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새로운 것이 밝혀지고 있는 12.3 내란사태의 전모는 갈수록 더욱 심각한 내용으로 보인다. 단순히 계엄선포를 통해 의회를 해산하고 사회에 공포분위기를 조성해서 정권을 이어가려고 한 지점을 훨씬 넘어서 독재정권을 만들고 북침을 통해 3차세계대전을 일으켜 창녀를 '통일대통령'으로 만들어 사실상의 왕정을 만들려고 한 것 같다. 여기서 무속과 다른 것들이 깊숙히 결합했고 김용현이 긁어모은 군의 반란세력은 미군을 공격하여 전쟁을 일으키려고 했고 자국민을 죽일 생각까지 했으며 소요사태로 엄청난 인명피해를 일으킬 것이었음이 밝혀지고 있다. 


여기에 더해서 심지어 계엄해제가 가결된 후에도 계속 제 2의, 3의 쿠데타를 공모했다는 것. 문상호똥별과 그 윗 기수이자 전임자에 해당하는 노상원 전직 똥별이 마지막까지도 이를 모의했다고 하는데 노상원은 심지어 현역도 아니었으니 민간인이 군을 동원한 음모을 획책하고 실행한 것이다. 이건 내란을 넘어 테러가 아닌가? 박근혜때 쿠데타를 모의했던 조현천이도 여기에 관련이 있다고 하니 아마 창녀가 기대고 있다는 OB란 것들이 결국 퇴역똥별들인 것 같다. 이들은 내란을 넘어 crime against humanity 급으로 테러범처럼 취급해야 한다.


더 밝혀지고 있는 건 국무위원들 중 일부 또한 여기에 직간접적으로 관여되어 있다는 사실이다. 당장 법무부장관 박성재, 행안부장관 이상민, 지금 대통령대행이 되어버린 총리 한덕수, plus 양파껍질처럼 계속 나올 각처의 동조자들. 내란당 수괴 추경호를 비롯해서 이젠 헌재의 탄핵심판을 방해하거나 영향을 끼치려는 내란당의 수뇌부까지 모두 내란공범이라고 본다. 


탄핵가결은 그저 하나의 시작이라고 본다. 계속 시민들이 나서서 검경, 언론, 정치권에 pressure을 주어야만 할 것이다. 당장 내란의 주요세력이자 이 정권을 탄생시킨 검찰이 무슨 낯짝으로 수사를 독점하려고 하는건지 왜 여기에 대해서 빠른 조치가 취해지지 않은건지 관심을 가져야 한다. 


2016년에 박근혜 하나 탄핵된 것으로 세상이 바뀔 줄 알았던 우리들의 우매한 실수가 반복되지 않길 바란다. 지금도 모여서 사건을 조작하고 증언을 맞추고 증거를 인멸하고 있을 수뇌부가 검찰에 체포되어 있는 것이다. 수사방해를 위해 경찰의 문상호체포를 방해한 후 자기들이 그의 신병을 구금한 것이 검찰이다. 


사람을 괴롭히는 것들은 히드라의 머리처럼 하나를 자르면 두 개의 새로운 머리가 돋아나는 형국이라서 한꺼번에 불로 지져버려야 한다는 것이 나의 생각이다.


이 기회에 보수라는 것도 제대로 개념정립을 하고 갔으면 한다. 내란당은 보수를 표방하지만 보수가 아닌 숭일세력이 모인 극단주의정당이라고 봐야 한다. 아마도 상식적인 수준까지 한국의 시민의식이 올라간 후에는 민주당을 중도보수 내지는 실용보수로 볼 것이고 진보는 따로 major party를 만들어 협치와 대립을 적절히 섞어 나라를 경영했으면 좋겠다. 물론 각각의 극단에는 내란당의 찌꺼기들과 심상정의 병신짓으로 출세했던 또다른 극단세력의 position이 만들려고 할 것이지만 쓰레기는 언제 어디서나 완전히 없앨 수는 없을테니까.


시알리스 이준석은 참 못돼먹은 자식같다. 보고 있으면 참 밉상이란 말이 저절로 떠오르는데 젊은 애가 어쩜 저렇게 개판으로 정치를 배웠는지. 아니 이런 녀석은 사회생활도 딱 저 모양으로 했을 것 같다. 빽으로 취직하여 뇌물을 받아먹는 젊은 대리같은 느낌의 30대가 나이를 먹고 사바사바 하면서 과장을 단 40대로 늙어간 모습이 그려지는 것이다. 


