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각의 비밀 - 미각은 어떻게 인간 진화를 이끌어왔나
존 매퀘이드 지음, 이충호 옮김 / 문학동네 / 2017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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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간에겐 오감이 있다. 시각, 청각, 후각, 미각, 촉각이다. 이중에 하나만 남길수 있다면 무엇을 택할까? 개인차가 있겠지만 나 같으면 시각을 택할 것 같다. 가장 생존에 필요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인간은 시각을 통해 외부 정보의 70-80%정도를 얻는다고 한다. 그래서 시각과 청각에 복합 장애를 갖고 있던 헬렌켈러 역시 '사흘만 볼수 있다면'이란 책을 쓴게 아닐지. 시각은 또한 학자와 철학자들에게도 사랑받았다. 진리와 예술을 탐색하는 도구이기 때문이다. 청각역시 음악으로 인해 그에 준하는 대접을 받아왔다. 반면 미각과 후각은 천대받았다. 상당히 동물적인 감각으로 여겨졌기 때문이다.

 하지만 감각에 대한 질문을 바꾸면 이야기는 완전히 달라질 수 있다. 질문은 '오감 중 무엇이 가장 먼저 생겨났는가?'라는 것이다. 진화상 대답은 촉각이나 미각이 될 수 밖에 없다. 영양을 다른 것으로부터 갈취해야만 생존이 가능한 동물에게서는 무언가를 먹거나 흡수하기 위해서 대상에 닿는 느낌을 가져야만 했을 것이고 그것이 나에게 유익한 것인지 아닌지 판단하기 위해 마땅히 맛을 느껴야만 했기 때문이다. 그런 대상을 탐지하는 방안인 시각과 청각, 후각은 모두 다음의 대상이 될 수 밖에 없다. 때문에 미각은 어찌보면 생물체인 인간에게 가장 본연적인 감각이라 할 수 있다.

 책은 이러한 관점에서 미각에 접근해 나간다. 책에서 말하고자 하는 것은 크게 두가지라 볼 수 있다. 하나는 어쩌다 우리 인간이 그러한 감각들을 느끼게 되었는지, 그리고 나머지는 이런 감각이 인간존재의 형성에 어떠한 영향을 미쳤는가이다.

 인간이 느끼는 미각은 5가지 정도다. 단맛과 쓴맛, 신맛, 짠맛, 최근에 발견된 감칠맛이다. 감칠맛은 단백질을 느끼는 맛이며, 저자는 지방을 느끼는 맛도 곧 공식적으로 인정될 것으로 본다. 이미 우리는 지방맛을 느꼈음을 말하는 여러 표현을 갖고 있기도 하다. 사실상 시간의 문제이다.

 이러한 맛중 책은 먼저 쓴맛에 접근한다. 인간이 쓴맛을 느끼는 이유는 두 가지의 필요성 때문이다. 우선 독소의 탐지이다. 독은 쓴법이다. 다음은 약의 팀지이다.  약도 입에 쓴 법이다. 쓴 음식에는 항염증 화합물과 혈당을 낮추는등 건강에 도움이되는 많은 물질이 포함되어 있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놀랍게도 인간중에서는 열성 인자로 소수이긴 하지만 쓴맛을 못느끼는 미맹이 적지 않다. 이 같은 미맹역시 진화상 충분한 필요성 때문에 살아남은 것인데, 쓴맛을 못느끼는 장점은 쓴 음식이 둔감한 경우 민감한 사람보다 많은 쓴음식의 섭취가 가능해 생존에 유리하고, 이로 인해 보다 쓴음식에 용감해져 인간의 먹거리를 확대하는 첨병역할이 가능했기 때문으로 보고 있다. 책을 통해 처음 안 사실인데, 인간의 몸 곳곳에는 쓴 맛을 느끼는 수용이가 있다고 한다. 입이외에도 이런 것을 느낀다는 것인데 정확한 용도는 아직 알 수 없으나 대사에 중요한 작용을 하는 것으로 과학자들은 예상하고 있다.

 다음은 단 맛이다. 책은 목차로 쓴맛에 대해서는 쓴맛 유전자라 해놓고 단맛 부분은 유혹이다. 참 적절한 표현이다. 식물은 태양에너지를 광합성을 통해 당분자로 합성해낸다. 당분자는 화학구조상 쉽게 끊어지는 장점이 있어 다른 생물체가 영양분으로 활용하기 쉽다. 때문에 당은 지구 먹이 사슬의 기반이 되었다.

