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혁명 2030 - 지금 우리가 아는 학교는 없다
이지은 외 지음 / 교보문고(단행본) / 202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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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30으로 시작하는 시리즈가 여러 개 있다. 과거 에너지 혁명 2030을 보았는데 이번엔 교육이다. 4차산업혁명 시대를 눈앞에 두고 있으니 교육엔 당연히 혁명이 필요한 시기다. 4차 산업혁명시대의 특징은 변화무쌍한 미래 환경과 과학기술의 발달로 인한 대량실직이다. 이로 인해 인간이 살아가는데 필요한 능력과 역량은 당연히 변화하게 되었으며 교육은 이에 주목해야 한다는게 책의 골자다.

 과거 미래 예측은 좀 볼쌍사나웠다. 과학소설을 쓰는 수준이었고 중구난방이었는데 2010년대 들어 핵심미래기술들이 그 머리를 드러내며 미래예측도 상당히 구체화하였고 일관성을 지니게 되었다. 즉 현실성을 가졌단 이야기다. 2010년대 드러난 미래기술은 ABCD(AI, block chain, cloud, big data)와 ICBM(ict, cloud, big data, mobile)이다. 

 사회변화가 이런데 가장 느리게 움직이는 공교육은 뒤쳐졌다. 공교육의 문제는 설계한 교육과정이 평균적 수준에 맞췄다는 점, 학생마다 수업을 따라가는 능력이 다른데 이에 대한 고려가 없다는 점, 주어진 내용을 암기하는데 초점을 둔다는 점이다. 미래교육은 개인의 학습동기를 일깨워주고, 학생별 개인 맞춤형 교육을 해야하고, 주입식이 아닌 이해와 적용에 초점을 두어야 한다. 그리고 정보가 넘쳐나므로 정보를 찾아서 진위를 가리고 활용하는 교육이 필요하며, 평생학습이 필요하므로 학습하는 방법의 학습인 메타인지 학습이 중요하다.

 사람들은 한국의 교육경쟁력이 우수하다고 하다 실제 조사는 다르다. 2022년 한국의 국제경쟁력은 27위였는데 교육은 29위 였다. 한국의 공교육 관련 지출은 1인당 24-26위였는데 이와 비슷한 수준이다. 그럼에도 PISA학력 평가는 수학과 과학에서 높은 수준을 보이고 있으며, 고등교육 진학율도 세계 4위에 달한다. 이는 입시경쟁을 위한 사교육의 성행에서 비롯한 것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영어능력은 52위에 불과하며, 언어능력도 45위다. 또한 초중등교육 순위는 37위, 대학순위는 46위로 하위권이다. 즉, 경쟁력과 효과성이 떨어지는 것이다. 

 현재 학교교육은 공장형 교육에 가깝다. 즉, 제조업에 종사 가능한 사람을 양산하는 것이다. 과거 제조업은 약간의 기술 발전으로 조금씩 개선되는 형태로 큰 교육이 필요하지 않았으며 대부분의 경우 현장에서의 몇 달간의 경험으로 업무를 수행할 수 있었다. 때문에 전공도 중요하지 않았고, 현장과 교육현장간 괴리도 심하지 않았다. 공장형 교육의 특징은 다음과 같다.

1. 제도와 규범을 토대로 중앙관리정책에 따라 교과과정을 설계하고 이를 엄격히 준수

2. 학생중심 교과과정을 설계한다면서 학생은 참여하지 않고 설계함

3. 과거와 현재의 경험을 바탕으로 하나의 틀로 모든 것을 맞추는 과정

4. 창의적 실험보다는 기존의 지식과 경험을 토대로 한 길라잡이형 실습

5. 교수학습 모델을 고려하지 않고 최첨단 기자재를 갖춘 전통적인 구성의 교실과 시설


하지만 미래는 심층학습을 위한 새로운 교육학으로 바뀌어야 하며 그 특징은 다음과 같다.

