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시로(남)가 요지로(남)에게 돈을 빌려 준 적이 있다. 요지로는 그 돈으로 마권을 몇 장 사서 돈을 몽땅 날려버렸다고 말하고는 갚지 않는다. 그러더니 미네코 씨(여)한테 가서 돈을 받으라고 한다. 자기가 산시로에게 꾼 돈이 있어 갚기 위해 돈을 빌리러 왔다고 말하니, 미네코 씨가 자기를 믿을 수 없다며 산시로가 직접 와서 받아가라고 했다고 한다. 결국 산시로는 미네코를 만나 돈을 받았고 그날 전람회에 가기도 하며 둘이 시간을 보냈다. 


돌아오는 길에 요지로가 산시로에게 돌연 빌린 돈에 대한 변명을 늘어놓기 시작했다. 달이 밝은 비교적 추운 밤이다. 산시로는 돈에 대해서는 거의 생각하고 있지 않았다. 변명을 듣는 것도 진지하지 않다. 어차피 갚지 않을 거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요지로도 결코 갚겠다는 말을 하지 않는다. 다만 갚을 수 없는 이런저런 사정을 이야기할 뿐이다. 그 이야기가 산시로에게는 훨씬 재미있다. ……자신이 알고 있는 어떤 남자가 실연한 나머지 세상이 싫어져 결국 자살을 하려고 결심했는데 바다도 싫고 강도 싫고 분화구는 더욱 싫고 목을 매는 것은 더더욱 싫어서 어쩔 수 없이 권총을 사왔다. 권총을 사온 후 아직 목적한 바를 실행하기도 전에 친구가 돈을 빌리러 왔다. 돈이 없다고 거절했지만 어떻게든 꼭 좀 빌려달라고 간청하는 바람에 어쩔 수 없이 소중한 권총을 빌려주었다. 친구는 그 권총을 전당포에 맡겨 임시변통했다. 형편이 나아져 전당포에 맡긴 물건을 찾아 돌려주러 왔을 때 권총의 주인은 이미 죽을 마음이 사라진 상태였다. 그러므로 이 남자는 친구가 돈을 빌리러 왔기 때문에 목숨을 구한 것이나 다름없다.

“그런 일도 있으니까 말이야.”

요지로가 말했다. 산시로는 그저 우스울 뿐이었다. 그 외에는 아무런 의미도 없다. 높이 뜬 달을 바라보며 큰 소리로 웃었다. 돈을 받지 못해도 유쾌하다.

- 나쓰메 소세키, 「산시로」, 247~248쪽. 


“웃으면 안 되네.”

요지로가 주의를 주었다 산시로는 더욱 우스웠다.

“웃지 말고 잘 생각해보게. 내가 돈을 갚지 않았으니까 자네가 미네코 씨한테 돈을 빌릴 수 있었던 거 아닌가?”

산시로는 웃음을 그쳤다.

“그래서?”

“그것으로 충분하지 않은가? …… 자네, 그 여자를 사랑하고 있지?”

- 같은 책, 248쪽.


⇨ 요지로는 자신이 돈을 갚지 않아 산시로가 미네코와 함께 시간을 보낼 수 있었으니, 오히려 산시로가 이익을 얻게 되었다고 한다. 꽤 그럴듯한 말이다. 















나쓰메 소세키, 「산시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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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ella.K 2024-11-10 19:5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 사진이 올해 마지막 가을 모습이겠죠? ㅠㅠ

페크pek0501 2024-11-12 12:23   좋아요 1 | URL
스텔라 님, 벽 안이 경복궁인데 그 부근(서촌)에 좋은 카페가 있다고 해서 한 카페에서 스터디 모임을 했어요.
단풍을 보자마자 바로 사진을 찍었어요.
아마도 단풍이 곧 사라질 거고 겨울이 오겠지요. 실컷 봐 두어야 하겠습니다. 굿 데이!!!
 



코다(CODA)는 청각 장애인인 부모나 보호자에 의해 양육된 사람을 말한다. 이 영화의 여주인공인 코다 ‘루비’는 부모와 오빠가 모두 청각 장애인이라서 가족과 함께 있을 때면 수화로 의사소통을 한다. 이 가족은 고기잡이로 생계를 이어 가는데 고등학생인 ‘루비’도 고기잡이배를 타고 함께 일한다. 가족이 다른 사람들과 의사소통을 하기 위해서는 루비가 수화 통역을 해 줘야 하므로 그녀가 꼭 필요하다. 바다에서 잡은 생선을 거래할 때에도 수화 통역을 해 주는 그녀가 없으면 안 된다. 루비는 새벽에 고기잡이를 한 뒤 학교에 간다. 수업 시간에 잠이 들 정도로 고단하고, 옷에서 생선 냄새가 난다는 소리를 듣기도 하지만 그녀는 개의치 않고 가족을 도우며 산다.     


루비는 짝사랑하는 남학생을 따라 합창단 동아리에 들어간다. 거기서 루비의 노래를 들은 선생님은 음악적 재능을 알아보고 그녀에게 음악 학교인 버클리 대학에 갈 것을 권유한다. 버클리 대학에 가고 싶은 루비. 그리고 그녀가 떠나면 먹고살 길이 막막한 어머니, 아버지, 오빠. 그들 사이에 갈등이 생긴다. 루비로서는 노래를 부르는 것이 행복하기에 대학에 가서 꿈을 이루고 싶기도 하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대학에 가면 자기가 없이 가족이 어떻게 살 수 있을지 걱정이 된다. 


루비의 가족은 어떤 결정을 내리게 될까? 자기들의 생계를 위해 루비를 붙잡아 둘 것인가 아니면 루비의 더 나은 인생을 위해 그녀가 떠나도록 할 것인가? 오빠는 그녀에게, 너가 태어나기 전에도 우리는 잘 살았다고 말하며 떠나라고 한다. 결국 그녀의 아버지와 어머니 그리고 오빠는 루비의 꿈을 지지하고 응원하는 쪽으로 결정한다. 


가족의 결정에 따라 루비는 자신의 꿈을 위해 떠나기로 한다. 떠나기 직전에 그들 가족이 그녀와 껴안는 마지막 장면은 가족 간의 깊은 사랑이 느껴져 훈훈한 감동을 준다. 어려운 가정 환경 속에서도 포기하지 않고 자신의 꿈을 향해 나아가는 루비도 멋지지만, 불편을 감수하더라도 루비가 가족을 위해 희생할 것을 강요하지 않고 그녀를 떠나보내는 가족도 멋지다. 힘든 역경을 딛고 일어나 자기 꿈을 향해 나아가고 싶은 이들에게 이 영화를 추천한다. ‘가족’이라는 이유로 가족을 위한 개인의 희생을 당연시하는 이들에게도 이 영화를 추천한다. 아름다운 영화다.