걱정도 많고 근심이 줄지 않는 한국의 현 상황을 한번에 정리할 수는 없겠지만 매일 조금씩 치워졌으면 좋겠다. 군과 검찰에 대대적인 피바람이 불길 바란다. 극형으로 다스리고 나와서 가족까지 다 쩔쩔매는 삶을 살길 바란다. 가족은 죄가 없다지만 그들의 부정부패로 호의호식한 죄값은 치뤄야하지 않겠는가. 모든 standard는 조국선생과 그 집안을 도륙한 수준으로 수사하고 처벌하길 기원하겠다. 


이렇게 쓰고 나니 요즘은 책을 읽어도 글이 잘 나오질 않아서 뭘 쓸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에 회의가 든다. 꾸준히 좋은 글을 쓰는 분들의 깊은 독서과 분석이 너무도 부러운 것이다. 자영업자로 생활한지 12년 정도가 지나니 온갖 일과 생활에 대한 스트레스 때문인지 머리가 돌처럼 변한 것 같다. 



























12월 중에는 이렇게 다섯 권을 겨우 들여다 볼 수 있었다. 내란이 12.3이었고 빨리 끝냈어야 할 탄핵을 12.14까지 끌고 갔으니 언제 이 상황이 다 정리가 될까. 저들도 죽기살기로 지금 온갖 음모를 꾸미고 판을 뒤집기 위해 노력하고 있을 내란당, 내란동조세력, 군부, 검찰까지 쓰레기냄새가 진동을 하는 겨울이다. 


건강을 위해 금주를 선포한 한 주간이라서 다음 주 월요일의 송년회까지는 술을 마시지 않을 것이다. 그래서인지 스트레스 레벨이 매일 조금씩 올라가고 있는 이번 한 주는 특히 뉴스 때문에 힘든 것 같다.


끝으로 과거 내란혐의로 당을 해산한 판례가 있으니 내란당은 그 이상의 내란동조와 방조죄로 해산될 법적 근거가 있다. 이 모든 것의 끝에는 내란당의 해산을 봐야만 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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잉크냄새 2024-12-18 09:2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박근혜 탄핵후의 우매한 실수가 바퀴벌레들의 내성만 키워준 꼴이죠. 이번 탄핵반대 표결 수나 현재 내란의 힘의 대응을 봐도 어마어마한 내성이 길러진 것 같아요. 바퀴벌레는 박멸이 답입니다.

transient-guest 2024-12-18 09:31   좋아요 0 | URL
우리들도 내성이 생겼지 말입니다. 박근혜때 같았으면 초기에 탄핵당했을텐데 이상한 짓도 계속 보면 익숙해지는 것인가 봅니다. 트럼프도 그렇고. 극형이 마땅합니다. 내란당은 해산하고 관련자들은 최고형으로 다스려야 합니다. 그리고 돈도 다 빼앗아야 해요. MB가 감빵갔다왔지만 지금도 떵떵거리고 살잖아요. 돈도 피붙이들도 다 다른 나라로 빼돌렸고. 정유라가 아직 무슨 일을 하면서 먹고 산다는 얘기 못 들었습니다. 나쁜 행위로 얻은 결실을 빼앗아야 형사처벌이 완성된다고 봅니다
 

어쩌다 인연이 되어 지난 5월부터 고양이를 키우고 있다. 치아상태를 보면 대충 대여섯살 정도가 된 암컷 고양이는 작년부터 우리 주변을 떠돌다가 '주인'이라고 주장하는 인간들이 나타나 잠시 우리가 거리를 두고 다녔었는데 2월에 다시 마주치게 되었고 우여곡절 끝에 '주인'이란 것들이 기실 '주인'이 아니었고 심지어 녀석을 버리고 이사를 가버린 것을 알게 되어 우리집에서 살게 되었다. 개는 여럿과 함께 오래 지나봤지만 고양이와 함께 사는 건 처음이라서 매우 익숙치 않는 것들이 많은데 특히 밤부터 새벽 사이에 자주 놀자고 조르는 것이 매우 힘들다. 과장을 조금 보태면 녀석이 오고나서는 제대로 잠을 자는 것이 어려운 밤이 많을 정도로. 그러다보니 회사는 어찌어찌해서 제때 출근을 하지만 새벽에 일찍 일어나서 운동을 하는 것이 많이 어려워졌다. 2025년에는 개선하고 싶은 몇 가지 일상의 모습들 중 하나가 다시 새벽에 일찍 일어나서 gym에 가는 것, 그리고 달리는 것이니까 challenge가 예상된다. 어쨌든 생명을 거두어들였으니 갈 때까지는 함께 잘 지내야 하므로 내가 더 노력을 하는 것 말고는 딱히 방법이 없다. 말은 또 어찌나 많고 손이 닿기만 하면 그르렁거리니 개와 함께 살 때보다 더 많은 attention을 원하는 녀석을 보면 고양이는 시크하다는 말은 누굴 두고 하는 건지 모를 지경이다.


