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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간 머리 앤 인디고 아름다운 고전 리커버북 시리즈 5
루시 M. 몽고메리 지음, 김양미 옮김, 김지혁 그림 / 인디고(글담) / 201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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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딸과 아들에게 보내는 독서편지

 

0.

빨간 머리 앤. 너무 유명한 작품이란다. 동화로도 많이 알려져 있어서 너희들도 이미 읽어 본 책이고아빠가 어렸을 때 텔레비전 만화로도 해서, 빨간 머리 앤이라고 하면 텔레비전 만화 속 앤의 얼굴이 가장 먼저 떠오르는구나. 비록 많이 보지는 않았지만, 워낙 유명한 캐릭터니까 말이야. 생각해보니 어렸을 때 동화책로 된 <빨간 머리 앤>을 본 것 같지도 않았어줄거리가 어떻게 되었지? 생각해 보니 막상 떠오르지 않더구나. 그러니까, 그 작품이 그렇게 유명하지만, 제대로 된 줄거리는 잘 모른다는 거였지. 최근에 아빠 회사 사람 중에 드라마 <빨간 머리 앤>이 괜찮다는 이야기를 듣고, 너희들과 함께 보고 있잖아. 드라마가 참 재미있고, 앤이라는 캐릭터가 너무 마음에 들더구나. 그리고 앤을 맡은 배우를 비롯하여 다들 연기도 잘 하고책을 읽고 나서 보니, 드라마 속의 앤은 소설 속에서 걸어 나온 듯, 너무나 잘 캐스팅했다는 생각이 들었단다. 드라마는 우리가 주말마다 두어 편씩 보고 있잖아. 물론 드라마가 원작 소설 대비 많은 부분 각색이 되었지만, 아빠는 이제서야 <빨간 머리 앤>의 원작 소설을 제대로 읽고 싶더구나.

집에 <빨간머리 앤>은 동화로 각색한 것이 여러 권, 원작 그대로 번역된 것이 두 권이 있었어. 그런 책들 중에, 엄마가 선물로 받은 <빨간 머리 앤>이 탐나더구나. 일단 책의 디자인이 너무 예뻤어. 그리고 <빨간 머리 앤>뿐만 아니라 속편 <에이번리의 앤>도 함께 세트로 있었어. 그래서 엄마한테 그 책을 빌려서 읽었단다. 재미있더구나. 그리고 왜 그렇게 오랫동안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 받는 책인지 알게 되었단다. 더불어 아빠가 읽는 인디고 출판사에서 나온 책에는 삽화도 있는데, 그 삽화들도 너무 사랑스러워 좋았단다.

<빨간 머리 앤>의 지은이는 캐나다 출신의 루시 모드 몽고메리라는 분인데, 갓난 아이 때 어머니를 여의고, 외할머니 외할아버지와 함께 자랐다고 하는구나. 어렸을 때부터 글쓰기를 좋아했다는구나. 학교, 우체국, 신문사 등에서 일했는데 어린 시절의 경험을 바탕으로 쓴 <빨간 머리 앤>을 출간하고 작가로 명성을 떨쳤다고 했어. 이후 <빨간 머리 앤>의 후속작들을 계속 써냈다고 했어. 아빠가 알기로는 <빨간 머리 앤>의 후속작을 모두 합치면 10권인가 되는 것으로 알고 있단다. 빨간 머리 앤의 줄거리를 너희들도 잘 알고 있어서, 이야기해줄 필요가 있을지 모르겠지만, 간단히 적어서 기억을 보조하련다.


1.

에인번리의 그린 게이블스라는 집에 살고 있는 매슈 커스버트와 마릴라 커스버트 남매그들은 결혼을 하지 않고 남매가 같이 살고 있었는데, 목장과 농장 일을 도울 수 있는 남자 아이를 한 명 입양하기로 했어. 그런데 기차역으로 아이를 마중 나갔던 매슈가 만난 이는 남자 아이가 아니고, 말 많고 쾌활하기 그지 없는 앤이라는 여자 아이였단다. 착오가 있었나 봐. 매슈는 그런 앤으로 집으로 데리고 왔고, 마차 타고 오는 내내 앤의 즐거운 조잘거림에 마음을 빼앗겼단다. 마릴라는 앤을 다시 고아원으로 돌려보내려다가 마음을 바꾸고 앤과 함께 살기로 했단다.

