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생물 전쟁 - 우리 몸을 지키는 아주 작은 것들의 세계 만화로 세상에 눈뜨다 1
아일사 와일드.제레미 바 지음, 벤 허칭스 그림, 강승희 옮김, 서민 감수, 브라이오니 바 / 반니 / 201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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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딸과 아들에게 보내는 독서편지

 

0.

아주 짧은 만화책 한 권을 읽었단다. <미생물 전쟁>이라는 책인데, 과학 만화라는 생각에 호기심이 들어 읽었어. 책이 120페이지 정도 밖에 안 되는데, 그 중에 만화는 그 절반 정도이고, 나머지 절반은 부록으로 만화에 나온 용어나 배경을 설명해 주고 있단다.

만화의 줄거리는 아주 간단하단다. 때는 1916. 1차 세계대전이 한창인 프랑스 서부전선. 구호소에서 일하는 간호사 애니 바나비가 겪은 이야기란다. 이질 환자를 치료하다가 자신도 이질에 감염이 된단다. 그리고 주된 이야기는 박테리아에 감염된 애니 바나비의 몸 속에서 벌어지는 이야기란다. 이질 환자의 응가에 앉았던 파리가 빵에 앉고, 그 빵을 먹은 애니 바나비의 몸 속으로 들어간 박테리아. 엄청난 번식력으로 애니 몸을 공격하는 박테리아와 애니의 몸 속에 있던 미생물들과의 전쟁이 시작된단다. 세계대전보다 더 치열한 전쟁이 애니의 몸 속에서 애니의 생명을 두고 처절한 싸움이 벌어진단다. 외부에서 침입한 치명적인 박테리아가 이기면 애니는 죽고, 애니의 생명을 지키려는 미생물들이 이기면 애는 사는 것이란다. 애니의 죽음의 위기가 있었지만, 결국 몸 속 착한 미생물들의 승리로 애니는 회복하는 이야기로 끝을 맺는단다.

1.

일 년이 넘도록 지구의 모든 사람들이 코로나 바이러스로 고생을 하고 있단다. 일 년만 잘 참으면 끝나겠지, 이렇게 생각한 사람들이 대부분이었을 텐데, 아직도 끝의 기미가 잘 보이지 않는구나. 코로나 바이러스가 생겨난 이후, 코로나 바이러스에 관한 책들도 많이 나왔단다. 별로 읽고 싶지 않았어. 지긋지긋 놈들이라는 생각에바이러스는 지구상의 다른 모든 생명체를 합한 것보다 많은 수가 존재한다고 하는구나. 그래서 생물학계의 암흑물질이라고 부른다고 하네바이러스에 대해 알고 있는 것의 없기 때문에 말이야. 그러니 코로나 바이러스에 대해서는 이렇게 오랫동안 대처를 못하고 있는 거잖니

그런데 유익한 바이러스도 있다고 하는구나. 앞서 만화의 줄거리를 이야기하면서, 외부에서 침입한 박테리아와 싸우는 몸 속의 착한 미생물들이 있다고 했잖아. 그 착한 미생물들 중에는 박테리오파이지란 것이 있는데, 이것이 바로 박테리아를 처단하는 착한 바이러스라고 하는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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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3)

박테리오파아지(또는 파아지)는 박테리아를 감염시키는 바이러스 종류다. ‘Bacteria(박테리아)’와 그리스어 ‘phagein(먹다라는 뜻)’이 합쳐진 이름이다. 두 단어를 합하면 실제로 박테리아 포식자라는 뜻이 된다.

박테리오파아지는 지구상에서 가장 숫자가 많은 생물학적 개체다. 지구상에 10마리의 파아지가 존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0 31개나 붙는 숫자로, 우주에서 관측되는 별보다 많은 숫자다. 파아지를 한 줄로 쌓아올리면 1억 광년 높이까지 올라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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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렇게 많은 수의 생명체가 우리의 몸 속에 있다니, 우리 몸 속은 또 하나의 작은, 아니 큰 우주인가 보구나. 그건 그렇고 제발 이제 코로나 바이러스를 누군가 싹 데리고 먼 우주로 떠났으면 좋겠구나. 오늘은 아주 짧게 편지를 마치마.

PS:

책의 첫 문장 : 1916 8 23, 1차 세계대전, 프랑스

책의 끝 문장 : 항생제에 대한 박테리아의 내성이 증가하면서 위기가 고조되고 있기 때문이다.


지구상에는 다른 모든 생명체를 합한 것보다 많은 수의 바이러스가 존재한다. 이제 바이러스는 생물학의 ‘암흑 물질’로 여겨지고 있다. 왜냐하면 존재한다는 사실은 알지만, 아직은 그들에 대해 아는 것이 거의 없기 때문이다! 오늘날 과학자들은 바이러스, 특히 살균 바이러스에 주목하고 있다. 그러니 앞으로 몇 년 뒤면 지금보다 많은 사실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 P100

시겔라나 살로넬라 같은 일부 박테리아는 숙주에게 해를 끼치는 기생세균으로 분류되지만, 대부분의 장내 미생물은 유익균으로 간주된다. 유용한 비타민, 영양소 그리고 호르몬을 만들기 때문이다. 해롭거나 기생하는 미생물조차 낮은 정도의 자가면역 질환을 유도함으로써 우리의 면역체계를 훈련하는 데 도움을 준다. - P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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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제린
크리스틴 맹건 지음, 이진 옮김 / 문학동네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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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딸과 아들에게 보내는 독서편지

 

0.

인터넷 서점 들락거리다가 알게 된 책. 크리스틴 맹건 님의 소설 <탄제린>이라는 소설을 읽었단다. 매혹적인 한 여인의 사진으로 된 책 표지에 안 끌렸다고는 말하지 않을게. 그래도 이번에는 책에 대한 소개를 읽어 보고, 추리 심리 소설을 좋아하는 아빠의 취향과 맞아 떨어져 읽은 것이란다. 소설의 제목 탄제린(tangerine)’은 아빠가 알고 있기로는 인데 왜 소설 제목을 귤로 했을까, 궁금했단다. 그것도 소설의 배경이 되는 1956년 모로코 탕헤르라는 도시인데 말이야. 모로코에 귤이 재배나 될까? 이런 생각도 들었어. 그런데 책을 읽다 보니, 탄제린이 귤이라는 뜻도 있지만, 탕헤르 사람이라는 뜻도 있다는구나. 이 소설의 배경이 되는 모로코의 도시 탕헤르 사람. 모로코 하면 카사블랑카만 알지, 탕헤르라는 도시가 있다는 것은 이번에 처음 알았단다.


1.

