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진화는 공진화다 - 경이로운 생명의 나비효과
박재용 지음 / Mid(엠아이디) / 201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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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여년 전에 나비효과라는 영화가 인기있었다. 지금 봐도 상당히 저예산에 신인급 배우들을 갔다 썼는데 좋은 주제하나로 인기가 있었다.(물론 이영화로 애쉬튼 커쳐는 인기있어졌다) 주인공의 과거를 바꾸려는 작은 행위하나가 자꾸 걷잡을 수 없고 예상치 못한 미래를 낳고 마는 것이다. 결국 주인공은 원하는 과거를 사랑하는 여자를 위해 과감히 포기한다. 

 이런 나비효과를 진화에도 적용할 수 있을 것 같다. 책' 모든 진화는 공진화다'에서는 환경의 사소한 변화, 그리고 이에 따른 어떤 생물의 변화가 다시 되먹임하여 다른 생물과 환경자체, 그리고 자기자신까지 동시에 진화의 소용돌이에 집어넣는 과정을 잘 보여준다. 이런 과정이 수십억년간 계속되어 지구는 오늘날의 모습이 되었다. 


1. 생명의 탄생과 세포호흡시스템의 발명

 책은 38억년 정도 전 생명이 처음 탄생하는 시기로 돌아간다. 처음의 시기에는 모든 것이 풍요로웠다. 생명체가 별로 없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생명이 늘어감에 따라 곧 풍요는 한계를 맞는다. 그래서 등장한 것이 독립영양생물이다. 지금의 식물처럼 에너지를 자체생산하는 시스템을 가진 최초의 혁명적 변화인 것이다. 하지만 이들은 지금의 생물과는 다르게 산소를 싫어하였다.

 그도 그럴것이 이 산소는 반응성이 매우 높아 생물체든 무기체든 달라붙어 큰 손상을 주기 때문이다. 깎아놓은 사과와 복숭아가 얼마나 빨리 색이 변하고, 불은 왜 그리 맹렬히 타며, 활성산소는 왜 인간에게 손상을 주며, 얼마전만 해도 번쩍 거리든 차는 왜그리 쉽게 녹스는지. 이는 모두 산소의 강한 반응성때문이다. 그래서 이들이 활용한 것은 황화수소이다. 이들은 황화수소에서 수소를 채취하여 광합성을 해나가는 형태로 에너지를 얻었으며 황화수소가 많은 열수분추공에 주로 분포했다.

 하지만 문제는 다시 시작된다. 황화수소가 모자란 것이다. 열수분출공 주변으로 밀려난 일련의 독립영양생물 개체들은 상당한 고난에 봉착한다. 그래서 이들이 주목한 것이 바로 산소였다.

 산소는 주기율표상 황과 같은 족으로 황화수소를 분리하던 생물 입장에선 응용이 간단했다. 거기다가 지구상에 거의 무한한 물에서 쉽게 산소를 얻을 수 있으니 황화수소와 같은 부족의 문제도 없었다. 문제는 이 산소의 독성을 해결하는 것이었는데 이 새로운 호기성 세균들은 자신의 세포로 침입하는 산소를 포도당이 분해될때 만들어지는 피브루산과 결합시켜 이산화탄소로 변형하여 배출하는 형태로 이 문제를 해결한다. 지금 지구상 대부분의 생물이 사용하는 세포호흡시스템이 구축된 것이다.

 상대적으로 큰 에너지와 무한한 에너지원을 얻은 이 호기성 세균들은 번성한다. 이들은 엄청난 양으로 산소를 배출하였는데  이들은 바닷속 철 이온과 만나 거대한 적철광층인 호상철광층을 형성하였으며 바닷속 여러 물질을 산성화한다. 바다속의 산성화가 완성된 후 , 바다를 탈출한 산소들은 당시 대기에 존재하던 암모니아와 메탄을 만나게 된다. 암모니아는 산소로 인해 질소와 수증기가 되었고, 메탄은 이산화 탄소와 수증기가 되었다. 강력한 온실가스인 메탄의 상실로 지구는 급속도로 냉각되었는데 이는 지구를 스노우 볼로 만들어버리는 효과를 가져온다.