원래 하려던 새벽의 운동을 miss하고 월요일의 바쁜 일정으로 점심시간을 훌쩍 넘기고 나니 가뜩이나 회복이 더딘 장년의 몸이 push up으로 하려던 chest와 triceps루틴의 warming up을 거부한다. 이번 주에는 오후에 참석할 세미나와 강연행사가 두 건이나 있어서 더욱 급한 마음에 정해둔 일을 먼저 하고 운동을 하자고 핑계를 대고 게으름을 피우고 나니 어느덧 오후 다섯 시가 되어버렸다. 


그간의 나태함을 날려버리고자 시간을 잘 나누고 segment마다 하고 있는 일에만 집중하는 것을 다시 연습하고 있다. 자영업자이면서 혼자 일하는 주제에 약간의 outsourcing을 통해 조금은 manager로서의 역할에 취하다 보니 살짝 떨어진 듯한 실무능력을 끌어올려야 하는 때가 된 것이다. 


오늘 수행하지 못한 운동은 내일로 미뤄지고 내일 하려던 건 그 다음으로 미뤄졌으니 아주 조금은 게으름보다 나이를 탓하고 싶긴 하다. 예전처럼 수행능력이 늘 좋은 것도 아니고 무엇보다 몸이 회복하는 시간이 더 많이 걸리기 때문에.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늘 새벽에 운동을 했더라면 이렇게 건너뛰는 일이 없었을 것이니 결국 어떤 식으로 말해도 내 게으름이 문제라는 결론에 도달하게 된다.

원래 기획했던 셜록 홈즈의 크툴루 casebook 시리즈를 다 읽고 나중에 나온 외전형태의 네 번째 이야기를 조금씩 읽고 있는 중. 알려진 셜록 홈즈의 모험담 이면의 true story가 실상은 이계의 존재와 이를 이용하려는 모리어티와 그가 현신한 악당들과 싸우는 과정이었음을 전제로 한 노작 혹은 오마쥬. 여러 차례 말한 바 워낙 홈즈시리즈를 좋아하고 그들이 함께 머문 221B Baker Street하숙집의 따뜻한 이층공간, 그들의 시대를 좋아하기 때문에 아직도 읽을 노작들이 많다는 점이 너무 좋다. 기실 이렇게 작품들을 찾아가다가 만난 것이 엘저넌 블랙우드의 오컬트 탐정 존 사일런스의 이야기니까 책에서 책으로 다니면서 맺는 인연이란 건 정말 즐겁다고 말할 수 밖에. 


정수일선생의 책들을 읽는 시작이 된 책인데 예전에 읽은 것을 싹다 잊어버리고 새로운 책을 읽는 것처럼 읽고나서 책 뒤에 꽂아놓은 책갈피피를 찾고나서야 예전에 이미 완독했음을 기억할 수 있었으니 정말이지 이젠 한번 읽는 정도로는 책의 내용은 커녕 읽었다는 사실조차 까맣게 잊어버린다. 종으로 횡으로 새로운 관점에서 세계의 문명이 어떻게 서로 연결되어 영향을 주고 받았는지 이야기하는 선생의 책은 계속 구해놓고 있는데 정작 읽는 건 이렇게 첫 번째의 책만 두 번 읽고 말았으니...


