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리베이터에 낀 그 남자는 어떻게 되었나 (출간 20주년 기념 리커버 특별판) 김영하 컬렉션
김영하 지음 / 문학동네 / 201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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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영하의 소설은 오직 두사람과 검은꽃을 보았다. 이번에 본 엘리베이터가 세번째 인데 리커버 판이라 최근에 옷을 갈아 입고 나왔지만 20년 전 작품이다. 단편 집이고 작가가 젊을때 쓴 책이란 느낌이 많이 드는 편이다.

 세월의 흔적도 많이 느껴진다. 20년전이니 등장인물들은 스마트폰은 커녕 핸드폰보다도 삐삐를 많이 들고 다니고 pc통신을 사용한다. 수록된 단편의 한 등장인물은 무려 cd를 불법복제해 프로그램을 팔다 검거되기도 한다.

 책에는 총 9편의 단편이 수록되어 있는데 이야기들이 하나같이 어이없고 기괴한 편이다. 일상적인 내용이나 낭만적인 내용은 사실상 없다. 성관계장면도 무척 많이 나오는데 거의 수록된 전 단편에 나오는 편이다.

 아침 출근길에 한 남자가 엘리베이터가 고장나 계단을 택한다. 지갑을 놓고 왔는데 계단을 내려가다 한 남자가 엘리베이터에 끼인걸 발견한다. 그를 위해 신고를 하고 싶지만 누구도 핸드폰을 빌려주지도 않고 자신도 어이없는 일에 연루된다. 다른 이야기에선 여자가 결혼을 한다. 남편은 작가인데 동서양의 고전과 지식에 박학하고 어둡다. 웬지 그녀는 관에서 자고 성욕이 적은 그가 흡혈귀 같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피를 더이상 빨지 않는 것은 세상에 적응한 탓이라 생각한다. 또 다른 이야기에서는 무려 번개를 맞는 동호회가 나온다. 가입조건은 실제 번개를 맞은 경험이 있어야 한다. 검증은 흔적이 없으니 이야기를 통해서 검증하는데 다들 비슷한 경험이 있어 진위를 구별한다. 이들은 번개를 맞은 경험에 공포를 느끼면서도 다시 오기 어려운 그 희열을 느끼기 위해 번개를 찾아다닌다.

 대개의 단편이 이런 식이다. 일전에 접한 두개의 작품과는 많이 달라 읽으면서 좀 당황스러웠는데 작가의 혈기왕성하면서도 다듬어지지 않은 젊은 시절을 마주한 느낌이라 이것도 그런데로 괜찮았다. 막히는 차안에서 몰려오는 졸음을 대하기에 좋은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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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업은 기획이다 - 교과서와 교육과정, 최고의 수업을 만드는 행복한 수업 멘토링 행복한 교과서 시리즈 33
최무연 지음 / 행복한미래 / 201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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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재밌는 수업방법과 교과서 활용방안이 들어간 알찬 책이다. 오랜 시간 열심히 교사로 살아온 내공이 느껴진다. 교사는 교육을 실현하기 위해 자신의 교육과정을 국가수준과 지역수준의 지침을 바탕으로 주어진 성취기준을 중심으로 얼마든지 재구성할 수 있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그렇게 할 수 있는교사는 많지 않다. 시간도 능력도 관심도 행정적 뒷받침도 부족한 것이 사실이다. 그래서 주어진 교과서를 위주로 현장에선 수업이 많이 진행되는 편이다. 그럼에도 교과서 중심수업은 비난을 받기 쉽상인데 이 책이 인상적인 점은 교과서와 교사용지도서 역시 좋은 자료로 잘 활용하단 점이었다.

 성취기준은 교사의 재구성을 위한 자율성을 보장한단 측면에서 몇몇 교과를 빼곤 상당히 폭넓게 서술된다. 하지만 그렇다보니 실제 교육과정 의도와는 다르게 교사가 잘못구성하는 경우가 발생하곤 한다. 책은 이런 교육과정 오독의 방지를 위해 교과서와 지도서, 그리고 성취기준 해설서를 봐야함을 강조한다.