 한편으로 산소는 더 위로 상승하여 강력한 태양광선과 만나 분자가 쪼개졌다가 강력한 반응성으로 산소 분자와 원자가 만나 오존을 형성하고 다시 쪼개지는 형태를 반복하는 지금의 오존층을 형성하게 된다. 생명의 방어막이 생겨난 셈이다. 

 호기성 세균들은 산소만 배출한 것이 아니다. 산소의 독성을 제거하는 호흡시스템의 결과 상당량의 이산화탄소도 배출하기 시작했다. 이 이산화탄소들은 바다속의 생물들 몸속에 많이 분포한 칼슘과 결합하여 결정을 형성하기 시작한다. 이 같은 결정들이 몸안에 생기자 생물들은 이들을 몸밖에 붙이는 형태로 이를 해결하고 자였는데 이는 오늘날 생물들의 외골격의 시초가 된다. 이런 생물들이 생을 다하고 심해층에 쌓여 거대한 탄산칼슘층이 형성되고 이들은 강한 수압의 영향을 받아 석회석으로 변화하게 된다. 

 호기성 세균을 비롯한 지구상의 생물들은 산소를 통한 호흡시스템을 구축한 이후로 산소 못지 않게 이산화탄소도 많이 배출해왔다. 하지만 현재 대기중에 이산화 탄소는 산소에 비해 무척 적은 편인데 이는 이산화 탄소가 석회석의 형태로 지층에 상당량 묻혀있고, 수많은 생물들에게 탄수화물형태로 에너지로 사용되고 지방 및 단백질의 형태로 전환되어 상당한 생물량내에 존재하기 때문이다. 거기에 이 생물들의 사체가 석탄이나 석유로 변화되어 역시 지하에 감춰져있다. 이산화탄소가 적은 것은 이때문인데 오늘날 인간의 화석연료 사용은 이러한 이산화 탄소를 다시 대기중으로 꺼내는 역할을 하는 셈이다. 그리고 그 결과는 지구 온난화이다. 


2. 세포내 공생과 진핵생물의 탄생

 과거 어느날 고세균과 그보다 한참 작았을 호기성 박테리아는 상당히 근접하서 사는 경우가 있었을 것이다. 이들은 어느날 동거를 결정하는데 그 이유는 산소때문일 것이라는 것이 이 책의 설명이다. 고세균들에게는 대기중 높아진 산소농도로 자신들에게 침투하는 산소가 골칫거리였다. 하지만 호기성 박테리아는 호흡시 발생하는 산소를 세포막에서 다른 유기물과 결합시켜 오히려 강력한 ATP를 얻는 형태로 이를 해결하고 있었다. 하지만 호기성 박테리아는 이 과정에서 주변 산소를 자꾸 소모하여 오히려 산소가 부족해지는 문제를 겪고 있었고, 이들은 크기도 작아 산소를 찾아움직이는 이동성도 크게 부족했다. 고세균 입장에서는 독소인 산소를 잘도 처리하는 이 신통방통한 녀석과 동거를 시작해 산소문제를 해결하기 시작했다. 작은 녀석도 고세균과 동거하며 산소가 많은 지역으로 쉽게 이동이 가능하니 상부상조였다. 작은 녀석은 대가로 큰 녀석에게 ATP를 제공하기 시작했고 큰 녀석은 이동을 통해 산소와 자신의 몸속의 영양분을 주기 시작했다. 

 둘의 공생은 강력하여 넘치는 에너지로 세포내 소포체나 리보솜등의 다른 소기관을 형성하기 시작했으며 작은 녀석은 큰 녀석에게 자신의 DNA의 상당수를 맡기게 된다. 큰 녀석은 작은 녀석의 DNA와 자신의 DNA 그리고 복잡해진 세포기관으로 인한 DNA의 증가로 DNA보관을 위한 핵을 형성하게 되며 이중핵막으로 이를 강하게 보호하기 시작한다. 진핵생물의 탄생인 것이다. 이젠 이 녀석들이 커지는 일만 남은 셈이다.


3. 캄브리아기 대폭발

 진핵생물의 탄생으로 엽록소와 미토콘드리아를 확보한 생물들은 적은 에너지의 흡수만으로 강력한 에너지를 확보하는 기능을 갖게 된다. 이를 통해 적극적인 포식의 동인이 생긴다. 그 동안은 여과섭식에만 머물러 있었는데 적극적 포식의 동인이 생긴 것이다.

