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6권]-달러전쟁, 트럼프 2.0 시대, 홍춘욱의 최소한의 경제토픽, 데이터를 어떻게 세상을 지배하는가, 레이어드 머니 돈이 진화한다, 환율의 대전환

과학[11권]-저속노화 식사법, 그래서 포유류, 인간이 되다, 초가공식품, 플래닛 아쿠아, 질병은 없다, 무의식은 어떻게 나를 설계하는가, 블루머신, 매직필, 트랜스포머, 노화도 설계하는 시대가 온다

역사[3권]-한국인의 탄생, 한국인의 기원, 폴란드 역사

사회[7권]-낱낱히 파헤치는 여론 조사의 모든 것, 재앙의 지리학, 생존십, 명령에 따랐을 뿐, 붉은 인간의 최후, 혐오 사회, 지불되지 않는 사회

문학[2권]-원더풀 랜드, 기억을 되살리는 남자

인문[3권]-문학의 역사, 지적대화를 위한 넓고 얕은 지식 무한, 어떻게 죽을 것인가

경영투자[7권]-배당투자 나는 50에 은퇴했다, 왜 추세추종 전략인가, 초수익 성장주 투자, 미국주식 투자의 정석, 5년 후 10배 오를 바이오 기업에 투자하라, 20대 의사 달물결의 미국주식투자, 5년 후 10배 오를 바이오 기업에 투자하라

교육[3권]-교실문화혁명, 학생주도성을 돕는 프로젝트 수업, 2022개정교육과정 평가 AI로 날개를 달다

예술건축[2권]-빈센트 반고흐 영혼의 그림과 편지, 처음 만나는 국악 수업 

미래[2권]-듀얼 브레인, 모든 것을 전기화하라

지리[1권]-지리의 힘3


2025년 상반기엔 위와 같은 책들을 읽었다. 총 47권이다. 이번 상반기엔 과학과 경영, 경제책을 많이 보았다. 가장 좋았던 책 10권을 골라봤다.


10. 지적대화를 위한 넓고 얕은 지식 무한

오랜만에 채사장이 내놓은 책이다. 이전 작인 소설 소마는 실망이 많았고 전작과 같은 작품을 기대했다. 지대널얕 시리지의 마지막으로 지식을 강조하기 보다는 깨달음을 얻는 실천에 관한 책이다. 그리고 그 도구, 즉 실천방법은 불교나 힌두교 등 고대동양에서 해온 방법등을 강조한다. 이 책이 세상을 바라보고 개인이 가야하는 방향에 대한 채사장의 본심에 가장 가까운 것이다. 하지만 역설적으로 그의 책 중 이 책이 인기나 방향면에서 가장 약할게 분명하다.


9. 트럼프 2.0시대

나는 솔직히 트럼프가 다시 돌아올 것이라 생각치 않았고, 그가 재선하리라 예상하지 못했다. 어쨌든 그가 가장 강력한 나라의 대통령이 된 것은 다시 한 번 사실이 되었고 전 세계가 그에게 휘둘리고 있다. 그걸 예상한 책이다. 저자는 그의 재선을 예상하였고, 관세를 비롯한 트럼프의 정책과 그 실현 가능성을 타진한다. 조금 더 미리보았다면 투자 측면에서 괜찮을 수 있었던 책이다.



8. 모든 것을 전기화하라

기후 위기의 시대 여러 가지 탈탄소 방안이 제시된다. 아나바다운동, 채식주의, 수소경제, 재생에너지 등등이다. 하지만 공통적으로 인간의 욕망과 본능을 제어하며 희생과 공감 등 도덕적 요구와 따르지 않음에 대한 비판이 뒤따른다. 이는 반감의 요소이기도 하다. 하지만 모든 것을 전기화하고, 재생에너지 인프라를 구축하고, 관련 법안과 정책, 금융책을 만들어낸다면 이것이 가능하다는게 저자의 생각이다. 재생에너지 전기 생산량을 3배로 늘이고 부족 부분을 원전과 그리드, 가정내 배터리, 약간의 수소가 분산한다면 모든 것의 전기화는 가능하다는게 저자의 주장이다. 신박했다.


7. 인간의 되다

루이스 다트넷의 인류문명 3번째 작품이다. 기대가 커서인지 3번째가 가장 실망스러웠다. 전작 오리진이 너무 대단해서이기도 하다. 인류 문명을 개괄하며 전작보다는 인문학적인 부분에 집중한다. 인간 이타성, 감염병, 인구의 힘, 중독물질 등이다. 여전히 흥미롭고 깊이가 있다.





6. 무의식은 나를 어떻게 설계하는가

사람은 누구나 항상 의식이 깨어 있다고 생각하지만 인간은 대개 무의식 상태다. 이는 효율의 관점에서 설명이 가능하다. 의식은 대개 하는 일의 상당 부분을 총괄하는 상태로 에너지 소모가 크고 피곤하다. 인간은 무엇이든 익숙해지고, 숙달하면 이를 무의식으로 처리한다. 그것이 효율적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런 무의식은 서브루틴화하여 여러 개가 존재한다. 때문에 이들은 서로 교환되고, 협력도 하지만 충돌하는 경우도 있다. 그래서 사람은 특정 결정에 망설이는 경우가 생겨난다. 무의식이 인간의 많은 부분이라면 인간의 자유의지에 기반한 사법시스템에는 새로운 함의가 생겨날 수 밖에 없다.


5. 초가공 식품

인간의 비만은 초가공식품의 등장과 그 궤를 같이 한다. 초가공식품이 사람을 비만하게 만드는 것은 확실하다. 초가공식품은 사람의 마이크로옴을 교란하고, 영양을 거의 제공하지 않으며, 안전성 측면에서도 전혀 검증이 되지 않았다. 또한 생산과정에서 환경을 크게 파괴한다. 이런 측면에 세세히 다룬 책으로 정독할만 하다.




4.매직필

비만 신약이 개발되어 전 세계 사람들이 이를 복용하고 있다. 이는 GLP-1유사물질의 개발로 가능해졌다. 이것이 살을 빼게 하는 것은 확실하다. 하지만 그 부작용도 문제다. 구토와 췌장. 신장에 대한 문제, 영양 결핍, 인간의 보상시스템 약화, 우울증의 증가 등이다. 이는 사회에 생각보다 큰 문제를 야기할 수 있지만 비만 신약은 아직 사용초기로 이런 문제가 두드러지지 않는다. 저자는 자신이 이를 복용하며 느낀 점 그리고 조사하며 느낀 점을 책에 잘 담아냈다. 도둑맞은 집중력의 저자인 만큼 필력도 좋다.


3. 문학의 역사

문학의 역사, 정확히 말하면 유럽, 특히 영국 중심의 문학의 역사를 다룬 책이다. 신화부터 시작하여 서사시, 비극, 소설, 시 등을 다룬다. 학교 다닐 적 역사나 문학 시간에 들어본 다양한 작품과 작가들이 나오는데 그들이 갖고 있는 시대상과 의미, 내용에 대해 알게 되어 좋았다. 책에 나오는 몇몇 문장들은 제법 울림도 있다. 워낙 이런 분야에 취약하여 이 책이 채워주는 그런 부분이 좋았다.