그렇게 우여곡절 끝에 앤은 그린 게이블스에서 매슈 아저씨와 마릴라 아줌마와 함께 살게 되었단다. 마릴라 아줌마의 이웃이자 친구인 레이첼 린드 부인이 있었는데, 너무 솔직히 이야기해서 상대방의 속을 긁는 경향이 있긴 하지만, 그것을 빼면 인간적인 면이 많은 분이란다. 앤 앞에서도 솔직히 앤에 대한 좋지 않은 감정을 이야기했고, 앤도 레이첼 부인에 대한 약점을 맞받아쳐 안 좋은 첫인상을 주었지만, 나중에 사과를 하고 레이첼 부인에게도 마음을 얻었단다. 이렇듯, 앤은 나이 많은 어른들에게 호감을 쉽게 얻는 캐릭터였단다.

친구들은 어떠냐고? 앤이 이곳에 오기 전에는 고아원에서 지냈기 때문에, 제대로 된 학교 교육을 받지 못했는데, 이곳에서는 제대로 된 학교 교육을 받게 되었단다. 그러면서 친구들과 사귈 수 있었는데, 가장 먼저 사귀게 된 친구가 너무 착하고 예쁜 다이애나라서 참 다행이었던 것 같구나. 둘은 처음 만나자마자 절친이 되어 함께 했단다. 물론 이런 저런 사고를 치기도 했어. 사춘기 소녀잖니

어느 날은 다이애나를 초대해서 주스를 준다고 주었는데, 알고 보니 그것은 포도주였고, 다이애나는 그 포도주를 먹고 잔뜩 취하기도 했단다. 앤이 비록 모르고 한 일이었지만, 이 일을 알게 된 다이애나의 엄마는 앤을 만나지 못하게 했단다. 그런데 며칠 뒤 동네 어른들이 모두 이웃 동네에 총리를 보러 간 사이에, 다이애나의 동생이 후두염으로 위급한 상황이 있었어. 다이애나는 당황하여 앤을 불렀고, 앤은 침착하게 응급 조치를 했단다. 앤은 고아원에서 후두염이 걸린 아이들이 있었고, 그 때 어떻게 응급조치를 취하는지 본 적이 있어서 그대로 했단다. 나중에 의사가 도착을 했을 때, 침착하게 대처한 앤의 응급처치가 없었다면 정말 큰 일 날 뻔했다면서 앤을 칭찬하였어. 이 일로 다이애나의 엄마는 앤에게 사과를 하고, 앤과 다이애나는 다시 친하게 지낼 수 있었단다.


2.

앞서 이야기했듯이 앤은 동년배의 친구뿐만 아니라 나이 많으신 분들과도 잘 친해진다고 했는데, 다이애나의 숙모할머니와도 친해져서, 많은 도움을 받고 했단다. 앤은 에이번리에서의 생활을 잘 적응했어. 친구들과 이야기클럽을 만들어 상상의 날개를 펴기도 했어. 학교 생활에서도 앤은 여러 분야에서 성적이 좋았단다. 길버트와 처음 만난 때는 그의 무례함에 충돌하기도 했지만, 이후에는 좋은 경쟁 상대가 되어 주었단다.

새로 오신 스테이시 선생님은 앤에게는 최고의 선생님이었단다. 아이들과 함께 학예회도 할 수 있었고, 앤이 퀸스 대학의 입시 공부도 도와주셨어. 앤은 퀸스 대학에 길버트와 공동으로 일등으로 합격을 하게 되었단다. 퀸스 대학에서도 앤은 열심히 공부를 했단다. 그리고 주말마다 그리운 에이번리의 그린 게이블즈로 돌아와서, 다이애나, 마릴라 아주머니, 매슈 아저씨와 함께 지냈단다. 어느덧 시간이 흘러 퀸스 대학의 졸업식앤은 에이브리 장학금이라는 것을 받아서, 더 큰 레이먼드 대학교로 갈 수 있다고 했어. 앤에게는 더 크고 새로운 세상에 대한 기대가 부풀어 있었단다. 마릴라 아주머니와 매슈 아저씨가 얼마나 기뻐했는지 몰라.

