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병은 없다 - 현대의학의 한계를 넘어 더 건강하게 오래 사는 만성질환 정복법
제프리 블랜드 지음, 이재석 옮김, 박춘묵 감수 / 정말중요한 / 202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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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대의학은 지나치게 세분화 되어 있고 예방보다는 치료에 목적이 맞춰져 있으며 처방과 약제가 보편적이다. 이는 질병치료와 인간 수명 증대에 큰 역할을 한 것이 사실이지만 선진국을 중심으로 엄청난 만성질환의 증가와 건강수명의 감소를 가져온 것도 사실이다. 오늘날 만성질환은 향후 20년간 세계 경제에 47조 달러의 손실을 입힐 것으로 예상된다.

 책에서 제시하는 대안은 기능의학이다. 증상별 의학에서 원인별 의학으로 질병의학에서 시스템의학으로 장기별 의학에서 유기체별 의학으로의 전환이다. 즉, 세분화에서 전체를 파악하는 것으로의 전환이다. 사실 인간의 몸이 모두가 복잡하게 연계되어 있기에 이는 지극히 당연한 접근이라 할 수 있지만 지금의 의학은 매우 과별로 세분화되어 있고 대응도 그 수준에서 하고 있다. 

 이처럼 기능의학은 우리 몸을 생태학적으로 보는 관점으로 전체의 네트워크가 균형을 잃으면 병이 생기고 균형을 이루면 역동적 과정 속에서 우리 몸이 상호작용한다고 본다. 그래서 기능의학은 증상의 뿌리에 가닿고 신체의 균형을 회복하는 방법도 개인 맞춤형이다. 개개인의 유전자와 환경이 서로 다 다르기 때문이다. 

 현재 우리의 의료 모형은 세균 원인설에 기초한다. 그래서 환원론적이고 질병의 원인을 야기하는 세균을 찾아 공격한다. 이는 급성질환자에게 매우 효과적이나 네트워크의 균형과 관련하는 만성질환에는 거의 효과가 없다. 그래서 기능의학의 모형은 우리의 유전자가 우리 주변에서 일어나는 일과 행동에 영향을 받는다는 사실에 근거한다. 그래서 기능의학은 개인의 유전적 고유성과 식생활습관과 환경과의 상호작용서 그 근본원인을 탐색한다. 

 1985-2010년 25년간 만성질환은 크게 증가했다. 현재 미국 성인 인구의 절반이 최소 1가지 이상의 만성질환에 걸려있다. 그리고 사망자의 70%가 만성질환으로 사망한다. 만성질환은 특징이 있는데 절대로 저절로 낫지 않고, 시간이 흐를수록 악화하며, 단일 원인으로 발생하지 않고, 복합적인 증상을 보인다는 것이다. 하지만 세균 원인설에 기초한 현대 의학은 그 다중적 요인에 대해 다중적 약물 처방으로 대처하는데 이는 약물간의 부작용과 신체기능 약화를 야기하고 있다. 

 인간의 노화를 신체기능의 비축분의 감소로 보는 견해가 있다. 인간의 신체기관은 항상 만일을 대비해 이에 대응할 수 있는 비축기능을 갖고 있다. 그래서 젊은 시절엔 큰 병에 걸렸어도 빠르게 회복한다. 하지만 나이가 들수록 이 비축기능이 떨어져 감기 같은 사소한 위기에도 비축분이 없어 신체기관이 정지해 사망에 이르게 된다. 그리고 신체기능 비축분은 생체지표로 축정이 가능하다. 

 현대 의학은 약물로 만성질환에 대응하지만 통상적 믿음과 달리 약물의 효과는 미미하다. 알츠하이머의 경우 30%, 천식 80%, 심장질환 60%, 우울증 62%, 당뇨 57%, 암30% 정도에 불과하다. 이렇게 효과가 낮은 이유는 약물 규제 승인을 위한 임상실험에서 약물 반응자의 결과를 비반응자보다 통계적으로 유의미하게 다루기 때문이다. 그래서 90%의 약물이 실제로는 30-50%의 환자에게만 유의미하다. 

 인간은 2만 5천개의 유전자를 갖고 있으며 이는 인간의 복잡성을 생각할 때 다른 생물에 비해 적은 편이다. 하지만 유전자의 특정위치게 서로 다른 핵산이 존재하여 인간은 개체별로 유전적 유사성이 매우 높음에도 약 300만개의 차이가 생겨난다. 이것을 단일 염기 다형성이라고 한다. 그래서 인간은 유전자 수가 적음에도 변이 유전자 수가 상대적으로 많다. 그리고 이는 만성질환에 원인이 되는 공통변이라는 것이 사실상 존재하기 어려움을 의미한다. 

 인간은 또한 정크 유전자가 많다. 유전자 수는 적음에도 정크 유전자는 지구상의 어떤 생물보다도 많은데 이는 인간 유전자의 절반 이상이다. 정크 유전자는 처음엔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처럼 여겨졌지만 지금은 이들이 유전자 발현을 제어하는 정보를 담당함이 밝혀지고 있다. 그래서 이젠 정크유전자보다는 촉진 유전자 부위라고 불리고 있다. 촉진 유전자는 유전자형을 표현형으로 바꾸는 과정을 제어한다. 그리고 인간 게놈의 촉진 유전자의 암호화된 정보는 매우 정교하고 복잡하다. 이는 촉진유전자가 특정 유전자가 발현하는 과정을 제어하고 환경, 생활습관, 음식등의 요소를 정교히 조율함을 의미한다. 