2. 한국인의 탄생

저자의 유튜브 영상도 요즘 많아 졌다. 한국판 국화와 칼에 가깝다는 느낌을 준 책이다. 한국인은 매우 근면하게 일하고 이웃을 무척 챙기면서도 증오한다. 또한 음식은 나물위주로 채식이다. 이는 한반도의 척박한 생산성에 기인한요소다. 또한 한국은 산이 많은 지라 산성위주의 방어전쟁을 한다. 이웃 국가들이 더 크고 생산력이 좋아 물량공세에서 밀리나 피해를 최소화하며 전쟁을 치루는 방식이다. 한국은 그래서 원거리 무기와 화력에 집중하며 지금의 국방체계도 그 영향을 받았다. 한국인의 민주주의 기반은 나 중심주의, 혹은 무언가를 요구하는 것은 조선정도전의 영향을 본다., 무척 흥미로운 책이다.


1. 트랜스포머

근래에 읽은 책 중 가장 어려웠다. 책은 물질대사의 방법인 크레브스 회로에서 모든 것을 찾는다. 이 방법을 통해 지구상의 거의 모든 생물은 에너지를 얻고, 몸을 합성해낸다. 이를 화학적으로 하나하나 설명해주는데 책의 어려운 부분은 바로 이 지점이다. 진화는 생명의 변화를 설명하지만 그 시작은 설명하지 못하는데 저자는 이를 통해 생명이 생겨난 과정을 설명해준다. 인간의 암 발병 이유역시 크레브스를 통해 설명해낸다. 읽기 쉽진 않았지만 책을 통해 생명의 시작과 노화, 의식, 암발병 등에 대해 한 걸음 더 다가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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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것을 전기화하라 - 100% 전기에너지의 시대
사울 그리피스 지음, 전현우.김선교.권효재 옮김 / 생각의힘 / 202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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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많은 환경 책에서 전기의 과다한 사용은 비판을 받는다. 화력 발전의 경우 전기는 에너지를 전기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열로 인해 상당한 에너지 손실이 일어난다. 그리고 송전 과정에서 다시 에너지 상실이 일어나며, 전기 기기가 동력이든, 열이든, 냉각이든 기기의 용도에 맞게 다시 에너지를 전환하는 과정에서 또 손실이 일어나기 때문이다. 그래서 인덕션이나 전기 용광로, 전기 밥솥 등은 환경론자들에게 많은 비판을 받는다. 하지만 이 낭비성이 심한 전기를 모두 재생에너지로 생산한다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그리고 책 '모든 것을 전기화하라'는 인간이 사용하는 모든 물건의 작동과 생산에 전기를 사용하는 것이 탈탄소를 실천하는 가장 현실적이고 확실한 방법이라고 주장한다. 비판만 받는 전기를 해결책으로 제시하니 상당히 관심이 갖다. 

 2016년 인류는 파리 협정은 통해 21세기 내의 기온 상승을 1.5도 이내로 막기로 결정하였다. 하지만 구체적 실천방법도 구속력도 없기에 10년이 지난 지금도 인간은 탄소배출량을 조금도 줄이지 못했다. 심지어 코로나 팬데믹 기간에도 탄소 배출량은 놀랍게도 증가했다. 허송세월한 만큼 목표 달성을 위한 시간은 얼마 남지 않았다. 만약 2000년부터 탈탄소를 시작했다면 30년 내 50%를 감축했으면 목표 달성이 가능했다. 시간이 기니 할 만한 느낌이다. 하지만 2020년부터라면 10년내 50%를 감축해야 하고 2026년 시작이라면 수 개월 안에 50%를 감축해야 한다. 이미 세 번째 시나리오로 가는 것이 확실한데 그렇다면 1.5도 감축은 경천동지할만한 일이 일어나지 않는 한 불가능해졌다고 봐야 할 것이다. 

 모든 것의 급격한 전기화는 생각보다 쉽지 않다. 사람이 쓰는 전기 제품이나 시설은 수명이 있기 때문이다. 보통 자동차는 10년, 냉장고 12년, 온수기 10년, 의류건조기 13년, 옥상구조물 15년, 보일러 18년, 발전소는 50년의 수명을 갖는다. 그냥 두면 교체주기가 이처럼 길다. 그리고 바꿀 때 전기제품으로 바꾼다는 보장도 없다. 그렇기에 정부의 강력한 정책과 인센티브 및 금융 지원이 필요하다.

 저자는 모든 것의 전기화를 위해 5가지 방안을 제시한다.

 1. 공급에너지, 최종 사용에너지를 모두 전기화한다. 그리고 그 원전은 재생에너지와 원자력이다.

 2. 거대 사회 기반 인프라는 물론, 개인 인프라도 변화시킨다.

 3. 새 구매하는 모든 자동차는 전기차여야 한다. 그리고 새로 구매하는 모든 보일러도 히트펌프여야 한다.

 4. 정치가는 인프라 교체를 유도하는 정책을 만들어야 한다

 5. 은행가와 금융당국은 비상 대응을 위한 금융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

 

 저자는 아직 미국이 정신을 차리지 못하고 있으며 이로 인해 세계대전 제로를 위한 총력전을 펼치지 않는다고 본다. 실례로 미 정부는 기후 위기 및 기술에 연간 30억 달러를 사용한다. 그런데 이는 미국이 냉전때 총력을 펼친 아폴로 프로그램의 1/50 수준에 불과하다. 

 그리고 정책과 사고의 전환도 필요하다. 미국은 과거 1970년대에 오일쇼크를 거치면서 처음으로 각 경제 주체의 에너지 흐름을 파악하고 효율화를 시도한다. 그리고 이 때 사람들로 하여금 물건의 사용을 줄이고, 재사용하고 재활용하라는 지금도 통용되는 마법의 주문을 만들어냈다. 하지만 이는 실패했다. 사람은 당장 죽을 위기가 아니라면, 혹은 매우 소수의 적극적인 환경 운동가가 아니라면 이와 같은 행위를 전면적으로 하지 않는다. 자신의 욕망에 반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저자는 앞으로의 환경운동은 효율성에만 집중하는 방식을 버려야 한다고 주장한다. 충분히 자신의 욕망을 위해 물건과 에너지를 소비하면서도 기후 위기를 극복하는 방식이 바로 전기화라는 것이다. 

 저자의 주장에 의하면 미국내의 모든 기계 설비를 전기화하면 오히려 효율이 많이 올라간다. 그래서 필요로 하는 1차 에너지량이 무려 절반으로 줄어든다. 

 우선 발전부분이다. 화석연료에 기반한 발전이 낭비가 심하기 때문이다. 화력발전은 기본적으로 물을 끓여 터빈을 돌려 전기를 생산한다. 때문에 이 과정에서 열로 에너지가 많이 손실되어 열-전기 전환에서 50%의 에너지가 사라진다. 반면 재생에너지 발전은 절차가 더 간단하여 화력발전의 경우보다 효율이 15%이상 높다. 

 교통수단에서도 전기화는 효율을 높인다. 내연기관은 화력발전보다도 에너지 효율이 낮다. 내연기관은 연료를 운동에너지로 전환하는 비율이 고작 20%에 불과하다. 그 전환과정에서 상당한 열이 발생하여 낭비되기 때문이다. 전기차로 전환하면 차량 운행 에너지 소비를 내연기관의 1/3수준으로 줄일 수 있다.  

 사람들은 잘 주목하지 못하지만 화석연료는 얻는 과정에서도 상당한 에너지를 소비한다. 채굴, 탐사, 정제, 운송에 막대한 에너지가 소요된다, 때문에 모든 기기를 전기화하고, 에너지 생산도 재생에너지로 충당하게 되면 이 막대한 손실이 당연히 제로가 된다. 미국은 석유와 가스추출공정에 미국 전체 사용에너지의 2%, 천연가스 수송에 1%, 석탄 채굴 장비와 운전에 0.25%, 철도로 석탄 광산에서 발전소로의 수송에 0.25%, 원유를 정제하는데 3-4%, 합계 8-11%가 소모된다. 화석에너지는 이처럼 사용에 투입되는 에너지가 많기에 투입대비 획득에너지가 7-8정도다. 하지만 재생에너지는 그것의 두배에 달한다. 