하지만 늘 기쁜 일만 있는 것은 아니었어. 심장이 약했던 매슈 아저씨가 그만 심장병으로 돌아가시고 만 거야. 매슈 아저씨의 재산이 들어 있는 은행이 망했다는 소식에 그만 심장발작을 일으킨 것이지. 그리고 마릴라 아주머니도 시력이 많이 안 좋아지셔서 요양을 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었지. 은행이 망한 것은 타격이 컸단다. 그린 게이블스를 팔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어. 이런 때에 앤은 레이먼드 대학으로 떠날 수 없다고 생각했어. 자신이 돈을 벌어서 그린 게이블스를 지켜야 한다고 생각했지.

그래서 집에 있기도 했어. 에이번리의 학교에서 선생님을 하면 가장 좋은데, 그것은 이미 길버트가 하기로 되어 있었단다. 착한 길버트가 가만 있겠니, 앤의 그런 사정이 있는 것을 알자마자 그 자리를 양보하고 자신은 이웃 동네의 학교로 가기로 했단다. 그렇게 앤은 에이번리에서 새로운 생활을 시작하게 되었단다. 에이번리의 새로운 선생님으로 말이야

여기까지가 <빨간 머리 앤>의 이야기란다. 아빠가 이어서 후속편인 <에일번리의 앤>도 읽었는데, 그 이야기도 조만간 해줄게. 책이 좀 두껍긴 하지만, 재미있어서 너희들도 읽을 수 있더구나. 물론 동화책으로 각색된 것을 읽어봤지만, 이 책도 한번 읽어보길책을 읽다 보면 드라마 속 주인공이 머릿속에 앉아서 기분 좋은 조잘거림으로 이야기해주는 것이 들리는 듯할 거야. 아참, 책에는 좋은 문구들도 많은데, 아빠가 가장 좋아했던 부분은 아침을 예찬한 글이란다. 아빠의 아침은 출근길에 늘 괴로운데 말이야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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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

이런 아침에는 세상이 온통 사랑스럽지 않나요? 시냇물의 웃음소리가 여기까지 들려와요. 시냇물이 얼마나 유쾌한지 아세요? 언제나 웃고 있어요. 겨울철에도 얼음 밑에서 웃는 소리가 들려요. 초록 지붕 집 근처에 시내가 있어서 얼마나 좋은지 몰라요. 어차피 여기서 살지도 못할 건데 무슨 상관이냐 싶으시겠지만, 그렇지 않아요. 다시는 보지 못한다 해도 전 초록 지붕 집에 시내가 있었다는 사실을 항상 기억할 거예요. 만약 없었다면 그곳에 시내가 꼭 있어야 하는데, 하는 아쉬움이 늘 따라다닐지 모르거든요. 전 오늘 아침엔 절망의 구렁텅이에 빠져 있지 않아요. 아침엔 절대 그럴 수가 없어요. 아침이 있다는 건 정말 멋진 일 아니에요? 하지만 지금은 무척 슬퍼요. 방금 전까지만 해도 아주머니가 바라시던 아이는 바로 저이고, 여기서 언제까지나 살게 되었다는 상상을 하고 있었거든요. 그런 상상을 하는 동안에는 큰 위로가 됐어요. 하지만 상상의 가장 나쁜 점은 깨어날 때 마음이 아프다는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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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

책의 첫 문장 : 레이첼 린드 부인은 에이번리 마을의 큰 길이 작은 골짜기로 꺾여 내라가는 곳에 살고 있었다.

