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계간지 <황해문화 117호>에 실린 글이다.


...............

좋은 소설은 답을 주는 것이 아니라 계속 질문하게 만든다.(291쪽)

작가는 물음을 제기하는 존재지 선명한 답을 제시하는 존재가 아니다.(294쪽)

작가에게 “고정된 믿음”은 그의 창작을 방해하는 최대의 장애물이다. 작가가 마주하는 수많은 사건, 세계, 생명체 앞에서 그런 믿음은 공허하다. 작가는 자신이 마주한 타자의 세계에 얼마나 더 접근할 수 있을지를 묻는 존재, 더 나아가 잠시라도 그 타자와의 부딪침을 통해 새로운 감각과 사유의 가능성을 탐구하는 존재다.(297쪽)

최종적인 답이 제시되는 순간은 오지 않는다. 어디선가 들뢰즈가 썼듯이 작가는 의견opinion을 갖지 않는다.(296쪽)

- 오길영(문학평론가), ‘고정된 믿음은 위험하다’, <황해문화 117호>에서. 

............... 


⇨ 소설에서 ‘작가는 의견opinion을 갖지 않는다’고 한다. 이 점이 칼럼과 다른 점이다. 칼럼은 필자의 의견opinion을 보여 주는 글이므로 의견opinion을 갖고 있어야 한다. 필자가 물음을 던지고 답을 쓰는 칼럼도 있을 정도로 칼럼은 메시지가 뚜렷하다. 


그러나 칼럼의 필자라고 해서 언제나 고정된 생각을 갖고 있는 건 아니다. 같은 사안에 대해 이 칼럼에선 이런 의견을 내놓았지만 시간이 지나 다른 칼럼에선 다른 의견을 내놓을 수 있다. 인간은 생각이 변할 수밖에 없고 마땅히 변해야 한다. 생각은 고여 있는 물이 되어서는 안 되고 흐르는 물이 되어야 한다고 믿는다. 


에밀 시오랑의 글이 떠오른다. “착각에 빠지지 않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확신을 하나하나 근본에서부터 흔들어 버리는 것이다.”(에밀 시오랑, <지금 이 순간, 나는 아프다>에서.)






2.

















<젊은작가상 수상작품집 2019년 제10회>에 실린 글이다. 


...............

하지만 희망이란 때때로 멀쩡하던 사람까지 절망에 빠뜨리곤 하지 않나? 아니, 오로지 희망만이 인간을 나락으로 떨어뜨릴 수 있다. 게다가 희망은 사람을 좀 질리게 하는 면이 있는데, 우리들은 대체로 그런 탐스러워 보이는 어떤 것들 때문에 자주 진이 빠지고 영혼의 바닥을 보게 되고 회한의 수렁에 빠지게 된다.(237쪽)

- 정영수, ‘우리들’, <젊은작가상 수상작품집 2019년 제10회>에서. 

...............


⇨ 희망의 이면으로 읽힌다. 어두운 절망 속에서도 한 가닥의 희망으로 구원을 받기도 하지만, 희망으로 인해 인생을 망치기도 한다. 예를 들면 주식으로 돈을 벌기 위해 희망을 갖고 투자했다가 빚을 지는 일이다. 


포기할 줄 몰라서 희망의 노예가 되어 인생을 망칠 수 있으니, 포기가 필요할 땐 깨끗이 포기하는 게 현명하다.  


...............

그런데 지금에 와서 생각해 보면, 그날의 분위기가 그렇게나 완벽했던가? 그들이 정말 그렇게나 아름다운 사람들이었나? 어쩌면 내가 그들을 실제보다, 그들이 그랬던 만큼이 아니라 그랬으면 하는 것만큼 아름답게 꾸민 기억 속으로 밀어넣고 있는 것이 아닐까?(241쪽)

- 정영수, ‘우리들’, <젊은작가상 수상작품집 2019년 제10회>에서.

...............


⇨ 기억이란 믿을 게 못 된다. 우리는 기억에게 사기를 당하곤 하지 않는가. 기억을 그림으로 표현한다면, 그동안 지나온 시간들이 요술을 부려서 실제 그림을 전혀 다른 그림으로 만들어 놓은 걸 모르고 그것을 우리는 정확한 기억이라고 착각할 때가 많으리라.  


기억은 착각, 사기, 거짓말, 엉터리. 


내가 기억에 대해 이런 생각을 하게 된 이유는 내 일기장을 보고 깨달은 게 있어서다. 일기장에는 어떤 날 일어난 일에 대해 세세히 기록되어 있었는데 내가 기억하고 있는 것과 달랐다. 물론 내 기억이 엉터리였다. 이때부터 내 기억을 신뢰하지 않게 되었다. 누구의 기억이라도 무조건 믿어서는 안 된다. 






3. 
















공자의 <논어>에 실린 글이다.


...............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사람이 되어서 인하지 못하다면 예(禮)를 지킨들 무엇하겠는가? 사람이 되어서 인하지 못하다면 음악을 한들 무엇하겠는가?”(52쪽)

각주 : 인(仁)은 사람들 간의 바람직한 인간관계와 그러한 관계를 이루어 내는 마음가짐을 의미하는 매우 포괄적인 개념이다.(52쪽)

- 공자, <논어>에서. 

...............


⇨ 무엇보다 인간이 되어야 한다는 말이 떠오른다. 훌륭한 운동선수라 할지라도 사람답지 못하다면 훌륭하다고 할 수 없고, 위대한 예술가라 할지라도 사람답지 못하다면 위대하다고 할 수 없겠다. 


...............

공자께서 이를 들으시고 말씀하셨다. ”이루어진 일은 논란하지 말고, 끝난 일은 따지지 말며, 이미 지나간 일은 허물하지 않는 것이다.“(62쪽)

- 공자, <논어>에서. 

...............


⇨ 이 글에 나는 동의할 수 없다. 지난 10월 29일에 발생한 ‘이태원 참사’에 대한 수사가 종결되었다고 하자. 그런데 앞으로 재수사를 해야 할 중대한 문제가 생긴다면 끝난 일이라도 재수사를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만약 배우자의 외도가 있었고 이를 용서하기로 했다면 공자의 말대로 끝난 일은 따지지 않는 것이 바람직하겠다.  






4.














미셸 드 몽테뉴의 <에세 1>에 실린 글이다.


...............

동요되어 움직이기 시작한 마음은 붙잡을 것을 주지 않으면 제 안에서 길을 잃고 마는 것 같다. 그래서 항상 기대어 작용할 만한 무언가를 마음에 제공해야 하는 것이다. 플루타르코스는 원숭이나 강아지에게 애착을 갖는 사람들에 대해 말하기를, 우리 안에 있는 사랑하려는 마음이 합당한 대상을 얻지 못해 허망하게 있느니 차라리 시시한 가짜 대상이라도 만들어 내는 것이라 했다.(64~65쪽)

- 미셸 드 몽테뉴, <에세 1>에서.

...............


⇨ 헤어진 연인이 있다면 그를 잘 잊는 방법은 새 연인이 생기는 것이다. 헤어진 연인에게 쏟았던 에너지를 다른 데로 쏟지 않으면 마음이 길을 잃고 방황하게 되기 때문이다. 


...............

우리에게 닥친 불행에 대해 무슨 까닭이든 꾸며 내 붙여 보려 하지 않는 일이 있는가? 옳건 그르건 덤벼들 대상이 필요해서 아무것에나 분풀이를 하지 않는 일이 있는가?(65쪽)

- 미셸 드 몽테뉴, <에세 1>에서.

...............


