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을 가로막는 벽
김성환 외 지음 / 교육과실천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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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에 나온 비유다. 아마 학부모에게 이제 갓 발령난 신규교사와 정년을 앞둔 교사 중 누가 아이의 담임을 맡으면 좋겠는지 묻는다. 학부모의 대답은 십중팔구 신규교사다. 이유를 묻는다면 더 젋고 열정적이고 최근 배워서 더 낫지 않겠냐는 반응이 나올 것이다. 그런데 상황을 바꿔 의사에 대해서 물어보자. 당신이 암 수술을 암두고 있다. 갓 의대를 나온 신규의사와, 정년을 앞둔 의사 중 누구를 담당의로 삼을 것이냐고. 대답은 십중팔구 정년을 앞둔 의사일 것이다. 긴 세월간 그의 수술 경험과 전문성일 믿기 때문일 것이다.

 이 비유가 의미하는 것은 교직은 오랜 세월을 근무해도 전문성을 담보하기 어려운 직종이라는 것이다. 이를 교사도 심지어 교육을 잘 모르는 학부모도 어렴풋이 알고 있다. 사회학자 엄기호는 교사들의 노동구조의 문제는 절대적 시간의 많고 적음이 아니라 노동하는 방식이 조각조각 파편화 되어 있는데 기인한다고 지적했다. 이말을 풀자면 교사의 노동은 그 본연의 업무이자 전문성을 신장시키는 교육과정편성, 수업연구, 교재개발, 학생생활지도가 아닌 다른 업무를 처리하는데 시간을 쏟아 이도저도 아닌 상태로 교사로 근무하며 세월을 보내게 된다는 의미다. 일이 이렇다 보니 평생 수업을 하고 아이를 지도하나 전문성을 담보하기 위해 자신의 행위에 대한 성찰과 노력, 능력 개발을 할 시간이 없어 하루살이 신세로 이런 저런 일에 치이다 전문적이지 못하고 자신의 일에 끝까지 자신감이 없는 상태로 정년을 맞이 하게 된다는 것이다.

 학교엔 매년 구성하는 업무분장표라는게 있다. 학교 교장, 교감, 부장교사, 교사, 행정직원, 교육공무직등 학교 교육일을 하는 사람들의 업무를 구분해 놓은 것이다. 이중 나머자 사람들의 업무분장표는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 문제는 교사다. 교사의 본연의 업무는 교육으로 한국의 초중등교육법 제20조 4항은 교사는 법령에서 정하는 바에 따라 학생을 교육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즉, 교사의 업무분장표에는 교육만 들어가야 맞다. 그러한 업무는 학급교육과정의 편성 및 운영, 수업 연구 및 실행, 평가계획 수립 및 실행과 평가도구 제작, 생활통지표 작성, 학급운영, 인성지도 및 생활습관 형성, 진로지도 등이다. 하지만 교사의 업무분장표에는 위와 같은 중요하고 본질적인 업무는 6학년 4반 같은 한 글자로 끝이다. 그리고 그 외의 행정업무들이 들어간다. 연구부장의 예를 든다면 연구업무총괄, 학교교육과정, 학년 교육과정, 온라인 학습 시스템, 교육과정 평가회, 혁신학교 운영, 예산 편성 등이다. 

 이런 업무분장은 여러가지 문제를 낳는다. 우선 학교가 교육보다는 행정업무를 우선시 한다는 분위기다. 또한 학교내 다른 구성원들에게 교사의 업무가 적다는 인상을 갖게 한다. 사실 언급한 교사 본연의 업무는 학기초 학기말을 상당히 버겁게 다가오며 일상적으로 늘 해야하는 것들이다. 즉, 본연의 업무를 위해서는 다른 일을 할 수 없다는 뜻이다. 

 하지만 학교 현장에서 교사는 그렇지 않다. 교대신, 교사신이란게 있다. 교대신은 초등교사로서 교대에서 음미체를 비롯한 온갖 교과교육 전공 공부를 해야하는 현실, 그리고 교사신은 교육 외에도 다양한 일을 해야함을 비유한 것이다. 교사신으로 교사는 때론 방과후 강사, 기초학력 강사를 선발하는 인사 업무를, 그리고 그들에게 급여를 주는 업무를, 그리고 수많은 학교 행사의 기획과 진행 심지어 사회자까지 맡는 업무를, 그리고 교내 수많은 기자재와 교구의 담당자가 되기도 해야 한다. 

 10여년전부터 혁신교육이 전국적으로 도입되면서 교사를 본연의 업무로 돌리고 이를 지원하기 위해 많은 교육공무직의 도입과 교육행정직의 증원이 있었다. 교육행정직의 경우 2010년 8654명에 불과하던 것이 2020년엔 1만 7398명으로 거의 두 배 가까운 증원이 있었다. 그리고 같은 기간 교사는 겨우 11%증가했다. 이런 교육행정직원의 증가에도 불구하고 교사의 교육에 대한 업무지원은 체감하지 못하는 수준이다. 학교 행정직원은 경찰행정직이나 일반 법원 공무원, 검찰수사관처럼 특정전문직을 지원하기 위한 일반직이다. 그리고 학교행정직원에 비해 다른 이들은 폭넓은 전문성을 갖고 일을 처리하며 전문직이 본연의 일에 집중하도록 돕는다. 하지만 학교행정직은 그에 비해 시설과 회계에만 국한된 일을 하고 있으며 그것만이 본인들의 일이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짙다. 한국의 초중등교육법은 역시 20조 5항에서 행정직원 등 직원은 법령에서 정하는 바에 따라 학교의 행정사무와 그 밖의 사무를 담당한다고 명기되어 있다. 즉, 학교에서 발생하는 교육 이외의 사무를 법적으로는 모두 담당해야하는 것이며 마땅히 이들의 인식 제고가 필요하다. 교사와 누구도 해는 일을 두고 다투는 것이 아니라 교육이라는 본연의 일을 위해 서로 협력한다는 자세다. 

