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 날들을 일년 가까이 반복한 끝에 은하는 어떤 체념과 자기극복이 깃든 묘한 평화에 이르렀다. 이후에 어떤 인생을 살아야 할지는 모르겠으나 발병 이전처럼 살지는 않을 것이며 그런 삶에는 오로지 고독, 크기를 잴 수없이 크고 깊은 고독만이 필요하리라는 결론이었다. 그것은 어느 흐린 날 거리를 걷다가 낙엽이 떨어져내리는 가로수 밑을 지나거나, 어느 늦은 시간 택시를 타고 강변북로를 달리다 한강에 어른대는 불빛들을 애잔하게 바라볼때와는 차원이 다른 고독이었다. 설명하자면 아주 무섭도록 자기 삶 속으로 포섭된 고독이었다. 참여자 없는 연극이자 듣는 이 없는 아리아, 만남이 불발된 채 혼자서 나누는 열렬한 악수 같은 것. - P13

어른들에게는 그렇게 까마득한 고독 속으로 굴러떨어져야 겨우 나를 지킬 수 있는 순간이 찾아온다는 것. 그런 구덩이 안에서 저 혼자 구르고 싸우고 힐난하고 항변하며 망가진 자기 인생을 수습하려 애쓰다보면 그를 지켜보는 건 머리 위의 작은 밤하늘뿐이라는 것. - P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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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가을 엄마가 쓰러지신 후, 엄마는 혼자서 거의 거동을 못하게 되셨다. 오전, 오후에 번갈아 요양보호사님이 집에 오시고(너무나 고마운 분들이다), 여지껏 엄마와 함께 산 결혼하지 않은 언니가 엄마를 전담해서 케어하고 있다. 서울에 살고 있는 나머지 우리 형제들은 돌아가며 엄마에게 내려간다.

아이 하나를 키우려면 마을 전체가 필요하다고 하는데, 연로하고 몸이 불편한 노인을 돌보려면 무엇이 필요할까? 최소한 두 명의 건장한 어른과 돈이 필요하다. 잠시 엄마가 병원에 계셨을 때, 하루 종일 엄마를 돌보는 간병사가 있어야 했고, 병원은 계속해서 과잉진료라고 느껴질 정도로 무언가를 많이 했다. 코로나로 면회가 잘 되지 않아 사실 병원 안에서 엄마에게 무엇을 하며, 엄마를 어떻게 대하는지는 우리가 알 수 없어 답답했다.

병원에서 억지로 퇴원시켜 ㅡ의사는 퇴원시켜 줄 수 없다고 했지만ㅡ집으로 돌어온 엄마는 많이는 아니어도 조금씩은 회복하고 있다.
그나마 엄마가 지금은 집에서 케어받을 수 있어 다행이지만, 만약 여기에서 더 많이 나빠진다면 계속 집에 계실 수 있을 지 걱정이다.

그래서 올해 설 연휴는 엄마와 보내기로 했다. 하는 일을 당기고, 미루고해서 1주일의 기간을 확보했고, 그 기간동안 내가 내려가 언니를 돕기로 했다. 시댁에도 연로한 시어머니가 계시지만 친정보다는 모이는 사람이 많아 나는 그냥 친정으로 가야겠다는 결심을 했다. 사실 시어머니보다는 형님에게 미안하다. 설 전날 제사음식 준비를 해야하는데, 내가 가지 못하니 그만큼 형님의 일이 많아질 것이라 죄송스럽다. 전화로 통보만 했을뿐인데도 형님은 흔쾌히 잘 다녀오라고 해주셔서 고마웠다.

엄마를 케어해야하지만 나에게 독서가 빠질수가 없어 두 권의 책을 창겼다. ‘뱅하민 라바투트‘(처음 들어보는 작가이다)의 <우리가 세상을 이해하길 멈출 때>,와 ‘강남순‘의 <질문 빈곤 사회>이다. 아직 내용을 자세히는 모르지만 어쩐지 두 책의 제목이 통하는 느낌이다.