1. 불확실한 미래에서 성장에 피룡한 지식, 기술, 속성은 무엇인가

2. 현재와 미래의 복잡성을 위해 어떤 종류의 학습이 필요한가

3. 교육의 형평성은 어떻게 보장할 것인가

4. 원격 학습에서 무엇을 배웠는가

5. 어떻게 웰빙을 실현할 것인가

6. 미래 학습을 위해 기술을 가장 잘 활용할 방법은 무엇인가


이런 미래 교육학의 실현을 위해서는 교육기관의 교육공간, 교육과정, 교육 방법, 교육 수단의 재설계가 필수적이다. 콘텐츠 개발, 온라인 과정 운영, 새로운 수업 지원도구 활용, 디지털 기기 사용 방법 숙지, 개별화된 지도를 위한 학생 데이터 입력 추가가 필요하다. 하지만 대부분의 현장 교사는 디지털 이주민으로 이를 수용하고 소화하기가 사실상 어렵다. 미래교육의 난제인 셈이다.

 최근 산업현장과 교육과의 거리가 커지면서 마이크로 크리덴셜이란 개념이 생겨났다. 이는 전통적인 학위나 자격증 보다는 작은 규모의 학습 성과를 인증하는 비공식적 인증서다. 일반적으로 특정 기술, 역량, 능력, 지식이 갖춰졌음을 증명하는데 사용한다. 마이크로 크리덴셜을 통해 학습자는 자신의 역량을 빠르게 강화하고 다양한 기회를 얻을 수 있으며 기업은 전문성을 갖춘 인력을 쉽게 찾게 된다. 마이크로소프트는 마이크로 크리덴셜을 기반으로 30개 분야 2612종의 디지털 배지를 2020년까지 300만개 발행했다. 학습자의 참여도 우수한데 참여율이 120%에 달하고, 수료율은 226%로 더 놀랍다. 

 미래는 인공지능의 시대로 이것에 대비한 인간만의 역량이 중요하다. 반복적이고 어렵지 않은 일은 빠르게 로봇과 인공지능으로 대체되고 있으며 대체는 대개 직업 단위가 아니라 과업단위다. 경찰관의 일중 조서를 쓰거나, 순찰정도는 빅데이터나 인공지능, 드론으로 대체되지만 상담을 하거나 범인을 직접 체포하고 수사하는 것은 대체되지 않는다. 인간만의 역량을 다음과 같다.

 1. 창의성

 21세기에는 빈곤층과 중산층, 상류층에 이어 창조층이 등장할 것으로 본다. 이들은 창조하고 공감하는 사람이며, 패턴을 의식하고 의미를 만드는 사람이다. 

 2. 협업능력

 기계는 1+1이 무조건 2가 되겠지만(이것도 사실 모르겠다. 기계라고 시너지가 없을까), 사람은 1+1이 2가 넘어갈 수 있다. 물론 이를 위해서는 성공적 협업능력이 필요하다. 

 3. 종합적 사고력

 지식을 두루 아우르는 통합적 인재가 미래에는 피룡하다. 이들은 여러 것을 종합하여 미래의 방향을 설정한다. 리더가 갖춰야 할 능력이다. 

 4. 커뮤니케이션 역량

 5. 감성 역량


 일본에는 큐비나 아카데미란게 있다. 학습의 모든 과정을 데이터화하여 축적한다. 계산 과정, 문제풀이시간, 힌트를 보았는지 여부를 데이터한다. 그리고 이를 통해 우연히 맞춘 것을 파악하여 유사문제를 출제한다. 오답의 경우 어려워한 부분과 실수를 분석하고 대책을 마련한다. 인간 교사는 코치역할을 하며 학습 목표를 제시하고 동기를 부여한다. 한 번의 수업에 학생을 두 번이상 만나 상담하고 계획한다. 이것은 매우 성공적이었는데 학습속도가 무려 공교육의 7배가 뇌었기 때문이다. 미래에는 교사가 인공지능 교사와 더불어 이런 협업을 할 것으로 보인다. 