 책은 단맛이 섹스보다 오래된 충동이라 말하는데 과감해 보이지만 당연하다. 섭취는 섹스보다 오래된 것이기 때문이다. 과거 오래전에 영국 여성들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섹스와 초콜릿중 어느것을 택할 것이냐라는 질문이 있었다. 당시 어려서 섹스가 답이 아닐까라는 나의 생각과는 달리 당시 영국여성들은 초콜릿을 택했었다. 적지 않은 문화적 충격이었다. 지금은 다소 과학적인 답변이라 생각이 들지만. 어쨌든 책은 단세포 생물들이 더 많은 당을 빨리 섭취하기 위해 복잡하게 진화했을지도 모른다고 까지 말하며 단맛의 중요성을 설파한다.

 재밌는 부분은 단맛이 제공하는 좋은 느낌을 인간의 다른 쾌락과 연관지었다는 것이다. 인간이 느끼는 다른 종류의 쾌락인 음악듣기, 독서, 친구만나기 등은 사실 단맛이 주는 쾌감과 매우 다른 종류이다. 하지만 책은 FMRI측정 결과 단맛과 이런 다른 종류의 쾌감시 나타난 뇌 활동이 비슷하다는 점에 주목했다. 인간이 진화하고 문화가 발전함에 따라 그것들이 인간의 뇌에 여러 영향을 미치고 그 결과 본래 있었던 단맛에 대한 쾌감에 대한 신경회로들이 다양한 형태로 분화했다는 것이다. 즉, 단맛에 대한 신경반응이 쾌감의 시작이고 그런 것들이 다른 이로운 것들에 대한 쾌감반응으로 분화및 변화했다는 것이다. 그래서인지 우리 인간존재는 당분이 부족하면 매우 쉽게 거의 모든 것에서 쾌감을 잃고는 한다. 쉽게 화내거나 날카로운 주변사람에게 우린 너 당떨어졌다고 말하는 것은 나름 근거가 있는 말인지도 모르다.

 다음은 혐오감이다. 신맛이니 짠맛이 나와야 마땅한데 혐오감이 나오니 다소 이상했다.하지만  책에는 나름 이유가 나온다. 다윈은 인간의 보편적인 얼굴표정을 6가지로 구분했는데 행복과 슬픔, 혐오, 놀라움, 분노, 두려움이다. 다윈은 이중 행복과 혐오가 음식의 맛과 관련이 있다고 생각했다. 즉, 혐오감을 어떤 특정미각이라고 부르긴 애매하지만 무언가 우리의 생존에 잘못되었다고 느끼는 맛에서 유래되었다고 보는 것이다. 실제로 상한 음식을 먹은 사람의 사진을 주고 표정을 위 6가지 감정에따라 구분하라면 우린 마땅히 혐오감을 고를 가능성이 상당히 높다.

 책에 따르면 대다수 사람은 질병과 관련한 이미지를 역겹게 느낀다고 한다. 이와 관련한 혐오감은 대개 남자보다는 여자가 더 쉽게 느끼는 편인데. 왜냐하면 육아들 담당한 여자의 경우 아이와 아기를 돌보아야 했기에 보다 질병에 민감할 수 밖에 없었기 때문이다. 사람은 나이가 들수록 이런 혐오감은 점점 줄어드는데 이것은 생식가능성이 낮아지기 때문이라고 책은 설명한다. 그리고 인간은 가까운 친구나 친척등 유대감이 강한 상대일 수록 같은 칫솔의 사용을 허용하는 등의 면역행위에 관대해지는데 이러한 인간의 행위를 행동면역계라고 한다.

 마지막은 매운 맛이다. 사실 매운 맛은 맛이 아니라 통증이다. 그것은 매운 음식을 입술이나 신체 다른 부위에 갖다 대어도 얼얼함을 느낄 수 이따는 점에서 입증된다. 이러한 매운맛을 다른 동물들은 그 맛을 느낄수 없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모두 싫어하지만 인간만은 예외로 열광한다. 다른 맛들에 비해 매운 맛은 매우 새로운 것이다. 다른 모든 맛들이 인간이 존재하기 이전부터 있었던 반면 매운 맛의 발현은 겨우 1만 2천년정도의 불과하기 때문이다.

 고추가 매운 맛을  만든 이유는 자신의 생존을 위해서이다. 고추는 가지과 식물로 맨드레이크 속인데 이들은 유독 자연계에서 독소가 많은 편이다. 매운 맛은 이런 독소가 변형된 일종으로 실제로 매운 맛은 곰팡이나 벌레의 공격을 막는데 효과적이다. 하지만 고추 자신의 생식능력을 약화시키는 반작용도 갖고 있다.

 매운 맛은 캡사이신이라는 알칼리로 인해 느껴지는 것인데 이 캡사이신 수용기는 다른 맛들처럼 입에만 있는 것이 아니라 생물체의 온몸에 존재한다. 한 실험에서는 유전적으로 캡사이신 수용기를 생쥐에서 제거하였다. 그 결과 수용기가 없는 생쥐는 수명이 14%가 증가하였고 대사활동도 비교적 나이에 비해 젊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었다. 수용기가 온전한 정상생쥐의 경우 나이가 들면 캡사이신 수용기가 오작동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는 엉뚱한 단백질을 형성시켜 당뇨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고추를 먹으면 캡사이신 수용기가 마비되므로 오작동 수용기가 멈춰 건강을 유지할 수 있고, 대사작용도 높아져 칼로리 소모도 높아지는 장점이 있을 수 있다.

