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리버리 마녀 위니, 안경이 필요해요!
마녀 위니와 아기 용 비룡소의 그림동화 171
코키 폴 그림, 밸러리 토머스 글, 조세현 옮김 / 비룡소 / 2007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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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 여백의 미가 없는 그림책은 별로 좋아하지 않는데, 코기 폴 그림의 마녀 위니 시리즈는 숨은 그림 찾는 재미로 즐겨본다. 꽉 찬 화면이 복잡해 보이지만 구석구석 꼼꼼하게 살피면 낄낄거릴 요소가 아주 많은 그림책이다.^^  '마녀 위니' 시리즈는 1987년 '영국 어린이 도서상' 을 받은 후 계속 출간되고 있으며 나올 때마다 10여 개국에서 200만 부 이상 팔리는 베스트셀러라고 한다.



부스스한 머리와 유난히 도드라져 보이는 매부리코의 위니, 머리부터 발끝까지 개성으로 똘똘 뭉친 패션 감각은 보는 이를 절로 웃게 만든다. ㅋㅋ 하지만 밤 12시만 되면 잠을 자야 하는 마녀들, 우리의 주인공 위니도 2층으로 올라가 치카치카 씻고서 곧바로 잠이 든다. 고양이 윌버는 벌써 침대 발치 바구니에서 잠이 들었고... 잠시 후 마녀 위니의 평화로운 잠을 깨는 놀라운 일이 벌어진다. 

이상한 소리에 잠이 깬 윌버~ 무슨 일일까? 쪽문으로 다가가 밖을 살피는 윌버, 갑자기 기다라 코가 불쑥 들어와 깜짝 놀랐다. 삐쭉삐죽한 몸뚱이로 나타난 것은 아기 용~ 



잠을 깨서 상황을 파악한 마녀 위니는, 아기 울고 있는 아기 용을 즐겁게 해주려 콧속에서 나비가 나오는 마법을 걸었지만, 윌버랑 둘이 나비를 쫓아 다니느라 집안의 물건들이 박살났다. 아이들은 이렇게 난장판을 만들고 노는 아기 용과 윌버를 엄청 부러워했다는 후문이 들리더라.^^ '잠 좀 자자'고 사정했지만 아기 용은 잠 잘 생각이 전혀 없다. 귀찮아진 마녀 위니는 결국 아기 용의 엄마를 찾아주려고 지붕 꼭대기로 올라 갔다.  



잠시 후 엄마가 나타났지만 아기 용을 못 보고 지나쳐버렸다. 요술지팡이를 휘둘러 커다란 달이 생기게 했더니 엄마 용이 돌아와 아기 용을 데리고 갔다. 



뾰족 지붕 사이로 줄을 매고 마녀 위니의 빨래를 걸어 놓은 코키 폴의 유머는 독자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다. 구석구석 숨겨진 그림 속의 위트를 발견하며 어린 독자들도 즐거워한다. 마녀 위니 그림책에 꼭 등장하는 샌지를 찾아보는 것도 빼놓을 수없는 재미다. 샌지를 찾으셨나요?^^



밤새 아기 용과 법석을 떠느라 잠을 못 잔 마녀 위니와 고양이 윌버는 1분도 안돼서 코를 곯았지만 창밖에는 커다란 해님이 떠올랐다. 하지만 마녀 위니와 윌버는 '해가 똥구멍까지 떠오르도록' 세상 모르고 쿨쿨 잠을 잤다던가~~ ㅋㅋ 



마녀 위니 시리즈가 어린 독자들에게 사랑받는 또 하나의 이유는 표지 안쪽에 그려진 아이들의 그림도 한 몫한다. "선생님, 여기다 누가 낙서했어요." 일러바친 녀석은, "야~ 그것도 모르냐, 그건 원래 그려있는 거야." 라는 아이들의 말에 그야말로 뻘줌했다는 거~ 그리고선 저희들도 마녀 위니를 그리겠다고 난리를 떨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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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 좋은 소식과 조금 더 좋은 소식
똑똑한 고양이 마루벌의 좋은 그림책 57
피터 콜링턴 글.그림, 김기택 옮김 / 마루벌 / 200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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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라딘에는 똑똑하고 사랑스런 고양이 '네꼬'님이 있답니다. 이번에 최규석 만화 100도씨로 이주의 마이리뷰를 먹었지요. 올리는 글마다 서재인들의 환호를 받는 사랑스런 고양이 네꼬님과 이 책 주인공 냐옹이 중 누가 더 똑똑한지 평가해보세요.^^ 

이 책은 '똑똑함'의 기준에 따라 엄청나게 달라진 고양이를 보여주는데, 보는 재미도 있고 생각거리가 많은 그림책입니다. 과연 똑똑함의 기준을 고양이에 맞춰야 할지 사람에 맞춰야 할지 헷갈리네요.