** 인상적인 장면 : 루비는 심사 위원들만 참석하는 오디션장에서 무대에 올라 노래를 부른다. 청각 장애인인 어머니, 아버지, 오빠는 오디션장에 몰래 들어가 2층 객석에 앉는다. 노랫소리를 들을 수 없지만 루비가 노래하는 모습만이라도 보고 싶기 때문이다. 이때 어머니, 아버지, 오빠를 발견한 루비는 가족을 위해 수화로 가사를 전달하며 노래를 부른다. 그 모습이 인상적이다.



..............................

이 영화를 넷플릭스에서 시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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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선 2024-10-18 00:5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영화는 못 봤지만, 이 영화 <미라클 벨리에>를 리메이크 했다고 들었습니다 영화는 안 봐도 영화 소개 하는 걸 라디오 방송에서 듣기는 해요 그렇게 길게 하지 않지만, 지금 생각하니 요새는 라디오가 잘 안 나와서 잘 못 듣기도 했네요

청각장애인 식구 사이에서 자기 혼자만 들으면 거기에서 조금 소외감을 느끼기도 한다더군요 이건 소설에서 봤어요 여기에서는 그러지 않을 것 같네요 부모나 오빠하고 사이가 좋으니...


희선

페크pek0501 2024-10-18 16:27   좋아요 1 | URL
그렇군요. 장애인 연기를 하는 가족 세 명이 실제로 장애인이라고 합니다.
요즘 라디오 역할을 해 주는 것이 유튜브인 것 같아요.
어머니가 장애인이어서 딸을 낳을 때 장애인이길 바랐다고 하는 대사가 나와요. 이것 역시 소외감과 관련이 있을 듯해요. 네 명의 가족이 모두 낙천적인 성격이라 보기가 좋았어요. 어려움을 겪고 사는 사람들이 많이 봤으면 하는 영화였어요. 희선 님, 가을비가 오는 날이니 뜨거운 국물로 저녁 드시면 좋겠습니다. 날이 쌀쌀하니 제가 얼큰한 두부찌개가 먹고 싶네요. 마침 소고기도 두부도 있으니 고춧가루 넣어 오늘 해 먹어야겠어요. 답글을 달다가 저녁 반찬을 해결하네요.ㅋㅋ 잘 지내십시오.^^

서니데이 2024-10-18 21:4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페크님, 편안한 하루 보내셨나요.
이 영화 괜찮다고 들었는데, 넷플릭스에서 볼 수 있군요.
전부터 넷플릭스 가입하고 싶긴 한데, 그러면 볼 게 너무 많을 것 같아서 시작을 못하겠어요.
아마 휴대전화에서 분리가 어려울 거예요.
오늘 비가 와서 기온이 많이 내려갑니다.
10월의 평년 기온에 가까워진다고 하지만, 하루 사이에 기온이 많이 내려가니까
감기 조심하시고, 따뜻한 주말 보내세요.^^

페크pek0501 2024-10-22 17:19   좋아요 1 | URL
넷플보단 유튜브를 많이 보게 됩니다. 저희 집은 티브이를 kt 통신사로 바꾸면서 넷플릭스와 유튜브를 TV화면으로 볼 수 있게 설치했던 것 같아요. 전화 한 통화만 하면 기사 님이 나와 해 줍니다. 유튜브를 TV화면으로 보니까 좋은 강의를 많이 시청할 수 있어 좋습니다. 만약 장자, 강좌를 찾으면 19강까지 강의가 있을 정도예요. 강사님들도 많아 장자 강의를 누구 것으로 들을지도 고민하게 되어요. 무료의 온라인 강의인 거죠.
오늘도 비가 옵니다. 내일부턴 추워질 듯해요. 이렇게 해서 시간은 겨울을 향해 가는 거지요.
서니데이 님도 감기 조심하시고 따뜻하게 옷 입으세요. 고맙습니다.^^

stella.K 2024-10-18 22:2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오, 저도 본 영화네요. 영화 좋았죠?
상 받을만하다 했죠.
이 영화와는 꼭 같지는 않지만 이번 주 <인간극장>은 안구장애인으로 살아간다는 게
어떤 것인지를 생각하게 만드는 내용이었어요.
34살의 의산데 2년전 낙마 사고로 한쪽 눈을 잃었는데 꽤 밝고 씩씩하더군요.

페크pek0501 2024-10-22 17:21   좋아요 1 | URL
아, 보셨군요. 아름다운 영화였어요. 제가 영화 속 주인공이라면 그렇게 씩씩하게 살지 못했을 것 같아요. 온 가족이 구김 없이 밝게 사는 모습이 보기 좋았어요. <인간극장>에서도 그렇군요. 그런 분들이 많이 계시지요. 나쁜 상황에서도 마음의 평화를 갖고 산다는 게 쉽지 않지요. 본받을 점입니다.^^

yamoo 2024-11-02 10:1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오~~ 이런 영화가 있었네요. 넷플도 유튭과 비슷하게 알고리즘을 바탕으로 내가 봤던 영화 위주로 추천해 줘서 이 영화를 놓쳤나봅니다. 이거 이번 주 찾아서 꼭 보겠어요! 불끈~

페크pek0501 2024-11-03 14:40   좋아요 0 | URL
넷플 알고리즘으로부터 완전히 자유로울 순 없지요. 기대 없이 봐서 그런지 괜찮은 영화였어요. 특히 장애인으로 나오는 (주인공의) 부모와 오빠 등 세 명이 실제로 장애인이라고 해서 더 인상적으로 본 것 같아요. 좋은 하루 보내십시오.^^
 



이 영화는 어머니와 아들 사이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중심으로 전개된다. 어머니의 이름은 ‘에바’이고 아들의 이름은 ‘케빈’이다. 케빈은 에바가 낳은 첫아이였는데 줄곧 울며 보채서 에바를 힘들게 한다. 아무리 달래도 울음을 그치지 않아 그녀는 점점 지쳐 간다. 케빈은 대소변을 가릴 수 있는 나이가 됐음에도 기저귀를 떼지 않고 기저귀에 일부러 대변을 싸서 에바를 화나게 만든다. 


케빈은 커 가면서도 에바를 괴롭히기 위해 태어난 아이처럼 행동한다. 에바가 꾸며 놓은 방의 벽에 물감을 뿌리는가 하면, 여동생의 애완동물을 몰래 죽이기도 하고, 여동생의 한쪽 눈을 다치게 만들기도 한다. 케빈이 그러는 이유를 에바도 알 수가 없고 관객도 알 수가 없다. 케빈이 활쏘기를 좋아하고 아버지와는 잘 지낸다는 것을 알 수 있을 뿐이다. 


마침내 끔찍한 사건이 터지고 만다. 케빈이 열여섯 살의 생일을 사흘 앞둔 어느 날 학교에서 여러 명의 학생이 죽임을 당하는 사건이 발생한다. 그 살인범이 바로 케빈이다. 에바는 범행 현장에서 체포되는 케빈을 보고 큰 충격을 받는다. 집에 온 에바는 딸과 남편이 화살에 맞은 채 쓰러져 있는 것을 보고 또 한 번 큰 충격을 받는다. 물론 케빈이 활을 쏘아 죽인 것이다. 케빈은 왜 아버지와 여동생을 죽이고 학생들을 죽였을까? 가정적으로 문제가 있는 것도 아니고 죽일 만한 특별한 이유가 있는 것도 아닌데.  