 미래에는 이처럼 인공지능이 하위 목표인 지식과 이해 부분을 담당하고 인간 교사는 분석, 평가, 창조하도록 돕게 될 것이다. 교사의 역할이 변해야하는데 콘텐츠 개발자에서 다양한 콘텐츠를 잘 추천 정렬, 활용하는 큐레이터로, 프로그램 관리자에서 상호작용 촉진자로, 전문가에서 연결자로 티칭에서 코칭으로의 변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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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이 없는 나라 - 서열화된 대학, 경쟁력 없는 교육, 불행한 사회
이승섭 지음 / 세종(세종서적)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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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 교육은 전반적으로 문제가 심각하지만 사람들은 주로 초중등, 특히 중등교육에 문제의 초점을 둔다. 이것 자체가 다소 기형적 행태인데 교육은 유아, 초등, 중등, 고등, 평생 교육이 모두 비슷한 빈도로 중요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한국은 능력주의에 매몰된 입시의 국가이기에 그것과 가장 직결되는 중등교육에 가장 집중하며 문제로 바라본다. 때문에 교육에 대한 주요 비판 여론은 사실상 초중등교육에 집중한다.

 하지만 한국은 고등교육에서도 큰 문제를 갖고 있다. 우선 고등교육에 지원하는 예산 자체가 매우 적다. 한국의 교육 예산은 초중등은 비교적 충분한 반면, 고등교육인 대학교육은 예산 자체가 부족하여 그 질이 떨어지게 된다. 대부분의 대학은 교육예산의 상당부분을 학생이 납부하는 등록금에 의지하는데 이는 양질의 교육을 수행하는데 불충분 하다. 

 또한 대학간 1인당 학생 교육 비용과 환경에도 현저한 차이가 난다. 서울대가 한국에서 최고인 이유는 수능으로 대표되는 입결점수가 가장 높기 때문이다. 하지만 서울대는 두세번째 대학으로 취급되는 고려, 연세대학교에 비해서도 상당히 많은 예산을 학생 1인당 교육비에 투여한다. 이는 서울대의 정책이 우수해서라기 보다는 서울대에 사회의 많은 지원이 집중되기 때문이다. 때문에 상대적 여력이 있어 교육비도 많이 쓸수 있는 것이다. 서울대의 교육비는 2-3위권 대학의 거의 두 배에 달하며 지방거점 국립대와 비교하면 5배 이상으로 벌어진다. 

 대부분의 대학생들이 서로 비슷한 등록금을 납부함에도 이렇게 교육 수여의 차이가 큰 것은 상당한 불평등 및 수도권 대학으로의 편중을 가속화하며, 지방인재 양성에도 불리하고 작용한다. 또한 무엇보다 불평등하다. 같은 등록금을 내면서 대학의 간판까진 모르겠으나 교육의 수준 자체가 이렇게 차이가 나는 것은 확실히 문제다.

 책 '교육이 없는 나라'가 다소 재밌었던 것은 저자가 카이스트 교수인만큼 고등교육의 문제에 초점을 둔다는 점이었다. 저자는 우리나라 인재의 역량 배양과 대학의 경쟁력 확보를 위해 대학을 대학원 중심으로 재편해야 한다고 본다. 서울대나 포항공대, 카이스트, 연세대, 고려대 같은 우리 나라의 주요 대학들은 메이저 대학임에도 대학원 진학률이 상대적으로 낮은 편인데 주요 선진국들과 비교하면 이례적이다. 그들은 주요 대학에 진학한 영재와 수재들이 대학원에 진학해 학문에서 성과를 나타내기 때문이다.

 따라서 대학을 대학원 중심의 연구대학, 학부중심의 교육대학으로 나누고 이에 따라 운영할 것을 제안한다. 특히, 그는 입학처장으로 근무하며 대학의 중요성을 더욱 강조했는데 저자는 중2와 고3, 대학교 2학년 중 가장 중요한 학년이 언제냐고 반문한다. 대부분의 한국인은 고3을 택할 것인데 저자의 선택은 대학교 2년생이다. 이 시기는 본격적으로 자기 전공의 학문적 기초 개념을 접하여 학문에 빠져들고 향후 사회와 기업에서 사용할 지식, 기능을 익힐 시기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대부분의 한국학생은 중고시절 거의 모든 힘을 쏟고 대학2년에 전공을 즐기고 앞으로 나아갈 동력을 상실하고 있다. 때문에 저자는 입시경쟁을 없애고 학생이 중고를 다니면서 다양한 경험과 취미활동을 즐기며 창의적 인재로 자라나서 대학에서 본격적으로 학문을 즐길 수 있는 역량을 갖추는 것이 중요하다고 본다. 지극히 옳은 말이다. 

