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새해가 시작되고 일주일이 지나 1월 8일이 되었다. 시간은 쉬는 법이 없으니 내가 어떤 일에 몰두하고 있는 사이에 냉큼 가 버린다. 그럴 때면 ‘이자는 휴일도 쉬지 않는다.’라는 말을 떠올리곤 한다.

 

 

 

 

 

 

 

 

 

 

 

 

 

 

 

 

말콤 글래드웰의 <아웃라이어>라는 책에 나오는 ‘1만 시간의 법칙’은 어떤 분야의 전문가가 되려면 최소한 1만 시간 정도의 훈련이 필요하다는 법칙이다. 어떤 분야에 1만 시간만 투자하면 누구나 전문가(프로)가 될 수 있다는 말이기도 하다. 1만 시간은 매일 3시간씩 훈련할 경우 약 10년이 걸린다고 한다.

 

 

내가 글쓰기에 보낸 시간이 1만 시간이 되는지 안 되는지 모르겠지만 독서를 한 시간까지 보태면 아마 1만 시간이 넘을 것 같다. 오랜 동안 독서와 글쓰기로 시간을 보내고 나서 내가 깨달은 게 있다. 어떤 분야든 1만 시간을 투자해 노력하는 시간을 보내고 나면 자기 능력의 한계에 도달한다는 점이다. 이것을 두 가지로 해석할 수 있다. 하나는 자기 한계를 아는 지점까지 왔으니 훌륭한 일이고 이제 그 한계를 뛰어넘을 차례라고 보는 것이고, 또 하나는 자기 한계를 알고 실망하며 그 안에 머물 수밖에 없음을 인정하는 것이다. 나는 후자에 속한다. 이제 나의 글쓰기 능력은 여기까지라고 인정했다는 말이다.

 

 

예전에는 지금보다 나은 글을 미래에 쓸 것이라는 희망을 가지고 살았고 이 희망이 있어서 행복할 수 있었다. 지금의 이 지점이 내 자리임을 자각하는 순간이 오자 김이 샌 느낌을 받았다. 앞으로 글을 쓰면 못 쓴 글이 되거나 최고로 잘 써도 지금의 능력을 최대한 발휘한 것밖에 안 될 것이니 그 동안이 행복했구나, 하는 생각마저 든다.

 

 

 

 

 

 

2.
그래도 글쓰기는 여전히 즐겁다. 바둑을 두는 취미를 가진 사람이 바둑알을 가지고 노는 것처럼 내게 있어 글쓰기란 문장을 가지고 노는 시간이다.

 

 

글을 쓰면서 조금씩 알아 가고 있다. 나, 라는 사람에 대해서. 처음엔 글쓰기가 세상에 대해 그리고 인간에 대해 알게 되는 것이라 여겼는데 언제부터인가 글쓰기는 나 자신에 대해 알아 가는 작업이 되고 있다. 

 

 

언제나 어려운 건 글쓰기. 어려워서 할 만한 작업이라 여긴다. 어려워서 애초에 도전하고 싶은 마음이 들었나 보다. 

 

 

 

 

 

 

3.
...............

  어느 집에 화재가 발생한 것을 보고도 신고하지 않고 귀찮다며 그냥 지나친 적은 없는가? 길거리를 지나가다가 집 잃고 울고 있는 어린애를 보고도 바쁘다며 그냥 지나친 적은 없는가? 이웃에서 불길하고 수상한 울음소리를 듣고도 남의 일이라며 그냥 지나친 적은 없는가? 나는 나에게 물어 보았다.
  우리가 인정이 없는 메마른 세상을 만들어 가고 있다면, 나는 가해자만 되는 게 아니라 피해자가 될 수도 있다.

 

- 나의 칼럼 ‘그냥 지나친 적은 없는가’에서 발췌한 것.
...............

 

 

예전에 쓴 ‘그냥 지나친 적은 없는가’를 최근 다시 읽고 나서 생각했다. 남의 불행을 보고 그냥 지나치는 것은 최선을 다한 삶이 아니기에 우리가 매일 최선을 다하며 산다는 것은 얼마나 어려운 일인가 하고. 

 

 

 

 

 

 

4.
2020년이다. 새해에 좋은 일만 있기를 바랄 수는 없다. 누구에게나 있는 나쁜 일을 나만 피하게 해 달라고 기도할 수 없는 노릇이다. 이건 ‘양심 불량’이기도 하고, 가능한 일도 아니기 때문.

 

 

이렇게 기도할 수는 있다. 나쁜 일이 생긴다면 그래서 내가 불행에 빠진다면 어떻게든 위로 받을 일을 꼭 찾아내게 해 달라고 말이다. 그동안 그렇게 살았던 것처럼.

 

 

 

 

 

 

5.
갱년기가 아직 안 끝난, 지금의 나이가 되고 나니 매우 나쁜 일이 일어나서 내 인생이 엎어지지만 않았으면 좋겠다는 작은 바람을 갖게 된다. 이런저런 일들을 겪으면서 큰 행복을 바라는 게 얼마나 어리석은 일인지를 알게 되었으니.

 

 

범사에 감사하며 내 글쓰기가, 내 인생이 엎어지지 않는 2020년이 되기를 소망하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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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ella.K 2020-01-08 15:4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몸이 안 좋아지는 것 같습니다.
전 지금 손목이 안 좋아 서재 활동은 올해도 별로 못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건강이 안 좋아지니 늘어나는 게 건강 정보입니다.
혹시 뭐 손목에 좋은 정보 아시면 알려주시길...ㅋㅋ
암튼 언니도 올 한 해 건강하게 나시길 바라겠슴다.^^

페크pek0501 2020-01-10 10:08   좋아요 0 | URL
스텔라 님이 몸이 안 좋아지는 것 같다니 위로를 하고 싶네요. 고정 자세로 글을 많이 쓰는 사람들이 건강하기 힘들죠. 작가들이 병이 많답니다. 그래도 위로 찾을 수 있어요. 큰 병 걸리지 않고 잔병치레 하는 것은 몸을 잘 보살펴서 건강하게 살라는 하늘의 뜻이라는 위로.

저는 팔에 병이 있어요. 테니스엘보, 입니다. 가급적 팔을 많이 사용하지 않으려고 조심하죠. 언젠가 며칠 여행을 갔다 왔더니 팔이 다 낫더군요. 집안일로 팔 사용을 하지 않으니 그런가 봐요. 그러다가 또 무거운 걸 든다든지 설거지 등으로 팔 사용이 많으면 팔에 통증이 느껴지죠. 조심하며 사는 수밖에 방법이 없어요. 심하지 않으니 다행이다, 로 스스로 위로하죠.

