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행복하게 하는 것들] 

 

잠에서 깨어나 창문으로 들어오는 신선한 공기가 피부에 닿으면,

아직 손상되지 않은 하루의 시작이 나를 행복하게 한다.

청소를 끝낸 후에 마시는 한 잔의 커피가 나를 행복하게 한다.

친구에게 생일카드를 보냈는데 그의 답장에서 고마워하는 친구의

마음이 느껴질 때, 그것은 나를 행복하게 한다.

예상치 못했던 친구의 안부전화가, 이웃집에서 보내온 먹음직스런

떡이 나를 행복하게 한다.

이웃돕기 성금을 내고 나서 누군가를 돕고 싶은 따뜻한 인정이

내 가슴속에 있다는 확인이 나를 행복하게 한다.

이웃에 사는 친구가 손님을 치른다면서 내게서 그릇들을 고마운

얼굴로 빌려갈 때, 누군가를 도왔다는 흐뭇함이 나를 행복하게 한다.

 

 

 

 


오고 가는 거리에서 마주친 이웃 사람들과 미소 띤 눈인사를 나눌 때면,

각박한 동네 인심이 아닌 훈훈한 인정 속에서 살고 있다는 위안이

나를 행복하게 한다.

차이코프스키의 '백조의 호수'를 감미로운 선율로 들으며 감상할 수

있는 날은, 내 마음 속에 평화로움이 깃들인 것만 같아 나를

행복하게 한다.

베란다에서 태양이 내리는 눈부신 햇살을 받으며 잘 자라는 화초들을

바라볼때, 그동안 내가 화초에게 준 것이 그저 물이 아닌 '정성이 담긴 물'

이었다는 느낌이 나를 행복하게 한다.

읽고 싶었던 책을 서점에서 구입하여 집에 돌아와 찻잔을 앞에 두고

첫장을 여는 설렘은 나를 행복하게 한다.

 

 

 

 


여행은 나를 행복하게 한다. 특히 방학을 이용해 아이들과 함께 떠나는

여행의 전날밤, 엄마를 돕겠노라며 여행가방을 챙기면서 아이들이 즐거워

하는 모습은 나를 행복하게 한다.

아이가 재밌는 표정으로 책을 읽는 모습을 보는 일은, 아이가 독서의

즐거움을 아는 것 같아 나를 행복하게 한다.

아이가 어쩌다 한 번 100점 맞은 시험지를 보이면서 부모님을 기쁘게

해주었다는 만족스런 표정을 지을 때, 시험지보다 그 얼굴이 나를 행복하게 한다.

아이들과 함께 하는 간식시간에 아이들에게서 엿보이는 동심이 나를

행복하게 한다.

저녁식탁이 풍성하게 느껴지는 날, 식탁에 둘러 앉은 가족들의 밝은

모습이 나를 행복하게 한다.

퇴근 후 귀가하는 남편의 손이 과일봉지를 들고 있을 때, 가게에서 가족들을

위해 과일을 골랐을 남편의 마음이 나를 행복하게 한다.

훗날 지난날들을 되돌아보는 노년에 나로 하여금 주름진 얼굴로 미소지을 수

있는 추억이 많이 있다면, 행복하게 늙어갈 수 있을 것 같다.

 

 

 

 

 

 

 

 

 

 

 

.............................................................
​오래전 어느 일간지 ‘주간문예’에 실렸던 글입니다.
아이가 초등학생일 때 제가 쓴 글이고 그 아이가 대학을 졸업하고
현재 회사에 다니고 있으니 2000년대에 쓴 것 같습니다. 
제가 잊고 있던 글이었는데 우연히 인터넷에서 찾았습니다.
어느 블로그에 제 이름과 함께 있었습니다.

 

 

옛 사진이 촌스럽게 느껴지듯 이 글 또한 그런 느낌이 들긴 하지만
이런 글을 쓸 만한 마음을 가지고 있었다는 걸 확인하는 기분이
나쁘지 않았습니다.
아마도 요즘 속상한 일이 있어서 그런 것 같습니다.

 

 

이 글을 찾은 건 어느 블로거 분 덕분입니다.
이 자리를 빌어서 감사드립니다.