 건물의 전기화도 6-9%에너지를 절감한다. 현재 난방과 온수는 보일러에 의존한다. 히트펌프는 외부 공기나 집 아래의 지열과 같은 풍부한 원천에서 열에너지를 집중시켜 가전이나 환기, 난방, 냉방 장치에 공급을 한다. 그래서 보일러에 비해 3배 이상의 냉난방 효과가 있다. 

 이처럼 모든 것의 전기화는 막대한 에너지 이득을 준다는게 저자의 계산이다. 하지만 모든 것을 전기화하려면 전기의 생산을 지금의 3배로 늘려야 한다. 그리고 이를 위해서는 가능한 모든 곳을 태양광 패널과 풍력 터빈으로 덮어야 하며, 미국의 전력망도 지금보다 훨씬더 촘촘히 해야하고 서로 연결을 강화해야 한다. 

 미국의 에너지 수요 전체를 태양광발전으로 충당하려면 대충 미국토의 무려 1%가 태양과 패널로 덮여야 한다. 광대한 면적 같지만 이는 현재 미국내의 도로와 건물의 지붕 면적과 비슷하다. 즉, 이 부분만 덮어도 충분하다는 것이다. 약 6만 7.3km2정도인데 이는 태양광 패널이 땅을 덮는 비율 60%, 전기전환 셀효율 25%, 설비이용률 24%를 고려한 값이다. 풍력 터빈만으로 전기를 충당하낟면 40만 4868km2이 필요하다. 일부 사람들은 태양광 패널의 효율과 빈땅이라는 장점으로 미국의 광대한 사막이 태양광발전에 적합하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이곳은 소비지와 멀리 떨어져 있어 송전과 배전의 문제가 상당하여 발전 장소로 적합하지 않다. 

 원자력은 재생에너지 시대에도 필수다. 이는 재생에너지가 지역 편재성을 띄고 있으며 기후의 영향을 강하게 받기 때문이다. 때문에 원자력은 재생에너지 발전이 적합하지 않거나 기후를 대비해 어느정도 필요하다. 하지만 관련 설비와, 방사능 폐기물, 그리고 안보상의 문제로 단가 자체가 재생에너지에 비해 높기에 중심이 될 수 는 없다. 

 재생에너지 시대에는 시간, 지리적으로 분산된 에너지 소비자들을 서로 연결하여 각자가 가진 발전 및 전력 저장 용량을 필요할 때 활용할 수 있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 가정은 대개 낮보다는 구성원이 모이는 저녁에 에너지를 소비한다. 하지만 사무실과 공장은 낮에 에너지를 주로 소비하고 밤에는 거의 사용하지 않는다. 산업화시대에는 전력이 정전 방지의 손실을 피하기 위해 항상 발전 상태였다. 그리고 화력발전은 전기를 쓰지 않는다고 끌수도 없다. 다시 켜는데 막대한 시간과 에너지가 들기 때문에 낭비스럽더라도 그냥 켜놓는게 더 효율적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화력발전 전기는 저녁에 싸다. 때문에 많은 국가들에게 야간 근무를 하는 경우가 많다. 급여를 더 주더라도 전기값이 싸서 이윤을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태양광은 낮에는 에너지 생산이 많으나 저녁과 아침엔 약하다. 이를 풍력터빈이 보완한다. 풍력은 아침과 저녁이 바람이 많이 불러 발전용량이 더 높기 때문이다. 계절적 요인도 마찬가지다. 태양광은 당연히 여름이 강하고, 겨울이 약하다. 하지만 풍력은 여름보다는 겨울이 바람이 더 쎄서 강하다. 하지만 그럼에도 변동성 문제는 완전히 해결되지 않을 수 있다. 이는 재생에너지의 필연적 약점인에 이를 보완하는 대규모 에너지 저장장치다. 각 가정에는 전력수급이 모자람을 대비해 일정용량의 배터리가 필요하며, 각 가정에서 충전상태로 놀고 있는 전기차의 배터리도 이에 활용이 가능하다. 또한 그럼에도 부족한 부분은 각 지역, 국가간의 그리드 연결로 대비하게 된다. 그래서 전기화 시대의 송전망은 지금보다 지역, 국경을 넘어 더욱 촘촘해야 한다.

 저자는 좀 획기적으로 화석연료에 대한 보상도 주장한다. 현재 미채굴 화석 연료의 시장 가치는 10-100조 달러에 이른다. 편차가 굉장히 큰데, 아직 발견되지 않거나 기술 발전으로 채산성이 생길 수 있는 것들등 변수가 많기 때문이다. 이것이 돈이 된다면 화석 연료 기업이나 산업체들은 각종 핑계를 대며 이를 지속 생산할 수 있다. 때문에 이 부분에 대한 국가차원의 보상은 그것을 막는 하나의 중요한 방법일 수 있다. 화석 연료 기업은 기본적으로 에너지 기업이다. 이들은 막대한 보상금을 통해 21세기의 새로운 재생 에너지 인프라나 첨단 산업 기업으로 변모할 수 있다. 

 여러 가지 규제의 철폐도 해결방안의 하나다. 호주에서는 지붕 태양광 패널 설치비용이 와트당 1달러에 불과하다. 하지만 미국은 3달러다. 이유는 지붕의 설치물에 대한 규제, 허가, 검사료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샌프란 시스코의 경우 비중 태양광 패널은 가장자리에 설치하지 못한다. 샌프란시스코는 지진 다발 지역으로 1906년 지진으로 인한 대규모 화재가 발생했다. 당시 각 가정과 건물은 가스등을 사용했는데 지진으로 인한 가스가 지붕으로 인해 외부로 배출되지 못해 폭발과 화재의 원인이 되었기 때문이다. 이에 가스의 누출을 위해 지붕에 구멍이 뚫리게 되었고 이로 인해 태양광패널이 지붕을 완전히 덮지 못하게 되었다. 시대착오적이다. 가스등을 마감한지는 매우 오래되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지난 2세기는 화석 연료의 시대로 대부분의 규제, 인센티브, 세금, 보조금, 규칙이 화석연류에 유리하게 구성되어 있다. 전면개선이 필요하다. 

 미국은 공화당 우세 지역이 재생에너지에 반대하며, 화석 연류 체계가 주는 경제활동을 하고 있다. 하지만 역설적으로 태양광과 풍력에 적합한 빈 땅은 공화당 우세지역이 많다. 저자는 공화당 우세지역이 반대하지 않을 것이라 생각한다. 왜냐하면 신재생 에너지의 설치와 전력망의 대규무 설치는 해당 지역에 막대한 일자리를 만들어 낼 것이기 때문이다. 저자는 이를 2500만개로 예상한다. 물론 장기적인 일자리를 아닐 수 있으며, 로봇에 대체할 요인도 감안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 책의 장점은 인간의 소비와 욕망을 줄이지 않으면서도 탈탄소를 할 방법을 제시한 부분이다. 답은 전기화다. 전기에 대한 새로운 생각을 가질 수 있었고, 한국의 사정에 맞는 방법에 대한 고민도 필요해 보인다. 우린 미국보다도 국토가 좁고 재생에너지에 부적합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우리는 미국보다 나라가 작아 촘촘한 그리드를 만들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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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화도 설계하는 시대가 온다 - AI와 바이오 혁명이 바꾸는 노화의 미래
박상철.권순용.강시철 지음 / 매일경제신문사 / 202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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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충 10년 전부터 미래 관련 책을 꾸준히 보고 있다. 당연히 인간 수명의 연장도 미래 주요 과제 중 하나인데 인간이 영생에 가까워지는 방법은 크게 세 가지 정도이다. 하나는 유전자든, 세포대사든 생물학적 접근으로 노화 및 질병에 걸리는 것을 막아 영생에 가까워지는 것, 두 번째는 신체의 많은 부분, 혹은 심지어 두뇌까지 기계와 결합하여 사실상 사이버네틱스가 되는 것 마지막은 의식 자체를 디지털화 해 디지털 공간에서 영생하는 방법이다. 