몸 관리 잘하시고 힘들면 서재엔 짧은 글이라도 올리시면 좋겠네요. 글의 양을 줄이는 것도 몸을 보호하는 방법이에요.

팔을 고정하는 것, 있는데 그걸 끼고 집안일을 할 때가 있어요. 팔을 보호해 주죠.
스텔라 님도 병원이나 약국 가면 손목 고정하는 것(이름을 모르겠네요.)이 있을 거예요. 구입하시면 도움이 될 듯합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건강하게 지내시길 진심을 듬뿍 담아 바랍니다.


물감 2020-01-08 17:5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본격 글쓰기를 한지 몇 년 안된 저로써는 페크님의 1만 시간을 공감하기 어렵지만, 글쓰기는 나 자신을 알아간다는 말이 뭔지 알 거 같습니다. 글을 자주 쓰진 못하나, 하나를 써도 영혼을 갈아넣자는 자세로 임하고 있는데요. 그러다보니 영혼이 남아나질 않네요. 매번 저의 한계를 느끼지만 굳이 한계의 범위를 생각하지 않으려해요. 인정하기 싫어서가 아니라 그냥 즐기고 싶어서요. 잘 써지는 날이 있으면 아닌 날도 있는거라 생각하면서요^^

페크pek0501 2020-01-10 10:11   좋아요 1 | URL
영혼을 갈아넣는 자세라... 진지한 글쓰기이네요. 좋네요.
자주 한계를 느꼈습니다만
요즘 느끼는 한계는 좀 다른 것 같아요. 최종 한계, 하고 해야 할지... 나의 역량의 끝을 안 기분이라고 해야 할지... 그렇습니다. 이 서재 블로그 운영한 지 10년이 되니 그렇더라고요. 물감 님도 10년 해 보시고 나면 제 기분을 이해하실지도... ㅋ

물감 님의 무궁한 발전이 있는 새해가 되길 기원하겠습니다. 더불어 저도 물감 님의 글쓰기를 보면서 힘을 얻겠습니다. 감사합니다.

희선 2020-01-09 02:2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세상이나 다른 사람을 알고 싶다고 여기지만, 실제 알아야 하는 건 자기 자신이 아닌가 싶기도 해요 자기 자신도 알기 어렵잖아요 자기 자신부터 시작해 바깥도 잘 보면 좋을 텐데, 사람이 사는 동안 얼마나 그렇게 할지... 그래도 조금은 관심을 가지면 좋겠네요 가까이 있는 사람이나 아는 사람한테... 다른 사람한테 해줄 수 있는 건 그리 많지 않은 듯해요 여기 있다는 걸 알게만 해줘도 좋지 않을지...

페크 님 앞으로도 글 즐겁게 쓰시기 바랍니다


희선

페크pek0501 2020-01-10 10:14   좋아요 0 | URL
알고 싶은 건 너무나도 많은데 시간과 체력은 한정되어 있고 그렇네요.
자기 자신을 아는 것부터가 쉽지 않아요. 공이 튀듯 때론 제 마음이 어디로 날아갈지 예측불허입니다.

제가 가진 유일한 장기는 꾸준함이니, 꾸준히 독서와 글쓰기를 하면서 배워 나가고 즐기겠습니다.
희선 님도 즐겁게 쓰시면 생의 활력을 얻으시길 응원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카스피 2020-01-09 15:2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넵 정말 시간이 금방 지나 가는것 같아요.벌써 1월 9일이네요.페크님 늦었지만 새해 복많이 받으셔요^^

페크pek0501 2020-01-10 10:16   좋아요 0 | URL
카스피 님, 오랜만이십니다.
시간은 정말 쏜 살 같 이, 입니다.
카스피 님도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서로 왕래를 자주 하게 되는 새해가 되길 바랍니다. 좋은 하루 보내십시오. 감사합니다.

서니데이 2020-01-12 20:3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새해가 시작되고 벌써 1월이 중순에 접어들었습니다.
그래도 아직 음력설이 지나지 않아서 그런지 새해 같긴 해요.
올해도 좋은 계획 잘 세우셨나요.
저는 금방금방 생각나지 않아서 하나씩 계속 써보려고 합니다.
페크님, 즐거운 주말 보내세요.^^

페크pek0501 2020-01-13 13:26   좋아요 1 | URL
ㅋㅋ 실천이 안 되어 그렇지 계획은 늘 있답니다. 그래도 계획은 없는 것보다 있는 게 훨씬 낫다고 봅니다. 길을 잃지 않고 갈 수 있기 때문입니다.
좋은 하루 되세요. 감사합니다.
 

                                                                           

 

 

 

 

 

 

 

 

 

 

 

 

 

 

 

 

 

 

 

 

 

 

 

 

 

 

 


...............
신발 한 짝

 

 


막 출발하려는 기차에 간디가 올라탔다. 그 순간 그의 신발 한 짝이 벗겨져 플랫홈 바닥에 떨어졌다. 기차가 이미 움직이고 있었기 때문에 간디는 그 신발을 주울 수가 없었다. 그러자 간디는 얼른 나머지 신발 한 짝을 벗어 그 옆에 떨어뜨렸다. 함께 동행하던 사람들은 간디의 그런 행동에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이유를 묻는 한 승객의 질문에 간디는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어떤 가난한 사람이 바닥에 떨어진 신발 한 짝을 주웠다고 상상해 보십시오. 그에게는 그것이 아무런 쓸모가 없을 겁니다. 하지만 이제는 나머지 한 짝마저 갖게 되지 않았습니까?“
                                                                 <작은 갈색 일화집>에서

 

- 잭 캔필드 · 마크 빅터 한센, <마음을 열어주는 101가지 이야기 1>

...............

 

 

 

간디의 일화에서 따뜻함과 지혜가 느껴집니다. 이처럼 따뜻함과 지혜를 담은 글을 쓰고 싶네요. 쉽지 않은 일이죠. 어려워서 간절한 바람을 갖는 것 같습니다. 누구나 할 수 있는 거라면 간절해 할 이유가 없겠지요.  

 

 

 

 

 

 

 

새해 계획...................

 

 

매년 연말이 다가올 때면 ‘한 것도 없이 나이만 한 살 더 먹는구나’ 하고 아쉬움을 느끼곤 했습니다. 이번에는 아쉬움 자리에 뿌듯함이 대신했습니다. 책을 준비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리뷰집, 단상집, 칼럼집 중에서 어떤 책을 내야 할 것인지를 한참 고민하였습니다. 결국 칼럼집을 내기로 했습니다. 생활칼럼 수십 편을 책에 담기로 한 것입니다.