책의 끝 문장 : 하느님은 하늘에 계시고 세상은 평안하도다


나중에 알아볼 것들을 생각하는 일도 근사하지 않나요? 살아 있다는 게 기쁘게 느껴지거든요. 세상엔 재미있는 일이 참 많아요. 우리가 모든 걸 다 안다면 사는 재미가 반으로 줄어들 거예요. 안 그래요? 그러면 상상의 나래를 펼칠 일도 없겠죠? 그런데 제가 말이 너무 많나요? 모두들 그렇게 말해요. 제가 입을 다물고 있는 게 좋으세요? 아저씨가 그렇다면 조용히 할게요. 전 마음만 먹으면 아무리 어려워도 그만둘 수 있거든요. - P31

어머, 어떤 일이든 기대하는 데 그 즐거움의 반이 있는 걸요. 혹시 일이 잘못된다 해도 기대하는 동안의 기쁨은 누구도 뺏을 수 없는 거예요. 물론 린드 아주머니는 ‘아무것도 기대하지 않는 사람은 실망할 일도 없으니 다행이다’라고 말씀하셨지만, 전 실망하는 것보다 아무것도 기대하지 않는 쪽이 더 나쁘다고 생각해요. - P168

전 초록 지붕 집에 온 뒤부터 실수를 많이 저질렀는데, 그 실수들은 하나같이 저의 큰 단점들을 고치게 해줬어요. 자수정 브로치 사건으로 제 것이 아닌 물건에는 손을 대지 않게 됐고요. 유령의 숲 일은 상상에 너무 빠져 드는 버릇을 고치게 해줬어요. 진통제 케이크 사건으로, 요리할 때 신중하지 못한 습관을 버리게 됐고요. 염색 사건을 겪으면서는 허영심이 없어졌어요. 이젠 더 이상 머리나 코에 대해 생각하지 않아요. 적어도 거의 하지 않는다고 볼 수 있죠. 그리고 오늘 실수는 지나치게 낭만을 찾는 습관을 고쳐 줄 거예요. - P397

지난 한 해 동안 다들 열심히 잘해 주었어요. 여러분은 즐겁고 신나게 방학을 보낼 자격이 있어요. 밖에서 마음껏 뛰어 놀면서 다음 학년을 위한 건강과 활기와 포부를 가득 채우도록 하세요. - P428

글쎄, 난 다이아몬드가 없어 평생 위안받지 못하더라도 나 아닌 다른 사람이 되긴 싫어. 난 진주 목걸이를 한 초록 지붕 집의 앤으로 충분히 만족해. 분홍 드레스를 입은 부인의 보석 못지않게 이 목걸이에 담긴 매슈 아저씨의 소중한 사랑을 난 알고 있으니까. - P472

전 조금도 변하지 않았어요. 정말이에요. 그저 쓸모없는 가지를 잘라 내고 새 가지를 뻗었을 뿐이에요. 초록 지붕 집에 있는 진짜 제 모습은 한결같아요. 제가 어디를 가든 겉모습이 어떻게 변하든 전 조금도 달라지지 않아요. 마음속엔 항상 어린 앤이 있어서 마릴라 아주머니와 매슈 아저씨와 정겨운 초록 지붕 집을 날마다 더욱더 사랑할 거예요. - P4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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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돌이 2021-04-02 10:34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아 사랑스러운 앤!!
어린 시절을 앤과 함께 보낼 수 있다는게 얼마나 좋았던지...
저희 집 애들은 별로 안 좋아하더라구요. 환경의 차이인지 시대의 차이인지...
그래서 아이들과 함께 이 책을 읽을 bookholic님이 부럽네요. ^^

bookholic 2021-04-02 20:08   좋아요 1 | URL
드라마 <빨간 머리 앤>을 아이들과 함께 보심이....^^
우리 집도 드라마 먼저~~~
각색이 많이 되어있지만, 재미있었어요~~
정말 사랑스럽더군요...

