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데믹 제2국면 - 코로나 롱테일, 충격은 오래간다
우석훈 지음 / 문예출판사 / 202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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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0년대 말 '88만원 세대'는 매우 좋은 책이었다. 외환위기 이후 10년, 신자유주의로 치달아 고용안정성이 붕괴된 상황에서 앞으로의 세대가 맞을 수 밖에 없는 세태를 잘 짚은 책으로 기억한다. 그리고 저자 우석훈이 쓴 코로나 이후의 세상을 예측한 책이 '팬데믹 제2국면'이다. 많은 사람들은 코로나가 종식하면 모든 것이 과거로 회귀할 것으로 생각하지만 저자의 생각은 다르다. 코로나는 세상을 근본적으로 변화시켰고 이전으로 다시 돌아가는 일은 없을 것이란 이야기다. 

 생각해보면 외환위기 시절도 그랬다. 그 어려운 시기만 넘어가면 이전처럼 대학에서 내내 놀기만 해도 기업에서 알아서 모셔가고, 취직 후 큰 사고만 안친다면 월급이 조금씩 늘면서 적당히 승진하고 알아서 정년이 오는 그러한 시기가 다시 올 것만 같았다. 그리고 알다시피 세상은 외환위기 이후 근본적으로 변했고 과거의 시기는 다시는 돌아오지 않았다. 코로나 이후의 세상도 아마 마찬가지 일 것이다. 우석훈은 이 책을 통해 그런 코로나 이후의 근본적으로 변화할 세상을 날카로운 시선으로 예측했다.

 일단 팬데믹이 발생하면 제1에서 제4국면이 진행된다. 제1국면은 백신등장 이전의 시기로 팬데믹이 선언되고 마스크와 거리두기로 혼란에 빠지는 상황으로 일상에 마비가 온다. 2020년이다. 제2국면은 선진국을 중심으로 백신이 보급된다. 백신의 유무에 따라 국제적 갈등이 고조된다. 하지만 백신은 100%의 방어력을 띄지 못하고 유효기간도 있다. 때문에 백신의 접종이 빠르게 이뤄지지 못하면 유효기간이 도래해 효과가 사라진다. 한편으론 제한적 관광과 백신여권이 도입된다. 2021년이다. 제3국면은 개도국과 저개발국가도 백신접종이 시작된다. 2022년일 것이다. 선진국 사이에서면 이뤄지던 관광이 부분적으로 여기서도 가능해진다. 제4국면은 아프리카와 저개발 국가도 백신이 보급되는 시기다. 아마 2023년 이후가 될 것이다. 팬데민 종료가 조심스레 거론되고 코로나 균형이 새롭게 국제적으로 형성된 가운데 한국의 위상은 그 어느시기보다 높아진다. 다른 나라들이 크게 쇠퇴한 가운데 홀로 어느정도 선방이란걸 했기 때문이다. 

 코로나 이후 산업군은 3개로 구분된다. A형산업은 줌같은 비대면 플랫폼, 반도체 산업, 재생에너지산업, 배달서비스등이다. 코로나로 수혜를 받아 크게 성장했으며 세계가 근본적으로 변화하여 코로나 이후에도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게 된다. 상가들은 크게 붕괴하여 예전의 위상을 찾지 못하고 도시근교 쇼핑몰 다수는 배달서비스에 밀려 그들의 물류창고로 전락하게 된다. B형 산업은 코로나로 충격은 받으나 단기충격이고 장기적으로 과거의 위상을 회복하는 산업이다. 공공부문이나 발레처럼 규모가 작은 순수예술 분야다. C형산업은 충격이후 제자리로 회귀하지 못할 산업이다. 크루즈 산업이나 영화산업등이 그렇다. 많은 사람들이 관광이나 영화산업이 코로나 이후 예전의 위상을 회복할 것으로 생각하지만 관광은 기반자체가 관광지내에서 혹은 여행업계에서 붕괴해버렸고, 전세계적인 회복도 아직 매우 요원하다. 영화는 OTT의 성장으로 이미 많은 것을 빼앗겨 버렸으며 따라서 코로나 이후에도 회복이 어렵다. 한국인은 매년 5-6회정도의 영화관람을 했었는데 집에 대부분 OTT 서비스가 생겨난 상황에서도 그런 수치를 보일지는 장담하기 어렵다. 그들은 이미 자체제작이 상당한 수준이고 개봉까지 하고 있다.

 팬데믹은 디지털 전환과 선진국 현상을 한국에 가져올 것으로 예측된다. 노동시간은 줄 것이고 주4일제가 시행될 것이며 회식등이 줄고 직장민주주의도 강화될 것이다. 팬데믹 상황에서 한중일은 상대적 수혜자인데 중국은 진원지임에도 불구하고 빠른 방역태세와 의료장비, 생필품 수출이 증가하면서 무역흑자가 두배로 늘어났다. 한일도 여행이 크게 감소하고 수출이 의외로 늘어나는 부분이 생기면서 불황형 흑자가 늘어났다. 

 경기회복은 천천히 회복하는 U자형과 급격히 회복하는 V자형, 그리고 일본처럼 회복하지 못하고 장기침체하는 L자형이 있다. 팬데믹 이후에는 K자형 회복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이는 상위부분은 회복하고 성장하지만 아래부분은 전혀 회복하지 못하고 침체하는 것이다. 전체적으로는 성장률이 하락하고 경제체질도 좋지 못하며 내부경쟁이 치열해진다. 빈부격차로 사회적 합의가 어려워지고 사회통합도 힘들어진다. 거기에 코로나로 국가가 강해지고 어려움이 겹치며 민족주의와 국가주의로 회귀하는 경향도 강해질 것이다. 