⇨ 이 글의 번역이 매끄럽지 않은 것 같아 내가 다음과 같이 고쳐 써 봤다.


우리에게 닥친 불행에 대해 무슨 까닭이든 꾸며내 보려 하지 않은 적이 있는가? 옳건 그르건 덤벼들 대상이 필요해서 아무것에나 분풀이를 하지 않은 적이 있는가?


‘종로에서 뺨 맞고 한강에서 눈 흘긴다’라는 속담은 노여움을 애매한 다른 데로 옮김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이다. 화가 났을 땐 화풀이를 해야 하므로 화풀이할 대상이 필요하다. 실연을 당한 사람이 노여움을 주체할 수 없어 스토킹 범죄를 저지른 경우 오로지 복수심 때문일 수도 있지만, 뭐라도 하지 않고 가만히 있기가 힘들기 때문일 수도 있다. 


...............

내가 어릴 때 평민들이 하던 이야기가 있다. 이웃 나라의 한 왕이 하느님에게 몽둥이찜질을 당하자 복수를 맹세하고는 십 년 동안 기도도 하지 말고, 그분에 대해 말하지도 말며, 자기가 권좌에 있는 한 그분을 믿지도 말라고 명령했다는 것이다. 그들이 그 이야기를 통해 그려 보이고자 한 것은 어리석음보다는 이야기 속 나라의 타고난 오만이었다. 그 둘은 언제나 한 쌍을 이루는 악덕이지만 사실 그런 행동은 어리석음보다는 불경(不敬) 쪽에 좀 더 가깝다.(66~67쪽)

- 미셸 드 몽테뉴, <에세 1>에서.

...............


⇨ 이 글에서 내가 주목한 부분은 ‘어리석음과 오만은 한 쌍이라는 것’이다. 즉 오만한 사람은 어리석기도 하다는 것이다. 이에 내가 동의하는 것은 오만한 사람은 대체로 어리석다고 보기 때문이다. 오만한 사람은 자기 자신에게 도취한 나머지 다른 것들을 놓치는 수가 많다.


인간은 누구나 비합리적이고 어리석은 존재라는 것을 알면 오만한 자가 될 수 없으리라.





5.














박완서의 <꼴찌에게 보내는 갈채>에 실린 글이다. 


...............

극단적인 편견이란 남의 말을 받아들일 생각이 전혀 없는 생각이기 때문에 그걸 나타내는 목소리까지도 우선 배타적이다. 남의 목소리를 철저하게 배제하려면 제 목청을 높일 수밖에 없다. 남의 생각을 조금이라도 받아들일 태세가 돼 있으면 그건 이미 극단적인 편견이 아니다. 극단적이 편견이 때로는 옳은 생각일 수도 있지만, 그게 혐오감을 주는 이유는 바로 그 폐쇄성 때문에 그 이상의 발전을 기대할 수 없기 때문이다.(84쪽)

- 박완서, ‘특혜보다는 당연한 권리를’, <꼴찌에게 보내는 갈채>에서.

...............


⇨ 이 글을 읽으니 버트런드 러셀의 글이 떠오른다. “사실 단지 자신의 의견을 취한다고 해서 지식인이 될 수 있는 건 아니다. 지식인이란 이러저러한 견해를 가지고 있는 사람이 아니라, 자신이 믿고 있는 것에 대한 타당한 논거를 갖고 있더라도 그것을 교조적으로 믿지 않는 사람이다.”(버트런드 러셀, <런던통신 1931 – 1935>에서.)


무엇이든 교조적으로 믿지 않는 사람이 될 것. 


(‘교조적’의 뜻 : 역사적 환경이나 구체적 현실과 관계없이 어떠한 상황에서도 절대로 변하지 않는 진리인 듯 믿고 따르는 것.) 


어떠한 상황에서도 절대로 변하지 않는 진리가 있을까? 한 예로 살인이 나쁘다는 것이 변하지 않는 진리일까? 전쟁에서는 상대국의 수장을 죽이면 영웅이 된다.  


...............

똥을 피하는 건 더러워서일 뿐 무서워서가 아니라는 말은 자신에 대한 변명은 될지 몰라도 여럿이 더불어 사는 이 세상에 대해선 매우 무책임한 발언이다. 너도나도 똥을 피하기만 하면 이 세상은 똥통이 되어 버릴 것이 아닌가. 똥은 피할 게 아니라 먼저 본 사람이 치우는 게 수다.

인간답게 사는 길도 나만 인간답게 살면 그만이라고 생각하면 쉬울 수도 있지만, 그런 생각 자체가 이미 인간답지 못하다. 이웃이 까닭 없이 인간다움을 침해받는 사회에서 나만은 오래오래 인간다움을 지키고 살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 그야말로 인간 이하의 어리석음이다.(85쪽)

- 박완서, ‘특혜보다는 당연한 권리를’, <꼴찌에게 보내는 갈채>에서.

...............


⇨ 본인만 인간답게 살면 그만이라고 생각한다면 이기적인 사람이 아닐까 한다. 이웃의 고통을 외면한 채 본인만 올바르게 살겠다는 것이므로. 타인에 대해 배려하지 않고 살겠다는 것이므로.


올바른 삶을 산다는 게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깨닫곤 한다. 어떤 의견에 반론을 제기하고 싶을 때 반박하고 나서는 것이 최선인지 아니면 그때의 분위기를 망치지 않기 위해 침묵해야 하는 것인지 잘 모르겠다. 내가 상대편의 주장에 반박했는데 상대편이 내 의견에 동의하지 않을 경우 계속해서 말다툼을 이어 가는 것도 마음을 피곤케 하는지라 결국 그냥 지나치는 쪽을 택할 때가 많다. 충돌을 피하는 것이다. 상대편을 위해서가 아니라 내 마음이 다치기 싫다는 이기심이 그렇게 만드는 것 같다. 이런 나의 마음 자세에 대해 점검해 보게 된다. 충돌을 피하는 것만이 최선인가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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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ella.K 2023-01-13 12:2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오, 꼴찌에게 보내는 갈채!
제가 저 책을 읽었는지 안 읽었는지 기억이 안 나네요.
읽은 것 같은데 확신할 수 없습니다.
그럴 땐 그냥 다시 한 번 읽어 주는 게 좋을 듯한데...ㅠ
하나 저는 저 제목만으로도 위로를 받았던 기억이 납니다.
저는 늘 꼴찌만 해서 누구와 경주하는 걸 싫어하는데
그렇다고 응원과 갈채 받는 것도 싫어하는 건 아니거든요. ㅋ

오늘도 좋은 글 고맙습니다.^^

페크pek0501 2023-01-14 11:57   좋아요 1 | URL
꼴찌~ 책은 오래전 완독한 책인데 최근 <모래알만 한 진실이라도>를 읽다가 다시 꺼내 봤어요.
밑줄 친 부분을 중심으로 재독했죠. 제목 참 좋죠?
누구나 꼴찌를 해 본 경험이 있을 것 같아요. 달리기나 가위바위보만 해도 그렇고...
그래서 소설 속 주인공이 패자로 느껴질 때 동병상련을 느끼고 지지하게 되지요.
문학동네에서 나온 박완서 산문집 세트가 전9권이니 아마 열 권 이상의 산문집을 냈을 것 같네요.
소설도 다작을 남겼는데 산문집도 다작. 게다가 좋은 작품들만 썼고 이런 분 정말 존경스럽죠.
님의 마지막 멘트로 마음이 따뜻해집니다.^^

yamoo 2023-01-13 12:5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좋은 소설은 답을 주는 것이 아니라 계속 질문하게 만든다.
오길영 평론가의 말이 어느 정도 일리는 있습니다. 계속 질문하게 만드는 소설이 좋은 소설의 필요조건인 것은 분명합니다만...이야기의 재미가 없다면 소설에서 가장 중요한 미덕이 빠진 것과 같다고...저는 생각하고 있습니다.
특히 자신의 얘기나, 자신 가족의 얘기...이를 통한 보편적 가족에 대한 의미를 되새겨보는 작품들 물론 좋은 작품입니다. 도리스 레싱의 <다섯째 아이>, 유진 오닐 <밤으로의 긴 여로> 등은 분명히 가족에 대한 질문을 끊임없이 묻게 됩니다. 생각할 것도 많고 의미있는 작품이지만 재미가 없습니다. 더이상 읽고 싶지가 않아요...이런 글에 재미를 더하는 작품을 보고 싶은데, 제가 찾는 재미가 평론가들이 찾는 재미와 많이 다른가 봅니다.