때는 1956. 모로코 탕헤르. 앨리스는 1년 전에 가슴 아픈 경험이 있었어. 미국에서 대학 생활을 하다가 그 아픈 경험으로 모든 것을 때려 치우고, 영국에 돌아와 고모의 집에서 생활했단다. 앨리스는 15살 때 부모를 잃고 고아가 되었는데, 갑부인 고모가 보살펴주고 후원을 해주었단다. 영국에 돌아와 있는 동안 고모의 소개로 존이라는 남자와 결혼을 했는데, 앨리스의 이상형은 아니었고, 자신의 상처를 잊기 위해 결혼한 것처럼 보였어. 존과 앨리스는 결혼을 하고, 존의 계획에 따라 탕헤르로 이사왔단다. 존은 그곳 사람들과 잘 어울리고 생활했지만, 앨리스는 적응을 잘 못했어. 그래서 늘 집에만 처박혀 지냈고, 탕헤르가 뭐가 유명한지 어떤 일들이 벌어지는지도 잘 몰랐어.

루시. 앨리스의 대학 때 절친. 그러나 1년 전 앨리스가 겪은 가슴 아픈 경험 이후 멀리 지냈어. 루시는 우연히 앨리스의 탕헤르 주소를 알게 되었고, 앨리스를 무작정 만나려고 탕헤로로 왔단다. 사전에 이야기하지 않고 왔던 거야. 루시를 만난 앨리스의 반응이 궁금증을 자아냈단다. 앨리스는 루스를 본고 반가워 하기는 커녕 당황한 기색이 얼굴에 그대로 드러났거든. 하지만 먼 길을 찾아온 친구니까 자신의 집에 머물라고 할 수밖에 없었어. 앨리스의 남편 존은 직설적인 어법으로 앨리스를 맞이해서 기분을 상하게 하는데 일조했어. 소설이 어떤 방향으로 흘러갈까? 루시가 앨리스의 남편 존과 어떻게 되는 걸까? 이런 생각을 하면서 페이지를 넘겼단다.

앨리스와 루시는 대학 초년생 때 같은 방을 쓰는 룸메이트였어. 엄청 친했어. 루시도 어렸을 때 부모님을 잃었다고 하여, 앨리스는 더 친하게 지낼 수 있었어. 서로의 아픔을 이해할 수 있다고 생각했지. 그런 생활이 일 년 넘게 이어지다가, 앨리스가 톰이라는 남자친구가 생겼어. 그러면서 앨리스는 톰과 많은 시간을 갖게 되었단다. 단짝 루시와는 좀 소홀해졌는데, 루시가 이상한 행동을 보인 건 그 때부터였던 것 같아. 루시가 앨리스의 물건을 훔치거나, 허락 없이 사용하기도 했어. 앨리스는 친한 친구라 생각하고 그냥 참고 넘기려고 했단다. 그런데, 자신의 엄마 유품까지 허락 없이 가져 가고서, 나중에는 그게 자기 것이라고 하는 거야. 그들 사이의 균열이?


2.

다시 현실로 돌아오자꾸나. 루시는 탕헤르에서 유세프라고 하는 유명한 사기꾼을 알게 되었어. 루시는 유세프가 사기꾼이라는 것을 알면서 계속 만났어. 그러면서 자신을 소개할 때 앨리스라고 했단다. 루시도 만만치 않은 사기꾼 기질이 있어 보이는구나. 루시는 존이 십대 후반 미모의 여자와 바람 피우는 것을 봤어. 어떻게 하면 앨리스에 자연스럽게 이 사실을 알려줄까 고민하던 루시. 앨리스와 함께 이웃 도시로 여행을 하기로 했단다. 그리고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다가 존의 불륜을 이야기했는데, 앨리스는 이미 알고 있다고 했단다.

이쯤 되면 루시가 앨리스에 친구 이상의 감정을 가지고 있음을 읽는 이들이 의심하게 될 거야. 아빠도 그랬으니눈치 빠른 이들은 더 빨리 알아챘을 거고. 루시는 앨리스에게 친구 이상의 감정을 가지고 있었단다. 하지만 그 사실을 앨리스에게 이야기하지 못했어. 앨리스는 자기와 같은 부류의 사람이 아니라는 것을 알았거든. 루시가 앨리스에게 고백을 하면 도망갈 것이라 생각하고 이야기는 못하고, 주위를 맴 돌던 것이었어. 루시가 앨리스의 물건을 가져가거나 앨리스의 옷을 훔쳐 입은 것도 앨리스를 잃을까 봐 그런 것이고, 그립고 사랑하기 때문에 한 행동이야. 하지만 잘못된 행동은 것은 맞지사랑을 받지 못하니 스토킹을 한 거니까

둘 만의 여행이 자연스러운 분위기가 만들어지면, 루시는 그토록 원하던 앨리스와 키스를 하게 되었단다. 기분이 좋아진 루시는 실수를 했어. 그것은 바로 앨리스의 옛 애인 톰의 이야기를 꺼낸 거야.

, 이제 앨리스의 1년 전 잊고 싶은 그 사건에 대해 이야기를 해주어야겠구나. 1년 전 톰은 자동차 사고로 죽고 말았단다. 그 직전 앨리스와 루시가 말다툼을 하고, 앨리스는 루시에게 결별 선언을 하고 톰과 자동차를 타고 길을 떠났는데, 그만 브레이크 고장으로 교통사고가 나고, 앨리스는 간신히 차에서 빠져 나와 살았지만, 톰은 그러지 못하고 죽고 말았단다. 그런데 사고는 우연한 사고가 아니고, 루시가 브레이크를 사전에 고장 낸 것이란다. 그 사고가 있은 후 앨리스는 영국으로 돌아갔던 것이고 얼마 후 존과 만나 결혼을 한 뒤에 탕헤르에서 살고 있는 것이었어

루시는 신문에서 톰의 부고 소식을 보고, 앨리스도 죽은 줄 알았어. 한참 뒤 우연히 길거리에서 앨리스의 고모를 만나고, 앨리스가 결혼해서 탕헤르에서 살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고, 탕헤르까지 찾아온 것이란다. 루시가 톰 이야기를 꺼내자 아픈 과거가 다시 떠오르고, 앨리스는 루시에게 자신을 떠나달라고 이야기했어. 진작에 그랬어야지하지만, 루시는 떠나지 않고 앨리스 주변에 머물렀어. 그리고 존이 사라졌단다. 실종이었어. 어디 갔을까? 앨리스는 루시를 의심했어.

앨리스는 고모에게 도움을 요청했단다. 하지만 앨리스의 생각대로 돌아가지 않았어. 싹싹한 루시는 앨리스의 고모를 완전히 자기 편으로 만들었어. 고모는 어려서 부모를 잃고 정신으로 힘들어하던 앨리스를 기억하고 있었어. 그런데 일 년 전 사랑하던 애인이 또 죽었으니 얼마나 힘들겠어. 그래서 앨리스의 말을 잘 믿지 않았단다. 정신 쇠약 때문에 잘못 기억할 수도 있다고 생각했지, 반면, 루시의 말만 철썩 같이 믿었어.


3.

이제 앨리스는 루시의 정체를 알고 있는 사람을 만나야 했어. 그래서 유세프를 만났지. 유세프는 루시가 존을 죽이는 것을 목격했고, 루시에게 그것을 이용하여 돈을 뜯어내려고 했지만, 루시의 계략에 의해 오히려 자신이 감옥에 들어간 신세가 되었단다. 탕헤르에게 사기꾼으로 유명한 자신의 말을 믿는 경찰은 아무도 없다고 한탄했어. 자신이 유세프의 정체와 범행 사실을 이야기해도 증거가 없기 때문에 자신의 말을 경찰들이 믿지 않을 거라고 했어.