 초기 바닥의 사체영양분을 흡수하기 위해 몇몇 생물들이 신체일부를 각질화하여 더 많은 영양분을 적극적으로 포식하기 시작한다. 입의 탄생인 셈인데. 피식생물들은 이에 대한 방어막으로 탄산칼슘을 이용한 방패막을 형성한다. 또한 상대편이나 사체들의 흐름을 알기 위해 바닷물의 흐름을 감지하는 감각기관을 형성하며 이에 따라 몸의 방향이나 입주위를 토는 운동신경체계를 형성하기 시작한다. 또한 사체나 다른 생물이 분비하는 화학물질을 감지하기 위한 감각기관도 발달시켜나가는데 후각이나 미각등의 그것이다. 

 그러다가 어느날 몇몇 생물들이 빛을 감지하는 눈을 발명한다. 눈은 빠르게 포식자와 피식자들에게 퍼져나갔고, 일부생물들은 생활시간을 천적을 피해 밤으로 결정하기도 하고, 모래나 바위틈등에 숨는 형태로 진화하기도 하였으며 빠른 속도로 도망하는 형태로 진화하기도 한다. 사냥꾼역시 이에 맞춰 적극적으로 진화하기 시작한다. 


4. 식물의 지상 진출.

본래 물속의 조류들은 온몸을 광합성을 하였으므로 생식세포기관외에는 별다른 조직이 없었다. 하지만 물속에서 광합성에 적합한 장소는 정해진 만큼 일부는 주변으로 떠밀려 나간다. 심해로 떠밀린 이들은 절멸을 피할수 없었고, 해안으로 밀려난 이들은 물밖의 상황에 직면하게 된다. 이들은 육상에 적응하기 위해 광합성을 위한 잎조직과 물과 영양분 흡수를 위한 뿌리, 그리고 이들을 신체로 전달하고 몸을 지탱할 줄기조직을 발달시켜나간다. 

 광합성을 그렇다쳐도 식물은 물과 영양분의 흡수를 위해 뿌리를 발달시켰는데 식물의 뿌리는 짧고 범위에 한계가 있다. 이런 식물과 공생한 것이 균류이다. 이들 균류들을 식물 뿌리 주변에 균사및 균근을 거대하게 펼쳐 식물에게 부족한 물과 영양분을 공급한다. 이들의 역할은 절대적이어서 식물들중 일부는 자신이 생선한 포도당의 80%가량을 이들에게 바치기도 한다. 또다른 파트너 균은 질소고정세균이다. 질소는 단백질 합성에 필수적인 것이지만 질소가 산소도 못건드릴정도로 워낙 안정적이어서 희귀하다. 이런 질소를 분해하여 아미노산형성이 가능하게 하는 것이 질소고정세균이다. 이들간의 공생으로 식물을 육상에 정착할 수 있었다. 


5. 식물의 분화

초기 육상계를 점령해나간 것은 양치식물들이었다. 하지만 양치식물은 물가 주변에만 번성할수 있었는데 이는 양치식물의 정자란과 난자란이 물속에서 수정하는 형태로 번식했기 때문이었다. 늘 그렇듯 이 양치식물 중 일부가 물이 부족한 지역으로 밀려난다. 대부분 절멸하지만 몇몇은 생식방식을 극적으로 변화시키는데 정자의 꼬리와 영양분, 미토콘드리아부분을 없애고 정핵과 그를 둘러싼 껍질만을 남기게 된다. 꽃가루의 탄생이다. 난자는 이에 호응해 암술 깊은 곳으로 숨어 정핵을 기다리게 되는데 이런 새로운 생식이 바로 겉씨식물의 탄생이다. 

 겉씨식물들은 상대적으로 건조한 지역에서도 번성하게 되었고, 이로 인해 그동안 황량했던 물이 없던 지구의 다른 부분들도 겉씨식물들이 차지하게 된다. 이런 겉씨식물들은 바람에 크게 의존하는 만큼 꽃 부분이 높은 곳에 위치하게 된다. 