 

 

책에 실을 글을 다듬고 수정하느라 바쁘게 지내고 있습니다. 어차피 출판사에서 교정을 하겠지만 제가 먼저 수정 작업을 한 뒤에 출판사에 보내려 합니다. 제 글에 고칠 곳이 이렇게 많은지 몰랐습니다. 낱말 중복, 의미 중복, 불필요한 접속사, 사족의 글 등 엉망이었어요. 군더더기를 다 없앴습니다. 왜 이런 게 이제야 보이는 걸까요.  

 

   

생활칼럼집이 내년 4월 말쯤 출간될 예정입니다. 부끄러운 일을 저지르고 있는 건 아닌지 걱정이 됩니다. 많이 부족할 책이지만 여러분의 관심과 응원을 부탁드립니다.

 

 

책 준비로 바쁘더라도 이곳에 꾸준히 글을 올리겠습니다.

 

 

 

 

제 서재에
2020년 새해에도 올해처럼 찾아 주시고 응원해 주시는
방문자들이 계시기를 바랍니다.

 

여러분 모두에게 건강과 행복이
함께하기를 기원합니다.

 

 

한 해 동안 감사했습니다.

 

페크(pek0501)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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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ella.K 2019-12-27 19:3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오, 언니 드디어...!
그렇지 않아도 내실 텐데 왜 잠잠하실까 했습니다.
그동안 뜸했던 것도 이유는 있었네요.ㅎ 잘 됐네요.
정말 그렇더라구요. 고칠게 그렇게 많은 줄은...
막상 책 나와 보십시오. 또 보입니다. 나만 보이는...ㅋㅋ

페크pek0501 2019-12-27 19:39   좋아요 1 | URL
하하~~ 잘 아시는군요. 역쉬 경험자만이 아는... ㅋ
글쟁이 선배님이 책 내보라고, 그러면 확실히 주제 파악을 할 거라고 하시더군요. 책이 나와 봐야 자기 글에 대해 객관적인 점수를 매길 수 있대요.
책에 틀린 데가 그렇게 많이 나온다는...
미리 깨질 준비를 하고 있겠습니다.

댓글, 감사합니다.


scott 2019-12-27 19:5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페크님 축하합니다. 칼럼집 출간 준비때문에 활동이 뜸하셨나봐요.2020년 페크님에게 희망찬 한해가 될것 같습니다

페크pek0501 2019-12-27 21:45   좋아요 1 | URL
매우 감사합니다. scott 님께도 희망찬 새해가 되시길 바랍니다.
응원하겠습니다.
댓글 감사합니다.

서니데이 2019-12-27 20:5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좋은 소식이네요. 내년에 책 출간하시려면 바쁘지만 기대되는 시간 보내실 것 같아요. 미리 축하드립니다.^^

페크pek0501 2019-12-27 22:25   좋아요 1 | URL
미리 축하, 감사합니다. 그런데 ㅋㅋ 책이 정말 나오긴 할런지 모르겠네요.
그냥 해 보는 겁니다.
깊이 생각하면 아무 것도 할 수 없을 것 같아요. 그래서 이 글도 올린 거예요.
도중에 포기하지 않고 책을 낼 생각으로 공개를 하는 겁니다.
이렇게 공개를 했으니 책이 나오도록 제가 최선을 다하겠지요. ㅋ

댓글 감사합니다. 서니데이 님의 행복한 나날들을 응원합니다.

겨울호랑이 2019-12-27 22:5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페크님 저도 미리 축하드립니다. 2019년 한 해 좋은 말씀 감사드립니다. 새해에 페크님의 좋은 글, 좋은 책 기대해 봅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페크pek0501 2019-12-27 23:22   좋아요 1 | URL
어휴~~ 감사, 감사합니다. 저야말로 겨울호랑이 님의 좋은 글에 감사드립니다.
새해에도 변함없이 좋은 글 많이 올려 주세요.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2019-12-28 00:3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9-12-28 08:15   URL
비밀 댓글입니다.

희선 2019-12-28 01:1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페크 님 저도 미리 축하드립니다 새해에 멋진 계획이 있으셨군요 잠깐 페크 님 책 내지 않으시려나 하는 생각했는데 정말 그런 일이 생기다니... 글 고치고 다듬기 즐겁게 하세요 그게 쉽지 않고 시간 걸리겠지만... 페크 님 건강 잘 챙기세요


희선

페크pek0501 2019-12-28 08:18   좋아요 1 | URL
희선 님. 계획 자체는 멋지죠. 글 품질이 문제입니다요. 책에 담을 글을 고르니 좋은 글이 없더라고요. 이런 글들을 담아 책을 내도 되는 건지 걱정이 앞섭니다.
용기를 가지고 해 보는 거예요. 용기라는 것도 지인이 준 것입니다만.
감사합니다.
새해 좋은 일 가득하시길 응원하겠습니다.

hnine 2019-12-28 04:5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와, pek님. 지난 번 페이퍼에서 꿈에 대해서 말씀하시더니, 꿈을 이루시는거 맞죠?
축하드립니다!
마무리 잘 하셔서 좋은 결실 맺으시길 바랄께요.

페크pek0501 2019-12-28 08:20   좋아요 0 | URL
나인 님. 꿈! 아 제가 그런 좋은 꿈을 꾸었었죠. 그 꿈과 출간이 관련이 있었으면 좋겠어요.
그냥 블로그에 쌓인 글들을 다듬으며 정리해 보자는 차원입니다.
나인 님께도 좋은 일 가득 넘치는 새해가 되길 바랍니다.
응원할게요.
감사합니다.

프레이야 2019-12-28 11:4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미리 축하드립니다.
처음이라 더욱 의미 있지요.
저도 처음이 떠오르네요. 당시 무척 망설이고 있을 때
지인 문우선배가 격한 응원을 해 주셨어요.
그렇게 해야 그다음이 있다구요. 어깨추를 내려놓고 나아가야 한다구요.
새해 사월, 봄꽃 피는 좋은 계절에 기대합니다.