쌓여있는 책더미를 보며 어느 책을 가져가야 할지 고민했다. <우리가 세상을 이해하길 멈출 때>는 거의 사계절에 걸쳐 읽은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 때문에 선택했다. 의식의 흐름과 상징, 은유로 된 프루스트의 문장이 너무 좋았지만 그 뜻의 의미를 찾는데 조금 지치기도 했기에, <우리가 세상을 이해하기 멈출 때>가 논픽션소설이라 잃.시.찾과 반대되는 느낌일 것 같아 매력적이었다. 나의 과학적인 지식으로 이 책 역시 읽기 힘들지 모르겠지만 그래도기대된다. 첫 페이지부터
디히드로코데인, 페르비틴, 메스맘페타민이라는 단어가 나와 계속 그 뜻을 검색해야하는데도 흥미롭다.

<질문 빈곤 사회>는 어느 순간 우리 사회가 완전히 두 진영으로만 나눠진 거 같아 그 이유가 무엇인지 궁금해서 선택했다. 얼마 전 아버지 제사때 모인 우리 형제들은 역시나 이태원참사에 대한 의견이 나뉘어졌다. 나와 남편은 아직도 눈물이 난다고 했고, 진상규명을 해야한다고 했지만, 강남 우파인 나의 큰언니는 이태원에서 길 가다가 죽은 사람들에 대해 누가 책임져야하냐고 반문했다. 세월호가 박근혜 정부에게 했던 것처럼, 이태원이 5년내내 윤석열의 발목을 잡는게 아닌가하고 걱정까지 했다. 누가, 무엇이 무조건 옳거나 틀리지는 아닐것이다. 다만 원인을 따지지 않고 서로에 대한 질문을 차단한 채, 자기가 지지하는 것만 옳다고 우기는 건 잘못된 것이다. 서로 질문하고, 얘기를 들어보고, 비판을 감수해야만 이 사회가 정상으로 가는 것인데도 그런 열린 마음이 없어 안타깝다.

이 두 책을 읽고 독서의 묘미와 훌륭한 인식과 각성에 대한 후기를 얼른 써야겠다.

고속버스 안에서 오랜만에 북플로 글을 써 본다.

그리고 미리 인사 드립니다.
명절 잘 보내시고요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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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괭 2023-01-19 19:18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아이고… 페넬로페님. 정말 돌봄이란… 아이들 양육하는 것보다 연로하고 몸이 불편한 노인을 돌보는 게 더 힘들지요. 아이들은 자라는 맛이 있으니까 정신적으로 기쁨이 크니… 전담케어 하는 언니도, 나머지 형제분들도 애 많이 쓰시겠습니다. 그래도 조금씩 회복중이시라니 다행입니다.
두권의 책 모두 읽으실 수 있는 평온한 설연휴가 되길 빌어요.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페넬로페 2023-01-19 20:08   좋아요 3 | URL
아이 키우기와 노인 돌보기가 비슷한데 일단 아이는 체구가 작아 어른 혼자도 아이를 안을 수 있는데 노인은 그런것이 원활하지 않아 더 힘들어요. 엄마를 보면서 저의 노년도 같이 걱정되어 더 우울해요.
독서괭님 응원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책도 열심히 읽겠습니다^^

새파랑 2023-01-19 19:33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어머님이랑 즐거운 시간 보내시길 바라겠습니다~! 페넬로페님 마음이 잘 전달되길 바라겠습니다~!!

근데 페넬로페님한테는 두권은 적으실듯 합니다 ^^

페넬로페 2023-01-19 20:10   좋아요 3 | URL
엄마가 막내딸인 저의 마음을 알아주었으면 좋겠어요.
책을 두 권 챙겼는데 사실 다 못 읽을 것 같아요 ㅠㅠ

2023-01-19 19:5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3-01-19 20:1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3-01-19 20:0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3-01-19 20:18   URL
비밀 댓글입니다.