모나리자 2021-04-02 10:51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저도 빨간머리앤 아주 좋아해요!
예전에 10권짜리로 여러번 읽은 적도 있어요.
앤은 정말 사랑하지 않고는 못배기는 존재이지요.^^

bookholic 2021-04-02 20:11   좋아요 3 | URL
앤을 읽었다면 앤을 좋아하지 않을 수 없을 것 같아요~~^^
10권짜리를 여러 번 읽으시다니... 대단하십니다...
즐거운 주말 되시고요~~^^

초딩 2021-05-08 18:3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이달의 당선작 넘넘 축하드려요!!!! ^^

bookholic 2021-05-08 20:28   좋아요 0 | URL
ㅎㅎ 고맙습니다~~~
초딩님 비롯한 이웃님들 덕분인 것 같아요^^
즐거운 주말 되십시오~~

서니데이 2021-05-08 22:0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달의 당선작 축하드립니다^^
좋은 주말 보내세요.^^

bookholic 2021-05-08 22:39   좋아요 1 | URL
정말 고맙습니다~~~
늘 알라딘서재의 초기 화면을 장식해주시는 서니데이 님의 멋진 글들...
앞으로도 쭉~~ 부탁드립니다^^
즐거운 일요일 되시길 바랍니다.

이하라 2021-05-09 09:0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달의 당서작 축하드려요^^
즐거운 날 되세요~

bookholic 2021-05-09 16:35   좋아요 0 | URL
고맙습니다~~~ 늘 ˝좋아요˝ 버튼도 감사하고요~~
얼마 남지 않은 일요일, 즐거운 시간 되시길...^^
 

1930년대 중반은 식민지 조선의 현실과 가치체계가 파국을 향해 가고 있었을 때였다. 이에 대응하는 방식으로 백석은 일본 제국주의가 드리운 그늘에서 시인만이 할 수 있는 일을 상상하였다. 그것은 과거의 재생을 통해 현실의 몰락을 타개해나가는 것이라고 판단했다. 백석은 주관적 감상주의와 계몽주의를 넘어선 ‘그 무엇‘을 찾고자 했다. 그 무엇‘은 새로운 미적 인식을 바탕으로 자신의 시를 구체화시키는 것이었다. 당시 시단을 휩쓸었던 카프 계열의 사회주의 문학론은 지나치게 계몽성이 강해 백석이 받아들이기 어려운 것이었다. 소통이 불가능한 이상의실험주의도 마찬가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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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6-177)

그 나이쯤 되면 말입니다, 카툴루스, 원로원의 우위를 무너뜨리는 게 당신들 극단적인 보수 세력과 그 고양이 똥구멍 같은 입이라는 걸 당신도 깨달을 줄 알았습니다.” 카이사르는 냉정하게 말했다. “저는 로마를 믿고 원로원을 믿습니다. 하지만 당신들은 당신들의 무능함으로 인해 필요해진 변화마저도 반대함으로써 문제를 확대하고 있습니다.


(430)

선거운동은,” 카이사르는 생각에 잠기며 말했다. “단지 뇌물을 쓰고 안 쓰고의 문제가 아니에요. 저 꽉 막힌 멍청이들은 아무도 그걸 모르지만요. 설령 제게 그러고 싶은 마음이나 돈이 있다고 해도, 뇌물은 제가 사용할 엄두를 낼 수 없는 수단이지요. 제가 어떤 선거의 후보라고 하면 제 피를 노리고 으르렁댈 원로원의 늑대가 반백 명은 될 테고, 투표수나 기록이나 관료나 하나도 예외 없이 조사 대상이 될 겁니다. 하지만 세상에는 뇌물 말고도 여러 책략이 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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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돌이 2021-03-31 00:11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이 책 보면서 로마인들이 생각하고 말하는 방식이 지금과 너무 달라서 깜짝 놀랐어요. 그기 전 그렇게 신기하고 재밌더라고요

bookholic 2021-03-31 00:59   좋아요 1 | URL
네, 많이 다르더군요.. 시대가 다르고 장소가 다르니...
그런데 원로원에서 싸우는 모습은 똑같아요.. 시대가 다르고 장소가 다름에도 불구하고요...^^
하루 남은 2021년 3월 마지막 하루, 행복한 하루 되시길~~
 
닥치는 대로 끌리는 대로 오직 재미있게 이동진 독서법
이동진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17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사랑하는 딸과 아들에게 보내는 독서편지

 

0.

