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교육의 불편한 진실 - 환상에 사로잡힌
박제원 지음 / EBS BOOKS / 202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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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5 개정교육과정부터 한국 교육은 혁신교육의 흐름과 더불어 지식위주의 수업과 교육과정, 학력관에서 벗어나고 있다. 이 흐름은 학생중심의 수업과 배우는 과정, 그리고 주제통합형 수업, 통합교육과정, 프로젝트 수업 등을 중시한다. 그러다보니 아무래도 과거에 비해 지식에 대해 소홀히 하는 느낌이는 드는 것도 사실이다. 특히, 인터넷의 대두와 더불어 인공지능까지 떠오르며 지식은 좀 홀대받는 느낌이다. 

 저자는 이런 분위기를 파고들어 최근의 한국 미래교육이 학습의 가장 중심인 지식을 소홀히 하고 있다고 주장하며 책을 펴냈다. 특히나 혁신 교육이 전통적 지식 중심 수업을 도외시 하고 이를 중요시하는 교육계의 한 주장을 무시하고 일방적으로 교육정책을 펴나간 것에 대해서도 문제를 삼는다. 

 개인적으로 혁신교육과 미래교육에 많은 관심을 갖고 있어 이를 추종하는 책들이 대세인 가운데 반론을 제기하는 책을 봐서 신박하게 보았다. 우선 저자는 전국적으로 진보교육감이 당선되며 혁신교육이 도입된 가운데 지식교육을 도외시 한 나머지 학력이 떨어졌음을 제시한다. 자료는 PISA에서 측정한 시험이다. 그리고 문해력의 감소와 사교육비의 증가도 문제로 제시했다. 보면서 약간 설득력에서 회의적이었는데 우선 학력 같은 경우 감소폭이 그리 크지 않았다. 2010년대부터 제시한 학력 수준은 10년초반에 낮았다고 15년즘을 향하면 상승하고 이후 다시 2020년을 향하며 하락하는 모습을 보였는데 하락수준이 10년초반과 비슷해 크게 낮아졌다고 보기 어려웠다. 당시는 오히려 보수교육이 일제고사를 실행하던 시점이었는데 그 때와 비슷한것이 낮은 것인지 의심스러웠다. 또한 학력의 경우 전통적 학력과 혁신교육의 학력은 개념자체가 매우 다르다. 보수쪽에선 지식위주의 객관식 시험점수를 학력으로 보는데 혁신교육은 역량 중심으로 실제 문제해결력, 학생의 학업이나 문제해결 의지, 협동능력, 자기주도성을 복합적으로 학력으로 본다. PISA 시험문제에 대해서 잘 모르나 이것이 낮다고 학력이 낮다는 것은 전통적 관점을 것이다. 그리고 문해력의 감소도 그렇다. 문해력이 낮아지는 것은 전세계적 문제인데 이는 스마트폰과 영상의 범람때문이다. 물론 한국이 다른 나라에 비해 더 낮아졌으니 이 문제를 교육계에 책임지울순 있겠다. 하지만 한국이 더 디지털화되어 있기 때문에 다른 나라에 비해 청소년이 더 디지털 환경에 노출되기 쉽다는 것도 고려했어야 한다. 마지막으로 사교육 부분인데 실제 통계자료상 사교육비가 혁신교육 도입이후 증가했다. 저자는 이를 학력의 하락으로 인한 보충으로 보고있지만 2010년대 2만달러에서 2020년 3만달러로 국민소득 자체가 증가한 점, 그리고 이 시기 4차산업혁명에 대한 사회적 이슈가 커지며 코딩이나 드론 등 미래교육 방향으로 새로운 사교육 시장이 생성한 점도 고려했어야 한다. 이를 혁신교육의 책임만으로 지우기엔 역시 설득력이 부족했다. 

 그리고 학력관과 더불어 혁신 교육은 지식을 도외시 하지 않는다. 다만 구성주의에 입각해 지식을 학생이 스스로, 협력하여 경험적으로 문제를 해결하며 생성하는 것을 중시한다. 외부주입보단 덜 효울적이겠지만 그 방식을 선호한다. 이러한 수업이 효율이 떨어지고 지식의 체계성을 쌓는데는 다소 약점이 있다고 볼순 있겠다. 하지만 혁신 교육 역시 이 모든 것에 기반에 기초기본지식이 있음을 인정하며 실제 목표에서도 기초바닥으로 항상 설정하고 있다. 혁신교육이 목표로 삼는 역량은 매우 복합적이고 상황맥락적이기에 실제 측정하기가 매우 어렵다. 장기적 관찰과 향상과정을 꾸준히 전문적으로 행해야 할 것이고 실제 평가기록도 이런 방향으로 향하고 있다. 최근 한국의 능력주의가 많은 문제로 대두되고 있는데 역량의 측정과 그를 위한 교육과정과 수업, 평가의 일체화는 이런 능력주의의 부작용을 다소 떨궈줄 것으로 생각된다.