 

 

(하나도 수정하지 않고 그대로 올립니다.)

 

 


 

 

 

요즘 예쁜 꽃 사진을 많이 찍었는데 올릴 글이 없어서 사진을 못 올리고 있었습니다.

이 글을 찾았기에 마침 잘 됐다 싶어 사진 세 장을 함께 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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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4-30 17:4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9-05-02 11:54   URL
비밀 댓글입니다.
 


1.
라면을 먹는 남자에 대한 단상 :
요즘 유일하게 즐겨 보는 드라마가 <세상에서 제일 예쁜 내 딸>이다. (주인공 이름을 몰라서 탤런트 이름으로 쓴다.) 아내 박정수 님은 시를 배우러 외출하고 (퇴직한) 남편 주현 님은 집에서 라면을 끓여 먹는 장면을 보게 되었다. 이것을 본 시청자들은 어떤 생각을 했을까?

 

 

 

 

 

 

 

 

 

아내를 못마땅하게 여기며 시를 배우러 다닐 시간에 남편이 먹을 밥이나 챙겨 주지, 하고 생각한 시청자가 있을 것이다. 이것을 느끼게 하는 게 작가의 의도일지 모르겠다.

 

 

반면에 여태껏 아내가 출근하는 남편에게 밥을 챙겨 주었고 이젠 퇴직했으니 남편이 아내가 먹을 밥까지 해 놓으면 얼마나 좋을까, 하고 생각한 시청자가 있을 것이다. 나 역시 기자 출신의 주현 님이 컴퓨터 사용을 못할 리 없겠고 인터넷에서 레시피를 찾아 음식을 해 보는 게 좋지 않을까, 라고 생각해 보았다. 새로운 일에 대한 도전이 오히려 삶에 활력을 줄 수 있다고 본다.

 

 

자식을 다 키워 놓았고 결혼까지 시켜 놨으면 박정수 님도 자유를 누릴 시간이 필요해 보이지 않는가. 주현 님은 집에서 노는데 박정수 님은 여자라는 이유로 매 끼니마다 챙겨야 한다면 이건 불공평하다. 한 주는 주현 님이 식사 당번을 하고, 한 주는 박정수 님이 식사 당번을 한다면 좋을 것 같다.   

 

 

 

 

 

 

2.
무의식적인 성차별주의자 :
대체로 남편들은 ‘지금 청소해 줄게.’라고 말한다. 마치 하지 않아도 될 일을 인심을 써서 해 주는 것처럼. 아내들은 ‘지금 청소할게.’라고 말한다. 누구를 위해 해 주는 게 아니라 자신이 마땅히 할 일이라서 하는 것처럼.  

 

 

 

 

 

 

3.
인간이란 :
이기적이고 비합리적이고 어리석고 자기 자랑하기를 좋아하고 기억력은 엉터리이고 자신을 제대로 알지 못하는 것. 그것이 인간이다. 

 

 

 

 

 

 

4.
산책 :
‘빨리빨리’를 외치는 세상이다. 음식점에 가면 자신이 주문한 음식이 빨리 나와야 하고, 나온 음식을 빨리 먹어야 하고, 먹었으면 다음 일정을 위해 빨리 이동해야 하고... 이런 세상의 흐름에 역행하는 것 같아서 산책이 좋다. 천천히 걸으면서 내가 놓친 것은 없는지 점검하는 시간이 좋다. 세상의 파도에 휩쓸려 가지 않고 나만의 길을 택한 것 같아 좋다.

 

 

 

 

 

 

5.
오디오북 :
무료 팟캐스트를 몇 년 들었더니 듣고 싶은 건 거의 다 들어서 폰으로 요금을 결제하는 오디오북을 구매하기 시작했다. 구매한 오디오북을 폰에 저장해 놓으니 아무 때나 들을 수 있어서 편리하다. 요약본보다 전문이 담긴 것을 선호하는데 이것 의외로 재밌다. 책 전체를 듣고 나서 인상적인 부분은 반복해 듣길 좋아한다. 재독인 셈이다. 눈으로 읽는 것보다 귀로 듣는 오디오북이 덜 피로하다는 건 장점이다. 그런데 오디오북으로 듣고 좋았던 것은 결국 종이책으로 사게 되어 이중으로 돈이 드는 건 단점이다. 그래도 앞으로 오디오북을 애용하게 될 것 같다.

