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털 세계 지구종말 시리즈 3
J. G. 밸러드 지음, 이미정 옮김 / 문학수첩 / 2016년 4월
평점 :
절판


 밸러드의 지구종말 시리즈 마지막이다. 물에빠진 세계는 지구가 온난화로 습해지고 해수면 상승으로 세계 주요지역이 잠긴 후의 이야기이고, 불타버른 세계는 가뭄으로 해안으로 이동하고 거기서 10년, 그리고 이후의 시간이라면 크리스털 세계는 지구 종말 사건이 일어나고 있는 지금 현재를 그린다. 

 시점은 좀 다르지만 공통점은 많다. 역시 세계가 멸망하고 이번에도 주인공이 박사이고 주인공 주변엔 사랑하는 여인이 항상 있으면서도 그녀는 많이 사랑하고 의존하지는 않으며 하나같이 주인공들이나 이야기의 뉘앙스는 세계가 멸망하는 것이 잘못되었다기 보다는 뭔가 하나의 순리처럼 여겨지는 분위기가 그렇다. 

 그래서 멸망시리즈의 결말은 항상 주인공이 이 세계를 극복하기보다는 뭔가 순응해가며 멸망을 받아들이거나 인정하고 오히려 하나가 되어가는 방향으로 모호하게 난다. 이를 통해 어떤 말을 하려는지 알것 같으면서도 항상 좀 아리송하다.

 앞의 두 작품은 하나는 환경 오염으로 인한 지구 온난화의 극심화로 지구가 수몰되고, 다른 하나는 해양폐기물로 바다의 막이 생겨 비구름이 땅에 도달하지 않아 대 가뭄으로 지구가 망한다. 비교적 과학적이고 원인도 가능한지를 떠나서 분명한데 크리스털 세계는 좀 다르다. 전 우주적으로 발견되는 또 다른 세계의 등장으로 존재가 흔들리며 모든 것이 크리스털로 뒤덮이게 되는데 설명이 분명치 않고 잘 이해도 되지 않았다. 더 신비스러운 느낌인것 분명하다. 

 크리스털로 덮이는 지역인 미국 플로리다와 남미의 한 지역인데 서서히 나타나기 시작하다. 하루에 30미터에서 하루 350미터로 그 범위가 급속히 늘어나다. 무기물 유기물을 가리지 않아 집이나 돌, 악어, 수풀, 강마저도 모두 크리스털 결정으로 뒤덮힌다. 사람도 마찬가지. 그런데 이상하게도 다이아몬드나 보석류를 지니고 있으면 크리스털 결정이 생겨나지 않거나 생겨난 크리스털도 다시 용해되어 원래 모습으로 복구가 가능하다. 물론 횟수의 제한이 있다. 

 주인공은 나병환자를 치료하는 의사인데 크리스털 발생지역으로 가게 되어 한 여인을 두고 다투는 두 남자사이에서 우여곡절을 겪는다. 

 종말 시리즈 3부작은 적어도 두 작품은 환경오염이 종말의 원인으로 환경파괴를 경고하는 것 같기도 하고 종말을 받아들이는 주인공들의 성향으로 볼때 더욱 환경을 강조하는 것 같기도 하다. 세 작품은 배경과 주인공은 모두 다르지만 상당히 비슷한 느낌이다. 인물들의 행동이 잘 이해가 가지 않고 성격이 분명치 않고 모호하다느 것도 그렇다. 책을 읽기 힘든 여름날 올림픽과 함께 한 책이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70년대생이 운다 - 꼰대의 길목에 선 리더를 향한 위로와 공감 EBS CLASS ⓔ
박중근 지음 / EBS BOOKS / 2020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90년생이 온다'라는 책이 작년에 인기가 좋았다. 한창 인기가 좋을 때 읽었는데 시대가 만들어낸 90년생의 주요 특징과 그것을 받아 줄 수 있는 사회적 주문과 성숙도가 골자였던 것 같다. 그러면서 든 생각이 그러면 그 90년생을 받아주는 세대에 대해서도 다뤄야 하는게 아닐까란 생각이었다. 70년생은 자신들의 생각을 했을 것이고 이제 슬슬 자리에서 물러나야 하는 60년생도 아마 그런 생각을 했을 것이다.