책읽는나무 2023-01-19 20:50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조심해서 잘 다녀오세요^^
그때 저희 집도 엄마 간병했을 때, 근 3 년동안 식구들이 돌아가면서 초비상이었습니다. 저흰 딸이 많지 않아, 아빠가 고생 좀 많이 하신 편이었네요. 식구 중에서도 누군가 고생을 좀 더 해야하는 사람이 있는 것 같아요. 언니분 고생 많으시겠습니다.
그래도 어머님이 집에 오셔서 조금씩 차도가 있으시다니 다행입니다^^
설 연휴 막내 딸을 보시고 쾌차하셨음 좋겠네요. 모두가 힘들겠지만, 명절만큼은 즐거운 시간들 보내시길요^^

페넬로페 2023-01-19 21:24   좋아요 2 | URL
책나무님께서도 그때 고생 많이 하셨지요~~맞아요, 같은 형제라도 울 언니의 고생이 많아요. 그래도 힘든 내색 하지 않고 최선을 다해 엄마 보살펴 주어 다른 형제들은 덕분에 편해요. 많이 미안하고요~~

책나무님께서도 명절 잘 보내세요^^

2023-01-19 22:1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3-01-19 23:54   URL
비밀 댓글입니다.

바람돌이 2023-01-19 23:1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어머님이 아프시다니 마음이 짠하네요. 그래도 귀중한 시간을 낼 수 있어서 다행이에요. 모쪼록 어머님 옆에서 다정한 시간 보내고 오세요. 우리가 사랑하는 사람에게 줄 수 있는 가장 귀한 것은 결국 함께하는 시간인것 같아요.
페넬로페님도 명절 잘 보내시고 새해 복도 많이 받으세요. ^^
근데요. 저 우리가 생각하기를 멈출때 저는 읽다가 포기했어요. 무슨 말인지 모르겠더라구요. ㅠ.ㅠ

페넬로페 2023-01-19 23:56   좋아요 0 | URL
엄마 보니까 좋네요. 아프시니까 더 자식들이 보고 싶은가봐요~~
바람돌이님께서도 명절 연휴 잘 보내시기 바래요.

어이쿠, 책이 어렵나요?
저는 과학지식이 없는데 큰일 입니다 ㅎㅎ

희선 2023-01-20 00:1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어머님이 병원이 아닌 집에 계셔서 다행이네요 병원은... 앞으로 어머님이 병원에서 치료 받아야 할 정도는 아니기를 바랍니다 언니분이 고생 많으시겠네요 이번 설에는 페넬로페 님이 가셔서 좋아하시겠습니다 어머님도 언니분도... 좋은 시간 보내시기 바랍니다 책도 조금 보실 시간 있기를 바랍니다

페넬로페 님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늘 건강 잘 챙기세요


희선

페넬로페 2023-01-20 01:11   좋아요 1 | URL
네, 그나마 우리가 집에서 엄마를 케어할 수 있어 다행이라고 생각해요~~
명절 연휴동안 언니와 엄마랑 잘 지내다 가겠습니다.
희선님도 명절 잘 보내시길요^~

2023-01-20 01:13   URL
비밀 댓글입니다.

bookholic 2023-01-20 08:0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어머님의 쾌유를 빕니다...()
더불어 명절 잘 쇠시고, 새해 복 많이 받으십시오.

페넬로페 2023-01-20 08:59   좋아요 1 | URL
북홀릭님, 감사합니다~~
설 명절 잘 보내시고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단발머리 2023-01-20 08:31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아이 돌보는 것과 다른 부모님 돌보기는 우리 모두의 숙제인 것 같아요. 그래도 시간 내서 어머님 찾아뵐 수 있으시다니 다행이고요. 어머님은 또 얼마나 좋으실까, 그런 생각 드네요.
어머님 옆에서 마음의 여유 누리시는 설명절 되시길 바래요!!

페넬로페 2023-01-20 09:35   좋아요 1 | URL
부모님께서 나이 드시는만큼 우리에게는 책임이 따르는 것 같아요~~
.엄마를 돌봐드리려 왔지만 친정이라 그런지 제가 돌봄을 받는듯한 느낌도 들어요 ㅎㅎ
단발머리님, 즐거운 명절 보내시길 바래요^^

coolcat329 2023-01-20 08:4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페넬로페님 잘 다녀오세요.
저도 주말마다 음식 목욕 청소 등 엄마 챙겨드리고 오는데 처음엔 너무 힘이 들었지만 이제는 습관이 되니 괜찮습니다. 다만 여기서 더 악화 되지 않기를 바랄 뿐이죠.
이번 명절 막내딸이 일주일 함께 하니 어머니 행복하실거에요.