 책은 매운 맛을 인간이 하고 있는 하나의 거대한 생리학과 인간 행동에 대한 실험으로 보고 있다. 기존에 없었던 맛에 인간이 열광하며 광범위하게 빠른 속도로 퍼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추세가 계속된다면 매운 맛 역시 진정한 하나의 맛으로 느낄수 있게끔 인간이 진화할 수 도 있으며 단맛이나 상한 음식의 맛처럼 인간 본연의 감정형성에 언젠가 중요한 역할을 할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다. 책은 인간이 매운 음식에 열광하는 이유를 시련에서 오는 안도감으로 설명하는데 설득력이 없어 개인적으로 매우 아쉬운 부분이다. 매운 맛이 매우 최근의 경험인만큼 인간이 이에 열광하는 이유에 대해 보다 많은 연구가 필요해보인다.

 책은 마지막 두장을 최근의 음식문화에 할애한다. 다양한 음식보관기법과 조리기법의 발달로 20세기 까지 인간이 맛볼수 있는 맛의 수준이 획기적으로 개선되었다. 하지만 그 후에 등장한 화학조리법으로 인간의 향미는 크게 개선되었지만 영양과 건강부분에 있어 악화된 부분이 적지 않기때문이다. 책은 향미를 건강한 방법으로 개선시키고자 하는 여러 새로운 시도를 보여주며 마무리된다.

 미각에 대한 정말 흥미로운 책이었으며 미각의 유래와 가장 근원적인 감각으로서 미각을 인간심리와 연결한 부분은 정말 신선하고 재밌었다. 하지만 그 깊이가 다소 아쉬운 부분이 있으며 역시나 무척 중요할지도 모른 짠맛과 신맛을 다루지 않은 것이 안타깝다. 어쩌면 짠맛과 신맛이 심리적으로 영향을 미쳤다는 근거가 없어서였을지도 모르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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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galmA 2017-04-25 05:10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읽고 있는 책에서 관련한 내용이 있어 옮깁니다.
˝중식당에서 가면 우리는 흔히 짜장면과 짬뽕 중에서 무엇을 시킬지 고민을 하기도 한다. 이와 같은 선택이 늘 어렵게 느껴지는 한 가지 이유는 미각의 적응 현상 때문이다. 짜장면이 우리에게 주는 맛의 즐거움은 짜장면이 입안에 들어오는 순간부터 급속도로 감소하기 때문에, 짜장면을 시키고 나면 짬뽕이 더 먹고 싶어지는 것이다˝
ㅡ이대열 <지능의 탄생> 중

짬뽕과 짜장면의 메뉴 갈등의 비밀을 알게 되었습니다ㅎ

닷슈 2017-04-25 07:55   좋아요 1 | URL
이거 너무재밌군요
 
[eBook] 다시 봄이 올 거예요 - 세월호 생존학생과 형제자매 이야기
416세월호참사 작가기록 / 창비 / 201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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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매중지


 나는 세월호 관련 책을 3권 갖고 있다. 모두 전자책인데 두 권은 알라딘 행사로 무료로 얻은 것들이고 하나는 구매한 것이다. 그것도 100%페이백 조건 으로 산것이지만. 그치만 여태까지 한권도 읽지 않았다. 웬지 아픈 부분을 들여다보는게 부담이기도 하고, 솔직히 어떤 책이 주는 즐거움이란게 있을 것 같지가 않아서이다. 즐거움이란 표현이 적절치 않다는 생각이 들지만 책이 파헤친 사회의 더러운 폐부를 보고 분노하는 것도 즐거움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어쨌든 세월호는 받아들이는 사람들은 직접적 피해자 혹은 그들을 돕는 사람들이라 상당히 분노하고 있거나, 혹은 가해자와 그에 편승한 세뇌된 사람이라 또 분노하고 있거나, 나머지는 이도저도 아닌 생타에서 양자의 눈치를 보는 그런 형국이다. 양자라고 해서 대등한건 절대아니다. 전자쪽이 절대적으로 옳으며 사실 그리로 가야한다. 이런 상황이니 세월호 관련 책을 잡는 것은 의무처럼 느껴지면서도 책의 즐거움에 자신이 없는 그런 것이었다.

 책은 생존학생, 유가족, 혹은 친구를 잃은 학생들의 이야기를 엮은 것이다. 생존학생이란 표현에 집필진은 고심했지만 결국 이 표현을 쓰기로 한다.

