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류독감으로 인해 엄청난 숫자의 닭을 죽여버린 탓에 지금 미국 전역에서는 달걀이 제대로 공급되지 못하고 있다. 오전에 운동을 마치고 바로 Costco로 달려가서 다행이 이번엔 달걀을 구할 수 있었는데 거의 열자마자 갔는데도 물건이 빠르게 없어지고 있었기 때문에 한 시간 정도만 늦었어도 못 구했을 것이다. 


트럼프가 주말에 캐나다와 멕시코에 관세 25%를 때리는 짓을 해버렸고 당연히 상대도 미국산 수출품에 대해 같은 수준의 관세보복을 선었했다. 보수지 월스트르트 저널에서조차 역사상 가장 멍청한 trade war이란 표현으로 수위 높게 비판했으니 트럼프의 보복성 발광에 모두 몸을 사리는 와중에도 도저히 커버해줄 수 없는 미친 짓이 맞다는 것이다. 


불체자를 전국적으로 체포해서 송환한다는 요란한 생쑈를 벌이는 가운데 단속과 추방공포로 거의 모든 3D 업종에서 절대적인 다수를 차지하는 중남미계 불체자들이 일을 하지 않고 있다고 한다. 당장 건설도 농업도 서비서업도 모두 멈춘 상태라고 봐도 과언이 아닌데 덕분에 조만간 과일값도 오를 것이고 이런 저런 물품을 구할 수 없거나 값이 많이 오를 것 같아서 오렌지를 두 패키지나 사왔다. 


트럼프가 싸지르는 똥은 고스란히 우리들에게 큰 피해로 다가올 것인데 그를 지지하는 다수가 특히 큰 피해를 입을 것이다. 물론 난 그들에게 줄 동정이나 관심이 없으니 let the hell break loose라는 생각이고 let them suffer 이란 심정으로 견뎌낼 것이다. 


한국이나 미국이나 소위 보수정권이 등장해서 온갖 이상한 시대역행적인 정책으로 나라를 어렵게 만들면 다시 진보정권이 돌아와서 이걸 고치느라 시간을 써야 하고 그 와중에 불만이 쌓인 중도층은 또다시 보수정권을 데려오는 짓이 되풀이 되고 있다. 그런 과정을 거치면서 나라는 조금씩 나빠지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어쩌면 트럼프 2기는 이렇게 초기에 힘을 확 빼고 금방 lame duck으로 넘어갈 수도 있겠다. 비선실세드링 판을 치는 트럼프 2.0은 기실 다음 번이 없는 관계로 뭘 해도 그만이고 트럼프의 머릿속에는 온통 뭔가 그럴 듯한 걸 남기는 것 밖에 없다고들 하던데. 이 felon in chief의 정권 2기는 그래서 조루증상이 심각하여 2년 후 총선을 개판으로 치루기를 바랄 뿐이다. 경합주에서 간신히 이겨서 상하원까지 장악했으니 아주 조금만 틀어져도 결국 양원을 빼앗길 것이니 2년만 참아보자는 마음이다.


1월에는 이사를 하게 되어 당일을 전후로 하여 각 한 주씩이 정신 없이 지나갔고 이후엔 한국에서 처남이 다녀간 힘든 한 주를 보냈다. 다행히 일은 무리 없이 잘 했는데 그래도 2월부터는 조금 더 stable하게 계획한 대로 월-화-목 출근, 수-금 재택으로 회사업무에 지장이 없는지 제대로 실험하려고 한다. 기름값과 차보험도 그렇지만 길에서 쓰는 시간도 너무 아까워서 이게 잘 되면 너무 바쁘지 않을땐 이틀 출근 사흘 재택으로 해도 좋을 것 같다.
















딱히 내가 관심을 갖고 있는 이야기가 아니라서 그냥 저냥 조금씩 읽었다. 뭔가 motivation이 잘 된 사람이거나 내가 조금 더 젊었더라면 밑줄 그어가며 읽었을지도 모르겠지만 지금의 난 이런 책이 잘 안 맞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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잉크냄새 2025-02-03 17:3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트럼프나 굥을 지지하는 자들 중 자기 계급을 지지하는 자들은 싫어해도 이해는 가는데, 계급에 반하여 더 극렬하게 행동하는 이들은 보수가 짜 놓은 프레임에 빠져 허우적대는 지옥도처럼 보입니다.

transient-guest 2025-02-04 04:57   좋아요 0 | URL
너무 많은 사람들이 그렇게 하니 화를 낼 힘도 없고 그냥 혐오하게 되네요. 뉴스와 교회가 큰 몫을 하는 것 같습니다. 전xx 같은 자를 목사로 아는 사람들이 그렇게 많다니 정말 다른 세상의 뇌구조 같습니다.
 