어쨌거나 요즘 드는 생각이 의미있는 소설보다는 재미있는 소설 중에서 인간의 가치를 잘 드러내는 작품을 읽고 싶은 열망이 좀 가득합니다.ㅎㅎ

좋은 글 잘 읽고 갑니다~~





페크pek0501 2023-01-14 12:05   좋아요 0 | URL
질문 제기가 중요한 건 무엇이 문제인가를 아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일 듯. 이것도 찾기가 쉽지 않지요.
소설가가 답을 제시할 수도 없는 게 작가보다 더 현명한 독자가 어디엔가에 있기 때문일 수도 있고,
답이란 게 시대에 따라 시각에 따라 달라지기도 하니까요. 인생에 정답이 없기도 하고요...
재미의 중요성은 저도 공감합니다. 그래서 칼럼에 재미를 위해 소설 줄거리를 넣을 때가 있는데 내가 쓰려는 주제와 연결되는 소설을 찾기가 어려워요.ㅋ
좋은 하루 보내세요..^^


그레이스 2023-01-15 09: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흔들고 다시 쌓는 작업, 때로는 필요하다는 생각입니다

페크pek0501 2023-01-15 13:39   좋아요 0 | URL
인간은 착각의 왕, 오해의 왕이죠. 확신이나 고정관념을 흔들어 버리는 일이 필요한 듯해요.
좋은 휴일 보내세요.^^

감은빛 2023-01-16 19:4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1번부터 5번까지 페크님의 말씀에 모두 공감하고 동의합니다.

저도 지난 주에 [황해문화]를 받아서 조금 읽고 책상 한 켠에 놓아두었어요.
페크님이 인용하신 그 글은 얼른 읽어봐야겠어요.
여러 책에서 여러 글을 발췌해 자신의 생각을 더한 이런 글 참 좋네요.

페크pek0501 2023-01-17 11:22   좋아요 0 | URL
와우!!! 황해문화 구독자 동기?이시군요.
내용이 알차서 다 읽을 생각을 하고 있어요. 목차를 보고 맘에 들어 구매했지요.
좋은 하루 보내세요...^^
 

한강.



1. 반전


티브이로 영화를 볼 때가 많다. 최근 <극한 직업>을 재밌게 봤다.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는 영화는 놀라움과 재미를 느끼게 한다. 잘 살펴보면 영화뿐 아니라 현실에서도 반전이 많음을 알 수 있다.

 

내가 책을 끼고 산다는 것과 글을 쓰며 산다는 것이 예상치 못했다는 점에서 내 친구들에게는 반전이다. 내가 어울리지 않게 맏며느리가 된 것도 반전이다.

 

부자였던 지인이 훗날 가난하게 된 것도 반전이고, 빈자였던 지인이 훗날 부자가 된 것도 반전이다. 코로나19가 갑자기 발생하여 세계적으로 크게 유행하게 된 것도 반전이고, 끝나지 않을 것 같던 코로나19 팬데믹이 끝날 기미가 보이는 것도 반전이다.

 

감정의 반전은 또 얼마나 많은가. 좋아했던 이가 싫어지기도 하고 싫어했던 이가 좋아지기도 한다. 첫인상이 차가워 보였던 사람에게서 마음이 따뜻함을 발견하게 되고, 첫인상이 좋았던 사람에게서 실망을 느끼기도 한다.

 

예측을 불허하는 영화의 결말처럼 미래를 알 수 없는 삶을 우리는 산다. 늘 평안히 지낼 것만 같았던 자도 교통사고를 당해 불행해지는 건 순식간이다.

 

겸허한 자세를 가져야겠다. 오만한 사람이 되지 않도록 노력해야겠다.





 

2. 내가 좋아하는 것과 싫어하는 것

 

좋아하는 것 :

아침 식사 후 마시는 커피,

느닷없이 쏟아지는 소나기,

비온 뒤 창문에 달린 물방울,

늦여름의 해 질 무렵,

시원한 바람을 만나는 산책,

단풍이 곱게 물든 풍경,

자세가 많이 좋아졌다는 발레 선생의 칭찬,

발레 학원에서 돌아오는 시간,

목표 수치보다 많이 나온 하루의 걸음 수,

주문하여 배달된 책들,

내 블로그에 달린 댓글들,

 

싫어하는 것 :

할 일이 많은 날,

스팸 전화,

푹푹 찌는 한여름,

장마철의 습기,

여행에서 돌아오는 시간,

사람이 많은 지하철,

지나가던 차가 끼얹는 흙탕물,

오만한 사람, 

화를 잘 내는 사람,


여러분도 써 보시길...




 

3. 내면세계를 지배하라
















....................

삶의 많은 것들이 우리의 통제 바깥에 있지만, 우리는 가장 중요한 것을 지배할 수 있다. 바로 우리의 생각과 충동, 욕망, 혐오감, 즉 우리의 정신적·감정적 삶이다. 우리 모두에게는 헤라클레스의 기운과 슈퍼히어로의 파워가 있지만 그것은 우리의 내면세계만을 제어할 수 있다. 내면세계를 지배하라, 그러면 천하무적이 될 것이라고, 스토아철학은 말한다.

우리는 너무 자주 자신의 행복을 타인의 손에 맡긴다. 고압적인 상사나 변덕스러운 친구, 인스타그램 팔로어 같은 타인의 손에.(407~408)

 

에픽테토스는 모르는 사람에게 자기 몸을 맡기는 상황을 상상해보라고 말한다. 터무니없지 않나? 하지만 그것이 바로 우리가 매일 마음속에서 하는 일이다. 우리는 우리의 주권을 타인에게 이양해 그들이 우리의 마음을 지배하게 만든다. 그들을 몰아내야 한다. 지금 당장. 그리 어려운 일은 아니다. 세상을 바꾸는 것보다 스스로를 바꾸는 것이 훨씬 쉽다.(408)

 

- 에릭 와이너, <소크라테스 익스프레스>에서.

....................

 

세상을 바꾸는 것보다는 자기 자신을 바꾸는 게 쉽겠지만, 자기 자신을 바꾸는 것도 그리 쉬운 게 아니다. 자기 감정을 조절하기 힘들고, 생각을 바꾸기 힘들며, 습관을 고치기도 얼마나 어려운 일인가.