 그리고 사람은 유전자를 바꿀수는 없지만 그 발현에 영향을 미치는 주변 환경이 촉진 유전자에 미치는 메시지는 바꾸는 것이 가능하다. 이를 통해 개개인은 신체 기관의 기능 비축분을 충분히 확보할 수 있으며 이것이 개인 맞춤형 생활 습관 의학으로 이어질 수 있다.

 책은 기능의학이 주목할 인간의 7가지 생리과정에 주목한다. 흡수와 배설, 해독, 방어, 세포연락, 세포수송, 에너지, 신체구조가 그것이다.


1. 흡수와 배설

 장내에는 미생물이 공생한다. 공생하는 것은 인간과 상호이익을 추구하고, 중립적인 것이 있으며 기생하며 인간에게 피해를 미치는 것들이 있다. 공생과 중립적인 것들은 식물성 음식에서 유래하는 프랙탄이라는 섬유질을 선호한다. 장 내막의 바깥쪽에는 장 면역계가 지라한다. 장 면역계는 몸 전체 면역계의 50%이상을 차지한다. 장면역계는 장내 미생물이 만드는 물질을 모니터링하고 대사물질이 유해하면 위장관 면역계는 경고세포의 수를 증가시킨다. 이는 통증, 팽창, 설사를 유발한다. 

 이 경고세포가 혈류를 타고 바깥으로 나가면 다른 부위도 아픈데 두통, 관절통, 구취, 근육통, 피부문제, 시력문제, 기분변화를 일으킨다. 그리고 일부 장내 독성물을 호르몬 변화에도 영향을 미친다. 그래서 장신경계는 수십만 개의 뉴런으로 이뤄진 사실상 제 2의 뇌 역할을 한다. 

 소장에 있는 L세포의 표면수용체는 혀의 쓴맛 수용체와 동일하다. 쓴 물질이 L세포에 노출되면 GLP-1이 분비되는데 이는 인슐린 활동을 자극해 식후혈당을 조절한다. 셀리악병은 글루텐이 소장의 벽에 손상을 주는 질환이다. 셀리악병은 치매와 연관이 있다. 글루텐 유전자 취약자는 소화기가 글루텐은 침입자로 인식하고 염증 메신져 분자를 활성화하는데 이것이 간으로 이동한다. 그래서 간의 특수면역세포인 쿠퍼세포를 자극하고 이것이 염증반응을 활성화한다. 

 이처럼 중요한 흡수-배설과정의 균형을 찾기 위해서는 제거, 대체, 재점증, 수리가 필요하다. 제거는 모든 음식 알러지와 민감성 물질의 제거이며, 대체는 소화보호 보충제의 섭취, 재점증은 프리바이오틱스와 보조제의 복용, 수리는 장점막 치료에 도움이 되는 영양보조제의 섭취다. 


2. 해독

 인간의 해독을 방해하는 것은 약물과 우리 주변의 자연 물질, 우리 몸의 물질 3가지다. 인간은 유전적 차이로 개인마다 약물해독에 대한 그 차이가 1천배에 달할 수 있다. 많은 독성물질은 지방처럼 물에 녹지 않기에 배설이 어렵다. 그래서 독성물질은 몸의 지방에 들러 붙는다. 그래서 독성물질이 대소변으로 배설되려면 지방이 아닌 물처럼 변하는 화학작용을 거쳐야 하고 이것이 해독의 1단계다. 이 역할을 하는 것이 CYP450이다. 그러려면 중간생성물이 생겨나야 하는데 이를 화학적 꼬리를 붙여 혈액으로 가게 하는 것이 2단계이며 이 반응이 내가 먹는 음식에 의해 크게 좌우된다.

 BPA는 내분비계 교란 물질로 신체의 호르몬 생리기능을 조절하는데 사용하는 세포 수용체에 들러붙어 자연호르몬을 대체하여 교란을 일으킨다. 십자화과 채소는 설포라판을 포함하는데 이는 CYP450 효소와 결합효소의 결합을 활성화시켜 잠재적 발암물질을 해독한다. BPA의 해독은 강황등의 향신료, 로즈메리, 콩, 케일, 크랜베리, 녹차등을 섭취하면 도움이 된다. 이들은 모두 글루코로니드화라는 해독작용을 강화한다. 이는 해독과 관련한 대사작용에서 만든 중간 생성물로 몸 전체로 운반되어 독성물질이 용이하게 배출되는 과정이다. 

 유독성 중금속은 CYP450 결합효소가 아닌 메탈로티오네인 단백질군 시스템으로 해독한다. 이 단백질은 신체의 모든 세포에서 생성한다. 이것을 중금속에 달라붙어 대소변 형태로 이를 배출하는데 시스테인 유황을 함유한 아미노산에 다량 함유되어 있다. 양파, 마늘, 아스파라거스, 달걀, 귀리, 보리, 콩 등이다. 

 

3. 방어

 백혈구는 면역계의 동력원이다. 세포매개면역은 T세포가 외부침입자를 제거하고 즉각적 방어를 한다. B세포는 항체를 생성하여 물질에 대한 내성과 조정, 독소를 중화한다. 면역계 반응 담당 유전자는 6번 염색체다. 여기에 2천개 정도의 유전자가 있는데 이중 1401개를 주조직적합성복합체라고 한다. 

 아연과 오메가3지방산, 비타민A와 B, 철, 구리, 아미노산 L리신, 아르기신, 비타민C와 E의 부족이 면역계에 악영향을 끼친다. 


4. 세포연락 

세포는 화학물질 또는 신경전기자극으로 서로 연락을 주고 받는다. 메신져로 쓰는 화학물질은 호르몬, 신경전달물질, 염증매개체 등이 있다. 다만 주변의 소음이 너무 크면 통신이 잘 안되기에 세포는 연락의 크기를 크게하는데 이 과정에서 오히려 독성이 발생할 수 있다. 