 저자는 90년생과 가장 부딪히는게 70년대 생이라 생각한 것 같다. 그럴만한 것이 80년대 생은 아직 관리직에 이르지 못하고, 90년대생과 문화적 격차도 아주 크진 않을 것이고 60년대생은 임원직 이상이거나 퇴임을 앞둔 사람들로 직접 90년대생과 대면하진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면 아무래도 남는건 70년대생 뿐이다. 한창 부장이나 팀장급의 직위일 것이고 그룹의 리더로 실무자인 그들을 관리하고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90년대생에겐 한창 꼰대로 보이겠지만 사실 70년대생은 한국 역사상 최초로 X세대라고 명명된 신세대였다. 압구정 오렌지족에 배꼽티, 댄스음악과 레게에 열광하고, 질투나, 파일럿, 마지막 승부같은 드렌디 드라마와 농구를 좋아했다. 당시 독재정권에서 벗어나 대학가엔 시대적 과제해결로 낭만과 소비문화가 팽배했다. 사회전반적으로도 소득이 크게 향상되어 무척이나 트렌드한 분위기였다. 

 책은 그런 그들이 50년대생과 부딪히고 그리고 무엇보다도 IMF라는 사회적 분위기로 인해 자신들의 자유분방함을 꺽고 사회에 순응할수 밖에 없었다고 말한다. 사실 별로 설득력이 없었다. 그런면도 있겠지만 그보다는 70년대생은 자유분방함이나 개인주의가 90년대생보다 훨씬 약했다는게 정답일 것이다. 90년대생은 대부분 고향이 대도시이고 선진사회에서 도시문화 속에서 자라났으며 부모역시 대부분 도시 출신이다. 하지만 70년대생은 어려선 군사정권 그리고 가난한 나라 혹은 농촌에서 태어났다. 도시로 왔어도 농촌에서 자라나다 이전한 경우이고, 부모세대는 거의 확실히 농경문화에서 자라난 사람들이었다. 즉, 70년대생은 한국최초로 도시문화를 가진 사람들이었지만 거의 반 이상은 농경문화의 영향을 상당히 받았다. 때문에 완전한 도시세대인 90년대생들과는 다르게 보다 유교적이고 집단적인 문화를 갖고 있으며 이로 인해 사회에 진출했을 때 개성을 발휘하며 저항하기보다는 사회에 녹아드는것도 충분히 가능했을 것으로 보는게 더 타당해 보인다.

 책이 조금더 아쉬웠던 점은 70년대생들의 특징을 충분히 설명하기보다는 90년대생들에게 맞추기 위해 더 나은 리더로 거듭나라는 주문을 했다는 것이다. 이것도 해결책이겠지만 90년대생들도 70년대생의 특징을 잘 분석한 책을 보고 그들을 이해하는 계기가 되는 책이 더 낫지 않았을까 라는 생각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5)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불타버린 세계 지구종말 시리즈 2
J. G. 밸러드 지음, 이나경 옮김 / 문학수첩 / 2016년 4월
평점 :
절판


 물에 빠진 세계 이후 두 번째 지구 종말 시리즈다. 물에 빠진 세계, 불타버린 세계, 크리스탈 세계, 이 3부작을 읽기로 했을때 검색해보고 순서대로 읽기 시작했는데 다 부질없다. 3개의 작품은 아무래도 독립된 세계관을 가진 연결이 없는 작품이다. 물론 지구가 망한다는 공통점이 있지만 원인은 다 다르다. 

 불타버린 세계는 불에 탔다기보다는 정확히는 가뭄이다. 원제 제목도 그냥 가뭄이다. 아무래도 한국에서 전작과 대비되는 극적 효과를 위해 이렇게 작명한게 아닌가 싶다. 주인공은 또 박사인데 찰스 랜섬으로 의학박사이다. 인류는 바다에 매년 수백만톤의 쓰레기를 쏟아부었다. 그냥 공해상에 배를 끌고가 대놓고 버린 나라도 있고, 하천을 통해서 버린 나라도 있다. 하여튼 이 엄청난 폐기물들은 급기야 바다에 아주 얇은 화합물 막을 만들어 버린다. 이 막은 공기는 투과시키지만 물처럼 큰 분자는 통과하지 못하게 한다. 