 

그래도 세상을 바꾸는 것보다 스스로를 바꾸는 것이 훨씬 쉽다.”라는 말이 위로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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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ni74 2022-08-30 12:36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좋아하는 것 : 책, 우리 똘망이 쓰다듬기, 포근하고 보들한 이불, 잠든 남편 ㅎㅎ 새 양말. 아침에 마시는 커피
싫어하는 것: 병원 두통 제사와 명절 ㅎㅎ

페크님 글 읽으며 저도 인간이란 참 겸손해야 하는 존재임을 생각하게 됩니다 *^^*

페크pek0501 2022-08-30 12:50   좋아요 1 | URL
곧 포근한 이불이 좋아질 날씨가 되겠어요.
잠든 남편은 저도 좋아합니다. 이상하게도 잠든 얼굴이 순해 보이죠.ㅋㅋ
싫어하는 것 - 명절은 모든 주부들의 공통점인 듯해요. 그런데 좋은 점은 며칠 간 반찬을 하지 않아도 된다는 점이에요. 이왕이면 장점에 주목하고 싶은데 그렇게 안 된다는...ㅋ

친정어머니가 아팠을 때 집안일 도와 주시는 분이 있었는데 그 분이 사고를 당해 하루아침에 심각했었어요.
제가 어찌나 놀랐던지... 그때 일을 떠올리면 산다는 게 참 어려운 거구나 싶어요. 무탈함이 행복이에요.^^

거리의화가 2022-08-30 12:55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좋아하는 것: 시원한 바람 맞으며 하는 산책(저도 동감!), 책 속에서 새로운 것을 발견할 때(어떤 배움이든), 공복이 아닌 상태에서 마시는 따뜻한 커피 타임, 옆지기와의 건설적인(!) 토론

싫어하는 것: 자기밖에 모르는 사람들, 한달마다 돌아오는 두통/생리통, 추위

둘다 더 있을 것 같은데 당장은 이렇게 정리해야겠네요^^;

페크pek0501 2022-08-30 13:04   좋아요 2 | URL
옆지기와 건설적인 토론도 하시는군요. 바람직해 보이십니당~~

거리의화가 님 덕 분에 생각나서 싫어하는 것에 오만한 사람, 화를 잘 내는 사람 을 추가했어요.^^

페넬로페 2022-08-30 13:3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저도 극한직업 재밌게 보았고 감정의 반전도 수시로 느낍니다.
인생의 좋은 반전도 기대하게 되네요~~
좋아하는 것과 싫어하는 것이 완전 확실했는데 이제 그것의 경계가 뚜렷하지 않게 되었어요.
더위의 장점도 생각할 정도로요.
이 현상이 좋은건지 나쁜건지 저 자신도 헷갈립니다 ㅎㅎ

페크pek0501 2022-08-31 12:58   좋아요 2 | URL
극한직업 보면서 빵 빵 터졌어요. 전화 받는 장면, 지금까지 이런 맛은 없었다 이것은 치킨인가 왕갈비인가 하는 부분은(제 기억이 맞는지...ㅋ) 지금 생각해도 웃겨요. 손님을 받지 않으려고 일부러 치킨 값을 올렸더니 맛집으로 소문 나 손님이 붐비고 일본에서도 방문하는 등 아이디어가 너무 기발해요. 반전이 일어나는 게 나름대로 설득력을 갖고 있어서 자연스럽게 흘러가는 건 이 영화의 큰 장점이에요.
더위의 장점도 있긴 하지요. 여름의 장점도 분명히 있어요. 다만 넘 덥다 보니 그 장점을 못 느낄 뿐.
경계가 뚜렷하지 않음은 좋은 점 같습니다.ㅋㅋ^^

새파랑 2022-08-30 14:53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좋아하는것 : 사람
싫어하는것 : 사람

ㅋ 전 어쩔수없이 겸허하게 살고 있습니다~!!

페크pek0501 2022-08-31 12:59   좋아요 1 | URL
으음... 많이 좋아할 수 있는 것도, 많이 싫어할 수 있는 것도 사람. 일리 있어요.
저도 겸허하려고 노력 중입니다.^^

stella.K 2022-08-30 15:1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지나가는 차가 내지르는 흙탕물 저도요!
며칠 전 비 오는 날 횡단보도에서 신호등 바뀌길 기다리고 있는데
어떤 차가 그러는데 의도적으로 그런다는 느낌이 들더군요. 커브 틀 때 속력을
내는 거 보면. 욕을 바가지로 해 줬는데 소화는 됐는지 모르겠어요.ㅋ

페크pek0501 2022-08-31 13:01   좋아요 2 | URL
예전에 흙탕물 뒤집어 쓰고 출근한 적 있어요. 비가 오는 날엔 운전자들의 주의가 필요하죠.
맞아요, 꼭 일부러 튀기게 했다는 의심이 저도 들더군요. ㅋㅋ
그런 운전자도 한 번쯤 흙탕물을 경험하게 되리라 믿어요.ㅋㅋ

프레이야 2022-08-30 17:52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에구 저도 어울리지 않게 맏며느리에요.
그딴 거 안 하고 싶은데 참 어쩌다 ㅎㅎ
예상치 못한 것 투성이지요
댓글 좋아하신다니 저도 하나 보태요 ㅋ
재미있는 리스트네요. 뭐 있을까나.
좋아하는 것도 싫어하는 것도 많지만
두 개씩만 말한다면
집에 퍼지는 갓 내린 커피향, 한적한 전시 관람
맞춤법/띄어쓰기 너무 지나친 반복오류(실수가 아니라), 허영/허세

페크pek0501 2022-08-31 13:05   좋아요 1 | URL
제가 맏며느리라고 하니 친구들이 막 웃었던 게 기억 나네요. 하하~~ 제가 살림 못하게 생겼나 봐요.
저도 막내 며느리였으면 좋겠어요. 그래서 우리 동서를 부러워하죠.
커피 향 너무 좋죠.
저도 낱말 반복이 많은 글을 하나 썼어요. 어쩔 수 없이...ㅋ
허영, 허세를 지우기...ㅋ

서니데이 2022-08-31 01:10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극한직업, 보고 싶었는데 놓쳐서 아직도 못 보고 있어요.
설정이 좋아서 나중에 한 번 보려고요.
전에는 저도 좋아하는 것과 좋아하지 않는 것을 잘 고르지 못했는데,
이제는 조금씩 차이를 느낍니다.
저는 급한 성격에 화 잘 내는 편인데, 페크의 싫어하는 것 안에 들어갈 것 같아서 걱정이네요.^^
오늘은 8월 마지막 날입니다. 좋은 일들 가득한 하루 보내세요.^^

페크pek0501 2022-08-31 13:07   좋아요 2 | URL
서니데이 님, 극한직업을 꼭 보세요. 코미디의 진수를 알게 될 거예요.
저도 욱하는 성질이 좀 있어서...ㅋㅋ 그런데 시간이 지나면 뭐가 잘못됐는지 알겠더라고요. 끝까지 자기 잘못을 모르는 사람이 문제인 것 같아요. 서니데이 님이 화 내시면 긍정적으로 볼게요. ㅋ
오늘이 8월의 마지막 날이군요. 내일부터 9월이라니. 달력 몇 장 안 남았다는 사실이 아쉽네요.
9월은 더 즐거운 날들을 보내시기 바랍니다.^^

희선 2022-08-31 02:10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내면세계를 지배하라, 정말 맞는 말입니다 다른 사람보다 자기 안에 있는 것 때문에 더 힘들기도 하니... 자신을 괴롭게 하는 사람도 어쩌면 자신이 그렇게 생각해서 그럴지도 모르겠네요 그럴 것 같아도 그런 사람 없으면 좋겠습니다


희선

페크pek0501 2022-08-31 13:09   좋아요 1 | URL
자신을 가장 괴롭히는 사람이 어쩌면 자기 자신일 수 있겠어요. 마음 비우기조차 얼마나 어려운 일인가요.
계획 잘 세우셔서 좋은 9월을 보내시기 바랍니다.^^