 대학원 중심으로의 전환은 교수들에게도 중요한듯 하다. 교수들은 학부와 대학원에서 많은 강의를 맡고 있는데 이로 인해 연구로 전환할 역량이 불충분해진다는 점을 지적했다. 연구대학을 중심으로 교수들에게 대학원에 전념할 기회를 준다면 연구 성과가 발전할 것이란게 저자의 주장이다.책은 빠르고 가볍게 볼 수 있지만 그리 가볍지만은 않다. 인구감소기를 맞아 양적으로 과도하게 팽창한 대학을 크게 정리하고, 지방의 거점 국립대를 중심으로 그 연구역량을 크게 강화할 필요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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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소양을 기르는 인공지능 수업디자인 - 2022 개정 교육과정 기반
박재찬(달리쌤) 지음 / 테크빌교육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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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Z세대가 대세지만 더 어린 알파세대가 있다. 그들은 2010년 이후 출생자로 어찌보면 최초의 순수 디지털 세대라 할 수 있다. 이들의 특징은 골든키즈, 영상매체에 익숙, 길이가 짧은 미디어에 친숙하다는 점이다. 골든 키즈는 소위 곱게 자랐다는 것으로 출산률 저하로 부모, 조부모, 여러 친척들에 의해 사랑과 지원을 독점 받았다는 의미다. 이런 알파세대에게 SNS는 일종의 놀이터다. 인터페이스가 매우 편리하여 인기다. sns는 확산, 사진과 영상 공유의 난이도 저하, 컨텐츠 제작진압장벽의 저하, 누구나 쉽게 콘텐츠를 만드는 시대로 이어진다.

 그래서 자연이 미래는 디지털 프로슈머의 시대가 된다. 디지털 프로슈머의 역량으로는 좋고 나쁜 제품을 구별하는 안목, 글과 이미지, 영상을 이용하여 제품을 소개 전달하는 콘텐츠 제작 역량, 생산자로서 윤리적인 제품을 생산하는 태도, 권리를 보호해주는 태도, 창작활동을 존중해주는 태도다. 

 미래사회는 인공지능 교육이 중시된다. 인공지능 교육은 인공지능에 대한 교육, 그것을 활용하는 교육으로 나뉜다. 인공지능은 교육을 크게 바꿀 것인데 우선 학습진단과 분석이 가능해지고, 데이터에 기반한 수업 설계가 이뤄지며, 대화형 튜터링 시스템이 도입되고, 고차원의 인지적 목표를 위한 학습자 중심 교육방법의 활용과 자동 서술형 평가의 도입이다. 이중 교사가 갖추야 할 것은 학습자중심 교육으로 이것만이 교사에게 남을 마지막 전문성의 영역이 될 가능성이 높으며, 당분간은 사람만이 해줄 수 있는 부분이 되기 때문이다.

 최근 한국의 교육현장은 코로나 19로 인해 디지털 수업이 전격 도입되며 1인 1기기의 확보를 눈앞에 두고 있다. 이것의 장점은 디지털 교과서의 활성화, 학생교사의 디지털 활용 능력 강화, 학생의 디지털 협업능력 신장, 다양한 학습자료 검색 및 활용, 자기 주도적 심화 보충학습, 시공을 넘는 학습, 디지털 소양격차의 완화 등이다. 