 

 

 

 

 

 

 

미세먼지에 시달린 날들이 많았기 때문에

요즘 공기가 맑아 봄날을 기분 좋게 누릴 수 있음이 기쁘다.
활짝 만개한 꽃도 예쁘지만 봉오리가 핀 꽃도 예쁘다.
자연은 이렇게 우리에게 아름다움을 선사한다.
며칠 전에 찍은 사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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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어떤 면에서 열등감을 가지고 있듯이 누구나 어떤 면에서 자만심을 가지고 있을 것이다. 자만심이 있다고 해서 무조건 나쁘다고 할 수 없다. 자만심은 우리로 하여금 사는 재미를 느끼게 해 주니까. 그리고 자만심을 느끼는 순간에는 자존감도 있을 것 같으니까.

 

 

부자 친구가 고급 자동차를 자랑한다고 하면 난 기분 나쁘지 않을 것 같다. ‘그래 넌 부자로 살렴. 난 글을 잘 쓰는 사람으로 살게. 난 계속 노력할 거거든.’라고 생각해 버리면 그만이다. 영어 실력을 뽐내는 친구가 있으면 ‘그래 넌 영어 실력을 자랑스러워하렴. 난 글 실력을 자랑스러워할게.’라고 생각해 버리면 그만이다. 골프 실력을 뽐내는 친구가 있으면 ‘넌 골프 실력을 자랑스러워하렴. 난 글 실력을 자랑스러워할게.’라고 생각해 버리면 그만이다. 시기심을 갖지 않고 기죽지 않는 것. 이것이 자만심이 내게 주는 선물이다.(앞으로 이렇게 생각하기로 했다.)

 

 

그런데 자만심에 빠지면 자기 자랑에 취해 신나게 떠들어 대다가 상대방의 마음을 헤아릴 줄 모른다든지 중요한 무엇을 놓칠 가능성이 있든지 하리라. 이 점이 자만심에 빠진 자의 주의 사항이다.

 

 

남의 기분을 상하게 하는 일이 없도록 겉으로 자만심을 드러내지 말 것. 기죽지 않고 자신을 자랑스러워하며 살기 위해 마음속에 자만심을 가질 것. 이것이 가장 바람직한 모습일 것 같다고 생각해 봤다.

 

 

 

 

 

 

 

 

 

 

 

 

 

 

 

 

 

...............
사실 우리 인간이 가진 감정 중에 ‘자만심’ 만큼 굴복시키기 힘든 것도 없다. 감추려 해도 때려 눕혀도 숨통을 막고 눌러도 자만심은 살아남아서 여기저기서 그 모습을 드러낸다. 내가 쓰는 이 글에서도 그것이 보일 수 있을 것이다. 내가 그것을 완전히 극복해 냈다고 한다면 그것은 내가 겸손하다고 하는 자만이니까.(171쪽)

 

- 벤저민 프랭클린, <프랭클린 자서전>에서.
...............

 

 

 

 

 

 

 

 

 

 

 

 

 

 

 

 

 

 

 

 

 

 


...............
거의 모든 사람들이 적든 많든 자만심을 가지고 있다. 자신의 가치를 과장하지 않고도 삶을 지탱할 수 있는 사람은 매우 드물다. 뛰어난 능력을 타고나서 누구에게나 인정받는 사람들만이 자신의 가치를 과장하지 않고도 행복할 수 있다.(304쪽)

 

- 버트런드 러셀, <런던통신 1931-1935>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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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yrus 2019-04-08 06:1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상대방과 나를 비교하려는 마음이 생기면 자신의 위치에 따라서 자만심 또는 열등감이 생겨요. 나 자신을 자랑스럽게 생각하면 내 생각과 행동에 대한 확신이 생겨요. 그러한 확신이 자만심으로 변질되지 않게 유지하는 일이 중요한 것 같습니다. ^^

페크pek0501 2019-04-08 12:23   좋아요 0 | URL
맞습니다. 제가 그래서 자만심을 겉으로 드러내지 않고 마음속에만 자만심이 있다면 바람직하다고 썼지요.
자만심으로 변질되지 않게 유지하는 게 중요. 기억해 놓겠습니다.
좋은 점심 시간 되십시오. 고맙습니다.
 

