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클래스룸 수업 레시피 - 21세기 수업을 이끄는 스마트한 구글 도구
박정철 외 지음 / 프리렉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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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번 본 구글클래스룸 수업이 컴퓨터로 직접 작업하는 모습을 보이는 책이었다면 이번 책 구글클래스룸 수업 레시피는 그 활용이다. 활용 수업의 수준이 높고 구글이 제공하거나 관련한 앱이나 사이트 프로그램을 자세히 소개해 유용해 보인다. 

 책은 여러 사람이 특기 별로 나누어 쓴 듯 한데, 연구에만 관심있고 교육엔 도통 관심이 없는 교수, 그것도 치과의대 교수가 앞부분을 썼다. 교수는 학생들이 수업시간마다 졸고 좀 처럼 집중하지 못하는데 회의를 갖고 구글클래스룸과 구글문서, 유튜브를 수업에 활용하기 시작했다. 그가 선택한 방법은 플립러닝으로 우리말로 거꾸로 교실이다. 본인이 직접 유튜브로 강의를 사전 촬영하고 학생들은 강의를 사전에 보고 온다. 그래서 교실은 강의로부터 자유로워져 학습권이 학습자로 이전되어 스스로들 공부한다. 

 동영상 강의-퀴즈-학습활동[다양한 프로젝트 및 미션활동]-토론-정리의 순이다. 퀴즈는 동영상을 시청했는지 확인의 용도이며 퀴즈를 위해서는 소크라티브 앱을 사용한다. 동영상은 교수자 자신이 직접 나오는 것이 아무래도 학습자의 집중도를 높이는 효과를 갖으며 가급적 재밌고, 시간은 짧은 것이 좋다. 인간의 집중력은 자기 나의 분과 비슷하니 대학생이라도 집중력은 20분 무렵일 것이다. 퀴즈를 볼 땐 크롬북 사용을 권장하는데 크롬북에는 잠금모드가 있어 시험중 화면 전환이 불가능해 검색을 할 수 가 없다. 또한 퀴즈 문제에 구글에서 필수기능을 체크해야 학생들이 넘어가지 못해 문제를 놓치는 사태가 안 발생하고, 사전 비밀번호 설정을 통해 비밀번호를 입력해야 퀴즈가 시작되게 설정하면 기기의 차이에 따라 서로 시작 시간이 달라지는 문제를 막을 수 있다. 

 유튜브는 프리미엄을 사용할 경우 혜택이 생각보다 크다. 우선 광고가 사라지고, 실시간 스트림이던 것이 오프라인 저장이 가능해지고 항상 유튜브 화면을 커야 시청이 가능하던게 폰화면을 끄거나 다른 앱을 사용해도 음악이나 영상이 재생된다. 학생들의 집중을 위해서 유튜브 사용시 광고가 없는 프리미엄 사용이 좋지만, 구글클래스룸에서 유튜브를 사용하면 광고가 사라진다고 한니 좋은 팁이다.

 구글 아트 앱 컬쳐는 지워크 스페이스 안에 있는 앱이다. 전 세계 1500개 미술관 80개나라의 작품과 미술관 및 박물간, 유적지를 즐길 수 있다. 예술작품을 일반 디지털 카메라의 1000배인 기가 픽셀로 찍어 확대하면 화면이 깨지기는 커녕 화가의 붓터치 하나까지 감상이 가능해 그림의 숨겨진 요소 찾는 재미도 있다. 

 화가를 검색하면 그 사람의 작품의 인기별, 색상별, 연도별로 작품이 등장하며 자신만의 콜렉션을 수집할수도 있다. 간간히 해설도 있어 영어긴 하지만 예술사 학습도 가능하다. 구글아트앱 컬쳐 앱을 실행하고 카메라 버튼을 누르면 더 다양한 기능이 있다. 우선 자신의 사진을 찍으면 자신과 최대한 비슷한 초상화 작품을 소개한다. 한번 해봤는데 좀 별로였다. 아무래도 동양인 초상은 별로 없을듯 하니 더 그렇다. 그리고 몇몇 미술관을 방문해 들어가서 실제로 보는 느낌의 구현도 가능하며 바닥에 실제 크기의 작품을 가상현실처럼 띄워 감상하는 것도 가능하다. 

 음악 관련해서도 다양한 앱이 있는데 그중 크롬뮤직 랩이 가장 좋다. 간단한 작곡에 그림을 음악으로 표현하는 칸딘스키 기능과, 장조와 단조를 연주해주는 아르페지오, 리듬작곡 기능등이 있어 음악작곡과 연주, 활용에 매우 적합하다. 이외에도 그루브 피자, 믹스 앱, AI 듀엣, 세미컨덕터, 두들바흐가 있다. AI 듀엣은 내가 피아노 연주를 입력하면 인공지능이 그에 걸맞게 반주나 화음을 넣어주는 것이고 세미컨덕터를 내가 지휘자가 되어 오케스트라를 지휘하는 것이다. 두들바흐는 작곡을 하는 프로그램이며 내가 작곡한 것을 바흐풍의 음악으로 바꿔준다. 