 2022 개정교육과정은 언어소양과 수리소양, 디지털 소양이다. 언어소양은 언어를 중심으로 다양한 기호, 양식, 매체등을 활용한 텍스트를 대상, 목적, 맥락에 맞게 이해하고 생산, 공유, 사용하여 문제를 해결하고 공동체 구성원과 소통, 참여하는 능력이다. 수리 소양은 다양한 상황에서 수리적 정보와 표현 및 사고방법을 이해, 해석, 사용하여 문제해결, 추론, 의사소통하는 능력이다. 디지털 소양은 디지털 지식과 기술에 대한 이해와 윤리의식을 바탕으로 정보를 수집, 분석하고 비판적으로 이해, 평가하여 새로운 정보와 지식을 생성하고 활용하는 능력이다. 

 2022 개정교육과정 국어과는 디지털 미디어 역량을 제시하였다. 2015 교육과정에선 자료 정보활용 역량이었던 것이다. 매체 영역이 신설되었고 관련 성취기준도 기존 6학년에만 있던 것을 초등 1-6학년 전체에 제시하였다. 이처럼 디지털리터러시와 미디어리터러시가 강조되는데 양자 모두 그와 관련한 지식, 기술을 이해하고 평가하고 활용하고 생산하고 소통하는 능력을 말한다. 

 책의 뒷 부분에는 저자가 다양한 디지털 기술을 활용하여 프로젝트를 진행한 사례가 교과별로 나온다. 표로 제시되어 상세하진 않으나 대략적인 부분을 살펴볼 수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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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미래 교육 트렌드 - 36명의 현장 교육전문가들이 제시하는 미래 교육의 전망과 해법
미래 교육 집필팀 지음 / 뜨인돌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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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교육의 여러 분야에 대한 고민을 몇몇 사람들이 짧은 글로 쓴 것을 분야별로 분류하여 모은 책이다. 장점이라면 그 만큼 좀 넓게 다룬 다는 것이고 단점이라면 글들이 대개 짧고 체계가 부족하다는 점이다. 그리고 나에겐 단점이 더 크게 다가 왔다. 

 읽은 부분 중 몇 가지만 다루면 우선 사교육문제인데 한국의 망국 병이다. 능력주의에 기반한 이 시대착오적인 병은 대부분의 사람을 패배자로 만들고 상당한 부를 잠식하여 국가의 소비를 위축시키며 청소년을 불행으로 몰아넣는다. 최근 의대 블랙홀 현상으로 초등의대 입시반마저 생겨나고 지금 아니면 늦는다는 공포까지 불어넣어 성업중이다. 아마 의대가 증원되면 지금이야말로 마지막 기회라고 외치지 않을까. 

 선행학습은 대개 부모의 뒤쳐질까 두렵다는 공포감에 기인한다. 선행은 당연히 교육학자들이 짜놓은 발달단계를 가볍게 무시하기에 원래 해당 나이에선 천재가 아니구서야 이해가 어렵다. 선행교육자들은 수차례의 반복으로 이를 채운다 하지만 이는 실상은 알지 못했으나 문제해결정도가 가능해져 안다고 착각하는 소위 이해착각의 문제로 이어지기 쉽다.

 책에는 공부 잘 하는 사람의 특징이 나온다. 4가지인데 수업 시간에 집중하고, 꼼꼼하게 공부하며, 규칙적으로 공부하고 풍부한 독서량을 갖는다. 반면 공부를 못하는 사람의 특징 4가지는 포기가 빠르며, 공부 외의 것에 관심이 많고, 학습 결손이 누적되어 있으며, 부모님이 무관심하다는 것이다. 상당히 일반론적이지만 대개 공감이 가는 의견이었다.

 올해부터 교육현장엔 2022개정 교육과정이 도입되었다. 인간상은 자주적인 인간이 자기 주도적 인간으로 의사소통 역량이 협력적 의사소통역량으로 바뀌었다. 변화무쌍한 미래사회에 대비해 협력하고 자기 주도적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인간상을 상정하겠다는 심산이다. 