트럼프가 재선에 성공하고 지난 4년간 자기가 돌아가면 하겠다던 모든 걸 하고 있는 지금의 미국을 보면 한국이 반드시 피해야 할 미래가 보인다. 


재선하지 못했더라면 반드시 감옥에서 죄값을 치뤘어야 했을 희대의 사기꾼이자 악인이 감옥을 피하고 다시 대통령이 되었다는 건 법치라는 것이 결국 선의를 바탕으로 이루어진 협의라는 것, 따라서 이렇게 고도의 기술로 법을 악용하는 것에 능숙한 자의 해킹에 얼마나 취약한지를 보여준다. 


트럼프의 이런 짓꺼리를 도운 유사언론과 FOX, 공화당 정치인들, 여기에 당리당론을 넘어 트럼프 컬트의 신자가 되어버린 판사들이 적극적으로 그의 delay tactic이 실행될 수 있게 했고 다수의 우매한 대중은 고작 4년만에 트럼프를 다시 백악관으로 불러들였다. 거기에 이번에는 무려 선거인단을 넘어 popular vote까지 트럼프가 이겼으니 한국의 극우, 아니 전 세계의 극우가 이걸 보면서 군침을 흘릴 수 밖에 없다.


굥거니가 무속을 넘어 이제 구체적이고 사실적인 선례에 기반하여 행동할 껀덕지가 있다는 건 지금까지 해온 짓꺼리보다 훨씬 더한 악행을 일삼을 것이라는 확신을 갖게 한다. 


굥은 깡이 없지만 거니는 그간 굴러먹은 세월을 보아도 그렇고 그 집안의 내력을 보아도 알 수 있듯이 배짱이 두둑하고 뻔뻔스럽기 그지 없는 x라고 본다. 굥이 술먹듯이 하는 거짓말은 혼나는 것이 무서워서라면 거니의 거짓말은 보다 더 원대하고(?) 구체적인 목적의식을 토대로 이루지는 것이니 그 수준과 깊이는 가히 하늘과 땅의 차이라고 하겠다. 


굥거니는 아직까지는 극우와 보수를 참칭하는 매국세력의 지지를 받고 있고 명태균의 수사가 구체화되어 진실이 드러나면 아작날 30-40무리의 국힘의원들과 정부 곳곳에 포진한 수혜자들과 세습으로 대를 이은 대형마몬교 교주들의 지지를 받고 있다. 게다가 우매한 대중, 신심 깊은 멍청이들까지 생각하면 굥거니 또한 트럼프처럼 무조건 버텨서 여론지형을 엎고 다시 이것으로 정치세력과 법원을 움직일 생각을 하고 있을 것이다. 


지금 한국은 미국을 반면교사로 삼아야 한다. 절체절명의 국가와 민족의 대환란이 오느냐 마느냐의 싸움은 지금부터라고 봐야 하겠다. 


절대로 용서하지 말것이며 극악무도한 이들에게 법정최고형을 넘어 사회에서 추방될 수준의 도덕과 윤리적인 벌을 내려야 마땅하다. 법원에 난입한 테러리스트들에게 극형이 선고되야 하는 이유가 된다. 철없는 행동으로 치부하지 말고, 감형에 전가의 보도처럼 쓰이는 '반성', '젊은 나이', '높은 연세', '사회지도층' 등등의 개소리가 나오지 않길 바란다. 내시화한 검찰권력은 퇴출될 수 있겠으나 이를 잡으려는 모피아 또한 최상모가지의 목을 날려버리는 것으로 일찌감치 그 싹을 잘라내야 한다. 


이번 내란과 그 이후의 모든 사태에 대해 책임이 있는 모든 자들에게 극형이 내려지기를. 

