 이런 겉씨식물들 중 소수의 일부 종들은 곤란을 겪는다. 바람이 아무리 잘 불어도 개체수가 적으니 암술쪽으로 쉽사리 꽃가루가 가지 않는 것이었다. 수가 많은 우점종들은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 이런 소수 겉씨식물들의 꽃가루 부분의 체관에 돌연변이가 일어난다. 조직이 연해져 체관이 쉽게 노출되 곤충의 먹잇감이 되기 시작한 것이다. 하지만 이 곤충은 잔뜩 수액을 먹으로 꽃가루를 암술로 타겟화해 잘 옮기게 된다. 새로운 번식시스템의 탄생인 것이다. 꽃을 가진 속씨식물들은 이런 식으로 탄생하게 되며 겉씨식물들은 밀어내고 지상의 지배자가 된다. 또한 수정을 돕는 동물들도 적극적으로 진화하여 딱정벌레와 나비, 벌등의 절지동물군이 상당수를 차지하게 된다. 

 이런 속씨식물들도 곧 자기들만의 경쟁에 돌입한다. 꽃이 하도 많다보니 수정이 쉽지 않아 진 것이다. 이에 몇몇 꽃들은 개화하는 시기를 달리하는 방법으로 차별화를 시도한다. 추운 겨울을 나고 잎도 맺기전 온힘을 다해 꽃부터 개화하는 개나리나 벚꽃등은 이러한 진화의 산물이다. 또한 꽃의 개화시기에 맞춰 곤충들과 동물들도 그 생활패턴을 달리해 진화하게 된다. 종분화가 새로운 공진화를 불러온 셈이다. 

 

6. 열매의 탄생

속씨식물의 수정전략은 성공적이었지만 문제가 끝난 것은 아니었다. 힘겹게 수정한 씨앗이 건조하거나 척박한 땅에 떨어지면 도루묵인 상황이 펼쳐지기 때문이다. 이런 와중 속씨식물중 일부가 돌연변이로 인한 중복수정으로 배젖을 만들기 시작한다. 배젖이 있는 씨앗은 영양분으로 인해 척박한 땅에서도 생존확률이 높았다. 하지만 문제가 다시 생긴다. 이 영양가 있는 배젖을 동물이 노리기 시작한 것이다. 때문에 식물들은 씨앗의 보호를 위해 소화가 어려운 껍질 부분을 형성하여 씨앗을 보호하기 시작했다. 소화가 되지 않은 씨앗을 동물의 배변으로 영양가 높은 곳에서 잘 자랄수 있었고, 먼거리로의 이동은 생각치 못한 보너스였다.

 이에 식물들은 적극적으로 열매를 만들기 시작한다. 베리류는 먼저 새들을 위한 것이다. 소화기능이 약한 새들을 위해 소화가 쉬운 당류가 가득한 베리류는 새의 눈에 띄기 좋게 나무의 윗부분에 위치한다. 견과류는 수분을 빼고 고단백 고 지방의 열매다. 이 비싼 열매는 설치류를 위한 것이다. 설치류의 강한 이빨만이 견과류섭취기 가능하며 견과류는 이들을 통해 이동하여 번식한다. 몇몇 열매들은 향을 풍기기 시작했다. 다른 열매들과 경쟁하여 동물들을 유인하기 위함인데, 주로 원숭이들이 타겟이었다. 원숭이들 역시 이에 호응하여 나뭇잎과 열매를 구분하기 위해 그동안 청색과적색만 구분가능했던 원추세포에 녹색원추세포를 추가하여 이에 화답했다. 새로운 공진화인 것이다. 

 

7. 초원의 탄생

물이 부족한 건조지역에 나무가 자랄수 없다. 이 틈새를 치고들어간 것이 풀들이다. 풀들은 초원을 차지하였는데 이들을 먹기위해 초식동물들도 등장한다. 풀은 소화가 매우 어려워 초식동물들은 여러개의 소화기관이 필요하였고, 이에 자연히 덩치가 커졌다. 때문에 역시 이들을 사냥하는 육식동물의 덩치도 커졌다. 또한 초원은 은신처가 부족한 개방공간이기에 초식동물들은 여러 개체가 심지어 종이 다를 지라도 무리지어 생활하는 습성이 생겼으며 육식동물들도 다른 지역과는 다르게 초원에서만큼은 협력하는 사냥체제를 구축한다. 같은 고양이과라도 숲에 사는 호랑이가 단독생활을 하고 초원의 사자가 협력사냥을 하는 것은 이 때문이다. 