 책은 영생까지 다루진 않지만 현재 세계 여러 기업과 과학자들이 시도를 소개한다. 이는 노화를 최대한 늦추어 늙어서도 삶의 활력을 잃지 않고, 건강하게 삶의 질을 높이며 살아갈 수 있는 여러 방법들이다. 책은 이를 노화디자인이라 한다. 

 노화설계에는 3가지 혁신적 접근이 있다. 생물학적 혁신은 크리스퍼-캐스9 기술로 노화 관련 유전자를 정교하게 조정하는 것이다. 줄기세포와 합성생물학으로 손상 조직의 재생과 새로운 생체구조 설계가 이에 해당한다. 생화학적 혁신은 표적 약물로 노화 세포만을 정밀 제거, 회복하는 것이다. 나노로봇을 활용해 초미세의사처럼 몸속을 순찰하여 노화 징후를 감지하여 대응한다. 기계공학적 혁신은 엑소스켈레토으로 신체기능을 보조하고, 인공지능과 뇌-컴퓨터 접속으로 인지능력을 보완하고 인간의 정신을 확장하는 것이다. 

 수명연장연구는 크게 3가지다. 노화 또는 노화 진입 세포의 기능조절로 젊게 몸을 유지하는 것으로 텔로미어 조절, 대사조절이 이에 해당한다. 다른 하나는 생체조직에서 노화세포를 제거하는 것이고, 마지막은 호르몬 대체 및 최적화 요법이다.

 텔로미어는 염색체의 말단으로 반복적 DNA서열이다. 세포분열과정에서 유전자 복제의 안정화를 꾀하고 염색체를 보호한다. 문제는 세포분열마다 텔로미어가 점점 닳는다는 것이다. 신생아는 텔로미어 길이가 8.5-13.5kbp이나 40세이면 6.7, 60세면 6.1, 80세면 5.5, 사망하면 5정도까지 줄어든다. 그래서 텔로미어의 길이를 연장하거나 줄지 않게 막는 것은 초기 노화연구에서 핵심과제로 여겨졌다. 텔로미어의 조절은 텔로머라아제를 활성화하거나 약물로 길이를 조정하는 방안이 있다. 다만 최근 텔로미어의 길이가 짧아지는 것은 노화의 결과물로 생각되는 경향이 많아졌으며 대사조절로 노화연구의 초점이 옮겨졌다. 

 대사조절은 4가지 방안이 있다. 첫 번째는 칼로리 제한 모방 약물로 레스베라트롤, 메트로포민이 있다. 다음은 몸의 활력을 주는 NAD+부스터로 NMN, NR등의 물질이 있다. 세번째는 mTOR억제제로 라파마이신이 있다. 네번째는 AMPK활성화제로 메트로포민이 있다. 

 호르몬 대체 및 최적화 요법은 6가지다. 성장호르몬과 테스테스테론, 에스트로겐과 프로게스테론, DHEA, 멜라토닌, 갑상선 호르몬이다. 호르몬 요법은 근육량, 골밀도, 피부탄력 같은 신체적 노화 현상을 완화하고 인지기능과 정서적 안정, 전반적 웰빙을 제공할 수 있다. 

 미네소타의 커쿠우드는 노화세포만을 선택저그올 제거하는 제노제를 개발했다. 노화유전자인 p16과발현 세포만을 제거한 것이다. 늙은 동물에 이를 적용하니 동물의 활동성이 증가하고 심지어 외모도 젋어졌다. 노화세포는 세포 자연사에 강한 저항성을 갖는다. 하지만 퀘르세틴과 다사티닙을 함께쓰는 칵테일 요법이 여기에 의미있는 노화억제 효과를 보였다. 

 복제기술은 단순히 생명체를 만들어 내는 차원을 넘어 생명현상 자체를 조작하는 수준이다. 체세포 복제술과 만능줄기세포가 여기 해당한다. 자연상태에서 줄기세포는 배아줄기세포와 성체줄기세포가 있다. 배아줄기세포는 배아에서 추출되며, 거의 모든 세포로 분화가 가능하고, 대량 배양이 되고 다른 인종 및 혈액형에도 거부반응이 없다. 또한 세포 하나가 성체로 자라나는 전능성이 있고, 모든 조직, 기관으로 분화하는 만능성이 있다. 성체줄기세포는 성인 신체의 각 조직, 기관에 있으며 계통분화적이고 안정적이며, 암세포로 발현하지 않는다. 다만 배양이 어렵고, 거부반응이 있다. 

 유도만능줄기세포는 태아가 아니라 놀랍게도 일반 성체의 체세포를 배아줄기세포로 되돌린 것이다. 이는 일반세포에는 거의 없지만 줄기세포에만 많은 인자를 일반 세포에 주입하여 해낸 일이다. 

 조직공학은 생명과학과 공학의 융합분야로 손상된 조직이나 장기를 재생하고 대체하는 기술이다. 세포, 생체세포, 생리활성물질은 정교하게 포함하여 원하는 조직을 만들고 세포가 안정적으로 자라는 3차원 구조제를 설계한다. 3D 바이오프린팅을 통한 개인 맞춤형 장기가 주요 방법인데 이는 장기이식의 거부반응과 장기의 부족이라는 문제의 근원적 해결책이다. 

 뇌의 가소성은 노화에 중요한 요소다. 인간은 곧 뇌자체이기 때문이다. 노화를 뇌의 신경세포수를 감소시키는데 이로 인해 기억 담당 해마와 판단을 담당하는 전두엽에서 감소가 두드러진다. 도파민, 세로토닌 같은 신경전달 물질도 감소하여 뇌의 정보전달이 느려진다. 노화하면 뇌의 혈류가 감소하여 산소와 영양공급이 줄어들고, 만성염증으로 신경세포 손상이 가속화해 인지능력이 줄어든다. 해결책은 약물치료로 신경퇴행성 질환의 속도를 늦추고, 체계적인 인지훈련으로 뇌의 가소성을 높이고, 유산소 운동으로 뇌의 혈류량을 높이고, 항산화 영양소가 풍부한 식단, 충반한 수면과 스트레스 조절이 있다. 

 뇌 가소성은 시냅스 가소성과 구조적 가소성이 있다. 시냅스 가소성은 신경세포 사이의 연결강도를 조정해 정보전달의 효율을 높이는 것이다. 구조적 가소성은 신경세포간 새로운 연결을 형성하여 불필요한 연결을 제거해 뇌의 회로를 재편성하는 것이다. 뇌의 가소성 향상 방안은 신경영양인자 생성촉진 약물 투입, 경두개 직류자극, 경두개 자기 자극, 컴퓨터 기반 인지훈련이나 게임이다. 

 BCI는 뇌와 컴퓨터를 직접 연결하여 뇌의 신호를 해독하고 이를 이용해 외부장치를 제어하거나 정보를 뇌로 전달하는 혁신적 기술이다 이 기술은 신경신호해독, 신경신호 인코딩, 신경인테페이스 기반으로 이뤄진다. BCI는 뇌기능 저하 극복, 치매치료, 인간능력의 확장을 가능하게 한다. 