 교사는 본연의 일로 돌리기 위한 방법으로는 공무직의 역할 확대도 필요하다. 공무직은 행정실과 교무일을 돕기 위해 생겨난 직종이나 현장에서 만족할 만한 업무성과를 보이지 못하고 있다. 이들은 공문의 기안 및 처리 권한이 없는데 과감하게 부여할 필요가 있다고 저자는 주장한다. 교장과 교감도 마찬가지다. 현재 교장은 학교를 총괄하지 못하고 최소한의 업무만 하는 경향이 짙다. 때문에 그의 사무가 교감에게 많이 내려와 있는 편인데 이렇다 보니 교감은 교사들을 충분히 지원하지 못하고 오히려 자신의 일을 전가하는 경우가 많다. 교장교감이 보다 적극적으로 행정사무와 교육지원사무를 총괄하고 수업지원 및 수업 전문성까지 발휘할 필요가 있다.

 교육지원청의 역할도 중요하다. 교육지원청 및 교육청은 학교구성원 갈등을 정리하지 못하고 부추기는 면조차 있다. 사실 학교는 매우 복잡한 노동조직이다. 교사집단에 일반행정직 공무원, 그리고 교육 공무직, 조리 종사원, 방과후 강사, 돌봄 전담사, 시설 관리직, 그외 봉사직원 등 그 양태가 매우 다양하다. 문제는 이들의 업무가 분명히 정해지지 않은 면이 있다는 부분이다. 특히 교사가 그러한데 다른 직종은 강한 노조를 갖고 자신의 일이 분명히 있으며 그것만 하려는 경향이 강한 반면 교사는 그렇지 않다. 때문에 교육 업무와 그외의 업무를 분명이 나눠주는 강한 가이드 라인이 필요하다. 

 책은 학교 전체의 분위기와 문화를 교사도, 공무원도 아닌 교육에 초점을 두고 이를 위한 개선 노력으로 교사를 교육 본연의 업무로 돌려놓는 시도가 일어날 때 진정한 교육의 발전과 변화가 일어난 것으로 보고 있다. 또한 교사 집단 역시 같이 노력하고 이런 요구를 하고 그런 요구가 받아들여질만한 발전하는 모습을 보여야 할 것으로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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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처한 동양미술 이야기 2 - 중국, 사람이 하늘을 열어젖히다 난생 처음 한번 공부하는 동양미술 이야기 시리즈 2
강희정 지음 / 사회평론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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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양 미술 이야기 1편이 인도편이었다면 이번엔 당연히 중국 편이다. 중국 편은 길게 다룰 요량인지 2권을 보았는데 한나라 때까지의 미술 흐름을 다루고 있다. 이야기는 당연히 도자기부터 시작한다. 

 흙으로 만든 그릇은 토기, 도기, 자기가 있다. 흙으로 빚어 굽는게 공통점인데 토기는 낮은 온도에서 굽거나 햇볕에 말린 것이고 도기는 무려 800-1000도에서 자기는 1200도 이상에서 구운 것이다. 이렇게 굽고 유약을 바르면 경도가 올리가고 물이 흡수되지 않아 그릇으로 적합해진다. 유럽은 차와 커피문화가 발달하며 중국산 도자기에 열광했다. 하지만 중국은 명과 청대 해금정책으로 일관했다. 간절했던 유럽이 대안으로 찾은 것은 베트남산과 일본산 도자기였다. 일본은 임진년의 침략으로 조선도공을 수백 납치한 후에야 도자기를 만들 수 있게 되었다. 조선과 중국은 뛰어난 도자기 기술이 있었음에도 해금정책으로 이런 거래에 참여하지 못했다.

 중국 도자기는 기원전 5000-3000년 양소문화, 기원전 2500-2000 용산문화에서 발견되었다. 이중 용산문화만이 청동기문화로 이어진다. 양소문화는 채도를 만들었는데 토기를 땅에 박아 사용했으므로 박히지 않는 윗부분에만 화려한 문양이 그려졌다. 당시의 토기는 두께가 얇고 일정한 것으로 보아 물레를 사용했음이 분명하다. 또한 흙은 걸러내고 겉에 화장토를 발라 색이 멀겋고 붉다. 무늬는 붓으로 그렸으며 토기의 대량생산을 위한 분업체제를 갖추고 있었다. 당시의 가마는 구덩이를 파고 밑에 돌과 장작 그위에 토기, 그리고 그 위를 짚과 장작등으로 덮고 불을 지피는 형식이었다. 높은 온도를 기대할 수 없는 구조였다.

 용산문화의 토기는 좀더 진일보한 가마를 이용했다. 층계식 가마를 사용하여 공기의 대류를 이용했다. 달궈진 아래의 공기가 위로 이동해 차가운 공기를 밀어내고 이 공기가 다시 달궈져 도는 형태로 온도를 올렸다. 여기서 제작한 흑도는 까매서 흑도다. 가마에서 구워 공기가 차단되어 산화되지 않고 가마의 불을 끄는 과정에서 그을려져 색이 검어졌다. 

 중국의 홍산문화는 옥의 문화다. 옥은 생긴 것과 달리 매우 단단하여 철보다도 가공이 어렵다. 중국인은 옥이 사악한 것을 막고 부패를 막아 사람이 다시 살아돌아올 수 있다고 믿어 귀하게 여겼다. 다만 산지가 모두 중원 외곽이라 수급에 어려움을 겪었을 것이다. 옥벽은 둥근 도넛 모양의 옥으로 하늘을 상징한다. 이 옥벽은 시신의 가슴이나 머리에 두었는데 그래서 사람이 죽어 하늘로 갈 수 있다고 믿었다. 