 

 

 

 

 

 


올해 1월에 한국예총에서 선정한 ‘올해의 칼럼니스트’로 상을 받게 되어 운이 좋아서라고 생각했는데, 운이 계속 좋을 전망인 걸까.

 

 

어제 한 일간지 기자로부터 전화가 왔다. 점잖고 예의 바른 기자다운 남자 목소리가 나에게 원고 청탁을 하는 전화였다. 주 1회 칼럼을 연재해 달라는 거였다.

 

 

난 깜짝 놀라서 말문이 막혔다. 의아해서 또 감격해서 어떤 말도 할 수가 없었다. 너무 놀라면 말이 안 나온다는 걸 이때 완전히 이해했다.

 

 

내가 알기로 그 일간지는 국내 유력 일간지 4위 안에 드는데, 어떻게 나 같은 사람에게 원고 청탁을 할 수 있는 건지 이상해서 당황해서 말은 안 나오고 머릿속에서 생각만 했다.

 

 

생각만 하다가 마냥 전화기를 붙들고 있을 수만 없어서 고민해 보고 모레 연락하겠다고 얼른 매듭을 짓고 전화를 끊었다.

 

 

인터넷을 통해 내 글을 본 누군가가 나를 그쪽에 추천했을까. 아니면 그 일간지의 기자가 직접 내 글을 보았을까. 이런저런 생각을 해 보았다.

 

 

나는 이 일이 행운인지 아닌지 판단이 되질 않는다. 왜냐하면 그런 유력 일간지의 연재를 맡기에는 내 역량이 부족함을 잘 알기 때문이다.

 

 

아직도 연재를 맡을 것인지 거절할 것인지 어떻게 하면 좋을지 모르겠다.

 

 

괜히 연재를 맡아서 내 글이 형편없다고 망신을 당하는 일이 생긴다면 이건 악운일 터. 그래서 신중하게 생각해 보기로 했다.

 

 

이것이 행운인지 악운인지 알 수가 없어 지금도 고민 중이다. (오늘은 만우절입니다. 그래서 장난을 쳐 봤습니다. 그러니 용서해 주십시오. 용서가 안 되시는 분은 ‘오늘은 제 생일입니다.’ 그러니 소설로 읽어 주시고 용서해 주십시오.)

 

 

잘난 척하는 것 같아서 이 글을 올리는 데에 용기가 필요했다는 것을 고백한다. 

 

 

 

 

 

 

 


.................................................
오늘 바쁜 일이 있어서 30분 만에 쓴 글임을 알립니다.
수정할 곳이 있으면 나중에 수정하겠습니다.

 

 

덧붙임) 이런 농담을 하는 것이 잘난 척하는 것 같아서 용기가 필요했다는 뜻입니다.(4월 1일 오후 7시 49분에 덧붙임을 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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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4-01 14:0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9-04-01 19:31   URL
비밀 댓글입니다.

hnine 2019-04-01 15:4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충분히 있을 수 있는 일이라고 생각해요. 기뻐하며 읽었습니다 ^^
생신도 축하드립니다.

페크pek0501 2019-04-01 19:33   좋아요 0 | URL
아, 나인 님. 기뻐하며 읽으셨다니 나인 님이 마구 좋아질라고 합니다. 원래 좋아하지만요...ㅋ
만우절이라 장난을 쳐 봤습니다. 전부 뻥입니다. 제 생일이라는 것은 사실입니다.
제가 4대 일간지에 글을 쓰는 일은 현실적으로 일어날 수 없는 일입니다요.
세상에 글 잘 쓰는 사람들이 얼마나 많은데 저한테까지 기회가 오겠습니까?
꿈에서나 가능한 일이지요.
생일 축하는 사실이니까 축하 인사를 고맙게 받겠습니다.

syo 2019-04-01 15:4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될 사람이 되는 거지요. 축하드립니다, 페크님!!