기억의집 2022-08-31 07:5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전 하루에 딱 한잔 커피 마시는데.. 이침에 마시는 커피가 좋아요. 페크님은 식사 후 드시네요. 전 빈속에… 반전 인생 많죠. 전 나이 들어 돈 걱정 없이 살았으면 하는 반전을 기대해 봅니다~ ㅎㅎ

페크pek0501 2022-08-31 13:12   좋아요 1 | URL
저도 하루에 한 잔을 마시는데 오늘은 한 잔 반을 마셨네요. 자꾸 당겨서요.
저는 식사 후 30분 지나 마십니다. 건강에 관심이 많은 지라...
그 반전은 필수 사항인 것 같습니다. 돈 걱정이 인생의 반은 되는 것 같아요.
저는 돈과 건강에 대해서만 걱정이 없다면 즐거운 인생이 될 거라고 생각합니다. 그 두 가지가 문제예요.
그 반전이 꼭 이루어지실 겁니다. 파이팅!!!

scott 2022-09-01 23:4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느닷없이 쏟아지는 소나기
를 싫어 합니다!ㅎㅎ


비 그만 내렸으면

가을의 향기를 못 느낄 것 같아서 ㅎㅎㅎ

여행에서 돌아오는 시간보다 발레 하고 돌아가는 시간을 더 사릉 하시는 페크님

발레후엔 어떤 음식도 안 드실 것 같습니다 ^^

페크pek0501 2022-09-02 11:17   좋아요 2 | URL
하하~~ 혹시 우산 없을 때 쏟아지는 소나기를 싫어하는 게 아닌가요? 저는 집에 있을 때 쏟아지는 소나기를 좋아합니다. 홍수 피해가 커서 놀랐어요. 파키스탄은 비가 많이 와서 국토의 3분의 1이 물에 잠겼다고 하니 심각한 문제더라고요. 그러고 보면 비가 무서워요. 한때 내리는 소나기정도야 환영이지만요.
여행에서 돌아올 땐 아쉬움이, 발레 하고 돌아올 땐 운동하고 왔다는 뿌듯함이 느껴집니다.
발레 후엔 당연히 먹죠. 운동하고 왔으니 오히려 안심하고 먹어도 된다고 생각하는 쪽입니다.ㅋㅋ
좋은 하루 보내십시오.
 




무엇에 대해 다르게 생각하려면 우리가 갖고 있는 고정 관념을 깨는 것부터 해야 한다. 다음 글이 말하고 있는 것처럼 ‘고독’은 ‘외로움’이란 고정 관념을 깨고 ‘평온함’으로 받아들이고 ‘사람들로 붐비는 장소’는 ‘혼잡함’이란 고정 관념을 깨고 ‘축제’로 받아들여야 한다.



최초 정념에 반드시 동의해야 한다면 다른 방향으로 동의해보라고 에픽테토스는 제안한다. 정념에 다른 이름을 붙여라. 홀로 있을 때 느끼는 고독에 평온함이라는 이름을 붙여라. 사람들로 붐비는 장소에 가면 그 상황에 축제라는 이름을 붙이고 “모든 것을 만족스럽게 받아들여라.” 정신 승리라고? 물론 그렇지만, 이건 도움이 되는 정신 승리다. 어차피 우리의 정신은 늘 현실에 농간을 부린다. 그런 농간을 잘 활용하면 좋지 않겠는가?

- 에릭 와이너, <소크라테스 익스프레스>, 412쪽.

 


⇨ 예를 들어 모임에서 A라는 친구가 B라는 친구를 망신 주었다고 가정하자. 우리가 B라면 망신을 당해 자존심이 상하고 화가 치밀어 A에게 싸움을 걸지 모른다. 이때 위의 글을 떠올리고 이렇게 생각하면 좋을 듯하다. ‘A는 나에게 망신을 줌으로써 자신에게 덕이 없음을 친구들 앞에서 보여 줬다. 지금은 속이 시원할지 모르지만 내일이면 후회하며 내게 미안해할 것이다. 그걸 알기에 나는 여기서 미소 지으며 당당히 퇴장하겠다. 때린 놈은 다릴 못 뻗고 자도 맞은 놈은 다릴 뻗고 잔다는 속담이 괜히 있는 게 아니다’라고.


문제는 우리가 이렇게 생각하고 퇴장할 정도로 그릇이 큰 사람인가 하는 점이다. 


나야말로 그릇이 큰 사람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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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amoo 2022-07-18 12:3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다르게 생각하는 게 무척 어렵습니다. 습관과 프레임은 정말 무섭거든요~

페크pek0501 2022-07-18 13:36   좋아요 0 | URL
습관이 우리의 인생을 좌우하지요. 인간은 습관의 노예인 듯...

프레이야 2022-07-18 13:2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다르게 생각하기. 어제도 오늘도 요즘 저를 잡고 있는 생각에 또 힌트가 되네요. 현명한 생각입니다. 꽃이 넘나 이뻐요.

페크pek0501 2022-07-18 13:41   좋아요 1 | URL
코로나로 2년 넘게 만나지 못한 선배 작가가 뒤늦게 제 책의 출간을 축하한다면서
만날 때 꽃을 갖고 나와 주었어요. 깜짝 이벤트 같았어요.

날씨가 더워 걷기 운동이 힘들어 벌써 가을을 기다립니다.^^

겨울호랑이 2022-07-18 13:5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주어진 상황을 다르게 해석하는 방법과 함께 주변의 상황에 좌우되지 않도록 자신을 세우는 것 또한 중요하지 않나를 생각하게 됩니다. 어쩌면 역발상도 자극에 대한 다른 반응인만큼, 때로는 동요되지 않는 평정심 유지가 좋지 않을까도 생각하게 됩니다...

페크pek0501 2022-07-19 13:23   좋아요 1 | URL
인간이란 상황에 따라 태도를 달리하게 되니 문제예요. 한 순간만 잘 참으면 시간 지나 침착하게 이성적으로 생각할 수 있는데 나쁜 상황에 처하면 행동부터 하게 되지요.
평정심 유지가 어려울 때가 있어요.^^

2022-07-18 21:5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2-07-19 13:26   URL
비밀 댓글입니다.
 



 

1.

2020년 8월에 45편의 글을 담아 칼럼집을 냈다. 10~11월에 오마이뉴스에 글이 세 편 실렸다. 인천에 살지 않으면서 12월부터 인천일보의 시민기자가 되어 글이 실렸다. 2021년 인천일보, 대구신문, 경기일보 등의 오피니언 지면에 칼럼니스트라는 직함을 달고 칼럼이 실렸다. 2022년 경인일보의 오피니언 지면에 칼럼을 연재할 수 있는 고정 필자가 됐다. 


고정 필자가 되어 나는 행복해졌을까? 내 글이 경인일보에 실린 것을 보고 기쁨을 느끼는 건 잠시뿐이었고 마음이 편치 않았다. 다음에 실릴 글이 안 써져서 원고 마감 날짜를 맞추지 못할까 봐 겁이 났고, 썼으되 수준 낮은 글일까 봐 겁이 났다. 초고를 쓰고 여러 번 퇴고하여 글을 완성하고 나서야 안심이 되었다. 그런데 며칠이 지나면 또 마음이 편치 않았다. 내가 쓴 글이 신문에 게재되어도 손색없을 글인지 알 수 없어서다. 이런 과정을 되풀이한다. 내 글을 점검해 줄 스승이라도 있으면 좋으련만 그럴 스승이 없다. 독학으로 칼럼을 써 왔다. 내 마음을 편하게 하려면 글을 미리 몇 편 써 놓고 퇴고를 많이 해 놔야 한다. 그런데 이게 쉽지 않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6주일에 한 번 내 차례가 돌아온다는 점이다. 만약 매주 한 편을 써야 하는 것이라면 하지 못했을 것이다. 매주 연재하는 작가들이 있는데 그들이 존경스럽다. 인간의 능력 차이를 실감할 때가 많다.