 신자유주의 이후 국가는 자본의 논리에 밀려 그 위력을 상실해왔지만 팬데믹으로 방역의 전면에 나서고 세계가 서로 단절되면서 다시 그 모습을 드러냈다. 거기에 중일갈등과 글로벌 공급망의 붕괴로 국가의 역할과 힘은 그 어느때보다 다시 중요성을 드러내게 되었다. 그리고 역설적이게도 지방의 존재도 두드러지게 되었다. 중앙정부에서 전체적인 방역의 틀을 잡아도 막상 그것을 실행하는 것은 지방자치단체이며 그 과정에서 존재감이 드러나게 되었다. 미국같은 경우 트럼프 행정부의 엉터리 방역정책에 제대로 저항하는 주지사나 시장이 존재감을 드러내었고 한국에서도 초기 대구시장이 중앙정부와 갈등하며 존재감을 드러냈다. 한국은 앞으로 선진사회로 더욱 도약하기 위해 지방정부의 독립성과 자율성에서 드러나는 차별성을 토대로 경제를 더욱 선진화하고 사회를 민주화할 필요가 있다. 하지만 팬데믹 이후에도 강한 중앙의 힘으로 인해 이것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게 저자의 생각이다. 

 팬데믹은 한국 교육의 약한 고리와 우리의 교육이 어디에 집중하는지를 잘 드러내었다. 저자가 보기에 한국교육의 두 축은 돌봄과 대입이다. 실제 팬데믹 상황에서 다른 교육은 모두 원격화되며 사실상 질 관리가 포기되고 중지되었지만 돌봄과 대입만은 멈추지 않았다. 실제 초등학교에서 아이들은 등교하지 않았지만 돌봄이 필요한 상당수 아이들은 긴급돌봄의 이름으로 등교했었다. 학교는 문을 닫은 적이 없는 셈이다. 대입역시 마찬가지다. 가장 빨리 위험을 무릎쓰고 등교를 감행한 것이 고3이다. 이런 상황이다 보니 역설적이게도 위 두 상황을 연결하는 중학교 학생들이 가장 소외받는다. 저자가 보기에 중학교 시기는 학생이 한국인의 전형적인 모습으로 고착되는 시기이며 두뇌발달상 과몰입이 많은 일어나는 시기다. 이런 시기의 학생들이 코로나 시기 가장 관리 받지 못하고 소외되었다는 것은 문제다. 대입교육행정에 투입되는 예산의 일부분만 써도 중학생을 위한 원격상황의 다양하고 알찬 프로그램이 가능하다. 저자는 이를 계속 유지하여 팬데민 이후에도 성공적으로 교육계에 정착될수 있다고 본다. 

 팬데믹으로 기업들은 독점기업이 늘어나고 덜 경쟁적인 시장으로 전환할 가능성이 높다. 이러한 큰 충격에서 살아남은 기업은 향후 더 큰 기회를 갖게 될 것이다. 한편 가계는 심각하다. 이미 부채비율이 전세계 1위다. 양적완화상황에서는 통화가 부유층과 기업으로 투입되었기에 통화량이 크게 늘어도 자산가격만 부풀지 인플레이션 상황이 나타나지 않았지만 코로나 지원은 일반인에 직접 지원되기에 인플레이션 효과가 일어나고 있다. 인플레이션은 필연적으로 금리 인상을 유발하기에 작금의 가계 부채 비율에서 가계가 견디기는 어렵다. 거기에 내수분야에서 비 숙련 노동자인 청년과 노인이 어려워지고 비수도권지역의 관광경제는 사실상 붕괴했다. 한국은 자영업자가 무척 많은데 이 역시 회복이 어려워 지금의 24.6%에서 다른 나라 수준인 10%후반까지 자영업 비율이 낮아질 것으로 예측된다.

 결국 팬데믹은 한국의 위상을 그 어느때보다 올려놓을 것이 분명해보이지만 상당수 국민들이 가난해지고 상위산업과 하위산업간의 양극화가 심해질 것이다. 또한 국가가 회귀한다. 이는 지역중심으로 이행하는 과정을 더디게 할 가능성이 높으며 한국의 경우 일본처럼 지역개발을 토건으로 밀어붙여 좋지 못한 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저자는 우려한다. 공교육에 대한 재정투입과 좋은 프로그램 마련, 토건보다는 지역인재와 대학들에 대한 투자, 지방중심의 정책실행, 플랫폼 노동자등 비임금노동자들에 대한 정책마련, 지역대학들의 무상화와 지역대학간의 공동프로그램운영, 청년에게 다가올 충격완화를 위해 대규모라 갑작스레 없어지고 있는 공채채용 중지의 점진적 도입등이 저자가 해결책으로 내놓은 것들이다. 이런 것들이 이뤄져야 주기적으로 다가오는 듯한 팬데믹이 한국사회가 더 잘적응할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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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이 나를 죽창으로 찔러 죽이기 전에
이용덕 지음, 김지영 옮김 / 시월이일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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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깝고도 먼 나라', 뻔하고 상투적이지만 이것만큼 한일관계를 잘 표현하는 말도 없다. 양국의 근현대사에서 가해자와 피해자는 분명하지만, 이후 여러 사안이 얽히며 가해 피해관계가 청산되지 못했다. 그리고 양쪽 다 급격한 보수화가 이뤄지며 분명한 피해보다는 가해의 역사를 가리고 가해자로 반성하며 살아가지 않는 것을 정상이나 보통으로 치부하는 형국이다. 