고양이 한 마리가 먹이를 줄 때까지 기다리는데 다들 바쁘다고 허둥지둥 나가기 바쁘고... 주인아줌마는 마지못해 먹이를 주면서 스스로 찾아 먹으면 안되냐고 한마디 합니다. 어쩌겠어요~ 굶지 않으려면 스스로 찾아먹는 수밖에~ ㅋㅋ 

 

먹이를 줄 때까지 기다리고 기다리다 지친 고양이 스스로 찾아먹었더니 다들 휘둥그래집니다.
"야~ 거 참 똑똑한 고양이네!"



그 다음부터 아예 집 열쇠와 카드까지 내줘서 쇼핑도 하고 식당에도 갑니다. 정말 똑똑한 고양이죠.^^ 영화도 보고 식당에 가서 맛난 음식도 사먹으며 무엇이든 하고 싶은대로 합니다.ㅋㅋ

 

하지만 자유도 행복도 잠시~ 엄청난 카드 대금에 주인에게 압수당하고 카드값을 돈 벌어서 갚으라 하네요. 고양이는 단골 식당에서 서빙하며 고단한 일상이 시작됐어요.ㅜㅜ

 

접시를 나르며 고생했지만 수고비를 받아 카드 값을 갚으니 딸랑 통조림 하나 살 돈밖에 남지 않았어요. 고단한 일상에 지친 고양이는 늦게 출근했다고 알바도 짤리고... 주인이 먹이를 줄 때까지 기다리던 본래의 모습으로 돌아갔어요. 주인집 식구들은  한심한 고양이라고 혀를 끌끌 찼어요.



따뜻한 곳에 누워 졸던 고양이를 한심하게 바라보며 고양이는, 비로소 자기도 그 친구들과 같은 방법으로 살아야 한다는 걸 깨달았어요. 사실 저 녀석들이 똑똑한 고양이를 한심하게 바라봤다는 걸 녀석은 몰랐거든요. 흐흐흐~ 사람들은 한심한 고양이라고 생각했지만, 동무들은 이제야 똑똑한 고양이가 되었다고 서로 눈짓을 했답니다.^^

 

똑똑함의 기준을 어디에 두느냐에 따라 고양이에 대한 평가는 극에서 극을 달립니다. 자~ 어떻게 사는 것이 진짜 똑똑한 고양이가 되는 걸까요? 스스로 먹이를 찾아먹고 무엇이나 다 할 수 있는 고양이? 아니면 주인이 주는대로 얻어먹고 남는 시간은 햇볕에서 낮잠이나 즐기는 고양이가 똑똑한 걸까요? ^^ 내가 생각하는 똑똑한 고양이는 네꼬님 같은 고양인데 말이죠!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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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노아 2009-06-26 14: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고양이표 똑똑함이군요! 뭐니뭐니해도 네꼬님 표 사랑스러움을 재현할 고양이가 어디 있을까 싶지만, 이 책도 무척 재밌어 보여요.^^

순오기 2009-06-27 00:54   좋아요 0 | URL
예~ 재미있어요.^^
사랑스런 네꼬님!

같은하늘 2009-06-26 22: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때 그때 달라요~~~~^^

순오기 2009-06-27 00:54   좋아요 0 | URL
그렇군요~ ㅋㅋㅋ

네꼬 2009-07-05 22: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너무 늦었죠? 순오기님, 어쩌다 그렇게 되었습니다. 죄송해요. :)

저도 이 책을 언젠가 선물로 받아서 좋아하면서 두고두고 읽고 있어요. 저도 저런 고양이야말로 진정 똑똑한 고양이라 믿으며 (아멘) 바로 저런 방식으로 똑똑해지기 위해 (그러니까 늘어지게 낮잠...) 애쓰고 있습니다. ㅎㅎ 리뷰 잘 보았어요. 뒤늦게 추천!