 구글 지도도 역시 기능이 막강하다. 구글 지도를 통해 나만의 지도를 만들수 있다. 위도 경도 표시는 물론이고 마커 기능으로 중요한 위치를 표시할 수도 있다. 사회 학습을 하며 안전지도나 우리고장의 문화재 지도, 우리고장의 중심지 지도, 우리 고장의 문제점을 해결하는 지도를 만들 수 있다. 구글지도에서는 선 그리는 것 외에도 도형을 그려 적절한 위도로 이동시키면 크기 그 위도에 맞는 크기로 변화시켜준다. 즉, 그린란드를 적도에 갖다 놓으면 매우 작아지고, 적도의 나라를 그린란드 옆에 갖다 놓으면 매우 커지는 식이다. 이를 통해 메르카도르 도법의 문제점 이해가 가능하다. 

 구글 어스는 한국에서는 앱사용이 불가능해 컴퓨터로만 활용이 가능하다. 이중 구글 어스 스튜디오가 있는데 마치 비행하듯이 구글 어스로 특정지역으로 이동하는 항공사진 장면을 영상으로 만들어주는 기능이다. 

 그리고 구글 익스패디션이란게 있다. 처음 들었는데 VR, AR, 그리고 크리에이터 3개의 프로젝트를 제공한다 무려 1000개 이상의 가상현실과 100개 정도의 증강현실이 있다. 구글 엑스페디션을 을 활용하려면 마분지 형태의 안경이 필요한데 구글에서 마분지 형태는 저렴한 가격에 판매한다. 이 안경사이에 스마트폰을 끼면 구글의 가상현실과 증강현실 체험이 가능하다. 과학시간에 해골모형을 띄워 넣어 입체적으로 보거나 달이나 화성을 띄워넣고 그 모형을 입체적으로 보는 활동들이다. 

 책은 마지막으로 구글 공인교육자 자격도 설명한다. 시험을 무려 3시간 가까이 보는 모양이며 구글에서 제공하는 강의도 있고 객관신 문제와 시나리오를 해결하는 문제로 구성된다. 시험 비용도 내는 듯 하며, 모두 영어라 접근의 어려움이 있다. 이 책의 저자들은 모두 레벨 1,2의 소유자였으며 이 자격은 꾸준히 갱신해야 하는듯 하다. 한국엔 아직 소수지만 교육계 중심으로 가까운 시일내에 소지자가 많아질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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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2-25 20:2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1-02-26 14:09   URL
비밀 댓글입니다.
 
고학년을 위한 교육연극 수업이야기 교육연극 수업이야기
이주진 지음 / 정인출판사 / 202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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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극이 오래되어서인지 연극 관련 책을 보면 관련 기법이 정말 많다는 걸 매번 느낀다. 단지 대본을 준비하고 연습하고 연극하는게 다가 아니라 연극이라는 자신을 드러내는 부담스러운 활동을 하기 앞서 준비활동이 정말 다양하고 많다. 그리고 이런 걸 연극놀이라고 한다.

 연극놀이도 종류가 다양한데 역할이 있는 연극놀이(곰과 나무꾼, 고양이와 쥐 등), 도구를 활용한 역할놀이(신문지, 보자기 등), 말하기의 즐거움을 알게하는 연극놀이(의자에서 일어나게 하기, 천사와 악마같은 설득적 말하기), 장소에 따른 연극놀이(숲에서, 운동장에서), 마음을 여는 연극놀이(처음만난 집단 구성원, 참여자들의 긴장을 푸는 는 비경쟁적 놀이)들이 있다. 

 연극놀이에서는 리더가 필요한데, 보통 선생님이 그 역할을 한다. 선생님은 매우 재밌고 활동적이며 방향이 어긋날 수 있는 연극놀이에서 아이들이 다치지 않게 안전망 역할을 하고, 경쟁심리도 줄여야 하며 놀이의 초점을 아이들에게 분명히 인식시켜 활동의 의미를 명확하게 해야 한다. 

 구체적으로는 사진찍기 놀이가 있다. 가위바위보를 해서 이긴 사람이 사진사, 진사람이 카메라가 된다. 이긴 사람이 진사람의 눈을 가리고 보여 주고 싶은 장면으로 데려가 하나 둘 셋을 세고 눈을 뜨게 풍경을 보게 하는 놀이이다. 

 물건 활용 연극 놀이는 쪽지에 적힌 물건을 사용하는 모습을 몸짓으로 표현해 상대방이 맞추는 놀이다. 모둠별로도 할 수 있는데 모둠별로 교실 앞에 놓인 물건을 가져간 후 이걸 다른 물건으로 변형하여 사용하면 다른 모둠이 이를 맞추는 놀이다. 

 색종이로 나를 표현하기는 색종이를 모두 받고 그 색이나, 모양을 변형시켜 나를 표현하는 것이다. 다양한 모습으로 구기거나 오리거나 접거나 찢거나 등 모든 방식이 가능하다. 

 신문지 막대 변형놀이는 1인당 1신문지를 받고, 이를 막대 모양으로 바꾼다. 전체가 큰 원으로 마주본 후, 선생님이 시범을 보이고 아이들이 이 막대기가 무엇인지 맞춘다. 감을 잡으면 서로 돌아가며 표현하고 맞추는 방법이다. 모둠별로 모여 막대로 변형 가능한 물건을 3가지만 고르고 그 후 그 세 가지 물건이 모두 표현되는 즉흥극을 만드는 활동을 한다.

 세 가지 의자로 만나는 나 활동도 있다. 의자를 세 개를 나란히 놓는다. 순서대로 과거, 현재, 미래의 나다. 희망하는 학생이 과거부터 의자에 앉으며 과거의 나를 현재의 나를 미래의 나를 표현한다. 과거 어릴 때 엄마와 나 둘이어서 외롭고 힘들었다. 지금은 여전히 엄마와 나 둘이지만 학교에 나와서 행복하다. 미래엔 결혼해서 애도 많이 낳아 엄마와 행복하게 잘 살 것이다. 이런 식의 방법이다. 