이상은 내가 책을 읽고 인상적인 큰 공진화의 줄기를 정리한 것이다. 저자는 이외에도 나방이나 박쥐, 지구의 다섯번의 멸종과 인간에 의한 6번째 대멸종등 다양한고 재밌는 공진화의 사례들을 책에 담아놓았다. 책을 통해 지구 공진화의 역사에 대해 많은 것을 느낄수 있었고, 모든 진화는 공진화일 수밖에 없다는 타이틀에 크게 공감하게 되었다. 가독성이 높고 상당히 얻는게 많은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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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와같다면 2017-11-08 13:2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나는 ‘나비효과‘ 라는 말을 너무 좋아해요

한 조직폭력배 검거, 정유라 논란과 이화여대에서 시작된 날개짓이 훗날 어떤 모습으로 만나게 될지 그 당시 우리는 몰랐죠..

저에게 나비효과는 들어나야 할 진실은 밝혀진다는 의미로 이해될 때도 많아요..
 
[eBook] 면역에 관하여
율라 비스 지음, 김명남 옮김 / 열린책들 / 2016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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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책의 첫인상은 무척 좋았다. 제목이 주는 느낌과는 다르게 표지가 이뻤고, 그래서인지

알라딘에서는 이 책의 표지를 써서 노트를 만들기했다. 여러개 받았는데 건네준 지인마다 책 내용및 제목과 관계없이 좋아했다. 마치 올해 알라딘 핑크 다이어리가 페미니즘이라는 마냥 들고다니기엔  다소 무거울 수 있는 주제를 표지로 했음에도 그냥 인기 있었듯 말이다. 

 하지만 이쁜 표지와는 다르게 읽어보니 처음부터 끝까지 하고 싶은 말인지 좀처럼 알기가 어려웠다. 은유가 없을 것 같은 책내용에 자꾸 은유를 쓰는 것도 이해에 어려움을 더했고, 다른 분들의 반응처럼 번역도 이상한 것만 같다.  

 그래도 의외로 무거웠던 책을 꾸역꾸역 읽으니 두개는 얻었다. 하나는 면역과 은유의 상관성이다. 전혀 자각하지 못했는데 면역과 관련한 사람들의 설명에는 은유가 많다. 전쟁과 관련한 것도 제법 된다. 저자의 생각은 이런 은유가 올바른 면역을 구축하는데 좋은 부분도 있지만 그것을 방해하는 점도 상당하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둘째는 집단 면역이다. 책의 전반부만 해도 저자가 백신에 찬성하는지 아닌지 입장이 잘 느껴지지 않았는데 결론은 백신 찬성론자다. 그것도 생각보다 강력할 수 있다고 할정도로. 집단 면역을 정확하게 정의하진 않았지만 대충 집단 구성원 하나하나가 올바른 생활습관이나 위생, 백신접종을 통해 집단에 전체적으로 질병이 낮게 발생하는 면역체계를 구축하는 것을 말하는 듯하다. 백신의 경우 미국에서 여러차례 잘못된 연구나 자연주의에 등장으로 접종률이 감소했다. 백신을 반대하는 자들은 인간이 태어나 성장하며 균과의 접촉을 통해 면역체계를 자연스레 성장시킬 기회를 백신이 인위적으로 막아, 오히려 면역이 약해진다는 주장을 한다. 또한 나도 얼핏 들은듯 한데 백신접종과 자폐의 상관관계를 거짓연구로 주장한 소문도 한몫했다. 

 하지만 저자는 이런 자연주의로 인해 미국사회에서 상대적으로 안전하거나 거의 박멸된 질병들이 새롭게 등장했음을 우려한다. 명백히 백신찬성론자인 셈이다. 미국엔 자연주의자들이 아이들에게 수두를 경험하는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수두걸린 아이 집에 파티를 보내는 수두파티같은 것도 유행한다면서 혀를 찬다. 

 이쁜 표지에 비해 잘 이해가 안가는 책이었지만 그래도 몇가진 건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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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노보노처럼 살다니 다행이야
김신회 지음 / 놀 / 201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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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만화 보노보노를 소재로 삼아 우리 나라 작가가 인생에 관하여 부분부분 엮은 책이다. 

쉽게 읽으면 서너시간이면 충분히 읽고 나름 공감하며 깊게 읽으면 며칠 걸릴지도.