 책은 혁신교육에 대한 비판외에도 학습과학에 근거한 학습 전략을 제시하는데 이 부분은 좋았다. 학습전략으로 9가지를 제시한다. 

 첫째로 정보가 작업기억에 오래 유지되도록 실질적인 용량을 늘려주는 것으로 청킹 전략을 제시한다. 둘째로는 작업기억에서 인지과부하가 생기지 않도록 교사가 교육내용을 짧게 여러 개의 단위로 나눠 가르치면 효과적이라고 한다. 셋째는 정보를 장기기억으로 옮기는 되뇌기 전략이다. 단순 반복과 장기기억에 저장한 지식을 다른 것과 관련짓는 전략, 정보를 공동범주에 묶어 재구조화하는 방법이 있다. 넷째는 장기기억에서 정보가 잘 인출되게 적절한 상황을 만들어 주는 것, 다섯 째는 시청각 자료와 스토리 텔링, 여섯째는 충분한 휴식주기, 일곱번째는 디자인 씽킹, 여덟번째는 융합적으로 사고하기, 마지막은 학교에 예술교육늘리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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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시민 - 어리다고 견뎌야 할 말은 없습니다
아거 지음, 최진영 그림 / 창비교육 / 201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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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적어도 2010년대 이전까지 한국의 학생들은 고교를 졸업하기전까지 일종의 유예와 예속에 가까운 상태로 살아왔다. 스포츠머리와 단발머리외엔 허용이 되지 않았고, 옷도 교복만 가능하며, 학교와 학원, 공부외에 다른 생각과 행동에 대한 자유는 사실상 없었다. 모든 것이 공부와 너의 미래를 위하여란 이름하에 희생되어 왔던 것인데 학생들도 이를 내면화하며 살아왔고 어른이 되어서도 학교와 비슷한 억압적 사회에서 이를 재현해왔다. 

 이런 억압과 예속을 위한 폭력은 학교에 만연했다. 학생을 인격적 존재로 대우하는 존중어는 언감생심이었고 폭력이 당연시 되었으며 학교에 학생을 위한 민주적 공간은 없었다. 자신들의 대표도 회장이란 대표성보단 학급담임의 대리 성격을 띠는 반장이란 이름으로 선출되었고 후보도 학업과 성적이 우수한 아이들만 입후보가 가능했다. 90년대 중반부터 학생에게 존중어를 사용하란 명령이 적어도 서울에서는 교육청에서 내려온듯 한데, 그 때 이를 두고 많은 문제점을 열거하던 고교 윤리 선생님이 생각난다. 폭력은 정말 많았다. 너무 일상적으로 맞아와 많은 것들이 생각나지 않지만 충격적이던 폭력 두 가지가 아직도 생각난다. 하나는 초등 1학년때 무려 15개나 되는 반중에 하나에 들어가 모르는 아이들 사이에 낯설어하다 쉬는 시간에 만난 유치원 친구를 보고 반가와 따라 들어갔다 그반 담임에게 따귀를 맞은 일이다. 이유는 뭐, 남의 반에 함부러 들어가서다. 다른 하나는 중학교 2학년 때 개교기념일에 동네를 거닐며 집 근처 중학교를 지나가는 중이었는데 마침 체육수업을 하던 그 학교 중학교 선생이 나를 불러세운 일이었다. 평일 오전에 학생으로 보이는 녀석이 학교에 없으니 뭔가 문제가 있는 아이로 나를 보았던 듯하다. 개교기념일이고 학교까지 말하여 이렇다할 트집이 없자 그는 왜 수업중에 학교를 지나가냐며 다른 중학생들이 모두 보는 앞에서 내 옆머리를 잡아당겼다. 물론 매우 수치스러웠다. 지금같으면 고발 감이다. 