페크pek0501 2019-12-30 19:49   좋아요 0 | URL
경험 많으시니 저의 마음을 헤아리실 듯합니다. 이런 때에 내가 글을 멋지게 잘 쓰는 사람이면 얼마나 좋았을까 생각했답니다.
저 역시도 글쟁이 선배님의 지지로 용기를 내어 보게 되었어요. 혼자서는 엄두도 못 냈을 거예요.
새해에 웃을 일 많으시길 바랍니다.
댓글 감사합니다.

syo 2019-12-28 13:4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축하드립니다 페크님 ㅎㅎ
내년에 읽을 책 한 권이 올해 미리 결정된 셈이군요^-^

페크pek0501 2019-12-30 19:51   좋아요 0 | URL
그렇게 말씀해 주시니 무척 감사하다는 생각과 함께
어쩌나 글이 후져서, 라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아, 이 세상엔 왜 그렇게 잘난 사람이 많습니까. 점점 작아지는 제 자신을 느낍니다.
작으면 작은 대로 만족하며 감사하며 살고자 합니다.
syo 님에게 좋은 일 가득한 새해가 되시길 응원합니다.
댓글 감사합니다.

서니데이 2019-12-31 23:1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페크님, 새해인사 드리러 왔습니다.
새해에도 건강하고 행복한 한 해 되세요.
그리고 소원을 이루는 시간 되시기를 기원합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페크pek0501 2020-01-03 13:37   좋아요 1 | URL
2020년이 되었네요.
서니데이 님도 건강하고 행복한 해가 되시길 바랍니다.

새해인사, 감사히 받습니다.

희선 2020-01-04 01:3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페크 님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해가 바뀌어서 다행이다 생각했는데 그렇게 달라진 건 없어요 저는 그래도 새해에 여러 가지 새로운 걸 하는 사람도 있겠습니다 페크 님도 그러시군요 하시려는 거 잘되기를 바랍니다 힘들 때는 조금 쉬기도 하고...

저는 좋은 일 없어도 되니 안 좋은 일이나 일어나지 않으면 좋겠다 생각하는데 그게 제 마음대로 되지 않겠지요 그런 일이 일어났을 때 잘 넘어가면 좋을 텐데... 아직 일어나지 않은 일 걱정하지 않아야겠습니다 마음은 그렇지만 쉽지 않을 듯합니다

페크 님 새해 오고 첫 주말이에요 주말 편안하게 지내세요


희선

페크pek0501 2020-01-07 21:18   좋아요 1 | URL
안녕하세요? 새해 인사 하기에 아직 늦지 않았죠? 1월 7일입니다.
오늘은 하루 종일 비가 와서, 그것도 오랜만에 비다운 비가 오는 것 같아
산불 예방에도 좋겠다, 그러면서 비 오는 풍경을 기분 좋게 봤어요.
눈보다 비가 좋은 건 왜인지 모르겠어요. 가끔 설명하기 어려울 때가 있는 것 같아요. 글을 쓰면서 조금 아주 조금 알아 가고 있는 것 같아요. 나, 라는 사람에 대해서.

새해가 시작되어 벌써 일주일이나 지나고 있으니 새 글을 올려야겠구나, 하고
생각하고... 무엇을 쓸까 생각해 봤어요. 언제나 어려운 건 글쓰기군요. 어려워서 할 만한 작업이라고 생각합니다.

희선 님, 새해 좋은 일 가득하시고 혹시 걱정되는 일이 생긴다면 위로 받을 일을 꼭 찾아내시길 바랍니다. 찾으려고 노력만 한다면 어떤 위로라도 찾을 수 있다고 봅니다. 제 경험입니다.

댓글, 감사합니다. 굿~밤~.
 

 


1. 꿈의 부자

 

「나, 한때 부자였다. 꿈의 부자, 게으른 몽상가, 그 푸른 스무 살 시절, 나는 얼마나 많은 것이 되고 싶었던가. 내가 지나온 지난 이십 년은 그 많던 꿈들을 버려 온 시간이었다. 클랙션 대신 트럼펫을 부는, 대륙을 횡단하는 트레일러 운전사, 자전거를 타고 노을진 논길을 달려오는 시골학교 선생, 산림 감시원, 태평양을 횡단하는 요트 운송 요원, 실크로드 도보 여행, 칠레 종단 열차 여행, 마다카스카르 총독… . 나는 꿈을 꾸었으나, 꿈은 나를 꿈꾸어 주지 않았다. 시와 영화 보기, 그리고 ‘단순한 삶, 깊은 생각.’ 이것이 마지막 남은 나의 꿈이다.」
- 이문재, <바쁜 것이 게으른 것이다>, 94~95쪽.

 

 

나도 꿈의 부자였다. 꿈이 많은 것은 지금도 진행 중이다. 내 능력에 상관없이 되고 싶은 게 얼마나 많았고, 많은지... 소설가가 되고 싶었고 수필가가 되고 싶었다. 문학 쪽으로 소질이 없음을 깨닫고는 비문학 쪽으로 관심을 돌려 신문 논설위원이 되고 싶었고 칼럼니스트가 되고 싶었다. 칼럼을 쓰기 시작하면서 매료되어 칼럼니스트가 되는 게 희망 사항이 되었을 때 알았다. 내가 가야 할 길을 긴 세월 동안 뺑뺑 돌아서 왔다는 것을.

 

 

정치 칼럼에서만 자기의 의견을 담을 수 있는 건 아니다. 정치 영역보다 생활 영역에서 의견을 내고 싶은 게 나에겐 훨씬 많았다. 그래서 ‘생활 칼럼’이라고 이름을 붙여 쓰기 시작했다. 드디어 작년과 올해 ‘칼럼니스트’라는 직함을 달고 어느 인터넷 매체에 내 글이 실리게 되었다.

 

 

희망할 게 있다는 것 자체만으로 사는 데 위로가 되었던 것 같다. 아무것도 바라지 않는 삶은 생기가 없고 무미건조하다고 여기므로 난 다시 인생을 산다고 해도 꿈의 부자가 되고 싶다.

 

 

꿈이 이뤄지지 않았다고 해서 좌절하는 일은 없었다. 방향을 바꾸어 다른 꿈을 갖고 살면 되었기에. 

 

 

 

 

 


2. 내가 바라는 것 두 가지

 

첫째, 현대 무용을 이제 기운이 달려 할 수가 없네, 하는 날이 오지 않았으면 좋겠다. 단지 싫증이 나서 그만두기를 바란다.

 

 

둘째, 글쓰기를 이제 기운이 달려 할 수가 없네, 하는 날이 오지 않았으면 좋겠다. 단지 싫증이 나서 그만두기를 바란다.

 

 

좋아하는 것을 늙어서 또는 몸에 병이 생겨서 중단해야 한다면 얼마나 불행한 일인가.