 여러가지 만성질환은 근본원인은 이 세포연락 불균형일 수 있다. 신체의 염증조절에 문제가 생겼기 때문이다. 염증메신져 물질은 고민감도 C 반응성 단백질이라고 한다. 혈중 이것의 농도가 높으면 세포 연락 시스템의 이상으로 반응 염증 진행 생체지표로 파악한다. 보통 2mg/dl을 넘으면 심장병, 관절염 초기증상, 비만, 제2형 당뇨 위험 증가와 관련이 있는 것으로 여긴다. 

 세포연락을 조정하는 것이 사이토카인이다. 사이토카인이 혈류에 방출되면 신체 특정부위에 특정 염증을 제거하는 다른 물질이 다량 쏟아진다. 이 염증 매커니즘은 건강 유지에 필수적이며 억압받는 경우 건강에 큰 문제가 생긴다. 그래서 염증을 다스리는 약물이 문제가 된다. 이들은 세포연락과정을 막아 염증생성을 막기 때문이다. 

 식물영양소는 세포 표면의 특정 수용체에 달라붙은 뒤 키나아제 네트웤를 통해 자신의 메시지를 세포에 전달한다. 그리고 식물은 종류마다 영양소가 다양하기에 메시지도 매우 다양해진다. 이것이 복잡할수록 그래서 인체는 다양한 대비책을 갖게 된다. 일부 학자들은 인간의 몇몇 질환이 바로 이 키나아제 유전자 손상이나 돌연변이 발생에서 찾을 정도다. 식물영양소가 일으키는 키나아제 네트워크 방어는 진화과정에서 생긴 것이라 복잡함에도 안정성이 높다. 그리고 이런 식물영양소는 식물이 외부 침입자와 환경에서 자신을 방어하기 위해 생성한 화학물질이다. 그래서 식물이 성장과정에서 스트레스가 높을수록 이 물질이 많다. 때문에 유기농 식물일수록 그 영양소를 많이 함유하며 가공식품은 가공과정에서 그것이 모두 파괴된다. 

 심혈관 질환은 통념과 다르게 콜레스트롤과 상관관계가 낮아. 이는 오히려 근육이 없는 신체부위의 동맥에서 발생한다. 심혈관 질환이 있는 사람들은 대개 림프계 손상인 경우가 많다. 림프계는 순환계와 다르게 심장과 같은 펌프가 없다. 따라서 고르게 퍼지려면 신체 움직임이 필수적이다. 림프계를 통해 인간은 지방과 콜레스트롤을 배출해야 하는데 움직임이 없으면 이 과정이 일어나지 않아 건강이 악화한다.

 포도당은 물에 녹는 당분이라 지방과 달리 섭취 후 바로 혈류로 직접 운반된다. 혈당은 보통 혈중 5g정도인데 정상적으로 기능하는 신체는 이를 매우 빠르게 신체조직으로 운반하여 사용한다. 인슐린은 세포가 포도당 수용체라는 특수한 문을 통해 포도당을 수송한다. 세포운송 시스템이 결함이 있으면 인슐린과 세포사이의 연락문제가 발생하며 이것이 당뇨병이다. 


6. 에너지

미토콘드리아는 산소를 사용해 음식을 대사한다. 다만 이 과정에서 산화로 손상이 생기고 이것이 노화를 가속화한다. 글로타치온은 글루탐산, 시스테인, 글리산의 3가지 아미노산으로 구성되며 이것이 항산화물질이다. 

 운동은 세포내 미토콘드리아 생성을 자극하는데 유산소와 무산소운동의 교차 훈련이 이것의 증가에 효과적이다. 신나게 뛴다음엔 역기를 들고 이를 반복하라는 것이다. 산화물질은 꼭 나쁜 것만은 아니다. 그 자체가 독성이 강하기에 신체는 이를 면역에 사용한다. 백혈구는 치아염소산염을 이용해 침입제 세포를 제거한다. 이런 부식성 산소 역시 미토콘드리아에서 생성된다. 이른 부식성 산소는 산소부족시 생겨나는데 그게 바로 장기간의 유산소운동이다. 다만 이것이 과도하면 유전자 손상이 일어난다. 특히 뇌는 항산화 방어시스템이 약하다. 

 뇌세포 자체가 부식성 산소를 생성한다. 뇌세포는 독성화학물질, 스트레스, 면역체계의 염증등 주변 환경의 경고 메시지를 받으면 산소를 생성하는데 이 모든 것이 미토콘드리아 기능 장애를 유발한다. 

 ApoE4 유전자는 부식성 산화의 생성과 그 영향에 취약하다. 그래서 ApoE4 유전자 보유자는 포화지방 섭취를 최소화하고 항산화물질이 풍부한 식물군을 섭취해야 한다. 

 과다한 열량섭취가 지속되면 미토콘드리아가 소진된다. 특히, 설탕, 가공 밀가루, 농축 지방 및 요일, 과도한 동물성 지방을 그렇다. 비타민 C와E, 셀레늄, 코엔자임Q10, 피로산 등이 이것을 막는다. 

 인간 몸의 만성질환은 특정 단백질의 모양이 변형된 결과다. 유전적 영향도 있지만 체내 생성 후 단백질 세포에서 발생하는 변화 때문에 생기는 경우가 더 많다. 대표적인 것이 당뇨 측정에 사용되는 당화혈색소다. 일반적으로 포도당의 당분은 혈액에서 헤모글로빈과 결합하는 양이 매우 적다. 하지만 혈당수치가 높은 당뇨병 환자는 그것이 많아져 당화혈색소를 형성하는 것이다. 6%이사이면 당뇨 생체지표로 해석하고 8%가 넘으면 당뇨조절 이상으로 본다. 