….

얼마 뒤, 존의 시신이 발견되었어. 앨리스는 처음에는 존의 시신을 확인하러 경찰서에 갔는데, 루시가 만들어 놓은 함정에 빠져 존을 죽은 용의자로 경찰서에 들락날락 하게 되었어. 앨리스는 빠져나올 수 없는 함정이 빠졌고, 결국 자살을 시도했지만, 실패하고 스페인에 있는 정신병원에 입원하게 되었단다.

한편, 루시는 앨리스로 위장을 해서 은행에서 앨리스의 거금을 빼내서 도망을 갔단다. 그렇게 소설이 끝나 버렸어. 와우~ 루시는 잡히지 않고 소설이 끝나버렸구나. 소설의 오랜 전통 권선징악의 법칙을 깨버린 결말이구나. 소설 <리플리>가 생각이 났단다. 악인의 해피엔딩. <리플리>처럼 루시를 주인공으로 한 후속작이 나오려나...

이 소설의 지은이 크리스틴 맹건 님은 이 <탄제린>이라는 소설이 첫 장편 소설이라고 하는데, 이미 영화 판권으로 팔렸다고 하니 대단하시구나. 그 영화에 스칼렛 요한슨이 출현하기로 했다고 하니 이 또한 기대되는구나. 스칼렛 요한슨이 맡게 될 배역은 앨리스일까? 루시일까? 책 표지는 강렬한 햇빛을 손으로 가린 매혹적인 여인의 사진이 있는데, 이 여인은 앨리스일까? 루시일까? 지은이 크리스틴 맹건의 다음 작품을 기대하게 하는 장편 처녀작, 잘 읽었단다.


PS:

책의 첫 문장 : 물에서 시신을 끌어올리는 데는 세 사람이 필요하다.

책의 끝 문장 : 마치 그녀가 다녀간 적이 없었던 것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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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돌이 2021-05-09 00:19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옆에 실제로 저런 친구가 있다면? 으스스해요. ㅎㅎ

bookholic 2021-05-09 00:49   좋아요 3 | URL
저런 친구가 옆에 있다면 인생이 스릴러일 듯 합니다.^^
상상하기도 싫습니다~~~
말썽 안 피우는 친구들에게 고마운 마음을 가져야겠어요....

미미 2021-05-09 00:25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여자 리플리라니 너무 궁금합니다!ㅋ.ㅋ

bookholic 2021-05-09 00:54   좋아요 4 | URL
제가 맷 데이먼을 좋아하는데요.
영화에서 맷 데이먼이 리플리 역할을 해서 그런지,
소설 <리플리> 시리즈를 읽을 때 마냥 밉지만은 않았어요...^^
<탄제린>의 루시 역할을 혹시 스칼렛 요한슨이 맡는다면, 루시가 마냥 밉지 않을 것 같은....ㅎㅎ

새파랑 2021-05-09 08:52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리플리가 뭔지 몰라서 찾아봤어요 ㅎㅎ 저도 서점에서 이책 표지가 인상적이었어서 궁금했었는데 읽어보고 싶어지네요 ^^

bookholic 2021-05-09 16:31   좋아요 1 | URL
한번 읽어보시고, 리플리와 루시 중에 누가 더 나쁜 사람인지 판단해주세요~~^^

레삭매냐 2021-05-09 13:20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예전에 원작 영화를 보고서
충격을 먹었던 기억이 납니다.

책은 어째 영화만 못하지 않
았나... 리메이크된 영화까지
봐서 그랬는지도 모르겠네요.

bookholic 2021-05-09 16:33   좋아요 1 | URL
저도 영화(맷 데이먼의 <리플리>) 먼저 봐서 그런지 소설보다 영화가 더 기억이 남아요^^
알랑 드롱의 영화는 보지 못했는데, 기회가 되면 함 보고 싶네요~~
 














(16)

천 년 전으로 시간을 되돌리면 전혀 그렇지 않았습니다. 당시의 문명 세계는 유럽이 아니라 콘스탄티노플을 수도로 삼았던 비잔티움 제국이었습니다. 1000년경 콘스탄티노플의 인구는 50만 명에 육박했던 반면 유럽 내에는 인구가 만 명이 넘는 도시조차 없었거든요. 도시 규모가 문명 발달의 절대적인 기준은 아니지만 그 규모를 통해 사회 조직의 체계나 운영 능력을 엿볼 수는 있죠. 아무튼 도시 규모를 기준으로 하면 이 시기 유럽과 비잔티움 제국은 비교 자체가 불가능한 수준이었습니다.


(57)

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 아직 도시 이름이 좀 낯설죠? 그렇지만 뜻을 알면 금방 이해가 될 겁니다. 산티아고는 야고보 성인이라는 뜻인데요, 성인을 뜻하는 세인트(Saint)’와 예수의 열두 제자 중 한 사람인 야고보의 스페인식 표현 야고(Yago)’가 합쳐진 말이에요. 콤포스텔라는 별의 들판이라는 뜻입니다. 합치면 야고보 성인의 별이 빛나는 들판이라는 의미가 되지요.


(106)

대성당은 규모가 큰 성당이라는 뜻이 아니라 주교가 자리한 지역에 있는 주교좌 성당을 가리킵니다. 참고로 주교는 기독교 사제 중 고위 성직자에 해당합니다. 주교가 맡은 지역이 크거나 중요할 경우 대주교로 격상시켜 부르고요.


(247-248)

그래서 중세인들은 교회를 천상의 공간처럼 건축하기에 이릅니다. 지상에서 신의 존재감을 느낄 수 있는 곳을 천국과 좀 더 가까운 공간으로 만드는 데 성공하죠. 그곳이 바로 고딕 성당입니다. 고딕은 건축적으로 보는 이를 압도하는 신비로운 힘을 가지고 있습니다. 중세인들은 그 힘을 이용하여 천상의 세계로 한 걸음 다가가려고 했죠. 직접 고딕 성당의 내부로 들어가보면 이 점을 확실히 느낄 수 있습니다.


(280)

사실 고딕이라는 표현은 후대 이탈리아 사람들이 만든 말입니다. 원래 중세에는 다른 이름으로 불렸죠. 쉬제르 자신은 라틴어로 오푸스 모데르눔이라고 일컬었는데, 스스로도 이 건축법이 새롭다고 생각했는지 현대적 양식이라고 불렀던 겁니다. 그리고 프랑스 밖에서는 이 양식을 오푸스 프란키제눔’, 프렌치 스타일이라고 불렀어요. 프랑스풍이라는 이야기인데 지금이야 메이드 인 프랑스하면 패션이나 음식 같은 것을 떠올리지만 이때는 고딕 성당을 떠올린 셈입니다.