 

 

2020년에도 현대 무용과 글쓰기를 즐기면서 건강하게 살기를 바란다. 

 

 

 

 

 


3. 좋은 글을 쓰려면 좋은 인생을 살아야 하는 것 
 
흔히 글을 쓸 땐 솔직하게 쓰는 게 좋다고 한다. 그런데 내가 솔직하게 글을 쓰고 나면 내 글에서 자만심 같은 게 느껴져서 공개하기가 꺼려진다. 솔직하면서도 겸손한 글을 써야 할 텐데 아직 그 방법을 터득하지 못했다고 생각했다. 한참 뒤에 알았다. 이것은 단순히 ‘방법’의 문제가 아니라 ‘인격 수양’과 관련이 있다는 것을. 다시 말해 좋은 인생을 살아야 좋은 글을 쓸 수 있음을 의미한다.

 

 

「사실 우리 인간이 가진 감정 중에 ‘자만심’만큼 굴복시키기 힘든 것도 없다. 감추려 해도 때려 눕혀도 숨통을 막고 눌러도 자만심은 살아남아서 여기저기서 그 모습을 드러낸다. 내가 쓰는 이 글에서도 그것이 보일 수 있을 것이다. 내가 그것을 완전히 극복해 냈다고 한다면 그것은 내가 겸손하다고 하는 자만이니까.」
- 벤저민 프랭클린, <프랭클린 자서전>, 171쪽. 


 
글을 잘 써서 신문에 자주 등장하는 사람이 부럽지만 부담스러워 그 정도를 바라지 않는다. 그저 지금보다 글 실력이 늘어나서 ‘칼럼니스트’라는 직함을 달고 신문에 가끔 글이 실리는 사람이었으면 한다. 더불어 알라딘 블로그에 꾸준히 글을 쓰는 사람이었으면 한다. 자만하지 않고 겸허한 필자였으면 한다.

 

 

 

 

 

 

 

 

 

 

 

 

 

 

 

 

 

 

 

 

 


「“난 이런 의문이 듭니다. 사람들이 추구하는 것들이 한갓 환영은 아닐까 하는 의문이. 그들의 삶은 그 자체로 아름답습니다.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세상을 역겨움 없이 바라볼 수 있도록 만드는 유일한 것은 인간이 이따금씩 혼돈 속에서 창조한 아름다움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그들이 그린 그림, 그들이 지은 음악, 그들이 쓴 책, 그들이 엮은 삶. 이 모든 아름다움 중에서 가장 다채로운 것은 아름다운 삶이죠. 그건 완벽한 예술 작품입니다.”」
- 서머싯 몸, <인생의 베일>, 266쪽.

 

 

아름다운 글을 쓰기 위해서는 아름다운 삶을 살아야 한다. 글은 곧 자기 자신이라고 생각한다.

 

 

아름다운 글도 좋고 감동적인 글도 좋지만 무엇보다 품격 있는 글을 쓰고 싶다. 고매한 인품을 가지고 훌륭한 인생을 살아야 품격 있는 글을 쓸 수 있다는 걸 안다. 내겐 어려운 일이다. 그래서 내가 글쓰기에 싫증이 나지 않고 자꾸 끌리는 모양이다. 마치 짝사랑하는 상대를 놓아 버릴 수 없는 것처럼 글쓰기를 놓아 버릴 수 없나 보다.

 

 

 

 

 

 

4. 메리 크리스마스!

 

 

 

 

 

2019년의 마침표를 찍기 전에 드리는 말씀.

 

 

 

여러분,

 

메리 크리스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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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니데이 2019-12-22 23:5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페크님도 즐거운 크리스마스 보내세요.^^
사진속의 반짝이는 전구로 장식된 나무가 예뻐요. 차가운 겨울이라 따뜻해보이고요.
좋은 주말, 편안한 밤 되세요.^^

페크pek0501 2019-12-23 00:04   좋아요 1 | URL
예. 서니데이 님, 즐거운 시간 많이 가지시길 바랄게요.
크리스마스는 연말과 가까이 있어서 그런지 종교와 상관없이 특별한 날을 보내고 싶어져요. 보통 날과 똑같이 보내면 억울할 것 같고...
댓글, 감사합니다. 메리 크리스마스!!!

AgalmA 2019-12-23 03:3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자만하지 않고 겸허히 쓰시려는 마음 자세가 되어 있으시니 걱정 없겠네요.
크리스마스, 연말 재밌게 보내시고 내년에 좋은 글로 또 뵈어요/

페크pek0501 2019-12-23 11:04   좋아요 0 | URL
오! 반갑습니다.
겸허하게 쓰려고 자세를 가져도 결과적으로 잘 안 될 때가 있어요. 인간인지라...ㅋ
내일이 크리스마스이브군요. 좋은 시간을 가지세요...
내년에 자주 뵙도록 하겠습니다. 댓글에서 자주 만나요.
감사합니다.


hnine 2019-12-23 05:3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꿈을 이룬 사람보다 꿈을 품고 사는 사람의 모습이 더 아름다워요. 제 생각입니다 ^^

페크pek0501 2019-12-23 11:06   좋아요 0 | URL
저도 꿈을 꾸고 있을 때가 행복하다고 느낍니다. 로또 복권의 당첨 확률만큼
불가능한 꿈이라도 꿈이 있으면 목표가 생기거든요.
감사합니다.

비연 2019-12-23 09:3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메리 크리스마스!
좋은 글을 쓰려면 좋은 인생을 살아야 하는 것 .. 이라는 말을 가슴에 살포시 담으며.

페크pek0501 2019-12-23 11:08   좋아요 0 | URL
비연 님도 메리 크리스마스!
글이 필자와 일치가 되지 않는 경우도 간혹 있기는 합니다만,
80프로 이상은 그 사람을 나타내는 것 같아요.
좋은 인생을 사는 것이 먼저라는 생각이 드는 이유예요.
감사합니다.

프레이야 2019-12-23 11:0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한 해를 돌아보며 또 여러가지 생각이 들지만 단 한 가지로 귀결되네요.
좋은 말씀 옳은 말씀에 동감하며 또 겸허하게 한발짝씩 나아가야겠다고 생각해요.
발레하는 칼럼니스트 페크님에게도 미리 크리스마쑤~~

페크pek0501 2019-12-23 11:11   좋아요 1 | URL
반가운 프레이야 님.
발레하는 칼럼니스트가 되고 싶은데 잘 될지 모르겠어요. 노력은 하려고요.
그러나 인생에는 반전이 있는 법. 그 반전을 기대해 봅니다.
일이 술술~~ 풀리는 새해를 맞이하시는 프레이야 님이 되길 바랍니다.
크리스마스와 연말을 잘 보내시고요...
고맙습니다.