 하여튼 책 '어린 시민'의 저자는 우리가 민주사회로 나아가기 위해 진정한 시민이 필요하고 이를 위해서는 아이들을 어릴적 부터 마땅히 생각과 언행에 자유를 갖고 인권을 존중받으며 이를 펼칠수 있는 민주적 장을 마련해줘야 한다고 생각한 듯 하다. 무척 당연한데 가정과 학교 및 사회는 사실 전혀 그렇지 않다. 

 학교나 가정에서 아이는 흔히 말을 잘 들어야하는 존재로 취급받는다. 우리나라의 아이들은 졸업식이나 입학식에서 소감을 말 할때 공부를 잘 하거나 어른이나 선생님 말씀을 잘 듣겠다고 말하는데 이렇게 이구동성으로 말하는 나라가 세계적으로 드물지 않을까 싶다. 유럽이나 미국의 아이라면 내가 좋아하는걸 하고 싶다거나 재밌게 지내거나 친구들을 많이 만나고 싶다고 하지 않을까. 하여튼 아이의 의견을 묵살하여 이렇게 존엄성을 무시하는 이유는 아이들의 순종과 복종을 원하고 아이에 대한 믿음이 부족하며, 아이를 생각과 인격이 없는 소유물로 보기 때문이다. 어른들은 이런 모든 행위를 아이를 위하여란 말로 포장하고는 하는데 이 위하여에 정작 아이 본인의 의사가 빠져 있다는게 문제다. 즉, 언제든지 어른들의 입맛과 생각을 위해 아이들을 다루게 되기 쉽다. 

 저자는 책에서 체벌에 대해서도 당연히 반대한다. 저자는 악몽같은 체벌을 겪었는데 저자는 원래 남앞에 나서서 뭔가를 하고 조직하여 행동하는 것을 좋아했다고 한다. 고교시절 저자는 부학생회장이었는데 회장과 더불어 학생들의 서명을 받아 일요일 자율학생 폐지를 학교장에 건의했다. 학교장은 젠틀하게 회장과 부회장을 맞이했고, 분위기도 훈훈하여 저자는 기대를 했다고 한다. 그런데 월요일이 되자 방송으로 회장과 더불어 호명이 되었고, 교무실에 도착하자 네 까짓게 뭐냐라는 교사의 말과 함께 폭행이 이뤄졌다고 한다. 아마 회장은 공부를 잘하거나 집이 잘 살았는지 폭행은 저자의 몫이었다고 한다. 

 체벌은 즉각적이고 문제를 바로 해결하는 효과가 있다. 하지만 부작용이 훨씬 더 많다. 학생이든 가정의 부모든, 교사든 체벌은 갈등상황을 힘으로 해결하여 민주주의의 문제해결 방식인 대화를 통한 갈등조절의 기회를 상실하게 한다. 오히려 성인이 되어 힘에 의한 해결을 선호하는 계기를 주게 되는지도 모른다. 그리고 체벌은 맞을 짓이 있다는 생각을 때리는 사람이나 맞는 사람, 보는 사람에게 하게 한다. 마지막으로 체벌은 맞은 사람에게 폭력의 상흔을 정신에 영구히 남기며 그로 인해 폭력이 향후 재생산하는 악순환을 불러온다. 맞아본 사람이 더 잘 때리게 되는 법이다. 

 저자는 아이들의 노동에 대해서도 이야기한다. 한국의 사용자들은 최저임금을 잘 안지키고 편법을 쓰는 걸로 유명하지만 그 대상이 성인이 아니고 학생이면 더 심하다. 그냥 노동한 것에 대해서 계약한대로 법적으로 규정된대로 급여를 주면 되는데 꼭 돈을 왜 버냐고 물어보며, 그리고 공부하지 않고 저녁에 돈을 버는 학생을 문제아 취급한다. 한국의 근로기준법은 15세 이상에게 노동을 허락하면서도 18세 이하에겐 누구나 노동을 하는 경우 부모나 후견인의 동의를 받게 한다. 저자는 이를 학생을 보호하기 보다는 청소년을 예속의 존재로 보는 또 하나의 시선으로 파악한다. 

 책은 작년에 읽은 '어린이라는 세계'와 더불어 학생을 보는 시각을 잡아주는 좋은 책이다. 어린이라는 세계가 좀 더 어린 아이들의 눈과, 그것에 대한 존중과 이해, 동심을 불러일으켜준다면 이번 책은 어린이를 하나의 시민이자 시민으로 완성되어가는 과정으로 보고 이에 대한 생각을 고취시켜주는 책이다. 좋은 책으로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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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ni74 2022-03-08 17:57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생각하며 읽었던 리뷰네오 ~~ 닷슈님 당선 축하드립니다 *^^*

닷슈 2022-03-10 23:24   좋아요 1 | URL
감사합니다. 미니님도 축하드려요.