가지 못한 곳이 너무도 많아서 어디서부터 시작해야할지 가늠할 수 없는 상황임에도 이런 책을 읽으면 지금이라도 짐을 챙겨서 어디론가 떠나고 싶어진다. 중앙아시아는 난이도가 높아서 아마 가보는 것이 쉽지도 않을 것이고 순서에서도 많이 밀리겠지만 서구권의 문화에 익숙한 내 눈과 머리에 다른 방향에서 다른 모습으로 발전해온 문화를 부어주고 싶다.


잔잔하게 읽은 에세이. 서점을 차린 것도 대단하지만 수익이 발생하게 키워낸 건 진짜 대단하다. 책을 좋아하는 사람에게서 나는 빛이랄까 향기 같은 것이 느껴진다. 책을 쓰는 것을 수단으로 삼아 되는 대로 돈이 될 만한 것들을 쏟아내는 사람들도 많고 책을 읽지 않는 사람들도 많은 세상에 이런 사람들은 귀한 정신적 동지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다. 그저 사서 읽는 것만으로도 벅차고 나누지 못하는 힘듦까지 순탄하지 못한 내 독서인생이지만 이렇게 소소한 이야기에서 따뜻한 힘을 받는 날도 있다. 덕분에 책을 몇 권 다 산 건 안비밀...







실크로드를 주파하고 난 후 10년이 넘어 70대 중반이 된 저자가 파트너와 함께 리옹에서 이스탄불까지 걸어간 이야기. 고생이 막심하겠지만 가끔은 이런 이야기를 보다가 문득 나도 한번 해볼까 하는 생각이 든다. 










내일은 정말이지 새벽에 자신을 깨워 일으켜 밖으로 나가야 한다. 밤을 꼴딱 새는 한이 있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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잉크냄새 2024-12-03 11:0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도 길고양이 한 마리를 들였는데 새벽마다 벽을 긁는 버릇이 1년이 넘은 지금도 완전히 사라지지 않더군요. 지금도 가끔 열린 문으로 몰래 마실나갔다 해질녘이면 열어놓은 창문으로 들어오곤 합니다. 습성을 바꾼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닌가 봅니다.

transient-guest 2024-12-03 23:42   좋아요 0 | URL
처음엔 나가려고 했는데 나중에 보니 화장실가려고 그랬던 것 같아요. 집안에 화장실 해주고 조금씩 막으니까 이젠 밖에 나가려고는 안 합니다. 그냥 밤에 그리고 새벽에 혼자 놀다가 심심하니까 자꾸 깨우는 것 같아요. 밖에 그냥 돌아다니면 다칠 수도 있고 또 벼룩 묻어오니까 내보내지는 않으려고 해요. 침대 우리 머리맡에서 자거든요 주로. 소파에서 제 옆에 붙어서 자기도 하고. 근데 아주 길고양이출신이면 좀 어렵다고 합니다. 늘 나가는 습성이 있어서. 얜 어릴 때 누가 키웠던 녀석 같아요. 처음부터 사람에 아주 익숙했거든요.

blanca 2024-12-03 15:2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고양이 집사가 되셨군요! 저도 키우고 싶었는데 잠을 못 잔다는 이야기 들으니, 못 키울 이유 하나가 더 느네요. 고양이 모습이 궁금합니다. 그래도 또 고양이가 주는 나름의 행복이 크죠? 저도 요새 갑자기 몽고가 가보고 싶다,는 생각이 뜬금없이 들었어요. 그런데 말씀하신 대로 난이도가...

transient-guest 2024-12-03 23:44   좋아요 0 | URL
어린 냥이를 입양해오셔서 길들이면 좀 낫다고 하네요. 개하고는 너무 다른 듯하면서도 비슷한 면이 있어요. 전 가끔 제가 함께 했던 강아지들 중 한 녀석이 환생해서 찾아온 건 아닌가 생각하기도 합니다. 너무 저만 좋아하고 강아지처럼 늘 옆에 있거든요. 주변에 물어보니 한 5분 정도 흥미 보이다가 자기 할거 한다고 하던데...ㅎ 개보다는 난이도가 좀 있네요 확실히.
 