빵굽는건축가 2019-12-23 11:3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페크님 글 읽으니
힘이나요.
좋은인생이 어떤 것인지 정의하긴 모하겠지만
자만심이 제멋대로 나돌아 더니지 않도록 해야겠어요. ^^
메리 크리스마스.

페크pek0501 2019-12-25 23:13   좋아요 1 | URL
힘이 나신다니 기쁩니다. .
예. 자만심만 잘 다스려도 좋을 것 같습니다.
댓글 감사합니다.

2019-12-23 15:0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9-12-25 23:15   URL
비밀 댓글입니다.

라로 2019-12-23 16:5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잘지내시죠?^^
품격있는 글쓰기라니 전 언감생심입니다. 저는 앞뒤가 맞는 글이라도 잘 쓰고 싶어요.^^;;
님따라 발레도 하고 싶다는 생각만 하고,,,사실 여기는 사교육 받을 환경이 별로에요.ㅠㅠ
어쨌든 늘 자극을 주시는 페크님 즐거운 크리스마스 되시기 바라고 새해에는 뜻하시는 대로 글이 술술 써지시길 바랍니다. ^^

페크pek0501 2019-12-25 23:19   좋아요 0 | URL
라로 님. 반갑습니다. 잘 지내시죠?
원래 제가 품격과는 거리가 먼 사람이라 그런 걸 꿈꾸어 본답니다. 인간이란 가질 수 없을 때 더 갖고 싶은 법이잖아요.

라로 님도 하시는 일이 술술~~ 풀리시길 바라고 응원하겠습니다. 한 곳에 꽂혀서
뭔가 열심히 시도한다는 게 멋진 일 같아 보입니다.
도전하는 게 없다면 삶이 좀 시시하죠.
저는 내용상 말이 안 되는 글을 가끔 씁니다. 어쩔 수 없이 제 바닥이 보일 때가 있어용. 헤헤~~
메리 크리스마스!!!

cyrus 2019-12-23 22:1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제 글이 무슨 내용인지 이해하는 분이 있다면 그걸로 만족해요. 글을 쉽게 쓰는 게 정말 어려운 일이에요. 페크님, 크리스마스 잘 보내세요. ^^

페크pek0501 2019-12-25 23:22   좋아요 0 | URL
맞습니다. 남들이 읽기 쉽게 쓰기도 어려운 일이죠. 자기 자신만 아는 글을 저도 쓸 때가 있답니다. 독자의 입장에서 한 번 더 읽어 봐야 하는 걸 잊을 때가 있어요.
어떤 글은 읽으면 고칠 곳이 나오고 또 읽으면 고칠 곳이 또 나오고 그래요.

어려워서 글쓰기에 빠지나 봅니다. 저의 경우.

뜻깊은 연말을 보내시기 바랍니다. 댓글 감사합니다.

희선 2019-12-24 00:2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십이월도 이제 며칠 남지 않았네요 21일에는 열흘 남았다 생각하니 조금 우울하기도 했습니다 그래도 해가 바뀌고 새로운 달이 오면 좀 낫겠지요 해가 바뀌고 달라지는 게 없다 해도 마음은 새롭게... 저는 그래도 새해가 오면 바뀌는 게 있고 이런저런 계획을 짜는 분도 있겠군요

지금도 앞으로도 페크 님이 하고 싶은 거 하시면 좋겠습니다 발레를 해서 몸뿐 아니라 마음도 건강하실 듯하네요 그게 글을 쓰는 데 도움이 되겠습니다 성탄절 마음 편안하게 보내세요


희선

페크pek0501 2019-12-25 23:25   좋아요 1 | URL
며칠 남지 않아 더 소중한 시간들이죠. 새해 계획을 잘 짜서 잘 실천하여
알찬 새해를 보내고 싶다가도 대충 살자, 이렇게 됩니다. 하하~~
마음이 이랬다 저랬다 그래요.
어쨌든 과로는 하지 않고 살려고 합니다. 건강은 소중하니까요.

저도 건강이 늘 따라줘서 하고 싶은 것 하며 살기를 소망합니다.
댓글 감사합니다. 새해에도 또 댓글로 만나요.



서니데이 2019-12-26 21:3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페크님 크리스마스 휴일 잘 보내셨나요.
올해의 남은 날이 조금 남았습니다.
남은 시간 좋은 일로 가득한 따뜻한 연말 보내세요.^^

페크pek0501 2019-12-27 19:29   좋아요 1 | URL
반가운 서니데이 님.
서니데이 님도 올해 남은 날들을 잘 보내시고
복된 새해를 맞이하시길 바랍니다. 진심 응원합니다!!!
고맙습니다.
 

커피와 책과 함께 있는 시간.

 

 


<소망 없는 불행>은 2019년 노벨 문학상 수상 작가인 페터 한트케의 소설이다. 자살로 생을 마감한 어머니의 이야기를 아들의 입장에서 쓴 것으로 내용은 소설 같고 문장은 에세이 같다. 우아하고 품위 있는 문체가 세련된 분위기를 풍겨서 밑줄을 많이 그으며 읽었다. 내가 좋아하는 문체다. 노벨 문학상을 수상한 작가의 작품이 맘에 들긴 내게 드문 일이다. 


   
<소망 없는 불행>의 특징으로 내가 느낀 것은 문장에 관한 것이었다. 은유법과 열거법을 사용한 문장이 많았다. 그리고 ‘A는 B를 의미한다.’라는 형식의 문장이 인상적이었다. 

 

 

예를 들면 다음과 같다.

 

은유법 :
창문은 그 집에 사는 사람의 명함이다.(51쪽)

 

 

열거법 :
이 이야기는 공포로 의식이 멈칫하는 순간들에 관한 것이고, 너무도 찰나적이어서 언제나 늦게야 말이 나오고야 마는 경악스런 상황들에 관한 것이며 너무도 끔찍해서 사람들이 마치 벌레처럼 자연발생적으로 의식 속에서 감지하게 되는 꿈속의 사건들에 관한 것이다.(41쪽)

 

 

A는 B를 의미한다 :

이런 환경에서 여자로 태어난다는 것은 애당초부터 치명적인 일이었다. 그러나 그것은 어떤 경우에도 미래에 대한 걱정은 안해도 좋다는 안이함을 의미할 수도 있다.(17쪽)

 

우정이란 기껏해 봐야 서로 친숙한 것을 의미했을 뿐 남에게 속마음을 털어놓는 걸 의미하지는 않았다.(43쪽)

 

 

 

 

 

 

 

 

 

 

 

 

 

 

 

 


 

이 책에는 표제작을 포함, 두 개의 작품이 담겨 있다.  