에바의 아들이 살인범이라는 사실을 아는 사람들은 에바를 괴롭힌다. 그녀 집의 외관에 붉은색 페인트를 뿌리고, 길에서 만난 그녀에게 뺨을 때리기도 한다. 아들이 교도소에 있는 것도 고통스러운 일인데 살인자의 어머니로 살아야 하는 것 또한 고통스러울 수밖에 없다. 


마지막 장면은 인상적이다. 에바가 케빈이 있는 교도소로 면회를 가서 두 사람이 얘기를 나누는 장면이다. 에바가 케빈에게 묻는다. “왜 그랬어?” 이에 대해 케빈이 대답한다. “안다고 생각했는데 지금은 잘 모르겠어.”라고. 에바는 아무 말 없이 케빈을 꼭 안아 준다. 케빈은 에바 앞에서 처음으로 고분고분하다. 에바가 교도소에서 걸어 나오며 영화는 끝난다.  


나는 이 영화를 보고 나서 궁금한 게 많았다.  그중 몇 가지 들어 보면 다음과 같다. 첫째, 케빈처럼 악인이 되는 것이 타고난 기질이나 성격 등의 선천적 요인에 의한 것인지 아니면 부모의 양육 방식 등의 후천적 요인에 의한 것인지 궁금하다. 이 문제를 위해서는 맹자의 성선설, 순자의 성악설, 고자의 성무성악설 중 무엇이 옳은지 따져 보는 것이 필요하겠다. 둘째, 모성애는 선천적으로 타고나는 것인지 후천적으로 생기는 것인지 궁금하다. 내 생각엔 후천적인 것 같다. 셋째, 어머니로서 아이를 키울 준비가 되지 않은 에바에게 문제가 있는 것인지, 에바의 사랑을 독차지하기 위해 못된 짓을 하는 케빈에게 문제가 있는 것인지 궁금하다. 물론 둘 다 해당되지 않을 수도 있다넷째, 살인자의 부모는 사람들의 비난을 받아 마땅한 일인지 궁금하다. 만약 비난을 받아 마땅한 일로 보는 경우 부모가 잘못 키워서 자식이 살인자가 되었으니 부모에게 책임이 있다는 것이겠다. 내 의견을 말하자면 이 영화에서 부모가 아이를 잘못 키워서 범죄를 저지르는 사람이 되었다는 것에 나는 동의할 수 없다다섯째, 에바가 교도소를 나오면서 마음이 어떠했을지 궁금하다. 에바가 마음이 가벼워졌을까 아니면 더 무거워졌을까.


부모와 자식 간의 관계에 대해 생각할 거리를 많이 주는 영화라는 점에서 <케빈에 대하여>는 다른 영화들과는 궤를 달리한다. 케빈이 살인자가 된 원인을 정확히 알 수 없어 여러 각도로 검토하게 되는 <케빈에 대하여>를 아직 보지 못한 분들에게 강추한다.



..............................

넷플릭스에서 시청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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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ella.K 2024-10-06 21:31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저도 몇년 전에 본 영화입니다.
보고 마음이 참 무거웠죠. 케빈이 좀 섬뜩했습니다.
엄마도 뭐 그런 아이를 낳고 싶어서 낳겠습니까?
아이들 중엔 그렇게 심각하게 제어가 안 되는 아이가 있는 것 같아요.
성악설, 성선설 말씀하셔서 그런데 어떤 면에선 악에 사로잡힌 영혼 같다는
생각도 해 보는데 영화는 그건 피해가더군요. 의도적인 것 같긴한데
정확한 의도는 잘 모르겠더군요. 그렇게 영적인 문제로 풀고 싶지 않은 건지
그렇게 되면 오컬트 영화가 될 것 같아 경계를 한 건지.
그 보다는 역시 영화는 에바에게 더 많은 비중을 두고 있긴하죠?
아무리 아들이라도 남편과 딸을 죽인 존재를 끌어 안아주기란 쉽지 않을텐데 영화라 가능했을까 싶기도하고.
자의든 타의든 한 집안에 범법자 하나만 나와도 가정이 초토화되는 건 말할 것도 없을 것 같아요.

페크pek0501 2024-10-07 11:08   좋아요 3 | URL
스텔라 님도 보셨군요. 섬뜩해서 못 보겠다는 사람도 있긴 하더라고요.
미운 짓만 골라 하는 애가 있기는 한데 케빈은 많이 심하죠. 사이코패스를 운운하기도 하는데 그걸 알려면 성인이 되어야 한대요. 성인만이 검사할 수 있다네요. 케빈은 미성년자. 어머니인 에바의 잘못된 양육 방식을 언급하기도 하는데 저는 그런 것 못 느꼈어요. 누구나 부족한 엄마이고 경험 없는 초보 엄마이니 그것이 큰 변수라고는 보지 않아요. 설령 영화감독이 그게 이유다, 라고 할지라도 저는 동의하지 않겠어요.ㅋ 제가 놓친 점이 있을지 모르겠지만... 어쨌든 시청해 볼 만한 영화였어요. 많이 추워졌습니다. 감기 들지 마시고 가을 날씨에 잘 적응하시길... 댓글, 감사합니다.^^

yamoo 2024-10-07 17:44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케빈에 대하여...아직 못봤는데, 인상적으로 보신 듯합니다. 이런 멋진 감상문을 남기신걸 보면요.^^

페크pek0501 2024-10-08 12:22   좋아요 3 | URL
십몇 년전에 만들어진 영화라는데 인상적인 영화였어요. 아이가 어머니를 화나게 만들려고 작정하고 노력하는 걸로 보였거든요. 대부분의 엄마들이 경험 부족으로 서툴게 자식을 키우기 마련이나 모든 아이들이 나쁜 아이로 성장하는 건 아니잖아요. 저는 어쩔 수 없는 아이, 가 있다로 해석되더라고요.^^

카스피 2024-10-07 21:07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사이코패스나 소시오패스는 선천적인 것이라서 부모의 사랑이나 교유과는 크게 관계가 없지 않을까 싶어요.사실 일반인들의 그들의 사고를 이해한ㄷ는 것은 무리란 생각이 듭니다.

페크pek0501 2024-10-08 12:26   좋아요 2 | URL
그렇군요. 사이코패스 범죄자들을 보면 전혀 반성하지 않을 뿐더러 자신의 잘못을 모르더라고요. 범죄를 저질렀으면 죄값을 치르는 게 맞지만 정신 이상자일 땐 보통 사람과 똑같이 죄값을 치러야 하는 건지는 잘 모르겠어요.^^

고양이라디오 2024-10-10 18:5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도 오래 전에 영화를 봤을 때 페크님과 같이 여러 의문점들이 떠올랐습니다. 과연 케빈은 선천적인 것인지 환경(양육)적인 것인지요.