페크pek0501 2019-04-01 19:35   좋아요 1 | URL
시오 님. 실망입니다. ㅋ 제 글을 끝까지 읽지 않으셨나 봅니다. 제가 만우절이라 장난을 친 거라고 글 끝부분에 밝혀 놓았는데요... 호호~~ 어쨌든 이 글을 사실로 믿을 만큼 저를 과대 평가하시는 것 같아 기분은 좋습니다요.

4대 일간지에 제가 칼럼을 쓰는 일은 일어나지 않습니다.
좋은 저녁 보내세요.
아, 생일은 사실입니다.


syo 2019-04-01 19:48   좋아요 1 | URL
읽었으나 인간은 믿고 싶은 걸 믿는 법이잖아요......

세상 생일 가운데 만우절이 생일인 사람이 두 번째로 불행한 사람이라고 들었습니다. 아무도 안 믿어주는.....

페크pek0501 2019-04-01 19:52   좋아요 0 | URL
아 역시 시오 님은 저보다 한 수 위이십니다. 저도 1초 정도 시오 님은 그런 게 아닐까 생각했었습니당~~ 믿어 주십시오. ㅋ

붕붕툐툐 2019-04-01 16:5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페크님, 정말 축하드려요!! 안목 있는 사람이네요~(근데 이 청탁건이 만우절 장난이라는 말씀은 아니시죠??^^)

페크pek0501 2019-04-01 19:37   좋아요 0 | URL
만우절 장난입니당~~ 저에게 유명 신문에서 원고 청탁을 할 리 없잖습니까?
현실적으로 일어날 수 없어서 글이라도 뻥을 쳐 봤습니다.

오늘 제 생일인 것은 맞습니다. 축하, 감사히 받겠습니다. 댓글, 고맙습니다.

psyche 2019-04-01 22:3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와 축하드려요 라고 말하려고 죽 읽다보니 만우절이군요. 하지만 언젠가는 현실이 될 수도!
생일 축하드려요. 만우절이 생일이라 어릴 적에 친구들이 안 믿었겠네요 ㅎㅎ 저는 만우절 다음날이 생일이라 그 마음을 쬐끔 알거든요. 아이들한테 내일 내 생일이야 해도 아무도 안믿었다는...ㅜㅜ

페크pek0501 2019-04-02 13:25   좋아요 0 | URL
예. 그렇습니다. 제 생일이기도 해서 인상에 남는 글을 써 보자, 하고 이왕이면 재밌는 글을 써 보자, 하고 장난을 쳐 봤습니다. 만우절을 그냥 보내기 아쉽잖아요.

저도 학교 다닐 때 오늘이 내 생일이야, 라고 말하면 만우절인 것 다 알아, 하는 대답이 돌아왔다는... 너무 오래된 일이라서 기억이 잘 나지 않지만 제가 억울했던 기분은 기억합니다.
오늘이 그럼 psyche 님의 생일이겠군요. 생일을 축하드립니다.
즐거운 생일날을 보내시기 바랍니다. 댓글 감사합니다.

서니데이 2019-04-01 22:4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페크님, 생일 축하드립니다.
칼럼 일간지 연재는 아래 덧붙인 부분을 잘 이해하지 못해서 댓글을 못 썼는데, 만우절 이벤트라니 조금 아쉽지만, 그래도 좋은 소식으로 반갑게 읽었어요.
지금은 아니었지만, 앞으로 그런 날이 머지않아 올 거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뜻이 있으면 길이 생긴다고 하니까요.
오늘 날씨가 조금 차갑습니다.
환절기 감기 조심하시고, 따뜻한 밤 되세요.^^

페크pek0501 2019-04-02 13:30   좋아요 1 | URL
아, 생일 축하, 하루 지났지만 접수합니다. 어제 저녁을 가족과 외식했답니다.
으음... 10년 뒤쯤 제 글이 많이 향상되어서 2류 신문 연재가 가능할까요?ㅋ
원래 목표란 이룰 수 없는 지점에 있어야 하는 거죠. 그날을 위해 늘 공부하는 자세를 가질 겁니다. 독서도 많이 하고 말이죠. 특히 좋은 책은 반복 독서를 할 계획입니다. 뜻이 있으면 길이 생긴다, 좋은 말입니다.