순오기 2009-07-06 00:37   좋아요 1 | URL
우린 쉬는 날 늘어지게 늦잠이라도 자야 똑똑한 게 증명되겠군요.ㅋㅋ
알라딘의 네꼬님은 충분히 똑똑해서 우릴 다 감동시키잖아요.^^
 
마녀 위니, 다시 날다 비룡소의 그림동화 104
코키 폴 그림, 밸러리 토머스 글, 김중철 옮김 / 비룡소 / 200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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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옛이야기의 도깨비처럼 마녀 위니는 친근감 있는 캐릭터다. 마녀하면 보통은 나쁜 이미지가 떠오르는데 마녀 위니는 착하고 어리버리해서 좋다. 아이들이 얕잡아보고 만만해할 상대다. 



마녀 위니는 빗자루를 타고 하늘을 날지만 요즘은 복잡해진 하늘 교통 때문에 사고나기 일쑤다. 어깨에 매달린 고양이 윌버는 만날 대형사고를 치는 마녀 위니가 믿음직스럽지 못하겠다.ㅋㅋㅋ 



코키 폴의 그림에 등장하는 샌지와 빵집주인의 샌지도 등장해주신다. 그리고 화실에서 그림을 그리던 화가선생들도 난리가 났다. 하늘 높이 솟은 탑을 들이받은 마녀 위니의 사고현장을 돋보기로 들여다 보자.^^ 샌지는 두레박으로 빵을 올리고 있는데 성공했을까?ㅋㅋㅋ

 

사고뭉치 마녀 위니, 하늘을 나는 빗자루를 자전거로 바꿨다. 페달을 밟는 것도 힘들고 너무 느린 자전거는 사고 내지 않고 잘 탔을까?ㅋㅋㅋ



스케이드보드로 바뀐걸 보니 아무래도 사고가 있었던 듯... 방향을 바꾸기도 어렵고 멈출수가 없잖아~ 길가던 샌지, 깜짝 놀란 카메오로 출연해 주시고...ㅋㅋ 



스케이트보드가 말로 바뀌었는데, 헉~위니가 보지 못한 낭떠러지다!!  



자전거와 스테이트 보드, 말을 탔지만 모조리 대형 사고를 낸 마녀 위니, 차라리 걷는게 낫겠다 싶었지만 지하도 공사 안내판을 보지 못한 위녀는 지하도 구멍으로 빠져 주시고~~~ ㅜㅜ 



차나 한 잔 마시려고 들어간 가게는 카페가 아니라 안경점이다~~ 빵도 우유도 줄 수 없지만 위니에게 꼭 필요한 도움을 준 가게 아주머니, 바로바로 위니에게 꼭 필요한 안경을 팔았다.ㅋㅋㅋ 



안경 쓴 마녀 위니, 이젠 빗자루를 타고 하늘을 날아다녀도 절대 부딪히지 않는다. 마녀 위니가 대형 사고를 냈던 건 다 이유가 있었다는 얘기! ㅋㅋㅋ 코키 폴의 그림을 제대로 감상하려면 안경이나 돋보기가 필요하다. ^^ 난, 꿈속에 등장한 멋진 애인이 안 보일까 봐 잠잘때도 가끔은 안경을 쓴채로 잔다.z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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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코키 폴 그림의 마녀 위니, 아기 용 엄마를 찾아줘!
    from 엄마는 독서중 2009-07-03 08:01 
    개인적으로 여백의 미가 없는 그림책은 별로 좋아하지 않는데, 코기 폴 그림의 마녀 위니 시리즈는 숨은 그림 찾는 재미로 즐겨본다. 꽉 찬 화면이 복잡해 보이지만 구석구석 꼼꼼하게 살피면 낄낄거릴 요소가 아주 많은 그림책이다.^^  '마녀 위니' 시리즈는 1987년 '영국 어린이 도서상' 을 받은 후 계속 출간되고 있으며 나올 때마다 10여 개국에서 200만 부 이상 팔리는 베스트셀러라고 한다. 부스스한 머리와 유난히 도드라져
 
 
같은하늘 2009-06-19 23: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림이 참 재미나요...
순오기님이 멋진 애인을 알아보기 위해 안경을 쓴채로 주무신다고 하니, '오리주둥이 당나귀 귀'에 나오는 달수가 잠결에 귀신인지 아닌지 알아보기 위해 안경을 쓰고 잔다던 이야기가 생각나서 한참 웃었네요...^^