최근 사이코패스에 대한 책을 읽고 알게 된 사실은 사이코패스는 선천적으로 태어난다는 사실입니다. 그렇다고 모든 사이코패스가 공격적이고 살인범이 되는 건 아니지만요. 정도의 차이는 있겠죠. 물론 양육도 중요합니다. 사이코패스 성향이 약한 아이가 좋은 환경에서 성장하면 큰 무리 없이 잘 살 수 있을 것입니다. 결국 항상 유전과 양육 모두 중요하다로 귀결되네요ㅎㅎ

실제 사례들을 보니 아무리 부모가 노력해도 안되는 사이코패스 아이들도 있더라고요.

페크pek0501 2024-10-11 10:09   좋아요 1 | URL
사이코패스가 선천적으로 태어난다면 부모로선 황당하겠네요. 케빈을 보고 정말 끔찍했어요. 어떻게 저렇게까지 할 수 있나 의문이 들면서 좀 광적이란 생각이 들더군요. 이렇게 해석하기 어려운 영화는 처음 본 것 같아요. 케빈은 심리 분석해 볼 만한 인물이에요. 좋은 정보의 댓글, 감사합니다.^^

서니데이 2024-10-14 21:3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페크님 잘 지내셨나요.
저는 이 영화 소개는 읽었는데, 보진 못했어요. 주제가 너무 무겁고, 엄마의 입장에서 본다면 감당하기 힘든 재난같은 일 같거든요. 아이도 자신의 출생을 선택할 수 없지만, 부모도 아이를 선택할 수 없으니까요. 사이코패스 성향이 있다고 해서 모두 범죄자가 되지는 않는다고 하지만, 큰 사고가 생기고 나면 가족과 가까운 사람들을 향한 타인의 비난을 피하기 어렵고, 이해할 수 없는 것들이 있겠지요.
보면서 즐겁고 편안한 영화도 있지만, 이 영화는 계속 불편하면서 생각할 것들을 남기는 영화가 될 것 같아요.
리뷰 잘 읽었습니다. 편안한 하루 보내세요.^^

페크pek0501 2024-10-15 13:02   좋아요 1 | URL
서니데이 님, 잘 지내셨나요? 영화를 한 편씩 볼 때마다 생각할 거리를 얻는 게 유익하게 느껴집니다.
오늘 날짜를 보니 제가 글을 올린 지 열흘이 다 되어 가네요. 어찌나 일주일이 빨리 지나가는지 일주일만에 글을 올린다는 나의 계획을 실천하기 어렵네요.ㅋㅋ
어젯밤 비가 왔는지 창문에 빗방울이 보였었요. 공기가 깨끗할 것 같아 창문을 열어 놓았네요. 이제 선풍기를 집어 넣을 때가 된 듯합니다. 좋은 가을날 보내십시오.^^

레삭매냐 2024-10-30 07:3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예전에 책으로 사두고 읽지 않지
않았나 싶네요.

영화도 있었군요.

페크pek0501 2024-11-03 14:43   좋아요 0 | URL
오! 책을 가지고 계시는군요. 케빈에 대하여, 를 책으로 읽는다면 케빈의 속내를 잘 알 수 있을 것 같네요.
감사합니다.^^
 


새로 산 책에 대해 언급하지 않아 그렇지 나는 책을 꾸준히 사는 편이다. 1년에 수백 권의 책을 사는 이들이 많으니 그들의 책 구매에 비하면 비교할 게 못 되지만, 1년에 수십 권의 책을 구매해 온 것이 30년이 넘었으니 그동안 책값으로 쓴 돈이 적지 않다고 할 수 있다. 월평균 서너 권가량 사는 것 같다. '알라딘'이 제공하는 기록을 보니 알라딘에서 구매한 책이 866권이었다. 이밖에 오프라인 서점에서 산 책들도 적지 않다.



내가 언급한 적이 없는 책들이다.  



사진 속의 책들은 내가 이곳에서 언급하지 않은 책들만 모아 쌓은 것이다. 이중 한 권만 완독을 했다.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심판」이라는 책이다. 「심판」은 주인공이 죽은 뒤에 천국에 도착하여 그의 삶을 심판받는 내용의 희곡이다. 천국의 법정에서 주인공은 피고인이 되고 검사, 변호사, 판사 등이 설전을 벌인다.


베르트랑은 검사.

아나톨은 피고.

카롤린은 변호사.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심판」에서 한 토막을 뽑아 소개한다.



베르트랑 실패의 두려움 때문에 시도조차 하지 않는 것, 그걸 여기서는 아주 좋지 않게 보죠!  


아나톨 그때는 소심했거든요.


베르트랑 그건 변명이 될 수 없어요. 두 사람은 완벽히 조화로운 커플을 이루었을 거예요. 하지만 당신은 시도조차 하지 않았죠!


카롤린 내 의뢰인은 인간이에요. 천국에서야 모든 정보를 다 가지고 있으니 훈계가 쉽죠.


베르트랑 어떤 일이 어려워서 하지 말아야 하는 게 아니라 하지 않기 때문에 어려운 거예요!


베르나르 베르베르, 「심판」, 132~133쪽.


천국에서는 실패할까 봐 두려워 시도조차 하지 않는 것을 ‘큰 죄’라고 한다. 작가의 생각을 알 수 있어 흥미로운 대목이다. 






..............................

일주일에 한 번은 꼭 글을 올리려 했는데 

추석 연휴로 인해 글을 쓸 여유가 없어

짧게나마 이 글로 대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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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니데이 2024-09-19 17:03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페크님 추석연휴 잘 보내셨나요.
인터넷 서점에서 매년 구매액을 확인하면 누적금액이 너무 많아서 보는데 용기가 필요해요. 전보다 책 가격도 많이 올라서 이제는 꼭 읽을 책만 사야 할 지도 모르겠어요.
오늘도 많이 덥습니다. 시원한 하루 보내세요.^^

페크pek0501 2024-09-19 17:28   좋아요 3 | URL
잘 보냈지요. 추석 음식을 만들며 음식 냄새를 실컷 맡았고... 어제로 추석 일정을 다 마쳤어요. 시작이 있으면 끝이 있는 법. 명절이 지나고 나니 속~ 시원~ 합니다.
서니데이 님도 책 많이 사셨죠? 저도 책을 많이 사서 이게 웬 사치인가 싶다가도 명품백을 샀다 치자, 그럽니다. 수백만 원대부터 천만 원이 넘는 명품백도 있으니 말이죠. 큰 금액으로 한 번의 사치를 부리는 사람도 있는데 저는 30년에 걸쳐 나누어 썼으니 소박한 거죠.ㅋㅋ 내일부터 비 오고 기온이 낮아진대요. 서니데이 님도 시원한 하루를 보내세요.^^