날씨는 차가와도 미세먼지가 없어서 좋더군요. 오늘도 해질 무렵에 산책을 해야겠다고 생각하고 있어요. 서니데이 님도 감기 조심하시고 따뜻하게 지내세요.

카알벨루치 2019-04-01 23:3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잼납니다 페크님 장난 ㅋㅋ

페크pek0501 2019-04-02 13:33   좋아요 2 | URL
바로 그겁니다. 그런 댓글을 제가 기대했다는 거죠. 그런데 의외로 알라디너 님들은 책을 많이 봐서 진지하고 순수한 경향이 있어서인지 이런 장난을 잘 즐기시질 못하는 것 같아요.
삶은 농담이라고 말한 어느 작가의 말이 생각납니다. 우린 농담하는 마음으로 웃을 준비를 하고 사는 게 좋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댓글, 감사합니다. 좋은 하루 보내세요...

카스피 2019-04-02 16:3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ㅎㅎㅎ 페크님께서 좀더 절차탁마하시면 컬럼쓰시는 것도 크게 무리없으실 거란 생각이 듭니다^^

페크pek0501 2019-04-03 09:07   좋아요 0 | URL
오랜만입니다, 카스피 님. 반갑습니다.
예, 배우려는 자세로 임하고 있습니다. 끊임없이 배워야 성장할 수 있다고 믿습니다. 취미라는 것도 발전이 있어야 재밌는 법이니까요.
댓글, 감사합니다. 좋은 하루 되시길 바랍니다.

2019-04-03 15:1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9-04-04 12:1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9-04-04 22:5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9-04-05 13:1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9-04-03 17:2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9-04-04 12:2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9-04-04 18:1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9-04-05 13:12   URL
비밀 댓글입니다.

사과나비🍎 2019-04-03 22:5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 늦었지만, 생일 축하드려요~^^*
일간지 칼럼 축하해 드리려고 했는데, 만우절 농담이었군요~^^*
완전히 속았어요~^^;

페크pek0501 2019-04-04 12:30   좋아요 1 | URL
하하~~ 완전히 속으라고 제목도 그렇게 지은 거랍니다. 만우절을 게다가 제 생일인데 그냥 지나가기가 아쉬웠거든요. 내년에 또 어떤 장난의 글을 쓸지 모릅니다. 더 기발한 것, 충격적인 걸 해야겠어요. 미국으로부터 칼럼 연재를 제의받아서 이게 혹시 사기꾼의 유혹인가 싶었다, 하는 정도로 써야겠어요. ㅋㅋㅋ

댓글과 축하, 감사히 받겠습니다. 산책하기 좋은 날입니다. 좋은 공기를 마음껏 누리는 하루가 되시길 바랍니다.

사과나비🍎 2019-04-08 22:01   좋아요 1 | URL
^^* 내년에도 페크님의 만우절 농담 기대할게요~^^*
그때도 생일 축하 인사 남기도록 할게요~^^*

페크님도 언제나 좋은 일 가득하시기 바랄게요~^^*

페크pek0501 2019-04-11 13:24   좋아요 1 | URL
언제나 좋은 일이 가득하길 바란다는 말씀, 감사합니다. 언제나 좋게 해석하며 살기를 노력하겠습니다. 해석하기 나름일 테니까요.
불행이 닥치면 그다음에 좋은 일이 있으려고 그러나 보나, 이렇게요. 또는 액땜한 것인가 보다, 이렇게요.

내년 만우절에 꼭 들러 주세요. 좋은 하루 되세요. 고맙습니다.

사과나비🍎 2019-04-12 00:28   좋아요 1 | URL
^^* 예~ 역시 페크님은 말씀도 정말 좋게 잘하시는 것 같아요~^^*
예~ 내년 만우절에도 오도록 노력할게요~^^*
축하 인사말 남겨야지요~^^*

페크pek0501 2019-04-13 14:03   좋아요 0 | URL
예 예 예... 감사합니다.
좋은 하루 보내세요...

