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팥죽 할멈과 호랑이 네버랜드 우리 옛이야기 1
박윤규 지음, 백희나 그림 / 시공주니어 / 200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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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팥죽할머니와 호랑이'는 우리에게 너무나 친숙한 이야기다. 일곱가지 보잘것 없는 것들( 알밤, 자라, 물찌똥,송곳, 돌절구, 멍석, 지게)이 천하무적 호랑이를 물리치고, 힘없는 할머니를 구해내는 이야기는 통쾌함과 우리 민족의 해학성까지 발견하게 된다. 어린 독자들은 이런 것 몰라도 재미있는 한편의 옛날이야기로 충분히 만족한다. 게다가 한지로 표현한 백희나의 그림은 어찌나 맛깔나는지 마치 한편의 에니메이션을 본 듯하다. 살아있는 입말체의 옛날이야기 책이야 많이 볼 수 있지만, 그림에서 이만한 책을 찾기는 어려울 것 같다. '팥죽할머니와 호랑이'이야기 책이 여러가지 있지만 내가 본 중엔 제일이다. ^^ 이 책을 보고 한지로 제작한 백희나님께 홀딱 반해서, 또 다른 책'구름빵'도 샀었다.

박윤규님의 이야기 솜씨는 이미 '호랑이 똥은 뜨거워'나 '산왕부루'로 충분히 맛 보았기에 당연히 인정한다. 입말이 살아 있는 글맛은 아이들에게 읽어줄 때 제대로 표현된다. 팥죽을 먹고 읽거나 책을 읽고 팥죽을 쑨다면 더욱 좋을 듯... ^^

"옛날 옛날, 깊고 깊은 산골에 파죽할멈이 살았어. 맛난 팥죽을 팔팔팔 잘도 끓여서 팥죽 할멈이야." 로 시작하여 "어흐엉, 할멈을 꿀꺽 잡아먹어야겠다!"는 호랑이가 나타나 아이들을 곧바로 이야기 속으로 끌어들이는 솜씨도 일품이다. 팥죽을 끓이며 꺼이꺼이 우는 할머니 소리에 폴짝폴짝 통통 찾아온 알밤, 할멈이 척척척 팥죽 한 그릇을 퍼주자 후루룩 다 먹고...  엉금엉금 척척 기어 온 자라 한마리, 질퍽질퍽 탁탁 들어온 물찌똥, 뾰족뾰족 송곳이 깡충깡충 콩콩 뛰어오고, 덜렁덜렁 쿵쿵 걸어온 돌절구와 데굴데굴 척척 굴러온 멍석까지 팥죽을 후루룩 한 그릇씩 먹고는 다들 제자리로 숨어들고. 자~~ 이제 호랑이한테 팥죽할머니를 구하는 그들의 활약을 지켜보면 된다. 할머니의 표정변화만 관찰해도 이야기의 진행을 알 수 있다. 백희나 작가는 한지 인형으로 할머니의 표정을 리얼하게 살려냈다. 

 

 

이 호랑이가 어찌나 재미있는지 그림을 들여다보면 웃음이 절로 난다. 알밤, 자라, 물찌똥, 송곳, 절구에게 턱없이 당해 쓰러진 호랑이를 멍석이 쨉싸게 둘둘둘 말아버리니까 꼼짝없이 지게에 얹혀 강물에 풍덩 빠져 버렸지. 호호호~ 제 힘만 믿고 힘없이 늙은 할머니를 잡아먹으려던 호랑이는 벌을 받은 거야! 할멈의 표정과 호랑이의 폼만 봐도 누가 이겼는지 알겠죠?^^

 