 유네스코는 교육 미래보고서를 냈는데 이들은 교육과정은 학생들이 지식을 얻고 생성하면서 동시에 이를 비판하고 활용하는 역량을 기를 수 있도록 돕는 생태적, 다문화적, 다학제적 학습에 중심을 두어야 한다고 한다. 지금 한국의 교과 분절 교육과정 및 교과서 중심의 공교육 풍토와는 상당히 괴리가 있다. 놀랍게도 현장 교육에서는 아직도 교과론자가 대부분이고 학생중심 수업 및 이를 돕는 디지털 도구의 활용이 어렵다. 

 보고서는 미래교육의 과제로 다양성을 존중하는 협동학습, 미래 사회 역량(생태교육, 매체 이해력)등을 키우는 교육과정 개발과 미래교육을 위한 학교 공간의 변화를 꼽았다. 그리고 변혁적 역량을 강조하는데 이를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여 긴장과 딜레마를 조정하고 책임감을 갖는 것을 말한다. 그래서 변혁적 역량을 갖는 학생은 행동주체로서 자신의 학습과 삶을 설계하고 그것이 공동체에 긍정적 역할을 하도록 하게 한다. 

 한국의 2022 개정 교육과정 변화의 주요 골자는 초1-2학년의 경우 국어시수가 448에서 482시간으로 34시간 증대되었고 창의성 함양을 위해 실내 외 놀이와 신체활동 교육이 확대되었다는 것이다. 3-6학년은 학교자율시간의 도입으로 최대 연간 68시간까지 선택과목의 운영이 의무가 되었다. 또한 상급학교 입학 전 교육의 일부기간을 학교급별 연계 및 진로교육을 강화하는 진로 연계학기로 설정하였다. 중학교 1학년의 자유학기는 170시간 4영역에서 102시간 2개 영역으로 감축되었다. 

 학교스포츠클럽 의무시간은 136시간에서 102시간으로 줄었다. 고교학점제로 3년간 192학점을 이수해야 졸업이 된다. 1학점의 수업량은 17회에서 16회로 줄었는데 이 줄은 1회분이 학교자율시간으로 여분의 자율과정으로 운영되어 학교의 자율성을 높였다. 필수이수학점은 94단위에서 84학점, 자율이수학점은 86단위에서 90학점으로 편성되었고, 국영수의 총 이수량이 81학점을 초과할 수 없게 되었다.  

 국제 성인역량 조사는 만 15-64세의 성인을 대상으로 다양한 사회활동 및 직업 생활에 필요한 핵심 역량인 언어 능력, 수리 능력, 컴퓨터 기반 문제 해결능력 3개 지표를 조사하는 것이다. 한국은 3개 역량이 16-24세엔 높게 형성되다 이후 점차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학력과 취업을 위한 시기에 공부를 집중하고 그것을 획득하거나 실패한 이후에는 더 이상 노력을 하지 않는다는 의미다. 생애주기에 따라 노화에 따른 능력 감소는 일반적이나 이런 이유로 한국은 낙폭이 더욱 크다. 평생교육이 시급한 이유다. 

 한국의 학생 수 감소는 매우 시급한 문제다. 2011년 출생아 수는 47만이었으나 2021년은 26만이 되었다. 불과 10년만에 반토막이다. 인구 1000명당 출생률인 조출생률은 세종이 8.5명으로 전국에서 가장 높았고 4.9명 미만인 지역은 전남, 전북, 경남, 경북, 부산, 대구로 나타났다. 이중 전북은 불과 4.0명으로 가장 낮았다. 