(281)

사실 고딕이라는 용어는 고트족의 양식을 뜻합니다. 별로 좋은 뜻은 아니죠. 고트족은 로마를 멸망시킨 야만족의 상징이었기 때문에 고딕은 야만적이라는 단어와 동의어로 볼 수 있거든요. 중세 건축을 지칭하는 말로 고딕이라는 용어를 처음 사용한 사람은 바자리라는 16세기 이탈리아의 비평가로 알려져 있습니다. 르네상스 이후 시기 이탈리아 사람의 눈에는 알프스 산맥 너무 유럽에서 유행했던 중세 성당이 야만적으로 느껴졌던 거죠.


(308)

어쨌든 영국이 다채로운 고딕 천장을 만들 수 있었던 것은 중세 초기에 상당한 건축적 역량을 축적해두었던 덕분입니다. 앞서 살펴보았듯 정복왕 윌리엄에 의해 노르만 왕조가 세워지면서 영국에서 수많은 교회가 지어지고 엄청난 건축 붐이 일어났습니다. 영국 곳곳에 크고 웅장한 노르만 양식의 로마네스크 교회들이 들어섰던 모습을 기억할 겁니다. 당시 프랑스 노르망디에서 최첨단 건축을 이끌던 노르만왕조가 11세기 후반부터 영국에서도 새로운 건축을 시도하면서 유럽 건축사에서 선진적인 역할을 하게 되었고, 이 과정에서 잘 훈련받은 영국의 건축 장인들이 점차 대범한 시도를 했죠.


(335)

역사적으로 11세기 후반부터 유럽 곳곳에 진리를 탐구하는 대학들이 생겨났습니다. 그중 최초는 이탈리아의 볼로냐 대학이었죠. 볼로냐 대학의 설립은 1088년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1158년에는 신성로마제국 황제에게 정식 대학으로 인정받지요. 볼로냐 대학은 이렇게 해서 명실공히 세상에서 가장 오랜 역사를 지닌 대학교가 됩니다. 볼로냐 대학은 역사가 긴 만큼 오랜 세월 동안 전 세계에 많은 학문적 영향을 끼쳤기 때문에 굉장한 자부심을 갖고 있죠. 그 무렵 프랑스 파리에도 대학이 만들어지고, 곧이어 영국 옥스퍼드에도 대학이 세워집니다. 자기네 나라 학생들이 다른 나라 대학을 기웃거리는 게 자존심 상했나 봐요.


(398)

초고층 건물을 지으면 경제가 안 좋아진다는 징크스를 말합니다. 뉴욕의 엠파이어스테이트 빌딩이 지어지면서 대공황이 시작되었기 때문에 생겨난 말인데 최근에는 아랍 에미리트 공화국이 부르즈 칼리파라는 엄청난 초고층 건물을 짓다가 국가 부도를 맞기도 했습니다. 그래서인지 초고층 건물의 저주가 계속된다고 믿는 사람이 많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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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레이스 2021-05-06 23:3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우리나라는 63빌딩이죠 아마?^^

bookholic 2021-05-07 00:08   좋아요 2 | URL
이젠 등수 안에도 못들지만, 마음 속에 일등은 63빌딩이죠...ㅎㅎ

미미 2021-05-06 23:51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산티아고가 이런 뜻이었네요.^^ 콤포스텔라도 어감부터 좋은데 뜻도 예뻐요ㅋ.ㅋ 이 책 어딘가 책장에 있는데 아무래도 소장용인듯 합니다ㅋ

bookholic 2021-05-07 00:12   좋아요 2 | URL
미미님 책상 위의 chaos 속 cosmos 같은 책들 속에서 안 보였습니다^^
어딘가에서 읽어주기만을 기다리고 있는 이 책을 소장용에서 탈출시켜 주십시오~~~
 
탄금 - 금을 삼키다
장다혜 지음 / 북레시피 / 202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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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사랑하는 딸과 아들에게 보내는 독서편지

 

0.

오늘은 아빠가 또 책 겉 표지에 혹해서 무슨 책인가 클릭해 보았다가 결국에는 읽기까지 한 <탄금>에 대한 이야기를 해 줄게. 미스터리와 사랑이 함께 잘 버무려져 가볍게 읽을 수 있는 소설이라고 짧은 평을 해 볼 수 있겠더구나. 약간 개연성이 다소 부족하고 억지 설정이 아쉬웠지만, 책은 술술 잘 넘어가더구나.

지은이 장다혜라는 분은 호텔리어로도 일하고, 작사가, 에세이 작가를 거쳐 소설은 <탄금>이 처음이라고 하는구나. 조선 시대를 배경으로 젊은이들의 사랑 이야기 바로 시작해보자꾸나. 어느 때와 마찬가지로 아빠의 기억 보존 수단으로 너희들에게 편지로 남기는 것이므로 스포일러가 잔뜩 적혀 있단다. 감안하고 읽어주길 바래.


1.

거상인 민상단의 사위인 심열국과 그의 부인 민씨 부인 사이에는 오랫동안 아이가 없었어. 심열국의 장인이 죽기 전 후손을 보고 싶다고 해서, 씨받이를 들여 낳은 아이를 낳았는데, 그 아이가 이 소설의 주인공 재이란다. 아들을 바라고 씨받이까지 들였는데 딸을 낳았으니, 재이는 얼마나 미움을 샀겠니. 그리고 재이의 엄마는 아이를 낳고 곧 죽고 말았어. 정확히 말하자면 죽었다고 들은 거야. 사악한 민씨 부인이 죽였다는 소문이 파다했어. 아빠가 생각하기에 이상한 점은 심열국의 장인 어른이 후손을 보고 싶다고 했는데, 그러면 자신의 딸인 민씨 부인의 후손이어야 할 텐데, 사위에게 씨받이를 안겨 자신의 딸의 속을 박박 긁어 놓고, 자신과 피하나 섞이지 않은 사위와 씨받이의 아이를 후손이라고 여겼을까? 딸이 아니고 아들이라고 했더라도 자신의 손자라고 생각했을까? 약간은 이상한 설정이라는 생각이 들었단다.

아무튼뒤늦게나마 결국 민씨 부인은 임신을 했고 아들 홍랑을 낳았단다. 재이보다 한 살 어렸어. 심열국도 딸에게 크게 신경을 쓰지 않았어. 재이는 어렸을 때부터 유모 을분 어멈의 손에 의해 자랐단다. 홍랑은 어렸을 때부터 한 살 많은 누이인 재이를 엄청 따랐단다. 그런데 사고가 났어. 홍랑이 여덟 살 때 누이에게 주겠다고 꽃을 따러 갔다가 그만 실종되고 말았어. 사람들을 사서 다 뒤져봤지만 찾지를 못했단다. 이 일이 전부 재이 때문에 일어난 것이라고 하고, 민씨 부인은 재이를 별채에 가둬두고 못나오게 했단다. 재이 또한 죄책감에 하루하루가 고통이었지.


2.