 책을 읽으며 생존학생들이 정말 우여곡절과 엄청난 행운과 우연끝에 살아남은 이야기가 안타까웠다. 정말 배는 이상하리만치 순식간에 기울어, 문이었던 곳이 천장이 되버리고, 물건들이 마구 떨어지거나 뒤엉켰다. 그리고 물이 차올랐다. 학생들은 공통적으로 물이차다고 느껴졌고, 구명조끼를 모두 입고 있는 바람에 물과 함께 문밖으로 나오지 못한 경우가 많았다. 혹은 조끼덕에 떠올라 자연스레 문에 접근에 탈출한 이도 있었다. 복도에 얼마나 근접했었느냐, 사고시 물이차오르는 상황에서 어떻게 해서든지 떨어지는 구조물을 피했느냐, 혹은 물이 차오를때 과감히 잠수해서 나올 생각을 했느냐가 생존을 갈랐던거 같다. 심지어 같이 나왔는데도 약간의 시간차로 생사가 갈리기도 했다.

 생존학생과 유가족들은 상담에도 불만이 많았다. 정부에서 학생 심리치료를 위해 상담사를 배치했는데 오히려 원하지 않는 경우도 있었고, 상담사들의 수준역시 도움이 되지 못한 경우도 있는 것 같았다. 앞으로의 사고의 경우 상담사를 배치하는게 원칙이되 양질의 상담인력을 고르고 학생에게 상담을 받을 숨돌릴 여유를 줄 필요가 있을 것 같다.

 그리고 생존학생들은 연수원에 들어가 교육 및 상담을 받기도 한 것 같은데 오히려 이로 인해 정작 친구의 장례식장에 가지 못한 경우가 많았다.

 언론은 매우 야만적이었다. 생존학생과 유가족에게 마구잡이로 질문하고, 얼굴이 나가지 않는다는 약속을 어기기도 했으며 그렇게나 많이 와있음에도 현장의 목소리와 상황이 제대로 보도 되지 않았다. 언론의 가장 중요한 기능이 상실되 었던 것이다. 그리고 이미 세월호 이후 당시의 언론 수준과 야만성에 대해선 지탄의 대상이 되기도 했다. 물론 바뀐 건 없는듯하지만.

 하지만 무엇보다도 유가족과 생존학생 및 그 친구들을 괴롭힌 것은 사회의 차가운 시선이었다. 처음엔 지나친 동정과 관심이 감사하기도 하고 다소 부담스럽기까지 했지만 그것은 잠시였다. 곧 8억이나 받았느니. 특별 전형에 대한 문제등 사회는 차갑게 식어갔다. 이제 적당히 할때도 되지 않았느냐 대통령이 무슨 잘못이 있느냐라는 지탄은 정말 대단했으며 세월호 사고 당시 생존자와 부상자, 사망자, 실종자, 수가 시시각각 변하는건 일종의 게임같았다는 일부 사람들의 반응은 정말 기가막힐 따름이었다. 하지만 우리 역시 전쟁이나 각종 사고에서 드러나는 건조한 누군가의 삶이 파괴된 수치를 보며 무감각한 것은 이런 것과 일맥상통하다는 생각이다.

 그럼에도 생존학생과 유가족, 친구들은 삶을 살아간다. 대학에 진학하고, 계속 진상을 밝힐 것을 요구하고 그렇게 일상을 살아간다.

 책을 보며 예전에 보았던 도덕적 일체감에 대해서 다시 생각하게 되었다. 인간이 도덕성을 느끼기 위해서 필요한 도덕적 일체감 말이다. 우리는 세월호에 대해서 이 도덕적 일체감을 잃어갔던 것 같다. 처음에는 다소 과도하게, 그렇기 때문에 오히려 진정성이 없고 더욱 차갑게 식었던 것 같으며, 지금은 도덕적 일체감을 거의 상실한 상태다. 그것은 앞서 말한 것처럼 자신의 치부를 숨기고 세를 유지하기 위한 악의적 세력의 편가르기 때문이다. 또한 도덕적 민감성이나 상상력도 고민이다. 사람들이 세월호 유가족에게 제대로 대하지 못하고 상처를 주는 것은 이런 종류의 민감성이나 공감을 통한 상상력이 부족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책을 계속 읽어나가며 앞부분에서는 눈물을 머금을 정도로 슬프고 공감했지만 점차 비슷한 이야기가 반복될수록 무감각해지고 대충보는 나자신을 발견할 수 있었다. 마치 도덕성에도 경제학의 한계효용체감의 법칙이 적용되는 것만 같아 안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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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4-18 17:32   URL
비밀 댓글입니다.