바람돌이 2024-09-19 22:17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추석 잘 보내셨네요. 쌓아놓은 책탑이 아름답습니다.
저는 추석연휴에 아무데도 안가고 집에서 저렇게 책탑쌓아놓고 한권씩 뽀개기 이런거 하고싶습니다. ㅎㅎ

페크pek0501 2024-09-20 13:28   좋아요 3 | URL
저도 서재 님들이 책탑 사진을 올리면 어떤 책인지 관심을 갖고 꼭 보게 됩니다. 책이 참 잘생겼다 느끼면서.ㅋㅋ
저는 명절 연휴가 되면 빈 시간이 많이 생겨 벽돌책을 읽고 싶단 생각을 합니다. 사진에 담지 못한 벽돌책이 많습니다. 언급하지 못한 책들로 탑을 쌓는다면 꽤 높은 탑을 쌓을 수 있을 듯해요. 안 읽은 책이 많다는 뜻이죠.^^

stella.K 2024-09-20 12:29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우왕~ 천국에서 아무 것도 시도하지 않는 게 큰 죄라니 찔리는데요? 정말 그런 거 같습니다. 글치않아도 죽어서 천국 가면 하나님이 꼭 물어보신다잖아요. 너 세상에서 뭐하다 왔냐고. 그때 드릴 말씀이 있어야할 것 같은데 저는 참 드릴 말씀이...😥

페크pek0501 2024-09-20 13:31   좋아요 4 | URL
노력하지 않는 자, 는 벌을 받나 봐요.ㅋㅋ 또 하나 이 책에선 자기 재능을 썩히는 것도 죄라고 합니다. 재밌죠? 재능을 갖고 태어나게 만들었는데 그것을 발휘하지 않은 죄, 인 거죠. 신선한 관점을 제공해 주는 희곡입니다.
왜요? 스텔라 님도 열심히 사시는 걸로 알고 있는데요, 저는.^^

stella.K 2024-09-20 18:26   좋아요 3 | URL
언니, 저 이책 언제고 꼭 사 봐야겠어요. 저를 위한 책 같아요. 저는 열심히 할 여건이되면 하지만 안 그러면 마냥 세월아, 네월이하거든요. 전 노는 게 왤케 좋은지 모르겠어요. ㅋㅋ

페크pek0501 2024-09-21 12:30   좋아요 3 | URL
노는 건 저도 좋아합니다. 우리 식구들은 놀러갈 때 가장 단합이 잘 되어요.
오늘로 김훈 작가의 <하얼빈>이란 소설을 완독했어요. 리뷰 쓰려고 백자평을 안 쓴 게 꽤 있는데 이것 리뷰도 시작하기 힘들듯 하네요. <심판>은 우리를 깜짝 놀라게 하는 대목이 몇 군데나 있어서 추천합니다. 자기의 생을 돌아보게 만드는 기회를 갖게 하는 책이에요. 즐거운 하루!!!

세실 2024-09-21 08:05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시도조차 하지 않은 죄가 천국에서는 큰죄라니... 음.
오늘 제 화두입니다.
<심판> 장바구니에 쏙!

페크pek0501 2024-09-21 12:27   좋아요 3 | URL
소설에 비해 희곡 읽기가 쉽지 않은데 이 작품은 등장인물이 네 명뿐이어서 잘 읽혀요.
베르베르는 미래 소설을 많이 썼는데 그런 그가 61년생으로 동시대의 작가라는 점에서 매력 있죠.
7세때부터 단편소설을 썼다니 그가 작가라는 직업을 가진 것은 운명인 거죠. 세실 님도 재밌게 읽으실 거예요.

2024-09-22 22:2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4-09-24 14:44   URL
비밀 댓글입니다.

감은빛 2024-09-22 23:55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제가 저번에 이 글을 읽고 댓글을 달아야지 생각만하고 실제로는 안 달았군요.

책탑 사진 너무너무 부럽습니다. 언제나 다른 사람들의 책은 부러워요. 제 책장에 안 읽은 책들이 가득해도 늘 남의 책들을 부러워하게 되네요.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개미]를 읽고 정말 대단한 작가라고 생각했지만, 그 이후로 나오는 작품들은 개미 만큼의 재미와 감동을 주지는 못 하는 것 같다는 저만의 편견을 갖고 있습니다.

[심판]은 그의 소설 중에서도 의외로 꽤 얇은 책이군요. 저도 일단 보관함에 담아둡니다.

페크pek0501 2024-09-24 14:47   좋아요 2 | URL
하하~~ 댓글, 저도 그런 경우가 있습니다.
책탑 사진을 보면 저도 부럽단 생각을 합니다. 그리고 어떤 책인지 살펴보게 되지요. 특히 알라딘 서재 님들은 책에 대해 큰 관심이 있는 분들이라 다 동감할 듯합니다.
개미, 를 읽으려고 했는데 전 5권이라 망설여지더군요. 무슨 할 말이 그렇게 많을까 싶네요. 한 제목으로 다섯 권이나 집필하다니...
심판은 서너 시간이면 충분히 읽을 책입니다. 얇기도 하지만 여백도 많답니다.^^

모나리자 2024-09-23 23:39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사놓고 읽지 못한 책이 저도 많아요. 그래도 언젠가 읽을 책이라는 위안과 볼 때마다 뿌듯한 마음이지요.
추석 명절 바쁘게 지내셨지요? 명절 지나자마자 너무 시원해져서 소름이 돋을 지경이네요.
큰 일교차에 감기조심하시고 책과 함께 풍성한 가을 보내세요. 페크님.^^

페크pek0501 2024-09-24 14:50   좋아요 3 | URL
오! 모나리자 님, 오랜만의 나들이이십니다. 저 역시 읽지 않은, 책들을 보면서 언젠가는 꼭 읽고 말거야, 다짐을 한답니다. 요즘 날씨가 책 읽기에 참 좋은 것 같아요. 저 역시 추석 명절이 지나가서 얼마나 기쁜지...ㅋㅋ
모나리자 님도 책과 함께 풍성한 가을을 보내십시오.^^

희선 2024-09-25 05:01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앞으로도 읽으실 책이 많아서 좋으시겠습니다 책을 읽지 않는 사람이 많다고 하지만, 알라딘에는 그런 사람은 거의 없네요 페크 님은 책뿐 아니라 영화도 보시고 다른 분들과 이야기 나누기도 하시는군요 모두 즐겁게 하시기 바랍니다 페크 님 건강 잘 챙기세요


희선

페크pek0501 2024-09-27 13:15   좋아요 3 | URL
희선 님, 잘 지내시죠? 어제는 편두통이 있어 책을 보지 않고 누워 지냈고 일찍 잤어요. 처음 있는 일이라 이유가 뭔지 잘 모르겠더라고요. 제가 요즘 피곤했나 봅니다. 잠을 많이 자서인지 오늘은 통증이 없어 편안합니다. 희선 님도 피로를 피하시고 쉬엄쉬엄 책 읽고 글 쓰세요. 책에 흥미를 갖는 사람은 일단 복이 있는 사람이라고 생각합니다.^^

2024-10-01 20:4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4-10-02 13:16   URL
비밀 댓글입니다.