시간을 흘러 10년이 지나 재이는 19살이 되었단다. 그 사이에 심열국은 홍랑이 사라지고 얼마 안 있어 가난한 양반집 아들 무진을 양자로 들였단다. 이것도 조금은 이상한 설정이라고 생각해. 아이가 사라진 지 얼마나 되었다고, 양자를다시 민씨 부인과 아이를 낳으려고 노력해도 될 것 같았는데양자를 들여도 좀 어린 아이를 들이지, 다 큰 아이를 양자로 삼다니러브 라인을 만들기 위한 설정처럼 보였단다. 무진은 처음 이 집에 왔을 때부터 재이를 좋아했단다. 공식적으로는 남매였지만, 그 이상의 감정을 가지고 있었어.

홍랑을 잃은 지 십 년이 되었지만, 홍랑을 찾기 위해 이름난 추노꾼이란 추노꾼은 다 동원했지만 찾지 못했어. 가짜 홍랑들만 잔뜩 찾아왔지. 거상의 아들이 되는 일이니 비슷하게 생긴 이들은 자신이 홍랑이라고 하면서 다 찾아온 것 같았어. 재이도 지난 십 년 동안 죄책감과 함께 살았어. 자신이 직접 찾아 나서고 싶었지만, 갇혀 있어서 할 수 있는 게 없었어. 이 집을 도망쳐서 중국 연경으로 동생을 찾으러 가는 것이 유일한 소원이었어. 십 년 동안 조선 땅을 다 뒤졌는데 없다는 이야기는 중국으로 팔려갔을 거라고 생각했거든..

그런데 어느 날 추노꾼이 홍랑이라고 하는 이를 데리고 왔어. 손에 흉터가 있는 것까지 똑같고, 외모는 민씨 부인의 판박이였어. 그런데 그는 평양의 검계 해월루의 실력이 출중한 검객이었어. 어린 시절의 기억을 전혀 기억하지 못했어. 사람들은 그가 겪은 충격으로 기억하지 못하는 것이라고 했어. 심열국과 민씨 부인은 그가 진짜 자신의 아들 홍랑이라고 믿었어. 그렇게 홍랑은 그 집에 머물면서 잃어버렸던 어린 시절의 기억을 되찾으려고 노력했단다.

그러나 재이는 한 눈에 그가 홍랑이 아닌 것을 알았어. 가짜 홍랑인 척 하는 그가 가증스러워 멸시를 했어. 뿐만 아니라 홍랑이라면 잊을 수 없는 어린 시절 자신과의 추억을 하나도 기억하지 못했어. 그게 무슨 홍랑이냐 말이야. 그래, 맞아. 재이가 맞았어. 홍랑은 어떤 목적을 있어서 이 집에 오게 된 거야. 복수를 위해서


3.

민씨 부인은 재이를 제주도에 있는 어떤 늙은 홀아비에게 혼인시키려고 했어. 하지만, 홍랑이 어머니에게 부탁했어. 보내지 말라고재이가 있으면 어린 시절 기억을 더 빨리 되찾을 수 있다면서 말이야. 그리고 숙부와 사촌의 집을 가는데 재이와 함께 가기로 했어. 어린 시절 친하게 지낸 사촌을 만나면 기억을 되찾을 수 있다는 생각으로 말이야. 홍랑의 계획의 균열재이에게 마음이 흔들리고 말았어. 재이도 처음에는 홍랑을 미워하고 멸시했지만, 숙부네 집에 같이 다녀오면서  진짜 홍랑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어.

홍랑이 온 이후 찬밥 신세가 된 무진은 사람을 시켜서 홍랑의 뒷조사를 했단다. 뒷조사를 하면 할수록 홍랑은 진짜가 아닌 것이 확실했어. 그런데 뒷조사가 뒷조사로 끝나는 것이고 청부살인까지 부탁했어. 하지만, 홍랑도 실력 있는 검객이라서 쉽게 죽지 않았지. 다만 중상을 입고 간신히 도망쳤단다. 누가 중상 입은 홍랑을 치료해주겠니. 예상했듯 재이가 해 주었어. 재이는 홍랑을 치료해 주면서 애틋한 감정이 생겨났어. 동생이 아니라면 좋겠다는 생각까지

홍랑은 복수를 위해 심열국의 집에 왔다고 했는데 어떤 복수일까. 심열국의 민상단은 한평대군이라는 왕의 동생이 후원을 해주고 있었단다. 한평대군은 겉으로는 왕에게 부담을 주기 싫어서 후손도 낳지 않는 충성스러운 동생이지만, 속으로는 미백의 소년들을 잡아 모으는 아주 무섭고 잔인한 사람이란다. 그 소년들을 사람 취급도 안 한고 소품이라고 불렀어. 피부 색깔을 흰 색으로 만들기 위해 잡아온 소년들을 토굴 속에 가둬두기도 했어. 그 미소년들은 누가 잡아오는가. 바로 심열국이었어. 그리고 홍랑도 그렇게 잡혀온 소년들 중에 한 명이었어. 홍랑의 진짜 이름은 신묘였단다. 그렇게 잡혀온 소년들은 대부분 죽어서야 그들의 손아귀에서 나올 수 있었어. 그런데 어느 날 한평대군이 갑자기 죽고 말았어. 그때 홍랑은 탈출할 수 있게 되었고, 평양의 해월루 주인 송월이 신묘를 데려다가 보살펴 주었단다. 송월이라는 사람도 심열국과 인연이 있는 사람이었단다. 송월의 진짜 이름은 꽃님이었는데, 젊은 시절 심열국과 사랑을 했단다. 하지만, 버림 받고 말았어. 심열국은 꽃님을 배신하고 민씨 부인과 결혼을 한 거야. 신묘를 데리고 와보니 사라진 심열국의 아들과 생김새가 비슷한 거야. 그래서 송월은 신묘를 통해 복수를 계획했단다. 신묘의 이름을 버리고 홍랑이라고 지었고, 공부도 시켰어. 홍랑도 심열국과 한평대군은 자신의 복수리스트에 맨 상단에 위치한 이들이었어. 홍랑은 한평대군에게 복수한다고 그의 묘지까지 파내어 부관참시를 했어.

….

심열국도 계속 홍랑을 의심했는데 철썩 같이 믿는 민씨 부인 눈치 보느라 가만히 있었는데, 홍랑의 등에 새겨진 커다란 문신, 그것도 야한 그림인 춘화가 문신으로 새겨져 있던 것을 보게 되었어. 그리고 홍랑의 정체가 무엇인지 알게 되었지. 자신이 한평 대군에게 바쳤던 소년들 중에 한 명이라는 것을그런데 그건 둘째 치고, 그 문신이 새겨질 동안 홍랑은 얼마나 아팠을까. 그만큼 심열국과 한평대군이 무척 잔인하고 나쁜 사람이었던 거야.

홍랑의 정체를 알게 된 심열국은 홍랑을 창고에 가두라고 했는데, 무진은 더 나아가 불을 질러 홍랑을 죽이려고 했지만, 구사일생으로 살아났단다. 시키지도 않은 일을 한 무진은 창고에 불지르면서 심열국의 재산도 다 태워먹고, 심열국에게 버림을 받게 되자, 재이를 찾아가 타이밍 맞지 않은 청혼을 하고, 다시 거절 당하자 자결로 삶을 마감하는 바보 같은 행보를 보였단다.