 이런 암울한 현실을 가장 심각하게 마주하는 것은 어쩌면 재일한인일 가능성이 높다. 그들은 광복이후 일본에 남은 1세대 한국인의 3-4세에 달할 정도로 세월이 지났지만 가해와 피해의 문제가 분명히 청산되지 않았기에 그들의 정체성 문제도 해결되지 못했다. 일본에선 귀화할수 있음에도 수세대간 하지 않은 것을 비난하며, 한국에서는 그 힘든 일본에 남아 차별받으면서 사는 것을 돕지 못할망정 정체성을 더 치열하게 지키며 살지 못하는 것을 탓한다.(희안하게도 미국의 재미교포에게는 이런 정체성에 대한 요구를 거의 하지 않는다)

 현재 한일 관계는 해결의 실마리가 좀처럼 보이지 않는다. 한국에 진보가 집권하고 일본 극우보수가 계속집권한다면 특별한 해결책을 찾지 않는한 지금의 평행선은 당분간 유지 될것으로 보이며 ,한국에 보수가 집권하더라고 박근혜시절 이뤄진 억지 위안부합의처럼 어설픈 해결로 문제를 덮어 이후에 또 다른 문제를 만들어버릴 가능성이 높다. 

 이번에 읽은 소설의 제목은 제법 살벌하다. '당신이 나를 죽창으로 찔러 죽이기 전에'다. 제목이 이래서인지 책을 들고 다니며 주변사람들에게 여러 소리를 들었다. 그 책 재밌나. 책 제목이 너무 무서운데 등등. 책은 재미보단 독특했다. 재일교포의 시선, 그리고 일본사회에서 재일한국인이 갖는 다양한 층위와 정체성, 그리고 암울한 한일관계의 연장에서 일어나는 사건등이다. 

 책은 가까운 미래를 상상한다. 한일 관계는 악화일로로 치달았다. 양국을 오가던 수많은 관광객은 단절되었고 일본은 지금의 자민당보다 더한 극우세력이 집권한다. 이들은 성소수자나 다른 부분에서는 상당히 인권친화적이면서도 재일한국인에게만은 유독 차별이 심한 정책을 고수한다. 재일한국인에게 보장되던 특별영주자제도도 없어졌으며 재일한국인에게만 외국인이라는 이유로 기본소득지급이 중단된다. 

 혐한들의 시위와 탄압, 그리고 폭력과 차별로 한국인 상권은 급격히 축소되고 한국식 식당과 가게들은 점차 자취를 감추게 된다. 이런일이 급속화된데는 하나의 사건이 있었다. 김마야라는 재일한국인이 일본인 3명에게 강간살해당하고 만 것이다. 김마야는 제법 부유한 재일한국인이었지만 평범한 여대생이었다. 재일한국인을 못마땅해하던 패거리는 김마야의 한국어 통화를 듣고 따라가 괴롭히다 급기야는 마야의 강한 저항에 분노해 성폭행해 살해하고 만다. 

 처음에 이 사건은 일본내에서 차별과 혐한 스피치에 대한 경종과 반성을 불러일으켰지만 마야의 급진적이고 무정부적인 성향 그리고 일본에 대한 비판 발언, 성소수자와 페미니즘을 옹호하는 글귀와 리포트등이 발견되며 상황은 반전된다. 동생의 죽음이후 오빠인 김태수는 크게 방황하며 하루하루를 폐인처럼 보낸다.

 이런 심각한 상황의 일본에 재일한국인 가시와기 다이치와 박이화가 있다. 둘은 서로 다른 길을 걷는다. 둘은 한때 청년회를 조직하며 일본내의 혐한에 저항했지만 정치적 시도와 사회적 시도가 모두 실패했다. 가시와기 다이치는 진보정치인을 당선시키는데 실패했고 박이화의 청년회는 사실상 붕괴했다. 

 이에 박이화는 일군의 청년들과 함께 한국, 즉 모국으로의 이주를 실시한다. 하지만 시작부터 꼬인다. 마수미라는 여성이 실연으로 귀국하던 배에서 투신하여 자살한다. 때문에 이화일행은 귀국하자마자 경찰서에서 조사를 받게되고 특히 이화는 국정원의 조사까지 받게 된다. 그들은 같이 간 천성의 친척 시골집에서 농업을 시작하지만 정착이 어려웠다. 손에 익지도 않던 농업은 잘 되었지만 천성의 시골 친척들이 문제였다. 그들은 노골적으로 여성들이 많은 이 곳을 노렸고 성적으로 접근해왔다. 이에 이화 일행은 농촌에서의 삶을 저버리고 도시로 향한다. 

 가시와기 다이치는 김마야의 죽음에서 시작된 혐한으로 기울어진 추를 바로잡고자 한다. 그의 계획, 아니 그의 아내의 계획은 무시무시했다. 일본에서 김마야의 살해사건 못지 않은 강력한 충격을 대중에게 주고자 한 것이었다. 가시와기 다이치는 이 계획의 실행을 위해 미국국적과 일본국적중 일본을 택한 재일한국인 윤신을 섭외하고 사상화한다. 윤신은 드론을 잘 다루고 싸움에 능하며 행동력이 우수했다. 가시와기가 다음으로 포섭한것은 가지마 나리토시라는 어수룩한 일본 극우단체의 회원이었다. 가시와기 아니 그의 임신한 아내의 계획은 이러했다. 가시와기 다이치와 윤신을 비롯한 일련의 재일 세력이 불손한 움직임을 벌인다. 이를 탐지한 극우단체 회원 가지마 나리토시가 이들의 소식을 듣고 침투한다. 단신인 가지마는 마침 자리에 있던 가시와기 다이치의 임신한 아내를 인질삼아 다른 이들을 모두 포박하고 준비한 단체의 일본도로 잔혹하게 살해한다. 그리고 난투끝에 가지마 나리토시도 죽게되고 불이붙어 모든게 산화한다. 유일하게 살아남은 가시와기는 임산한 아내를 잃은 재일한인으로 이 사건은 일본인 전체에 공분과 동정을 사게되어 기울어진 운동장을 일거에 다시 평평하게 만든다는 것이었다. 