 당과 단백질이 결합하면 딱딱해진다. 단백질이 열변형하면 생기는 마이야르 반응과 비슷하다. 이것이 당화산물인데 이는 면역 염증반응을 생성하고 만성질환을 일으킨다. 조리한 음식으로 이것을섭취해도 마찬가지다. 그래서 조리는 가급적 낮은 온도에서 하는 것이 좋으며 가공과정에서 고온을 동반하는 가공식품은 피해야 한다.  


7.신체구조

 우리가 섭취하는 음식에 담긴 나쁜 정보는 화난 지방을 생성한다. 체내 잔류 유기오염물질은 미토콘드리아를 오염시켜서 음식을 에너지로 변화하는 효율을 저해한다. 그리고 부식성 산소는 많이 생성하고, 남은 음식이 지방세포에 저장되게 만든다. 이는 우리 몸의 구조를 변화하여 생리기능에도 변화를 가져온다.

 백색지방은 지방을 저장하고 갈색지방은 지방을 태워 열에너지를 생성한다. 갈색인 이유는 세포에 철분이 다량함유되어서다. 비만 유발 물질은 이 갈색 지방의 활동을 오염시켜 열에너지의 생산 및 보존에 문제를 일으킨다. 그래서 지방이 열에너지가 되지 못하고 백색지방으로 전환되어 체내 축적하는 것이다. 그리고 이런 성분은 대개 가공식품과 음료의 고과당 옥수수 감미료에 있다. 

 건강한 갈색 세포는 뼈세포를 형성하여 골형성단백질이라는 신호를 보낸다. 뼈세포는 이에 호응하여 요스테오칼신과 오스테오프로테제건이라는 신호를 보낸다. 이는 인슐린 형성과 혈당에 영향을 미친다. 


책의 건강 핵심 원칙은 다음과 같다.

-우리의 건강은 유전자에 의해 미리 결정되는 것이 아니다

-만성 질환은 하나 이상의 핵심 생리 과정과 불균형으로 발생한다.

-질병이 없다고 반드시 건강한 것은 아니다.

-생활 습관, 식단 및 환경요인에 대한 생리적 반응은 각각의 유전적 구성에 따라 사람마다 다르다

-약물은 급성질환 관리에는 효과적이나 만성질환의 장기 관리에는 부적절할 수 있다.  


우리가 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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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 의사 달물결의 미국 주식 투자 - 시간·돈·꿈을 잃지 않는 투자법
문성민(달물결) 지음 / 한국경제신문 / 202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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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느 덧 한국에서도 주식 투자가 일반화되었다. 2022년 한국 투자자의 미국 주식 보관 금액은 442억 달러였는데 2024년 919억 달러로 두 배가 되었다. 투자는 경제적으로도 바람직 할 수 있는데 이미 오래전부터 쇠퇴한 일본이 아직도 거액의 부를 유지하는 것은 전성기 때부터 이뤄진 무수한 해외투자로 매년 그 이자를 챙기고 있기 때문이다. 

 저자는 미국 주식투자를 추천한다. 미국 주식 시가총액은 세계 시가 총액의 무려 60.5%를 차지하며 한국은 고작 1.4%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미국시장은 주주 친화적 시장으로 S&P500지수가 연평균 10%성장한다. 

 저자는 향후 전망을 9가지 제시한다.

1. 전기차는 앞으로 10-20년을 본다면 다소 부침은 있지만 점유율이 상승한다.

2. 스마트 폰은 성숙산업이나 AI의 확대로 일시적 교체수요 성장가능성이 있다.

3. 향후 10년간 철도 사업은 없어지지 않는다.

4. 10-20년간 화석연료 관련 산업 비중은 축소될 것이다.

5. 신재생 에너지는 각광을 받고 있다. 인프라 등으로 시장확장에 어려움이 있으나 결국 대세가 된다.

6. 인구의 고령화로 치매나 암환자가 증가하고 약재의 역할이 커진다.

7. 인공지능의 발달로 더 많은 데이터가 취급되어 데이터 산업과 보안산업이 커진다.

8. 선진사회의 생산가능인구 감소로 로봇이 부상한다.

9. 네트워크 기술의 발달로 메타버스와 원격수술 시장이 성장한다.


 저자는 투자를 할 때 제무재표상 적자 기업은 피하라고 한다. 굳이 투자할 좋은 기업이 많은데 위험감수를 할 필요는 없다는 것이다. 그리고 정보를 중시한다. 우선 상장기업의 홈페이지를 살피고 이들의 뉴스룸도 참고한다. 또한 기업은 유튜브도 운영하며 그들의 사업보고서도 볼 필요가 있다. 가장 좋지 않은 정보는 유튜브나 주식 리딩방이다. 이들은 대개 이익관계자이며 자신의 이익을 위한 정보를 제공하며 그리로 유도한다.

 제무재표는 손익계산서, 재무상태표, 현금흐름표로 나뉜다. 손익계산서는 수익과 비용을 확인하는데 매출액, 매출총이익, 영업이익, 순이익이 수익이며 매출원가, 판매비, 관리비, 연구개발비, 영업비용, 영업외비용이 비용이다. 제무재표상 위험신호는 영업손실 상태가 지속되는 것이며, 높은 부채 비율과 낮은 유동서 비율, 마이너스인 현금흐름이다. 

 책에서 인상적인 기법은 추세추정기법으로 CANSLIM이다.