순오기 2009-06-24 00:45   좋아요 0 | URL
하하하~ 그런데 애인이 통 나타나질 않아서 못 본다는 슬픈 전설이...ㅜㅜ
 
도둑 맞은 토끼 비룡소의 그림동화 114
클로드 부종 글 그림, 이경혜 옮김 / 비룡소 / 200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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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하하~~ 재미있다.  '아름다운 책'의 클로드 부종 그림책이다. 역시 여기도 토끼가 등장한다.
아기 여우에게 먹이를 알려주기 아기 토끼 자노를 납치해온 엄마 여우~ 이름하여 시청각교육이라지?  "아가야~ 토끼는 이렇게 생겼단다. 이게 바로 네 먹이란다!"



자식에게 먹이를 제대로 가르쳐 주려는 엄마 여우의 마음은 알겠지만, 또 다른 엄마의 마음은 배려하지 않은 행동이잖아! 토끼 엄마를 생각해봐~ 졸지에 아기토끼가 사라졌으니 얼마나 놀라겠어! 



아기토끼를 찾아 온 산과 들을 헤매는 엄마 토끼, 만나는 동물들에게 물어보니 아무도 보지 못했단다. 그들도 제각각 두려움의 대상에 벌벌 떨면서 마음 편히 살지 못한다. 엄마 토끼는 모두 위험하지만 자기처럼 딱한 신세는 없다고 생각하지.ㅜㅜ 



엄마여우는 토끼의 귀를 잡는 방법을 알려주고 연습하라고 했지만, 아기 여우는 스무 번을 해도 실패했다. 토끼 귀는 미끄러워 잡기만 하면 땅바닥에 털퍼덕~~  하지만 어린이는 어린이끼리 통하는 법, 어느새 먹고 먹히는 먹이사슬의 관계가 아닌 놀이하는 친구로 바뀌었다. 



깔깔깔~ 데굴데굴~ 펄쩍펄쩍~~ 온 방을 난장판으로 만들여 절친이 되었다지 아마~~ ㅋㅋㅋ 
하지만 엄마는 먹이랑 친구가 된 아기여우가 부끄러웠어~~ 내일은 와작와작 씹어먹어야 된다고! 



아기여우는 토끼를 와작와작 씹어먹어야 한다는 엄마 말을 듣고는 잠들지 못했다. 엄마한테 혼날 건 생각도 않고 엄마가 잠든 틈에 토끼를 풀어주었다. 빨리 도망쳐~~  



집으로 돌아온 아기 토끼는 엄마와 뜨거운 포옹을 하고, 엄마는 기적이 일어났다고 감격했지.
그런데 어느 날부터 이상한 일이 벌어졌대. 한밤중에 들판에 나가 보면 팔짝팔짝 뛰면서 정신없이 노는 그림자 두 개가 보앤대~ 하는 토끼 같고 하는 여우 같다나~~ ^^ 

글쎄, 어린이들은 먹는 것보다 친구가 더 좋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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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꾸는섬 2009-06-19 14: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친구의 소중함을 배우는 책인가요? 현준이도 친구 정말 좋아해요. 친구들한테는 뭐든 양보하더라구요. 동생에겐 절대 그러지 않는데 말이죠.^^

순오기 2009-06-24 00:46   좋아요 0 | URL
친구의 소중함~ 또래에게 느끼는 감정이 동생에겐 적용이 안되나보군요.^^

같은하늘 2009-06-19 23: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허~~ 우리 아들도 친구 좋아하는데... 특히 여자친구...^^
아니지.. 아이가 순해서 그런가 여자아이들이 좋아하더라구요...^^

순오기 2009-06-24 00:46   좋아요 0 | URL
여자아이들은 착한 아이를 좋아하지요.^^
 
프레드랑 나랑 함께 살아요! 그림책 보물창고 48
낸시 코펠트 지음, 신형건 옮김, 트리샤 투사 그림 / 보물창고 / 200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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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 이혼하려고 했던 엄마로서 책을 보면서 맘이 켕겼다. 그래~ 부모들은 자신의 의지로 이혼하고 각자의 삶을 살 수 있지만 그 사이에 낀 자녀는 선택권이 없다. 부모가 갈라서면 갈라선대로 함께 살면 함께 사는 대로 움직일 뿐이다. 이것 또한 부모가 자녀에게 가하는 폭력이란 생각을 당시엔 하지 못한다. 내 인생이 너무 중요해서 자녀의 인생을 생각하지 못하는 이기심 때문이리라.  