 사마천은 사기에 상나라와 하나라가 있다고 서술했다. 주나라까지는 확실한 실체가 있었으나 상나라인 은나라는 그렇지 못했는데 갑골이 발견되며 그 실체가 드러났다. 갑골은 상의 왕이 점을 치고 제사를 지낸 것이다. 갑골은 거북이 등껍질이나 동물의 등뼈를 사용한 것인데 가운데 부분에 구멍을 내고 양쪽에 서로 다른 결과를 적고 불에 달군다. 그리고 금이 가는 방향의 글귀로 점을 치는 형식이다. 

 이시기 중국은 청동기가 고도로 발달한다. 청동기는 어떤 금속을 합금하느냐에 따라 강도와 색이 변화한다. 그리고 합금엔 고도의 기술이 따른다. 이 시기 방정이 나타나는데 이는 다리가 넷인 직사각형의 솥단지다. 제사에 바칠 동물을 담는 용으로 신화속 동물인 도철이 많이 새겨졌다. 중국의 사천성은 중원과 멀어 당시 독자적인 청동기 문화가 있었다. 청동마스크나 청동나무가 그렇다. 청동나무는 산자와 죽은 자를 연결하는 의미를 가진 것으로 추정된다. 

 상은 변방의 소국이던 주에 멸망한다. 주는 상을 대신하며 이를 정당화하기 위해 천명사상을 중국에서 처음으로 도입한다. 지신들의 통치가 하늘의 뜻이며 주왕은 스스로를 하늘의 아들인 천자라 칭하게 된다. 사회도 제사 중심의 주술 사회에서 현실 도덕규범과 질서, 사회를 중시하는 사회로 바뀌었고 신중심에서 인간중심으로 변모한다. 주는 혈연기반의 봉건제를 실시하고 서열을 확실히 하는 계급사회를 구축한다. 그리고 이를 내면화하도록 백성을 교육하여 의례가 강화되고 효와 예의 문화가 강조된다. 

 주의 상류층들은 청동기에 명문을 새겨넣었다. 상의 귀족들은 자신의 청동기에 소유자의 이름 정도를 새긴 반면 주의 상류층들은 가문의 영광스러운 일을 적어넣었기에 명문의 길이가 무척 길어진다. 그래서 주나라 후반기에 나타나는 방정은 상의 것과는 다르게 무늬가 매우 단순하고 표면이 평범하여 문양을 새기기 좋은 형태로 바뀌게 된다. 춘추전국시대에 접어들며 주의 청동기는 더욱화려해진다. 이민족의 영향으로 청동에 상감기법이 등장한다. 금이나 은을 상감했으며 청동기 자체의 모양도 매우 화려해진다. 청동기의 제작 방법은 도범주조법과 실랍법이 있다. 도범주조법은 흙으로 모양을 제작한 후, 겉에 진흙을 바른다. 겉흙이 마르면 떼어내여 겉틀로 쓰고 속틀을 제작한다. 겉틀과 속틀을 합친 후 진흙을 발라 굽고 청동물이 들어갈 구멍을 만든다. 청동물을 부어 굽힌 후 흙을 제거하고 청동을 다듬는 형식이다. 

 실랍법은 진흙으로 대강 물체를 빚은 후 여기에 밀랍을 입히고 매우 정교하게 무늬를 새긴다. 그 위에 진흙을 입히고 청동물을 부을 구멍을 만든 후 진흙이 마르면 가마에 굽는다. 열로 밀랍이 녹으면 그것을 빼낸 후 청동물을 붓는다. 청동이 굳으면 흙을 제거해 다듬어 완성하는데 밀랍이 가공이 쉽고 정교한 조각이 가능해 도범주조법보다 훨씬 정교한 청동기를 만들 수 있다. 

 주는 청동 편종도 제작한다. 무게가 어마어마하며 65개의 종이 모두 다른 음을 내는 상당한 수준이다. 한국의 청동기는 중국의 것에 비해 소형이고 수량이 적다. 이는 한국의 청동기가 유목문화의 영향을 받았기 때문이다. 유목민족은 항상 이동하기에 청동기를 소형으로 조금만 제작해서 가지고 다녔다. 

 춘추전국시대를 마감한 진시황은 중국의 고대의 삼황오제를 따서 자신의 황제라 칭하고 최초이므로 시황제라 했다. 그는 죽음을 두려워했는데 방술사 중 하나인 서복은 보내 불로장생약을 찾게 했다. 서복은 제주도에 왔다갔는데 서귀포시가 서복이 귀로한 곳이란 뜻이란 설이 있을 정도이다. 그 진시황이 죽은 진시황릉은 무려 38년간 64만 평 규모로 조성된다. 이는 에버랜드의 3배 수준이다. 시황릉에는 4층짜리 궁전에 황제의 공간이 있고 그것을 내성과 외성의 궁이 둘러쌓다. 여긴 발굴을 하고 있지 않은데 현행 기술론 훼손을 피할수 없기 때문이다. 다만 조사로 어떤 공간인지만 알아냈을 뿐이다. 

 이 진시황릉을 3개의 병마용이 둘러싸 지키고 있다. 1호갱은 보병부대로 무려 6천구, 2호갱은 궁수 1천3백구와 기병, 전차부대가, 3호갱엔 기마병과 말이 있다. 1호갱의 6천구는 얼굴이 모두 다르다. 실제 병사가 모델인듯 하며 채색까지 이뤄졌다. 다만 신경쓴 얼굴과 자세, 무기, 머리스타일에 비해 몸은 하나같이 천편일률적이다.  

 진시황은 강하게 법가로 천하를 통치했다. 이에 백성은 고통받았는데 반발로 한고조 유방은 상당히 도교적 성향을 보였다. 한 무제는 이들의 중간으로 유교적 국가통치이념으로 삼았다. 미술품에도 유교적 색채가 강해졌고 주나라때처럼 의례가 강화되었다. 무제는 곽거병을 통해 흉노를 정벌했는데 그의 무덤을 효와 충을 지키는 사람이라는 뜻에서 황제의 능 인근에 배치했다. 배장묘인데 여기에 더 나아가 중국 역사상 처음으로 돌로 흉노를 제압하는 말을 조각했다. 무덤에 일너 석상을 배치하는 것은 이후에도 이어져 한국의 왕릉에도 문인석과 무인석, 석호, 석양등이 배치되게 된다. 