 교과서에 대한 비유도 재밌는데 교과서와 성취기준 수업재료라는 측면에서 보면 가공식품과 신선식품으로 비유한다. 교과서는 이미 만들어져있어 뭔가 바꾸기 어렵단 면에서 그리고 성취기준은 그야말로 날 것으로 교육내용을 내가 구성해야 한다는 면에서 그렇다. 교과서와 수업을 프랜차이즈와 가맹점으로 비유하기도 했는데 수업을 위한 모든 재료와 도구를 제공하고 나는 그것을 실행만 한다는 면에서 매우 좋은 비유였다.

 책에선 수업주제를 선정하는 것과 수업을 위한 소재의 사용을 매우 강조한다. 책은 수업주제 선정의 일반 원칙으로 학생의 흥미, 교사의 관심과 능력, 학급환경, 지역사회의 문제점이나 사회현상, 이슈등을 제시한다. 이들을 교사가 고려하여 성취기준에 맞게 주제를 선정하는 것이다. 이런 식으로 주제를 선정후 수업과정들을 구성하는데 4가지 유형을 제시한다. 실생활이나 사회에서 생기는 문제를 해결하는 방식, 생활에서 필요한 무언가를 제안하거나 설계해서 모형으로 만드는 방식, 공연이나 행사를 개최하는 방식, 조사탐구하는 방식이다.

 수업소재로 저자는 평소에 자주 꾸준히 저장하고 모을 것을 강조한다. 수업과 목표가 정해지고 찾기보단 평소 티비를 보며, 만화나 책을 보며, 혹은 유투브를 보며 저장하는 것이다. 이런 것들이 쌓이고 쌓이며 좋은 수업소재가 될 수 있으며 좋은 수업소재는 좋은 수업으로 연결되기 쉽다. 아이들의 흥미과 관심을 극대화히기 때문이다.

 방송프로그램에 대한 관심도 독특했다. 방송프로그램은 상당히 재밌고 짜임새 있어 의외로 수업과정과 매우 잘 어울린다. 여러 장점이 많은데 아이들이 이미 프로를 알고 있어 복잡함에도 규칙 이해가 빠르다. 프로그램이 많아 교육에 맞는 적합한 프로그램을 고를 수 있으며 수업전 전 과정을 볼 수 있어 구상에 유리하다. 또한 아이들의 흥미도도 높고 교과서의 단점도 보완한다.

 이외에도 책에는 다양한 수업방법과 소재에 대한 이야기가 많다. 교사에게 재밌고 쉽고 유익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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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불안의 시대에 태어난, 불안한 사람이 쓴 '불안의 책'이다. 작가에 대한 정보가 없었는데 읽어보니 그는 포르투갈 사람이고 20세기 초반을 살았고, 수도인 리스본에 거주했다. 도라도레스 거리가 직장과 집이 있는 곳이며 집은 4층의 방이다. 그는 책의 500개에 가까운 단상 대부분을 여기서 썼다, 직업은 지금은 아마도 거의 모든 직장에서 엑셀이 하고 있을 회계사무원이었다. 사장은 바스케스란 사람이였고, 결혼은 안했으며 당연히 아이도 없었을 그의 이름은 '페르난두 페소아'다.

 그가 태어나고 살아간 시대는 1차대전도 있었지만 불안한 시대였다. 한 철학자가 신이 죽었다고 선언했고 과학은 물질적 증거로 신의 부재를 증명하고 있었으며 시대는 빠르게 변화했다. 이런 불안한 시대에 페소아는 심지어 가정도 불안했다. 어머니가 일찍 죽었고, 아버지도 그랬다. 어린 나이에 숙부에게 맡겨져 고아처럼 자랐다. 예술도 불안했는데 그래서인지 책에서 그는 여러차례 낭만주의를 비판한다.

 이런 시대적 가정적 배경도 있었지만 사실 그의 불안은 자신의 내면에서 기인하는 걸로 보인다. 바로 남들보다 예민한 감각과 이에 반응하는 그의 지성과 감성이다. 그는 항상 자연이든 사람이든 물건이든 사상이든 무언가를 경험하면서 민감하게 반응했고 그에 대해 자신의 지성과 감성이 얽혀 무수한 단상을 만들어냈다. 그게 이 책으로 엮인 것인데 단상의 수는 무려 481개다.