어느 땐 엄마랑 살고 어느 땐 아빠랑 살지만 프레드는 언제나 함께 산다. 방 하나는 이층침대가 있고 또 다른 방에는 보통 침대가 있다. 초등생들은 왜 엄마 아빠와 따로 사는지 생각하지 않고 침대가 두 개라는 사실만 부러워했다. 그럼 너희도 엄마 아빠랑 따로 살면 침대가 두 개 생길 수 있다고 했더니 그건 싫단다.ㅋㅋ 



이웃집 푸들을 보고 짖어대는 프레드를 견딜 수없는 엄마, 양말을 다 씹어놔서 화가 난 아빠도 프레드랑 살 수 없다고 하자, 소녀는 미안하다면서 당당하게 말한다.  
"엄마랑 아빠는 프레드랑 살지 않아도 돼요. 프레드는 나랑 살거니까요!" 



함께 산다는 건, 마음에 들지 않는 부분도 견디는 거다. 사랑해서 결혼한 부부도 항상 좋을 때만 있는 게 아니듯이 누군가와 사는 건 참아주고 견뎌주는 훈련의 연속인지도 모른다. 엄마 아빠는 가끔 함께 살지만, 한결같이 곁에 있어주는 프레드가 소녀의 유일한 가족이라는 생각은 엄마 아빠는 놓치고 있다. 프레드가 있어 위로가 되는 소녀의 마음을 엄마 아빠는 정말 모르는 걸까? 불편하고 맘에 안 들어도 참아주고 견뎌주는 게 사랑이라는 걸, 엄마 아빠는 아직도 모르나 보다. 



엄마 아빠가 프레드와 함께 지낼 수 있도록 좋은 해결책을 찾아내서 다행이다. 조금씩 양보하고 인내하며 지혜롭게 함께 사는 법을 배워가는 이야기를 통해, 진정한 가족과 가정의 의미를 생각케 된다. 엄마 아빠도 이혼하기 전에 지혜로운 해결책을 찾을 수는 없었을까~ 안타까움과 아쉬움이 남는다. 이혼이 점차 많아져서 이혼을 소재로 한 그림책과 동화책이 쏟아져 나오는 현실을 생각하면 우울하지만, 이혼의 틈바구니에 끼인 아이들의 마음을 위로하고 치유하는 긍정적인 의미로 받아들이면 그나마 다행이다. 



함께 걷고 함께 얘기를 나누는 친구 프레드가 있어 행복한 소녀, 엄마와 아빠가 채워줄 수 없는 부분을 채워주는 프레드가 있어 다행이다! 부부로 만났다 헤어져 각자의 인생을 사는 것도 중요하지만, 엄마 아빠의 사랑을 누리고 살아야 할 자녀의 권리를 박탈하는 이혼은 더 신중히 생각해야 할 문제다. 집과 가족의 의미를 다시금 생각하게 하는 그림책으로 미국도서관협회가 선정한 주목할 만한 어린이책이고 2008년 보스턴글로브 혼북 상 수상작이다. 이제는 미국 사회의 가족 해체 문제가 우리의 현실이란 걸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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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노아 2009-06-18 06: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림과 여백이 마음에 들어요. 신형건 씨와 보물창고의 만남을 연이으셨네요.^^
우리나라는 이런 가족 해체마저도 초특급으로 빨라지는 것 같아요. 하여간 급하다니까요ㅜ.ㅜ

순오기 2009-06-18 06:57   좋아요 0 | URL
신형건씨 번역은 확실히 시인이라서 그런지 시적인 울림이 있어요.^^
하고픈 말이 많지만 여백으로 처리한 듯...

같은하늘 2009-06-18 16: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가슴아픈 현실을 예쁘게 표현했네요...
이혼이 점점 늘어가는 현실에 아이들의 마음이나마 위로해 줄 수 있는 책이 있어 다행이네요...

순오기 2009-06-19 00:19   좋아요 0 | URL
정말 안타까운 현실이지요~~ 가정의 소중함을 잃은 후에 후회해도 소용없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