페넬로페 2023-01-20 13:24   좋아요 0 | URL
아, 쿨캣님께서 주말마다 엄마께 가시는군요~~처음에 당연히 힘들죠. 매번 시간을 낸다는 게 쉽지 않은데도 넘 수고 많으시네요. 저희도 처음엔 그랬는데 차츰 익숙해지고 요령도 생기더라고요.
어머니들, 더 악화되지 않고 딱 이만큼만 유지하면 좋겠습니다^^
쿨캣님, 명절 즐겁게 보내세요**

그레이스 2023-01-20 09:52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잘 다녀오세요.~
어제 프루스트의 애착에 대해 나눈 이야기가 생각나네요.
행복의 근원, 노스텔지어!
어머니곁에서 행복한 시간 보내시다 오세요~~~♡

페넬로페 2023-01-20 13:25   좋아요 2 | URL
어제 너무 긍정의 기운 팍팍 받고 와서 기분좋게 내려왔어요^^
가족의 의미를 새삼 느낍니다.
그레이스님께서도 이번 명절 친정 어머니와 함께 즐겁게 보내시길요^^

거리의화가 2023-01-20 09:2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어머님과 시간을 보낼 수 있으셔서 다행입니다. 집이라서 마음이 더 편하셨던걸까요? 몸과 마음은 연결이 되어있는거구나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명절 기간 어머님과 가족 분들과 행복한 시간 되시길^^

페넬로페 2023-01-20 13:29   좋아요 1 | URL
나이가 많고 건강이 나빠져도 최대한 집에서 케어받아야 한다는게 실감나더라고요~~
제 친구도 요양원에 계시던 엄마를 집으로 모시고 와서 케어하니 훨씬 더 건강하게 되었어요. 다만 시간과 노력이 필요한데 참 대단하다고 생각했어요~~

거리의화가님께서도 명절 행복하게 보내시길 바래요^^

초란공 2023-01-20 09:41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매 순간이 소중한 시간들이네요. 저도 언젠가는 겪어야할 일이네요. 행복한 명절 보내시길 바랍니다!

페넬로페 2023-01-20 13:32   좋아요 2 | URL
엄마를 보며 언젠가 저도 저렇게 되면 어쩌나라는 생각을 많이 했어요. 그때는 어쩔수 없이 요양원으로 가야 된다는 생각도 들고요 ㅠㅠ
건강은 건강할 때 지켜야한다는 다짐도 합니다.

초란공님,
가족분들과 건강하고 행복한 명절 보내셔요^^

자목련 2023-01-20 10:1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일을 당기고 미루며 시간을 만드는 과정도 힘드셨겠지 싶어요. 어머님과 좋은 시간 맘껏 보내시면 좋겠어요. 뭔가 대단한 게 아니라 그저 곁에 있어 마주 보는 시간으로도 충분할 것 같아요.

페넬로페 2023-01-20 13:35   좋아요 1 | URL
친정이 멀다보니 스케쥴 조정하기 쉽지 않아 매번 힘들어요.
그러다보면 친정에 와 오히려 제 몸 컨디션이 안좋을때도 많고요 ㅎㅎ
이래저래 언니에게 민폐를 끼쳐요.
그래도 같이 있다는 그 자체가 좋은 것 같아요~~

자목련님!
즐겁고 행복한 설 명절 보내시길 바래요^^

라로 2023-01-20 14:0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어머님에 대한 글을 읽으니 간호사인 저도 맘이 안타까와요... 암튼 잘 다녀오시고 행복한 명절 보내시기 바랍니다.

페넬로페 2023-01-20 15:03   좋아요 0 | URL
엄마도 그렇고 저의 미래를 생각해보면 미래가 참 암울해요~~
건강이 안좋을때 저에게 어떤 미래가 있을지 생각되고요^^
라로님, 감사합니다**

everjinjin 2023-01-22 00:0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응원합니다. 어머님도 얼른 쾌차하시길 빕니다.