 단상의 주제는 다 다르고 장면도 다양하지만 크게 종합해보면 '자신을 알려는 일', '다른 사람들', '예술'인듯하다. 페소아는 평생 자기 자신을 알아내려는 시도를 하는데 사실 처음부터 그는 이게 불가능한 일임을 알고 있다. 나라는 존재는 시간과 공간에 따라 각각 변화하고 이전의 나와 최종적으로 합치하기 어려운 존재이기 때문이다. 거기에 나라는 존재는 생물학적으로 설계된 무의식적인 부분이 있기에 의식이 이를 파악하기 어렵고, 사회나 문화, 그리고 같이 살아가는 타인들의 다양한 영향을 받아 끊임없이 변형된다. 그렇기에 진정한 나를 안다는 것은 결국 불가능하며 진리조차 없다. 신이 없고, 과학이 있지만 그것조차 완벽하지 않기에 더욱 그렇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평생 나라는 존재에 대해 끊임없이 고민하고 알려고하는데 무척이나 모순되면서도 맞는 방향으로의 충동이기에 부정하기 어렵다.

 나라는 존재가 이렇기에 타인을 알고 진정한 이해를 하는 것은 더욱 어렵다. 진정한 나를 아는 것이 어렵기에 이런 상황은 타인 역시 마찬가지고 결국 우리가 서로 맺는 교류나 관계라는 것들은 진정한 나를 포기한 상태에서 모두 이루어지는 것들이 된다. 특히, 페소아는 다른 사람들을 경명하는 모습도 보이는데 다른 사람들은 자신을 알수 없다는 것도 알지 못한체 그저 동물처럼 주어진대로만 살아가기 때문이다. 그들은 어찌보면 사회구조나 정치나 민족주의 같은 여러 허상속에세 그것이 진리인마냥 살아가는데 호모데우스에서 하라리가 말한 허구와 같은 개념이다. 페소아는 이런 현실을 자각하지 못하는 사람들을 경멸하지만 정작 그렇게 살아가는 사람들이 행복을 느낀다는 점에서 부러워하기도 한다.

  일전에 본 책 '행복의 기원'에서는 사람들이 행복감을 느낄수 있는 여러가지의 것들이 있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다른 사람들과의 관계에서는 오는 행복이란 결론을 내렸다. 이는 의외로 내성적인 사람과 외향적인 사람 양자에게 모두 해당이 되었는데 적극성과 소극성에서의 차이만 있을 뿐 사람은 기본적으로 다른 사람에게 인정받고 사랑받고 싶어하는 존재이며 여기서 행복을 느낀다는 것이 책의 골자였다.

 생각해보면 이는 당연한 측면이 있다. 생존과 번식이 생물의 목표라면 사회성을 갖는 인간은 다른 사람에게 영향력을 갖고 있을때 이것들에 성공할 확률이 현저히 높아질 것이기 때문이다. 문제는 이 같은 행위가 계속되어야 하기에 행복이란 감정은 유난히 휘발성이 강하기도 하다는 점이다. 즉 행복은 계속 될 수 없고 아무리 달려도 쉽게 잡히지 않는 눈눈앞에 매달려 나와 같이 움직이는 당근과도 같은 것이기 때문이다.

 페소아는 사람의 이런 측면을 알고 있었던 것 같다. 페소아는 사람이 기본적으로 동물들과 같다고 보았는데 설계된 본능적 측면에 매달려 거의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것에 의존해서 살고 자각하지 못한다는 점에서 그렇다고 생각한다. 그는 행복이 행복 바깥에 있다고 말한 점은 이런 의미로생각된다.

 이렇게 알수 없는 나 자신과 이룰수 없는 타인들의 이해나 관계맺기에서 일종의 해방구처럼 느껴지는게 예술이다. 페소아는 예술의 역할이 우리가 느끼는 바를 타인들도 느끼게 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예술을 통한 어느정도의 관계맺기는 가능하다고 보는 것이다. 페소아는 우리의 개별성을 제공하여 이를 통해 타인이 스스로에게서 해방되도록 한다고 말했는데 이 개별성은 또 역설적이게도 완전하 나 자신이나 진리도 아니다. 그것은 도달될수 없는 것이기에 당연하고 우리가 서로의 모습을 완벽하게 보여주는 것도 불가능하기에 예술을 통한 전달에서는 내 느낌의 진정한 본질을 다소 왜곡하더라도 나의 감정을 전형적인 인간 감정으로 전환하는 일이 필요하다. 즉, 우리가 남들과 함께 느끼는 동일성을 만들어내 전달하는 것이 예술이라는 것이다.