1월도 이제 막주만 남았다. 세상이 어디를 향해서 가고 있는 것인지 답답한 마음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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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누구나 어떤 일이 해결되지 않고 계속 늘어지면 지치게 마련이다. 나 역시 지난 대선 이후로는 뉴스를 거의 안 보고 산다. 이곳의 이야기지만 CNN도 틀렸고 FOX나 그 아류들은 구역질이 나서, 그리고 대선기간 내내 보던 대안미디어의 뉴스는 희망회로만 돌린 결과로 나타난 부정확성 때문에 당분간은 그렇게 살 것 같다. 어차피 FOX계열에서는 트럼프가 뭘 하든지 좋은 정책이라고 분석할 것이고 그 반대의 매체에서는 나쁜 정책으로 비판을 하면서 결국 트럼프에 대한 이야기만 나올 것이라서 그 피로감에서 회복할 때까지는 보고 싶지 않은 것이다. 


트럼프의 재선으로 나쁜 짓을 해도 처벌을 받지 않을 뿐만 아니라 다시 그 나쁜 짓을 할 수 있는 자리에 갈 수 있음이 증명되었으니 세상의 모든 독재자들과 그 워너비들, 추종자들과 쓰레기들에겐 희망이 될 것이다. 당장 굥겨니와 그들의 추종세력, 최상목 같은 기회주의적인 협잡꾼들이 그대로 트럼프가 지난 4년 동안 시전하여 처벌을 피하게 된 방식을 그대로 답습하고 있지 아니한가. 계속 시간을 끌면서 도처에 박혀있는 검찰, 경찰, 언론, 정치, 사회의 쓰레기들을 통해 여론을 호도하고 법을 수시로 어뷰즈하면서 탄핵을 기각시키려는 저딴 짓거리를 하게 만드는 원천적인 힘이 된 것이 트럼프의 사례인 것이다. 


트럼프는 오늘 자신의 선동으로 내란을 일으킨 2021년 1월 6일의 테러리스트들을 대거 사면해버렸다. 이를 통해 그는 정치권 바깥에서 자신을 도와 여론을 조성하고 사실관계를 호도하며 폭력을 서슴치 않는 사병집단을 확보한 것이다. 정치에서는 never say never이라고 설마란 없는 것이니 다음 번에는 아마 훨씬 더 격렬하고 끔찍한 사태가 발생할 것이라고 본다. 다만 우리들에게도 학습효과란 것이 있을 것이고 작용에 대한 반작용이란 것이 있을테니 다음 번 총선과 대선에서는 민주당도 더 나은 결과를 낼 수 있기를 희망해본다. 


Good trumpy는 dead trumpy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트럼프의 재선으로 인해 벌어질 많은 안 좋은 일들로 직접적인 피해를 가장 많이 볼 그의 지지계층에 대한 동정과 공감이란 것은 나에겐 없을 것이다. 기후재앙을 계속 부정하는 텍사스와 플로리다를 비롯한 곳에는 계속 자연재해가 이어질 것인데 두들겨 맞아도 배우지 못하는 인간들은 어쩔 도리가 없이 몸이 아주 괴로울 수 밖에 없다고 본다. 기실 머리가 나쁘면 몸이 괴롭다는 표현으로도 설명할 수 없을 정도로 낮은 수준의 지능과 지감능력을 가진 트럼프의 지지자들 대다수는 다음 4년 동안 그 전보다 훨씬 더 가난해지고 아파지고 어려워질 것이다. 자업자득이란 이럴 때 쓰는 말이 아니겠는가.


굥 당선 때도 그런 생각을 많이 했었는데 이번 트럼프의 재선으로 더욱 특정부류들에 대한 혐오가 짙어지는 것 같다. 더 큰 문제는 이들이 정치적으로 배우고 각성하기는 커녕 어려움이 커질 수록 더 우경화하여 트럼프가 내려주는 선전문구과 한줌의 푼돈을 서커스와 빵처럼 감사히 받으면서 나치가 득세하던 시기의 독일국민들처럼 행동할 수 있다는 점이다. 국지적 혼란을 넘어 세계적인 혼란과 혼돈의 시대가 온 것 같은 불안함을 떨칠 수가 없다.















10월에 일찌감치 예정했던 것이기는 하지만 어쨌든 한 해를 넘기자마자 이사를 하게 된 탓에 일과 쉼과 운동과 독서가 모두 그 균형을 잃어버린채 첫 3주간을 보냈다. 1/11의 이사였는데 한 주간은 이사준비로, 이사 후에는 정리로 시간을 보내면서 겨우 버틴 끝에 1/20의 MLK날의 연휴로 한숨을 돌릴 수 있었다.