 그 말은 바다와 대기간 기체 수준의 교환은 일어나지만 물분자 수준의 교환은 안 일어난다는 즉, 바다로부터의 증발이 사실상 봉쇄되었음을 의미했다. 그렇게 대륙의 모든 강과 저수지, 호수가 말라간다. 물론 화합물 막은 바다 전체를 뒤덮은건 아니었다. 주로 폐기물이 많이 쏟아진 연안을 막아 버렸는다. 대륙의 물이 마르자 대륙에선 더 이상 비구름이 생겨나지 않았고, 먼 바다에서 생겨난 구름대는 대륙으로 이동했지만 화합물 막으로 막혀 건조해진 해안 대기를 만나면 곧장 비를 모두 연안에만 쏟아버렸다. 사람들은 호위선단과 배를 동원해 화합물 막을 갈라보았지만 역부족이었다. 물에 뜬 기름막을 손으로 휘저어봐야 잠시 뿐이다.

 랜섬박사는 호수가 있는 소도시에 살고 있었다. 수년에 걸쳐 폭이 수백미터인 강마저 말라버리자 랜섬박사는 일련의 사람들과 같이 바다로 가기로 결정한다. 그래도 그는 오래 버틴 편이다. 하지만 마을의 존슨 목사는 사람들이 자신의 할일을 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마을을 지키고 버티며 물을 찾아야 한다는 것이다. 

 랜섬은 존슨의 광기를 느끼며 더 늦기 전에 바다로 향한다. 가면서 사람들이 버린 자동차를 타고, 고장나면 갈아타기를 반복하며 먼 거리의 바다로 도착한다. 그렇게 십년의 세월이 지나는 동안 사람들은 많이 죽어간다. 모든 사회시스템은 붕괴된지 오래고, 사람들은 물고기와 해산물, 해초류에 연명했다. 바다 사람들은 바다물을 계속 증류시켜 물을 얻었기에 해안 인근은 증류후 남은 소금으로 가득했다. 

 그런 바다 생활에 신물이 난 랜섬은 같이 떠나왔던 무리들과 같이 마을로 돌아간다.가서 두고 온 사람들과 조우했고 마을엔 저수지가 생겨서 생각보다 물이 많았지만 충분치 않았다. 그리도 양 집단은 서로 너무나도 야만적으로 변해있었다. 

 랜섬은 마을에서의 소동을 뒤로 하고 더 내륙으로 향한다. 이게 소설의 끝이다.

 밸러드의 종말 시리즈 두 권을 보면서 느낀점은 배경과 장면 하나하나에 대한 묘사가 상당히 세밀하다는 점이었다. 잘 그려지지 않기도 했고 다 일일히 읽기 피곤하기도 한다. 하여튼 대단하다. 그리고 종말은 맞아 사람들은 광기에 빠지기도 하지만 굉장히 무개성해지기도 한다. 전작품이나 이번 작품이나 인물이 크게 느껴지지 않는다. 물론 이번작은 더 심했다. 그래서 좀 재미가 떨어진달까. 거기에 종말을 맞은 주인공이 결국은 더 종말에 가까운 지역으로 향한다는 점이다. 물에빠진세계에선 과거 중생대의 기억으로 회귀하며 주인공은 더욱 덥고 습한 생존불가능의 지역으로 향했고, 이번에도 가뭄에 더 심한 내륙으로 물을 향해가는게 그렇다. 물론 의외로 이 지역들이 더 희망있는 지역이라는 느낌은 작품에 풍겨지긴 한다. 종말 시리즈의 마지막인 크리스털 세계는 어떻게 그려질지 봐야겠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행운이 너에게 다가오는 중 문학동네 청소년 51
이꽃님 지음 / 문학동네 / 2020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지금 티비에선 올림픽 개막식이 진행중이다. 입장객도 없고 일년이라는 고정비용을 더 치룬 탓인지 역대급으로 저렴해보이는 개막식이다. 물론 뒤는 어떨지 모르겠다. 개인적으로 가장 비싸 보였던 개막식은 베이징 올림픽이었는데 둘을 비교해보면 정말 극적일 것 같다. 음악감독이 문제를 일으켜서인지 선수단 입장식에 일본 게임음악을 사용했다. 그리스가 입장할때 게임 드래곤퀘스트의 메인테마를 사용했는데 그 게임을 어린 시절 즐겨한 사람으로써 느낌이 색달랐다. 마지막에도 틀지 않을까 했는데 주최국 일본이 입장하게 마지막으로 그 음악을 다시 썼다. 일본인에게 드래곤퀘스트란 게임이 의미하는 바가 이런듯 하다. 