원래 있었던 와이너리에서의 시음일정이 취소됐다. 오후 2:45에 시작해서 4:!5에 끝나고 내려와서 함께 술 한잔 하려던 계획이었는데 Pac NW를 강타한 싸이클론의 영향으로 태풍의 언저리에 위치한 이곳까지도 바람이 계속 심하게 불고 비가 올 예정이라서 그리 됐다. 덕분에 모처럼의 술약속까지 다 취소가 되었고  점심식사로 갈음하기로 했다. 지난 토요일밤 이후로 금주를 한 탓에 오늘을 기대하고 있었는데 천상 내일 조용히 혼자 와인을 홀짝거릴 것 같다. 














여행의 끌자락에서 9-11이 터졌으니 운이 좋다면 아주 좋다고 하겠다. 9-11은 동서냉전이 끝난 후 잠깐 온 10여년의 일극평화시대를 다극전쟁시대로 연 사건이었으니 이후의 세상은 우리가 알다시피 지금처럼 온갖 이념과 체제가 얽히고 설켜 사방에서의 국지전이 일상이 되어버렸으니 이렇게 무작정 유럽-터키를 이어 중앙아시아를 통해 중국으로 가는 건 매우 위험한 일이 아닌가 싶다. 기실 유럽-터키까지의 구간은 다른 책에서 커버된 바, 새로운 파트너와 함께 70대가 된 저자가 따로 나중에 수행핶는데 그 책은 지금 조금씩 읽고 있다. 여행엔 초보라서 위험한 여행을 하지 않더라고 겪을 모험은 충분히 save되어 있으니 산티아고 순례가 아니라면 비슷한 걸 하지는 않을 것이다만 아무 생각 없이 저자의 발걸음을 따라 가는 여정은 나쁘지 않았다. 그저 내가 관심이 없을 뿐이지.


어쩌다 보니 계속 여행과 덜어냄 같은 테마의 책을 읽게 되었다. 나에겐 너무도 먼 이야기라서 딱히 공감을 하거나 깊이 빠져서 읽지는 못했지만 충분히 흥미있는 이야기였다. 파미르고원은 고선지장군의 전기에서만 본 기억이 있고 미니멀 유목민은 YouTube에서 간간히 근황을 보고 있는데 요즘처럼 복잡한 머릿속 상황이 나를 이런 책으로 자꾸만 이끄는 것 같다. 딱히 미니멀리스트로 살 생각도 없고 혼자 멀리 떠날 생각도 없으니 그저 마음이 그런 탓일게다.



alternative history로써의 셜록 홈즈 이야기.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사건들 이면에 있었다고 하는 실제 셜록 홈즈와 왓슨이 치룬 대-Cthulhu전쟁 4부작의 첫 번째. 뭔가 여행처럼 환상의 세상속으로 가고 싶어지는 마음에 그간 사놓고 안 읽은 시리즈를 하나씩 읽기로 했다. 왓슨의 불행이자 셜록 홈즈를 만나는 런던으로 돌아온 계기가 된 아프가니스탄의 전투부터 이야기는 완전히 twist되어 홈즈를 만나는 곳도, 그를 만나게 해준 의대의 친구와의 조우도 우리가 아는 것과 다르다. 번역이 될 가능성은 거의 없으니 흥미가 있다면 영문으로 구해야 한다. 나는 워낙 이 세계관이 좋아서 코넌 도일의 원작 말고도 여러 작가들이 쓴 노작들을 구해 읽는 사람이라서 너무 즐겁게 보고 있으나 이 책을 보려면 먼저 코넌 도일의 원작과 HP Lovecraft의 크툴루 시리즈를 읽어야 할 것이다.



그저 하루키가 좋아서 남들은 뭐라고 하는지 보려는 마음에 구한 책. 언젠가 하루키를 다시 순서대로 정주행해볼 마음을 갖게 되었으니 이런 저런 말이 많지만 하루키는 하루키로 나에겐 무한한 애정의 대상이 된다. 따로 비판이나 비평을 할 수 없을만큼 그저 무조건 그의 책이 좋아서 재즈와 클래식을 듣고 커피를 내려 마시고 와인도 마시고 샐러드도 먹고, 달리기도 했었고 수영을 하고 싶은 나니까. 그가 말하는 반복적이지만 건강하고 계획적인 일상의 삶을 나 또한 추구하는 바 언젠가는 그대로 따라해보고 싶다. 아침에 일찍 일어나서 운동을 하고 신선한 채소를 먹고 오전에 바짝 일을 하고 오후엔 다시 운동을 하거나 노는 일상이라면 얼마나 좋을까.