힘든 김에 술도 생각보다 자주 마셨으니 절주를 결심하고 제대로 뭔가를 해볼 기회가 온 건 이번 주가 되어서부터라서 모레의 약속 외에는 주말까지도 술을 마시지 않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술이 땡기기 보다는 주말 저녁부터는 무료해지고 배가 고파지면서 술생각이 나는 것이 보통인 흐름을 바꾸는 것이 필요하다. 


올해에는 꼭 다시 회복하고 싶은 달리기/걷기 등의 cardio가 뭔가 돌파구가 되어주길 바라고 있다. 그저께 다른 사람의 운동에 자극을 받아서 근육운동 후 오후에 실로 오랫만에 달리기를 한 것을 시작으로 오늘도 근육운동 후 40분간의 달리기/걷기를 병행할 수 있었다. 일주일에 5번 정도는 cardio운동을 하는 것으로 심폐지구력을 키우고 몸의 크기와 근수를 떨어뜨릴 계획이니 절주만 잘 된다면 살도 좀 보기 좋게 빠지지 않을까 하는 바램이다.


이번의 이사로 따로 서재를 겸한 오피스로 사용할 방이 생겼다. 특별한 건 아니지만 책장을 세워두고 문학서적들을 추려서 꽂아두었고 모니터와 프린터를 사무실에서처럼 셋업해두니 업무를 보는데 있어 전혀 불편함이 없다. 아마 일주일에 이틀 정도는 재택근무를 하고 좀 덜 바쁜 시기에는 사흘 정도 집에서 일해도 괜찮을 것 같다. 이것이 중요한 건 출퇴근에 소요되는 시간을 아낀다는 점인데 드나드는 채비에 드는 시간까지 생각하면 하루에 두 시간 정도는 충분히 더 아낄 수 있는 것 같다. 오늘 같은 경우도 오전에 좀 느즈막히 일어나 밥을 먹고 바로 업무를 보다가 11시부터 1시 사이에 gym에서 운동을 하고 집으로 돌아와 점심을 먹고 다시 일을 해도 일정에 전혀 문제가 없었으니 아주 바쁜 날이 아니면 이렇게 편히 일하는 것도 좋겠지 싶다. 


여러 책을 조금씩 읽는 와중에 '민음사 세계문학전집'의 독파와 수집을 위해 1권부터 하나씩 읽어나가기로 했다. 큰 틀에서는 그렇게 문학전집을 하나씩 읽어내면서 다른 책을 함께 읽는 것으로 나도 더 늦기 전에 기본교양에 해당하는 고전을 한번씩은 읽어볼 작정이다. 


일도 잘 됐으면 좋겠고 이젠 건강도 걱정해야 하는 나이가 됐고, 매년 조금씩 더 늙어가시는 부모님을 보면서 뭐라 말할 수 없는 여러 가지 감정이 올라온다. 사는 것만 해도 이렇게 신경이 쓰이는 것들 투성인데 굥거니와 트럼프, 그리고 그들 같은 악한 지도자들과 이들을 추종하는 무뇌한 인간들이 만들어갈 세상까지 머리가 아플 지경이다. 아예 관심을 끊어버릴 수 있으면 좋겠지만 타고난 것이 이 모양이라서 그건 가능하지 않다. 그냥 이렇게 노력하면서 자신을 단련하는 것으로 내실을 다지고 멍청이들은 내려다보면서 혐오해주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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잉크냄새 2025-01-23 16:4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작년말부터 올해초의 감정상태는 여전히 불안,혐오,분노입니다. 굥의 낯짝을 면전에서 치워버리고 무기 혹은 사형이 선고되어야 나을 정신적 고통인데, 한동안 쉽게 낫지 않을, 봄이 와야 수그러들 병입니다.

그래도 민음사 전집은 책장에 꽂혀있으면 엄청나게 있어 보입니다.

transient-guest 2025-01-23 21:21   좋아요 0 | URL
한국과 미국의 상황 모두 사람을 참 힘들게 하네요. 빨리 해결될 수 있는 건 한국인데 참 교묘하고 촘촘하게 오랜 시간 쌓인 적폐는 청산이 어렵네요. 최상목 같은 인간이 대통령을 꿈꾼다는 소리가 들릴 지경이니...

민음사전집은 다 모으지는 못해서 읽으면서 이가 빠진 부분들을 조금씩 채워가려고 합니다. ㅎㅎ 문학전집 한질 갖고 있으면 든든하죠..
 