고양이라디오 2024-10-02 15:19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저도 알라딘에서 월평균 서너 권 사는 거 같아요ㅎㅎ 책 사도 안 읽은 책이 너무 많아서 되도록 도서관에서 빌려보는 편입니다.

<건투를 빈다>, <역사의 쓸모> 재밌게 읽은 책들이라 반갑네요^^ 즐독하시기 바랍니다!

페크pek0501 2024-10-06 10:09   좋아요 3 | URL
도서관 좋지요. 저도 도서관을 이용해야 하는데 귀찮아서 안 가게 됩니다.ㅋ
건투를 빈다, 는 김어준 저자의 닥치고 정치, 를 흥미롭게 읽었던 터라 사게 되었어요.
다시 역사의 쓸모, 라는 책이 나왔는데 2탄인 거죠. 이 책도 괜찮은 것 같더라고요. 오디오북으로 조금 들었어요.^^

오후즈음 2024-10-02 15:21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사 놓고 안 읽은 책으로 탑 쌓인도 될만큼 많은 1인이지만 늘 반성하며 요즘 열독중입니다. 페크님도 홧팅 ㅎㅎ

페크pek0501 2024-10-06 10:10   좋아요 2 | URL
오후즈음 님도 그러시군요. 저 같은 분들이 많아 위로가 됩니다. 어쩔 수 없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님도 파이팅!!!

2024-10-05 02:2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4-10-06 10:12   URL
비밀 댓글입니다.
 

별마당 도서관. 



 












아쿠타가와 류노스케, 「라쇼몽」



이 책의 표제작인 단편 소설 ‘라쇼몽’을 소개하고자 한다. 

 

최근 이삼 년 동안 교토에는 지진과 회오리바람, 그리고 화재와 기근 같은 재해가 연달아 일어났다. 극도로 황폐해진 환경 속에서 이윽고 거두어 줄 사람이 없는 시체를 라쇼몽에 버리고 가는 풍습까지 생겼다. 그런 연유로 해가 지면 모두가 으스스한 기분에 라쇼몽 근처에는 발걸음을 하지 않게 되었다. (지금의 교토 중심부에 위치한 라쇼몽은 기와지붕의 이층 구조로 되어 있는 문이었는데, 당시 여우나 너구리가 드나들고 도적이 소굴로 삼기도 하였다.)


비는 내리고 있었고 하인은 갈 곳이 없어 어찌할 바를 모르고 있었다. 형편이 궁해진 주인이 사오 일 전에 하인을 내보내서다. 밤이면 추워지는 교토는 쌀쌀했다. 하인은 라쇼몽에 와 있다. 비바람을 맞을 걱정이 없고 사람 눈에 띌 염려 없어 그곳에서 대충 밤을 보낼 생각이었다. 다행히도 문 위 2층 누각으로 올라가는, 폭이 넓은 사다리가 하인의 눈에 들어왔다. 문 위에는 사람이 있다고 해도 어차피 죽은 시체들뿐이다. 하인은 발소리를 죽이고 경사가 급한 사다리 맨 윗단까지 기어서 올라가서 살며시 누각 안을 들여다보았다. 누각 안에는 소문으로 듣던 대로 시체들이 아무렇게나 버려져 있었으나 몇 구인지는 알 수 없었다. 단지 어렴풋하게나마 알 수 있는 것은 벌거벗은 시체와 옷을 입은 시체가 있다는 것이었다. 시체들이 썩는 냄새에 하인은 자기도 모르게 코를 감싸쥐었다.

 

하인은 시체들 사이에 웅크리고 있는 한 사람을 발견했다. 진갈색 옷에 키가 작고 야위었으며 원숭이같이 생긴 백발 노파였다. 하인은 공포와 호기심에 휩싸여 잠시 호흡하는 것도 잊었다. 노파는 관솔불을 마루 틈 사이에 꽂고 마치 원숭이 어미가 새끼의 이를 잡아주듯 시체의 긴 머리털을 하나 둘 뽑기 시작했다. 머리털은 손으로 쉽사리 뽑히는 것 같았다. 머리털이 하나 둘 뽑힘에 따라 하인의 마음속에는 두려움이 조금씩 사라져 가는 것과 동시에 노파에 대한 격심한 증오가 조금씩 솟아났다. 하인은 악을 증오하는 마음이 타오르기 시작했다. 하인은 왜 노파가 시체의 머리털을 뽑는지 알 수 없었다. 그러나 하인의 생각으로는, 이렇게 비가 내리는 밤에 라쇼몽 위에서 시체의 머리털을 뽑는다는 것은 그것만으로도 이미 용서할 수 없는 악이었다. 하인은 아까 자신이 도둑이 될 마음을 품었다는 사실 따위는 까맣게 잊었다. 


하인은 사다리를 힘차게 딛고 불쑥 위로 튀어 올랐다. 그리고 허리에 찬 칼에 손을 댄 채 큰 걸음으로 성큼 노파 앞으로 다가갔다. 노파가 놀란 것은 말할 나위도 없었다. 노파는 하인을 보자마자 펄쩍 튀어 올랐다. 

“어이, 어딜 가?”

하인은 노파가 시체에 걸려 비틀거리면서도 황급히 도망가려는 길 앞을 막아서며 소리쳤다. 노파는 그래도 하인을 밀쳐내고 가려 했다. 하인은 다시 그걸 막으려고 노파를 밀쳤다. 둘은 시체들 사이에서 잠시 말없이 밀치락달치락하였다. 하인은 마침내 노파의 팔을 붙잡아 힘껏 바닥에 팽개쳤다. 

“먼 짓을 하던 거야? 말해. 말하지 않으면 이거야.”

노파를 밀쳐낸 하인은 돌연 칼을 뽑아 그 허연 날을 노파의 눈앞에 들이댔다. 노파는 양손을 덜덜 떨고 어깨로 거칠게 숨을 쉬면서 눈알이 튀어나올 정도로 눈을 크게 뜨고 벙어리처럼 고집스럽게 입을 다물고 있었다.  


“나는 포졸이 아니오. 그저 이 문 아래로 지나가던 사람이오. 그러니 할멈을 포승줄에 묶어 놓고 어찌 해보겠다는 것은 아니오. 단지 지금 이 문 위에서 무엇을 하고 있었는지, 그것만 말해주시오.” 

노파의 목에서 까마귀가 우는 듯 헐떡이는 소리가 하인의 귀로 들려왔다.

“이 머리털을 뽑아, 털을 뽑아서……. 가발을 만들려고 했지.”

하인은 노파의 대답이 뜻밖에 평범하다는 것에 실망하였다. 그리고 실망과 동시에 아까의 증오가 차디찬 모멸과 함께 마음속으로 파고들었다. 노파는 이렇게 말했다.