"깊고 깊은 산골에 사는 팥죽할멈은 맛난 팥죽을 팔팔팔 잘도 끓여서 두루두루 나눠 주며 오래오래 행복하게 살았단다" 로 끝나는 전형적인 권선징악의 이야기 구조가 아이들의 심성에 좋은 영향을 준다고 믿는다. 그런데, 왜 팥죽을 끓였을까? 한걸음 내달아 질문하는 아이가 있다면, 우리의 풍습을 친절하게 설명해주는 좋은 엄마와 선생님이 될 기회다. 책 말미의 설명을 컨닝하면 유식한 엄마가 될 수 있다.^^  팥의 붉은 색은 악귀나 나쁜 기운을 몰아내는 힘이 있다고 믿은 우리 조상들의 지혜를 가르쳐주고, 팥죽이라도 팔팔 끓여 나눠먹으며 팥죽할멈과 호랑이 역할극이라도 해보자! ^^ 

이 책을 읽고 아이들과 새알심을 만들어 팥죽을 쑤어봐도 좋을 듯... 예전에 우리 아이들이 새알심을 만들어 쑤었던 팥죽이다.^^ 내고향 충청도에선 쌀을 넣은 팥죽을 먹었는데 전라도에선 팥칼국수를 즐겨 먹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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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르헨 2009-04-19 13: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말 맘에 드는 책이죠.^^
저희 아이와 저는 번갈아가며 대사를 읊어요.^^
제가 "에구에구"이러면
아이가"어찌하나..."이러는거죠.^^
운율감,그림체,교훈...잘 범벅된...멋진 책이어요.^^

순오기 2009-04-20 00:08   좋아요 0 | URL
번갈아가며 대사를 읊으면 더 실감나겠는데요.^^
우리 옛이야기가 우리한텐 딱 맞는거 같아요.

박나희 2009-11-20 20: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너무이야기가이상해
 
사자가 좋아! 국민서관 그림동화 1
로렌 차일드 글 그림, 박성희 옮김 / 국민서관 / 200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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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에서 태어난 로렌 차일드는 다양한 콜라쥬 기법으로 독톡한 캐릭터와 장난기 넘치는 그림으로 어린이를 사로잡았습니다. 물론 어린이 뿐 아니라 부모님의 마음을 먼저 사로잡았지요.^^ 애완동물을 기르고 싶은 아이들 마음에 쏙 들 이 책을, 금붕어와 기니피그 열여섯 마리, 햄스터 두 마리, 거북이까지 모두 기르게 해 준 엄마 아빠께 드렸네요. 역시 관대한 부모님 밑에서 기르고 싶은 애완동물을 맘껏 키워봤기 때문에 이런 작품을 만들어냈는지도 모르죠. 



찰리의 동생 롤라는 애완동물을 키우고 싶어하는데 사람들의 반응이 모두 달랐어요. 털이 많지 않을 것, 시끄럽지 않은 것, 바깥에서 키울수 있는 것, 헝겊 인형으로 된 것, 금붕어도 재밌다는 말까지 나왔지요.ㅋㅋ 



하지만 롤라는 사자가 키우고 싶었어요. 사자를 길들여 서커스를 멋지게 성공하고 싶었지만... 사자는 간식을 좋아하고 롤라를 꿀꺽 삼킬지도 모른다는 할머니 말씀에 "앗, 무서워!"



양은 풀만 먹고 털옷도 짤 수 있으니 양을 키우려는데, 양은 흉내쟁이라 너를 졸졸 따라 다닐거라는 할아버지 말씀에 "아이 참, 흉내쟁이는 정말 싫어!" 



늑대랑 문어랑 보아뱀에 박쥐까지 생각해봤지만, 모두 안되는 이유가 꼭 있어요. 짧은 문장과 그림으로 롤라의 마음을 잘 보여주네요. 아이들은 이런 간결성에 좋아하는가 봐요. 