 도교적 성향을 띠는 한대 초기 중국엔 박산향로가 많이 만들어진다. 박산은 도교의 이상적인 산으로 물에 떠있다. 때문에 박산은 흔들리지 않게 신선이 보낸 물고기와 거북이가 그 산을 받치고 있다. 때문에 박산향로의 아랫부분은 파도와 더불어 물고기, 거북이가 조각된다. 박산향로는 백제금동대향로와 유사하나 시기적으로 많은 차이가 난다. 박산향로는 유교이념이 확립된 3세기를 기반으로 거의 사라지나 백제금동대향로는 6세기 작품이다. 거기에 백제의 것은 상부에 봉황과 4명의 악사가 그리고 물에 떠다니는 박산을 연꽃으로 표현했다. 즉, 도교와 불교의 성향이 뒤섞인 한국의 독자적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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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타버스 시티 - 메타버스 캔버스에 그리는 도시이야기
심재국 지음 / 매일경제신문사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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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계인구의 상당 부분은 이미 도시에 거주하고 있다. 도시는 아직도 팽창을 계속하고 있는데 그 끝이 어디까지일지 알 수 없다. 도시는 상당한 인구밀집으로 인한 팽창으로 환경적, 경제적, 사회적 문제를 일으키고 있다. 도시화는 양극화와 불평등을 야기한다. 인구가 몰려 부동산이 폭등하고 그로 인해 원래 거주민인 중산층은 도시 외곽으로 밀려난다. 젠트리피케이션이 일어나는 것이다. 여기에 지역 불균형도 일어난다. 거대 도시에 활력있는 인구층을 빼앗긴 지방도시는 급속히 노령화하고 탈산업화로 인해 제조업이 쇠퇴한 곳에서는 지역 공동체가 붕괴하고, 세수가 감소하며 이로 인한 공공서비스의 악화로 도시의 축소가 더욱 가속화한다. 지방도시는 지방자치제도로 인한 자치단체장의 무리한 장미빛 공약과 중앙정부 예산 따내기 경쟁으로 외곽 지역을 마구 개발하게 된다. 개발된 외곽 신도시로 지방 도시의 인구가 이전하고 그 결과 구도심은 공동화되며 결국 도시 전체가 축소 파괴된다. 

 도시는 환경문제도 상당하다. 전 세계 탄소 배출의 75%를 도시가 배출한다. 2050년이면 지구 온난화로 여름 평균 기온이 35도 이상인 도시가 현재 354개에서 970개로 늘어날 예정이다. 그 더운 서울의 7월 평균 기온이 겨우 24.5도란걸 감안하면 이 수치가 얼마나 살인적인지 체감할 수 있다. 도시는 열섬현상도 심하다. 대부분의 면적이 포장되어 있어 쉽게 가열되고 열을 잘 내뿜지 못한다. 포장면적은 불투수층으로 지하수의 유입을 막아 씽크홀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또한 고층건물이 난개발 되어 있어 도시 외곽의 녹지에서 도시를 관통하는 바람길이 막혀 있다. 이로 인해 열섬현상이 발생한다. 포장면적은 홍수도 일으킨다. 땅이 물을 흡수하지 못하다보니 도시는 온난화로 인한 강우의 증가에 매우 취약해졌다. 지난 30년간 평균기온은 1.4도가 올라갔고, 강우량은 124mm가 늘어났다. 강우량은 늘어난 것도 문제이나 변동성이 커졌다는게 더 문제다. 도시 홍수가 일어나면 잠기는 것도 문제지만 상하수도의 오염물질이 역류하여 유입되어 2차 피해를 일으킨다.

 환경문제의 해결은 우선 투수면적을 증가시키는 것이다. 투수가 잘 되면 지하수 충전이 잘되 도심의 고질문제인 씽크홀 문제가 해결된다. 현재 도시의 홍수처리 법은 물을 빠르게 배수하는 것이다. 이번 서울 홍수로 인해 거대 배수관을 설치하려는 발상이 그런 것들이다. 하지만 투수층을 늘리면 도시의 빗물 체류시간을 길게하여 홍수를 막게 된다. 틈새블록, 잔디블록, 건물옥상과 벽면의 녹화, 빗물 연못, 가로수 나무 여과상자, 도시 공원내 저류시설이 그런 것들이다. 열섬 현상은 도시 숲 조성으로 해결이 가능하다. 도시 외곽과 도심을 연결하는 숲길을 열면 바람 통로가 생겨 도시의 열을 바깥으로 빼낼 수 있게 된다. 

 도시가 팽창하면 도시 스프롤이 생겨난다. 이는 사람들이 교외에 이주하게 되어 도심은 공동화 슬럼화되고 사람들의 통근거리가 증가해 통행량이 늘고 교통정체가 발생하며 차량으로 인한 에너지 소비 과다와 대기오염, 탄소배출의 증가를 가져온다. 교외는 난개발 되어 녹지와 농지가 줄고 멀리까지 사회기반 시설을 구축하게 되어 사회적 비용이 크게 증가한다. 그리고 도심 인금의 낙후지역이 활성화되면 외부인과 돈이 유입되고 임대료가 상승하여 활성화의 공헌자와 원주민이 쫓겨나는 젠트리피케이션이 생겨난다. 이는 구도심을 활성화시키고 빈집을 줄이고 범죄도 줄이며 지역경제를 살리고 지방세수를 늘리고 공공소비스를 개선하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프랜차이즈 중심으로 개성있던 지역을 대기업 상권이 차지하며 천편일률적으로 변하는 문화백화 현상이 일어나게 된다. 그리고 저소득층은 주거지를 잃게 되고 주거 수요에 대한 압박이 생겨난다. 