 참으로 무서운 계획이고 이 계획을 아내의 계획처럼 다이치는 실행하고 성공한다. 하지만 때마침 해외 테러세력의 공격이 일어나 일본자위대가 습격을 받는다. 문제는 이 습격을 인근해 있던 동맹인 한국과 덴마크 군이 구원했다는 것이다. 그 과정에서 한국군은 가장 큰 희생을 낸다. 그리고 이를 통해 한일양국의 분위기는 급속한 해빙무드로 접어든다는 것이다. 이 모든것을 본 다이치의 심정은 착잡해진다. 심지어 자신의 인터뷰와 중요도도 일순위에서 밀려나게 된다. 소설은 이런 다이치의 복잡함을 뒤로하고 마무리된다. 

 소설엔 재일한국인에 대한 일본사회의 오랜 차별, 그리고 있을법한 풀리지 않은 미래 한일양국의 모습이 그려진다. 지금보다 더한 극우세력이 집권한 일본사회의 미래는 정말 암울해보이며 지금도 말이 안되지만 더한 궤변으로 재일한국인과 한국을 혐오하는 일본인들의 논리는 정말 기괴하다. 재일한국인들의 모습도 다양하다. 사실상 교포3-4세로 일본문화와 일본어에 익숙하면서도 오랜 차별로 한국인으로서의 정체성이 유지되고 있다. 한국은 모국이지만 어색하다. 소설은 이렇게 공포스러운 미래를 경고하는듯 하지만 일본을 크게 비판하지도 한국을 옹호하지도 않는다. 또한 소설의 결말부분의 해결책도 결국은 미래에 더큰 문제와 혐오를 야기할 가능성이 높은 미봉책에 불과해 쉽게 풀리지 않을 한일 문제를 예견하는듯 하기도 하다. 매우 독특한 소설이었고 이런 특이한 시각만으로도 읽을 만한 가치가 있단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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쉽게 따라하는 인공지능 FOR 클래스룸 FOR 클래스룸 시리즈
박찬 외 지음 / 다빈치books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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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공지능이 가까운 시일내에 미래세대의 삶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은 자명하다. 인공지능은 이미 사용되고 있는데 웬만한 포털이나 기업이 제공하는 챗봇, 각 쇼핑 사이트에서 제공하는 맞춤형 추천상품등, 유튜브의 맞춤형 영상, 넷플릭스등의 OTT가 제공하는 개인 맞춤형 영상들이 그것들이다. 포털에서는 뉴스나 쇼핑의 순서마저도 인공지능 알고리즘으로 조정하는데 자신들의 이익에 맞춘 것으로 의구심을 받고 있기도 하다. 

 이처럼 인공지능은 이미 우리생활에 들어와있으며 그 영향력을 증대시킬 것이기에 발맞추어 인공지능 교육도 시작중이다. 인공지능교육은 그 제작과 활용도 중요하지만 그에 앞서 이것이 무엇이고 그 가능성과 오용에 대해서 비판적으로 고찰하는 것도 중요하다. 흔히 사람들은 사법부의 어이없는 판결과 검사집단의 무리한 기소를 보며 양쪽에 인공지능 검사와 판사를 도입해야한다고 말하곤 한다. 하지만 이는 생각보다 위험한 생각이다. 지금의 인공지능은 기본적으로 사람이 만들어줌 알고리즘과 데이터로 학습하여 형성되며 때문에 그 알고리즘과 데이터가 편견과 차별로 얼룩져있다면 인공지능도 그렇게 된다.

 실제 미국 연방법원에서 도입한 수감 인공지능 콤파스와 마이크로스프테에서 도입한 입사 추천 알고리즘들은 제작자의 편견이 반영되어 다수인 백인에게 유리하게 설계되는 바람에 물의를 빚은 적이 있다. 앞으로 이런일은 더욱 비일비재할 가능성이 높다. 더불어 또 생각해봐야 할 것은 딥페이크와 음성복제등 인공지능을 이용함 범죄다. 딥페이크는 특정인의 얼굴로 가짜 영상을 만드는 것으로 사회적 파급력이 강한 정치인이나 연예인의 가짜영상을 만들어 사회적 소요를 일으키기 쉽다. 음성복제는 보이스피싱이나 금융사기에 쓰일 가능성이 높다. 유튜브나 다른 사이트에 올려진 특정 개인의 공개된 영상에서 목소리를 복제한 후, 이를 정해진 사기멘트로 가족에게 이용한다면 상당히 무서운 보이싱 피싱이 될 것이다. 