만화 보노보노를 몰라 초반 이해하는데 애 먹었다. 다 읽고보니 책 뒤에 보노보노 캐릭터들

의 이름과 성격을 소개하는 부분이 있었다. 앞에 있으면 좋았을 것을.


읽다보니 보노보노가 어떤 동물인지 궁금했는데 이 녀석을 해달이었다. 

책 내용은 제법 공감가는 부분도 있고 아무래도 작가의 인생이고 나와 성이 다르다보니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도 적지 않았다. 


하여튼 읽다보면 의외로 괜찮은 문장도 있었다. 소소하게 볼수 있는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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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력적인 심장 여행 - 생명의 엔진, 심장에 관한 놀라운 지식 프로젝트 매력적인 여행
요하네스 폰 보르스텔 지음, 배명자 옮김 / 와이즈베리 / 201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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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보다 좀 상식적이다. 심장에 좋은 것은 결국 규칙적 운동과 채식위주의 좋은 음식, 충분한 수면, 스트레스 줄이기, 섹스다. 기관 설명도 좀 복잡한 편인데, 좀 더 그런 부분이 쉬우면서도 상식이상의 설명이 많았으면 더 좋았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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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릿 GRIT - IQ, 재능, 환경을 뛰어넘는 열정적 끈기의 힘
앤절라 더크워스 지음, 김미정 옮김 / 비즈니스북스 / 201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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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직장내에서 함께 일하는 원어민에게 그릿의 뜻을 물어보았다. 의외로 한참을 고민하더니 예상밖의 대답을 내놓았다. 무슨 남쪽지방에서 먹는 음식인데 채소같고, 감자 갈아놓은 것 같은 그런 설명이었다. 원어민이 검색해준 사진을 보니 감자갈아놓은 샐러드 같은 그림이 있었다. 가장 먼저 말하는걸 보니 아무래도 이게 제1번 뜻인 것 같았다. 그리고 두번째로 사람 성격인데 열정이나 뭔가를 장기적으로 노력하는 뭐 그런거라고 말했다. 이게 책 그릿이 말하는 것이다. 한참을 어렵게 설명하는 것을 보면 그릿이란 단어는 생각만큼 미국에서 잘 쓰이지 않는 것 같기도 했지만 반면 뜻을 말할 수 있는 것을 보면 저자가 만들어낸 이상한 단어는 아니란 것도 분명했다.

 하여튼 저자는 책에서 그릿이란 아주 오랫동안 상위 목표를 꾸준히 유지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저자는 미국의 아주 살벌한 장교양성코스를 연구하던 중, 사람들의 높은 탈락율에도 불구하고 살아남은 자들의 공통 특성에 대해 알고 싶어졌다. 그것은 재능이나, 높은 SAT  점수, 강력한 신체적 능력, 학벌등이라고 생각하기 쉬웠지만 대답은 그릿이라는게 저자의 결론이었다.

 그릿은 쉽게 눈에 띄지 않는다. 쉽게 눈에 띄는 것은 그릿의 결과물인데, 그래서 사람들은 높은 성과를 나타낸 사람들에게 아주 손쉽게 천재라고 칭하거나 타고난 것이라고 말하곤 한다. 저자는 우리의 허영심과 자기애가 천재 숭배를 조장한다는 니체의 말을 인용하면서 노력을 선천적 재능으로 파악해버림으로서 우리 모두가 경쟁에서 벗어나고 현실에 안주하며 자기를 합리화하려는 사람들의 경향이라고 이를 설명한다. 실제로 우리는 반에서 1등을 놓치지 않는 학생이나 올림픽이나 월드컵에서 인간같지 않은 능력을 보이는 사람들을 보고 쉽게 천재라고 칭한다.(자신의 끈기와 오랜 노력을 천재로 치부하는 이런 사람들을 보며 과연 그릿을 가진 사람들은 기분이 좋을까 나쁠까?)

 이런 그릿은 크게 4가지의 심리적 자산을 갖는다.

 첫번째는 관심으로 무언가에 관심을 갖는 것을 그것에 대한 그릿의 시작이다. 관심은 대개 아동기보다는 중학교 무렵에 오는 편이며 자기성찰보다는 외부세계와의 접촉에 의해 생긴다. 어릴적 다양한 체험학습이 교육적으로 중요한 이유다. 관심사의 발견 이후에는 오랜 시간 주도적으로 관심사를 더욱 발전시켜야 하며 이를 위해서는 교사나 부모등 여러사람의 지지가 중요하다.