C(current earnings) 현재 주당 분기 순이익

A(Annual earnings) 연간 순이익

N(New) 신제품, 신경영, 신고가

S(Suppy demand) 유동주식수

L(Leader of laggard) 시장 주도주

I(Institutional Sponsorship) 기관의 관심종목

M(Market direction) 강세장일때 투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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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터는 어떻게 세상을 지배하는가 - 성공과 투자의 법칙을 바꾸는 데이터 이코노미의 모든 것
강성호 지음 / 부키 / 202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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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언제든 인터넷에 접근할 수 있는 스마트폰, 이를 유도하는 플랫폼, 폰에 내장된 센서, 스마트 워치의 보급으로 이제 세상의 플랫폼 대기업들은 개인과 지역, 특정 국가에 대한 의미 있는 데이터를 수집하고 이용하는 것이 가능하게 되었다. 

 데이터는 세상을 바꾸어 나가고 있는데 우선 브랜드와 가격을 밀어냈다는 점이다. 과거 사람들은 품질에 대한 정보가 없었기에 국가공인 인증 및 브랜드의 힘을 믿었다. 하지만 이제 대부분의 상품은 소비자 별점이라는 데이터로 평가받는다. 때문에 사람들은 가격과 브랜드 보다는 다른 사람들의 평점을 믿는다. 이 별점은 많은 것을 포괄하는데 상품과 가격에 대한 가성비와 가심비, 만족도, AS등이 들어간다. 

 데이터는 화폐의 역할도 하고 있다. 21세기 들어 이렇다할 유형의 자산이나 상품을 만들지도 않는 기업들이 시가총액에서 상위를 차지하고 있다. 전통적 제조강자 LG전자의 시가총액이 15조인데 당근마켓이 3조, 배민이 15조로 동급이다. 이는 그들이 갖고 있는 데이터가 자산으로 평가 받기 때문이. 플랫폼 기업은 이미 오래전부터 대부분의 서비스를 무료로 제공하는 대신 그 이용자 자신의 데이터와 그가 생성하는 데이터를 가져가기 시작했다. 플랫폼이 제공하는 서비스가 편리하고 우수하기에 사람들은 개인의 프라이버시의 고수보다는 그것의 제공을 택했다.

 데이터는 사회의 권력도 재분배한다. 과거 방송국 프로듀서나, 언론사의 편집부장, 신춘문예 심사위원 등은 누구를 드러낼지를 판별하는 권력을 지녔다. 하지만 지금은 그렇지 않다. 누구나 플랫폼으로 주목을 받을 수 있고 스스로를 드러낼 수 있다. 좋아요와 충분한 별점으로 자신의 가치를 만인에게 인정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처럼 과거와 달리 데이터와 플랫폼이 사회의 권위와 영향력을 배분하는 역할을 가져가 버렸기에 이들에 대한 민주적 통제도 중요한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데이터는 그 세밀함으로 개인맞춤형을 넘어 그 개인조차 쪼개어 마케팅하고 있다. 아마존은 이미 월요일엔 사무용품을 금요일엔 레저용품을 추천한다. 유튜브 역시 아침 출근 때와 저녁 퇴근 때 추천영상이 다르다. 데이터는 개인의 선택도 지배하고 있는데 넷플릭스의 경우 사용자들은 소비하는 콘텐츠의 2/3을 추천영상에서 고른다. 아마존 역시 소비자가 구매상품의 1/3을 추천 제품에서 고른다. 이는 더욱 증가할 것이다. 구글을 책 조차 데이터화하고 있는데 책의 단어 수를 모두 세어 가장 많이 나오는 것을 핵심키워드로 삼아 이를 압축해 독자들에게 전달하는 방식이다. 

 데이터는 배송방식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데이터의 축적으로 유통업체들은 배송방식을 바꾸고 비용을 크게 절감했다. 쿠팡은 설립 후 10년간 만성적자에 시달렸는데 로켓그로스 사업으로 흑전에 성공했다. 이는 쿠팡에 입점한 업체의 상품을 대신 배송해주는 일종의 택배서비스로 쿠팡이 소비자가 어떤 상품을 구매하는지에 대한 데이터가 축적되었기에 가능하다. 또한 포장도 데이터화해 크기, 부피, 파손여부를 파악하여 소포장이 가능한 것은 그렇게 하여 부피를 줄여 물류비용을 줄이고 있다. 신선식품은 1-2일이면 폐기해야 해 재고관리가 어려운 고난도 배송서비스다. 그래서 데이터를 통해 실시간으로 재고를 관리하고 재고 가능성이 높은 시간이 되면 세일 등의 이벤트로 물량을 소진한다. 대개 물류창고는 전통적으로 품목별 정리를 해놓는다. 하지만 쿠팡은 무질서한 방식의 랜덤스토우 방식을 쓴다. 이는 무질서해보이나 물품을 찾는 사람의 동선을 최소화하고 창고의 빈공간도 크게 줄일 수 있다. 

 데이터는 인공지능의 학습에도 매우 중요하다. 인공지능의 학습에는 정제된 학습데이터가 무수히 필요하다. 다만 비용이 문제다. 정제된 데이터를 하나 만드는데는 6달러가 소요된다. 이의 대안이 데이터를 바탕으로 새롭게 생성한 합성 데이터인데 이것의 비용은 6센트에 불과하다. 다만 합성데이터는 문제가 있다. 조작과 가짜 데이터의 생성과 사생활 침해의 우려다. 하지만 이런 우려에도 인공지능의 발전에는 합성데이터가 점차 많이 쓰이고 있으며 그 시장성도 매우 유망하다. 