 인공지능과 관련해서는 저작권 문제도 대두된다. 현재 한국의 저작권법은 인간이 생산해낸 저작물만을 저작권법의 대상으로 적용한다. 하지만 이미 유럽연합에서는 인공지능의 저작권을 어느정도 인정하고 있으며 중국에서도 비슷한 판결이 뒤따랐다. 앞으로의 쟁점은 인공지능이 만든 것에 저작권을 줄 것인가, 인공지능을 이용해서 만든 작품의 저작권을 그 만든 사람에게 줄 것인가, 아니면 인공지능을 만든 설계가자 이 인공지능이 만들거나 활용하여 만든 모든 것에 대한 저작권ㅇ르 갖게 되느냐로 이뤄질 것이다. 

 간단한 인공지능을 활용한 교육으로는 '네컷 만화'가 있다. 간단한 인물들의 대사만 넣으면 알아서 인공지능이 적절한 캐릭터의 감정모습과 표정을 만들어주는 만화다. 안드로이드 기반이며 캐릭터는 여러명을 제공하지만 만화엔 최대 두명의 캐릭터만 등장이 가능하다. 만화가 4컷짜리이니 크게 문제 없다. 사용자가 만화에 이용할 사진이나 배경을 업로드할수 있고, 위치나 배경설명 기능도 있다. 

 구글 아트앤 컬쳐는 인공지능의 기능을 활용한 미술수업에 적당하다. 아트필터는 자신의 사진을 예술작품으로 변환해주는 기능이다. 아트 트랜스퍼는 내가 그린 그림이나 사물을 유명미술가 스타일의 작품으로 변환해주며 고흐, 고갱등 40명의 스타일이 이용가능하다. 포켓갤러리는 증강현실 미술관으로 스마트 기기만 있으면 세계 유명 미술관의 관람이 가능하다. 구글 draw to art는 기계학습을 통해 사용자가 한 낙서를 그림, 사진, 조각등과 일치시켜준다. 화면 왼쪽에 스케치처럼 내가 물체나 도형을 그리면 이와 비슷한 구도의 미술품을 찾아주는 것이다. 

 한국에서 만든 코딩 프로그램인 엔트리에서도 인공지능 기능이 있다. 인공지능 블록으로 오디오 감지와 읽어주기, 번역, 비디오 감지가 있으며 이미지 모델학습, 텍스트모델학습, 음성모델학습이 가능하다. 하지만 아직 자신이 만든 인공지능을 블록으로 구성하여 프로그램을 코딩하지는 못한다. 가까운 시일에 해결될듯 하다.

 티쳐블 머신은 오디오 프로젝트와 이미지 프로젝트, 포즈 프로젝트가 있다. 이 중 오디오 프로젝트는 백그라운드 노이즈로 주변 소음을 20초간 녹음하여 넣어주어야 한다. 책에서는 자신의 목소리라도 크기와 높낮이 그리고 음색을 다르게 하여도 과연 인공지능이 구분가능한지를 판별하는 프로그램을 만드는 것을 추천한다. 재밌는 발상이다. 

 책에는 이외에도 다양한 인공지능 프로그램의 활용이 구체적으로 등장한다. 저자가 학교교사인만큼 직접적인 아이디어와 관련단원을 연결시키고 있으며 수업순서도 등장해 교사가 본다면 많은 도움이 될듯하다. 실제로 인공지능 수업은 생각만큼 어렵지 않다. 오히려 코딩수업보다 간단한 편이다. 현장에 더 많이 퍼졌으면 하는 바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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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타버스, 이미 시작된 미래 - NFT와 가상현실이 만들어 가는 또 하나의 세상
이임복 지음 / 천그루숲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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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메타버스 관련 투자주를 묶은 펀드가 인기다. 더불어 메타버스 책도 쏟아지고 있다. 작년만 해도 거의 없었는데 지금은 부동산이나 주식투자 책만큼 많이 나오는게 아닌가 싶다. 자율주행차나 인공지능, 3D프린팅 만큼 거론이 되지 않던 메타버스가 이렇게 부상한데는, 갑작스런 기술 발전이 아닌 코로나19의 영향이 압도적으로 크다. 코로나 19를 경험하며 사람들의 이동이 묶이자 원격기술로 사람들이 가상세계에서 모이는 공간과 도구, 플랫폼을 제공하는 메타버스에 대한 이용이 많아졌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건 정상화가 되더라도 돌이킬수 없어 보인다. 이미 많은 공공기관과 기업은 굳이 사람을 이동해가며 많은 출장비와 교통, 식사, 숙박비를 제공하느니 메타버스를 이용하는것이 훨씬 비용이 절감된다는 것을 알았기 때문이다. 물론 출장을 가는 당사자 입장에서도 굳이 먼 곳을 이동해 시간과 비용을 버리느니 집에서 원격으로 만나는게 압도적으로 심신이 편하다. 

 이번에 본 '메타버스 이미 시작된 미래'는 제법 괜찮은 메타버스 책이다. 무엇보다도 메타버스를 NFT와 관련시킨 것이 좋았고 관련 이해도를 높일 수 있었고, 책도 다른 메타버스 서적에 비해 특색이 있었다. 먼저NFT는 non-fungible token의 약자로 글자 그대로 대체불가능한 토큰이다. 이는 블록체인 방식으로 세상의 모든 디지털 재화에 대해 대체불가능한 원본임을 증명한다. 이 NFT덕에 메타버스속 캐릭터나 상품, 부동산등이 NFT화 하여 가치를 갖고 서로 교환 판매하는 것이 가능해진다.