2024년도 이제 다 끝나가는데 내년은 또 얼마나 빨리 지나갈 것인가 가늠할 수 없는 세월의 흐름이 두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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잉크냄새 2024-11-23 09:2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올리비에 옹께서는 파미르 고원을 거쳐갔나요?

transient-guest 2024-11-26 04:29   좋아요 0 | URL
네 중국에 들어갈 때 파미르 고원을 거쳐서 들어간 것으로 기억합니다
 

코로나 이후 재택근무가 유행을 넘어 일종의 norm처럼 자리를 잡았다고는 하지만 아무래도 집에서 일하는 건 집중도가 떨어질 수 밖에 없다. 온전히 일에 쓸 시간을 집안의 대소사에 관여하게 되거나 다른 잡다한 생활의 일거리에 일정한 부분만큼 빼앗길 수 있고 아무래도 사람이란 것이 장소에도 구애를 받기 때문이다. 하지만 반대로 생각해보면 그만큼 집에서 일하면 효율적으로 시간을 배분해서 필요한 일을 하고 나머지는 굳이 일하는 '시늉'을 할 필요가 없다고 볼 수도 있으니 결국 무엇이든 사람에 달렸다고 생각하게 된다. 


참석을 약속할 때만 해도 이렇게 바쁜 한 주간이 될지도 몰랐던 오늘의 공식행사가 있는 날이다. 오후 세 시까지 Palo Alto에 가야 하니 어려운 parking까지 생각하면 아마 늦어도 두 시에는 나가야만 할 것이다. 옷도 잘 입고 가야 하니 여러 가지로 귀찮아서 오늘은 이 바쁜 와중에 재택근무를 하게 되었다. 사무실이 아니라서 불편한 점도 많고 이래저래 일하기 좋은 환경은 아니지만 별 도리가 없어 작은 laptop 스크린을 보면서 PDF로 서류정리과 구성을 하고 메일업무도 처리하고 나니 그럭저럭 의도했던 중요한 업무를 한 segment 끝낸 것 같다. 


이번 대선의 결과로 인해 최소 다가오는 4년은 각오를 다지고 열심히 살아야 한다고 생각하여 나태해진 자세를 다시 고쳐나가고 있다. 그런 취지로 뭔가 좀더 긴장하고 일을 해서 그런지 평소 같았으면 다음 날로 미뤘을 일을 그렇게 마칠 수 있었다. 시간이 좋아서 어쩌면 점심 때 gym에서 운동을 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할 만큼 꽤 좋은 성적이니 매사 사람이 마음먹기에 따라서 이렇게 달라질 수가 있는 것이다. 새삼스럽게 이런 생각을 하게 되다니.


생각해보면 지난 4년간 정말 많은 발전이 있었다. 2017년 트럼프 집권 1년차에는 그 전년도의 성적으로 그럭저럭 나쁘지 않게 살았지만 2018년이 매우 어려웠고 2019년에는 조금 recovery흘 하는 듯 싶었는데 2020년의 코로나로 또다시 상당히 어려운 한 해를 보냈었다. 민주당이 집권을 하면서 여러 모로 상황이 좋아져서 2021년 중반부터 경기가 나아졌고 2022년과 2023년은 상당히 바쁘게 보냈으며 그 덕분에 2024년이 다소 slow했지만 그럭저럭 버틸 수 있었다. 


뭘 상상하든 더 나쁜 일을 벌일 정권이지만 일단 한번 당해본 경험도 있고 지금의 나와 회사는 2017년과는 또 다른 수준으로 여러 가지 발전을 이루고 경험이 쌓인 상태라서 모르긴 해도 '띠를 꽉 묶어!'라는 자세로 한 해를 마무리하고 내년을 맞을 각오를 단단히 하니 지난 주의 불안하고 심란했던 마음이 많이 가라앉는다. 


30대 초반에 처음으로 익숙한 모든 것에서 멀리 떨어진 곳에서 변호사생활을 시작하던 당시 도쿠카와 이에야쓰를 읽으면서 마음을 달래곤 햇다. 그때 배운 것이 내가 어찌 할 수 없는 바깥의 상황은 factor로 두지 말고 모든 문제의 근원과 해결방안은 자신의 내부로부터 찾아야 한다는 마음가짐이었다. 지금까지도 항상 외적인 요인에는 크게 맘을 두지 않고 언제나 내가 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에 집중하는 것으로 큰 변화나 변수에 대응하는 것이 내 마음가짐이다. 그런 의미에서 오늘의 운동을 마치고 행사에 참석할 것이다. 게으름을 이겨내고.