여러 가지로 상황이 정리되지 않은 한국을 보면서 맞는 미국에서의 새해. 1월 20일에는 굥과 내란당이 벤치마킹한 트럼프의 취임이다. 미국은 트럼프 이전과 이후가 많이 달라졌다고 생각하는데 이번을 계기로 괴벨스가 말했던 것처럼 거짓말을 반복하여 진실로 호도하고 분노와 증오를 자극하여 표를 끌어당기는 짓이 우매한 대중들 뿐만 아니라 평범한 사람들에게도 먹힌다는 걸 알게 되었으니 굥과 내란당이 노리는 한 수는 결국 내란부정의 여론을 조성하고 탄핵기각을 이끌어내는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 우습게도 굥거니를 트럼프가 벤치마킹하는 날이 올 수도 있는데 쓰고보니 세계의 정세가 우경화를 통한 파시스트의 시대로 회귀하는 것 같아 두렵다. 환경위기로 인해 올라간 지구의 온도가 빙하를 녹이고 그 차가운 물이 다시 바다를 식혀서 소빙하기가 온다는 이야기도 있으니 인류가 다시 어려운 시대를 만나 각처에서 치고 받는 싸움을 하는 시대의 서막이 열리는 것 같다. 


연말부터 지금까지 소소하게 책은 계속 읽었지만 마음의 여유가 없었던 탓에 별다른 감흥이 남지 않았다. 
























































정성들여 많은 글을 쓰던 시기가 언제였던가 기억이 나지도 않을 만큼 오래 전에 이미 내 서평(?)은 엉망이 되고 말았다. 꾸준히 지금까지도 깊이 있는 글을 남기는 많은 분들을 보면서 부럽기도 하고 부끄럽기도 하다만 지금의 나에겐 읽는 것을 꾸준히 이어가는 것도 힘들 때가 많다. 남들이 보기엔 부러운 직업에 자영업자이고 한국에서 커리어를 이어가는 동년배의 직장인들과 비교하면 엄청 안정적인 삶이지만 많이 지쳤다는 말도 이미 여러 해 이어서 하고 있을 만큼 매년의 삶이 버거울 때가 있다. 운동 외에는 딱히 스트레스를 풀 길도 없지만 그렇다고 작년처럼 자주 술을 마시면 10년 후가 망가질 것 같아서 술을 줄이려고 맘을 먹고 나니 정말 할 것이 없다. 무술을 하나 시작하고 싶어한지도 몇 년이 지났는데 막상 하려고 생각하면 이런 저런 시간의 제약이 따르게 되니 이것도 쉽지가 않다. 


일이나 벌이의 의미가 아닌 다른 목표를 하나씩 세워 노력해야 이 공허한 삶이 조금 채워질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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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습관을 만드는 건 시간이 오래 걸리지만 그 습관이 없어지는 시간은 금방이다. 해서 완전체 새벽형 인간이었던 나 또한 새벽에 일어나는 것이 힘들어진 것이다. 어쩌다 새벽에 일어나 운동을 마치고 집에 돌아와 넉넉하게 아침을 준비하는 여유와 기쁨을 맛보고나면 다시 새벽형으로 바꾸려고 노력할 마음이 들지만 밤잠을 설치고 아슴아슴 잠이 들었다 싶었는데 금새 눈이 떠지고 일어날 시간이 되면 몇 시간 더 뭉개고 누워있게 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주말이면 출근하지 않아도 된다는 것 하나로 마음이 넉넉하여 새벽에도 잘 일어나게 되니 그나마 주말 이틀엔 새벽이나 이른 아침에 일찍 일어나서 커피도 한잔 마시고 몸도 풀어준 후 gym이 여는 시간에 맞춰 운동을 갈 수 있는 것이다. 내심 매일 이렇게 살았으면 좋겠다는 생각과 함께 언젠가 은퇴하거나 은퇴한 마음가짐으로 부담 없이 일을 하다가 내키면 훌쩍 여행을 떠나버릴 수 있는 삶이 오면 새벽 세 시에 일어나 하루를 시작하고 밤 아홉 시면 잠자리에 드는 매일을 꿈꿔본다.


좋은 와인책은 넘쳐나지만 내가 읽어본 몇 권을 base로 하여 말하자면 일단 너무 어렵고, 복잡하고, 기본에 충실한 나머지 지식과 정보로 가득하지만 쉽게 다가오지 못하는 것 같다. 더욱 중요한 건 이들이 다루는 standard와인 대부분이 가격이 어마어마한 유명에티킷이라서 사실 책을 보면서 한번 마셔볼 생각이 들어도 구매할 생각은 못하게 된다는 점이다. 물론 시중에는 많은 와인에세이들이 있고 이들은 좀더 가성비가 좋은 와인을 많이 다루고 있으니 잘 맞는 책을 구해서 와인을 배워보면 좋겠지 싶다. 