2.

어떤 사람이 한 분야에서 성공했다면 그에겐 분명히 집중력이 있었을 거라고 단언하겠다. 왜냐하면 뭐든 좋은 성과를 얻기 위해서는 집중력이 필수이기 때문이다. 나도 글을 쓸 때에는 엉덩이가 아플 정도로 의자에 앉아 긴 시간 동안 쓴다. ‘오늘은 초고 완결을 해내고야 말겠다’ 하는 생각으로 쓰기에 집중하는 것이다. 물론 글감을 찾았고 글이 써질 경우에 한해서다. 어제가 그런 경우다. 이달에 실릴 칼럼의 초고를 어제 완성했다. 노트북으로 글을 쓰고 의자에서 일어났더니 엉덩이가 아팠다. 내가 노력한 만큼의 성과가 있길 바란다.  


며칠 동안이나 초고를 쓰지 못해 헤맸는데 이제 초고를 써 놨으니 천천히 퇴고하면 될 것이다. 오늘에서야 블로그에 올릴 글을 쓸 여유가 생겼다. 



  


3. 












정보라, <여자들의 왕>

  

정보라 작가의 소설집 <여자들의 왕>이 출간됐다. 호러 작품인 ‘저주 토끼’(단편)를 오디오북으로 들었기에 이 작품에도 관심이 간다.

 


“여자들도 상상의 주인공이자 중심이 될 권리가 있다”는 정보라 작가는 “주로 남성을 주인공으로 해서 틀에 박힌 형태로 전해 내려오는 이야기의 주인공을 여성으로 바꿨다”면서, 전통적인 상상의 중심을 남성에서 여성으로 옮겨 특유의 쓸쓸하고도 담백한 문체로 이야기들을 풀어냈다. - ‘알라딘 책소개’에서.

  


대단한 능력의 소유자인 작가의 책을 만난다는 것은 큰 즐거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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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돌이 2022-07-05 13:00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책을 내고 신문에 기고를 하는 거 진짜 아무나 하는거 아니잖아요.
페크님의 글을 솔직담백하고 쏙쏙 들어와서 읽기에 쉬우면서도 생각의 깊이가 느껴져 좋다고 생각합니다. 늘 건필하세요. 언제나 응원하고 있어요. ^^

페크pek0501 2022-07-06 15:43   좋아요 1 | URL
블로그에 글을 쓰는 것도 아무나 하는 게 아니잖아욧.ㅋㅋ
생각의 깊이, 저 그거 갖고 싶어요. 어디서 파나요?
그렇게 느끼셨다니 감사할 따름입니다. 응원, 고맙습니다.^^

새파랑 2022-07-05 13:00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뭐든지 직업이나 의무가 되면 즐거웠던 일들도 결코 즐겁지는 않은거 같아요. 그래도 하루쯤은 여유를 가지시면 좋겠습니다 ^^

페크pek0501 2022-07-06 15:46   좋아요 2 | URL
맞습니다. 꿈은 가지고 있을 때만 행복한 걸까요? 원고료 받으며 기고하는 게 꿈이었는데 막상 이뤄지고 나니... 이건 뭐 숙제를 달고 있는 학생 꼴이랄까요.
물론 제가 글을 잘 쓰는 사람이라면 즐기면서 글을 쓰겠죠. 쥐어짜야 글이 써지니 그런가 봐요. 노래 잘하는 사람만이 즐기며 노래할 수 있는 거죠. ^^

물감 2022-07-05 13:30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전문과정을 밟지 않은 사람의 글쓰기가 늘려면 좋은 글과 문체를 많이많이 참고하는 것 밖에 없다고 느껴요. 저도 글 하나 완성하기까지 온종일 의자에 앉아있는 타입이라, 페크님의 말씀이 참 남일같지가 않네요. 그래도 글하나 완성하고 나면 결과야 어떻든 뿌듯해져서 글쓰기를 놓지 못하겠어요ㅎㅎㅎ

페크pek0501 2022-07-06 15:48   좋아요 2 | URL
제가 후회되는 것 중 하나가 왜 문창과에 가지 않았나 하는 거죠. 후후~~~
엉덩이에 땀띠 나게 앉아 뭐하는 짓인지... 하다가 그래도 글 하나 완결하면 정말 뿌듯해지죠. 저도 이 맛에 글을 쓰나 봐요.ㅋㅋㅋ

mini74 2022-07-05 14:17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항상 응원합니다 페크님 *^^*

페크pek0501 2022-07-06 15:49   좋아요 1 | URL
미니 님의 응원을 감사히 받겠습니다. 저도 미니 님을 응원할게요.!!!

2022-07-05 15:2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2-07-06 15:52   URL
비밀 댓글입니다.

희선 2022-07-06 01:21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좋아하는 거여도 일로 하면 어렵겠습니다 그래도 페크 님은 즐겁게 하시죠 이번 글 초고 쓰신 거 축하합니다 페크 님 앞으로도 글 즐겁게 쓰시면 좋겠습니다


희선

페크pek0501 2022-07-06 15:54   좋아요 2 | URL
좋아하는 것은 그저 취미로만 가져야 할 것 같네요. 일이 되고 의무가 되면 즐기기가 어려워져요. 탁월한 재능을 가진 사람은 예외겠지만요...
초고 쓰고 나서 휴우~~ 그랬네요. 글감을 찾는 것도 쉽지 않아요.
희선 님도 즐겁게 독서하시고 즐겁게 글쓰시길 응원하겠습니다.^^

psyche 2022-07-06 03:15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저도 페크님 항상 응원합니다!

페크pek0501 2022-07-06 15:55   좋아요 1 | URL
항상 응원. 듣기만 해도 기분이 좋습니다. 그래서 제가 알라딘을 못 떠나나 봅니다.
저는 딱 블로그 체질 같아요.
좋은 하루 보내십시오. 감사합니다.^^

2022-07-07 21:4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2-07-09 18:10   URL
비밀 댓글입니다.

yamoo 2022-07-08 08:45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저도 페크님을 항상 응원합니다!

고정필자가 된 게 나중에는 좀 부담감이 많을 거에요. 고정 필자 된 사람들의 전언이 대체로 비슷하더군요. 처음 고정필자가 되면 부푼기대감으로 글을 쓰다가 원고 마감에 하루하루가 힘들다구 하소연..

근데, 뭐 다들 열심히 잘들 쓰더라구요.ㅎ

페크pek0501 2022-07-09 18:13   좋아요 0 | URL
감사합니다. 저도 야무 님의 그림을 응원합니다!!! 나중에 유명한 화가 되시면 모르는 척하기 없기, 입니다. ㅋ

그렇군요. 그러고 보니 저도 어느 작가의 책에서 읽은 듯해요. 백지의 공포, 마감날에는 피가 마른다는... .처음 고정 필자가 되었을 때 기쁘기만 했지 부담감을 갖게 될지 몰랐어요. 글을 잘 쓴다면 즐기며 할 수 있을 텐데 아주 아쉬운 점이죠.ㅋ

레삭매냐 2022-07-08 09:41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올해 부커 인터내셔널 수상작
은 정작 알려지지 않아서 검색
해 보았네요.

인도 출신 작가가 받았는데,
<모래 무덤>라고 하네요.
역시나 국내에는 소개되지 않았
구요.