닷슈 2017-04-18 17:55   좋아요 0 | URL
저도그런생각이 참많았습니다 3주년이라는게 좀도움을준것같습니다 책보는데

cyrus 2017-04-18 17: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애덤 스미스는 《도덕감정론》에서 ‘공정한 관찰자‘는 불의에 피해 입은 타자의 심정을 ‘이입‘할 줄 아는 사람이라고 했습니다. 여기서 말하는 ‘이입‘은 ‘공감‘의 의미와 다르지만, 닷슈님이 표현하신 ‘도덕적 일체감‘과 동일한 의미로 보면 됩니다.

세월호 사고의 희생자를 기리는 추모를 하지 않는 것과, 노란 리본 배지를 달지 않는 것도 어떤 행위를 하기 위한 선택의 자유에 따른 결과입니다. 그래서 추모를 하지 않는 소극적인 사람들마저 세월호 사고 자체를 잊으려는 부정 세력으로 보는 것에 반대합니다.

정말 경계해야 할 사람들은 도덕적 일체감을 느끼지 못하고, 세월호 추모 행위를 정치적으로 이용하려는 불순한 행위로 덮어 씌우는 세력들입니다.

닷슈 2017-04-18 17:56   좋아요 0 | URL
좋은의견감사합니다 오늘도 많이배웠습니다

cyrus 2017-04-18 18:07   좋아요 0 | URL
닷슈님의 글을 읽으면 어떤 현상에 대해서 생각을 하게 만듭니다. 그때 생각한 것들이 나중에는 좋은 글감이 됩니다. 그런 점에서 닷슈님의 글을 그냥 눈으로 읽고 지나치기가 아까워요. 제 개인적인 의견은 한쪽 눈으로 보고, 다른 한쪽 눈으로 흘리면 됩니다.

닷슈 2017-04-18 18:56   좋아요 0 | URL
감사합니다 과찬이세요

AgalmA 2017-04-18 18: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cyrus님 말씀대로 닷슈님의 글은 예리한 성찰이 있어요. 저도 공감한다는 뜻에서 한말씀^^
세월호 기록에 대한 부담감, 사람들의 태도 잘 잡아내셨어요.

닷슈 2017-04-18 19:00   좋아요 0 | URL
감사합니다 아갈마님글보면서 평소 많은걸 느끼고 배우고있습니다

mysuvin 2017-04-18 21: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많은 생각을 하게 하는 글입니다. 우리는 평생 슬픔에 대하여 공부해야 한다는데 그 말이 참 인상적이었어요. 세월호 문제는 사회적인 아픔이지만 분명 누군가에게는 그러한 애도가 강요일 수 있겠고 도리어 부정하게 될 수도 있겠지요. 저 역시 타인의 슬픔을 직시하는게 참 힘들기에 그러한 부분에 공감하기도 합니다. 다만 저 역시 개인의 상처가 누군가의 이익을 위해 이용되는 일은 없었으면 좋겠네요. 좋은 글 감사해요.

닷슈 2017-04-18 23:34   좋아요 0 | URL
책에보면 세월호가족들도 자신들역시 피해자가 되기전에는 사회에무관심했음을 말합니다 그런면에서 일리있는 말씀인것같습니다
 
[eBook] 우리 몸은 아직 원시시대 : 진화의학자 로빈 박사의 특별한 건강 상담소 - 진화의학자 로빈 박사의 특별한 건강 상담소
권용철 지음 / 김영사 / 201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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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화론이 새롭게 거의 모든 분야에서 화두인 시대. 이 책은 진화의학을 다룬다. 심각한 수준은 아니고 건강과 관련하여 알토란 같은 지식을 잘 알려준다. 어찌보면 과학책이자 건강책이다. 인간은 사는 지형이나 환경에 맞게 적응하여 생존해 왔는데 이를 다루는 것이 진화의학이다. 적응의학이라고도 하고 서구에선 다윈의학이라고 부른다고 한다. 재밌는 사실 위주로 정리해봤다.


1. 장내균총

글자 그대로 장에 있는 균들의 집합이다. 인간의 장에 있는 균들은 태아가 탄생시 산도를 지나며 그리고 엄마 젖을 빨며 형성된다. 장내균총은 우리와 공생하며 소화와 체질, 면역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므로 매우 중요하다. 산도와 젖을 통해 초기 형성되는 만큼 제왕절개로 탄생하고 분유만 먹고 자란다면 남들보다 몇발이나 늦게 되는 셈이다. 균들마다 좋아하는 음식의 음식의 색상이 다양하므로 여러 음식을 골고루 섭취하는게 좋으며 최근엔 비피더스 균들이 너무 많아 문제란다. 또한 항생제의 무분별한 사용은 장내 균총을 어지럽히는 작용을 하여 좋지 않다고 한다. 알러지 반응은 그 음식에 대한 면역계의 미성숙이나 장내균총의 문제를 의미한다고 한다.