이 책은 우연히 구했고 우연히 그날 도착한 책박스 두 통에서 먼저 읽은 책이다. 공돌이에서 전업작가가 된 사람의 책이라는데 매불쇼에서도 나오는 등 나름 유명한 분 같다. 


와인을 마시는 법, 감별하는 방법, 역사, 유수레이블 등 알압두면 좋을 지식은 넘쳐나지만 아주 기초적인 내용만 알면 나머지는 마셔가면서 배워야 할 것이니 이렇게 보통의 우리들이 접근하기 좋은 와인, 그것도 거의 저자가 음식과 함께 마셔본 것들을 하나씩 따라가면서 try해봐도 좋을 것 같다. raw fish가 아닌 이상 해산물과 궁합이 좋은 red도 있고 반대로 육류와 맞는 white도 있다고 하니 '신의 물방울'에서 많이 과장이 되긴 했지만 이 세계는 확실히 넓디 넓고 깊고도 아주 깊다고 하겠다. 


일주일이 두 번씩 술을 마신다고 해도 혼술이 대부분이라서 같은 와인을 마시는 것보다는 매번 다른 와인을 try하고 정말 좋은 녀석들만 따로 몇 병씩 구해서 가끔 마셔주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과 함께 음식과 pairing하여 와인과 음식을 함께 입속에 넣고 음미해보고 싶다는 마음이 든 것도 이 책의 영향이다. 즉 그간 와인을 너무 '술'로만 접근했다면 이제부터는 경험으로 그리고 마리아주를 더 신경써보고 싶다는 생각이다. 당장 다음 주에 중국집에서 송년회겸 송별회를 하기로 했으니 일단 닥치고 나오는 음식 한입에 술 한모금을 시도해볼 것이다. 나는 와인이라면 라면과 함께 먹어도 맛있다는 주의지만 중국음식이 은근히 와인 pairing이 쉽지 않은 것으로 안다. 물론 우리가 가는 곳은 Korean Chinese라서 향신나 향채가 강한 원조와는 차이가 있겠지만 양장피나 오향장육 같은 녀석들하고의 궁합은 어떨지 궁금한 것이다. 오늘과 내일을 버텨 지난 일요일부터 8일간의 금주를 끝내고 마시는 월요일을 술은 얼마나 달콤할까??


술과 음식, 그것도 주로 소주와 순대국, 전, 찌게처럼 우리의 정서 깊숙히 들어있는 DNA같은 녀석들을 배워서 섭렵하면서 살아온 이야기. 이제 환갑을 맞을 이승환옹과 동갑인 작가의 나이를 보건데 소주가 무척 강력한 도수를 자랑하던 시절이 작가의 젊은 시절이었으니  이념적으로 역시 강력하게 단련되거나 똥후니처럼, 나베처럼 세상사에 무심한 부잣집애들의 맨탈이어야 버틸 수 있었던 87이전의 한국에서 술이 없었더라면 어찌 살 수 있었을까 싶다. 지금과는 사뭇 다른 시장통의 순대국, 실내흡연, 투명한 병에 담긴 25도 (그것도 60년대의 30도에서 낮춘 것이라고)의 소주를 마시고 다음 날 토하고 해장하면서 또 마시는 이야기가 정겹그 그지 없다. 나하고도 나이 차이가 꽤 있는 이야기라서 내가 온전히 겪은 이야기와는 다르지만 뭔가 대학생이라면 이랬을 것이라는, 어린 시절의 내가 갖고 있는 이미지와 부합하는 면이 있어서 읽음과 공감 및 이해에 어려움이 없었다. 학생들도 지갑에 따라 차이가 나기 시작한 건 대충 90년대부터가 아닌가 하는 막연한 생각을 하는데 아마도 80년대까지만 해도 대다수가 다 고만고만했기 때문이 아닌가 싶다. 순대국이나 선지해장국이 내 최애도 아니고 사실 오히려 미국에 와서 한참이 지나서 배운 음식이긴 하지만 추운 날이나 비가 오는 날이면 가끔 따끈한 순대국에 소주 한잔이 떠오르는 걸 보면 15살때 미국에 와서 몇 년이 지나면 50을 맞이할 나이만큼 이곳에서의 시간이 훨씬 더 길지만 DNA는 어쩔 수가 없나보다.