고정필자, 축하드립니다 :>

페크pek0501 2022-07-09 18:15   좋아요 0 | URL
알려지지 않은 책들이 많지요. 저도 <여자들의 왕>이란 책을 동아일보 신간 안내에서 보아서 알았답니다. 그 신문 아니면 몰랐을 뻔... 제대로 홍보되지 않아 그냥 묻히고 마는 책도 많을 겁니다.

축하, 감사합니다. 좋은 하루 보내세요.^^

2022-07-08 15:4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2-07-09 18:1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2-07-10 18:5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2-07-12 17:13   URL
비밀 댓글입니다.

stella.K 2022-07-08 21:4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전에 이슬아 작가 일일 구독 서비스를 위해 밤 12시 안에
글 써서 보내는 모습 보여주는데 얼마나 안타깝던지.
진짜 애기 낳는 것 같더군요. 남의 일 같지 않고.
저도 초기 대본 쓸 때 안 써져서. 컴퓨터 창밖으로 내던지고 싶은
충동 받았죠. 사람이 스트레스를 받으면 어디까지 갈지 모르겠더군요.
무슨 일을해도 나를 잃지 않는 것이 중요한 것 같아요.

페크pek0501 2022-07-09 18:23   좋아요 1 | URL
그랬군요. 상상만 해도 힘들 것 같네요. 그래서 책을 내는 걸 출산이라 하나 봐요.
책 내고 나서 몸살을 앓는다고 하더라고요.
글이 안 써질 땐 쥐어짜게 되더라고요. 연재를 포기할까 하는 생각도 해 봤답니다.
아휴~~~ 글을 잘 쓰면 얼마나 좋을까요... 술술~~ 써지는 날이 오긴 할까요?
저는 쓰다가 더 이상 안 써지면 노트북을 닫습니다. 내일을 기대할 밖에요.
우리에겐 내일이 있다... 후하하~~^^
 




1. 타인에 대해 잘 모른다 :

우리는 타인에 대해 잘 모른다. 가령 내가 운영하는 블로그에서 내 글을 자주 본 이들은 나의 어떤 면만을 안다. 가령 내가 젊지 않은 여성이라는 것, 글쓰기와 독서를 좋아함, 칼럼을 잘 쓰고 싶어 함, 발레를 배우고 걷기 운동을 함, 마른 몸에 키는 큰 편(내 사진을 올린 적이 있다.) 따위를 알 뿐이다. 내가 가장 화가 날 때는 언제인지, 내가 좋아하는 영화와 음악은 무엇인지, 몇 시에 일어나고 몇 시에 잠을 자는지, 나쁜 버릇은 무엇인지, 어떤 성향의 사람들을 싫어하는지 등등은 모른다. 단지 내가 블로그에 올린 글을 통해 나의 일부만을 알 뿐이다. 


오프라인에서 알고 지내는 사람도 다를 게 없다. 나에 대해 겉으로 보여지는 것 외에는 알 수가 없다. 게다가 누구나 한 치의 오차 없이 있는 그대로의 자신을 보여 주는 건 쉽지 않은 일이다. 나 자신도 내가 어떤 사람인지 모를 때가 있다.  


도대체 우리가 누군가에 대해 안다는 게 가능할까? 당사자와 똑같은 처지에 있지 않고 똑같은 삶을 살지 않았는데 그게 어떻게 가능할 것인가. 그러니 우리가 안다고 믿는 것에는 오해나 착각이 있을 수밖에 없다. 어느 누구에 대해서도 정확히 아는 게 아니다. 


문제는 대상의 일부만 알고 그 나머지는 모르면서도 마치 전체를 알고 있다고 여기는 점이다. 그래서 많은 오류를 범한다.


(참고로 나는 화가 많은 사람을 싫어한다. 아니 싫어한다기보다 그런 사람을 피하고 싶어 한다. 언젠가는 내게 마구 화를 낼 것 같아서다. 화를 참을 줄 아는 사람을 좋아한다.)



 


2. 책 욕심 :

남들이 읽은 책이라면 당연히 읽어야 하고, 남들이 읽은 책만 읽어서는 안 되고 그 이상을 읽어야 한다고 생각하니 책을 많이 사게 된다.


책을 많이 사긴 했으나 산 책 중에서 읽지 않은 책이 많다. 책에 욕심이 많을 뿐이니 난 독서광이 아니라 책광인 듯. 





3. 글로 성공하려면 :

글로 성공하려면 세 가지 조건이 필요하다고 한다. 스승, 라이벌, 열정 등이다. 이에 대해 내가 설명을 붙이면 다음과 같다. 자신을 키워 줄 스승, 이기고 싶은 라이벌, 글에 대한 열정. 이 세 가지 중에서 열정만 있는 나는 성공을 할 수 없는 건가. 성공을 꼭 해야 하나, 하는 생각이 들 때가 있지만 글을 잘 쓰는 사람이 부러운 건 사실이다. 예를 들면 며칠 전 오마이뉴스에서 공감 수가 3백 개가 넘고 댓글이 2백 개가 넘은, 어떤 글을 보고 부러웠다. 내가 봐도 잘 쓴 글이었다. 그 글이 하루아침에 이룬 성과가 아닐 것이다. 이런 점에서 그 글쓴이에게 축하의 박수를 보내고 싶다. 



 


4. 무라카미 하루키의 글 : 


 











...............

비로부터 몸을 피할 수는 없다. 개들은 전부 엉덩이의 항문까지 흠뻑 젖어서 어떤 개는 발자크 소설에 나오는 수달처럼 보였고 어떤 개는 생각하는 승려처럼 보였다.

- 《1973년의 핀볼》



정신을 차려보니 해가 완전히 저물어 투르게네프 · 스탕달적인 어둠이 내 주위에 낮게 드리웠다.

- 《세계의 끝과 하드보일드 원더랜드》 제15장



벌써 4월이다. 4월의 시작. 트루먼 카포티의 문장처럼 섬세하고 변하기 쉽고 다치기 쉽고 아름다운 4월 초순의 날들.

- 《댄스 댄스 댄스》 제20장


- 나카무라 구니오, <하루키는 이렇게 쓴다>, 93쪽. 

...............

      

⇨ 멋진 표현 같아 밑줄을 그었다. 나도 이와 같은 방식으로 써 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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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ella.K 2022-07-05 11:48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스승, 라이벌, 열정은 어디 글 잘 쓰기 위한 3대 요소겠습니까?
다른 분야도 마찬가지겠죠.
오래 전 글 공부를 할 때 선생님이 저에게 넌 닮고 싶은 작가가 있냐고
물으셨던 기억이 납니다. 그때 저는 공교롭게도 없다고 했죠.
나만이 나를 이길 수 있다는 오만함 뭐 그런 생각 때문이었던 것 같습니다.
지금 생각하면 개구라죠.ㅋ
반드시 뛰어넘고 싶은 사람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게 스승이건 라이벌이건 간에. 흑.

하루키가 글을 잘 쓰는 이유가 이런 것에 있었네요.
저도 기억해 둬야겠습니다.
날씨가 많이 덥네요. 더위와의 싸움은 이제부터네요.
며칠 전만해도 아침 저녁으론 시워해서 살만했는데 말입니다.
더위 조심하시길...^^

얄라알라 2022-07-05 12:32   좋아요 5 | URL
저는 페크님의 이 페이퍼 읽고,
라이벌, 열정은 좀 어찌해보겠는데

스승은 어떻게, 어디서 인연?