 메타버스가 성공적으로 이용되기 위해서는 물리적 조건들이 있는데 우선 디바이스, 콘텐츠, NFT를 위한 금융업, 빠르고 안정적인 네트워크와 ,클라우드 서비스가 있다. 디바이스는 VR기기를 말하는 것이며 세부적으로는 화면을 제공하는 아몰레드 렌즈, 그리고 촉각을 느끼게 하는 테슬라 슈트등이 있다. 콘텐츠는 메타버스 프로그램으로 게더랜드나, 제페토, 로블록스 같은 것들이다. 이 콘텐츠를 수백만의 유저들이 동시에 안정적으로 이용해야하므로 모든 데이터를 저장하고 이용하게 할 거대한 클라우드 서비스가 필요하며 역시 대용량의 데이터를 빠르게 전송하여 이용편의성을 높이게할 5G급의 빠른 네트워크도 필수적이다. 

 메타버스는 증강현실과 거울세계, 가상세계, 라이프로깅으로 나뉜다. 하지만 기능적으로 나눈다면 가상현실과 증강현실 기반의 메타버스와 SNS형 메타버스, 회의 업무형 메타버스, 게임형 메타버스로도 나뉜다. SNS형 메타버스는 제페토를 떠올리면 되며 회의 업무형은 게더타운이나 이프랜드, 게임형은 로블록스나 마인크래프트가 있다. 

 메타버스가 성공하려면 3가지 요소가 필요한데 바로 자유도가 있으면서 어느 정도의 목표가 있는 것, 그리고 소셜(소통), 수익화다. 메타버스는 상당부분 높은 자유도를 제공하지만 그렇다고 전혀 목적없이 무의미한 텅빈 공간만 있다면 사람들이 참여하지 않는다. 동물의 숲처럼 자신의 섬을 꾸민다거나, 마인크래프트처럼 무언가를 만들수 있다든지 등의 목적이 어느정도 필요하다. 그리고 소셜은 소통으로 이것은 유저간의 소통만이 아니라 다른 플랫폼 및 기업과의 협업이다. 컴퓨터, 모바일, 여러 사이트, 그리고 심지어 다양한 유형의 게임기 콘솔까지 모두 협업으로 이용이 가능하다면 유저확보가 쉽다. 또한 기업들도 참여할 편의성과 유인이 크다면 메타버스로서 성공가능성이 높다. 마지막은 수익인데 유튜브의 성공신화에는 유저가 적극적으로 콘텐츠를 만들어 이를 수익화하는게 가능했다는 것이다. 로블록스는 유저가 게임을 만들고 이를 통해 돈을 버는데 유저가 만든 게임만 무려 1800만개에 달한다. 유튜브의 영상역시 자기들이 콘텐츠를 직접 만들 생각을 했다면 유튜브는 진즉 망했을 것이다.

 세계에는 30곳 정도의 NFT 거래소가 있다. 가장 유명한 곳은 오픈 씨로 예술품, 도메인, 게임아이템, 게임내 부동산까지 다양한 NFT를 사고파는 복합장터다. 세계최초이자 가장 큰 거래소다. 니프티게이트웨이는 신용카드로 NFT구매가 가능하다. 다른 곳은 NFT거래를 위해 가상화폐를 구매해야 하므로 복잡하지만 이곳은 편의성을 높여 사용자를 확보했다. 거기에 작품등록심사가 다른 곳에 비해 까다로워 상대적으로 고급스러워보이는 NFT가 많다. 슈퍼레어는 작품을 올릴때 15%라는 비싼 수수료를 받지만 2차판매가 이뤄지면 10%로열티를 줘 보상이 이루어진다. 

 저자는 NFT에 대해 실물원본의 가치에 비해 의심을 가질수도 있지만 결국 성공할 것으로 본다. 그 이유는 우선 현실과 가상세계의 붕괴, 모나리자효과, 대체불가증명이다. 현실과 가상이 무너지며 사람이 가상세계에 오래머무르면 결국 그곳의 여러가지 것들이 가치를 가질수 밖에 없다. 모나리자 효과는 원본효과로 NFT로 결국 유일무이한 존재가 되면 원본으로 인정받아 희소성이 생겨 가치를 가질수 밖에 없다는 점이다. 그리고 이것을 대체불가증명요소가 입증한다. 

 하지만 NFT거래에는 유의할 점도 있다. 우선 표절논란이다. NFT로 만들어진 것이 원본을 단순 디지털화 한것이고 이것이 나중에 밝혀지면 문제가 된다. 예로 모나리자 아날로그 그림이 있는데도 불구하고 누군가 그것을 디지털화하여 NFT로 하여 고가에 판매한다면 원본 논란이 벌어질 수 밖에 없다. 그래서 이런 경우 NFT화하면 원본은 없애버린다. 다음은 해킹이다. NFT자체는 블록체인으로 비교적 안전하지만 이것을 거래하는 거래소와 그곳의 개인계정은 취약하다. 해커들은 주로 여기를 노린다. 다음은 박제 문제다. 연예인의 사생활이나 좋지 못한 성적 문제를 누군가 NFT하여 판매한다면 어떻게 될까. 이런 문제는 발생할 소지가 높다. 마지막은 자전거래다. NFT를 누군가 만들어내어 경매에 올리고 자신이 스스로 입찰하여 가격을 높이는 수법이다. 

 때문에 이런 것을 막기 위해 NFT거래 강화가 필요하다. 우선 NFT 거래소의 책임지기다. 이들은 수수료를 받는 만큼 실제 오프라인 거래소처럼 문제가 생길 경우 책임지는 제도적 장치가 있어야 한다. 다음은 NFT가 제3의 기관을 통해 상징성과 공신력을 얻는 것이다. 해외의 유명작가의 작품은 이미 NFT화하여 소더비나 런던경매같은 오래된 경매처를 통해 판매되었다. 그리고 진위여부를 확인하는 시스템 구축도 중요하다. NFT자체는 유일무이하지만 이런게 여러개일수 있다. 결국 진본임을 거래소들과 무관하게 확인해주는 시스템이 있어야 한다. 