 도미노 이야기는 물건을 건네가며 순서대로 이어가며 말을 하는 것이다. 한 단어씩 말하거나 한 문장씩 말할 수 있다. 나는, 어제, 즐겁게, 행복하게, 놀다가, 잠을, 못잤다. 라거나 나는 어제 늦게 잤다. 그래서 지각했다. 선생님게 혼났다. 그래서 불행하다. 의 식이다. 

 본격적으로 연극에 들어가면 극본이 반드시 필요하다. 극본은 생활 속 경험을 극본으로, 이야기를 극본으로, 생각 및 판타지를 극본으로, 주제를 정하여 극본으로, 동화나 소설을 읽고 극본으로, 물체를 보고 상상하여 극본으로 만드는 방법들이 있다.

 아이들의 생각이나 경험을 극본으로 하면 좋기는 하지만 관객을 빨아들일만한 흡입력이 없는 경우가 보통이다. 극적 반전이나 갈등구도를 잘 만들지 못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온책을 통한 극본 만들기를 추천한다.

 극본으로 만들기 좋은 온책은 일단 선정을 아이들과 함께 하는 것이 좋고, 가급적 무대 전환이 일어나지 않는 배경을 가진 책이 좋고, 사건이 재밌고 몰입도가 있어야 하며, 등장인물이 아이들과 비슷한 또래면 분장이나 의상 준비가 용이하고, 등장인물이 개성있고 말이나 행동에 특정 습관이 있다면 좋다. 

 연극교육은 아이들에게 매우 좋다고 한다. 감정배설 효과가 있어 스트레스 해소에 좋고, 의사소통에 자신감이 생겨나며 공감능력이 높아지고, 타인에 관심이 생겨나며,자신의 관점을 바꾸는 것에 유연해지고, 문화 예술활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게 된다고 한다. 이처럼 교육연극의 효과는 매우 우수하다. 교육현장에 빨리 자리잡아야 할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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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 클래스룸 수업 - 따라만 하면 다 되는 실전 온라인 수업 지침서
앤미디어 지음 / 성안당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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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구글의 창립자들이 만든  G suit for education이 G work space로 이름이 바뀌었다. 굉장히 많은 값비싼 도구를 제공하는데도 창립자들의 뜻에 따라 서비스가 교육계엔 무료다. 구글클래스룸과 구글드라이브, 구글어스, 구글 문서, 아트앤 컬쳐, 잼보드, 구글미트등 다양한 도구가 뭉쳐있다. 코로나19로 인한 온라인 수업때문에 아무래도 구글을 교육에 도입하는 학교들이 늘고 있는데 북미나 유럽의 도구들이 그렇듯 동양인에겐 웬지 직관적 이해가 좀 어렵다.

 작년에 원격수업에 구글클래스룸을 전격도입하고 싶어도 어려운 경우가 있다. 학교급이 초등학교로 낮거나, 지역이 IT 활용능력이 떨어지는 농어촌 지역이면 그렇다. 도시 아이들은 자기 이메일과 구글아이디 비번쯤 어렵지 않지만 시골은 그렇지 않다. 그래서 이미 각 교육청과 구글이 협업해서 학교에서 계정을 만들어 아이들 하나하나에게 제공할수 있다. 이 경우 선생님계정, 아이들 계정이 모두 따로 생긴다. 이 방식이면 학교급이 낮거나 지역이 농어촌이어도 선생님의 능력만 받쳐준다면 활용이 가능하다. 

 이 책은 구글활용수업의 거의 모든 것이다. 많은 책들이 선생님 입장에서만 책을 서술해 막상 아이들이 들어오면 어떤 화면이고 어떻게 접근해야 하는지 알기 어려운 경우가 많은데 이 책은 선생님이 수업을 준비하면 아이들 입장에서 어떻게 해야하는지 바로 다음장으로 연결해 보기가 좋았다. 하지만 역시나 하나하나 직접 해봐야 자기것이 되지 않을까 싶다. 

 미래교육의 초점은 학습자 주도 수업과 개별화 맞춤수업, 그리고 협력능력의 배양이다. 구글의 도구들은 그걸 모두 제공하는 듯 하다. 선생님이 준비한 과제나 프로젝트를 학생들은 구글 문서 도구를 활용해 서로 동시에 협력 작업이 가능하다. 거기에 학생의 개별 과제를 선생님이 맞춤형 피드백 하거나 학습관리과정도 제공하는게 가능해 개별화 수업에도 도움이 된다. 

 처음 접근하기엔 다소 어렵게 느껴질수도 있지만 교육계에 꼭 필요해 보이는 도구같다. 현장에 많이 활용되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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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감스러운 생물, 수컷 - 생물학으로 바라보는 남성의 진화와 멸종사
후지타 고이치로 지음, 혜원 옮김 / 반니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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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성생식은 병원균이나 기생에 대한 방어, 그리고 지구 환경변동에 대한 적응을 위해 생겨난 것이다. 생식세포는 서로 달리 만들어도 새끼를 동시에 나누어 만들순 없으니 새끼를 임신하고 낳아서 기를 암컷과, 수정만을 시키는 수컷이 자연스레 생겨났다. 