그러니까 롤라를 삼키거나 흉내를 내지 않고, 너무 시끄럽지 않은 애완동물을 찾아야 해요. 더구나 더러운 발자국을 내거나 롤라를 칭칭 감는다면 더더구나 큰일이죠.ㅋㅋ  



가게 아주머니는 롤라를 삼키지도 않고, 발자국을 내거나 돌아다니지 않고, 소리도 내지 않는 것아 딱 하나 있다고 하네요. 그게 뭘까요? ^^ 아직까지는 진짜 애완동물이 아니라서 아무도 모른다는데 곧 애완동물이 되면 알 수 있겠죠. 

부모가 애완동물을 키우고 싶어하는 아이의 마음을 받아주면서 스스로 판단을 내릴 수 있도록 이끌어 주는 지혜를 배워야 하는데, 우리는 자칫 어른 기준으로 무조건 안된다고 하는 건 아닌지 생각해 보게 하네요. 성장기에 애완동물을 키우고 싶은 욕망을 많이 갖고 있지만, 그걸 실현시키기 까지는 험난하지요~ 가족간에 합의가 되었어도 실제 키우도록 허락하면, 애완동물을 키우며 약속한 것들이 지켜지지 않아, 결국은 모든 뒷치다거리를 엄마가 하게 된다는 걸 잘 알지요.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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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노아 2009-04-17 11: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여기엔 엄마가 나오는 거예요? 오빠 찰리 대신?
애완 동물 기르기를 통해 민주주의의 기본을 배울 수 있을 것 같아요. 자유와 책임 말이지요. ^^

순오기 2009-04-17 11:17   좋아요 0 | URL
아니요~ 엄마도 찰리도 나오지 않아요. 그냥 대사만 있어요~ 저 아줌마는 금붕어를 키우라고 권하는 가게집 아줌마!^^
 
샌지와 빵집주인 비룡소의 그림동화 57
코키 폴 그림, 로빈 자네스 글, 김중철 옮김 / 비룡소 / 200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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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이 너무 복잡해서 처음엔 별로 좋아하지 않았는데, 아이들이 좋아해서 수업에 꼭 넣는다. 물론 주제와 교훈이 좋아서 빼놓을 수도 없지만, 현명한 재판관의 지혜도 배우고 욕심쟁이 빵집주인이 당하는 게 통쾌해서 대리만족을 느낀다.ㅋㅋㅋ  

젊어서 여행을 많이 했다는 샌지, 부럽다~ ^^ 전설의 도시 후라치아에서 있었던 일이다. 마침 샌지가 묵는 숙소 1층엔 빵집이 있어 맛있는 빵냄새가 살살 올라왔다. 흠흠~



아침에 눈을 뜨면 아주 맛있는 빵냄새가 풍겨오는 게 좋았다. 샌지는 베란다에 나가 빵냄새를 맡으며 계피빵이란 걸 알아맞추곤 계피빵이 먹고 싶어 빵을 사러 갔다. 



순진한 샌지, 주인에게 빵도 사고 빵냄새를 맡았다고 말하자 벌컥 화를 내는 빵집 주인, 생긴 걸 보니 욕심이 덕지덕지 붙었구만~ㅋㅋㅋ 저녁에도 샌지는 빵냄새를 맡았지만, 아래서 주인이 올려다 보는 건 몰랐다. 하하~ 빵냄새를 잘 맡으려고 코에 장착한 저 도구는 장난이 아니구나~~ㅎㅎㅎ  



어느 날 저녁, 화가 난 빵집주인은 다짜고짜 샌지에게 도둑놈이라고 소리쳤다. 아침 저녁으로 샌지가 자기가 구운 빵냄새를 훔쳤다나 뭐라나~ 아니, 냄새가 올리오는데 그럼 숨도 쉬지 말란 말이야! 하긴 샌지는 냄새를 잘 맡기 위해 도구까지 장착했으니~ 변명의 여지가 없긴 하구나.ㅋㅋㅋ 글은 로빈 자네스가 썼지만, 그림을 그린 코키의 위트도 대단하다. 냄새를 맡기 위해 샌지의 코에 장치한 저 도구를 봐~ 나중에 나오는 친구들을 보면 알지만, 아마도 이 도구는 샌지가 발명한 게 아닐지도...^^ 우리 그림책에서 가장 아쉬운 게 바로 이런 센스다. 우리 그림책 작가들은 단순하게 내용을 보여주는 정도의 그림이라 빛나는 창의성을 찾기가 어렵더라는 것.ㅜㅜ