 오늘 읽은 책은 '행운이 너에게 다가오는 중'이란 책으로 거주하는 지역 올해의 권장도서다. 아동문학으로 아동학대를 다룬다. 중2라는 질풍노도시기에 학생들의 이야기엔데 무거운 주제를 가볍고 흥미있게 풀어냈다. 

 나오는 중심 아이들은 4명이다. 형수와 우영, 은재, 타노스다. 형수와 우영은 남자아이로 서로 친하다. 우영은 좀 찌질하단말을 주변 아이들로부터 듣고 사는 아이고 아이에게 모든 걸 투사한 엄마로 인해 끊임없이 고통받으며 살고 있다. 형수는 그런 우영의 친한 친구로 아버지가 여자중학축구부감독이다. 7살짜리 동생이 있는데 이 녀석의 성숙함과 바른 말이 예사롭지 않아 상당히 성가신 상태다. 타노스는 형수, 우영, 은재의 반 반장이다. 워낙 무서워서 별명이 무려 그 '타노스'다. 어벤져스에서 단신으로 대부분의 어벤져스를 묵사발낸 그 타노스말이다.

 형수와 우영은 pc방을 다니는데 같은 반 아이들이 둘을 너무 무시하고 자꾸 천원 이천원씩 빌리고 갚지도 않는 일이 일어나 일부러 후진 pc방을 방문한다. 거기서 같은 반 은재를 만나고 뒤를 밟는다. 그리고 놀랍게도 은재가 한 오래된 아파트의 복도 창문 방범창을 뜯고 침입하는걸 발견한다. 둘은 도둑질이라 생각하고 다시 은재가 아파트를 침투하는걸 촬영하지만 그 집은 은재의 집이었다. 은재는 매일 자신에게 폭력을 휘두르는 아버지를 피해 창문을 너나들었던 것.

 그리고 형수는 장난으로 우영에게 타노스에게 고백을 하게 한다. 그런데 웬걸 타노스가 이걸 받는다. 당황한 우영은 같이 다니는 학원에서 이 사태를 무마하기 위해 거부당할 것으로 생각하고 공주라고 까지 칭하며 타노스에게 꽃을 바치며 재고백한다. 그런데 타노스는 이것 마져도 받는다. 아무래도 타노스는 찌질한 우영을 좋아한듯 하다. 그러게 둘은 본의 아니게 사귀게 되어 정말 서로 좋아하게 된다. 

 은재는 우연히 축구 감독인 형수 아버지의 눈에 띈다. 마침 선수부족에 시달리던 형수 아버지는 은재의 빠른 발에 감탄해 축구를 권한다. 하지만 은재는 고민한다. 아버지가 허락하지 않을께 뻔하기 때문이다. 예전에도 육상을 하겠다고 했다 죽지 않을 만큼 맞은 기억이 있다. 아버지는 자신의 인생처럼 은재의 인생도 꺾어버리고 싶어한다. 

 책은 결국 해피엔딩으로 끝난다. 은재는 용기를 내어 경찰서를 찾아가고 축구를 계속하게 된다. 위기를 맞은 우영과 타노스의 교제도 계속된다. 서로의 마음은 더 강해진다. 쉽게 볼 수 있는 아동도서로 아이들이 볼만하다. 잊을 뻔 했는데 책 제목의 행운은 책에서 화자 역할을 하는 행운을 지칭한다. 이 행운은 아이들을 바람으로 살짝 민다던게 혹은 고민의 순간에 자연의 힘을 이용해 바람이나 비등으로 특정인을 보게하여 운명의 방향을 조금 더와주는 역할을 한다. 그래서 누구에게나 행운이 있는 것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물에 잠긴 세계 지구종말 시리즈 1
제임스 G. 발라드 지음, 공보경 옮김 / 문학수첩 / 2016년 4월
평점 :
절판


 로버트 케런즈는 40세 정도 되었다. 2154년의 지구에 살고 있는데 지구는 사실상 멸망했다. 그런데도 그는 최고급 리즈호텔의 스위트룸에 살고 있다. 모든게 최신식이고 쾌적하다. 과거 이름 모를 부자를 위해 준비된 곳이다. 다만 그 호텔엔 그 혼자 살고 있고, 이 호텔 역시 반쯤 침수되어 있다는 것이다. 