 그런데 암컷은 모성확실성이 있고 그에 따른 많은 투자를 하게 되니 새끼의 양육을 도울 장기적 번식 전략을 반면에 부성확실성이 없는 수컷은 여러 암컷과 짧은 시간에 성관계를 노리는 단기적 번식 전략을 채택할수 밖에 없었다. 그러니 암컷은 자연스레 찾아오는 수컷 중 몇몇을 고르게 되었고, 수컷은 다수의 암컷에 대해서 역시 그들을 노리는 다른 수컷들과 치열하게 경쟁하게 되었다. 경쟁을 위해서 수컷들은 다양한 적응을 하게 되었다. 더 강한 힘이 필요해 골격과 근육이 커졌고, 몇몇 종들은 별 쓸모없고 비용만 들며 위험을 초래할지도 모르는 다양한 표식들을 신체에 만들어냈다(뿔이나 깃털, 볏등) 그리고 다른 이들은 건축물을 짓거나 암컷에게 줄 선물들에 투자를 하기도 했으며 심지어 어떤 경우에는 자신의 신체 자체가 암컷에 줄 영양선물이 되기도 한다. 

 수컷의 경우 대부분의 동물이 일부다처제를 선택하는데 그러다보니 강한 수컷이 대부분의 암컷을 독차지 하고 약한 수컷은 번식에 실패하는 경우도 많다. 닭의 경우 일부 수컷은 다른 수컷과 교미하려는 암컷을 쫓아내거나 울음소리, 날개짓등으로 교미를 방해한다. 실제 무려 1/3의 합의 커플이 이런 교미방해를 겪는다. 생식방해를 하여 자신의 생식기회를 높이는 것이다. 그리고 방해가한 암컷에 지속적으로 이루어져 교미방해에 성공하는 경우, 그 암컷과 교미하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하지만 약한 수탉의 행동이니 이런 위험한 행동은 반드시 상대 수탉의 분노와 보복행위를 가져오기 마련이다. 

 동물의 수컷은 테스토스테론이라는 호르몬을 갖는데 이것은 수컷을 더욱 수컷답게 하는 호르몬이다. 수탉은 테스토스테론으로 인해 모세혈관이 두꺼워지고 혈류가 늘어나 특유의 볏이나 육수가 커지거나 붉어진다. 인간 남성은 이것이 주로 고환에서 분비되늰데 성기의 발육과 기능 유지가 주된 작용이고 골격과 근육을 자라게 한다. 인지적으로는 공간인지력과 집중력, 실행력을 높이며 용기가 생겨 무모한 행동을 하게 하고, 운전과 모험, 연구활동을 촉진한다. 하지만 폭력과 충동적 행동을 높이며 논리적 사고력과 ,언어적 사고력을 저하시키고 집중력을 너무 고도화시켜 세밀한 부분을 놓치게 하며 거기에 공감능력의 결여까지 더해진다. 딱 사춘기나 젋은 남성의 특징을 서술한듯 하다. 

 그래서인지 과거와는 다르게 사회가 문명화한 지금은 테스토스테론 수치가 다소 적은 남성이 오히려 사회적으로 성공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아무래도 다른 사람에 대한 배려나 부드러운 리더십, 온화한 언어, 관계를 중시하기 때문일 것이다. 테스토스테론의 부작용은 이뿐 만이 아니다. 통상적으로 테스토스테론은 면역력을 약화시킨다. 거기에 테스토스테론이 높은 수컷은 젊어서 적극적으로 구애행위를 높일 가능성이 매우 현저한데, 방울깃작은 느시라는 새를 연구한 결과 호르몬 수치가 높아 젊어서 적극적 구애행위를 한 개체는 노화속도가 그렇지 않은 개체보다 빨랐다고 한다. 

 로도시스란게 있는데 생쥐나 개, 고양이 같은 포유동물의 암컷이 발정기에 보이는 행동이다. 암컷이 엉덩이를 뒤로 쏙 내밀면서 하부 척추를 활 모양으로 부풀리는 행위인데 이 모양새가 수컷에게 자극적으로 다가온다. 인간 여성도 로도시스와 비슷한 행동을 하는데 하이힐을 신으면 자연스레 이런 모양이 형성된다. 하이힐로 발이 높아져 엉덩이는 돌출되고 허리는 아치처럼 휘는 것이다. 이는 남성에게 매우 자극적인 포즈로 실제 SNS등에서 몸매를 과시하는 여성들은 하이힐을 신지 않았음에도 하나같이 엉덩이는 뒤로 빼고 허리는 똑바로 휘려는 고된 자세를 연출한다. 

 동물종에서 95%이상이 일부다처제를 선택하지만 사람은 부분적 일부일처제를 선택했다. 일부일처의 이유로는 암컷의 드문 분포와 새끼 살해 회피설, 양육가설이 있는데 드문 분포는 암컷종이 영양이 높은 귀한 음식을 선호하는 경우, 자연스레 그것의 확보를 위해 넓은 영역이 필요해 흩어지는 경우 수컷이 암컷을 만나기 힘들어 형성된다. 새끼 살해 회피설은 일부일처러 항상 수컷이 있으면 새끼가 다른 수컷에 살해되는 것을 막는 것이며 양육가설은 수컷이 새끼를 장기적으로 키우는데 협력하기 위해 형성된다는 것이다. 