페넬로페 2023-01-22 00:18   좋아요 0 | URL
everjinjin님,
감사합니다.
응원해주신만큼 엄마 건강해지실거라 믿습니다~~

즐겁고 행복한 설 명절 보내시길 바래요^^

서니데이 2023-01-25 19:0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페넬로페님, 설연휴 잘 보내셨나요.
연휴에 날씨가 너무 추워서 어머님 뵙고 오시는 길 힘들지는 않으셨는지요.
오늘도 날씨가 추운데, 내일은 눈소식이 있어요.
며칠 더 추울 것 같습니다.
추운 날씨 건강 조심하시고, 따뜻하고 좋은 하루 보내세요.^^

페넬로페 2023-01-26 18:55   좋아요 1 | URL
남쪽은 확실히 서울보다는 따뜻해 좋았습니다. 연휴를 엄마 케어하느라 다 보냈어요. 쉽지는 않은듯요 ㅠㅠ
서니데이님, 날이 추워요
감기 조심하시고 편안한 저녁 되세요^^

stella.K 2023-01-28 14:1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젊었을 땐 어디 나가면 꼭 책 한 권 챙겨 나가곤 했는데
언제부턴가 그렇게 안 되더군요.
뭐 요즘엔 책들고 나가면 어색하죠.
저 사람은 왜 스맛폰 안 보고 책 보나 할 겁니다.
힘드신 시간을 보내고 계시네요.
책이 페로님께 많은 위로가 되길 바랍니다.
어머니도 어서 쾌차하시길 바라구요.

페넬로페 2023-01-28 17:16   좋아요 1 | URL
사실 이번에 엄마한테 가서 거의 책을 읽지 못했어요. 노인 케어하는게 이렇게 힘든지 새삼 깨달았어요. 건강하고 책 읽는 시간이 확보되는 삶이 얼마나 소중한지 알겠더라고요~~
감사합니다^^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 13 - 되찾은 시간 2
마르셀 프루스트 지음, 김희영 옮김 / 민음사 / 2022년 11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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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의지적 기억과 관념의 산물인 이미지를 추앙한 ‘프루스트의 예술론’은 전반적인 예술과 문학에 대한 거대담론의 장(場)이 되게 한다. 책을 통해 주관적으로 재해석되는 나의 삶!! 결국 잃어버린 시간으로의 여정은 ‘나‘와 ‘사람을 통한 연결’을 찾는 과정이다. 이 책은 꼭 재독해야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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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오 2023-01-17 19:07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잃시찾을 완독하신 분이랑 친구라니 영광입니다 ㅋㅋㅋㅋㅋ

페넬로페 2023-01-17 19:10   좋아요 2 | URL
새친구, 은오님!
넘 감사합니다~~

햇살과함께 2023-01-17 19:38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와 완독 축하드립니다~
저도 조만간 1권 시작해야겠네요~!!

페넬로페 2023-01-17 20:04   좋아요 2 | URL
감사합니다~~
햇살과함께님, 같이 읽어요.
저도 재독 시작했어요^^

거리의화가 2023-01-17 21:33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페넬로페님 저도 곧 1권 시작합니다^^ 일단 한 번 시리즈 완독하신 거 축하드려요!

페넬로페 2023-01-17 21:56   좋아요 2 | URL
화가님, 감사합니다~~
잃.시.찾 읽기, 응원합니다^^

미미 2023-01-17 21:4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오옷 페넬로페님 완독 축하드려요❤ 저도 조만간 남은 책들을! 재독 삼독 할 책이죠(>.<)👍

페넬로페 2023-01-17 21:58   좋아요 2 | URL
감사합니다, 미미님!
미미님, 어서 나머지 읽으셔야죠 ㅎㅎ
네, 일단 재독은 꼭 해야할 것 같습니다^^

초원 2023-01-17 22:1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안녕하세요? 페넬로페님. 완독하신 여러 분을 봤지만, 재독 삼독하겠다는 분을 보게 되다니. 와~ 전공을 바꾸셔야 할 듯... 대단하세요!