 메타버스에는 최근 버츄어 인플루어선들이 등장했다. 원조는 20년전의 가수 아담인데, 최근 여러 기업들이 가상인간을 만들어내어 자신들의 광고와 메타버스내 활동에 사용하고 있다. 기업들이 이들에 주목하는 것은 우선 현실과 가상세계의 붕괴로 시장성이 생겨났고, 실제 연예인보다 관리가 쉬워서다. 버츄어 인플루언서는 학교폭력이나 성적 문제 등 다양한 비위를 일으키지 않는다. 그리고 마지막은 다양한 회사와 쉽게 콜라보할수 있다는 점이다. 사람 인플루언서라면 그 자신의 의지와 이미지로 인해 이것이 쉽지 않다. 그리고 만만찮은 광고료도 결국 문제일 것이다. 

 마지막으로 메타버스는 교육에도 함의가 깊다. 우선 이동과 공간의 제약에서 자유로워진다. 또한 언어 문제가 실시간 번역으로 해결된다면 결국 글로벌 교육이 가능해진다. 무크는 잘되다 만것도 이 문제가 컸다. 마지막은 차별없는 교육의 실현이다. 전세계 누구나 어디 살아도 저렴한 혹은 무료로 최상의 교육시스템에 접근이 가능해 질 것이다. 개인적으로 메타버스가 활성화되어 우리가 빠져드는 날이 온다면 부동산 가격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거라 생각한다. 한국의 부동산은 직주 접근성, 교통, 교육, 주변 생활환경이 크게 영향을 미친다. 메타버스로 누구나 좋은 학원, 학교, 직장에 전국, 전세계 어디서든 이용이 가능해진다면 굳이 물리적 거리가 중요하지 않게 된다. 아마 지방과 수도권의 가격차가 지금보다는 크게 줄어들지 않을까. 오히려 환경이 좋은 지방을 찾게 되지도 않을까란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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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인의 도시 사용법 - 도시에서 생태적으로 살기 20
박경화 지음 / 휴(休) / 201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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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번에도 세계적 기후협약이 물건너갔다. 교토와 파리에 이어 이번에도 역시나 였다. 그래도 기대는 컸다. 온난화로 인한 기후악몽을 전 세계적으로 체험했고, 특히 유럽이 이를 강도 높게 경험하며 이전보다 강하게 나왔기 때문이다. 마침 미국 대통령도 좀 친환경적으로 변했다. 하지만 미중갈등으로 상호간 서로 힘을 빼기보다는 경쟁하는 분위기가 장기적으로 조성되어 화석 에너지가 필요한 상황이 되어 버렸고, 러시아와 동유럽 일부 국가들이 서유럽으로 향하는 가스관을 쥐락펴락하며 유럽이 에너지 위기를 느끼는 바람에 협약은 결국 크게 퇴보하고 말았다. 심지어 유럽은 에너지 공급망위기로 탈원전을 되돌리는 카드까지 만지작 거리고 있다.  

 그래도 살기 위해서 세계 각국의 사람들. 특히나 에너지를 마구쓰며 여유를 부리는 사람들은 이를 줄이기 위한 자구책을 찾아야하고 실천해야 한다. 그래야 살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난 과학기술에 대해 낙관적인 편이다. 지구온난화문제도 인간의 과학기술이 가까운 시일내에 아니면 적어도 이번 세기안에 해결할 것이라고 믿는 편이다. 하지만 시간이 필요할 것이고 그로 인해 개개인이 이 시간을 벌어줄 행동을 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책 지구인의 도시 사용법에는 환경을 위한 이런 개개인의 실천방안이 자세히 실려있다. 하나씩 보며 일상생활에 도입해볼만 하다. 플라스틱은 석유화합물로 안 썩는 것으로 유명하다. 전기절연이 강하고 표면이 매끈하고 물렁하고 가벼우면서도 튼튼해 안쓰이는 곳이 없는 만능물질이다. 그런데 부패하지 않고 표면이 약해 잘 깨어지다보니 아주 작은 미세형태까지 쪼개진다. 전 세계 해양쓰레기의 무려 60-80%가 플라스틱이다. 물고기나 거북 등 해양생물들이 플라스틱을 먹이로 오인해 제법 큼직한 것도 먹는데 그러면 이게 위나 장에 평생 걸려있으면서 소화작용을 방해한다. 배가 부른데 영양실조상태에 도달해 죽게된다. 우리가 많이 쓰는 미백효과가 있는 치약이나 세안용품은 미세플라스틱 알갱이로 구성된다.(그 까칠한게 플라스틱이었다!) 

 광산 중엔 노천광산이란게 있다. 광산이라면 땅만 파는줄 알았는데 광물이 깊지 않은 표면 주위에 널린 경우도 꽤 있다. 이 경우 파지 않고 땅 겉면의 흙과 암석을 제거하여 채굴하는데 주변 숲은 모두 제거 대상이 된다. 산 꼭대기 쪽에 광물이 있는 경우 아예 꼭대기를 폭파하여 날려버려 채굴하기도 한다. 철, 구리, 금, 다이아몬드등 세계 금속 생산물의 2/3이 노천광산에서 채굴된다. 몰랐던 사실이다. 