빵 냄새값을 내놓으라는 빵집 주인과 빵냄새는 저절로 올라오니까 훔친 게 아니라는 샌지, 결국 재판장에게 고소를 해서라도 값을 받아내겠다니 재판장에게 갈 수밖에! 



두 사람의 이야기를 다 들은 재판장은 내일 아홉 시에 다시 오라며, 샌지에게 은닢 다섯 장을 갖고 오라고 했다. 은닢 다섯 장이 빵냄새 값일까? 돈이 없는 샌지는 친구들한테 사정해 빌릴 수밖에...  샌지의 인간성이 나쁘지 않았는지, 거절하는 친구는 없었다. 신용으로 돈을 빌릴 수 있는 사람이면 됨됨이를 알 수 있지.^^  친구들이 돈을 주는 포즈도 다양하고 재밌어 이 장면을 한참 들여다 봤다. 마지막 친구는 발명품을 만드는 중일까? 샌지가 코에 장착했던 도구랑 닮은 데가 있는 듯... 코키 폴 마니아라면 다 알아 볼 마녀 위니의 등장도 압권이다.^^ 



돈은 빌렸지만, 샌지는 그 돈을 되갚을 능력은 없는데 뭔가 좋은 수가 있겠지? 다음 날 재판장한테 갔더니, 샌지가 가져온 은닢 다섯 장을 커다란 놋쇠 그릇에 던져 넣으란다. 왜, 왜, 왜? 


그저 돈이라면 소리만 들어도 좋다는구나~~ㅋㅋㅋ  

짤랑 
딸랑 
딸그락 
땡그랑 
떨그덕 

돈 소리에 따라 시시각각 변하는 빵집주인의 표정이 압권이지만 언제까지 좋아할지 지켜볼 일이다.ㅋㅋ ㅋ

자~ 이젠 저 놋쇠그릇에 담긴 은닢을 주겠지, 기대하는 빵집주인에게 재판장은 뭐라고 했을까?^^ 



빵집 주인 표정을 보니 돈을 준 것은 아닌 듯...샌지는 너무 좋아서 웃음이 하늘을 찌르고... ^^
자~ 어떤 판정을 내렸는지 아시겠지요? 역시 현명한 재판장, 그 지혜로움이 돋보이는구나! 마치 우리 옛이야기에 나오는 현명한 사또나 탈무드의 지혜를 보는 듯하다.



은닢 다섯 장을 돌려받은 샌지, 돈을 빌려줬던 다섯 친구는 이렇게 될 줄 짐작했을까? 재판정을 나서니 돈을 받으려고 줄 서 있는 친구들~ ㅋㅋㅋ 발명하던 친구의 모습은 그 모습이 아닌데 어찌된 일일까? 이야기도 재미있지만 코키 폴 그림 속에 담긴 위트와 유머에 복잡하지만 그림보는 재미가 최고다. 아이들도 그림보는 맛을 아는지 4년 전, 토요일마다 동화 읽어주러 갔던 2학년 교실에서 이 책의 인기는 하늘을 찔렀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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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Journey 2009-04-13 20: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재판장의 명판결을 보고 혼자서 한참 웃었던 책이에요. 코키 폴의 그림은 볼 때마다 새로운 것들을 찾아내는 재미가 있지요~ (코키 폴을 엄청 좋아하는 1인~ ^^)

순오기 2009-04-14 08:22   좋아요 0 | URL
코키 폴, 마녀 위니 그린 사람이죠?
다른 작품은 본 게 없어 모르겠네요.