페넬로페 2023-01-17 22:18   좋아요 2 | URL
초원님!
진실을 말씀드리면 읽기는 했는데 솔직히 아직 잘 모르겠어요.
뭔가 어렴풋하기만 합니다.
처음에는 텍스트위주로만 읽었는데 재독하면서 다른 책들 읽으며 공부를 좀 해야겠더라고요~~
응원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초원 2023-01-17 22:44   좋아요 2 | URL
˝이 책이 그토록 유명하다 해도, 전편을 읽은 사람은 드물다. 처음에 생겨나 계속 변치 않는 규칙 하나가 존재한다. 제1권 《스완의 집 쪽으로》를 구입한 사람의 반수만이 제2권 《꽃다운 소녀들의 그늘에》를 구입하고, 구매자의 반수만이 제3권인《게르망트 쪽》을 구입한다는 규칙이다. 그런데 이 단계에 다다른 독자들은 더는 포기하지 않고 연이어 《소돔과 고모라》,《갇힌 여인》,《사라진 알베르틴》,《되찾은 시간》을 섭렵했다.˝

독자들은 두려움을 느낀다고 들었어요. 그래도 과감하게 뛰어들면 다른 사람이 되어서 나온다고 ... 진심으로 응원합니다.

페넬로페 2023-01-17 23:29   좋아요 2 | URL
네, 초원님!
응원 감사드려요♡♡♡

alummii 2023-01-17 23:51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완독에 재독이라니 !! 대단하십니다 전 언젠가 13권부터 거꾸로 읽어내려가기에 함 도전해보려구요 >,<;;ㅋㅋ

페넬로페 2023-01-18 00:12   좋아요 2 | URL
읽어도 잘 몰라 재독입니다~~
거꾸로 읽어도 재미 있을듯요.
저는 아직까지는 1권이 제일 좋아요^^

새파랑 2023-01-18 09:5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페넬로페님 완독 축하드려요 ^^ 역시 프루스트 찐팬!

전 <되찾은 시간> 을 설날에 읽으려고 계획만 세워놨습니다 ㅋ

페넬로페 2023-01-18 10:30   좋아요 1 | URL
새파랑님, 감사해요^^
프루스트 문장에 좀 익숙해졌는지 잘 읽히더라고요~~

새파랑님, 프로필 사진이 이름처럼 파릇파릇 하네요^^

서곡 2023-01-18 13:5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도 축하드립니다 보람 있는 새해시네요

페넬로페 2023-01-18 18:10   좋아요 1 | URL
서곡님, 감사합니다^^
설 전에 읽어 홀가분합니다^^

희선 2023-01-19 04:0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 13권까지 보셔서 기쁘시겠습니다 한번으로 끝나지 않고 더 보실 거군요 그것도 대단하네요


희선

페넬로페 2023-01-19 14:21   좋아요 1 | URL
일단은 다 읽어서 기뻐요 ㅎㅎ
다시 읽고 싶었는데 마침 독서동아리에서 1년간 읽게 되어 즐거운 마음으로 재독했어요^^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 12 - 되찾은 시간 1
마르셀 프루스트 지음, 김희영 옮김 / 민음사 / 2022년 11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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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이 지나 흐릿해질 수밖에 없는 모든 것을 기억 속에서 끌어내는 프루스트! 패스티시 작업과 예술에 대한 성찰을 통해 무엇을 쓰고, 어떤 작가가 될 것인지 고민한다. 전쟁이 주는 비극과, 그것에 무심한 인간의 삶이 아이러니하고 대조적이다. 생루의 죽음과 샤를뤼스씨의 광기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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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오 2023-01-17 17:2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와 잃시찾 이제 한 권 남으신건가요? 🫢

페넬로페 2023-01-17 18:54   좋아요 3 | URL
네, ㅎㅎ
12, 13권 동시에 완독했습니다^^

책읽는나무 2023-01-17 17:40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고지가 눈 앞입니다^^

페넬로페 2023-01-17 18:55   좋아요 3 | URL
힘들었지만 결국 왔어요~~

책읽는나무 2023-01-17 20:14   좋아요 2 | URL
와~ 완독하셨군요????
축하드립니다.
고생 많으셨겠지만, 잊을 수 없는 독서 시간이었겠습니다.
다시 한 번 더 축하 축하 합니다^^

페넬로페 2023-01-17 21:17   좋아요 3 | URL
감사합니다, 책나무님!
읽는 것이 쉽지 않더라고요.
사계절에 걸쳐 읽었는데 그저 읽는데에 초점을 맞춘 것 같습니다.
다시 천천히 읽어봐야겠어요^^