2. 아프면 식욕이 떨어지는 이유

인체에는 헤모글로빈이 산소와 결합하기 위하여 철분이 반드시 필요하다. 그런데 철분이 필요한 것은 세균역시 마찬가지. 때문에 세균의 침투로 몸이 아파지면 인체는 철분 생산 유전자를 꺼고 식욕을 떨어뜨려 체내 철분 농도를 떨어뜨려 세균을 죽인다. 과거 아프면 피를 삐내는 사혈이 유행했는데 철분 농도를 낮춘다는 측면에서 과학적 근거가 있는 것이었다.


3. 태아와 엄마의 전쟁인 입덧과 임신 중독증

입덧은 태아가 만드는 것이다. 태아는 임신초기 독성이 있는 음식으로부터 스스로를 보호하려고 하는데 그를 위한 방어기전인 입덧이다. 또한 태아는 성장을 위해 많은 당분과 산소가 필요한데, 그래서 엄마의 몸으로부터 더 많은 양의 그리고 더 고당분의 혈액을 원한다. 그래서 모체에 고혈압이나 임신당뇨를 일으키곤 한다. 10%정도의 산모가 이것을 겪는다고 하며 동물에게는 거의 없는 경우이기 때문에 두뇌발달을 위한 인간만의 특징이 아닌가 의심하고 있다고 한다.


4. 살이 찌는 이유

살이 찌는 이유는 5가지라고 한다. 우선 식욕을 증가시키는 항생제나 스테로이드 계 약물의 남용. 다음은 소화가 느린 경우. 노화현상, 영양소의 부족이 그것들이다. 영양소의 부족은 살이 찌는 것과 거리가 있어보이지만 우리 몸은 영양소가 부족할 경우 에너지와 면역계 시스템의 손상을 막기 위해 에너지 생산을 감소시켜 살이 찌게 된다.

 마지막은 염증으로 인한 비만이다. 만성 염증의 경우 장기간 치료가 필요해 인체는 장기전을 위한 에너지 비축에 들어간다. 이를 위해 대사 속도를 느리게 하여 그 결과 살이 찌게 되는 것이다. 만성 염증의 원인으로는 술 담배, 카페인, 과도한 운동으로 인한 활성산소의 발생, 환경오염이 있다.


후성유전학의 발달로 유전자는 변하지 않지만 태아시기의 모체 환경, 그리고 자신의 생활습관으로 유전자의 메틸화와 히스톤화를 통해 건강에 유리한 유전자를 자신이 조절하는 것이 가능하다는게 밝혀졌다. 따라서 책은 건강을 위해 자신의 유전자의 스위치를 바른 습관과 평온한 마음, 적당한 운동으로 조절해 나갈것을 권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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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ysuvin 2017-04-18 21: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살이 찌는 이유에 식탐이 없다니...! 충격이예요 ㅠ ㅠ

닷슈 2017-04-18 23:33   좋아요 0 | URL
글게요 충격입니다
 



집에서 빨래를 걷고 있었다. 심심하니 인터넷을 잠시했다. 더 플랜이란 이상한 영화이야기가 나온다. 유투브에서 볼수가 있단다. 검색해 보았다. 이상스레 바로 떴다. 밑에 댓글들을 살펴보니 18대 대선비리에 관한 것이란다.

 솔직히 18대 대선 비리를 믿지 않았다. 믿고 싶지 않았다는게 정답에 가깝다. 썩은 것들이지만 그렇게 까지 했을까. 여론 조작 정도겠지. 벤드웨건 효과를 노린. 언론은 이미 mb가 장악했었으니.

 몇몇이 의문을 제기했던 것으로 안다. 51.6%라는게 5.16생각나게 하지 않느냐? 등등 그래도 기계를 믿고 시스템을 믿었다. 지금이 어떤 시대인데..... 야당의 한 의원이 불복선언을 했지만 오히려 같은 야당에서 짬? 당하고 말았다. 탄핵역풍이 얼마나 무서운건지 경험했지 않은가?

 영화는 g선상의 아리아와 함께 개표소를 보여주며 시작한다. 개표원들은 모두 젊은 알바로 보이는데 하나같이 기괴한 과장된 동작을 하고 있다. 조작을 상징하는 장면이다.

 영화감독인 김어준은 선거후 이상한 의문을 갖는다. 분명 개표소로 옮기고, 개봉을 하고, 대강의 분류를 하고, 기계가 개표하고, 사람이 수작업으로 개표하고, 이를 확인 발표하는 일련의 과정이 있는데 300개가 넘는 개표소에서 시간역전이 벌어진 것이다. 즉 사람 수작업 개표중인데 발표가 나거나 , 기계 개표중인데 방송에 발표가 나는 기현상말이다.