서니데이 2022-03-08 18:52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이달의 당선작 축하합니다. 좋은 하루 되세요.^^

닷슈 2022-03-10 23:24   좋아요 1 | URL
감사합니다. 좋은 하루 되세요.

그레이스 2022-03-08 19:00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축하드려요

닷슈 2022-03-10 23:25   좋아요 1 | URL
그레이스님 축하드립니다.

이하라 2022-03-08 19:2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닷슈님 이달의 당선작 축하드립니다.^^

닷슈 2022-03-10 23:25   좋아요 2 | URL
감사합니다. 하라님.

강나루 2022-03-09 08:5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닷슈님, 이달의 당선작 축하드려요.

오늘 투표하는 거 아시지요^^

닷슈 2022-03-10 23:26   좋아요 2 | URL
사전투표를 이미 했었죠. 나루님 당선 축하드립니다.
 
포노 사피엔스를 위한 진로 교육 - 진학과 직업에 몰입된 진로 교육 벗어나기
김덕년.유미라.허은숙 지음 / 교육과실천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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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마트폰과 함께 살아가는 인간, 포노 사피엔스. 특이한 양상과 변동성이 큰 미래를 살아갈 이들을 위한 색다른 진로교육 필요하다는 취지로 나온 책이다. 

 책은 먼저 포노사피엔스의 특징을 살핀다.

 우선 순간성인데 포노사피엔스는 워낙 모든게 빨리 변하는 세상에 살다보니 판단을 위해 깊게 숙고할 기회를 갖지 못했다 그렇기에 이들은 짧은 시간에 행동하고 결정한다. 한우물을 파기보다는 세상은 즐길것과 할 것이 많다. 다음은 무경계성이다. 시공간의 구분이 분명치 않고 메타버스의 등장으로 이런 변화를 더욱 커지고 있다. 마지막은 개체성으로 네트워크로 어느때보다 타인과 연결성이 높아졌지만 역설적으로 이들은 매우 개별적이고 파편적이다. 다만 모든 기준이 자기 자신으로 여기서 시작해 원하는 관계나 집단을 형성하고 그 파급력을 키운다. 

 이런 포노사피엔스에게 학교에서는 무엇을 가르쳐야 할지도 제시한다. 책에서는 이들에게 나 자신이 존엄한 존재라는 것, 그리고 그들의 선택을 존중하는 것. 이것은 과거처럼 좋은 대학이라는 특정 목표가 있는 것이 아니라 이들이 해나가는 과정 자체를 중시해주는 것을 말한다. 또한 호기심을 갖고 이를 발견하는 방법을 알려주는 것과 바로 지금 행복한 삶을 살도록 해주는 것을 가르쳐야 한다고 말한다. 

 책은 진로교육이 특정 직업에 대한 생각을 갖기 보다는 살아가는 방법을 알려주어야 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때문에 자기 이해나 자아 정체성등에 대한 파악이 최근엔 중시된다. 그래서 최근의 진로교육은 자아 이해와 타인과의 의사소통 능력에 기초한 사회적 역량을 기르고 진로목표에 따라 자신의 진로를 창의적으로 설계하고, 준비하는 역량이 된다. 

 책은 총 3장으로 구성되었는데(저자가 3명인걸 보니 한 장씩 나누어 쓴듯 하다) 1장이 언급한 이론적 내용이고 나머지 두 장은 교사들이 진로교육과정에서 겪은 실제 이야기가 수록되어 있다. 진로교육같지 않고 상담이나 학생 이해 같은 느낌이 많이 들었는데 최근의 방향이 그러하니 이런 내용이 실리는 것이 맞다고 본다. 

 책 제목과는 다르게 포노 사피엔스에 대한 구체적인 것 보다는 그냥 최근 아이들과의 소통과 상담, 이해과정이어서 얻고자 하는 내용면에서 아쉬움이 남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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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마
채사장 지음 / 웨일북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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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난 은근히 채사장의 팬이다. 채사장이 낸 책을 모두 사서 읽고 소장하고 있으니 그렇다. 매우 인상적이었던 지대넓얕 시리즈 제로편에이어 오랜만에 나온 그의 신작은 소설이었다. 제목이 좀 이상해서 다소 의아했지만 열한계단이나 우리는 언젠가 만난다 같은 제목도 있었으니 그러려니 했는데 설마 소설이었다. 