금주에 따른 금단현상임이 심히 의심되는 책선택이 아닐까. 어쩌다 보니 술 이야기를 연달에 세 권을 읽은 모습니다. 물론 집에서는 여전히 홈즈와 크툴루의 세계관이 얽힌 네 번째 책, 정수일 선생의 아프리카 여행기를 조금씩 읽고는 있지만 늘 주기적으로 마시던 술을 아예 안 마시는 한 주간은 뭐랄까 이상하다. 더 웃긴 건 아예 이렇게 쉬는 시간을 강제로 가지니 또 그럭저럭 버텨지는 것이다. 화요일인가 수요일까지가 조금 갑갑했는데 이젠 거의 다 와서 오늘과 내일 밤만 버티면 될 것이고 월요일에는 아주 즐거운 시간이 기다리고 있으니까. 이렇게 쉬다가 마시는 술은 또 얼마나 맛있는지.


우리의 전통술을 제대로 마셔본 적이 없다. 몇 달전에 모임에서 누군가 가져온 문배술과 안동소주가 처음이었던 것 같고 그 전에는 마실 기회가 없었다. 한국에 장기체류하는 기회가 오면 이런 유명한 진짜 '소주'와 동동주, 막걸리 등 우리의 것을 우리의 음식과 함께 맘껏 섭렵할 것이다. 식객에서 술에 대한 에피소드와 취재후일담 등을 모은 책이다.


글이 맛깔나서 좋아하는 이다혜 작가의 2019년 책이다. 전에 홈즈x코난도일이라는 기획도서도 즐겁게 읽었고 예전에 '빨간 책방'에서의 입담도 좋았던터라 이 책 또한 즐겁게 단숨에 읽으면서 교토에서의 여행을 꿈꿨다. (근데 최근 책은 무려 전두엽상실자이자 가짜 프로파일러인 이수정과 함께 썼는데 이유가 뭘까) 


교토하면 일본에서도 깍쟁이의 이미지가 있다고 하는데 일단 사람은 무시하고 이 고도가 주는 멋진 모습과 전통의 음식을 맛보면 될 것 같다. 사실 우리 기질에는 도쿄도 교토도 아닌 오사카가 젤 잘 맞을 것 같지만. 


근데 생각해보니 난 교토나 오사카보다 더 가보고 싶은 곳이 있으니 홋카이도와 오키나와가 그 둘이다. 내가 일본을 처음 가는 날이면 아마 홋카이도가 목적지가 될 가능성이 높은데 가능하면 겨울에 가서 머리가 얼얼할 만큼 차가운 맥주를 마셔보고 싶다. 언제 가려나.


이제 운동을 갈 시간이다. 피치 못할 사정으로 하루가 아닌 이틀의 휴식을 가졌으니 주말과 월요일까지 3일을 연달아 아주 빡세게 해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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잉크냄새 2024-12-22 09:3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온전히 책 이야기가 아닌 4분의 3 술 이야기군요.ㅎㅎ

중국에서 양주를 찾기 힘들어요. 대신 포도주(푸타오지우)가 주로 나오는데 우리가 말하는 포도주가 아닌 와인을 말하는 겁니다. 중국 사람들 식사할때 보면 주로 백주나 포도주를 많이 마셔요. 먹고 죽자 할때는 백주, 격식있게 우아하게는 포도주죠. 아마 중국음식과 포도주 사이에도 뭔가 궁합이 맞으니 그러지 않을까요.

transient-guest 2024-12-22 23:46   좋아요 0 | URL
책이 술에 대한 것들이다 보니 그리 됐네요.ㅎㅎ 중국에서 와인이 유행이라고는 들었는데 중국산 와인이 식사에 나온다는 말씀이신가요? 제가 워낙 가본 곳이 없어서요..ㅎㅎ그냥 맥주와 백주를 많이 마신다고만 알고 있었어요. 책에서 보면 중국음식과 와인의 궁합을 맞추기 어렵다는 이야기를 많이해요. 저는 다 좋은데 아마 뭔가 교과서적인 의미로 그런 건지도 모르겠어요.