 엑소스켈레톤은 강화외골격을 말한다. 즉, 인간이 입는 로봇이다. 엑소스켈레톤은 사람의 근력과 지구력을 보완하여 보행을 강화하고 낙상을 줄이고, 활동량을 늘린다. 다만 고가이기에 개인 구매가 어렵고, 무거워서 사용자 편의성이 떨어지며, 장기적 안전성과 효과검증이 필요하다. 엑소슈트는 기존의 딱딱한 외골격대신 유연한 직물과 케이블을 사용하는 것으로 5kg미만으로 가볍다. 

 크리스퍼 캐스9은 캐스9 단백질이 두 개의 RNA 가이드를 통해 특정 DNA서열을 인식하고 절단하는 것을 활용한 기술이다. RNA 이용 방식으로 설계가 간편하고, 비용이 낮고 효율은 높다. 유전자 편집 기술은 질병치료, 농작물 개량, 새로운 생물 소재 개발에 활용된다. GMO 농작물은 외부 유전자를 도입한 것으로 부작용 논란이 있지만 유전자 편집 농산물은 생물체 내부의 유전자 편집이기에 이런 논란으로부터 비교적 자유롭다. 

 CAR-T 세포치료는 살아 있는 약으로 불리는 혁신적인 암치료다. 환자의 면역세포를 유전적으로 강화하여 암세포를 정말 공격한다. CAR은 키메릭 항원 수용체로 암세포 표면의 특정 항원을 찾아내도록 설계된 유전자 조직 수용체다. 환자의 몸에서 면역 세포를 T 림프구에서 채취한 후, 암세포를 정확히 찾아내게 유전적으로 조직한다. CAR-T는 혈액암 치료에는 매우 효과적이지만 고형암은 덩어리라 접근하기 어려운 면이 있다. 

 나노로봇은 생물학적 시스템을 모방하는 바이오미메틱 접근법과 인공설계 접근법이 있다. 나노로봇은 특정 부위에 약물을 전달하고 직접 치료를 수행한다. 나노로봇은 혈액이나 체액에 의존해 수동적으로 이동하거나 자기장, 화학적 추진, 초음파를 이용해 스스로 이동하기도 한다. 나노로봇은 종양조직에만 약물을 전달하거나, 혈관-뇌장막을 통과하는 게 가능하여 뇌종양, 알츠하이머 치료에 이용이 가능하고, 혈전제거나 동맥 플라크를 제거할 수 도 있다. 

 최근 양자컴퓨터의 실용화가 현실성 있게 다가오고 있고, 신경인터페이스 기술이 발달하며 의식의 디지털화가 가시화되고 있다. 신경망 매핑은 인간 뇌의 복잡한 네트워크를 해독하여 인간 존재의 본질을 탐구하는 시도다. 이는 인간을 디지털 언어로 해독하는 일이다. 의식을 디지털 공간에서 유지하고 확장할 가능성이 있다. 하지만 양자이론에서는 인간 의식을 디지털화하려면 단순히 신경망 복제를 넘어서서 뇌에서 일어나는 양자 상태까지 재현해야 한다고 본다.

 과거는 디지털 기기를 인간이 지시와 통제했다면 이제는 인간이 초지능 시스템에 의존하는 숙주시스템을 눈앞에 두고 있다. 인간은 기억하고 정보처리하던 상황에서 벗어나 초지능이 제공하는 방대한 지식과 통찰을 활용하여 여기서 가치창출을 하는 존재로 자리매김할 가능성이 높다. 초지능에 대한 현명한 의존이 중요해지며 인간 고유의 감성, 창의성, 직관이 중요해진다. 이미 나타나는 문제지만 인공지능에 대한 과한 의존은 인간 자체의 독립적 사고력과 판단력을 약화한다. 

 한국은 초고령 국가이면서도 4차 산업혁명 기술을 선도하려는 국가다. 때문에 저자는 위기이면서도 이런 기술을 활용해 시니어가 많은 상태에서도 국가의 활력을 잃지 않는다는 것이 가능하다고 본다. 2050년이면 한국은 65세이상 인구가 40%에 달하고, 2067년이면 46.5%다. 거의 절반이 노인인 셈이다. 물론 이 때쯤 되면 외향은 더욱 젊어지고, 활력도 크고 수명도 더욱 늘어나 노인의 기준은 더욱 뒤로 갈지 모를일이다. 하지만 여전히 고령인구인만큼 이들의 활력을 유지하여 국가의 재정을 아끼고, 경제인구로 활용하는 것이 매우 중요한 문제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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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의 힘 3 - 지리는 어떻게 우주까지도 쟁탈의 대상으로 만드는가 지리의 힘 3
팀 마샬 지음, 윤영호 옮김 / 사이 / 202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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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간은 아프리카를 빠져나와 세계 각지로 퍼져나갔다. 아직 기술과 문명은 미약했고, 전 세계로 퍼져나가긴 했지만 서로의 존재를 몰랐고, 텅 빈 땅도 많았다. 그러다 항해 기술이 발달하며 다른 사람들이 도착해 살고 있는 땅을 새로 발견하기도 했고, 과학기술이 발달하고 인구가 불어나며 빈 땅도 점차 채워나가게 되었다. 땅과 바다엔 자원이 풍부하거나, 교통의 요지이기에 지리적으로 유리한 지점이 있었는데 그 부분은 가장 강력한 나라가 차지하게 되었다. 처음엔 스페인과 포르투갈이었고, 다음은 영국이었으며, 현재는 미국이 그렇다. 유럽의 강국들은 자기 나라와는 매우 동떨어진 곳에 속령을 갖고 있곤 한데 모두 과거의 흔적이다.

 어쨌든 지구는 각 나라들의 영토와 사람으로 꽉 찼다. 바다도 완전하진 않지만 거의 교통정리가 되었다. 다음 곧 다가올 쟁탈지는 바로 우주다. 그래서 우주에서는 새로운 지정학과 쟁탈전, 전쟁이 벌어질 가능성이 높다. 지리의 힘 3편은 바로 이 우주에 집중한다. 3년 정도 전에 나온 지리의 힘2권에서 우주편을 적지 않게 마지막 부분에 서술했는데 3권은 우주에만 모든 내용을 할애한다. 

 2차대전 당시 로켓이 발명되고 2차 대전 이후 냉전이 펼쳐지며 로켓기술은 자연히 우주로 연결되었다. 소련과 미국은 각축전을 벌였는데 승리자는 기술적 우위만 확인할 수 있었을 뿐 우주개발은 이렇다할 경제적 이득과는 거리가 있었다. 그렇게 우주는 잊혀져가다 21세기 들어 상황이 달라진다. 인공위성 발사되고, 그것이 군사적 상업적으로 매우 중요한 이점을 가져왔다. 여기에 직접적으로 우주를 경제적으로 이용하는 것이 가시화 되면서 각국은 다시 우주개발에 전력을 쏟기 시작한다. 

 우주는 자그마한 지구에 비해 매우 광활하지만 지구 가까운 우주 역시 지리적 요소가 많다. 방사능이 강한 곳, 행성의 중력이 발사체를 가속화하는 수퍼하이브웨이 지역, 군사 상업적 장비를 배치할 수 있는 전략적 회랑, 천연자원이 풍부한 곳들에 제한적으로 존재하기 때문이다. 

 우주로 가기 위해서는 로켓 기술과 로켓 발사에 적합한 땅이 필요하다. 로켓 발사에 적합한 땅은 적도에 가까운 지역이다. 적도는 자전 속도가 가장 빠르기에 로켓의 자전의 힘을 실을 수 있고, 이를 위해 로켓은 동쪽으로 발사된다. 