어렵다 생각했어요. 근데 글잘쓰시는 stella.K님께서는 스승님이 있으셨군요..

pek님의 스승님도 궁금합니다.^^

stella.K 2022-07-05 12:47   좋아요 4 | URL
아유, 알라님, 제가 무슨. 알라딘에 글 잘 쓰시는 분이 얼마나 많은데...
암튼 고맙습니다.^^

페크pek0501 2022-07-06 15:26   좋아요 3 | URL
스텔라 님, 나만이 나를 이길 수 있다는 오만함... 좋네요. 스승이 없다면 같은 장르의 라이벌이라도 있는 게 좋을 듯해요. 자극을 받을 수 있을 테니까요.
하루키는 뭐랄까 멋스러움이 어울리는 작가 같아요. 매력적인 문장을 쓴다는 점에서요. 그런데 노르웨이 숲(상실의 시대)를 예전 읽었을 땐 실망을 했었죠. 그땐 문장보다 전체 이야기를 중심으로 봤거든요.

넘 더워요. 이 더운 날 저는 아침10시까지 가서 발레를 하고 오는 길에 아이스커피 들고 걸어왔어요. 그래도 4천 8백보가 기록되더군요. 발레 시간을 빼고 걸음 수예요.
걷기는 힘들어서 차라리 냉방된 실내에서 운동하는 게 낫겠다 싶은 날들이에요.
좋은 하루 보내십시오.^^

페크pek0501 2022-07-06 15:28   좋아요 2 | URL
얄라 님, 스승은 코로나로 인해 생길 길이 없사옵니다. 강좌도 요즘 다 온라인으로 하더군요.ㅋㅋ

mini74 2022-07-05 11:56   좋아요 6 | 댓글달기 | URL
페크님 글 읽으면 떠오르는 이미지. 깔끔하고 단정하다. 글을 잘 쓰시지만 또 항상 노력하시는 모습, 페크님 글 읽고나면 배우는 점이 꼭 있음 ㅎㅎ 하루키 문장 참 좋아요 *^^*

얄라알라 2022-07-05 12:33   좋아요 3 | URL
아, 맞아요. 한동안 페크님 올려주신 문장 다듬는, 글 잘 쓰는 방법 포스팅 진짜 유용했습니다. 군더더기를 빼고 날렵해지는 글쓰기! 저도 항상 배우고 가는데 mini74님 역시^^

페크pek0501 2022-07-06 15:29   좋아요 2 | URL
미니 님, 호호~~ 저 안 깔끔, 안 단정이에요. 노력은 매일 조금씩만요. 건강 해칠 정도로는 안 해요. 오래 살고 싶거든요.
하루키 소설보다 에세이가 더 좋을 때도 있답니다.^^

페크pek0501 2022-07-06 15:31   좋아요 2 | URL
얄라 님, 군더더기 빼고 날씬하게 글쓰기!!! 저도 글 작성하면서 공부가 된답니다.
관심 있게 봐 주셔서 감사합니다. ^^

새파랑 2022-07-05 12:58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6윌의 날들은 윌리엄 트레버의 문장처럼 모호하기만 했는데 7월이 되니 도스토예프스키가 그린 인물들 처럼 미쳐버릴것 같다.(더워서)

ㅋ 페크님에 대해 제가 잘 모르지만 그래도 한가지 안다면 글쓰기에 대한 애정이 넘치시는 것 같아요 ^^

페크pek0501 2022-07-06 15:32   좋아요 3 | URL
아, 새파랑님의 댓글에 감탄, 감탄!!! 독서를 많이 하시니까 문장이 즉흥적으로 써지네요.
글을 정말 잘 쓰고 싶었는데 이번 생은 요 정도에서 그칠 모양이에요. 대성하고 싶었는데 말이죠. 까르르~~~

바람돌이 2022-07-05 13:04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스승, 라이벌, 열정 아무것도 없는데요. 그래서 제가 글을 못쓰는구나 합니다. ㅎㅎ
저는 하루키의 글을 딱히 좋아하지 않아 페크님의 솔직담백한 글이 더 좋다고 생각합니다.

페크pek0501 2022-07-06 15:34   좋아요 1 | URL
글쓰기 기술이 부족해 솔직하게라도 쓰려고 노력합니다.
바람돌이 님도 아마 열정은 남 못지않을 것 같습니다만... 하하~~

서니데이 2022-07-05 15:22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무라카미 하루키는 매일 같은 시간에 일정하게 글을 쓴다고 들었습니다.
다른 건 몰라도 부지런하게 글쓰는 작가라고 생각합니다.

페크pek0501 2022-07-06 15:36   좋아요 2 | URL
맞아요. 그것도 새벽에 일어나 커피를 내리고 책상 앞에 앉아 딱 정해진 분량의 글만 쓴다고 합니다. 더 쓰지도 덜 쓰지도 않고 매일 똑같은 분량을 쓴대요. 그게 어떻게 가능한지 저는 알 길이 없사옵니다. 저는 글이 잘 써지는 날이 드물게 있는지라...
부지런함과 노력으로 대성한 작가가 되었겠지요.
날이 덥습니다. 인간의 인내심을 시험하는 계절 같아요. 그래도 우린 좋은 하루를 보내도록 합시당~~

희선 2022-07-06 02:06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자기 자신도 모르고 남은 더 알기 어렵겠습니다 사람은 아주 조금만 보고 다른 사람을 다 아는 것처럼 생각하기도 하는군요 그러지 않으려고 애써야겠습니다 사람은 여러 가지 면이 있기도 하잖아요 그런 걸 다 못 볼지도 모르겠지만... 사람은 대하는 사람에 따라 달라지기도 하는군요


희선

페크pek0501 2022-07-06 15:39   좋아요 2 | URL
연예인에 대해 악성 댓글을 쓰는 사람을 보면, 도대체 뭘 얼마나 안다고 그럴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다 나름대로 사정이란 게 있을 텐데 하는 생각과 함께요.

날이 더우니 피서 방법으로 책에 흠뻑 빠질 책을 고르고 있어요.
행복한 여름 보내세요. 이 여름도 가고 나면 귀뚜라미 소리에 아쉬움을 느끼게 된답니다. ^^

프레이야 2022-07-06 18:2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하루키는 기억의 서랍을 잘 정돈해 둔다고 합니다. 언제 어디서든 필요하면 그 서랍을 탁 열고 꺼낼 수 있게요.^^ 하루키도 이제 옹인데 마음속에선 늘 젊은 사람이네요. 그게 하루키의 정체이고 매력인 듯합니다.

페크pek0501 2022-07-06 18:38   좋아요 1 | URL
49년생으로 알고 있어요. 늙어도 청바지 입는 사람 있잖아요. 그런 분위기의 작가 같아요. 늘 젊게 사는...
기억을 잘 하려면 메모 습관이 있어야 할 듯해요.
더 열심히 메모하는 걸로 습관을 가져야겠습니다.^*^ 굿 저녁 되세요.

레삭매냐 2022-07-08 09:4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저도 책을 많이 사지만 다
읽지는 못한답니다.

어제 저녁에 책장에 꽂힌
책들을 보면서 일단 못다
읽은 책들부터 읽어야 하
나 싶더라구요.

그러면서도 또 새 책 살
궁리를 하니... 문제입니다.

페크pek0501 2022-07-09 18:27   좋아요 0 | URL
예전엔 사는 책마다 바로바로 완독을 하던 시절이 있었어요. 그땐 지금처럼 책을 많이 사지 않았고 읽는 속도도 빨랐지요. 이젠 읽지 않은 책이 많은데도 꼭 사야 할 책이 눈에 띄니 문제예요. ㅋㅋ
하하~~ 저와 똑같은 레삭매냐 님. 우린 동지올시다. 짝짝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