2019-04-06 20:1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9-04-06 22:23   URL
비밀 댓글입니다.

cyrus 2019-04-08 06:1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사람 일은 어떻게 될지 알 수 없어요. 내가 간절히 원했던 일이 언젠가는 진짜로 실현될 수 있으니까요. 이 글이 ‘성지 글’이 되길 바랍니다. ^^

페크pek0501 2019-04-08 12:28   좋아요 0 | URL
사람일은 어떻게 될지 모른다는 불확실성 때문에 오히려 삶을 잘 살 수 있는 거라고 심리학 책에서 최근 봤습니다. 사람 심리가 확실성보다 불확실성을 좋아한다고 합니다. 그래서 도박에 빠지는 사람이 있고 강원랜드가 인기인 모양입니다.

제 능력의 한계를 느껴 글쓰기는 여기까지라고 생각했지만 그 한계를 뛰어넘을지 모른다는 불확실성을 믿어 보겠습니다. 성지 글, 감사합니다.
점심 맛있게 드십시오.
 

 

 

봄이 왔다. 어제 찍은 사진이다.

 

 

 

 


1.
<해리 포터> 시리즈의 저자 조앤 롤링이 만약 어린 딸이 있는 이혼녀가 아니었고 생활비가 부족하지 않았다면 해리포터 시리즈를 쓰지 않았을 것이다. 부유하고 행복한 기혼자였다면 그런 명작이 탄생하지 못했을 거라는 얘기다. 그녀가 세계적인 베스트셀러 작가가 된 것은 꼭 필요한 돈의 ‘결핍’ 때문이었을 거라는 것.

 

 

인간은 결핍을 느낄 때 큰 에너지가 발산한다. ‘결핍’이 평범한 사람을 예술가로 만들 수 있다.

 

 

부유한 예술가보다 가난한 예술가가 진정한 예술가처럼 느껴진다.

 

 

 

 

 

 

2.
올해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그룹 퀸의 ‘프레디 머큐리’ 역을 맡은 배우 ‘라미 말렉’이 남우 주연상을 수상했다. 영화 제목은 <보헤미안 랩소디>다. 


 
이 영화를 극장에서 관람하고서 흡족했었다. 음악 영화라서 좋았고 줄거리도 좋았다. 특히 주인공 ‘프레디 머큐리’의 역에 왜소한 몸에 보잘것없는 신분의 사람으로 등장시켜서 음악에 대한 재능과 열정이 그가 가질 법한 모든 열등감을 사라지게 한 점이 인상적이었다. 열등감은 아무것도 아니라는 것. 마음먹기에 따라서 열등감 유발 요인이 삶에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것. 아니 오히려 열등감 때문에 큰 에너지를 발산할 수 있다는 것. 이런 메시지를 느꼈다. 물론 영화의 메시지가 무엇인가 하는 것은 각자 관객의 몫이다. 해석은 다양할 수 있으니까. 

 

 

 

 

 

 

3.
1874년 프랑스 파리에서 출생한 서머싯 몸은 열 살 때 부모를 잃고 백부의 집에서 불행한 어린 시절을 보냈다. 의학교에 입학하여 의사 면허를 취득했지만 작가를 지망하여 10년간 가난하게 살았다. 부모의 애정 결핍과 가난이 그가 대작가가 되는 데 영향을 미쳤을 거라고 추측한다.

 

 

위의 세 가지 실례를 들어 이런 글을 쓰는 이유는 누구든 어떤 면에서 결핍을 느꼈다면 그것은 더 나은 삶을 위해 큰 에너지를 발산할 수 있는 조건이라는 것을 말하고 싶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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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머싯 몸의 광팬으로서 그의 소설 대부분을 흥미롭게 읽었다. 에세이 <서밍 업>에서도 흥미롭게 읽을 수 있는 글을 많이 만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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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 이후 나는 많은 철학서를 읽었다. 나는 철학서가 아주 훌륭한 읽을거리임을 발견했다. 독서를 필요로 하고 즐거워하는 사람에게 읽을거리를 제공하는 여러 위대한 학문 중에서 철학이 가장 다양하고 방대하며, 또 가장 만족스러운 책자를 제공했다.(301쪽)