 책을 읽으며 페소아의 많은 생각에 동의가 들고 공감하는 부분이 많았지만 사회적 운동이나 다른 사람과의 연대를 부정하는 부분은 동의하기 어려웠다. 나 자신에 대한 이해나 타인과의 진정한 관계맺기가 불가능하다는 점을 이해하고 주창하는 부분은 공감되지만 그래도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기에 이런 부분에서 의미를 찾고 자신도 더 잘 이해하는 부분이 있지않을까나. 물론 페소아 자신도 책에서 말은 그렇게 하면서도 꾸준히 타인을 갈구한다. 아예 관심이 없어다면 그리 많은 단상으로 다루지도 않았을 것이다.

 페소아는 책에서 다른 사람과의 공통적인 경험, 나와 그 사람과의 접점, 그리고 상상력이 다른 사람을 이해하는 방법이라고 말하는데 아무래도 페소아와 나와는 그런 부분이 부족했던 것 같다. 솔직히 내겐 무척 어려운 책이었고, 단상들의 상당부분도 이해했다고 보기 어렵다. 그때그때 쓴 단상이기에 읽는 사람을 배려하지 않은 면도 많다. 시간을 두고 좀더 이해해봐야할 책이란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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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이 아니어도 오를 곳은 오른다 - 수도권.지방 부동산의 미래 가치 분석
김학렬 지음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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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물론 지금도 지방에 살고 있지만 난 지방에서 살고 싶단 생각을 했었다. 강준만의 책에 영향을 받았기도 했고, 수도권이 너무 비싸다는 생각을 많이했었다. 그래서 집값대세하락론 책도 보고 믿는 편이었다. 지금 돌아보면 결과는 정반대로 갔다. 한국은 일본이 아니었고, 아직 일본이 안되기도 했다. 인구는 조금더 늘어날 여지가 남아있었고, 무엇보다 1인가구의 증가로 세대수가 늘어나고 있었으며 전세계적 저금리로 유동자금이 넘쳐났다.

 돌아보니 쉽지만 당시엔 누구도 이런 사실을 볼 수 없었다. 경제도 예측할 수 없는 생물 같은 것이니까. 서울부동산의 미래를 쓴 저자가 아쉬웠던 건지, 이번엔 지방 부동산을 다루었다. 워낙 돌아다니는 걸 싫어하는 성격이라 서울도 잘 모르고 지방도 잘 모르는데 이 책을 보면서 지방에 대해 좀더 잘알게 된게 수확이다.

 한국은 매우 서울, 수도권 집중 국가다. 사실 수도권은 말처럼 서울의 기능이 분산화되거나 영향력이 늘어난 곳이다. 우리가 5100만쯤 되는데 수도권인 서울, 인천, 경기도에 무려 2500여만이 산다. 거의 과반인데 가까운 시일내에 과반이 넘어갈 것은 확실하다. 서울 집값이 워낙 비싸 경기도가 주변 인구를 빨아들인다는데 인구가 일년에 일만씩 늘어나고 있다고 한다.

 이런 수도권의 영향을 가장 받지 않는 곳이 부산이다. 부산은 인구가 줄어들고 있다곤 하지만 저자는 서울의 경우처럼 부산이 글자 그대로 광역화되었다고 본다. 그래서 경남은 인구도 많고 대도시도 많다. 부산은 해운대구와 수영구가 좋다는데 서울처럼 구도심이 아닌 신도심 지역들이다. 각 도시들의 구 도심은 언제쯤 기능을 회복할까

 우리나라의 대도시들은 통상 동쪽의 부동산 가치가 높다고 한다. 서울, 부산, 대구, 인천, 광주, 울산이 모두 그러하다. 서울은 강남의 개발로 그렇고, 부산과 울산은 항구쪽 교역때문에 그럴 것 같으며, 인천은 서울쪽이 동쪽이라 그럴것 같다. 대구 역시 물류대문에 동쪽이 활성활 되었을 듯한데 광주는 이유를 잘 모르겠다. 그런데 유일하게 서쪽이 더 비싼 곳이 있으니 대전이다. 이유는 책에도 나오지 않고 잘 모르겠지만 일단 한창 커나가는 세종시가 대전의 북서쪽에 위치한다. 그래서일지도 모르겠다.