최근 읽은 책이 이런 건 결국 마음이 허해서 그런 것이다. 마음이 지치니 자꾸 모든 걸 뒤로 하고 떠나고 싶어진다. 고생스러운 여행을 할 나이도 지났고 그럴 수준의 내공이 없으니 그저 편한 여행을 꿈꿀 따름이지만. 하지만 지금 내 나이가 그렇게 지쳐 떠나고 싶은 생각을 많이 하는 나이가 맞지만 지금을 잘 넘겨 조금 더 버티면 그 다음의 reward는 상당할 것이라서 이를 악물고 살아내려고 한다. 아버지가 딱 내 나이때 심지어 자식이 둘이나 있었는데도 그 지침을 이겨내지 못한 탓에 당신도 고생을 하셨고 가족들도 고생을 한 것이라서 난 더 버텨야 한다고 생각한다. 여기서 딱 10년 이내에는 원하는 삶을 살 수 있을 것 같다. 그러면서 항상 아쉬운 것이 물론 '돈'을 버는 것이 남들에 비해 늦은 내 삶의 궤적이다. 언제나 7-8년 전에 지금의 수준에 도달했었더라면 지금 내가 꿈꾸는 7-8년 후의 삶을 지금부터 시작했을텐데 하는 생각을 아니 할 수는 없다. 미니멀도 아니고 유목민도 아니고 정처없이 걷는 것도 무리인 초보여행자가 되겠지만 어쨌든 일상에서는 늘 떠나는 것을 꿈꾼다.





























지금 손에 붙잡고 있는 책들은 이렇게 다섯 권이다. 밑의 두 권은 주로 회사에서 읽고 위의 세 권은 집에서 읽는다. 여기에 더해서 예전처럼 새벽에 10pg 정도씩 읽을 실용서적을 찾아보고 있다. 개발새발 쓴 자계서는 말고 마음가짐이나 실사에 도움이 되는 것을 찾고 있는데 그간 사놓고 안 읽은 책들 중에서 한 권을 시작하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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잉크냄새 2024-11-14 17:0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베르나르 올리비에는 아나톨리아 횡단까지 읽었는데 그 뒤로도 쭈욱~~ 걸으시나 봅니다.

transient-guest 2024-11-15 02:38   좋아요 0 | URL
이스탄불에서 시작해서 중국 시안에서 끝나는 여정이 세 권으로 나눠져 있습니다. 저는 지금 세 번째를 읽고 있으니 아직 시안에 도착하지는 못했습니다. ㅎ
 

충격과 실망이 가시지 않고 있다. 이명박의 역대급 실정에도 불구하고 선택된 박근혜의 당선, 2016년 트럼프의 당선, 2022년 김건희의 당선, 그리고 이딴 꼴을 다시 한번 보니 혐오적인 말이 절로 나온다. 환경위기를 무시하는 트럼프와 wanna-be 디산티스를 지지하는 플로리다주민들이 허리케인으로 엄청난 재산피해와 인명피해를 겪어도, 벌써 예상되는 관세를 피해 원자재를 수입하느라 이번 해의 보너스를 삭감한, 대다수의 트럼피들이 일하는 공장과 직원들, 앞으로 삭감될 사회보장연금과 의료혜택으로 인해 가장 큰 피해를 볼 계층의 다수를 구성하는 트럼피들 등등에 대해 적어도 한동안은 자업자득이란 말 밖에 해줄 것이 없다. 그들을 동정하거나 공감하지는 못할 것이니. 마찬가지로 자신들의 인종을 범죄자취급하는 트럼프를 역대급으로 지지한 라티노들도, 흑인남성들에게도 돌아갈 동정이나 그들의 cause에 대한 공감은 없을 것이다. 김건희당선을 보면서 뱉은 막말이 다시 나올 지경이라서. 


사실관계에 근거한 판단을 내릴 지적인 능력이 부족한 사람들이 늘어날수록 정치는 극과 극을 왔다갔다할 것이니 점점 더 희망을 잃게 된다. 상당수의 swing state의 다수가 이런 계층이라는 건 결국 이들의 표심을 잡되 집토끼를 놓치지 않아야한다는 큰 어려움이 민주당을 고민하게 만들 것이란 이야기. 