 인공위성은 1.3kg에서 1톤까지 그 크기가 매우 다양하다. 대부분 태양전지판을 갖고 있고, 전자장비를 갖고 있다. 위성은 목표 궤도에 진입하면 지구 자전방향을 따라 서에서 동으로 비행한다. 위성은 대개 지구 중위도나 저위도 상공에 머무는 데 극궤도 위성은 발사 때 연료소모가 크기에 많이 발사하지 않기 때문이다. 위성은 지구와 다른 방향으로 회전하는데 그 궤도의 높이에 따라 지구를 한 바퀴 도는데 90분에서 2시간이 소요된다. 

 보통의 민간 기상 위성은 1km의 해상도를 갖는다. 1km보다 작은 대상물을 관찰하지 못한다는 의미다. 대개 해상도가 50m이하면 저해상도 위성으로 분류한다. 현대의 최첨단 인공위성은 0.15m의 해상도를 갖는데 사람이 쓴 안경의 상표를 읽을 수 있을 정도다. 저궤도 위성은 일종의 관문 역할을 한다. 저궤도는 보통 지상에서 160-2000km의 범위다.

 중궤도는 지상 2천에서 35768km의 범위다. 여기는 지구를 한 바퀴 도는데 대략 12시간 걸린다. 중궤도 위성은 지구의 위치 확인 및 길찾기 서비스를 제공한다. 대개 원자시계가 부착되어 있는 데 원자의 진동에 따라 시간을 측정하므로 오차가 수백만년간 1초 미만이다. 스마트폰과 차량의 내비게이션과 소통하며 위치추적장치로 사람의 위치도 파악한다.

 35768km이상이 고궤도다. 여기서는 지구와 같이 위성이 도는 정지궤도이며 통신용으로 적합하다. 고궤도는 군사용 통신위성, 도청위성, tv위성, 라디오 위성, 광역 기상 위성이 체류한다. 고궤도는 무척 광활하여 자리는 많지만 아래에 위성이 많아 전파간섭이 심해 쓸 수 있는 주파수가 매우 제한적이다. 그래서 un국제전기통신엽합은 고궤도 위성의 위치와 주파수를 지정한다. 정지궤도에서 미국은 군사, 민간상업용 고주파 위성 6대를 운용한다. 이 위성들은 차후 전투기를 비롯해 동맹국의 군대와 통신하고 미국의 핵조기경보시스템과도 통신한다. 

 고궤도에서 벗어나면 라그랑주 포인트가 나온다. 이곳은 지구와 달의 중력이 서로 상쇄되는 곳이다. 그래서 위성이 최소한의 연료소모로 머무를 수 있기에 지정학적으로 중요한 지점이다. 그리고 두 개의 천체는 5개의 라그랑주 포인트를 갖는다. L1은 지구와 태양사이에 있으며 지구에서 150만km로 유럽과 미국이 공동제작한 태양관측위성인 소호가 근처에 위치한다. 제임스웹 우주 망원경은 2022년 L2에 도착했다. L2는 태양과 지구, 달의 반대편에 위치하여 머나먼 우주 관측에 적합하다. L3-5는 아직 미활용중이다. L3는 태양의 반대편이고 무척 멀어 관심이 거의 없다. L1과 2는 가깝기에 달개발의 전초기지 가능성이 높다. 특히 L2는 달의 반대편에 위치에 전파방해가 거의 없는 장점이 있다. L2는 각축전이 벌여질 가능성이 높으나 폭이 80만 km나 되어 넉넉하다. 

 달은 지구에서 38만 5천km 떨어져 있다. 보통 지구에서 우주선으로 3일 거리이나 가장 빠른 기록은 뉴호라이즌스호가 세운 8시간이다. 달은 지구에서 밝은 부분과 어두운 부분이 있는데 밝은 곳은 고지대로 태양 빛을 잘 받아 밝아 보이는 것이고 어두운 지역은 과거 용암이 흘러 철이 있어 어두워 보이는 것이다. 달에는 규소와 알루미늄, 티타늄, 희토류가 다수 매장되어 있다. 달에는 무엇보다 헬륨3가 100만톤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는 핵융합의 원료가 되나 고작 1g의 헬륨3 채취를 위해 150만톤의 달 토양과 암석을 채취해야하는 문제가 있다. 

 달은 적도에서 남으로 2700km 거리에 2500km폭에 깊이가 13km인 남극 에어컨 분지가 있다. 여기는 주변에 우뚝 솟은 산이 있어 그곳이 햇빛을 막아 분화구 인근에 거의 햇빛이 들지 않는다. 그래서 이 곳에 얼음 결정이 다소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달의 극지점에는 6억 kg의 얼음이 존재할 것으로 추정된다.

 달에는 적도가 태양 노출이 더 강해 헬륨3가 더 많은 것으로 추정딘다. 달은 자전이 한달이나 되는데 그래서 낮이 14일 밤이 14일이다. 이는 극심한 온도 차이를 낳아 낮에는 132도, 밤에는 -179도에 이른다. 이는 달 기지의 금속이 팽창과 수축을 극심하게 반복한다는 뜻이다. 그리고 밤에는 배터리 충전도 어렵다. 그래서 기지는 적도보다는 춥지만 기온 변화가 적은 극지방이 추천된다. 달의 개기는 희박하여 방사능이 지구의 200배에 달한다. 하지만 달의 토양은 태양 복사에 대한 저항이 강하고, 낮은 열전도성으로 인해 기지건설 마감재로 적합하다.  

 화성은 최신형 우주선으로 7개월이면 도달한다. 하지만 돌아올 때는 지구로 가기 위한 정밀한 계산을 해야하기에 귀환 준비만 2년 가까이 소요된다. 화성과 지구는 평균 2억 2500만km 떨어져 있다. 하지만 가장 가까울 때면 5460만km이고 가장 멀 때는 4억 km거리다. 즉, 탐험은 아무 때나 가능한 것이 아니고 그나마 지구와 화성이 근접할 때를 노려야 한다. 

 우주는 곧 아니 이미 세계 강대국의 각축장이지만 우주에 대한 국제 조약은 미미하다. 우주조약이 1967년에 이뤄졌는데 달과 기타 천체를 포함한 우주 공간은 주권 주장에 의해 또는 이용이나 점유에 의해 또는 기타 다른 수단에 의해서라도 한 국가의 전용대상이 되지 않는다는 내용이다. 하지만 내용이 구체적이지 않고 무엇보다 강제성이 없기에 문제다. 

 2019년 나토는 지상, 공중, 해상, 사이버 공간에 우주를 작전 영역으로 추가했다. 이듬해 우주센터의 설립에도 합의한다. 그리고 2021년 나토는 회원국 중 하나가 공격을 받으면 전체에 대한 공격으로 간주하는 집단 방위 조약 조항에 우주를 추가했다. 나토 회원국 중 하나의 위성이나 우주기지가 공격 받으면 집단 방위권이 발휘될 형국인 것이다. 

 우주에는 그간 위성을 발사한 나라들로 인해 쓰레기가 넘쳐난다. 나사는 지구 궤도 주변에 지름 10cm가 넘는 파편이 2만 3천개 이상일 것으로 추정한다. 1-10cm크기는 50만개, 1mm이상이면 총 1억개다. 대부분의 파편은 크기가 작다. 하지만 이들은 시속 2500km로 공전하고 있어 고작 1cm의 파편과 충돌해도 시속 40km로 달리는 자동차와의 충돌 충격과 비슷한 타격을 입는다. 

 지금은 대 위성 무기가 많다. 탄도 미사일, 레이져, 고출력 마이크로파, 사이버 공격등이 있다. 여기에 상대위성에 화학물질을 분사해 카메라 시야를 차단하거나 유압식 로봇 팔을 이용하여 상대 위성을 궤도 바깥으로 던져버리는 방법도 있다. 