 인간은 이중 수컷의 협력을 넘어선 공동육아를 택한 종이다. 인간은 매우 희귀하게 자신의 어린 새끼를 쉽게 주변의 다른 사람에게 넘겨줄수 있다. 이는 인간이 오래전부터 공동육아를 선택했음을 보이는 증거인데 인간은 성인이 되는데 오랜 시간이 걸리며 뇌의 발달에 많은 영양이 필요해 성체가 되는데 무려 1300만kcal가 요구된다. 이는 부모양쪽의 노력만으로는 항상 공급하기 어려운 수치다. 이런 공동육아의 필요성에 집단을 형성하면서 집단 내부의 결속을 위해 자연스레 집단에서 합의된 커플에 대한 성적 경쟁은 자제하는 문화나 적응이 형성되었을 것이다. 그것이 인간이 일부일처를 선택한 까닭이다.

 그런데 이 일부일처가 흔들리고 있다. 이는 환경오염과 문명사회의 발달 때문이다. 환경오염으로 인간은 많은 환경호르몬과 오염물질에 노출되고 있다. 실제 과거 인간 남성의 정액 1ml엔 1억마리의 정자가 존재했지만 지금은 5천만개 수준이며 이중 운동성이 떨어지는 비율도 점차 높아지고 있다. 그리고 문명의 발달로 과도한 청결이 생겨났다. 과도한 청결은 세균감염과 기생비율을 낮춰 인간의 기대수명을 극적으로 올렸지만 부작용도 생겨났다. 우선 과도한 청결은 식품에 대한 과대 포장을 낳았는데 이 포장재엔 비스페놀 A나 다이옥신등 오염물질이 많으며 이들이 쓰레기로 버려져 소각하며 다시 인간에게 흡수되는 문제를 낳았다. 거기에 문명의 발달로 하수처리 시설이 발달하며 과거 오랜 시간 존속해온 기생사이클이 깨졌다. 현대사회 이전 인간은 강에 배설을 통해 기생충알을 퍼뜨렸고 그 기생충 알은 벼룩같은 작은 수생생물 안으로 그리고 그 수생생물을 물고기가 먹고 다시 인간이 먹는 기생사이클을 갖고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배설물이 모두 하수처리되어 기생충의 알은 더 이상 하천으로 향하지 않는다. 기생충은 대개 나쁘게 느껴지지만 오랜 시간 인간과 공생해온 것이다. 저자는 이런 기생사이클이 끊어지며 인간에게 꽃가루나 여러 식품에 대한 알러지가 등장했다고 말한다. 아마도 기생생물에 이런 물질에 대한 항체가 있었거나 아니면 기생생물이 사라져 인간의 면역력이 과도하게 약했졌기 때문으로 생각된다. 

 그리고 기생생물 역시 멸종위기 동물이라고 저자는 말한다. 보통 자연상태에서 한 종의 동물에 기생생물이 3종정도 존재한다. 대충 동물중 절반이 기생생물인 셈인데 인간은 다른 생물의 멸종엔 신경을 쓰면서 기생생물에 대해서는 그렇지 않다는 것이다. 매우 참신한 생각이다. 

 하여튼 유성생식은 언급한 것처럼 병원균이나 기생충, 지구 환경의 변동에 대한 대처로 생겨났다. 하지만 인간에겐 더이상 병원균의 위험도 기생의 가능성도 사라졌다. 거기에 과학기술의 발달로 환경에 대한 대응도 거의 필요없어졌다. 그렇다면 유성생식의 필요성은 적어도 인간에겐 없어진 셈이니 인간의 유성생식도 없어질 위기에 놓였다는게 저자의 생각이다. 재미난 생각이다. 그리고 실제로 양성생식을 하다 단성생식으로 전환한 종이 있다. 미국의 벼물바구미라는 곤충이다. 이들은 1976년 일본에 침투하였는데 미국과 다르게 일본에서는 천적과 병원균이 존재하지 않았다. 그러다보니 마음껏 번식이 가능했고 거추장 스런 양성생식을 버리고 단성생식으로 전환하여 일본엔 이 곤충의 암컷만이 존재하며 그들만으로 번식이 이루어지고 있다. 사람도 이렇게 되려나.

 이 책은 다른 종들의 재미난 생식도 소개되어 있다. 양성구유생물이란게 있는데 암수의 기능을 모두 갖고 있는 생물이다. 사람 입장에선 우스워보이지만 이방식은 장점이 있다. 가재 같은 경우 성적이형성이 적어 수컷들이 번식기가되면 보이는 가재마다 서로 뒤집기를 한다고 한다. 뒤집어야 암컷임을 알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자연계에서 수컷은 암컷과 수컷을 자주 착각하곤 하는데 그러면 많은 비용이 든다. 그런데 양성구유이면 어떻게든 다른 성을 만나게 되는 것이니 이런 비용이 들지 않는다.

 달팽이의 경우도 무척 재미난데 달팽이는 서로 만나면 덩치가 큰 개체가 암컷 역할을 하고 작은 개체가 수컷역할을 해서 큰 개체가 임신을 하게 된다. 아무래도 커야 새끼에게 영양분을 공급하기 유리하기 때문일 것이다. 그리고 덩치차이가 애매하면 서로가 임신을 하게 된다고 한다. 절묘한 타협이다. 편형동물인 납작벌레는 더 웃긴다. 이들은 서로 만나면 페니스를 서로에게 삽입하기 위해 무려 한 시간 가량을 경쟁한다. 그러다 삽입에 성공한 개체가 자연히 수컷 역할이 되고 진 개체가 암컷으로서 임신하게 된다. 짚신 벌레는 세포분열로 단성생식을 하는 것으로 알려졌는데 좀 애매하다. 집신 벌레는 스스로 세포분열을 계속해나가면 600회정도 분열후 개체가 사망한다. 하지만 많은 짚신 벌레들이 세포분열 전 다른 짚신 벌레와 세포막의 허물어 접촉해 유전물질을 교환한다. 이러면 세포는 젊음을 찾게되고 세포분열 횟수도 훨씬 늘어난다. 양성이라고 보기도 단성이라고 보기도 애매하다. 