새파랑 2023-01-18 11:27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역시 페넬로페님은 저의 스승님이십니다 ㅋ 두권을 한번에 읽으셨군요 ^^

페넬로페 2023-01-18 11:44   좋아요 2 | URL
어찌하다보니 그렇게 됐어요.
저의 스승님이 새파랑님이십니다~~
 

그날 나는 밖에서 산책하는 사람들이 걷는 길과 같은 길이 아닌, 매끄럽고 쓸쓸하며 부드러운 과거를 통과하고 있었다. 게다가 그 과거는 그토록 많은 과거로 만들어져 있어, 내
슬픔을 초래한 것이 질베르트가 오지 않을까 걱정하면서 그녀를 마중하기 위해 옮겼던 발걸음에서 연유하는지, 아니면 알베르틴이 앙드레와 함께 갔다는 말을 듣고 찾아갔던 집과의 인접성에서 연유하는지, 또는 점심을 먹고 나서 
기둥에 풀로붙인 지 얼마 안 되는 「페드르」나 「검은색 도미노 포스터를 보려고 그렇게 서둘러 열정적으로 달려갔던 
길처럼, 더 이상 지속되지 않고 결실도 맺지 못한 열정과 더불어 그토록 수없이 쫓아갔던 길이 의미하는 철학적인 공허함에서 연유하는지, 내 우울증의 원인을 발견하는 것은 몹시 어려웠다.  - P16

그렇다. 만일 추억이 망각 때문에 그 자신과 현재 순간 사이에 어떤 관계도 맺지 못하고 어떤 사슬고리도 던지지 못한다 해도, 추억이 그 자리에 그 날짜에 그대로 머무르면서 깊은골짜기나 산꼭대기에서처럼 고립 상태를 유지한다 해도, 회상은 돌연 새로운 공기를 호흡하게 한다. 그것이 바로 예전에우리가 호흡했던 공기, 시인들이 낙원에 널리 퍼뜨리려고 헛되어 시도했던 것보다 더 순수한 공기이기 때문이다. 우리가
이미 그 공기를 호흡한 적이 없다면, 쇄신에 대한 어떤 깊이있는 감각도 줄 수 없을 것이다. 진정한 낙원이란 바로 잃어버린 낙원이기 때문이다. - P35

그러자 접시에 부딪친 스푼 소리와 고르지 않은 포석과 마들렌맛이 주는 그 행복한 인상들은 내가 현재의 
순간과 아주 먼 과거의 순간에 동시에 느낀다는, 과거를 현재로 스며들게 하여 내가 과거와 현재의 순간 중 어느 쪽에 
있는지 알기를 망설이게 한다는 공통점이 있었다. 

예전에 읽었던 책에 나오는 이런저런 이름은 음절 사이로 그 책을 읽었던 날의 세찬 바람과 반짝이는 햇살을 담고 있다. 
따라서 ‘사물의 묘사‘에 만족하거나, 사물의 선과 표면의 초라한 목록을 나열하는 데 만족하는 문학은 사실주의로 
불리지만 현실과 가장 동떨어진 문학, 우리를 메마르게 
하고 가장 슬프게 하는 문학이다. 왜냐하면 그것은 우리의 현 자아와 사물의 본질을 간직했던 과거, 또 사물의 본질을 다시 즐기도록 부추기는 미래 사이의 모든 소통을 느닷없이 
차단시키기 때문이다. 
예술이라는 이름에 어울리는 예술이 표현해야 하는 것은 바로 사물의본질이며, 만일 그 일에 실패하는 경우, 우리는 이런 무능력으로부터 하나의 가르침을, 다시 말해 그 본질이 부분적으로는주관적이며 소통 불가능하다는 가르침을 끌어낼 수 있다.(반면 사실주의 문학의 성공에서는 어떤 교훈도 도출할 수 없다.) - P56

책 자체의 가치와는 무관한 아마추어들에게만 가치 있는 아름다움은 제외하고라도, 책이 거쳐 간 서재를 알고, 책이 이런저런 군주에 의해 어떤 사건을 계기로 유명 인사에게 주어졌는지를 알며, 책의 삶을 통해 이 경매에서저 경매로 책을 따라가는 것, 어떻게 보면 책의 역사적인 아름다움이라 할 수 있는 이런 것이 내게는 완전히 의미가 없지는 않을 것이다. 그러나 나는 보다 기꺼이, 다시 말해 단순히 호기심을 가진 자가 아닌 내 삶의 역사를 통해 그 아름다움을 끌어냈으리라. - P58