 

“하긴 그려. 죽은 사람의 털을 뽑는다는 건 나쁜 짓이겄지. 그치만 말여, 여기 있는 시체들은 몽땅 그리 당해도 싼 인간들뿐인걸. 지금 내가 머리털을 뽑은 년도 말이여, 뱀을 토막 내서 말린 것을 건어라고 동궁호위대 사람들에게 팔러다녔을 것이여. 그래도 이년이 판 건어는 맛이 좋다고 무사들이 찬거리로 많이들 샀다고 혀. 나는 이년이 한 짓이 나쁘다고 생각지 않어. 그렇게라도 하지 않았으면 굶어 죽었을 테니 어쩔 수 없이 한 것이겄지. 그러니 지금 내가 하던 짓도 나쁘다고 생각지 않어. 이 짓이라도 하지 않으면 굶어 죽을 수밖에 없으니 어쩔 수 없이 하는 짓이야. 어쩔 수 없다는 걸 이년도 잘 알 터이니 내가 하는 짓도 눈감아줄 것이여.”(15쪽)


노파는 대충 이런 의미의 말을 했다. 이 말을 듣던 중 하인의 마음에는 어떤 용기가 솟아나기 시작했다. 하인은 이제 굶어 죽을 것인가 도둑이 될 것인가에 대해 망설일 이유가 없었다. 하인은 노파의 목덜미를 잡고서 바싹 얼굴을 들이밀고 이렇게 말했다.


“그럼, 내가 다 벗겨가도 원망하지 말어. 나도 이렇게 하지 않으면 굶어 죽을 몸이니까.”(16쪽)


하인은 서둘러 노파의 옷을 벗겼다. 그리고 붙잡고 늘어지는 노파를 발로 차 시체들 위로 쓰러뜨렸다. 사다리까지는 불과 다섯 걸음이었다. 하인은 노파의 옷을 옆구리에 끼고, 순식간에 경사가 급한 사다리를 뛰어 내려가 깊은 어둠 속으로 사라졌다.(16쪽)


하인의 행방은 아무도 알지 못했다.(16쪽) 


....................여기까지가 ‘라쇼몽’의 내용이다. 



작가가 하고 싶은 말은 무엇이었을까? 작가는 독자가 무엇을 느끼기를 바랐을까? (여러분은 하인의 마지막 행동을 보고 무엇을 느꼈나요?)


작가의 의도와 독자의 해석이 반드시 일치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현실에서 일어난 일에 대해 사람마다 느끼는 것이 다르듯 소설에 대해서도 그러하다. 


노파는 시체의 머리털을 뽑는다. 그 머리털로 가발을 만들어 팔아야 돈이 생기기 때문이다. 하인은 노파의 옷을 벗겨 그것을 가지고 도망간다. 그 옷이라도 팔아야 돈이 생기기 때문이다. 둘 다 굶어 죽지 않기 위한 행동이었다.  


하인은 처음엔 악을 증오했고, 노파가 시체의 머리털을 뽑는 것을 용서할 수 없는 악으로 여겼다. 그런데 노파가 시체의 머리털을 뽑지 않고서는 굶어 죽는다는 말을 듣고서 하인은 달라진다. 그래서 노파의 옷을 벗겨 그것을 가지고 도망간다. 하인도 노파와 다를 바 없는 것이다. 


이 소설은 무엇을 말해 주고 있는가?


페크 1님 : 굶어 죽을 수 있는 최악의 상황에 이르면 인간은 똑같다는 것을 말해 주고 있다.  


페크 2님 : 남의 흉을 보다가 자신도 똑같아진다. 그 상황에 처하지 않으면 모른다는 것을 말해 주고 있다.  


페크 3님 : 극한 상황에서는 선과 악을 구분하는 것이 무의미하다는 것을 말해 주고 있다. 


페크 4님 : 굶어 죽지 않기 위해서라면 못할 짓이 없다는 마음을 자기만 갖는 게 아니라 다른 사람도 갖는다. 그래서 그 마음이 오히려 자기를 희생자로 만들 수 있음을 말해 주고 있다.


페크 5님 : 약자를 돕고 사는 것이 바람직하지만 약육강식의 논리가 지배하는 것이 현실이라는 것을 말해 주고 있다.(여기서 칼을 갖고 있는 하인이 강자이고, 노파가 약자다.)


페크 6님 : 생각은 전염된다. 그러므로 각자의 생각이 올발라야 한다는 것을 말해 주고 있다.   



위의 내 해석과 달리 이 책의 뒤에 실려 있는 ‘해설’에는 다음과 같이 풀이하고 있다. 


사람을 속여 뱀 고기를 판 여자, 그 여자 시체의 머리칼을 뽑아 가발용으로 팔려는 노파, 그 노파를 위협하여 옷을 벗기고 도망가는 하인, 세상은 악의 고리로 연결된 듯하다. 그러나 달리 생각해 보면, 하인은 노파 덕분으로, 노파는 여자 시체 덕분으로, 여자는 속아준 사람 덕분으로 먹고산다는 것이 가능하니, 그것은 선의 고리이기도 하다. 증오나 죄악보다 더 무서운 것은 고리의 단절, 무관심이나 소외인 것이다. 

벌거벗겨진 노파에게도 아직 삶의 희망은 있다. 왜냐하면 시체 중에는 옷을 입은 시체나 다른 여자 시체도 아직 많기 때문이다. 그래서 라쇼몽은 삶(生)의 문(門)이 아닐까.(261쪽)



만약 아쿠타가와 류노스케(1892~1927)가 살아 있어서 이 해설을 읽는다면 이런 말을 할 것 같다. “고리의 단절, 무관심이나 소외가 가장 무서운 것임을 내가 말하려고 했다고? 나는 생각해 본 적이 없는데 꿈보다 해몽이 좋군.”





....................

다가오는 추석 연휴를 즐겁게 보내시기 바랍니다.

시간 여유가 있으신 분들은

재미있는 소설을 읽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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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ella.K 2024-09-12 19:58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라쇼몽이 그런 뜻이었군요. 우리나라로 치면 시체가 드나들었다는 시구문 같은 곳.
언니 생각이 다 맞는 것 같은데 역시 역자라 그런지 생각하는 게 참 남다르네요.
번역하느라 얼마나 많이 읽었겠습니까?
영화도 있는데 언제고 한 번 봐야겠네요. 넘 오래된 영화라 잘 안 보게 되느데 언젠가는 꼭...! ㅋ

올해는 추석 때도 덥다고 해서 추석 분위기가 날까 싶어요.
예전엔 이맘 때면 선선하고 좋았는데 여름이 가기가 싫은가 봐요.ㅎ
언니도 추석 잘 보내세요.
또 뵈어요.^^