 책에는 무척 재밌고 쉬운 진화상식이 가득하다. 분량도 적고 서술이 재미나고 쉬워 서너시간이면 완독이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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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구의 힘 - 무엇이 국가의 운명을 좌우하고 세계사의 흐름을 바꾸는가
폴 몰랜드 지음, 서정아 옮김 / 미래의창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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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영토와 더불어 인구는 오랫동안 한 국가의 힘을 나타내는 주요 지표였다. 유럽에서 시작한 산업화와 더불어 과학기술 문명이 발달하며 인구의 중요성은 잠시 잊혀지는듯 했지만 그건 착각이다. 산업화로 인해 유럽 지역은 오랜 인구정체를 탈출해 맬더스의 덫에서 벗어날 수 있었고, 실제로 유럽이 세계를 지배하던 시절 그 작은 유럽의 인구는 세계에서 가장 많았다. 이 책은 그런 관점에서 쓴 책이다. 물론 나라의 힘이 단순히 인구만 많다고 강해지는 것은 아니다. 중국인 인구가 매우 많지만 미국만큼 전혀 강하지 못하며, 인도는 말할 것도 없다. 반면 캐나다나 호주는 인구가 적지만 그에 비해 충분히 강하다. 

 인구와 관련한 용어로 출생률과 사망률이 있다. 이는 모두 인구 1000명이 기준으로 출생률이 36명이면 해마다 인구 1000명당 36명이 출생한다는 뜻이다. 그리고 사망률이 54명이면 해마다 인구 1000명당 54명이 사망한다는 뜻이다. 그리고 출산률은 여성 1명당 실제로 기대되는 출산수를 의미한다. 출산률이 0.7대인 한국은 여성 한 명이 평생 1명도 채 낳지 않는다는 뜻이다. 보통 대체출산률을 2로 잡는데 부부 둘이서 두 명을 낳아야 인구가 유지된다는 뜻이다. 이를 볼 때 가까운 시일 내에 한국의 인구는 급감할 것이 분명하다. 그리고 중위연령이란 개념이 있다. 중위연령은 그 나라 인구의 평균 연령으로 선진국일수록 중위연령이 높으며 인구가 성장하는 개도국일수록 중위연령이 낮다. 2021년 한국의 중위연령은 대충 40세정도이며 베트남은 20대 후반이다. 

 18세기까지 전 세계의 인구는 정체였다. 인구성장율은 매우 낮았고, 과거보다 인구가 적어지는 경우도 부지기수였다. 멜더스는 인구는 기하급수적으로 늘지만 식량은 산술적으로 늘어 인구가 늘어날수 없음을 말했는데 그 맬더스의 덫에 딱 갇혀있는 형국이었다. 그런 인구동향에 처음 변화가 일어난게 19세기 영국이다. 19세기 들어 영국의 인구성장률은 무려 1.3%이상이었다. 별것 아니지만 복리로 인구도 늘어나므로 이 수치면 불과 반세기 만에 인구가 두배로 늘어나는 수치다. 이는 영국에 일어난 여러 변화때문이었다. 새로운 파종법과 윤작법이 도입되었고 농업이 기계화 되어 수확량이 50%이상 늘어났다. 거기에 북미지역의 넓은 토지가 경작됙고 유럽의 농경기법이 도입되며 그 농산물의 수입도 가능해졌다. 

 나아진건 식량 사정만이 아니다. 하수도가 건설되고, 철도가 생겼으며 목화도 수입되어 위생과 의류, 보건등 수명과 관련한 사안들이 크게 개선되었다. 때문에 영국의 영아 사망률이 낮아지기 시작했고, 덩달아 생존율이 증가해 인구가 크게 증가하기 시작했다. 이런 영국의 인구 변화를 책은 인구전환이라 명명한다. 

 이 시기 영국의 인구가 얼마나 대단한지는 프랑스와의 비교로 쉽게 파악된다. 지도를 보면 알겠지만 프랑스는 영국보다 몇배 넓은 국토를 자랑한다. 실제 1800년까지 프랑스의 인구는 영국의 4배였다. 하지만 영국의 인구전환이 시작되고 1900년에 이르면 프랑스의 인구는 영국보다 고작 25%많은 수준에 그치게 된다. 이는 양국의 운명에 큰 차이를 불러왔는데 영국은 많은 인구로 거대한 내수시장을 갖게 되었고 식민지를 자국의 인구로 채울수 있게 되었지만 프랑스는 그렇지 못하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산업화 초기인 19세기는 지금처럼 세계 무역이 활성화 되지 않아 물건을 팔 시장이 매우 제한적인 상황이었다. 때문에 자국내의 인구 증가로 인한 내수시장의 활성화와 식민지의 확보는 경제성장을 위한 매우 중요한 요건이었다. 그리고 영국은 인구의 급성장과 산업화로 1914년에는 경제규모가 프랑스의 3배에 달하게 된다. 