 

쿠노 피셔의 강의에 영감을 받아서 쇼펜하우어를 읽기 시작한 이래로 나는 위대한 고전 철학자들의 가장 중요한 저서들을 대부분 다 읽었다.(303쪽)

 

나는 그의 철학 뒤에 있는 인간을 보았고, 어떤 책에서는 그 고상함 때문에 내 정신이 드높아지는 것을 느꼈으며, 또 어떤 책에서는 그 기이함에 흥미를 느끼기도 했다.(304쪽)

 

- 서머싯 몸, <서밍 업>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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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그동안 독서하여 배운 것에 따르면 작가가 되고 싶은 사람은 문예창작학과에 진학하는 것보다 철학과에 진학하는 게 낫다. 서머싯 몸도 철학을 공부할 필요가 있음을 느꼈다니 시대를 초월하여 같은 생각을 한 것 같아 반가웠다.

 

 

요즘 난 ‘동양 철학’ 강의를 주 1회 들으러 다니고 있다. 서머싯 몸이 말한 철학 공부의 유용성 때문이 아니고 우연의 일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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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호랑이 2019-03-30 04:5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페크님께서 철학 공부를 시작하시는 것도 부족함을 채우려는 마음, 결핍의 아쉬움에서 나온 것이라 생각합니다. 새삼 결핍 자체보다 그것을 받아들이는 우리의 자세가 문제임을 깨닫게 됩니다^^:). 즐거운 공부 되세요!

페크pek0501 2019-03-30 11:35   좋아요 1 | URL
안녕하세요. 그렇죠. 공부는 해도 해도 끝이 없어 결핍을 느끼죠. 한때 철학서만 읽었던 적이 있었고 심리학 책만 읽던 시절도 있었는데... 요즘 칼럼을 쓰면서 내가 너무 아는 게 없다는 생각이 드는 거예요.ㅋ
무엇이든 그것을 받아들이는 우리의 자세가 언제나 핵심이죠.
공부의 즐거움을 누리며 다니려 합니다. 감사합니다. 좋은 하루 되세요.

붕붕툐툐 2019-03-30 08:1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목련 나무가 정말 크고 예쁘네요~ 페크님 서멋싯 몸의 광팬이시군요~ 달과 6펜스밖에 못 읽은 저도 페크님의 글을 읽으니 그의 다른 작품을 읽어보고 싶네요^^

페크pek0501 2019-03-30 11:38   좋아요 0 | URL
광팬이라 대부분 읽었죠. 인생의 베일, 면도날, 달과 6펜스, 인간의 굴레 1,2 다 좋았습니다. 밑줄을 그으며 읽었죠. 단편 소설집인 서머셋 몸 작품집도 좋더라고요. 단편집 읽어 보시면 좋을 듯합니다.
팬이 되는 좋은 작가를 발견하는 일은 독자로선 꽤 행복한 일입니다.
붕붕툐툐 님, 댓글 감사합니다. 좋은 봄날 보내세요...

stella.K 2019-03-30 15:0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와우, 동양철학을요?
저는 철학은 좀 버겁더군요.ㅠ
근데 말씀하신 건 맞아요. 글을 잘 쓰려면
스킬이나 노하우 보다는 한 가지라도 재대로 파서
거기에 일가를 이루는 게 더 좋다고 하더군요.
근데 저는 쩝...ㅠ

페크pek0501 2019-03-30 15:36   좋아요 1 | URL
오랜만의 나들이십니다.ㅋ 반가워요.
동양철학 하면 어려워 보이나요? 공자, 장자, 한비자, 순자 등에 대해서 공부하는 것입니다. 주로 독학하는데 가끔 강의 들으러 가면 학생이 된 기분도 느끼고 좋더라고요. 싫증 나면 그만두기도 하고 또 생각나면 다니고 그럴려고요. 지난 학기엔 결석을 많이 했는데 이번엔 결석 없이 출석해 보려고 합니다.

저도 요즘 그런 생각을 합니다. 한 가지를 파서 전문성을 갖춘 칼럼을 쓰면 좋겠다 싶어요. 댓글,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