 하여튼 어떤 소설일지 많은 호기심을 갖고 읽기로 했다. 내용이나 배경은 모두 의외였다. 인생과 사회에 대해 고민하는 사람이니 현대적인 내용이 아닐까 했는데 의외로 중세 십자군 시절이 소설의 시공간적 배경이었다.

 소마는 주인공의 이름으로 십자군들이 세운 왕국 주변부에 사는 한 작은 이교도 마을(십자군의 관점에서) 소년이다. 느낌은 인도느낌인데 십자군 왕국 주변부이니 아마도 아라비아 반도 인근일 것이다. 소마는 아버지로부터 신에대해 배우고 어느날 아버지와 집근처 호숫가에 나간다. 아버지난 강하게 활을 쏘고 이 활을 찾아오라고 소마에게 시킨다. 그래야 인생이 활처럼 곧을 거라나.

 일종의 성인통과의례 같은 이런걸 수행하러 소마는 길을 떠난다. 아버진 장사였는지 이 활을 넓디 넓은 호수를 넘어가 소마의 시야에서 사라졌다. 소마는 길을 헤메고 비를 맞다 지쳐 동굴로 들어간다. 그 동굴에서 이상한 석상같은 걸 만나는데 그 석상은 소마에게 복종을 요구하고 그 댓가로 세계를 지배하게 해준다고 한다. 화살도 찾게 해줌은 물론. 소마는 고통 끝에 허락한건지 아닌건지 애매한 상태로 동굴에서 나온다.(아마 허락한것 같다)

 그리고 마을에 와보니 마을은 십자군들에 의해 약탈방화살인이 이뤄진 후였다. 소마는 어머니의 시신을 끌어안고 며칠을 보내다 다시온 십자군에 의해 구출된다. 그리고 소마의 이름은 왕국에 걸맡게 사무엘이 된다. 소마는 십자군 아데사 왕국에 살게되고 한 실력자의 집에 머물게 된다. 유산을 거듭하던 한나가 소마를 살피고 아들처럼 키운다. 하지만 이교도에 이민족인 소마는 자식이 없는 한나의 집안을 노린 한나의 오빠 바가렐라의 아들 헤렌이 오면서 밀려난다.

 헤렌에 모든 걸 빼앗긴 소마는 왕국기사단에 들어가 네이케스와 고네등으로 이뤄진 진보적 집단과 만난다. 그들은 삶에 대해 고민하고 왕국의 마녀사냥등에 반대하며 이들을 구하기도 한다. 하지만 마녀희생자를 구하다 일이 틀어져 고네도 죽고 소마는 왕국에서 나와 오히려 적국인 크레도니아의 군인이 된다.

 크레도니아엔 소마같은 이민족 부대가 있었고 소마는 사무엘에서 다시 소마의 이름을 되찾고 20년간 전쟁을 한다. 그리고 마침내 헤렌이 이끄는 어리석은 부대를 궤멸시키고 크레도니아마져 차지해 석상이 말한 것처럼 세계를 지배하는 자가 된다. 

 황제가 되어 제국을 다스리던 소마는 백성을 위한 삶이 좀처럼 개선되지 않고 개혁이 지체되자 서서히 지쳐간다. 지독한 삶에서 호화로운 삶은 누리며 인생을 충분히 누리지 못하고 불운과 원망만 계속하며 짐승처럼 살아온 자신의 삶에 후회를 느낀다. 그러다 눈먼 소녀를 만나고 소녀에게서 안식을 찾는다. 하지만 이로 인해 정사를 멀리하게 된 소마는 아들 에다(그는 소마가 죽인 헤렌의 아들일 수 도 있다)에 의해 왕위에서 쫓겨난다. 과거 소마의 동료이자 부하였고 지금은 그에 의해 요직을 차지한 이들의 배신도 물론이었다. 소마는 두눈과 혀, 귀, 코를 잃고도 살아남는다. 그러고도 세계를 헤메며 자신이 걸어왔던 모든 것을 돌아보며 생을 마무리한다.