 인구변화는 프랑스와 영국의 운명만을 가른 것이 아니라 영국과 스페인의 운명도 갈랐다. 유럽에서 영국이전에 미대륙과 아시아 등지에 넓은 식민지를 개척한 것은 스페인이었다. 하지만 스페인은 인구전환이 일어나지 않은 16-17세기에 식민지를 경영했고, 자국내 인구조차 충분하지 않았기에 식민지를 지배만 할 뿐 인구를 충분히 파견할 여력이 없었다. 하지만 영국은 17-18세기에 북미와 호주에 식민지를 건설했고 19세기 인구가 자국내 인구를 감당하고도 남을 정도로 늘어서 수백만명의 사람들을 식민지로 이민시킬 수 있었다. 때문에 과거 스페인의 식민지였던 국가는 현재 스페인어를 쓰고 그들의 후예가 일부 남아있음에도 현대 스페인과 무관한 국가로 독립하게 되었지만 영국의 식민지였던 국가는 그들의 후예가 다스리는 국가로 현재까지 영국과도 매우 밀접한 관계를 맺는 국가가 되었다. 이런 영국의 후예가 건국한 나라는 미국, 캐나다, 호주, 뉴질랜드로 이중 미국을 제외한 나머지 국가들은 20세기 초반까지만 해도 영국과 같은 나라라는 동질성이 있었고(그들의 국기만 봐도 알 수 있다) 평화로울 때는 풍부한 식량을 제공하고, 전쟁때는 모국의 부릅에 인적자원을 동원해주기까지 하였다. 

 영국 다음 인구전환을 겪은 나라는 미국과 독일, 러시아이다. 미국은 19세기부터 신규이민과 높은 출생률로 인구가 폭발하였다. 1820년에 이미 인구가 1000만명을 넘어섰으며 당시 미국여성은 평균 7명의 자녀를 출산했다. 1850년엔 인구가 2300만, 그리고 1900년엔 7600만에 이르렀다. 이런 인구증가로 인해 나폴레옹은 루이지애나를 멕시코는 캘리포니아를 속절없이 미국에 내줄 수 밖에 없었다. 미국은 이런 광대한 인구증가로 서부 개척에 나설수 있었고 대서양에서 태평양에 달하는 국토를 메울수 있었다. 이민자의 수도 엄청났는데 1920년까지 영국과 아일랜드에서 800만 이상, 독일에서 5-600만, 이탈리아, 오스트리아-헝가리제국에서 각 400만, 러시아에서 300만, 스칸디나비아에서 200만이 유입되었다. 결국 영국이외의 지역에서 온 인구가 더 많은 셈이지만 영국인의 후예가 초기 자리를 잡고 나라의 정체성과 사회규범 성장을 주도하였기에 나머지 문화권의 인구들은 결국 영국문화에 융합되어야 했다. 

 독일은 19세기 초만해도 분열된 유럽의 소국이었다. 하지만 전체적으로는 영국보다 인구가 항상 많았는데 1800년엔 영국의 두배였지만 1900년엔 프랑스처럼 영국이 독일인구의 2/3까지 따라잡았다. 하지만 독일은 통일 후 농업국에서 강력한 산업국으로 탈바꿈한다. 급격한 산업화, 도시화, 높은 출생률이 나타났다. 독일인구는 1800년 2500만에서 1870년 4000만 1913년엔 6700만이었다. 제조업 규모두 1880년 영국의 1/3에 불과하던게 1913년엔 영국을 추월하게 된다. 인구전환은 선발주자보다 후발주자가 더 급격하게 나타난다. 이는 세계적 추세인데 영국의 입장에선 독일이 그러했다. 독일도 영국처럼 북미지역의 개간으로 값싼 식량수입의 혜택을 보았고, 농업의 기계화와 농업기술의 발전으로 식량이 증가했다. 하지만 독일은 영국과 달리 식민지가 적어 자국의 농업 보호를 위해 식량 수입을 제한해 자급적 식량 기술의 혜택과 도시생활의 개선이 자국 인구 증가에 더 큰 영향을 미쳤다. 

 러시아는 19세기 동안 광대한 영토에서 인구가 무려 4배나 증가했다. 1차대전쯤엔 연 1.5%의 인구성장률을 보였고, 1914년엔 인구가 무려 1억3천200만으로 전세계 최고 수준에 도달한다. 경제도 1885년부터 1913년까지 연 3.4%성장했고, 못지 않은 인구증가로 러시아도 미국처럼 오지인 시베리아에 개척이 가능해졌다. 이 기간 러시아는 매년 75만의 인구를 시베리아로 보낼 수 있었다. 

 이런 인구 팽창은 각국에 공포를 불어넣었다. 초반 주자인 영국은 독일의 경제와 인구성장이 매우 불안했고, 독일은 러시아의 인구성장이 매우 두려웠다. 인구가 정체인 프랑스의 공포는 말할것도 없었다. 또한 전례없는 인구전환으로 당시 이들 나라의 인구는 수가 많아지기도 했지만 매우 젋었다. 때문에 사회적 분위기가 호전적이었다. 젊은 인구는 혁신과 역동성, 창의력을 사회에 불어넣지만 높은 범죄률과 호전적 분위기를 낳기도 한다. 어찌보면 1차대전은 이런 각국의 인구증가로 젊은이의 증가가 불러온건지도 모른다. 

 1차대전은 결국 양쪽의 과학기술의 수준이 비슷한 덕에 인구차이로 결판이 난 싸움이라 볼 수 있다. 영국과 프랑스, 미국을 포함한 연합국은 무려 4600만의 병력을 동원했지만, 독일쪽의 동맹군은 겨우 2700만의 동원만 가능했기 때문이다. 실제 전쟁기간 그 나라의 인구비율과 동원한 병력 비율은 연합과 동맹쪽이 1.75:1과 1.73:1로 거의 인구규모에 대비한 병력동원이 이루어졌음을 알수 있다. 총력전이었기 때문이다.