마노아 2009-04-13 20: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코키 폴 좋아해요~ 그림이 재밌어요. 이 책은 내용도 너무 좋더라구요. ^^

순오기 2009-04-14 08:23   좋아요 0 | URL
그림도 재밌고 내용도 좋지요~ ^^

메르헨 2009-04-14 09: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코키폴인가? 했더니 역시나 그렇군요. 저기 위에 위니가 보이네요.ㅎㅎㅎ

순오기 2009-04-16 18:30   좋아요 0 | URL
하하~ 아무래도 작품마다 다른 캐릭터를 만들어내도 닮은 점이 있겠죠.^^
 
터널 밖으로 국민서관 그림동화 65
바바라 레이드 지음, 나희덕 옮김 / 국민서관 / 200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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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 속의 그림은 찰흙에 기름을 섞어 만든 유토 모양을 만들고 그림판에 붙여 만든 작품으로, 아크릴 물감과 종잇조각, 깃털 같은 재료를 써서 특별한 효과를 냈다고 한다. 생쥐가 너무 리어해서 좀 징그럽지만 나름 깜찍한 포즈와 당당함으로 제 몫을 톡톡히 한다. 내가 쥐띠라 그런지 동족 같은 친밀감을 느낀다면 너무 심할까?ㅋㅋㅋ 이 책의 저자 바라라 레이드는 에즈라 잭 키츠상과 캐나다 총독 문학상을 수상했고, 이 책을 번역한 사람이 나희덕 시인이라 깜짝 놀랐다.



지하철역 플랫포옴 스위트폴의 대가족 속에서 태어난 생쥐 '닙'은 늙은쥐들이 들려주는 이야기를 좋아한다. 늙은 쥐들은 터널 끝에는 생쥐를 잡아먹는 괴물들이 우글거리고, 지붕도 없는 위험한 세상이라고 했다. 하지만 공기도 맑고 아름다운 곳으로 용감한 생쥐라면 아주 맛있는 음식과 포근한 보금자리를 얻을 수 있다고 말했다. 먹이를 구할 만큼 자란 닙은 지하철 구석구석을 돌아다니며 신기하거나 예쁜 물건을 모아 들였다. 엄마 생쥐들은 닙이 들여온 쓰레기 때문에 아기들 자리가 부족하다고 불평이다.  



닙은 구석 자리에 보금자리를 만들고, 알록달록한 보물이 가득한 보금자리에서 잠드는 게 좋았다. 꿈 속에선 터널 끝으로 여행을 가곤 했다. 그래서 행복했고... 


어느 날 사촌들이 닙의 보금자리에 쳐들어와 엉망으로 만들었다. 흩어져 있던 닙의 보물들은 바람에 날려가 버렸고... 

닙은 보금자리를 사촌들에게 남기고 터널 끝으로 가겠다고 길을 나섰다. 닙은 조금 겁이 나긴 했지만 열차 다섯 대를 보내고 뒤돌아 보며 마음을 다졌다. 터널의 갈라진 틈에서 웅크리고 잠을 자고 깨어나면 선로를 따라 걸었다.  
 

 



드디어 앞쪽에 터널 끝이 나타났고 밝은 곳으로 나온 닙은 롤라를 만났다. 여긴 터널 끝이 아니고 슈가드롭이라고 말했다. 롤라는 터널 끝으로 가는 여행에 동참했다.


또 다른 역에 도착한 롤라와 닙은 강낭콩젤리를 내 놓으라는 커다란 생쥐를 피해 잽싸게 도망쳤다. 물론 강낭콩젤리를 꼭 움켜쥔채로...^^ 

터널은 이어지고 또 이어져 끝이 보이지 않았다. 롤라는 힘들고 배고파서 더 이상 가지 않겠다고 말했다. 좀 쉬어야겠다고 말했고, 닙은 계속 가야된다고 했다. 롤라는 여기서 그냥 보금자리를 만들겠다며 깃털 하나를 주웠다. 하지만 그 깃털은 바람결에 날아간 닙의 깃털이었다. 