 저자는 인구 10만 미만의 지방 소도시는 투자에 조심하라고 말한다. 약간의 투기 수요만으로도 가격이 크게 흔들리고 그 흔들린 가격도 단지 겨우 몇건의 부동산 거래때문에 그렇게 되는 것이다. 실제 가격이라 보기 어렵단 말이다. 그래서 그런 지방은 그 사람들의 몫으로 남겨두는게 좋다고 말한다. 투자를 위해선 적어도 인구 20만이나 30만 이상의 도시를 봐야하며 그런 도시는 사실 많지 않은 편이다.

 지방도시중 자체수요의 기준으로 시가 커져서 분구가 되는 시점을 주목하는데 보통 지방도시는 분구기준이 서울보다 엄격해 구당 30만 정도의 인구가 필요하다. 즉, 60만 가량의 인구가 있어야 두개의 구를 가질수 있다는 점인데 인구가 많다보니 아무래도 자족 도시가 될수 있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책을 보니 저자가 부동산 공부를 정말 많이 한 사람이란 생각이 들었다. 수도권만도 힘든데 훓은 느낌은 있지만 지방에 대해서도 주요 특징을 잘 알고 있는 느낌이다. 우리 같은 일반인도 그럴필요도 할수도 없다고 생각한다. 자기가 실거주 하는 지역, 혹은 살고 싶은 지역에 대해서만 잘 알고 투자하면 괜찮은 가격에 그리고 나중엔 오를만한 가격을 가질 집에 살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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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부동산의 미래
김학렬 지음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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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늘 지소미아 파기에 연일 조국 공방에 논쟁이 너무 많아 정신을 차리기 힘들정도다. 박지원 의원은 오늘 밤 김제동에 나와서 정치는 생물이라는 그 흔한 말을 다시 했는데 정말 그런 것 같다. 짧은 시간내에 정국이 뒤바뀌고 공방을 한다. 그래서 부동산 소식도 잊힌것 같다. 서울, 그것도 강남 집값이 꿈틀거리자 정부는 강한 정책을 내놓았다. 유예기간도 없이. 투기지역 10년간 전매금지에 실거주도 무려 5년이었다. 분양가 상한제도 제시해 재건축 수익성을 크게 떨구었다. 나는 긍정적이라고 생각하지만 이 책의 저자는 아마도 다르게 생각할 것 같다.

 그는 아마도 부동산 문제는 수요와 공급문제해서 해결해야한다는 논지이기 때문이다. 미국경제위기 이후 우리나라 집값도 주춤하고 인구도 정점을 향해 치달으면서 부동산 대세 하락론이 주류였다. 나도 그쪽을 더 많이 믿는 편이었다. 일본이라는 본보기도 있었고 그렇게 가는게 맞는 것 같았다. 그런데 상황은 정반대로 치달았다. 지방을 중심으로 오히려 올랐고, 2010년대 중반에는 지방과 수도권 시장이 더욱 양극화되면서 서울의 집값이 사정없이 올라갔다.

 서울공화국이라는 말이 걸맞게 모든 문화시설과 교육시설, 일자리, 교통여건이 집중된 서울로 향한 수요는 끝이 없었기 때문이다. 더욱이 사람들이 이런 책을 접하면서 그것이 진실이든 아니든 맞다고 깨달으면서 더욱 그렇게 된 것같다. 그런데 저자는 아직도 늦지 않았다고 한다. 서울에 대한 수요는 앞으로도 지속될수 밖에 없고 생산성은 늘고 경제는 계속 성장하니 공급이 제한적인 부동산의 가격은 장기 우상향할것이라는 뜻이다. 더욱이 서울은 마곡지구를 마지막으로 산이라도 크게 깎아내리지 않는 한 더 이상 개발할 택지도 남아있지 않다. 공급도 마땅치 않다는 것이다. 사람들은 재개발로 인한 공급이 클거라고 보지만 저자는 그렇게 생각안한다. 재개발대상아파트나 주거지들은 적어도 30년전에 만든 것들이고 당시만 해도 한국의 집들은 크기가 작았다. 큰 주택이 선호된 것은 2000년대 이후니 말이다. 그렇다보니 당시 재개발로 층수가 높아져도 크기가 작은 것들로 더 큰것을 만들다보니 오히려 생각보다 공급이 커지지 않는다. 일부 재개발은 오히려 주택수가 줄어든다고 한다.