 두번째는 의식적인 연습이다. 이는 1만시간의 재발견에서도 강조한 것으로 의식적인 연습을 위해서는 명료하게 진술된 도덕적인 목표와 완벽한 집중과 노력, 연습에 대한 즉각적이고 유용한 피드백과 반성과 개선을 통한 꾸준한 반복이 필요하다. 

 세번째는 목적의 개념으로 여기서 말하는 것은 가장 최상위의 목표다. 사람은 자신이 하고자 하는 것이 많은 만큼 여러개의 하위 목표를 피라미드구조로 갖고 있지만 인생의 철학이 분명한 사람은 단 하나의 상위 철학을 갖으며 나머지 하위 목표들은 이를 위한 연결고리다. 하위목표는 언제든지 쉽게 바뀌고 없앨 수 있지만 상위목표만큼은 그럴수 없다는게 저자의 주장이다. 저자는 그릿을 갖추기 위해선 이 상위목표가 나자신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들에게도 중요해야 한다고 말한다. 가령 누군가의 상위목표가 세상의 모든 이치를 알고자 하는 것이라면 그릿을 위한 목표는 세상의 모든 이치를 알아 다른 사람들과 세계가 평화롭고 하는것 정도가 되어야 하는 것이다.

 마지막은 희망으로 이는 목표를 향해 나아가는 과정에서 좌절하지 않고 꾸준히 전진할수 있는 성장형 사고 방식을 갖는 것을 의미한다. 고정형 사고방식을 가진 사람은 어려움이 닥쳐올시 포기하거나 정신적으로 붕괴하는 반면 그릿을 가진 성장형 사고 방식의 사람은 낙관적으로 해석하고 끈기 있게 새로운 도전을 추구해 나간다. 

 이처럼 그릿은 개인의 심리적 작용으로 치부할 수 있지만 여기엔 부모와 교사, 멘토등 외부 사람과의 상호작용도 매우 중요하게 작용한다. 이들은 지지와 냉담, 과업에 대한 요구와 비요구를 할 수 있는데 저자는 그릿을 키우기 위해선 지지와 요구가 같이 가는 현명한 양육방식이 적절하다고 조언한다.  

 또한 학교현장에서 수업과는 별개로 특별활동이 그릿을 키우는데 유용하다고 한다. 이 경우 특별활동에 1년이상 참여한 경우가 그릿을 키우는데 효과적인데, 특별활동을 자주 바꾸는 것은 그릿을 키우는데 유용하지 못하며 바꾸더라도 관련이 있는 것으로 2-3년 이상 유지하는게 효과적이라고 한다. 물론 그릿이 높기에 특별활동에 잘 참여한 것일수 도 있지만 저자는 쌍방이 서로 상호적으로 작용한 결과라고 보고 있다. 

 그리고 당연한 것이겠지만 그릿이 높은 사람들은 행복지수도 높다라는 결과까지 써붙이며 책을 마무리한다. 책 그릿은 전형적인 인간 능력에 대한 선천적 유전과 후전적 노력에 대한 책이라 볼 수 있다. 물론 그릿은 당연히 후자의 손을 든다. 물론 그릿같은 것역시 유전적으로 타고난 것이 아이냐고 물을수도 있다. 저자는 쌍둥이에 대한 조사 결과 그릿의 유전비율은 30%정도로 인간의 다른 특질의 유전정도와 유사하다고 말하고 있다. 즉, 후천적 환경과 노력에 의해 그릿을 충분히 키울수 있다는 것이다. 나 역시 이런 견해에 동의하는 편이다. 우선 모든게 유전적으로 결정되었다는 생물체의 생존에 너무 불리하기 때문이다. 분명 우리의 진화와 유전자는 상당부문 개체에게 주어지는 환경과 그 극복을 위한 노력에 대한 산물을 준비했을것이 분명하다. 물론 그것이 넘을 수 없는 한계란것도 유전적으로 분명하겠지만 생존하고 행복하고자 하는 개체를 위한 선물정도는 충분히 되지 않을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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