한편, 구사일생으로 목숨을 구한 홍랑. 사실, 심열국에 대한 복수를 오래 전부터 해오고 있었단다. 오래 전부터 심열국에게 몸에 좋은 약이라면서 석청이란 것을 주었는데, 그것은 사실 서서히 독이 몸에 퍼지게 하는 것이었어. 홍랑은 처음부터 심열국을 죽인 후 자신도 죽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어서, 심열국이 먹은 석청을 본인도 조금씩 먹고 있었단다. ? 개연성이 다소 떨어지지만, 이 소설의 엔딩은 홍랑이 죽어야만 완성되는 스토리였어.


4.

홍랑이 진짜 홍랑이 아니라면, 도대체 진짜 홍랑은 어디로 사라진 것일까. 그 정체는 오래 전에 묻은 우물을 파헤치면서 실마리가 들어나게 된단다. 그 우물에 어린 홍랑의 유골이 발견된 거야. 내막은 이랬단다. 십 년 전 마당에서 놀던 홍랑은 잘못 넘어져서 돌에 머리가 찍혀 죽고 말았어. 아이를 제대로 돌보지 못했다는 죄로 벌을 받을까 봐 유모인 을분 어멈이 오래되어 파 묻기로 예정된 우물에 시신을 던져 버리고 급히 흙으로 덮어 버린 거야. 나중에 일꾼들에 의해 그 우물은 완전히 흙으로 덮여 버렸지. 그런데, 더 중요한 것은 그 홍랑이 심열국의 아들이 아니라는 것. 민씨 부인의 하인이자 경호를 하던 육손이가 홍랑의 친부였다는

심열국은 결국 상단이 불법을 저질렀다는 내용이 밝혀져 감옥에 갔고, 홍랑이 그를 찾아가 독이 담긴 물을 주어 죽였어. 홍랑은 민씨 부인도 처단하러 갔다가 재이를 만났어. 그들은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사랑을 나누었고홍랑은 민씨 부인을 처단함으로써 복수를 끝내고, 자신도 그동안 먹었던 석청이라는 독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어 죽고 말았단다. 심열국과 민씨 부인이 이끌고 있던 민상단에 남은 이는 이제 재이뿐이었어. 재이는 민상단의 대부분을 처분하고 남은 돈으로, 자신만의 사업을 시작하는 것으로 소설은 끝이 났단다.

….

이상, . 앞서 이야기한 것처럼 아빠의 기억이 사라질 것을 대비해서 적다 보니 주저리주저리 길게도 썼구나.


PS:

책의 첫 문장 : 매화가 졌다.

책의 끝 문장 : 담벼락 아래 동백이 톡, 꽃망울을 터뜨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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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파랑 2021-05-05 06:06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표지가 너무 예쁘서 혹할만할 것 같아요 ^^ 리뷰보면 재미있을거 같아요~!

bookholic 2021-05-06 00:00   좋아요 1 | URL
표지에 혹해서 읽은 책들이 꽤 되어요~~~^^
완전 망작은 별로 없어서 다행이구요~~
늘 친절한 댓글 고맙습니다~~~
 















(22)

발이야말로 우리 몸의 가장 사적이고 은밀한 부위라고 늘 생각해 왔었다. 성기도, 심장이나 뇌도 아니고, 그리 대단치 않음에도 불구하고 항상 과대평가를 받아 온 장기(臟器)도 아닌, 발 말이다. 발에는 인간에 대한 모든 지식이 숨겨져 있다. 우리가 실제로 누구인지, 그리고 우리가 대지와 어떻게 연관되어 있는지에 관해 몸이 보내는 묵직한 신호가 바로 발에서 흘러나온다. 땅을 디딤으로써 우리 몸과 땅을 접촉시키는 바로 그 지점에 모든 비밀이 깃들어 있다. 우리는 물질의 원소들로 이루어진 존재이지만, 동시에 물질로부터 분리된 이질적인 존재라는 비밀, 발은 소켓에 꽂는 우리의 플러그나 마찬가지다.


(34)

공식적인 이름과 성이라…… 이 얼마나 빈곤한 상상력인가. 그런 식의 이름은 기억하기 어렵고 개별적인 특성과는 너무 동떨어져서 해당 인물을 떠올리는 데 오히려 방해가 된다. 뿐만 아니라 세대별로 유행하는 이름이 따로 있어서 갑자기 모든 사람이 마우고자타나 파트리크, 그리고…… 맘소사, 정말 듣기 싫은 이름이지만, 야니나라 불리기도 한다. 그렇기에 나는 타인을 지칭할 때 이름과 성을 사용하지 않으려고 노력한다. 그보다는 우리가 누군가를 처음 볼 때 머릿속에 자연스레 떠오르는 표현이나 느낌을 호칭으로 사용하는 편을 선호한다. 의미를 상실한 단어를 아무렇게나 내뱉기보다는 이것이 언어를 제대로 활용하는 방법이라고 확신한다.


(41-42)

평소 유독 대화를 나누기 힘든 상대가 있는데 대부분은 남자다. 이와 관련하여 나는 나름의 이론을 갖고 있다. 나이가 들어 감에 따라 많은 남자들이 테스토스테론 자폐증을 경험한다. 사회적 지능과 의사소통 능력이 점차 감소되고 생각을 표현하는 능력이 약해지는 증상이다. 이러한 증상에 시달리는 사람은 점차 말이 없어지고, 수많은 생각의 갈림길에서 길을 잃은 듯한 혼돈에 빠지게 된다. 또한 다양한 도구와 기계류에 관심이 집중되고, 2차 세계 대전이나 정치인 또는 악당과 같은 유명 인사의 이력에 흥미를 느낀다. 반면 소설을 읽을 수 있는 능력은 거의 사라진다고 봐야 한다. 테스토스테론 자폐증은 인물에 대한 심리적인 이해를 방해한다.


(50)

사람이 가끔 분노를 실감하게 되면 모든 게 단순 명료해진다. 분노는 질서를 만들고, 세상을 간략히 요약해서 인식하게 만든다. 또한 분노는 다른 감정 상태로는 얻기 힘든 선명한 시야를 우리에게 확보해 준다.


(68)

별과 행성에 대한 채널이 있으면 좋겠다. ‘우주의 영향력에 관한 채널.’ 이런 유의 방송 또한 화면이 지도들로 구성될 것이며, 우주의 영향력을 선으로 표시하고, 행성의 충돌을 구역별로 보여줄 것이다. “화성이 황도(黃道) 위로 떠오르기 시작합니다. 시청자 여러분, 오늘 저녁에는 명왕성의 영향력이 구역을 넘어설 것입니다. 그러니 차를 차고나 실내 주차장에 두십시오. 칼은 치우고, 지하실로 내려갈 때는 조심하실 것을 당부합니다. 이 행성이 게자리를 통과할 때는 목욕을 피하시고, 가족 간의 다툼도 삼가십시오.”