책이 생겨난 이후 많은 사람들이 책을 읽는단다. 너희들도 글을 깨치고 난 이후 책들을 읽잖니, 책을 읽는 이들 중에는 자신들이 읽은 책에 대해 다른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누기도 한단다. 그래서 독서 모임이나 동호회 같은 것도 있어. 그런 오프라인이 어려운 사람들은 온라인을 통해서 책의 이야기를 나누곤 한단다. 아빠도 적극적이지는 않지만, 온라인으로 책에 대한 이야기를 주곤 받곤 하지. 다른 사람들의 글을 통해서 새로운 책을 알게 되는 경우도 많아. 그리고 그런 사람들 중에는, 그런 책이나 자신만의 책 읽는 방식에 대한 글을 책으로 엮는 이들도 있단다. 아빠도 그런 종류의 책을 가끔 읽곤 하단다. 그들로부터 독서법을 배우기도 하고, 아빠가 몰랐던 책을 알게 되기도 하고 말이야. 이번에 읽은 <이동진 독서법>이라는 책도 그런 종류의 책이란다.

이 책을 쓴 사람은 책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이동진이라는 분이란다. 직업이 참 다양한 사람이야. 텔레비전 방송에서 나오시고, 기자 일도 하시고, 영화 평론가로도 유명하단다. 그리고 책에 관한 팟캐스트 <빨간 책방>의 진행자로도 유명하단다. 아빠가 <빨간 책방>을 즐겨 듣는 것은 아니지만, 아빠가 읽은 책 중에 좀 어렵게 읽은 책들에 대한 설명을 들어보기 위해 들어본 적이 있단다. 이번에 읽은 그의 책을 읽어 보니, 그가 엄청나게 많은 책들을 가지고 있는 장서가이기도 하구나.  1 7천여 권을 가지고 있다니 말이야. 물론 그 책을 다 읽지는 않았다고 했어. 이 말에 위안을 삼아야겠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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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저의 서재에는 물론 다 읽은 책도 상당하지만 끝까지 읽지 않은 것도 많습니다. 서문만 읽은 책도 있고 구입 후 한 번도 펼쳐보지 않은 책들도 있습니다. 그런데 저는 그것도 독서라고 생각합니다. 책을 사는 것, 서문만 읽는 것, 부분부분만 찾아 읽는 것, 그 모든 것이 독서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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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도 그 분만큼 책이 많지는 않지만, 사두고 읽지 않은 책이 꽤 되고, 그러면서도 또 책을 사니까 말이야. 심지어 읽지 않고 있다가 책이 변색이 될 정도로 시간이 흐른 것도 있어.


1.

이동진 님은 책을 좋아하는 부모님들 덕분에 어렸을 때부터 많은 책들을 읽었다고 하더구나. 그렇게 오랫동안 책을 읽으면서, 자신만의 책 읽는 방식이 생겨난 것 같아. 이 책에 그런 자신만의 책 읽는 방식을 이야기해주는데, 몇 가지 인상적인 것을 알려줄게. 먼저 책을 사려고 살펴볼 때 3분의 2 지점을 들쳐본다는 점이야. 보통 사람들은 책을 사려고 하면, 가장 먼저 보는 곳이 책의 앞부분일 텐데, 3분의 2 지점일까? 바로 그 부분이 지은이의 필력이 가장 떨어지는 부분이라고 하는구나. 그래서 그 부분도 재미있으면 책 전체가 재미있다는 이유야. 오호, 수긍이 가더구나. 아빠도 그런 적을 느낀 적이 많거든.. 책의 앞부분을 좋은 글이 많다가 뒤로 갈 수록 적어지는 느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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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7)