 1차대전후 유럽 각국의 인구는 전환을 마치고 정체되기 시작한다. 높은 출산률과 높은 사망율, 적은 인구에서 사망률 하락으로 인구가 급성장하는 시기를 지나 출산률이 낮아져 사망률과 균형을 맞추어 인구가 더이상 늘지 않는 시기에 도달하게 된 것이다. 더 이상의 인구성장은 없는 것 같았지만 2차대전후 다시 인구 성장이 시작된다. 베이비붐이 일어난 것이다. 

 베이비 붐은 막상 전쟁으로 인한 인구 손실과 전후, 젊은 남성들이 돌아오며 미뤘던 출산이 한꺼번이 이뤄지며 인구가 크게 증가한 것으로 생각한다. 하지만 전혀 그렇지 않다. 그런 논리라면 1차대전 후에도 베이비붐이 이뤄졌어야한다. 2차대전 후의 베이비붐은 1차대전 후와 다른 요소때문에 일어난 일인데 바로 경제성장이다. 전쟁 후 서유럽과 미국의 경제는 급성장했다. 인구증가와 경제성장은 서로 자기 강화적 성격을 띄며 선순환했다. 결혼이 늘고 자녀수가 늘었으며 인구가 늘자 주택수요와 제품수요도 늘며 경제도 더욱 성장했다. 낙관적 사회 분위기가 확산되었고 자수성가도 쉬워져, 이전 같으면 늦은 나이에 결혼하던 사람들도 이른 나이에 결혼하기 시작했으며 아이도 그만큼 많이 낳게 되었다. 

 때문에 1930년대 인구전환을 마쳐 출산률이 2명미만이던 영국도 1960년대엔 3명대의 출산률을 보이게 되었다. 1960년대는 베이비붐이 절정에 이른 시기로 1차대전 무렵처럼 각국의 인구는 많아졌고 다시 젋어졌다. 때문에 이 시기의 문화는 반항적이고 소비 지향적이었다. 68혁명이 이 시기란 것도 젊은 인구구조와 무관하지 않을 것이다. 

 계속되던 인구성장은 1968년 먹는 피임약 필이 처음 등장한 시기와 거의 일치하며 하락하기 시작했다. 경제성장은 인구를 계속 성장시킬 수 없었으며 여성의 교육수준과 고용률이 높아지며 더 이상 여성이 많은 출산을 하던 시대는 역사속으로 사라졌다. 그리고 그 후폭풍이 지금 인구전환을 마친 여러나라에서 일어나고 있는 고령화다. 이미 서유럽과 동아시아 북미의 국가들은 고령화를 겪고 있다. 고령화는 인류가 처음 겪는 일이어서 그렇지 꼭 나쁜 것만은 아니다. 고령화가 일어나면 노인 관련 산업이 생겨나고 그 분야의 고용 창출과 경제성장이 일어난다. 또한 많은 연구에서 입증했던 고령화는 그 나라를 평화롭게 하고 준법적일 가능성을 높인다. 그리고 소수가 되어버린 젊은 이의 가치가 높아져 어린 학생에 대한 높은 수준의 집중 투자가 일어난다. 하지만 주지하다시피 사회의 혁신성과 역동성이 떨어지고, 경제규모가 작아지며 의료와 연금등 공공부분의 지출 부담이 막대해진다. 

 세계 많은 지역이 인구전환을 끝냈지만 아직 남아있는 지역이 있으니 중동지역과 사하라 이남 지역이다. 중동지역은 인구전환의 물결이 잦아들며 마무리로 가는 지역이고 사하라이남은 인구전환이 막 시작되고 있는 지역이다. 중동지역은 사망률의 감소로 인구가 증가했으며 출산률 역시 줄어들고 있다. 하지만 이슬람 사회 특유의 다산을 유도하는 문화로 인해 아직은 상대적으로 높은 출산률을 보이고 있다. 중동지역의 인구가 증가하는데는 이민도 큰 역할을 했다. 카타르의 경우 2차대전 직후 겨우 인구 2만5천의 소국이 현재 인구 250만으로 불어났다. 이중 토착민은 20%정도이며 나머지는 이민자들이다. 

 중동은 젊은 층의 인구비율이 매우 높은데 석유와 가스라는 우연적 산물에 의한 부로 인구가 늘어난 터라 인구대비 취업율이 46%에 불과하다. 석유와 가스를 팔아서 이룬 경제체제로는 충분한 고용이 이루어지지 않는 것이다. 거기에 과학기술 수준도 낮아 건조지역임을 감안해도 1인당 물소비량이 세계평균의 20%수준에 불과하고 곡물의존도도 무려 50%나 된다. 거기에 석유로 인한 기업가 정신의 부재로 지대만을 추구해 위로부터의 부패가 사회에 만연해있다. 그래서인지 아랍의 6-15세 어린이중 무려 1000만명이 학교를 다니고 있지 않다. 교육이 부재하고, 일자리도 찾기 어려운 청년층의 폭발적 증가는 폭력으로 이어지기 쉽상이다. 저자는 이 지역의 이슬람 근본주의 역시 이런 젊은 층의 불만과 관련이 있다고 보고 있다. 그리고 이런 아랍의 젊은 층의 좌절은 서유럽으로의 이민 물결로 나타나고 있다는게 저자의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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