 강남이 지금처럼 뜬 것에 대해 여러 세력의 노력도 있었겠지만 저자는 철저히 외적인 요건을 본다. 주거지로서 한마디로 완벽하다는 것. 서울은 본디 강북만으로 인구가 팽창하고 구 시가지에서 출발한 만큼 땜질식 난개발로 주거여건이 나빴다. 엄청난 인구팽창압을 분산하기 위해 정부는 강남을 개발한다. 처음엔 선호도가 낮았다고 한다. 귀양가는 기분이랄까. 그런데 한남대교를 건립하여 강북의 중심지와 연결을 높이고 대규모 택지개발을 한다. 거기에 경부고속도로가 뚤리고 이게 강남이 출발점이니 교통과 물류가 몰렸다. 고속버스 터미널도 개통해 더욱 교통의 요충지가 된다. 인구가 늘고, 서울 중심지의 인구가 공동화되며 주요 명문고들도 강남으로 이사한다. 사람들이 많아지고 소득이 늘어나니 백화점과 쇼핑센터들이 자리하게 되었다. 좋은 주거지의 요건인 질좋은 주거여건, 교통망, 많은 일자리, 교육여건, 한강이라는 지리적 환경이 모두 합쳐져 최고의 주거지가 될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이렇게 강남을 살핀 후 저자는 서울을 권역별로 분석한다. 어려서부터 서울에 살았지만 워낙 남부지역에만 거주하며 돌아다니지 않은지라 각 구들과 지역이름이 너무 낯설다. 서울을 떠난지도 거의 20여년이 되어 더욱 많아지고 복잡해진 지하철 노선도도 낯설었다. 지역마다의 세심한 분석과 정책과의 연결성을 보니 저자가 직접 돌아다니며 많이 공부한 느낌이 들었다.

 혐오시설의 철거도 주목했는데 서울의 여러지역중 과거에 생겨난 지하철이나 철도의 차량기지, 군데군데 남아있는 시멘트 공장이나 중소 공장들, 주요 간선도로들이 사라지거나 지중화될 계획이 많았다. 그런 대규모 땅은 개발되어 지역의 가치를 높일 거란 말은 설득력이 있었다. 또한 이 책의 독특한 점은 서울 주거여건에서 자연환경을 강조했다는 점이다. 서울의 주거지가 양적 팽창을 끝내고 질적 경쟁으로 치달으며 막판에 중요해지는 요소는 결국 자연환경으로 꼽았다. 인근에 산과 강이 있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는 것이다.

 2년전 책이라 GTX에 대한 정보다 최근과 다르고 정부의 부동산 정책이 더욱 강해졌다는 점에서 지금 시류와 좀 다른면도 있지만 전체적으로 인상적인 책이었다. 서울에 대해 관심이 있는 사람들은 볼만한 책이란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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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터라이프 2019-08-22 22:4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정치는 생물이다’는 박지원 의원의 수사의 페르소나죠 ^^ 가끔 들을때마다 작게 웃곤 합니다 ^^;

닷슈 2019-08-22 22:52   좋아요 0 | URL
그분 자체도 정말 정치생물인 것 같습니다. 2년전 대선때 현대통령 그리 비판하던게 기억나는데 오늘밤 김제동에선 문재인 정부의 성공이 목적이다 이러시더군요. 말씀에 많이 공감합니다.

베터라이프 2019-08-22 23:0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바로 밑에 댓글로 달아드려야 하는데 안되네요 ㅠㅠ 박지원 의원님은 고 김대중 대통령을 오래 보좌하신 것 때문에 저역시 박 의원을 존중하는 편인데요. 진짜 19대 총선 전에 민주당에서 발생한 일들은 꽤 불행한 일이었죠 ㅠㅠ 그런데 지금은 지금 정부를 매체에서 몇번이고 긍정적으로 말씀하시는 것은 이 분의 노회한 정치력을 엿보게 됩니다. 물론 긍정적인 부분에서요 ^^ 쓰신 서평에 대해 즐거운 댓글을 남겨 드려야 하는데 정치인에 대한 댓글이어서 먼저 죄송한 말씀드립니다! 쓰신 소중한 서평 잘 읽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