 그리고 이상스럽게도 당시 패배자였던 문재인은 패배자이니 당연히 개표초반부터 큰 격차로 지고만 있었다. 나중에 격차가 좁혀지긴 했지만 다 잠든 새벽시간이었다. 그래서 개표를 거꾸로 해보니 전국거의 모든 지역에서 이상하게도 문재인의 표는 막판에 집중되었다. 좀 이상하다.

 가장 이상한 것은 미분류표다. 미분류표는 기계가 인식하지 못한 표를 말한다. 즉, 인주가 번져서 인식이 안되거나 애매하게 중간에 찍은 것, 여러개 찍은 것, 혹은 다른 것을 이용해 투표한 경우다. 근데 이 미분류 비율이 무려 3.6%달했다. 100명중 거의 4명이 잘못 기표한 셈인데. 유전적으로 수전증이 있는 집단이 아니고서야 너무 이상하다. 그럼 기계가 문제가 있는게 아닐까?

 김어준은 미분류표를 검증했다. 근데 놀라웠다. 거의 하나같이 미분류표에 박근혜의 표가 많았던 것이다. 이상했지만 빼기밖에 모르던 김어준은 과감하게 나누기를 할줄달던 미국의 한국인 대학교수에 통계적 검증을 맡긴다.

 교수는 이 분류표를 나누어 보았다. 그것도 세번을. 식은 간단하다. 미분류표중 문재인 표를 박근혜표로 나누었다. 그리고  기계가 정상처리한 문재인표를 박근혜 표로 나눈다. 그리고 이 두결과를 전자와 후자로 나눈다. 정상적인 경우라면 답은 1이 나와야만 한다.

 왜냐하면 기계가 미치지 않고서야 정상적으로 처리한 표와 미분류표에서 박근혜의 득표와 문재인의 득표 비율은 같아야 인지상정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결과는 놀라웠다. 거의 모든 득표소에서. 우리나라처럼 지역과 소득격차, 그리고 세대분표에 따라 투표성향이 극적인 것에서 이 모든 요인과 무관하게 1.5가 나온것이다. 즉, 기계가 정상처리한 박근혜와 문재인의 득표비율에 대해서 미분류표의 경우 박근혜의 득표율은 문재인에 비해 항상 1.5배였단 뜻이다.

 순간 분노가 치밀어 오르나, 뭔가 이상했다. 좀 조작스럽긴 한데. 결국 미분류표나 정상표를 합치면 원래의 결과이기 때문이다. 굳이 박근혜가 1.5배인건 이상하지만 그래도 결과 조작은 아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박근혜와 문재인이 50, 50표를 얻은 지역에서 기계가 정상적으로 박근혜 47표 문재인 48표를 처리하고 미분류에서 확인결과 박근혜가 1.5배인3를 얻고 문재인이 2를 얻어도 조작은 아니기 때문이다. 기계가 미쳐서 다같이 그렇게 움직인 것 뿐이지.

 충격은 다음에 나온다. 통계검증결과 기계는 의도적으로 다른 후보의 표나 무효표등을 박근혜의 표로 인식해서 처리한 것이다. 정리하면 위에서 박근혜가 50표를 얻었다고 했는데 실제로는 45표 정도였고, 1.5배를 억지로 맞추기 위해 문재인이나 다른 후보의 표를 기계가 박근혜표로 처리했단 뜻이다. 이렇게 되면 이것은 선거조작의 문제가 된다. 미분류표는 수가 적고 사람이 꼼꼼히 확인하기 때문에 오히려 기계가 정상적으로 처리한 표에 장난질을 친것으로 보인다.

 교수는 말한다. 1.5배란 것은 자연적으로 있을 수가 없으며 디자인 된 것이라고. 통계학적으로 그렇게 말했지만 정치학적으로는 선거를 조작했다는 뜻이다. 놀랍게도 이 다큐에 등장한 여러 자료들은 미국의 중서부학회지에 논문으로 까지 등재된 상태다. 영화에 의하면.

 김어준은 보여준다. 독일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수개표를. 그리고 말한다. 우리도 수개표를 먼저가혹 이 기계를 수개표에 대한 검증으로 쓰기만 하면 간단하다고. 그져 테이블 하나만 바꾸면 이번 대선에서도 이런 비리를 막을 수 있다고. 테이블 하나만 바꾸면 되는데 반대한다면 바로 그녀석이 범인이라고.