 때문에 학교의 유지가 큰 문제로 다가오게 된다. 전국 초등학교의 수는 6163개다. 이중 올해 신입생이 5명 미만인 학교가 무려 856개나 된다. 10명 미만을 범위를 넓히면 전국 1587개가 대상이 되며 이는 전체의 무려 25%에 달한다. 즉, 4개 중 1개의 학교가 존폐의 위기를 겪고 있다는 셈이다. 학교는 적어도 한 학년에 한 반은 되어야 하는데 시도마다 기준이 다르지만 10명 가까이는 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초등의 위기는 시간 순에 따라 중고의 위기가 되고 더 나아가 대학의 위기, 그리고 더 나아가 한국 노동시장과 부동산 시장, 소비시장을 넘어선 나라 전체의 위기가 될 수 있다. 출산률 제고를 위한 정책, 그리고 낮은 출산에 대비한 교육의 재편이 시급한 과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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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ECD 교육 2030” & “2022 개정 교육과정” 미래 교육 나침반 - “3년 같은 1년, 학생의 성장으로 증명한다.”
지미정 지음 / 앤써북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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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회가 변하면서 교육의 흐름도 이를 추종한다. 하지만 양자의 변화 속도는 현저하다. 사회는 실시간으로 빠르게 변하며, 이는 주로 과학, 기술, 산업의 발전에서 촉발되며, 자본이 이를 가장 빨리 쫓는다. 반면 공공의 영역이며 경직된 교육은 그 추세가 사회에서 가장 느린 편이다. 때문에 4차 산업혁명 운운하는 시점에 학교교육은 아직도 산업화시대의 그것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시대는 급변하는 사회 변화에 맞춰 어떤 상황에서도 높은 개인 역량을 바탕으로 타인과 협력하여 문제를 해결하여 그 과정과 결과에서 사회와 개인 그 자체에 도움이 될 수 있는 변혁적 역량을 갖춘 인재를 원하고 있다. 이런 인재를 키우려면 학교교육은 그 과정에서 학생이 실제생활의 문제 혹은 그것과 몹시 가까운 문제를 제공하고 이를 해결하는 기회를 교육과정 안에서 제공해야 한다. 하지만 여전히 학교는 실생활과 동떨어진 교과의 틀에서 단편적 지식, 기능을 학습하는 틀만을 제공한다. 둘의 상관관계는 매우 낮은 걸로 보이며, 이를 더욱 공고히 하는 것은 단편적 지식과 암기력 측정 위주의 객관식 대학입시시험이다. 

 물론 교육도 나름 변한다. 개인적으로 보기에 90년대 열린 교육의 흐름이 일어나 전제적이고 권위주의적 학교교육에 학생 중심이라는 개념을 처음 도입했던 것 같다. 그리고 2000년대 들어서 비로소 관에서도 동기유발이나, 수업에서의 교사 주체성을 다소 인정하여, 단위 수업 재구성 움직임이 활발해졌다. 이 때 초등같은 경우는 인디스쿨이라를 사이트가 유명해졌는데 단위 수업 재구성을 위한 다양한 학습자료 공유 커뮤니티다. 이후 혁신교육이 들어서며 단위 수업을 넘어선 교육과정 재구성이 주목받았고, 이어 교수평 일체화 그리고 더 나아가 마을 교육 개념까지 등장했다. 때문에 한국에서도 현재의 흐름은 지역과, 학생, 학교, 학부모, 교사 자신의 필요를 바탕으로 학급만의 교육과정을 구성하는 것이 추세라 할 수 있다. 문제는 이를 실행할만한 역량을 가진 교사가 매우 부족하다는 것이다. 잘하고 못하는 것을 떠나서 시도자체가 무척 빈도가 낮다는 것이 문제다.

 이런 면에서 책 미래교육 나침반은 무척 좋은 책이라고 생각한다. 저자는 학년 부장으로 근무하면서 다양한 프로젝트를 시도하고 이를 공유하고 있다. 저자가 학생 중심 프로젝트를 실행하면서 가장 많이 사용하는 도구는 디지털 두구이며 구글 워크스페이스를 많이 사용한다. 독특한 점은 스프레드 시트를 무척 많이 사용한다는 점이다. 구글 도구는 문서와 슬라이드 설문도구, 스프레드시트등을 기본으로 제공하며 교사는 구글 클래스룸을 개설하여 이를 학습 도구로 사용할 수 있다. 