 이에 대한 해결책은 스마트 축소 도시와 메가시티다. 스마트 축소도시는 지방도시에 알맞은 해결책이다. 공동화한 구도심을 재개발하고 외곽의 난개발을 막는다. 구도심을 재개발해 다시 외곽의 사람을 불러모으고 도시의 인구 수준에 맞게 사회편의시설을 좁은 공간에 집중시켜 스마트하면서도 편리한 지방도시를 유지하는 방법이다.

 메가시티는 재도시화다. 인구 증가, 교통, 오염으로 도심을 떠난 사람들이 도심으로 회귀한다. 메가시티는 핵심도시를 중심으로 일일생활권이 가능하게 주변 도시가 연결된 하나의 거대 일일 생활권이다. 수도권을 생각하면 된다. 메가시티는 규모의 경제, 광역권 내 여러 전략을 통합하여 불필요한 지자체간 경쟁과 중복 사업을 막는다. 한국 같은 경우는 수도권 이외의 메가시티를 적어도 한 개 육성하는 것이 매우 중요한 과제이며 대부분의 선진국은 두 개 이상의 메가시티를 갖고 있다. 

 미래 도시는 다음과 같은 모습을 가질 것이다.

 우선 모빌리티 허브다. 개인 항공기와 개인형 이동장치가 등장하고 대중화할 것이다. 때문에 기존 교통수단에 GTX, KTX 등을 합한 스마트 복합 환승센터가 요구된다. 이들은 환승 뿐만 아니라 이동수단 보관소, 안전장비 보관함, 충전센터를 모두 포함한다. 

 다음은 도시내 소규모 첨단 산업단지다. 과거 선진국의 제조업은 해외의 낮은 인건비와 재료비를 찾아 나갔었다. 하지만 해외문화의 이질성, 비용효용의 감소, 미중전쟁등으로 인한 국제분업체제의 붕괴와 안보상의 필요성으로 국내로 회귀하고 있다. 여기엔 3D프린터, 인공지능, 로봇을 앞세운 스마트 공장의 등장도 한몫하고 있다. 이들 공장은 도심에 소규모로 위치하며 스마트 공장이다. 

 세 번째는 도심내 물류센터다. 물류 비용중 가장 높은 비용을 차지하는 것이 마지막 배송단계다. 이는 배송 오송과 반송, 물품 파손으로 인한 비용이 높기 때문이다. 때문에 위탁, 보관, 포장, 배송재고관리, 교환, 환불을 한방에 다루는 풀필먼트 서비스 센터와 도심내에서 배달운반을 전담하는 배송전문 매장 다크스토어가 등장한다. 이는 보다 빠른 서비스를 원하는 소비자의 증가로 인구가 밀집한 도심 한복판에 등장한 도심형 물류센터다.

 네 번째는 도심 스마트 팜이다. 도심내 유휴공간을 활용하는 것으로 저탄소시대를 맞아 도심내에서 식량을 생산함으로써 탄소발생을 줄이고 생산자와 소비자가 같은 공간에 있음으로써 경쟁력이 있다. 도심내는 밀집하고 빈자리가 없는 듯 하지만 의외로 안쓰는 유휴공간도 많다 .오래되어 사용되지 않은 철도역이나 지하공간 등이 그러하다. 이런 장소를 유휴기간 중 스마트 팜으로 이용하는 것이다.

 다섯번재는 거점 오피스와 공유오피스다. 재택 근무의 일상화로 거주 근접한 거점 오피스가 일상화되고 있다. 이는 거대 규모의 본사 건물을 사용하지 않음으로써 회사차원에서 상당한 비용을 줄일 수있고 이를 복지비용에 활용하여 직원의 이탈을 막을 수 있다. 또한 직원 입장에서도 직주 근접성으로 인해 이동비용을 크게 줄일 수 있다. 여기서 더 나아간게 공유오피스인데 글자그대로 다른 회사와도 오피스를 공유하는 것이다. 

 마자막은 데이터 센터다. 컴퓨터, 네트워크, 스토리지, 그리고 비즈니스 운영을 지원하는 기타 IT  장비가 위치하는 중앙집중식의 분리 시설이다. 

 미래 도시는 디지털 트윈이 적극 사용될 가능성이 높다. 디지털 트윈은 도시를 가상 공간에 그대로 재현한 것이다. 사전에 유동인구 변화, 교통체증도로, 고층건물 배치에 따른 도시의 바람길 예측, 도시 홍수 방향, 에너지 관리, 상하수도 시스템등 다양한 문제를 가상공간에서 발생시켜보고 이를 예측하여 현실에서의 오류를 최대한 줄이는 것이다. 

 이런 메타버스는 제조업에서도 사용될 수 있다. 가상 공간에서 제품의 설계, 제조, 시뮬레이션등을 진행하여 리스크와 비용 시간을 줄이면서도 생산성과 안정성은 향상시키는 방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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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ott 2022-10-07 14:1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닷슈님 이달 상 추카 합니다

건강 잘 챙기세요 ^^

닷슈 2022-10-10 12:32   좋아요 0 | URL
감사합니다. 이번 달 마이리뷰 일등이시네요. 축하!

이하라 2022-10-07 14:23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닷슈님 이달의 당선작 축하합니다.^^

thkang1001 2022-10-07 15:5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닷슈님! 이달의 당선작 선정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닷슈 2022-10-10 12:32   좋아요 1 | URL
감사합니다. 어떻게 하면 서재지수가 그리 높은지 늘 궁금할 따름입니다.

mini74 2022-10-07 21:3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닷슈님 감축드립니다 *^^*

닷슈 2022-10-10 12:33   좋아요 1 | URL
역시 당선 축하드립니다.