 지구는 물에 잠겼다. 이유 모를 태양의 변덕에 강한 태양풍이 몰려들었고 이게 지구 자기장을 망가뜨려 태양복사에너지가 그대로 밀려들었다. 기온이 극적으로 상승해 극지방의 기온은 무려 90도 가까이 치솟았다. 자기장이 망가져 방사능도 밀려들었다. 높은 기온에 방사능의 영향으로 지구 동식물들은 극적으로 빠르게 진화한다. 커져버린 곤충들이 들끓었고 포유류는 거의 절멸했으며 속씨식물들도 거의 사라지고 거대 양치식물이 지구를 뒤덮기 시작했다. 파충류는 전성기를 다시 맞았다. 

 기온이 높아지고 열대를 중심으로 점차 폭풍우가 지구 각지를 덮쳤다. 극 지방들의 얼음은 모조리 녹아 해수면을 수미터 높였는데 사람이 거주하는 지역이 주로 해안지역인 만큼 많은 중심도시들이 수장되어 석호로 변해버렸다. 그런데 무너진 얼음들과 함께 동토층의 토사들도 바라도 밀려들어 해수면 상승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육지의 표면적은 늘어버렸다. 낮게 퍼져버린 것이다. 그래서 바다는 오히려 지구 전체의 2/3에서 1/2정도로 감소한다.

 사람이 살기 적합한 지역은 극지방만으로 한정되었다. 러시아 북부의 그린란드, 남극대륙 정도다. 서식지도 줄어들었지만 방사능때문인지 기후변화 때문인지 동물들의 생식력이 크게 감소했다. 인간도 예외는 아니어서 부부 열쌍중 겨우 한쌍이 간신히 한명 정도의 아기만 갖는게 허락되었다. 세계인구는 500만으로 감소했다. 이게 케런즈가 살고 있는 세계고, 작가가 묘사한 물에 잠긴 세계다.

 케런즈가 있는 지역은 한낮에 무려 60도까지 올라가고 습하며, 한방만 물려도 타격이 큰 거대 말라리아 모기와 이구아나떼들, 악어떼들로 가득차있다. 그런데 여기가 런던이다. 북위 50정도의 지역인데 이 지경이다. 런던엔 당연히 사람이 살고 있지 않고 케런즈를 비롯한 일련의 군인무리들이 생물연구를 위해 파견나왔다. 이들은 거의 2년가까이 체류하다 열대폭풍우의 곧 이지역까지 상승할 것으로 예상되 철수는 눈앞에 두고 있었다.

 그런데 웬일인지 케런즈는 지옥같은 이 곳을 떠나고 싶지 않다. 그리고 파견중인 군인 대부분이 중생대 지구의 꿈을 꾸기 시작한다. 바드킨 박사는 이걸 우리 인류가 오래도록 진화해온 생물의 과거 기억이 재현되는 걸로 판단한다. 사람의 유전자에 생물로 진화해온 과정의 기억이 각인되어 있다는 것. 그래서인지 죽음을 반드시 보장하는 남쪽으로의 탈영병도 등장한다.

 그리고 케런즈는 연인 달과 바드킨 박사와 런던에 남는다. 이후 스트랭맨이랑 이상한 녀석이 일당과 함께 등장한다. 스트랭맨은 점차 부하들과 함께 광기에 휩싸이고 석호의 한편을 막고 펌프를 이용해 수미터 물에 잠겨 있던 런던을 다시 육지로 만들어낸다. 물속에 잠겨 신비함을 불러오던 런던에 막상 물이 빠지니 하수구이자 무덤이나 다름없었다. 

 이후의 이야기는 이 스트랭맨 일당과 케런즈의 갈등, 그리고 케런즈가 이 일련의 일이 해결됨에도 런던을 다시 수장시키고 남쪽으로 향하는 이해되지 않는 행동을 하며 마무리된다.

 소설은 무척 흡입력이 있다. 나온지 오래되었고 세계 종말 3부작의 첫 작이다. 작가인 밸러드는 일단 첫 작에선 세계를 물에 빠뜨리고 다음 작에선 불에 태우며 마지막 작에선 태양풍을 굽는다고 한다. 최근 지구 온난화로 기후변화가 심상치 않아 더욱 경각심을 갖으며 읽었다. 유전자에 각인된 생멸의 기억 이란 개념도 재밌다. 더운 여름에 좋은 책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