 생성형 인공지능은 거의 모든 분야에 사용중이다. 다만 창작의 영역에도 사용되며 저작권에 문제가 생기고 있다. 생성형 인공지능의 창작물은 생성형 인공지능 그 자체, 그것을 이용한 사용자, 생성에 사용된 데이터를 제공한 사람이 있을 수 있다. 이들 모두가 적당히 나눠가지면 좋겠지만 생성물에 대한 기여도를 측정하는 것은 사실상 매우 어렵다. 향후 인공지능은 어떤 데이터로 학습했는지 명기하는 의무가 생길 수 있고, 데이터 공급 거부권, 인공지능 촉진을 위한 데이터 사용권 등이 생겨날 수 있다.

 최근 데이터가 막강한 힘을 갖게 되자 데이터 주권주의가 부상하고 있다. 이는 데이터에도 국적이 있고 국가가 이를 정책적으로 관리해야 한다는 생각이다. 이런 정책 방향 중 하나가 데이터 현지화다. 국내 생성 데이터를 데이터 센터를 건립하거나 자국에 유치해 국내에 물리적으로 위치시키는 것이다. 이는 데이터에 대한 행정권과 개인정보 보호, 과세 문제를 해결한다. 결국 국경없는 데이터 시대는 저물고 있다는게 책의 생각이다. 

 데이터는 거의 모두 파편으로 존재한다. 이는 각 플랫폼과 기관이 목적에 따라 모으는 데이터가 다 다르기 때문이다. 하지만 데이터의 가치는 이종 데이터들이 서로 연결되어 새로운 의미를 가질 때 가능하다. 그래서 데이터를 모아 공유하는 센터와 데이터를 거래하는 시장이 매우 중요하다. 한국은 정부차원에서 데이터를 공유하는 기관이나 센터는 잘 만든 편이다. 하지만 문제는 민간의 영역인데 여기서 거래가 거의 이뤄지지 않고 있다. 2022년 기준 1.77조원 수준인데 미국의 500조에 비하면 새발의 피 수준이다. 이런 민간의 부실한 데이터 시장은 대부분의 한국 기업이 데이터를 모두 자체 생성하거나 해외에서 구매해야 함을 의미한다. 따라서 데이터 시장의 활성화가 매우 중요하다. 물론 데이터 거래는 어려운 면이 있다. 데이터는 형태가 없고, 품질의 파악이 어려우며, 가치 측정 역시 쉽지 않기 때문이다. 

 책은 데이터에 대한 최근의 내용을 거의 총망라하고 있다. 10년 정도 빅데이터에 대한 책을 읽은 후 오랜만에 데이터 책을 보았으며 그 동안 세상이 많이 바뀌었음을 체감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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붉은 인간의 최후 - 세컨드핸드 타임, 돈이 세계를 지배했을 때
스베틀라나 알렉시예비치 지음, 김하은 옮김 / 이야기장수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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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가 어릴 적 음악 교과서엔 '우리의 소원은 통일'이란 노래가 있었다. 노래를 배우며 그래도 막연히 내가 어른이 되면 통일 정도는 되지 않을까라고 생각했었다. 되지 않을 것이란 생각은 거의 하지 않았고 내가 상당히 나이가 든 지금까지도 여전히 분단이 유지될 것이라고는 전혀 예상하지 않았다. 이러다 곧 분단 100년을 맞이할지도 모를 일이다.

 이처럼 한국의 분단은 더둑 고착화되는 느낌이다. 통일이 될 것만 같던 시기도 있었다. 70년대의 남북 기본 합의서 작성 때가 그랬고, 90년대에 동구권이 붕괴했을때는 가장 기대감이 컸으며, 김일성이 사망하고 북이 큰 경제위기를 겪었을 때, 그리고 김대중 대통령이 평양을 방문했을 때, 노무현도 방문했을 때, 문재인의 중재하에 김정은과 트럼프가 만났을 때도 그러했다. 하지만 현실은 분단의 고착화다. 이미 북은 남한을 대한민국이라고 부를 만큼 거리감을 두고 있다. 

 하지만 그래도 언젠가 통일이 된다면 아무래도 정치는 민주주의, 경제는 자본주의 체제를 띠게 될 가능성이 높을 것이고 그렇다면 오래도록 독재와 사회주의 체제에서 살아온 북한 사람들이 정체성에 큰 혼란을 띠게 되지 않을까란 생각을 한 적이 있다. 물론 일부 새터민들이 그런 단면을 보여주고 있기도 하지만 수도 적고 탈북을 할 만큼 체제에 불만이 많았던 만큼 일반화하기 어려운 면도 있다. 그렇기에 먼 훗날 북한이 남한과 통일한다면 그 때의 북한 사람들은 사실상 마지막 '붉은 인간'이 될 것이다. 

 책 '붉은 인간'은 대충 구 소련이 붕괴하고 러시아에 자본주의가 태동한 2000년대 정도에 러시아인들은 인터뷰한 것을 엮은 책이다. 자료가 방대한 만큼 책의 두께도 상당하다. 모두가 인터뷰를 거의 그대로 실은 형태가 저자의 생각이나 말은 거의 등장하지 않는다. 사람들의 반응은 사람 수 만큼 다양하지만 동일한 국가에서 동일한 사건을 겪으며 살아온 만큼 몇몇 공통지점을 찾을 수 있었다.

 우선 소련에 대한 강한 향수다. 소련에 대한 거부감을 보인 사람들도 있었지만 많은 인터뷰가 과거나치 독일의 침략을 물리치고 경제난 속에서도 미국과 패권전쟁을 벌였으며 광대한 영토를 자랑하고 사회주의 이상을 추구했던 소련에 대한 그리움이 묻어났다. 사실 이 제국이 소련 사람들에게 준 것은 고통 뿐이다. 2차 대전은 1천만 이상의 사망자를 만들었고, 스탈린의 독재는 수많은 사람들을 숙청으로 몰아갔으며, 미국과의 대결은 핵과 인공위성을 만들었음에도 이렇다할 생필품하나 만들지 못하는 나라를 만들었다. 하지만 이런 고통은 역설적으로 그것음 감내하면서도 유지하고 번성시킨 제국에 대한 애착을 만든 느낌이다. 