서니데이 2022-10-07 22:21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이달의 당선작 축하합니다. 즐거운 연휴 보내세요.^^

닷슈 2022-10-10 12:33   좋아요 2 | URL
서니데이님도 당선 축하드립니다.

강나루 2022-10-10 07:1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닷슈님, 이달의 당선작으로 선정된 것 축하새요^^

닷슈 2022-10-10 12:33   좋아요 2 | URL
역시 당선 축하드립니다.
 
한 발 앞선 부모는 인공지능을 공부한다
이명희 지음 / 성안당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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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5 개정교육과정의 골자가 작년에 발표되었다. 정권이 바뀌면서 약간 뒤숭숭해지고 그래서인지 올해 나오기로 한 총론이 좀 늦는 느낌이다. 그간 교육과정은 교육받은 모든 사람이 갖춰야할 가장 기초적 소양으로 전통적 3R(읽기, 쓰기, 셈하기)를 제시했었다. 그러던 것이 2025 개정 교육과정에선 기존 3R에 디지털 소양이 추가되었다. 미래세계를 디지털 세계로 보고 그곳에서 삶을 영위할 수 있는 소양을 기초적 소양의 하나로 보게 된 것이다.

 그리고 이런 흐름에서 얼마나 반영될지는 모르나 AI 교육도 반드시 포함될 것이다. OECD가 제시하는 미래교육 에듀케이션 2030은 변혁적 역량을 제시했다. 기존 역량에 변혁을 붙인 것인데 이는 주변 환경과 능동적 상호작용을 통한 실제적 문제 해결학습을 통해 획득하는 것이다. 그리고 이 실제적 문제해결 학습에 인공지능의 활용을 더하는 것이 미래교육의 한 방안이 될 것이다.

 세계 각국은 가까운 시일내 등장할 인공지능 사회에 대비해 이미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2017년 캐나다가 세계 최초로 인공지능 교육을 국가수준에서 시작했고 중국도 같은 해에 시작해 상당히 체계적으로 이를 실행하고 있다. 일본도 전문가 양성을 위한 인공지능 교육을 시작했고 인공지능 전문가를 연간 2천명 양성하고 최고수준 전문가는 100명 정도를 키워내는걸 목표로 하고 있다. 독일은 2018년부터 입학한 모든 초중고생에 인공지능 기본 교육을 실시하고 있으며 평생교육과 직업교육에서도 이를 실행한다. 영국은 초등부터 중등까지 코딩교육이 의무화 되어 있으며 핀란드는 학교교육을 넘어서 2021년 말까지 모든 시민의 1%가 인공지능 이해를 목표로 온라인 코스를 개설했다. 

 인공지능 교육은 인공지능 이해교육과 인공지능 활용교육, 인공지능 개발 교육으로 나뉜다. 이해교육은 인공지능의 원리와 그것이 삶에 미치는 영향, 그리고 개발 및 사용윤리다. 인공지능 활용교육은 인공지능을 체험하고 인공지능 도구 및 프로그램 활용, 인공지능 지원, 인공지능 보조다. 인공지능 개발 교육은 인공지능을 직접 만들어 이를 문제 해결과 실생활에 활용하는 교육이다. 그리고 이런 인공지능 교육은 한발 늦지만 2025년에야 교육과정에 도입될 예정이다. 

 학교급별 인공지능 교육 목표는 다음과 같다. 초등은 인공지능 기능과 원리를 놀이와 교육용 도구로 체험하고 자신의 주변에서 인공지능 기술이 적용된 사례를 탐색하고 활용한다. 중학교는 인공지능 기술 발전의 원동력이 되는 데이터의 가치와 인공지능 기술의 원리를 이해하고 실생활 문제해결 능력을 함양하는 것이다. 고등학교 목표는 인공지능 기호의 내용을 바탕으로 심화된 내용의 인공지능 개념과 알고리즘을 이해하고 인공지능 기술을 응용하여 문제해결을 하는 역량을 갖추는 것이다. 

 인공지능은 인간의 신경망 원리를 활용해 개발한 것이다. 초창기 인공지능은 연역적 접근을 하여 모든 알고리즘을 개발자가 직접 입력해주려고 하였다. 그러다보니 사과와 딸기의 구분 같은 생물이라면 기본적으로 행할 인공지능 마저 개발이 쉽지 않았다. 이는 색과 형태, 크기 등으로 구분할 수 있는데 이를 알고리즘으로 짜서 다양한 형태의 색과 크기, 형태를 갖춘 실제 딸기와 사과를 구분하게하는 것이 매우 어려웠다. 그래서 입력에 대한 자극에 반응하는 인간의 신경망을 딴 귀납적 방법이 활용되었다. 지금의 인공지능은 입력과 출력으로 연결되며 그 안에 가중치를 부여하는 은닉층이 자리한다. 이 은닉층의 복잡할수록 인공지능은 정확해지지만 그만큼 많은 계산을 해야하므로 훌륭한 인공지능의 개발을 위해 세계 각국은 수퍼 컴퓨터의 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다. 

 인공지능은 3가지 방법으로 학습을 시킨다. 우선 지도학습인데 입력과 출력에 대한 어떤 정보를 함께 주며 학습을 시키는 것이다. 사과와 딸기를 구분하는 학습을 시킬때 사과 이미지와 딸기 이미지를 알려주고 학습시키는 것으로 무언가를 인식시키는 프로그램에 적합하다. 비지도 학습은 지도를 안하는 것으로 데이터를 많이 주되 이것이 무엇인지 알려주지 않으므로 스스로 패턴을 만들어내는 방식이다. 방대한 데이터를 비슷한 것끼리 분류하므로 특정 개인이 좋아하는 음악이나, 구매물건등을 알아내는 프로그램에 적합한 방식이다. 강화학습은 여러 행동을 하고 매번 그 행동의 결과에 대해 보상을 하는 것이다. 알파고가 대표적 예로 매번 두는 수의 승률에 대해 보상함으로써 최적의 수를 알게되는 방식이다.