그때 작은 소리가 터널 안으로 울려 퍼졌고, 소리나는 쪽으로 걸어가자 시원한 바람이 불어왔다. 넓게 열린 터널 끝으로 은은한 빛이 보였다.



"와아~ 여기가 바로 터널의 끝이구나!"
둘은 촉촉한 잔디 숲으로 뛰어 들어 언덕 꼭대기로 달려가 씨앗을 따먹고 이슬을 마시며 달빛 아래서 춤을 추었다.  


터널 끝은 상상했던 것보다 훨씬 더 위험했지만, 꿈꿔왔던 것보다 훨씬 더 아름다운 곳이기도 했다. 
 
롤라와 닙은 터널 끝에서 지내는데 익숙해졌고, 아기 생쥐들을 위해 보금자리를 만들었다. 그리고 닙은 아기 생쥐들에게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아기 생쥐들은 닙이 들려주는 이야기를 아주 좋아했다. 






닙이 꿈꾸었던 터널 끝의 세상은 닙에게 또 다른 행복을 주었다. 풀밭에 꾸민 보금자리에서 아기 생쥐와 함께 사는 행복은 지하철의 보금자리와 비교할 수 없을만큼 좋았다. 열차가 지날 때마다 시끄럽고 흔들리던 불안한 보금자리를 떠나 모험을 나섰기에 얻게 된 것이다. 용감한 생쥐 닙이 꾼 꿈과 모험이 행복을 불러왔다. 생쥐뿐 아니라 어떤 세계에서도 꿈꾸고 용기있는 자만이 행복을 얻을 수 있다는 걸 알려준다. 아이들은 생쥐 그림이 징그럽다면서도 귀엽다고 좋아했다. 유토로 만든 독특한 그림 때문에 아이들이 좋아했고, 생쥐 닙에게 편지를 쓴 아이들도 많았다. 용감한 닙은 저학년 아이들에게 사랑을 듬뿍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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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샘 2009-04-13 01:4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으~~ 좀 징그럽긴 하지만, 저 터널같은 건, 정말 멋지게 표현했군요. ^^ 창의력이 돋보이는 책입니다.

순오기 2009-04-13 13:42   좋아요 1 | URL
흐흐~ 좀 징그럽죠?ㅋㅋ
 
[사진리뷰] 앤서니 브라운 그림책 리뷰를 올려주세요~ 5분께 2만원 적립금을 드립니다.
겁쟁이 빌리 비룡소의 그림동화 166
앤서니 브라운 지음, 김경미 옮김 / 비룡소 / 200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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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지한 주제를 자신만의 독특한 화풍에 담은 앤서니 브라운, 이 책은 다른 책에서 느끼던 유머러스와는 좀 색다른 느낌이다. 빌리의 고민에 공감하느라 독자도 같이 진지해지기 때문일까? 빌리의 고민이 무엇인지 살짝 엿보면, 빌리는 걱정이 많은 아이였다. 대체로 챗째들이 소심하고 겁이 많은데 빌리도 첫째일까?^^ 어린 녀석이 무슨 걱정이 그리 많아서 잠을 잘 수 없다는 걸까?  


 

 

 

 

 

 

 

 

  


  

어떤 땐 모자 때문에 걱정하고, 또 신발 때문에도 걱정을 한다.
 

때론 구름이나 비 때문에, 심지어 커다란 새 때문에도 걱정을 한다.
 

엄마랑 아빠는 빌리를 도와주고, 사랑을 듬뿍 주어 걱정에서 벗어나게 해 주려고 노력했다.
"걱정 마라, 얘야. 그런 일은 절대 일어날 수 없어. 다 네 상상일 뿐이야!"
"걱정 마라 아가야, 무슨 일이 있더라도 엄마 아빠가 널 꼭 지켜 줄 거야."



