는 것은 매우 위험해졌다. 때문에 현대전에서도 이런 위험을 피하기 위해 비탈사면뒤에 병력을 숨기고는 한다. 

 근대에 들어서 전쟁에서는 이동과 보급, 통신기술이 중요해진다. 증기선과 통조림, 전신이 개발되며 혁신적인 변화가 등장한다. 군수물자의 개선은 열대에서 효과가 매우 컸는데 통조림과 분유, 연유, 마가린은 냉장기술이 없던 시기에 등장해 열대에서도 식량의 선도 유지 및 보급 규모 개선이 크게 작용한다. 도로나 철도는 군사와 물자의 보급에 매우 중요했다. 이는 공격할 때도 마찬가지이고 자국은 방어할 때도 마찬가지였다. 전신의 보급으로 전쟁에서 정보는 상당히 빠른 속도로 중앙이나 사령부에 전달되게 되었다. 

 이 책은 인류초기부터 현대까지의 전쟁을 무기의 등장이나 전술, 주요 전쟁사를 빠짐없이 다루려고 한 책이다. 하지만 다루는 내용이 방대하고 책이 그리 두껍지 않다보니 매우 빠르고 짧게 한 소재를 다루며 넘어간다. 이 부분이 매우 아쉬운데 뭔가 이야기를 하다 마는 느낌이 들고 전쟁사 전체를 변화시키는 주요 혁신적 변화를 다루는 면이 아쉬웠다. 원거리 무기의 등장, 기병의 등장, 총기의 등장 등은 꽤나 전쟁을 혁신적으로 바꾸었을 것이다. 좋은 점은 모든 전쟁에서 단순히 무기나 전술이 아니라 성공을 위해서는 현지에서의 조력과 병참 문제의 해결, 그리고 동맹을 잘 다루고 와해하는게 인류사적으로 공통됨을 보이려고 했다는 점인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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