 책의 이야기는 많이 보는 배신과 복수의 굴레바퀴로 제법 흡입력이 있다. 채사장은 한 사람의 굴곡진 인생을 통해서 모든 것을 얻는것도 모든 것을 잃는 것도 하나로 보는 느낌을 선사하려는 것 같았는데 다 읽었지만 그런 느낌이 많이 들진 않았다. 소설가로의 첫 변신이었는데 이전 그의 작품들이 주는 느낌이 강렬했기에 어렸웠을 이번 시도가 썩 인상적이진 않았다. 바닥부터 최고 권력, 다시 바닥으로 향하는 여정으로 인생의 무상함이나 단일자를 보려주려는 시도였던 것 같은데 오히려 고민하는 현대인을 배경으로 삼았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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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컬에듀 (2017 세종도서 교양부문 선정도서) - 지역교육을 위한 희망 로드맵
추창훈 지음 / 에듀니티 / 201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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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역교육은 여러 가지 장점을 지닌다. 

 지역교육은 학습의 주제와 소재로 학생의 삶을 다룬다. 학생이 학습에 집중하지 못하는 이유는 우선 내용이 너무 어렵거나 자신의 삶과 아무런 연관이 없어서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지역교육은 학생이 살고 있는 지역, 즉 그의 삶은 다루는 교육을 실행함으로서 학생으로 하여금 학습에 집중하게 하는 계기를 마련해주며 그로 인해 학습의 주인이 되게 한다.

 그리고 지역 교육은 학교를 특색화한다. 여러 번 지적했지만 한국의 공교육은 학교별로 특색화하지 못했다. 여기엔 여러 가지 이유가 있다. 우선 교원이 순환한다. 교원은 법적인 제약으로 한 학교에 오래 머물지 못하며 그 학교와 지역에 대해 알 만하면 떠나게 된다. 거기에 강력한 국가교육과정에 학교가 자신만의 특색을 갖는 것을 제약한다. 그렇기에 한국의 각 학교는 건물 모습에서 사용하는 교과서, 수업모습까지 천편일률적이다. 학생들이 전출과 전입으로 받는 스트레스는 적어도 학교에선 친구들이 바뀌어서가 전부다. 수업방식이나 수업내용, 교재의 차이는 전혀 없다. 특색하하지 못했다는 증거다. 하지만 지역 교육은 해당 학교가 속한 동이나 면의 특성에 맞추어 교육을 특색화한다. 

 지역 교육은 지역사회를 풍성하게 한다. 지역 교육을 위해 학교와 교육지원청은 해당 지역의 자원을 사용하게 된다. 학교의 교원은 교육전문가이지만 모든 것을 종합적으로 가르치는 학교에서 완전한 전문가가 되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실과 목공수업이나 국어에서의 연극수업, 미술에서의 도예수업 등이 그렇다. 이 경우 지역 전문가와의 협업이 중요한데 지역 교육이 활성화하면 지역에 숨겨진 이런 자원들이 학교 공교육으로 편입되게 된다. 이를 통해 학생은 지역을 더 잘 알게 되며 각 지역 자원들에게 안정적이고 양질의 일자리가 생겨나 지역사회를 풍성하게 할 수 있다. 더 나아가 해당 지역의 사회적 협동조합까지 구성하는 단계이 이른다면 더할 나위가 없다.

 또한 지역교육은 학교가 본업인 교육에 집중하게 하여 교육의 질을 향상시킨다. 학교는 20여년전부터 교육법에도 있지 않은 방과후 학교와 돌봄 업무를 떠맡고 있다. 지역교육이 활성화하여 이를 담당하는 센터가 구성되면 이를 지자체나 지역의 센터에서 담당할 수 있게 된다. 이를 통해 학교의 교사는 교육 본업에 집중하고 아이들과 보다 많은 시간을 가질수 있으며 수업 및 교육과정 연구에 몰두할 수 있게 된다. 그리고 방과후나 돌봄자체도 더욱 훌륭해진다. 현재 각급 학교의 방과후는 외딴 지역의 경우 강사를 구하기 어렵고 매년 강좌가 바뀌는 경우가 많아 연속성 있는 교육이 이뤄지기 어렵다. 하지만 지역에서 담당하게 되면 일관성있는 교육이 가능해진다.

 마지막으로 지역 교육은 교육의 거버넌스를 이룰수 있게 한다. 오랜 기간 학교교육은 학교교사 아니 정확히 말하면 그들에게 지시를 내리는 교육부와 교육청에 의해서 이뤄져왔다. 여기에 학생이나 학부모, 지역의 요구가 들어갈 여지는 없었다. 하지만 지역 교육이 실현되면 학부모와 지역, 학생, 교사가 함께 학교교육을 만들어가게 된다. 즉, 교육 거버넌스가 이뤄지는 것이다. 