 

 

 

 

 

............................................


* 단상

 

1. 시간
오랜만에 글을 올린다. 따져 보니 51일 만에 올리는 글이다. 51일이 휙 지나간 것 같은 느낌이다. 지금처럼 시간의 빠름에 놀라곤 했던 것이 언제부터였던가. 쓰고 싶은 글은 써지지 않고 쉼 없이 가기만 하는 시간이 아깝다는 생각이 든 것이 언제부터였던가. 

 

  

나이를 한 살 더 먹게 되는 연말이, 새 달력을 갖게 되는 연말이 얼마 남지 않은 게 아쉽게 느껴지는 날이다.

 

 

 

 

 

2. 입장 차이
(내 기억력에 의지하여 말하면) 형제가 있으면 사는 데 얼마나 의지가 되는데, 라고 큰아버지가 생전에 내게 말씀하신 적이 있다. 당신 자식들(나의 사촌 형제들)과 내가 친하게 지내길 바라면서 하셨던 말씀이었다. 그때 난 나의 아버지를 떠올렸다. 큰아버지가 경제적으로 어려울 때마다 아버지에게 돈을 꾸었던 게 몇 번이었던가. 그 때문에 아버지와 어머니가 다투었던 게 몇 번이었던가. 물론 갚지 못할 돈이라는 걸 아버지는 알고 계시면서도 계속 꾸어 주셨다. 아버지에겐 형제가 부부 싸움을 하게 만드는 원인 제공자였는데, 큰아버지에겐 형제가 의지가 되는 존재였다니.

 

 

 

 

 

3. 편견
애교가 있는 여성들 중에는 미인이 아닌 경우가 많다. 미인은 굳이 애교를 부릴 필요를 느끼지 않을 테니까. 미인은 접근해 오는 남성들이 많기 때문에 그중에서 한 명 골라 연애를 하면 된다. 반면에 미인이 아닌 경우에는 접근해 오는 남성이 없기 때문에 자신이 맘에 드는 남자를 유혹하기 위해 애교를 부려야 한다. 모든 건 필요에 의해 만들어진다. 

 

     

편견을 써 봤다. 우리는 얼마나 많은 편견을 가지고 있을까. 

 

 

 

 

 

4. 누구를 안다는 것
나에 대해 잘 아는 것처럼 말하는 사람이 있다면 이렇게 말하고 싶다. “나에 대해 편견을 가지셨군요.”라고.

 

 

페크가 어떤 사람인지 알았다는 것은 페크에 대해 편견이 생겼다는 뜻이다. 자기 자신에 대해서조차 전체를 알 수 없고 일부분만 아는 것이므로 남을 올바르게 안다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본다. 

 

 

 

 

 

빛깔이 참 곱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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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ella.K 2019-11-14 14:2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시간이 흐르면 다른 의미로 해석되고 다가오는 게 있더라구요.

제 방 창문으로 나무 한 그루가 보이는데 지난 주까지만에도 참 붉었는데
비 한 번 오더니 거의 다 떨어지더라구요. 얼마나 아쉽던지,
세월 참 빨라요. 이왕 나이 먹을 거라면 빨리 봄이 되었으면 좋겠단 생각도 해요.ㅋ

페크pek0501 2019-11-14 12:08   좋아요 0 | URL
시간에 따라 다르게 해석되는 건 흔한 일인 것 같아요. 요즘 더욱 그런 경험을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니 당장은 무엇이 옳고 그른지 모르는 거죠.

매를 맞을 거면 빨리 맞자는 마음으로 봄을 기다리시는군요. 저는 가을과 겨울이 좋아요. 봄이 되면 뜨거운 여름이 닥쳐 올 것만 같아 공포를 느낍니다. 몇 년 전부터 여름이 무서워요, ㅋ 그러니 지금의 가을과 겨울을 즐기렵니다. 오늘은 공기도 맑아 날씨가 아주 좋네요. 좋은 하루 보내십시오.

빵굽는건축가 2019-11-13 16:1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편견에 대한 이야기 저는 편견없이 보는지 돌아보게 되네요. ^^

페크pek0501 2019-11-14 12:09   좋아요 0 | URL
닉네임이 아주 멋지군요.
편견이 전혀 없을 수는 없는 것 같아요. 다만 편견인지 아닌지를 돌아보는 태도는 바람직한 것 같습니다.
좋은 하루 되십시오. 댓글, 감사합니다.

희선 2019-11-14 01:1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페크 님 오랜만이에요 가을도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대학 수학능력시험 보는 날에는 늘 추운 듯한데 이번에도 추위가 찾아왔어요 춥지 않은 적도 몇 번 있었을 텐데... 아직 늦가을이지만 겨울 같은 느낌이 더 들어요 단풍 든 나뭇잎도 많지만 땅에 떨어진 가랑잎도 많습니다

형제가 있어서 좋다 말하는 사람도 있지만 형제 때문에 힘든 사람도 있겠습니다 자신도 다 알기 어렵고 다른 사람은 더 알기 어렵겠지요 하나만 보고 그렇다고 여기기보다 그런 면도 있구나 하는 게 좋을 듯해요 남이 자신을 한면만 보면 좀 섭섭하잖아요 그것도 어쩔 수 없는 거지만...

겨울이 가까워졌네요 페크 님 건강 잘 챙기세요


희선

페크pek0501 2019-11-14 12:12   좋아요 1 | URL
그렇죠? 오랜만이죠?
오늘은 늦가을, 초겨울 같아요.
상대의 여러 면을 다양한 시각으로 봐야 하는데 이게 쉽지 않습니다. 우리 인간이란 얼마나 많은 편견과 고정 관념으로 똘똘 뭉쳐진 존재인지...

이 겨울을 즐겁게 보내십시다. 즐거운 척하면 즐거워진다고 합니다.
반가웠습니다. 매일 행복한 문을 여는 하루가 되시길 바랍니다.