 스웨덴인 공동부엌이란게 있다고 한다. 스웨덴 수도 스톡홀롬에는 1인가구가 전체 가구의 49%다. 혼자 살다보니 셰어하우스에 서로 살며 주방등을 공유하는 경우가 많은데 여기서 공동부엌 개념이 나왔다. 매일 혼자 사는 사람이 한 시간 정도 음식을 만드는데 시간을 소비한다면 5주면 35시간 소모된다. 하지만 공동부엌에서는 돌아가며 조리를 2시간씩 5주에 2회만 참여한다. 5주에 4시간이므로 개인은 무려 29시간을 아끼게 된다. 거기에 다른 사람이 만드는 다양한 요리도 먹을 수 있으니 금상첨화다. 

 패시브하우스는 수동적 집이라는 뜻으로 최대한 단열하여 열에너지를 아끼는 주택이다. 주택에서 가장 에너지가 많이 드는 부분이 냉난방이기 때문이다. 패시브 하우스가 되기 위해서는 조건이 있다. 난방에너지가 제곱미터당 15kwh이하이고 여타 다른 에너지 소비가 역세 제곱미터당 연간 120kwh미만이어야 한다. 기밀상태에서 공기가 새어나가는 양도 50파스칼 압력에서 실내공기 부피의 60%미만이어야 한다.

 패시브하우스는 단열과 기밀, 열교없는 건축, 고성능창호, 열회수 환기장치가 필요하다. 구조는 단순해야 하는데 그래야 단열과 열교를 막기 때문이다. 꺾어지거나 만나는 부분은 단열이 어렵다. 피시브하우스는 건물바닥에도 무게를 견디는 강한 단열재를 깔아 땅으로부터의 열손실도 차단한다. 창호는 무려 고성능 3중창을 쓰며 어쩌다 나가는 열도 열회수환기장치로 되찾는다. 

 전기는 친환경에너지라 착각하지만 매우 사치스런 에너지다. 만드는 과정도 친환경적이지 않고생산과 유통, 그리고 사용에서 손실이 크기 때문이다. 우선 발전소는 화력인경우 열에너지중 일부를 운동에너지로 전환해 터빈을 돌리고 이를 전기에너지로 바꾼다. 이 과정에서 60%의 에너지 손실이 일어난다. 그리고 이 전기가 송전선을 타고 각 가정으로 운송되며 손실이 또 발생한다. 그리고 각 전자기구는 이 전기에너지를 필요한 에너지로 또 바꾸는데 손실이 일어난다. 텔레비전이면 빛과 열, 소리, 전기밭솥이면 열로 전환하면서 말이다. 불을 사용하는 압력밥솥보다 전기밥솥을 쓰는 경우 에너지 손실이 더 크다. 인덕션같은 것보다는 가스레인지가 훨씬 낫다는 이야기다. 

 생태교통이란 개념도 있다. 환경적으로 지속 가능한 모든 이동의 형태다. 무동력수단인 자전가와 걷기에 대중교통의 이용, 자동차 공유를 포함한다. 프랑스의 한 지역엔 대중교통 무료 정책이 있다. 상당히 혁신적인데 대중교통을 무료로 한 결과 이용량이 늘어나 전체적 자동차 소통량이 줄고 환경오염이 감소하며 검표의 미필요로 승객과 기사의 스트레스가 감소했다. 버스회사의 운영비도 감소하였고, 사람들의 이동량이 늘며 상호교류가 활발해 지역내 경제 및 인구 증가가 일어났다. 한국에서 비슷한 예가 있는데 전남 신안군의 버스공영제다. 신안군은 버스 22대를 인수하여 노선을 기존 32개에서 44개로 증편하고 버스도 38대로 늘렸다. 요금은 2000원에서 1000원으로 내렸고 무료 대상자가 많아 이용자의 무려 77%가 무료이용을 한다. 

 재밌는 캠페인으로 게릴라 가드닝이 있다. 2004년 영국에서 시작한 운동으로 한 영국인이 도시의 빈공간과 빈 화분등을 보며 생각해낸 것이다. 그는 여기에 꽃을 심기로 한다. 이 운동에 참여한 사람은 땅주인이 있건 말건 꽃을 심으며 다른 사람과의 갈등, 관청과의 갈등을 피하기 위해 주로 밤에 이를 실시한다. 참가자들은 운동효과와 더불어 심리치유 효과를 얻으며 거리의 미관을 크게 개선한다. 30개국에서 무려 7만명이 참가한다고 하니 제법 큰 캠페인이다.

 마지막은 젓가락이다. 젓가락을 사용하는 사람은 전 세계 인구의 무려 30%다. 이중 한중일이 많은데 중국인은 나무 젓가락을 일본은 플라스틱 젓가락을 한국은 금속젓가락을 사용한다. 이중 가장 친환경적인 것은 압도적을 한국이다. 금속이니 가장 인체에 해가 덜하고 오래 사용하며 재활용도 잘되는 것이기 때문이다. 플라스틱은 몸에도 좋지 않고 자주 버려지며, 중국의 나무 젓가락은 이중에서도 최악이다. 중국에서는 나무젓가락이 연간 무려 809억개나 소비되고 이를 위해 2050만 그루의 나무를 매년 벌목한다. 그리고 아주 오래전 불만제로란 프로그램에서 다루었던 나무젓가락은 미백을 위해 여러 독한 물질로 세척, 표백한다. 오죽하면 사발면에 나무젓가락을 담그지 말고, 식사하며 빨아먹지 말라고까지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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