 영화를 다보고 포스토를 찾아보았는데 3부작이란다. 명량 3부작보다 더 기대되는 시리즈가 있을줄은. 그리고 영화내내 흐르던  g선상의 아리아가 이런 느낌인줄을 몰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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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는 느려도 성장한다
도조 겐이치 지음, 김소연 옮김 / 문예출판사 / 201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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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반엔 책의 저자인 바로 자폐아동 리카의 아버지 이야기가 나온다. 거의 삼분의 일 가량이다. 대체 이 이야기를 왜 이렇게 길게 하는것일까? 나는 자폐아동에 대해 알고 싶은데. 그의 일생은 파란 만장하다. 그의 할아버지는 중국 다렌지역에 주둔했던 일본군의 고위 장교. 그 아버지는 유럽의 귀족자제처럼 자라났다. 중국인 하인들의 수발을 받으며

 패전과 동시에 모든 것을 읽었고, 저자의 할아버지는 죽고, 가세는 크게 기운다. 귀족자제같았던 저자의 아버지는 생활고에 몰리고 학교도 다니지 못했다. 이런 부족함의 대한 아픈 경험이 저자를 돈에 독하게 만들었다. 그렇게 독할 수 밖에 없었던 주인공은 결국 성공해 높은 연봉을 자랑하는 직장에 스튜어디스 아내를 얻어 토쿄의 중심가에서 정말 잘 살아간다.

 다른 사람들처럼 저자에게 아이가 생겼다 리카라는 아이다. 이쁜 딸아이인 만큼 저자는 아내가 다중언어구사자인 만큼 딸역시 그렇게 키우기로 한다. 달콤한 꿈은 오래지 않았다. 멀쩡하던 딸이 만 한살을 기점으로 이상하게 변했기 때문이다. 더이상 엄마아빠를 보고 반가워하지 않고, 눈마주침도 사라졌으며, 말은 전혀 하지 않는다. 까치발을 발레리나처럼 드는데 저자는 그걸보고 괴물같다는 생각마저 한다.

 하지만 육아는 리카가 처음이고 비교대상은 주위에 없었다. 어린이집에 입학해서야 저자는 리카와 다른 아이가 너무나도 다르다는걸 깨닫는다. 하지만 의외로 어린이집 교사, 주위의 다른 부모들, 그리고 일가친척들은 그져 늦게 크는거라고만 말한다. 또는 심지어 자신들의 육아방식과 사랑이 부족했다는 이야기마저 손쉽게 한다. 이는 아직도 자폐아동들의 부모가 가장 자주 지적받는 몰이해한 처사다. 그리고 저자는 딸의 눈을 보며 이 이상하고 아름다운 눈을 어디선가 본듯한 기시감을 갔는다. 그 기시감은 바로 자신의 어릴적 초등학교친구의 눈에서 비롯된 것이었다. 그 아이는 자폐였다.

 병원을 찾아갔다. 이 책의 배경은 비교적 오래지 않은 90년대인데, 놀랍게도 상당한 선진국인 일본에서조차 당시 자폐에 대한 인식은 매우 떨어졌다. 대부분의 소아과 의사들은 자폐진단 자체를 내리지 못했고, 간신히 방향을 찾아 정신과를 찾게 벼락을 맞게 된다. 이미 알고 있지만 선고를 직접 듣는것은 정말이지 다르다. 당신의 딸은 자폐라고.

 하늘이 무너져 내린다. 우여곡적끝에 저자는 행동응용분석기법이란 당시로는 최신의 자폐아동치료기법을 알아낸다. 방식은 분명한 지시와 강화, 촉진이다. 지시는 가급적 다른 미사여구 없이 분분명하게, 즉 이쁘게 여기 앉아봐 따위가 아닌 그냥 앉아. 이고 촉진은 행동을 할때 그 행동을 쉽게 할 수 있게끔 동작을 다소 돕는 등의 행동이고 강화는 성공시의 엄청난 칭찬이나 물질적 보상이다. 이 기법으로 리카는 엄청나게 성장한다. 의사는 말을 할수 없을지도 모른다고 했고 색에 대한 감각도 없다고 했지만 모두 극복한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저자는 직장을 그만두었과, 치료비는 우리돈으로 월 300만원에 달했다. 집은 거의 파산지경에 이르렀고, 저자는 우울증에 빠진다. 그렇게 노력했음에도 생활고에 빠졌고, 리카는 좋아지긴 했으나 여전히 다른 아이들과의 격차가 엄청났기 때문이었다. 그러다 지인이 권한 돌고래 체험여행에 참여한다. 돈이 없어 대출이 불가능해 신용카드로 비싼 물건은 300만원에 사서 바로 중고로 팔아 200만원의 여비를 얻는 무식한 방식이었다. 그외엔 선택지가 없었다.

 하지만 저자는 여행에서 깨달았다. 자신의 딸이 엄청난 변화를 했고, 수전노였고, 다른사람들을 도구로만 취급했던 자신이 어려서의 굴레로부터 딸과의 성장을 통해 드디어 벗어났음을. 이게 책의 앞부분에 그토록 저자의 어릴적 이야기가 지리하게 나온 까닭이다. 책은 자폐아동에 대한 치료 뿐만 아니라 그 과정에서 함께 성장한 아버지의 이야기이기도 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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