 책 로컬 에듀에는 현재는 교감이지만 과거에는 전북 완주군 교육청의 장학사였던 추창훈이 지역 교육의 실현을 위해 혁신교육특구 사업을 하면서 느낀 생각과 소회, 일추진 과정, 성과등이 잘 집대성되어 있다. 읽으면서 상당한 인상과 감동을 받았다. 거의 무에서 유를 만들어 낸 느낌인데 저자의 교육자로서의 역량이 대단함을 알 수 있었다.

 저자는 지역교육, 즉 마을교육이 이루 교육이 궁극적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으로 여긴다. 지역교육은 혁신교육특구, 경기도로 치면 혁신교육지구라는 이름으로 이뤄지는데 지자체와 교육청의 협업으로 지역의 각급학교가 지역교육을 실현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된다. 지자체는 교육청과 비교할 때 선출권력으로 많은 권한을 갖는다. 예산과 조례지정권한, 인력, 프로그램, 시설, 네트워크가 그렇다. 이를 교육에 활용하기 위해 서로간의 협업이 요구되며 그것이 성공적으로 이뤄진게 혁신교육 특구다. 

 저자는 혁신교육특구 사업으로 학습 더딤문제를 해결하는 과정도 그려놓았는데 무척 인상적이었다. 학교는 많은 아이들에게 일정수준으로 같은 내용을 가르치므로 필연적으로 그 수준과 방법이 맞지 않은 학생들에게 학습더딤이 일어난다. 해석주의 교육사회학에 의하면 학습더딤은 4가지 유형으로 처리되는데 제외하기, 포기하기, 숨죽이기, 낙인찍기다. 제외는 수업이 주로 중간수준으로 진행되기에 여기에 못미치는 학생이 교수 대상에서 제외되는 것이다. 포기는 수업에서 뒤쳐지는 학생을 따로 고려하여 지도하지 않는 것이고 숨죽이기는 원만한 수업을 진행하기 위해 학습더딤학생에게 과제만을 부여하는 것이다. 낙인찍기는 방과후 등에 진행하며 나머지 공부등의 보충수업으로 부진을 중복 확인하는데 그치는 것을 말한다. 

 어느 순간부터 학교는 학습 더딤학습을 외부에 위탁하는 방식을 진행하고 있다. 과거 선생님들은 이런 아이들을 남겨서 가르치는 일도 많았는데 학교에 방과후나 돌봄, 정보화등 여러가지 업무가 폭증하게 되고 학습더딤에 대한 예산등이 마구잡이로 들어오게 되면서 외부강사를 사용하는 일이 많아졌다. 문제는 이들의 전문성 뿐 아니라 성공적으로 접근이 이루어져도 외부강사이기에 학생에 대한 형성된 지도방법과 역량이 그대로 외부로 유출되어 연계성 없이 사라진다는 점이다. 

 누적된 학습더딤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학습더딤을 겪는 학생 한 명 한 명에게 적합한 교육방법을 찾아야 한다. 학생 개인별로 더딤의 원인이 어디서 오는지 관찰, 면담, 기록, 분석등으로 그 원인을 확인하고 그 원인에 따른 개인별 맞춤형 지원이 필요하다. 

 개인적으로는 일부학교에서 보여주는 학습지원 교사제의 도입(정교사를 더 도입해 이들을 학급에서 학습더딤을 겪는 아이들을 지도하는 교사로 활용)하거나 교육청이나 지역 풀뿌리 센터를 만들어 그곳의 고정된 인력이 오래도록 지도하는 것도 방법이라고 생각된다. 

 책을 읽으며 지역 교육과 교육의 나아가야할 방향에 대해 종합적으로 다루는 저자의 시각과 노력이 매우 인상깊었다. 지역교육은 많은 것을 포괄한다. 학습 더딤학습에 대한 것, 진로교육, 체험학습장소, 학교의 돌봄과 방과후 해결, 교육과정의 강화, 교육 거버넌스의 확립등이다. 그리고 이 모든 것은 학생 하나하나의 성장과 행복, 그리고 향후 지역사회의 자원으로 그들이 살아갈 지역과 인재를 키워주는 것이 목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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