 대부분의 인터뷰는 고르바초프에 대한 강한 반감을 드러냈다. 고르바초프는 소련이 무너지고 소련이 러시아로 변모하며 지금의 자본주의 국가와 민주주의 체제로의 이행을 실행한 인물이다. 다수의 사람들이 소련에 대한 애착을 가지고 있었고, 2000년대 초반의 러시아가 경제, 정치적 위기를 겪고 있었기에 그러한 상황을 초래한 고르바초프에 대해 불만이 많았다. 또한 그가 지나치게 많은 영토와 핵을 해체한 것에 대한 불만도 컸다.

 자본주의에 대한 불만도 많았다. 초기에 러시아 사람들은 자본주의가 들어서며 기대감도 컸던 것 같다. 맥도날드가 생기고 첨단 서구의 전자제품과 다양한 필수품은 눈이 돌아갈 만한 것들이다. 하지만 러시아의 경제위기로 인해 화폐가치가 폭락하며 그런 대다수의 제품은 그야말로 그림의 떡이 되어버렸다. 오히려 과거의 화폐로 살 수 있었던 구 소련의 형편없는 제품을 그리워 할 지경이다. 또한 갑작스런 자본주의로의 이행은 당시 군에 있었던 사람이나 정치에 인맥이 있던 사람들 주요 에너지 시설에서 일하는 사람들 중 눈치 빠른 사람들에게 과도한 이익과 경제적 권력을 몰아주게 되었는데 그에 따른 소외감이 가장 큰 것으로 보였다. 이들을 긍정하는 인터뷰는 전혀 없었고 욕하지 않는 사람은 없었다. 

 또한 자본주의로의 이행으로 사람들이 정신적으로 타락하는 것을 비방하는 부분도 적지 않았다. 구소련에서는 이렇다할 유흥거리가 없어 사람들은 책과 극장에만 집중했다. 하지만 돈으로 갖가지 유흥거리와 소비거리가 들어오며 문화적으로 일차적인 것만을 추구하는 타락에 대한 비방이 많았다. 

 독재자들에 대한 애착도 눈에 띄는 대목이다. 스탈린은 2차대전에서의 초기 형편없는 대응 및 군사적 실패, 승전 후 자신의 권력을 공고히 하는 과정에서 대규모 숙청을 벌인 인물이다. 그럼에도 그는 성공적으로 2차대전을 승리로 이끌었고, 강력한 소비에트 국가를 완성시킨 인물론 평가받는 분위기 였다. 스탈린의 가혹함을 말하는 이는 거의 없었고 그리워하거나 칭송하는 경우가 많았다.

 러시아의 대규모 숙청은 소위 말하는 할당제와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남을 고발하거나 과도한 감시로 인해 수많은 사람들을 수용소로 몰아넣었다. 때문에 소련에서는 과거 서로 동료였음에도 서로 고발을 했거나, 이후 복권되어 돌아와 같이 구소련의 비슷한 직장에서 피해자와 가해자가 같이 공존하며 일하는 경우도 적지 않았다. 이런 복잡함이 소련이라는 이름으로 합리화되었다. 구소련이 붕괴하면서 동구권인 민족 전쟁의 장으로 변화하여 체첸이나 아제르바이잔, 동유럽에서 민족 청소가 일어났다. 사람들은 이런 잔상을 보며 소련이라는 울타리에서 잘 지냈던 과거를 그리워했고 어제까지만 해도 이웃이었던 사람들의 변화에 경악했다. 

 다수가 소련을 옹호했지만 그 체제를 강하게 비판한 사람도 있었다. 전쟁에 끌려가 처참한 상황에 맞이한 것, 수용소에 억울하게 끌려가 비인간적인 상황에 처하게 되는 것, 경제적으로 비참한 상황에 놓이게 되는 것에 대한 통렬한 비판을 하는 사람도 소수 있었다. 사실 대다수가 그러해야 하는데 그러지 않았음은 언급한 것처럼 소련이라는 국가가 그것을 감내할 만한 것이었다는 집단적 생각에 갇혀있었기 때문이 아닌가 한다.

 책은 무척 길기에 읽기가 쉽지 않다. 몹시 공감이 가는 부분도 잘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도 같이 공존했다. 지금의 한국에는 큰 의미가 없지만 언젠가 통일 한국에서 북한 사람들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될 부분이 많은 책이란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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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죽을 것인가 - 현대 의학이 놓치고 있는 삶의 마지막 순간
아툴 가완디 지음, 김희정 옮김 / 부키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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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의학이 발달한 현대에 사람들은 대부분 죽음을 병원이나 요양원에서 맞이한다. 그리고 그 직전까지 건강을 다시 회복할 가능성이 거의 없음에도 사실상 생명을 연장하는 수준에서 버티는 세월이 상당히 늘어났다. 이는 사실상 고통의 연장에 가깝다.하지만 과거의 사람들은 대부분 집에서 가족들과 친지들 주변에서 죽음을 맞이했다. 그리고 건강에 대한 관리가 되지 않았던 시기였기에 오래도록 앓던 증상이 갑자기 터지며 급사하는 경우가 많았다. 이처럼 과거의 죽음은 갑작스러웠고 시기도 빨랐지만 현대의 죽음은 외롭고 고통을 받는 기간이 길어졌다.