 이런 인공지능 시대의 인재는 역설적이게도 컴퓨터만 잘해서는 안된다. 인공지능이 만들어내는 데이터 분석을 비판적이고 창의적으로 사고 및 해석하고 활용해야 하며 이를 위해서는 인문학적 소양이 필수적이다. 인공지능은 대단하지만 어디까지나 인간이 제공한 데이터 내에서만 판단하고 패턴을 찾는다. 그 이상을 넘어선 창의성은 인간의 몫인 것이다. 

 인공지능 시대가 되면 인간은 신 기술의 등장으로 혜택과 더불어 많은 문제를 안게 된다. 인공지능이 만약 잘못된 결정을 한다면 책임 소재가 애매해진다. 개발자, 인공지능이 학습한 데이터를 제공한자, 알고리즘 개발자, 인공지능 기기의 소유자, 이중 누구의 책임인지 애매하다. 거기에 인공지능은 딥러닝으로 학습하면서 그 과정이 복잡할수록 스스로 움직이는 부분이 많으며 이것은 그 알고리즘을 설계한 개발자 마저 알아내기가 매우 어렵다. 개개인이 모두 인공지능을 갖게되면 앞으로 많은 판단을 인공지능에 의지할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인공지능의 결정에 의지하면 인간은 스스로 깊이 생각하고 비판적 사고를 하지 않게 된다. 그리고 인공지능에 의지한 판단이 잘못된 경우 그 책임을 찾기도 어렵다. 인공지능이 성능이 좋을 수록 그 생성과정은 복잡하다. 투명성과 기능이 반비례하는 셈이다. 더군다나 이를 공개하는 것은 개발한 기업의 핵심기술이 공개되는 것이므로 역시 쉽지 않다. 

 책은 인공지능에 대한 많은 생각과 교육에 사용할만한 다양한 사이트와 앱도 소개한다. 읽어보고 하나하나 해보면 좋을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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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Q 디지털 지능
박유현 지음, 한성희 옮김 / 김영사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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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번 지방선거에서 경기도와 강원도는 3선, 12년의 진보교육감 시대가 막을 내렸다. 이는 이 지역이 줄곧 추구하던 혁신교육이라는 커다란 물줄기의 방향전환을 의미하기도 한다. 혁신교육은 학교의 민주성, 윤리성, 창의성, 전문적 학습공동체라는 4대 과제의 실현을 목표로 한다. 이를 통해 학교 민주주의를 토대로 자치와 자율성의 바탕 아래 지역과 학교의 특색을 살린 창의적 교육을 하여 교육에 충실한 학교 본연의 역할로 돌아가려는 시도였다. 이를 통해 학생은 교육의 주도성과 고도의 자치경험으로 학교의 주인으로 거듭나고 학교생활을 통해 성장하고 안전을 느끼며 행복한 존재가 된다. 교사 역시 주어진 중앙교육과정의 단순 시행자에서 스스로 교육을 구성하는 교육의 진정한 전문가이자 주인으로 거듭나게 된다. 경기도의 경우 12년을 이 정책을 일관성 있게 추진하였다. 의미 있으면서도 관에서 현장과 더불러 지역과 함께 걸어간 제도가 이 정도로 길게 유지된 건 처음이었다고 본다.

 그 결과 경기 혁신학교는 양적으로 상당히 확대되었다. 절반 이상이 혁신학교다. 문제는 현실에서 혁신적인 존재는 이 정도 수를 유지하기 힘들다는 점이다. 교원의 질적 향상 및 학교의 기반이 따라주지 못하는 상황 속에서 확대는 당연히 질적 하락을 가져왔다. 초창기 혁신학교와 지금의 수많은 혁신학교들은 질적으로 상대가 되지 못한다. 물론 이 확대는 전면적인 것은 아니었다. 절반까지 이르는데 12년이 걸렸으니 상당한 준비시간과 내적인 자발적 변화를 할 만한 기회를 준 것이다. 때문에 혁신교육의 절반에 그친 성공은 관 뿐만 아니라 교사 자체의 변화 의지 부족에서도 기인한다. 

 그리고 이 와중에 오랜만에 등장한 보수교육감(선출직으로서는 처음이다.)은 혁신교육을 전면 재고하려고 한다. 이번에 나온 경기인수위백서는 혁신교육을 부정적으로 보고 재고한다고 하지만 사실상 그 이름 자체를 제거하고 알 수 없는 미래학교의 한 형태로 편입시켰으며 신규 혁신학교의 지정 및 기존 혁신학교의 재지정을 전면 금지함으로써 사실상 고사시키려는 의도를 보이고 있다. 더군다나 혁신교육은 그간 교육청 따로 지자체 따로 놀던 교육예산을 혁신교육지구라는 이름으로 통합시켜 항상 교육예산에 갈증을 느끼던 학교의 요구를 크게 해소시켜주었고, 지역과 교육을 연계시키는 커다란 성과를 보였다. 이런 혁신교육의 장점을 마땅히 살리고 계승하면서 혁신교육의 부족한 점을 보완하면서 자신의 하고 싶은 교육을 추진하는게 맞지 않나 싶다. 

 혁신교육에서 굳이 부족한 점을 찾으라면 기초학력과 미래교육에 대한 부분이라 할 수 있다. 기초학력은 문제풀이식 단순 지식 암기 교육을 지양한 것이기에 문제라고 보기 어려운 부분이 있다. 하지만 미래 교육에 다소 아쉬운 점이 있던 것은 사실이다. 미래 환경이나 기기교육에 집중하기 보다는 학생중심의 지역 특색 교육을 통해 역량을 배양하면 어느 환경에서나 적응할 수 있는 인재가 양성되어 미래에 대비가 가능하다는 논리를 폈다. 하지만 전면적 디지털 세계에 살게 될 현재 학생들에게 그 기기가 가져올 세계의 올바른 사용법과 부작용에 집중하지 않았다는 면은 상당히 아쉽다. 