감은빛 2024-12-24 10:0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 이 글을 도저히 그냥 지나칠 수가 없군요. ㅎㅎ

임승수 씨의 부인이 최근에 남편이 와인에 엄청 빠졌고, 와인 책을 쓰고 있다 라고 페이스북에 쓴 걸 본 적이 있어요. 그런데 벌써 그 책이 출판되었군요. 개인적인 편견일수 있지만, 임승수씨의 글을 신뢰하지 않아서 와인 책을 쓴다고? 와인을 좀 좋아하게 된 사람이? 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사실 그가 작가라고 불리고 글을 주로 쓰게 된 계기가 된 책 [원숭이도 이해하는 자본론]을 무척 싫어해서 아마도 무의식이 그 사람도 싫어하게 되어 그런 생각을 한 것이 아닌가 싶어요. ㅎㅎ

[술꾼들의 모국어]는 저도 보관함에 담아두었는데, 늘 살까말까 고민하다가 결국 장바구니에서 빼는 책들 중 하나입니다. ㅎㅎㅎ

홋카이도는 저도 언젠가 꼭 가보고 싶은 곳이예요. 오키나와는 코로나19가 퍼지기 전에 운좋게 다녀왔어요. 관광도 좋았고, 함께 갔던 지인들과의 시간들도 좋았지만, 무엇보다 현지 술 아와모리가 정말 좋았어요. 소주보다 도수는 훨씬 쎄지만, 소주와 같은 탁 하고 걸리는 느낌 없이 잘 들어가고 제법 마셔도 숙취도 별로 없었구요. 여행기간 동안 매일 아와모리를 마실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아, 오키나와 식당들은 유난히 음식들이 짜서 소금 소태를 먹는 느낌이었어요. 첫날부터 마지막날까지 여행 내내 다녔던 식당들이 정도의 차는 있겠으나 모두 다 짰어요. 한두 곳은 도저히 먹을 수가 없어서 다른 그릇을 달라고 해 일부만 덜어서 물을 잔뜩 타서 조금만 먹고 나오기도 했어요.

우리나라 전통술들도 맛있는 술들이 많은데, 비싸고 도수가 쎄서 평소에 먹기 쉽지 않아요. 안동소주는 당연히 좋고 문배술도 좋지만, 꼭 진도 홍주를 드셔보시라고 권하고 싶네요.

transient-guest 2024-12-27 03:36   좋아요 0 | URL
작가들의 개인적인 페북은 안 봅니다만 감은빛님께서는 뭔가 업계(?)의 분이신지 간혹 글에서 보면 글을 쓰시는 분 같기도 하고 노동운동이나 사회운동을 하시는 분 같기도 하여 궁금합니다. 임승수작가는 마르크스주의로 책을 많이 썼다고 하는데 저는 그쪽엔 크게 흥미가 없네요. ‘술꾼들의 모국어‘는 한번 정도 즐겁게 볼만하니 편리한 경로를 통해 읽어도 좋을 것 같습니다.

아와모리도 기회가 되면 마셔보고 싶네요. 12/23의 송년회때 각출된 술이 너무 화려해서 수정방은 명함도 못 내밀었답니다. 처음으로 마셔본 우량예, 고급코냑과 위스키 등 그간 모아둔 것들을 하나씩 갖고 나와서 만취했네요. 내년부터는 술을 조금 더 줄일 생각합니다. 한국에 가면 문배술, 안동소주, 진도 홍주 등 한국술을 사올 생각입니다.

감은빛 2024-12-27 06:12   좋아요 1 | URL
임승수씨와 그의 아내 이유리씨는 개인적인 친분은 없지만, 한 다리만 건너면 바로 이어지는 출판계 사람이라 듣고 싶지 않아도 소식을 알게 되는 인연이지요. 이유리씨도 기자를 그만두고 책을 많이 썼어요. 부부가 공저로 쓴 책도 있구요.

대학에서 학생운동에 살짝 발을 들였다가 파벌싸움에 질려서 일치감치 시민운동, 특히 환경운동 판으로 들어온지 20년이 훌쩍 넘었네요. 한때 활동가 급여로는 도저히 먹고 살수가 없어서 노동운동가 출신 작가들이 만든 출판사를 시작으로 환경, 생태 출판사들에 제법 오래 있었어요. 그때 여러 작가들하고도 알게 되었구요. 이때부터 저도 여기저기 글을 좀 쓰긴 했는데, 아직 공저만 있을 뿐 제 이름으로 책을 내지는 못 했네요. 한참 전에 출판계를 나와서 다시 운동판의 언저리에서 살고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