 인간은 분명 죽게 설계되어 있기에 나이가 들수록 생체지표가 급격히 나빠진다. 일생동안 턱근육은 40%, 아래턱뼈는 20%가 소실되어 약화된다. 이처럼 치악력이 약해지기에 인간은 나이가 들면 탄수화물 위주의 씹기 쉬운 식품을 위주로 섭취하고 이는 충치를 더욱 악화시키는 요인이 된다. 그래서 선진국 사람은 대개 60세가 되면 평균 치아의 1/3을 손실하고 84세가 되면 40%가 손실된다.   

 그리고 혈관에도 문제가 생긴다. 나이가 들면 뼈와 이의 칼슘은 소실되나 다른 부분인 혈관과 관절, 근육, 심장판막, 폐 등에는 오히려 축적된다. 특히 혈관에 칼슘이 쌓이면 혈관 자체가 좁아지고 뻣뻣해져 고혈압이 유발된다. 그래서 65세가 되면 인구의 절반이 고혈압이 된다. 

 사람은 나이가 들면 털이 하얗게 된다. 이는 색소세포의 감소때문이다. 색소세포는 수명이 수년 정도인데 젊을 때는 줄기세포가 이를 충분히 대체한다. 하지만 나이가 들면 이 줄기세포도 부족해져 50세 정도가 되면 머리의 절반에 흰머리가 된다. 그리고 피부세포에도 검버섯이 생긴다. 피부세포의 노폐물을 제거하는 기능이 점차 사라져 잔여물이 뭉쳐서 황갈색의 피로푸신을 형성하기 때문이다. 이는 땀샘의 기능을 저하시키기에 나이가 들수록 일사병과 더위에 취약해진다. 

 그리고 노인은 잘 넘어진다. 매년 35만의 미국인이 넘어져서 고관절 골절상을 읿고 이중 40%가 요양원행이 되며 20%는 다시 걷지조차 못하게 된다. 노인이 넘어지는 이유는 균형감각의 쇠퇴와 근육약화 네 가지 이상의 처방약을 복용하기 때문이다. 이 3가지 요인이 모두 있다면 1년 사이 낙상확률은 100%이고, 1가지만 갖고 있다면 확률은 12%로 떨어진다. 

 이처럼 나이가 들며 인간은 노인병이 다가온다. 하지만 미국에서 노인병 관련 전문훈련과정을 마치는 의사는 1년에 300명도 되지 않는다. 대부분의 의사와 병원은 노인병에 관심이 없다. 하지만 대부분의 선진국에서 노인병은 재정안정성에 크게 관련한다. 미 메디케어의 25%가 수명이 마지막 1년에 이른 환자들에게 사용된다. 그리고 그 중에서도 막판 1-2개월에 집중된다. 즉, 고통스러운 연명에 상당한 의료비용이 소요된다는 점이다.

 사람은 누구나 관리를 하고 몸에 좋은 것을 먹고 하지만 그 시기를 다소 늦출 분 누구나 신체가 기능을 서서히 잃어 더 이상 일상을 할 수 없는 시기를 맞이하게 된다. 그리고 가장 두려워하는 일인 더 이상 자율적으로 일상생활을 할 수 없게 되는 일이 일어난다. 그렇게 되면 오래도록 가족과 같이 살고 아이들을 키워낸 집에서 떠나게 되며, 자신과 같이 했던 가족 및 주변사람들과 떨어져 외롭게 죽음을 맞이 하게 된다.

 사람은 자신의 죽음이 얼마 남지 않았음을 직감하거나 건강상 큰 위기를 겪게 되면 세계관 및 주변에 대한 행동이 변화한다. 어리고 성장기에는 자신이 못하던 것을 하려하고 도전적이며 관계를 넗히는 등 성장지향적으로 행동한다. 하지만 죽음을 앞두거나 고령이 되고, 건강상의 큰 위기를 겪고 나면 기존의 것을 유지하려 하고 사회적 관계도 좁혀서 기존에 친했던 주변인들과의 만남을 늘리는 등 안정지향적으로 변화한다. 

 때문에 책은 사람들에게 그러한 죽음을 맞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억지로 개인적인 욕심 및 가족의 욕심으로 무리한 연명과 과도한 치료보다는 호스피스 등을 이용하고, 자신의 활동력을 온존하는 쪽으로 하여 가급적 자율적인 삶과 주변인과의 관계를 유지하도록 하는 것이 좋다는 것이다. 그리고 실제로 놀랍게도 적극적인 치료보다는 그렇게 하는 것이 수명을 연장하고 개인의 자율적인 생활시기를 늘렸다.

 요양원의 문제도 지적한다. 대부분의 요양원 및 요양병원은 다수가 좁은 곳에서 생활하여 개인적 생활이 전혀 존재하지 않는다. 또한 반려동물이나 식물등의 반입도 엄격히 제한되며 식생활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개인에게 화장실과 공간을 개인적으로 허용하고 반려동물과 식물도 반입이 가능하며 때때로는 본인이 원하는 건강에 좋지 않은 불량식품을 허용한 요양원이 노년의 환자에게 훨씬더 좋았다. 이 경우 역시 수명과 자율적 생활이 가능한 시기가 연장되었다. 요양원이 갇힌 노인들이 모두의 반대에도 그토록 집으로 돌아가고 싶은 이유다.

 한국은 세계에서 3번째로 수명이 긴 나라다. 하지만 유교문화의 붕괴와 과도한 의료, 무수한 낮은질의 저렴한 요양원, 가족의 분리, 상대적으로 낮은 건강수명, 노인 빈곤 등으로 많은 노인들이 요양원에서 죽음을 맞이 하고 있다. 과도한 치료보다는 삶의 질에 집중하고 그들을 집과 적어도 죽음이 가까워진 순간에는 가족과 함께하자는게 책의 요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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