아마도 민주당은 앞으로 어떤 방식으로 보다 더 많은 이들을 대변할 수 있는지 고민해야만 할 것이다. 지금까지 전면에 내세운 정치적 올바름, 여성인권, LGBTQ, 불법이민자들에 대한 포용과 같은 사회정의를 실현하는 것만으로는 당장 먹고사는 것이 급한 working class의 지지를 다시 가져올 방법이 없는 것이다. 이번의 shift는 2020년에, 아니 2022년의 중간선거와 2023년의 보궐선거 당시만 해도 민주당을 지지하는 사람들의 약 19%정도가 트럼프지지로 돌아선 것으로 민주당에서 당리당략으로 채택할 아젠다에 대해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하겠다. 앞으로 4년간 얼마나 더 많은 공공인력과 법조계, 행정인력을 트럼프충성파와 그들 밑에서 출세하려는 기회주의자들이 장악해갈지만 생각해도 걱정이 된다. 


적어도 앞으로의 4년은 암울할 것이니 내가 할 수 있는 건 그저 내부로 눈을 돌려 내가 할 수 있는 것들을 하는 것이다. 더욱 열심히 책을 읽고, 하나라도 더 케이스를 맡을 수 있도록 노력하고 열심히 일해서 client를 위해 싸워주고, 열심히 몸을 단련하는 것으로 내가 세상에 존재함을 자각하는 것이 내가 살길이다. 































특별한 것은 없었던 몇 권의 독서에서 정말 오랜 시간동안 천천히 조금씩 읽어서 영문으로 The Lord of the Rings 시리즈를 드디어 완독한 것이 기억에 남는다. 우리가 지금 즐기는 거의 모든 판타지작품의 세계관을 확립한 시조새와도 같은 작품이라서 D&D룰에 기반한 현대의 작품들이나 다른 클래식한 판타지를 즐겨온 나에겐 큰 의미가 있다. 


읽는 것도 좀더 열심히 해서 strong하게 2024년을 마무리하고 심기일전하여 다가올 4년간의 싸움에 대비할 것이다. 트럼피들에게 줄 동정이나 공감은 없지만 그렇다고 모든 걸 포기하고 돌아설 생각은 없다. 


지금와서 보면 결국 2023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침공으로 인해 심화된 인플레이션과 미국국경정책의 실패가 민주당의 결정적인 패인이 된 것인데 이 둘다 트럼프에게는 호재가 된 바, 러시아는 트럼프가 대통령이 되는 것이 자국에 유리하고 (because Trump's Putin's bitch라서), immigration문제는 직접 공화당에 개입하여 합의된 bipartisan bill을 엎어버렸으니 국가의 이익이나 공익엔 일말의 관심조차 갖지 않는 인간이 다시 대통령이 된 것이다. 절차민주주의가 얼마나 시스템을 이용하는 자들에게 취약한지 그 허울이 드러나는 순간이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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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ella.K 2024-11-09 10:4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예전엔 미국 대통령들 대단해 보였는데 지금은 그들도 참 별 것 아니다 싶어요. 트럼프 다른 거 볼 건 하나도 없고 북미관계는 어떻게 할 건지 그건 좀 지켜보고 싶긴합니다. 김정은이 당장 대선만 끝나면 어떻게 할 것처럼 하더니 아직은 조용한 거 보면 뭔가 이유가 있을 거 같긴한데. 암튼 옛날이나 미국이 위대했지 지금은 영...ㅉ

transient-guest 2024-11-12 05:02   좋아요 1 | URL
뭐 이젠 정치인이라고 딱히 대단해보이지는 않네요 저도. 북미관계는 한국에 따라서 많이 달라질텐데 지금의 기조라면 별로 기대할 것이 없습니다. 일단 뭘 상상해도 그 이상으로 이상한 짓을 하려고 할테니까요. 교육수준이 낮은 인구가 더욱 많아지고 공화당은 이를 잘 공략했다고 생각합니다. 백인만으로는 안되거든요. 그저 나 하나 잘 살자는 생각을 많이 하는 요즘입니다

2024-11-09 13:2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4-11-12 05:04   URL
비밀 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