(69)

밤이 되면, 나는 금성을 관찰하면서 아름다운 처녀자리의 이행과정을 상세히 추적해 본다. 나는 이 처녀자리가 이브닝 스타처럼, 아니면 마술처럼 난데없이 나타났다가 태양 뒤편으로 저무는 모습을 보는 게 좋다. 영원한 빛의 불꽃, 땅거미가 질 무렵이야말로 가장 흥미로운 일들이 벌어지는 시점이다. 이 무렵에는 단순한 차이점들이 모두 자취를 감추기 때문이다. 나는 영원한 땅거미 속에서 얼마든지 살아갈 수 있다.


(70)

자신이 보는 것을 의심하는 자는

무엇을 행하든 끝내 믿지 못하리라.

태양과 달이 서로에게 의심을 품으면

둘 다 곧 하늘에서 사라질 것이다.

- 윌리엄 블레이크의 시 <순수의 전조>에서


(86-87)

점성학이란 실습을 통해 익혀야 한다고 나는 늘 믿어 왔다. 그것은 상당 부분 경험에 의존하는 견고한 지식이며 심리학과 마찬가지로 과학적인 지식이다. 주변인 중 몇 명을 면밀하게 관찰해야 하며, 그들의 삶에서 구체적인 순간들을 태양계와 일치시켜야 한다. 또한 다양한 사람들과 공통으로 연관된 사건들을 확인하고 분석해야 한다. 그러다 보면 유사한 별자리를 패턴이 곧 유사한 사건을 나타낸다는 것을 금세 깨달을 수 있다. 그 순간에 점성학은 시작되는 것이다. 그렇다. 질서는 분명히 존재하며 우리의 손이 닿는 곳에 있다. 별과 행성이 그것을 결정한다면 하늘은 우리 삶의 문양을 만들어 주는 일종의 형판(形板) 같은 것이다. 오랫동안 연구하다 보면, 이곳 지구에서 벌어지는 작은 세부 항목들을 통해 천체에서 일어나는 행성들의 배치를 추측할 수 있게 된다. 오후의 폭풍우, 우체부가 문틈에 밀어 넣은 편지, 욕실에 망가진 전구. 어떤 것도 그 질서를 피할 수 없다. 내게 그것은 술이나 아니면, 짐작건대 인간에게 순수한 희열을 안겨 줄 것 같은, 새로 개발된 마약과도 같다.


(88)

하지만 오늘날에는 새로운 무언가를 고안해 낼 용기를 가진 사람이 없다. 사람들은 현재의 상황이 어떤지에 대해서만 쉬지 않고 떠든다. 똑같이 낡은 생각들을 그저 계속해서 쏟아내고만 있는 것이다. 현실은 쇠잔해졌다. 살아 있는 모든 유기체가 노화하듯이 현실에게도 똑 같은 법칙이 적용되어 나이를 먹는 것이다. 몸의 세포와 마찬가지로 현실의 가장 작은 구성 요소인 감각 또한 아폽토시스(apoptosis), 그러니까 세포 자멸에 굴복하고 만다. 아폽토시스란 물질이 피로와 탈진으로 기진맥진한 상태에 이르렀을 때 찾아오는 일종의 세포 자멸사다. 그리스어로 이 단어는 꽃잎의 떨어짐을 의미한다. 세상은 꽃잎을 떨어뜨렸다.


(121)

내게는 한 가지 이론이 있다. 우리의 소뇌가 대뇌에 제대로 연결되지 못한 것은 우리에게 끔찍한 일이 벌어졌다는 것이다. 어쩌면 이것은 누군가가 우리를 프로그래밍하는 과정에서 저지른 가장 치명적인 실수일 수도 있다. 그러니까 누군가가 우리를 잘못 만들었다는 뜻이다. 우리의 모델이 교체되어야 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만약 소뇌가 대뇌와 제대로 연결되어 있다면 우리 자신에 대한 해부학적 지식, 그러니까 우리 몸 안에서 일어나고 있는 현상에 대해 스스로 완벽한 지식을 갖게 될 것이다. 그렇다. 우리는 스스로를 향해 이렇게 말할 것이다. 내 혈액 속의 칼륭 수치가 떨어졌어. 세 번째 경추에 긴장이 느껴지네. 오늘은 혈압이 낮으니 몸을 움직여야겠다. 어제 먹은 마요네즈가 내 몸의 콜레스테롤 수치를 너무 높여 놓았으니 오늘은 먹는 것을 조심해야겠군.


(124)

우주에는 아직 타락하지 않은 곳들이 엄연히 존재한다고. 그곳에서 세상은 망가지지 않았고, 에덴동산은 여전히 존재한다고. 거기에서 인류는 어리석고 엄격하기만 한 이성의 법칙이 아니라 마음과 직관의 지배를 받는다. 사람들은 헛소리나 지껄이며, 자기가 이미 아는 것을 뽐내는 데 그치지 않고, 상상력을 발휘하며 놀라운 것들을 창조한다. 국가는 더 이상 개인의 일상을 억압하는 족쇄를 채우지 않고, 사람들이 자신의 희망과 꿈을 실현하도록 돕는다. 개인은 기계처럼 돌아가는 시스템의 톱니바퀴나 특정한 역할 수행자에 머물지 않고, 자유로운 존재로 탈바꿈한다. 이런저런 생각을 하다 보니 이렇게 누워 있는 게 기쁘게 느껴지기도 했다.

때때로 나는 아픈 사람만이 진정으로 건강하다고 생각한다.


(156)

사실 인간은 동물이 그들의 고유한 삶을 누릴 수 있도록 도와줘야 할 책무를 갖고 있습니다. 가축들은 그들이 우리에게서 받는 것보다 훨씬 더 많은 것을 주기 때문에 그들에게 애정을 돌려주는 건 인간의 의무입니다. 그리고 그들이 존엄하게 살 수 있도록 빚을 청산하고, 현생의 모든 업보를 명부에 기록하고 갚아 나갈 수 있도록 도와야 합니다. 예를 들면 이런 거죠. 나는 동물로 태어나 살았고, 먹었고, 녹색 초원에서 풀을 뜯었고, 새끼를 낳았고, 내 체온으로 자식들을 따뜻하게 덥혀 주었고, 둥지를 지었고, 내게 주어진 의무를 모두 완수했노라고 말이죠. 인간이 그들을 죽일 때 그들은 공포와 두려움 속에서 죽음을 맞습니다. 어제 내 눈앞에 쓰러져 있었고, 아직도 거기에 있는 그 야생 멧돼지처럼 업신여김을 당하고, 진흙탕에 더럽혀지고, 피투성이가 된 채, 썩은 고깃덩이가 되어 버렸습니다. 인간이 동물을 지옥으로 내모는 순간, 온 세상이 지옥으로 변합니다. 왜 다들 그 사실을 모르는 걸까요? 어때서 인간의 이성이 사소하고 이기적인 쾌락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걸까요? 사람들은 다음 생에서 동물들이 해방을 맞이할 수 있도록 이끌어 줄 의무가 있습니다. 우리는 모두 같은 방향을 향해 나아가고 있습니다. 구속으로 자유로, 틀에 박힌 관습에서 자유로운 선택의 단계로.