 새 경기 교육감은 이런 부분의 보완을 위해서인지 AI 교육과, IB교육, DQ교육을 전면에 내걸었다. 이중 DQ교육은 한국 출신의 박유현 박사가 개념화하고 국제적으로 통용될 만한 기준을 만든 것이다. 물론 아직 국제표준은 아니며 경기도가 이 기준을 택한 것은 아니지만 상당히 반영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DQ는 digital quotient로 글자 그대로 디지털 지능, 또는 디지털 지수다. DQ는 개인이 디지털 생활을 성공적으로 영위하기 위해 필요한 보편적 윤리에 기반은 인지적-메타인지적-사회 정서적 역량을 포괄하는 지능을 의미한다. 아날로그 세계에서 교육의 목적은 개인의 타고난 흥미와 적성을 개발을 통한 민주 시민의 양성이다. 다만 향후 세계는 디지털 세상이 되므로 미래의 시민들은 아날로그 세계와 디지털 세계 양쪽에서 올바른 시민으로 자리매김 해야한다. 때문에 DQ가 필요하게 된 것이다.  

 지금의 디지털 세계는 확장일로의 추세로 안정과 보호보다는 성장과 이윤에 얽매이고 있다. 디지털 위험에는 디지털 오보, 사이버 불링, 온라인 그루밍, 기술중독, 개인 정보 보호 침해 및 해킹, 폭력 및 부적절한 콘텐츠에 노출 또는 접속, 온라인 과격화 및 인신 매매가 있다. 놀랍게도 8-12세 아동중 무려 60%가 어린 나이임에도 사이버 불링과 게임 과몰입, 위험한 콘텐츠, 위험한 접촉 같은 디지털 위험을 적어도 하나 경험했다고 한다. 이런 디지털 위험의 유행과 패턴은 국가, 문화, 지역을 넘어서 일관적이고 체계적으로 나타나는데 저자는 이를 디지털 팬데믹이라 명명한다. 이런 디지털 위험은 기기와 환경이 충분한 선진국에서 더 크게 나타나리라 쉽게 전망할 수 있지만 결과는 의외로 저개발 아이들일 수록 이런 환경에 무려 30%나 더 노출된다고 한다. 기기는 있으면서도 이렇다할 사회적 보호가 없기 때문이다. 이런 디지털 위험 노출은 사회적 부적응, 학교 성적 저하, 건강악화, 전반적인 발달 문제등 심각한 결과를 초래하여 아이들의 미래 행복과 미래 기회를 앗아간다. 

 저자는 이를 막기 위해 DQ프레임 워크를 개발했다. DQ프레임 워크는 디지털 시민의식과 디지털 창의력, 디지털 기업가 정신을 양성하는게 목표다. 디지털 시민의식은 세 가지 차원 중 가장 근연이 되는 것으로 디지털 기술과 미디어를 안전하고 책임감 있고 효과적으로 사용하는 능력이다. 디지털 창의력은 디지털 도구를 이용하여 새로운 콘텐츠와 기술을 창조하고 아이디어를 현실화해서 디지털 생태계의 일부로 만드는 능력으로 코딩, 미디어 활용 교육등을 통해 양성된다. 디지털 기업가 정신은 글로벌 과제를 해결하거나 새로운 기회와 가치를 창출하기 위해 디지털 기술과 미디어를 사용하는 능력이다. 디지털 기업가나 전문가의 멘토링을 통해 기를 수 있다.

 이런 DQ의 3가지 차원은 8가지의 DQ 역량으로 뒷받침 된다. 역량은 시민정체성, 균형잡힌 기술 사용, 디지털 공감, 개인 디지털 보안 관리, 사생활 관리, 행동디지털 위험관리, 디지털 발자국 관리, 미디어 및 정보리터러시다. 시민 정체성은 진실한 디지털 시민으로서 건전한 정체성을 확립하고 관리하는 능력이다. 균형잡힌 기술은 디지털 미디어 기기 사용, 스크린 타임, 멀티태스킹을 관리하기 위해 자제력을 발휘해서 균형잡힌 방법으로 온오프라인 삶을 관리하는 능력이다. 행동디지털 위험 관리는 개인 온라인 행동에 관련도니 디지털 위험을 확인 관리하는 능력이다. 개인 디지털 보안 관리는 개인 정보 및 기기에 대한 디지털 위험을 감지하고 알맞은 보안 전략과 보호 수단을 사용하는 능력이다. 사생활 관리 능력은 자신과 다른 사람의 사생활을 보호하기 위해 온라인에서 공유한 보호 개인 정보를 신중히 처리하는 능력이다. 미디어 및 정보리터러시는 비판적 추론으로 미디어와 정보를 찾아서 정리 분석 평가하는 능력이다. 디지털 발자국 관리는 디지털 발자국의 특성과 그로 인한 실생활의 결과를 이해하고 책임감 있게 관리하고 긍정적인 디지털 평판을 적극적으로 쌓아가는 능력이다. 디지털 공감은 온라인에서 자신과 타인의 감정, 요구, 우려를 인식하고 쓰고 도와주는 능력이다. 

 DQ프레임 워크는 디지털 세계에서 인생의 절반 이상을 살아갈 지도 모를 아이들에게 그것에 대한 이렇다할 교육을 제공하지 않는 교육현장에 일종의 좋은 지침서가 될 수 있다. 안타깝게도 한국의 교육현장은 DQ프레임 워크의 보호안전 교육도, 시민으로서의 교양도, 그리고 기기 교육도 잘 이뤄지지 않고 있다. 현장에 도입될 경우 역시 이를 실현할 교사의 상당한 역량이 필요해보이는데 이 역시도 숙제다. 고작 몇십 시간 연수로 해결될 문제가 아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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