왜 하필이면 3분의 2 지점을 보는 거냐면, 저자의 힘이 가장 떨어질 때가 바로 그 부분입니다. 무슨 책이든 시작과 끝은 대부분 나쁘지 않습니다. 저도 책을 낼 때 그렇습니다. 원고를 배열할 때 잘 쓴 걸 앞에 둡니다. 왜냐하면 사람들은 앞쪽부터 읽어나갈 테니까요. 한편 맨 뒤부터 슬쩍 보는 사람들도 적지 않습니다. 그러니까 그 다음으로 중요한 것은 맨 뒤에 넣죠. 바로 그래서 3분의 2쯤을 읽으면 저자의 약한 급소를 볼 수 있는 것입니다. 그 부분마저 훌륭하다면 그 책은 정말 훌륭하니까 그 책을 읽으시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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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리고 이동진 님뿐만 아니라, 독서 전문가들이 가끔 이야기하곤 하는 어려운 책 읽기. 남들이 어렵다고 그냥 외면하지 말고, 한번 도전해 보라고 하는구나. 아빠도 어려운 책은 어려운 책대로 의미가 있다고 생각하고 도전을 하는 경우가 있어. 100퍼센트 이해를 하지 못해도, 아주 조금이라도 그 책을 통해서 얻을 수 있는 것이 있다고 생각하거든. 누군가는 그런 이야기를 했지. 책은 제목만 읽어도 도움이 된다고 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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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8)

독서를 즐기는 것과 어려운 책에 도전하는 것은 전혀 다른 이야기가 아닙니다. 어려운 책을 통해 지적인 성취감을 얻는 동시에 독서력에도 도움을 받는다면 그다음에 다른 책을 훨씬 더 즐겁게 읽을 수 있거든요. 가끔은 생소하고 어려운 분야의 책에 도전해보세요. 일단 시작해보면 생각했던 것만큼 아주 힘든 일은 아닐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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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동진 님이 약간 후회를 하는 것이 중고등학교 때 책 읽기에 있어 편식을 했다는 점이야. 십대 때에 과학 분야에 대한 책 읽기를 소홀히 해서 나중에 커서 과학 분야의 책을 이해하는데 좀 힘들었다고 했어. 그러면서, 십대에서 이십 대는 책을 깊이 읽는 것보다 책을 넓게 읽는 것이 중요하다고 하는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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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8)

과학 분야 같은 것도, 중고등학교 때 기본적인 책을 재미있게 읽었더라면 나중에 책 읽기 훨씬 좋았을 텐데 싶어요. 지금은 독서에서 넓이가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하는데, 상대적으로 한창 책에 깊이 빠져든 중고등학교 때 저는 깊이를 더 중시했던 것 같아요. 그게 좋기도 했지만, 특히 십 대에서 이십 대는 책을 넓게 읽는 게 굉장히 중요한 거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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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행복은 멀리 있는 것이 아니라는 말들을 많이 한단다. 소소한 행복이 자주 있는 것이 좋을까? 큼지막한 행복이 가끔 있는 것이 좋을까? 아빠는 소소한 행복이 자주 이어지는 것이 좋다고 생각해. 이동진 님도 그런 소소한 행복이 이어질 수 있는 방법으로 책 읽기를 권하고 있단다. 책 읽기가 습관이 되면 행복이 이어질 수 있다고 말이야. 아빠도 공감한단다. 아빠가 책을 제대로 읽기 시작한 지 20년이 되었구나. 아빠도 늘 작은 행복의 물결이 아빠의 영혼을 치는 것 같았어. 앞으로도 날마다 책을 읽어볼 생각이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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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 동안에 일하느라 힘들었으니까 오늘 저녁은 한 번도 안 가본 곳에 간다거나 그런 게 우리는 행복이라고 생각하는데, 저는 습관 부분에서 재미를 느껴야 한다고 생각해요. 나머지는 오히려 쩔쩔매는 시간이에요. 뭘 해야 할지 잘 모르겠는 거죠. 그런데 패턴화되어 있는, 습관화된 부분이 행복한 사람이 있다고 해보세요. 그러면 그 인생은 너무 행복한 거죠. 시공간 속에서 매번 판단해야만 살아남을 수 있는 인간이 실존적으로 세상을 향해서 갑옷을 두르는 게 최상의 행복 기술인데 그 습관 중에 독서가 있다면 너무 괜찮은 거죠. 예를 들어 매일매일이 습관으로 빼곡한데, 모처럼 이번 달 말일에 두 시간 정도 여유가 생겼다. 그러니 책을 한번 읽어보자. 그러면 책 읽는 게 행복이 아니라 쾌락인 거예요. 그런데 습관화되어 매일 책 읽는 사람이 있다고 쳐보세요. 저녁 먹기 전까지 30분 정도 시간이 있으면 책을 자동적으로 펼치는 거예요. 그건 행복인 거예요. 똑같이 책을 읽어도 쾌락이 될 수도, 행복이 될 수도 있는 거죠. 다만 쾌락은 지속 불가능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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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마지막은 이동진 님이 분야별로 추천해준 책 500권의 목록이란다. 500권의 추천리스트를 뽑을 수 있다니 대단하시구나. 그 목록에는 아빠가 이미 읽은 책, 읽으려고 재워둔 책, 어려울 것 같아서 알지만 읽지 않으려고 한 책, 제목조차 모르는 책들로 나눌 수 있겠구나. 아빠가 뭘 읽어야 할 지 모를 경우에 참고하면 좋겠지만, 앞서도 이야기했지만, 읽으려고 사두고 읽지 않은 책이 너무 많아서 지금은 그 추천목록이 도움은 안되겠구나. 나중에라도 참고를 해야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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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자 나름의 독서법이 있단다. 아빠도 아빠 나름이 독서법이 있고, 너희들도 아마 너희들 나름대로 독서법이 있을 거야. , 생각해 보니 아빠의 독서법을 너희들에게 이야기를 해 준 적이 없는 것 같구나. 이제 너희들도 어느 정도 자랐으니, 책에 대한 이야기뿐만 아니라, 책을 어떻게 있는지에 대한 이야기를 한번 나눠야겠구나. , 그럼 오늘은 이만~