페크pek0501 2024-09-13 11:07   좋아요 4 | URL
책에는 라쇼몽을 수리하지 못해 황폐한 채 있게 되자 시체를 버리고 가는 풍습까지 생겼다고 해요. 위의 글에도 나오죠. 처음엔 시체를 버리기 위해 생긴 건 아니라는 거겠죠. 저도 해설을 보고 놀랐어요. 거기까지 생각해 내다니 감탄했죠. 예전 문학평론가의 책들을 읽곤 했는데 정말 잘 써요. 어느 소설가가 그러더군요. 자기도 생각해 내지 못한 자기의 무의식까지 언급해 놔서 깜짝 놀랐다고요.
올해 추석은 여름 옷을 입고 보내야 할 듯요. 가을 추, 자인데 말이죠. 스텔라 님도 추석 연휴 잘 보내세요. 또 뵈어용^^

서니데이 2024-09-12 21:04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별마당 도서관 사진 예뻐요. 실제로 가서 보아도 좋겠지만, 사진 보여주셔서 좋네요.
라쇼몽 책으로 읽었을 때, 이전에 들었던 영화의 내용과 달라서 이 책이 맞나 했었어요.
괴담같은 느낌이었고요.
읽은지 오래되어서 잊고 있었는데, 여름에 읽으면 서늘할 것 같네요.
잘 읽었습니다.
페크님 더운 날씨 건강 조심하시고, 즐거운 추석 연휴 보내세요.^^

페크pek0501 2024-09-13 11:11   좋아요 4 | URL
저기가 수원시에 있는 곳, 이에요. 애들이 정보가 빨라서 따라다니다 보면 별 데를 다 갑니다. 제가 외출을 싫어해서 안 따라나설 때가 많긴 하지만요. 류노스케의 소설 중 라쇼몽 못지않게 덤불속,이 압권이에요. 언젠가 그것도 소개해 볼게요. 오늘은 덜 더울 것 같은데 또 낮이 되면 모르겠어요. 서니데이 님도 즐거운 추석 연휴를 보내세요.^^

서니데이 2024-09-13 22:16   좋아요 4 | URL
네, 영화 라쇼몽은 소설 나생문(라쇼몽)과 덤불 속 두 작품을 원작으로 한 영화라고 하더라구요.
오늘까지는 비가 와서 많이 더운 편은 아니었는데, 내일은 다시 더워질 것 같아요.
감사합니다. 페크님도 연휴 즐겁게 보내세요.^^

페크pek0501 2024-09-14 18:21   좋아요 4 | URL
예. 그렇다는군요.
이번 추석 연휴는 더울 것 같아 걱정입니다. 좀 선선해지면 좋겠어요. 서니데이 님도 즐겁게~~ 즐겁게~~ 보내십시오.^^

바람돌이 2024-09-12 21:07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라쇼몽은 영화가 워낙 유명해서 제목만 알았는데... 그 유명한 영화도 안봐서말이죠. 내용인줄은 몰랐는데 다양한 해석이 가능하겠네요.
추석 잘 보내세요.^^

페크pek0501 2024-09-13 11:14   좋아요 3 | URL
저 글 올리고 또 다른 해석이 떠올랐어요. 도덕과 양심의 마비로 이기심만 남는 세상이 되어서는 안 된다는. 그러니까 전쟁이 길어지면 저런 일이 벌어질 수 있겠다 싶어 그런 세상을 경계하자는 작가의 메시지가 있나 하는 생각이 들었답니다. 다양한 해석이 가능해서 더 좋은 작품인 것 같습니다. 바람돌이 님도 추석 잘 보내세요.^^

hnine 2024-09-13 04:40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해석이 여러가지로 가능한 작품이지요. 저도 읽으면서, 그리고 다 읽고나서도 곰곰히 생각해야했던 책이었어요.

페크pek0501 2024-09-13 11:15   좋아요 3 | URL
예. 그런 소설이 있어요. 어떤 소설은 작가가 말하려는 게 뭔지 모르겠는데, 이 소설은 다양하게 해석할 수 있어 흥미로웠답니다. 나인 님, 추석 잘 보내세요.^^

청아 2024-09-13 05:25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역자의 해설이 제가 요즘 읽고 있는 불완전성의 원리의 내용과 맥이 이어지네요. 삶의 문이라는 의미에서 모든 것들과 연결될지도...잘 읽었습니다^^

페크pek0501 2024-09-13 11:16   좋아요 4 | URL
청아 님의 말씀도 의미심장합니다. 독서가 즐거운 이유가 뭔가 알아가는 재미 때문인 것 같아요. 그래서 책은 싫증이 안 생기나 봐요. 청아 님, 추석 잘 보내세요.^^

감은빛 2024-09-13 12:11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그 유명한 영화는 이 소설의 제목과 배경을 따온 것이고, 영화의 주요 내용은 같은 작가의 [덤불 속] 소설 이야기를 중심으로 가져왔다고 하더라구요.

여러가지 생각이 꼬리를 물고 이어질 수 있는 이야기가 좋은 이야기라고 생각합니다. 이 소설집도 분명 좋은 이야기들이 가득할 것 같아요.

페크pek0501 2024-09-14 18:19   좋아요 3 | URL
그렇군요. ‘덤불속‘은 한 사건에 대해 목격자들이 각자 말을 다르게 하여 무엇이 진실인지 모르는 것으로 끝났던 것 같아요. 인간은 보고 싶은 것만 본다, 인간의 뇌는 편집 기능이 있다 등등 그런 것들을 느끼게 되는 소설.
사실 인간에게 편집 기능이 없다면 두뇌에 과부하가 걸리겠죠. 이 책의 몇 작품은 다른 책에서 이미 읽었는데 또 사게 됐어요. 겹치는 작품이 있지만 구매할 만한 책이어서요.
감은빛 님, 즐거운 추석 연휴를 보내시기 바랍니다.^^

2024-09-18 18:3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4-09-19 17:30   URL
비밀 댓글입니다.

희선 2024-09-25 04:56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명절 연휴가 빠르게 지나갔습니다 다른 날과 같아도 달력에 표시된 쉬는 날은 더 빨리 가기도 합니다 구월도 얼마 남지 않았네요 낮엔 볕이 뜨겁지만 아침과 밤은 쌀쌀합니다 페크 님 감기 조심하시기 바랍니다


희선

페크pek0501 2024-09-27 13:19   좋아요 4 | URL
명절 연휴가 길게 느껴졌는데 언제나 끝이 있다는 게 좋네요. 명절을 끝내고 나면 속이 시원해요. 요즘 날씨가 좋다고 느낍니다. 한낮엔 뜨겁긴 하지만 한여름 정도는 아니고 아침저녁으론 덥지 않으니 가을 같아요. 잠을 잘 때 얇은 이불을 덥고 잡니다. 밤엔 이불 없이 못 자겠더라고요. 가을인 거죠. 희선 님도 감기 조심하시고 편안한 가을 맞이하길 바랍니다.^^

Vanessa 2024-10-08 13:20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스타필드인가봐요??^^

페크pek0501 2024-10-09 10:58   좋아요 1 | URL
맞습니다. 수원시에 있는 건데 서울에서 멀지 않더라고요. 옷 쇼핑할 때 층층마다 매장이 넓어 저처럼 걷기 좋아하는 사람이면 딱인 곳이에요. 좋은 가을 보내십시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