 중국은 1970년 최초의 인공위성을 궤도에 진입시켰다. 5번째 였다. 중국은 고비사막과 쓰촨성 시창, 하이난 섬 윈창, 닝보에 발사기지를 보유하고 있다. 중국은 미국의 GPS에 해당하는 베이더우 항법시스템을 갖고 있다. 1980년대 미국은 GPS를 개발하여 토지활용의 극대화, 배송서비스의 효율화, 금융기관의 거래 시간 기록등 경제부양에 1조 4천억 달러의 효과를 보았다. 이러니 세계 각국이 그들만의 GPS를 구축하는 것은 당연하다. 

 중국은 향후 10년 간 1천개의 위성을 더 발사하는 것이 목표다. 2021년 러시아와 달에 공동기지 건설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2026년 3차례의 달 착륙 후 유인 임무 후 지구귀환이 목표이며 2036년 달기지 건설과 사람 거주가 목표다. 2028년엔 창어 8호가 3D프린터로 달의 토양으로 벽돌을 만드는 설계 로봇을 싣고 달에 착륙할 예정이다. 그리고 중국은 자체 우주정거장인 텐궁 3호를 운용중이다. 

 미국은 이에 대항해 2019년 우주군을 창설한다. 4성 장군이 지휘하며 타국 미사일발사를 감지하고, 적대국 인공위성의 전파를 차단하며 우주 쓰레기를 추적하는 것이 주요 임무다. 우주군의 예산은 연간 260억 달러에지만 병력은 아직 1만 6천명 정도 수준이다. 2023년 기준 미국은 4900개 위성 중 3000개를 가지고 있어 500개의 중국을 압도한다. 그리고 2028년가지 100대의 조기경보위성시스템을 구추가려 한다. 나사는 선외활동탐사복을 새로 개발했는데 움직임이 크게 개선되었다. 새 우주복은 이산화탄소를 배추라고, 전자장비가 소형화되어 안전장치가 강화되었다. 헬멧엔 통신장비, 고속 데이터 링크, 카메라, 음성인식 마이크가 있고 방사능과 -150-120도를 견디고 6일간 생명유지가 가능하다. 

 미국과 중국에 비해 러시아는 우주 경쟁력이 크게 약화되었다. 경제력과 부정부패의 만연이 큰 문제이며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에는 100만의 러시아인이 자국에서 이탈하였는데 이 중에서는 과학자도 많다. 러시아는 1992년 우주군을 창설했고, 글로나스 군집위성이 GPS역할을 한다. 러시아의 크로나 단지는 타국의 인공위성을 파괴하는 레이저 시스템을 보유한다. 러시아는 우주정거장, 재사용가능로켓, 우주예인성 등을 목표로 하나 실천이 어려워 보인다.

 인도는 2019년까지만 해도 주요 강국들의 우주 야망을 비판하고 국제 공영을 외쳤으나 돌변한다. 인도는 2023년 챤드라 3호가 달에 착륙하여 4번째 달착륙 국가가 된다. 그리고 미국, 일본, 호주와 함께 쿼드에 참여중이며, 아르테미스 협정국이다.

 호주 역시 2030년까지 우주전력 중위권 강국이 목표다. 남반구라는 지리적 위치로 정보수집과 우주추적에 유리하여 우방국들의 관심이 많다. 호주는 외딴 곳에 우주기지 건설이 가능하고, 이는 보안과 주파수 방해를 방지한다. 1961년 호주는 미국과 협정하여 자국내 여러 개의 우주 기지를 건설한다. 이중 파인 갭 기지가 유명하며, 여기는 미국의 우주기반 적외선 시스템 지상 중계국이 탄도미사일을 감지한다. 호주는 2022년 우주방위사령부를 창설한다. 

 이스라엘은 1970년대 자국 군대가 시리아와 이집트의 기습 공격을 포착하는데 실패하자 우주에 관심을 보인다. 1982년 우주국을 설립하고 6년후 인공위성 발사에 성공한다. 다른 국가와 다르게 이스라엘은 서쪽으로 로켓을 발사하는데 동으로 쏠 경우 인근 국가에 공격으로 오인받을 가능성이 너무 크기 때문이다. 이는 연료를 30%나 더 필요로 하여 필연적으로 위성이 경량화되었고, 여기에 기술을 집약하였다. 이스라엘은 편대 비행이 가능한 나노 위성을 개발했고 UAE와 협력중이다.

 UAE는 2009년 카자흐스탄에서 첫 위성을 발사한다. 2021년에는 화성의 대기를 조사하는 호프 우주선이 화성궤도 진입에 성공한다. 자체 위성 제작이 가능하고, 소규모 군집위성도 개발했다. 아르테미스 협정 가입국이지만 중국의 5G기술을 이용하는 바람에 미국의 제재를 받아서 우주 개발이 늦춰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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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불되지 않는 사회 - 인류학자, 노동, 그리고 뜨거운 질문들
김관욱 지음 / 인물과사상사 / 202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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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책은 한국의 노동에 관한 책이다. 한국의 노동시간은 지금은 많이 줄어들었지만 여전히 경제선진국 기준 매우 높은 수준이다. 또한 직장 내 문화도 문제다. 많은 사람이 충분한 지원과 협력은 받지 못하면서도 실적위주의 개편으로 업무와 책무성은 높아지는 실태를 경험하고 있다. 직장 내 민주성도 부족하여 상사와 여러 손님 및 동료에게 갑질을 경험하고 있으며, 위험성도 매우 높아 여전히 하루에 6-7명이 출근하여 가정으로 돌아가지 못하고 있다. 노동의 디지털화는 이런 위험성과 악영향을 완화하지 않고 더욱 부추긴다. 책에서 주로 지적하는 내용이다. 책은 여러 모음글을 소주제로 묶은 것이다. 그래서 다소 파편화되어 있지만 지적하는 부분은 일관된다.

 2020년에 쿠팡 칠곡물류센터에서 김덕준씨가 사망했다. 그는 젋었는데 근무 1년여만에 몸무게가 15kg이나 줄었다. 그는 매우 활동적이고 배려가 있어 힘든 작업환경에서 동료들에게 많은 도움을 주었던 것 같다. 쿠팡은 그가 사망하자 주당 노동시간 52시간을 초과하지 않았다고 했지만 이는 사실과 다르다. 그는 야간 근무를 했는데 야간 근무시간은 30%시간이 가산되기 때문이다. 그리고 야간 노동은 국제암연구소가 2급발암물질로 규정할 정도다. 

 영국의 경제학자 제이슨 히켈은 자본주의는 태생이 식민주의적이라고 분석한다. 많은 사람들은 초기 자본주의가 특별한 기술 개발이나 상행위 등으로 자본을 축적한 것이라 생각하지만 실상은 다르다. 자본의 기원은 기본적으로 탈취에 의한 축적이고 그 과정에서 반발이 있기에 폭력이 동원된다. 자본가는 기존의 공유재를 빼앗아 사유재로 만들고, 평민의 사유재산인 노동력을 마치 공유재 마냥 헐값에 사용한다. 자본주의는 노동자들이 지속적으로 강도 높게 노동하고, 끊임 없이 소비해야 기능한다. 그렇기에 노동자에게 주어지는 임금은 노동의 가치에 비해 충분하지 않아야 한다. 충분하다면 노동자는 적당히 일하고 남은 시간은 자신의 사유재로 쓰고 말 것이기 때문이다. 또한 꾸준히 기호를 제공하여 욕망에 의한 소비에 빠지게 만들어야 한다. 결국 자본주의를 특징짓는 생산력의 발생은 인위적 희소성과 그 유지이며 희소성과 굶주림의 위협이 자본의 성장동력이 된다. 