 다만 교사는 엑셀에 약한 집단이기에 스프레드 시트를 잘 사용하지 않는 편이다. 업무용으로는 쓰는 편이지만 학생교육용으로는 잘 쓰지 않는 편인데 저자는 이를 무척 잘 사용한다. 주 용도는 학생의 자기 평가와 꾸준한 발전을 위한 기록 관리, 또는 상호간의 평가 도구로의 이용이다. 당연히 함수를 잘 사용해야 하는데 저자 자신도 불과 몇 년 전만해도 함수가 약했고 하나하나 학생을 위해 배워가며 실력이 늘게 되었다.

 이 책의 대상은 6학년인데 초등 6학년 교육과정엔 정부에 대한 내용이 나온다. 나 역시 이 부분을 가르치면서 실제와 가까운 정부구성을 해보면 어떨가 고민한 적이 있는데 저자는 이를 해냈다. 민주 정부는 삼권이 분립되어 있다. 보통의 교사라면 처음부터 3부를 모두 구성할 것이고 원칙적으로 한다면 법이 있어야 사회가 굴러가므로 입법기관인 국회부터 구성하는 것이 맞다. 하지만 저자의 접근은 다르다. 교육적으로 접근했는데 우선 정부부터 구성했다. 그러다보니 학습부, 체육부 등 다양한 부서가 학생의 실제 교실생활을 위해 생겨났고, 이를 구체적으로 실천하는 청들이 부 산하에 세부적으로 생겨났다. 그리고 부서가 운영되다보니 자연히 법의 필요성이 느껴지며 여러 정책과 법을 제안하는 정당이 구성되었다. 그리고 자연스레 이 법을 어기는 사람들이 생겨나며 법원도 구성되었다. 학생들은 법을 어기는 사람에 대한 처벌에 대해서도 심도있게 논의했는데 결국 처벌이 필요하다는 쪽으로 결론을 내리는 모습도 인상적이었다.

 저자는 무임승차에 대한 고민도 깊었다. 인간은 자신의 능력과 무관하게 집단을 이루면 봉효과와 무임승차 효과가 발생한다 집단은 작업에 공동으로 부여되니 각자 그것에 대한 동기와 수행능력에 차이를 보이고 이것이 이런 부작용으로 나타난다. 저자는 무임승차의 원인을 능력으로 본 것 같다. 때문에 모두가 기본 능력을 갖게 되면 부작용도 적다고 생각해 1학기엔 무조건 디지털 도구를 통한 프로젝트 수행능력 향상을 위해 모든 과제가 개인형으로 주어진다. 이후 기초기본을 모두 갖췄다 생각하면 2학기 부터 집단 프로젝트가 부여되는 형이다. 인상적인 부분이었다. 

 책에는 저자가 구글도구와 여러 디지털 도구를 활용하여 진행한 십수개의 프로젝트와 그 과정과 결과물, 학생 반응이 많이 실려있다. 책의 주목적은 이런 프로젝트의 소개와 공유이기에 구글도구나 디지털 도구의 활용법인 전혀 없다. 조금 아쉽기도 한 부분이다. 많은 결과물을 보여주기 위해 책의 편집도 꽉찬 편인데 처음엔 좀 난잡해보이다 적응이 되었고 감탄하게 되었다. 

 저자의 책에 나온 많은 프로젝트가 한국 교육계 및 개별 교사가 나아가야 하는 방향이라 생각한다. 교사에겐 전문성이 있다. 때문에 현재 학교에서는 교사가 구성한 각 교과나 학급의 교육과정은 교감이나 교장, 혹은 교육청의 관리 대상일 뿐 결재 대상이 아니다. 이런 흐름은 하위 집단의 자율성을 보장하는 좋은 장치임이 분명하다. 하지만 몇몇 교사는 자신만의 관성에 갇혀 현재의 변화를 무시하고 머물러 있는 것을 전문성이라는 미명하에 소위 정당화한다. 내가 전문성을 갖고 내 맘대로 나만의 경험으로 수행하고 있는데 왜 너희가 자꾸 변화를 강요하냐는 식이다. 하지만 교사의 전문성의 보장은 당연히 발전을 전제로 한 것이다. 많은 변화와 노력이 필요한 시점이다. 학생이 살아가야할 시대가 너무나도 빠르게 변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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