 

PS:

책의 첫 문장 : 책을 펼쳐 들면 순식간에 나만 남습니다.

책의 끝 문장 : 선택을 하려면 나머지 것들을 포기해야 하니까요.

책을 펼쳐 들면 순식간에 나만 남습니다. 사람으로 가득 찬 한낮의 카페 한가운데 좌석에서든, 시계 초침 소리만이 공간을 울리는 한밤의 방 한구석에 홀로 기대 앉아서든, 모두 그렇습니다. 책을 읽는다는 것은 필연적으로 고독한 경험이지만, 그 고독은 감미롭습니다. - P5

토마스 아퀴나스라는 중세 철학자가 이런 말을 했어요. "세상에서 가장 위험한 사람은 단 한 권의 책을 읽은 사람이다." <독일인의 사랑>을 썼던 막스 뮐러는 "하나만 아는 자는 아무것도 알지 못하는 자이다."라고 말했어요. - P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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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파랑 2021-03-30 07:1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이 책 정말 좋았습니다. 이책 보고 독서법을 따라한 기억이^^ (추천 도서중 안읽어본게 대부분이었던..)

bookholic 2021-03-30 08:26   좋아요 1 | URL
네... 저도 잘 읽었습니다^^
새파랑 님의 정성스런 리뷰도 늘 잘 읽고 있습니다.
어떤 독서법이시길래 저리 책을 빨리, 많이 읽으실까? 이런 생각을 하면서 말이죠...^^
오늘도 미세먼지가 장난 아니던데, 미세먼지 피하시면서 즐거운 하루 되십시오~~^^

파이버 2021-03-30 10:3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10대 20대에 책을 넓게 읽는 것이 중요하다는건 정말 맞는 말 같아요:-) 북홀릭님의 독서법도 궁금해집니다^^!

bookholic 2021-03-30 20:43   좋아요 1 | URL
그런데 그때는 재미있는 책들만 찾는 것 같아요.. 저는 그때 아예 책과 담을 쌓았지만요^^
저의 독서법 1순위는 알라디너님들이 재미있다는 책들 쫓아가기입니다~~
즐거운 3월의 마지막 이틀 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