 2017년부터 2021년까지 5년 간 국내 과로사 사망자는 2503명이다. 산재보험 가입이 안된 1인 자영업자와 택배기사는 제외된다. 철학자 한병철은 피로를 두 가지로 구분한다. 하나는 근본적 피로다. 땀흘린 노력에 대한 보답으로 탈진상태가 아니다. 능력의 상실이 아닌 새로운 영감을 얻는다. 다른 하나는 분열적 피로다. 성과사회에서 스스로를 극단적 피로와 탈진상태로 내몰면서도 오히려 일시적 성과에 도취되는 자기 긍정성의 과잉이다. 전자가 발전적이고 회복가능하다면 후자는 자기파괴적이며 회복이 불가능하다. 한국은 사람이 아파도 일을 하는 프레젠티즘이 논란이다. 

 인류학자 데이비드 그레어는 노동의 가치를 경제적 가치와 사회적 가치로 구분한다. 경제적 가치는 노동에 부여되는 돈이고, 사회적 가치는 그 노동이 사회 공동체에 기여하는 것이다. 집에서 가사와 양육을 부담하는 사람이 제공하는 소위 부불노동은 경제적 가치는 없어 심지어 GDP에도 산입되지 않지만 그것이 없다면 사회가 돌아가지 않을 만큼 사회적 가치는 높다. 청소노동자의 청소노동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경제적 가치는 낮다. 반면 변호사는 금융종사자, 악덕 기업의 CEO는 경제적 가치는 지나치게 과도하나 오히려 사회적 가치는 낮추기 까지 한다. 이처럼 불행히도 양자는 전혀 일치하지 않는 경향이 많다. 

 한국의 콜센터 노동자는 AI도입으로 대량실직이 예고 되었으나 의외로 아직까지 실직율이 높지 않다. 하지만 단기적 현상이다. 장기적으로 대체될 가능성이 높은데 놀랍게도 콜센터들은 AI상담사의 음성서비스를 개발하기 위해 상당사의 실제 고객 응대내용을 적절한 동의절차 없이 마구 사용하고 있다. 특히, 이를 인사고과 및 수당에 반영하여 사실상 인간 상담사의 선택권도 배제한다. 매우 잔혹하게도 인간상담사로 하여금 절적한 보상없이 그들의 노하우를 싸게 획득하여 그들 스스로의 직장을 없애버릴 도구의 개발에 동참하게 만드는 것이다. 인간 상담상담사들은 AI상담사의 도입 이후 그것의 기술오류로 인해 고객의 민원이 증대하고 스트레스가 커졌다고 한다. 상담사 45%가 AI상담사 도입으로 인해 전체업무량이 증가했다고 말한다. 그렇지만 어떠한 보상이나 인력충원은 없다. 

 놀랍게도 독일은 노동에 급격한 변화를 몰고올 4차 산업혁명을 앞두고 2017년 노동백서 4.0을 발표한다. 4차 산업혁명과 관련하여 전문가, 중소기업인, 학생, 견습생, 언론 등 관련 당사자가 모여 논의를 한 것이다. 22개의 도시에서 무려 175차례 토론이 이뤄졌다. 반면 한국 정부는 4차 산업혁명 관련 기술의 도입과 발전에만 몰입한다. 뒤쳐지지 않으려고만 할 뿐 그것이 가져올 사회적 후과에 대해서는 논의 자체가 없다. 

 한국은 소위 명예로운 때를 위해 시간을 허투로 쓰지 않고 살기를 종용하며 그로 인해 늘 시간이 부족한 삶은 살게 된다. 한국 사회는 그래서 시간의 빈곤과 이중빈곤의 개념으로 설명된다. 시간 빈곤은 글자 그대로 시간이 부족한 것이다. 이중 빈곤은 경제자원의 부족과 시간의 부족 두 가지의 결합이다. 특히 여성노동자, 미숙련 서비스 제공자, 비정규직이 이중 빈곤에 취약하다. 

 한국의 산재사고 치명률(노동자 10만명당 치명적 산재 수)는 1994년 34.1로 최대를 찍은 후 하락 추세다. 하지만 산재 사망자 수는 2022년 2223명, 2023년 2016명으로 상당히 많다. 노동시간도 엄청나다. 2022년 기준 연간평균노동시간은 1901시간으로 경제선진국 평균 1752시간보다 많다. 여기에 주당 55시간 이상 노동에 노출된 인구비율이 8.1-9.2%나 된다. 한국은 정신질환자의 수가 최근 5년 간 37%증가했다. 2022년엔 우울증 환자 100만 시대를 열었다. 여기에 초중고 학생의 우울증은 같은 기간 50.1%나 증가했다. 

 디지털 자본주의는 공유경제에서 긱노동, 온디맨드, 크라우드 노동, 고스트워크에 이르기까지 매우 다양하다. 이들은 어쨌든 디지털 플랫폼에 기반한다. 플랫폼은 복수의 집단이 교류하는 디지털 인프라 구조다. 데이터에 기반하면서 데이터에 최적한 유사시장이자 데이터 채굴에 힘쓴다. 플랫폼은 크게 5가지로 구분한다. 

1.광고 플랫폼-구글이나 메타

2.클라우드 플랫품-아마존 클라우드 애저

3.산업 플랫폼-제조업 분야에서 산업 인터넷의 활용

4.제품 플랫폼-스포티 파이

5.린 플랫폼-우버

플랫폼에서 일하는 소위 플랫폼 노동도 5가지로 구분한다. 

1.호출형-대리운전, 음식 배달 등

2.관리형-가사, 청소, 컴퓨터 수리 등

3.중개형-디자인, 번역, 문서 작성 등

4.전시형- 유튜브, 웹툰, 웨소설 등

5.미세작업- 자료수집, 검수와 검증 등


국내 플랫폼 노동자는 2018년 기준으로 2% 수준이나 지금의 그 배이 상이 될 거이고 미래의 노동의 모습이라는 점에서 중요하다. 플랫폼 노동은 경쟁의 가시화, 통제의 비가시화, 노동시간의 불명확화라는 극단적인 노동 유연성을 자랑한다. 이들은 알고리즘 노동으로 노동의 모든 과정을 수치화하며 인센티브로 책정하여 높은 수치를 노동자가 쫓도록 개입한다. 

 디지털 생태계에서는 생산과 소비, 노동의 경계가 무의미하다. 소비자는 넘어 직접 상품화되는 생산소비자로서 디지털노동에 연루된다. 인터넷 이용자는 자발적으로 웹상에서 자신을 드러내고 정체성을 확인받기 위해 엄청난 노력을 들여 정체성 노동을 한다. 기업은 개인의 정신을 강조하면서 디지털 인프라를 구축해 플랫폼 노동을 만들어내고, 각자가 자신을 감시하는 알고리즘 노동을 만들어내며, 그런 모든 것을 전시하여 정체성 노동을 하게 만든다. 

 기업은 이런 걸 하면서도 노동에 대응하는 방식은 갈수록 퇴보하고 있다. 1990-2000년까지 한국의 기업은 노동자의 자살에 대해 거의 대응하지 않았다. 말하면 곤란해진다는 느낌이었다. 하지만 2000-2010년에는 노동자의 자살이 업무와 관련이 없다는 말을 하기 시작해서 면피를 하기 시작했고 2010-지금까지는 노동자가 자살하면 그 자신이 원래 가정이나 정신건강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을 하기 시작했다. 노동자에게 책임을 전가하기 시작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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