(161)

나쁜 꿈을 처리하는 오래된 방법은 화장실 변기에 대고 그 꿈을 큰 소리로 말한 다음, 변기의 물을 내리는 것이다.


(179-180)

봄은 단지 짧은 막간일 뿐이고, 그 뒤에는 강력한 죽음의 군대가 도사리고 있다. 그들은 이미 도시의 성벽을 포위하고 있다. 우리는 포위된 상태로 살고 있다. 인생의 한순간을 잘게 쪼개어 자세히 들여다보면 공포에 질려 숨이 막혀 버릴지도 모른다. 몸 안에서 끊임없는 분열이 일어나면서 우리는 머지않아 병을 앓고, 죽을 것이다. 사랑하는 사람들은 우리를 떠날 것이며, 그들에 대한 기억은 극심한 혼란 속에서 점점 사라질 것이고, 결국엔 옷장 속의 옷 몇 벌, 이미 알아볼 수 없게 된 누간가의 사진들만 남을 것이다. 그렇게 가장 소중한 추억은 흩어져 버리고, 모든 것이 어둠 속으로 가라앉고 자취를 감추겠지.


(230)

내 나이에 사람에게는, 자신이 정말로 사랑했고 진심으로 귀속되어 있던 장소의 대부분이 더는 그곳에 존재하지 않는다. 유년기와 청년기를 보낸 장소들, 휴가차 들렀던 시골, 첫사랑을 꽃피웠던 불편한 벤치가 있는 공원, 오래된 도시와 카페, 집 들이 이제는 자취를 감춰 버린 것이다. 설사 외형이 보존되었더라도 알맹이 없는 빈 껍데기처럼 느껴져서 더욱 고통스럽다. 나는 돌아갈 곳이 없다. 마치 투옥 상태와도 같다. 내가 보고 있는 지평선이 바로 감방의 벽이다. 그 너머에는 낯설고, 내 것이 아닌, 딴 세상이 존재한다. 그러므로 나 같은 부류의 사람들에게는 그저 지금, 여기밖에는 없다. 모든 앞날이 미지수이고, 도래하지 않은 모든 미래는 공기의 미세한 떨림만으로도 쉽사리 파괴될 수 있는 신기루처럼 불투명하다.


(294)

시간이 작동하는 건 바로 우리 때문이니까. 이 고통스러운 세상을 행복하고 평화로운 것으로 바꿀 기회 역시 우리에게 있다. 별들은 자력으로 스스로를 가두었기에 우리를 도울 수 없다. 그들은 그저 그물을 디자인할 뿐이다. 그들이 우주의 베틀로 날실을 짜면 우리는 거기에다 우리의 씨실을 엮어야 한다. 문득 흥미로운 가설이 떠올랐다. 어쩌면 별들은 우리가 개를 보는 것과 같은 방식으로 우리를 바라볼 지 모른다. 예를 들어 우리는 때로 개에게 좋은 게 무엇인지 개보다 더 잘 안다. 그래서 그들이 길을 잃지 않도록 가죽끈으로 묶어 놓기도 하고, 쓸데없이 번식하지 않도록 불임 수술을 시키기도 하며, 아플 때는 치료받게 하려고 수의사에게 데려가기도 한다. 하지만 개는 무엇 때움에, 어떤 목적으로, 왜 이런 일이 일어나는 이해하지 못한다. 그저 우리의 결정을 따를 뿐이다. 어떠면 우리 또한 그런 방식으로 별의 영향력에 굴복해야 할지도 모르지만, 그럴 때도 인간의 감수성을 잃어버려서는 안 된다. 어둠 속에서 계단에 앉아 생각했던 건 바로 이런 것들이었다.


(301)

불꽃은 빛의 근원에서 흘러나오고 가장 순수한 밝기에서 만들어진다고, 가장 오래된 전설은 이야기한다. 인간이 태어나려고 하면 먼저 불꽃이 떨어지기 시작한다. 처음에는 우주 공간의 암흑을 뚫고, 그 뒤에는 은하수를 통과하여 날아가다 마지막으로 여기, 지구로 떨어지기 직전에 그 가여운 불꽃은 행성의 궤도에 부딪힌다. 각각의 부딪힘으로 인해 불꽃은 특정한 속성에 물들고, 그렇게 점차 어두워지고 희미해진다.


(340)

하지만 왜 우리는 꼭 유용한 존재여야만 하는가, 대체 누군가에게, 또 무엇에 유용해야 하는가? 세상을 쓸모 있는 것과 쓸모없는 것으로 나누는 것은 과연 누구의 생각이며, 대체 무슨 권리로 그렇게 하는가? 엉겅퀴에게는 생명권이 없는가? 창고의 곡식을 훔쳐 먹는 쥐는 또 어떤가? 꿀벌과 말벌, 잡초와 장미는? 무엇이 더 낫고 무엇이 더 못한지 과연 이성적으로 판단할 수 있을까? 구멍이 많고 휘어진 거목은 사람에게 베이지 않고 수세기 동안 살아남는다. 왜냐하면 그 나무로는 어떤 것도 만들어 낼 수 없기 때문이다. 이러한 본보기는 우리와 같은 사람들에게 용기를 준다. 유묭한 것으로부터 얻어 낼 수 있는 이익은 누구나 알지만, 쓸모없는 것으로부터 얻을 수 있는 이익을 아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371-372)

그는 또한 신문을 갖고 와서 읽어 보라고 권한다. 하지만 그것들은 내게 혐오감을 일으킬 뿐이다. 신문은 우리를 언제나 불안한 상태로 만들어서 우리가 진짜 느껴야 할 감정으로부터 우리를 멀어지게 만든다. 무엇 때문에 내가 언론의 권력에 굴복하고, 그들의 지시에 내 생각을 맞춰야 한단 말인가?



(380)

윌리엄 블레이크는 창조적이고 전복적인 작품을 남긴 시인이면서 급진적인 사상가였고, 산업 혁명 이후 영국의 물질적 타락을 개탄한 아나키스트였다. 또한 당대의 정치, 사회, 문화에 얽힌 다양한 사안들에 대해 독특한 예언자적 전망을 피력하면서 이를 예술의 영역에서 자신만의 고유한 상징체계를 통해 재창조한 선지자이기도 했다. 기계에 의한 대량 생산 시대에 블레이크는 고독하게 동판화를 새기며 시를 썼고, 유작인 <예루살렘>(1804~1820)의 시구처럼 죽음의 세계로부터 생명의 세계를 창조하기 위해노력했다. 자연과 인간이 조화를 이루는 사회를 지향했고, 자연에 대한 통합적 사고와 전체적 접근을 시도했다는 점에서 생태주의 예술가로 불리기도 한다. 그러므로 인간을 자연 생태계의 일부로 보고, 생명의 존엄성을 강조해 온 토카르추크가 블레이크의 시를 작품의 모토로 설정한 것은 필연적인 선택이었으리라.

   - <옮긴이의 말>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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