하지만, 빌리는 여전히 걱정거리 투성이였다. 할머니 집에서도 걱정거리가 많아 도저히 잘 수 없었다. 앤서니 브라운이라면 시커먼 벽지에 뭔가 숨겨 놓았을 거 같아 샅샅이 살폈더니, 그림이 아래로 눈을 내리 깐 거인의 얼굴처럼 보이기도 한다. 빌리의 걱정스런 마음을 표현하기 위해 어두운 벽지를 선택한 듯하다. 



빌리는 바보 같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할머니께 찾아가 말씀드렸다.머니는 먼저 빌리의 걱정에 공감해주고 놀라운 처방을 내리셨다. 인생의 연륜이 쌓인 노인의 지혜는 이럴 때 빛이 난다. 앤서니 브라운은 할머니를 크게 그려서 빌리와 대조를 이루듯 강조한다. 그림의 테투리는 밝은 색깔 조각들로 액자를 만들어 다음에 등장할 주인공을 예고한 듯하다.^^




할머니의 손바닥에 올려진 인형은 무엇일까?  정답은 걱정인형, 대체 걱정인형이 뭘까?



잠들기 전, 걱정인형들에게 걱정거리를 하나씩 들려주고 베개 밑에 넣어 두면, 빌리가 잠자는 동안 걱정을 대신해 준다고 한다. 이제부터 빌리는 모든 걱정을 걱정인형에게 맡기고 편안히 잠들었을까?  표정을 보니 잘 잔 것 같기도 하고, 옆에 시커먼 표정을 보면 다시 걱정거리가 생긴 듯하다.



빌리는 다음 날, 온종일 무언가 만들고 있다. 꼼짝도 하지 않고 빌리가 만드는 건 무얼까? 



빌리는 걱정인형이 걱정돼서 모두에게 또 하나의 걱정인형을 만들어 주었다, 왜 그랬을까?^^



빌리는 드디어 걱정하지 않고 잠들 수 있었다. 걱정인형의 걱정도 대신해 주는 인형을 만들어 줬으니까~ ㅎㅎㅎ빌리의 순수한 마음이 돋보이는 장면이다. 자기의 걱정거리를 떠 넘긴 걱정인형이 걱정돼 또 다른 걱정인형을 만들어 준다는 건 아이들만이 할 수 있는 일인 듯하다.

'걱정인형'은 과테말라에서 처음 생겼는데, 아주 작은 나무 조각과 남은 천 조각으로 만들었다고 한다. 과테말라의 아이들은 잠들기 전 걱정인형에게 걱정거리를 모두 말하고 자면, 걱정인형들이 밤사이에 걱정거리를 멀리 사라지게 한다고 믿었다. 

햐~ 이런 걱정인형은 아이 뿐 아니라 어른들이 더 좋아하지 않을까? 내 근심과 걱정을 대신 해주는 인형이라니, 우리도 하나씩 갖고 있으면 날마다 잠자리가 편안할 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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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나무집 2009-04-08 10: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책 제가 너무 좋아해서 아이들하고 수업도 여러 번 했어요.

순오기 2009-04-08 22:09   좋아요 0 | URL
나도 수업해볼까 생각해요. 방학에 특별활동으로~~ ^^

쟈니 2009-04-08 18: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걱정이 많은 편인데.. 걱정 인형이 걱정되어 걱정인형을 만든 빌리는 정말 따뜻한 아이같아요.

순오기 2009-04-08 22:10   좋아요 0 | URL
그쵸? 빌리~ 겁쟁이지만 마음은 따뜻한 녀석!^^

2009-04-08 19:27   URL
비밀 댓글입니다.

순오기 2009-04-08 22:10   좋아요 0 | URL
예~ 즐독하시고 멋진 리뷰 올려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