카알벨루치 2019-11-14 14:3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전 단풍 사진 밑의 문장에 너무 곱게 다가옵니다! 생각을 벽돌처럼 차곡차곡 정리해서 디스플레이한 느낌이 드는 페크님 글입니다! 전 아무튼 마지막문장이 넘 인상적입니다 다른 글은 차후에 다시 읽ㅇ어볼랍미다 “빛깔이 참 곱다”
그러고보니 우리나라 말 곱다 그쵸?ㅎㅎ 빛깔...깔의 뉘앙스 곱다...단어가 어찌 그리 고울까요? 여기서 오늘 왜 이러죠 제가 ^^반가워서 그런건가봅미다 하하하

페크pek0501 2019-11-15 12:42   좋아요 0 | URL
오랜만에 뵙습니다. 반갑습니다.
ㅋㅋ 사진만 넣는 것보단 사진 밑에 설명을 넣는 게 더 나을 것 같아서 보충해 넣었답니다.
‘빛깔이 참 곱다.‘라는 말이 참 고운 것 같네요. 카알 님의 댓글을 보니 정말 그런 것 같아요. 그냥 저는 무심코 쓴 말이었는데...

좋은 하루 보내십시오, 감사합니다.
 

 

최근 <젊은작가상 수상작품집 10주년 특별판>이란 제목의 소설집을 읽었다. 일곱 편의 단편 소설이 수록되어 있는데 이중에서 황정은 작가의 ‘상류엔 맹금류’는 다의적으로 해석될 가능성이 많아 흥미로웠고, 김애란 작가의 ‘물속 골리앗’은 문장력이 뛰어나서 흥미로웠다. 한 작품만 빼고 나머지 작품들도 괜찮았다. 

 

 

문장력이 뛰어나서 밑줄을 친 글을 옮겨 본다.

 

 

...............
날씨는 예측할 수 없었다. 빗줄기가 잦아드는가 싶으면 얼마 안 가 벼락이 쳤다. 구름이 가벼워졌다 싶으면 어느새 폭풍이 왔다. 자연은 자연스럽지 않게 자연이고자 했다. 예상하지 말라는 듯. 예고도 준비도 설명도 말며 납작 엎드려 있으라는 듯. 네 조상들이 했던 것을 너희도 하라는 듯 난폭하게 굴었다. 비상용 물은 점점 떨어지고 있었다. 음식도 마찬가지였다. 어머니는 연신 식은땀을 흘려 댔다.

 

장마는 한 달을 넘어서고 있었다. 빗방울이 가늘고 성기게 내릴 때도, 뭇매를 치듯 세차게 쏟아지기도, 가루처럼 포슬포슬 내려앉을 적도 있었지만, 어쨌든 하루도 그치지 않고 내린 것만은 분명했다. 비바람이 거세질 때면 아버지의 방에 묶여 있는 물들이 파르르 몸을 떨었다. 그릇 위로 동심원이 엷게 번지는 모습이 발견되기도 했다. 어쩌면 집이 흔들리고 있는지도 몰랐다. 가끔은 물이 우는 소리에 잠에서 깼다. 그것은 음정 없는 노래처럼 갈 길 잃은 전파처럼 웅웅웅웅 울어댔다.(김애란, ‘물속 골리앗’에서.)

 

- <젊은작가상 수상작품집 10주년 특별판>, 48~49쪽.
...............

 

 

‘물속 골리앗’은 긴 장마 동안 고립되어 있는 사람의 고독과 고통이 잘 드러나 있는 소설이다. 이 소설을 읽으며 나는 수재민이 되어 보는 경험을 했다. 

 

 

 

 

 

 

 

 

 

 

 

 

 

 

 

 

 

올여름에 남이섬에서 찍은 사진이다. 수채화 같아서 맘에 든다.

 

 

 

 

소설을 읽을 때 살펴볼 점에 대하여 생각나는 대로 적어 보았다.

 


1. 주제와 소재가 참신한가?

 

2. 리얼리티가 없다거나, 오점이라 할 만한 점은 없는가?

 
3. 주제와 무관하게 본인만이 느낀 점이 있는가?


4. 작품을 읽고 가장 좋았던 (또는 기억하고 싶은) 구절은?

 
5. 구성은 어떠한가?

 
6. 문체 또는 문장은 어떠한가?

 
7. 재미와 유익 중에서 어떤 것에 점수를 주겠는가?

 
8. 감동적인 부분이 있었는가?

 
9. 작가의 의도는 무엇이라 짐작되는가?

 
10. 작가의 메시지는 무엇이라 짐작되는가?

 
11. 이 작품에서 자신의 글에 활용하고 싶은 부분이 있는가?

 
12. 대중성과 예술성 중에서 어느 쪽을 확보한 작품인가?

 
13. 낯설게 쓰기 측면에서 볼 때 가장 성공적인 부분이 있는가?


14. 이 작품은 시대가 바뀌어도 가치가 있겠는가?

 
15. 깨달음을 얻은 부분이 있는가?

 
16. 작가의 사유 깊은 문장이 있는가?

 
17. 이 저자의 다른 작품을 읽고 싶을 만큼 이 작품이 매력적인가?

 
18. 묘사에 치중했는가, 상황을 보여 주기에 치중했는가?

 
19. 대화체가 작품을 살려 놓았는가?


20. 시점은 어떠했는가?
 

21. 인물 캐릭터에 대한 평가는?


22. 특수성과 보편성을 획득했는가?


23. 작가의 개성이 드러난 대목이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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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에 2019-09-25 01:5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반갑습니다.
소설에 대하여 집중적으로 다루어 주셔서 많은 도움이 됩니다.
저로서는 주변머리가 좁은건지 줄기차게 <소설>만 생각하느라, 동기유발, 소재찾기 등에
목말라 허둥허둥 지내고 있습니다.
페크님의 차분하고 저력있는 포인트는 정말 든든한 소설 구상의 뼈대가 되겠습니다.
늘 감사합니다.

페크pek0501 2019-09-25 11:07   좋아요 0 | URL
반갑습니다. 서재 활동은 안 하시는 것 같은데 저의 서재엔 들러 주시니 감사할 따름입니다.
쓰다 보니 23가지가 되었는데 누구나 소설을 쓸 때 저 많은 것을 다 따져 가며 쓰지는 않을 것 같아요. 저 역시 소설을 읽을 때 23가지를 다 따지지는 않으나 소설에 따라 몇 가지를 살펴보게 되겠죠. 성에 님을 포함해 소설을 쓰는 분들 모두를 존경합니다. 또 드라마 작가나 시나리오 작가도 존경합니다. 그 많은 인물들에게 캐릭터에 맞게 대사를 각각 주다니. 인간의 능력 차이를 느낍니다.

종종 들러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매일 좋은 하루 보내시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