예전에 하얀 도자기 그릇에 담긴, 엉긴 우유처럼 보이는 주름 잡힌 크림색 카페오레를 마시는 동안 아직 하루가 손대지 않은 채로 가득 차 있을 때, 카페오레의 맛은 여명의 불확실한 빛 속에 우리에게 그토록 자주미소를 지었다. 한 시간은 그저 한 시간이 아니다. 그것은 향기와 소리와 계획과 날씨로 채워진 항아리이다. 우리가 실재라고 부르는 것은 동일한 순간에 우리를 에워싸고 있는 감각과 추억 사이의 어떤 관계로서 이 관계는 사실에 국한된다고 주장할수록 더욱 사실로부터 멀어지는 단순한 영화적 전망에서는 생략된다 - 작가가 서로 다른 두 요소를 자신의 문장에서 영원히 이어지게 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찾아내야 하는 유일한 관계이다. - P63

그런데도 우리는 우리 밖에 있어서 깊이 파고들 필요가 없는,
따라서 우리에게 어떤 피로도 유발하지 않는 대상 속의 인상만을 고려한다. 다시 말해 산사나무나 성당의 광경이 우리 마음속에 판 고랑을 지각하는 일은 너무 힘들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우리는 음악이나 고고학에 대해 가장 조예 깊은 애호가와 같은 방식으로 그 음악이나 고고학을 이해할 수 있을 때까지 우리가 바라볼 용기 없는 자신의 삶을 피해 박학이라고부르는 것 속으로 도피하면서 교향곡을 다시 연주하거나성당을 보러 간다.
그러므로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자신이 받은 인상으로부터 아무것도 끌어내지 못하고 일종의 예술 독신자들처럼 그저 쓸모없이 충족되지 못한 채로 늙어 가는가!  - P67

예술만이 우리 자신의삶을 타자를 위해 표현하게 하며, 또 우리 자신에게도 보게 해준다. 그 겉모습이 번역될 필요가 있으며, 또 자주 거꾸로 읽히며 힘들게 판독되는 그런 스스로를  ‘관찰할‘ 수 없는 삶을,
우리의 자만심과 열정과 모방 정신, 추상적인 지성과 습관이했던 그 작업을 예술은 해체할 것이며, 그리하여 그 작업과는반대 방향으로 나아가면서, 실제로 존재했던 것이 우리도 모르게 잠들어 있는 깊은 곳으로 회귀하면서, 우리를 뒤따르게할 것이다.
그리고 아마도 진정한 삶을 재창조하고 인상을 새롭게 하는 일은 커다란 유혹이었을 것이다. 그러나 이 일에는 온갖 종류의 용기가, 감성적인 용기조차 필요했다.  - P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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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선 2023-01-16 01:5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제 이것만 보면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 다 보시는군요 마지막이어서 빨리 보고 싶기도 하고 천천히 보고 싶기도 할 것 같네요 페넬로페 님 마지막 권 즐겁게 만나세요


희선

페넬로페 2023-01-16 15:36   좋아요 1 | URL
네 드디어 마지막 권 읽어요.
빨리 보고 싶지만 처음부터 어려워 천천히 볼 수밖에 없어요 ㅎㅎ

서니데이 2023-01-16 17:5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 13권이니까 완결편이네요.
생각나서 찾아보니, 전에 국일미디어에서 나온 책은 11권이었어요.
지금은 절판되어서 구할 수 없을거예요.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는 문장이 길지만, 좋은 문장이 많이 보여서, 번역하신 분이 고민 많이 하셨을 것 같은 생각이 들 때가 있어요.
잘 읽었습니다. 페넬로페님, 따뜻한 하루 보내세요.^^

페넬로페 2023-01-16 19:51   좋아요 1 | URL
좋은 문장도 많은데 읽기 힘든 문장도 많아 천천히 읽고 있어요.
번역자가 정말 힘들었을것 같습니다~~
날씨가 추워요.
서니데이님께서도 건강 유의하시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