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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태어나고 자란 도시와 지금 살고 있는 서울 말고 가장 많이 가본 도시가 부산이다. 비교적 고향과 가까워 친척들도 많이 살고, 부산에 있는 대학으로 진학한 친한 친구가 있어서였다. 부산의 가장 큰 매력은 대도시에 멋진 바다가 떡하니 있다는 사실이다. 전쟁 때 피난민들이 조성한 문화도 남아 있어 한 도시에서 여러 버전의 여행을 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그래서시리즈는 로컬에서의 소소한 일상의 경험을 이야기하는 에세이가 담겨 있다. 클릭 하나로 모든 것에 대한 정보를 알 수 있는 요즘, 사람들은 이런 책을 잘 읽지 않겠지만, 오랫동안 자신이 머물고 있는 곳에 대한 여러 추억을 기록하고 싶다는 바램은 누구에게나 있을 것이다. 또한 직접 거주한 사람만이 그 도시의 문제점을 정확히 체감할 수 있다.

 

5명의 작가가 광안, 남포, 기장, 서면, 해운대에 대해 서술한 부산은 구경할 곳이 많은 도시이다. 해운대와 광안리로 대표되는 바다는 해수욕장으로도 유명하다. 부산의 도심은 도로가 넓은 편이 아니라 좁고 복잡하다. 부산에서 택시를 타면 좁은 도로를 빠른 속도로 질주하는 기사들의 운전 실력에 멀미를 할 수도 있다. 성급한 기질로 인해 아무리 천천히 가도 된다고 말해도 무시당하고 만다.

 

 

삼촌(아버지의 동생)이 병으로 일찍 돌아가시고, 숙모는 부산에서 남매를 키우며 수예점을 운영하셨다. 혼자서 장사를 하고 아이들을 챙기려면 힘들었을 텐데 숙모는 여름방학 때마다 둘째언니와 나를 부산으로 초대해주셨다. 같이 바다로 계곡으로 물놀이를 갔다. 커다란 검정 튜브에 모두 매달린 채, 오는 파도를 기다리다 힘껏 지금 타자라고 외치며 파도를 넘던 기억이 지금도 생생하다. 부모님과는 조용한 여행을 다닌 반면, 성격이 대범한 숙모와는 활기차고 더 재미있게 한여름의 피서를 했던 것 같다. 연로하신 숙모님이 건강하시기를 기원한다.



 

 

 

 

 

 

 

 





이번엔 부산은 여행서로서 굉장히 좋은 책이다. 부산 추천 코스를 비롯해 김해, 양산 통도사, 남해 독일 마을 등 근교 여행까지 소개한다. 중요한 부산 여행 코스는 거의 수록되어 있어 알차다. ‘신은 모든 곳에 있을 수 없어 부산을 만들었다!’라는 여는 글이 과장이 아닐 정도로 부산은 다채로움을 만날 수 있는 도시임에 틀림없다.

 

[바다는 물을 가려 받지 않고, 하늘은 모든 것을 덮어 주고, 산은 아낌없이 내어 준다는데 부산은 이 행복 3종 세트를 모두 가지고 있는 도시이다. 가진 것이 많아서일까? 부산에는 타 도시에서는 볼 수 없는 여유와 배포가 있다.

-p.4]

 

 

지난 연휴에 친정 식구들과 오랜만에 부산 여행을 다녀왔다. 부산에 다녀온 지 10년도 더 된 듯하다. 나와 달리 큰언니와 형부는 정식으로 하는 부산 여행은 처음이라고 했다. 해운대를 중심으로, 국제시장과 광안리, 기장까지 부산의 좋은 곳을 다니며 즐겁게 여행했다.





해운대는 낮과 밤의 풍경 둘 다 좋다. 마침 해운대 모래사장에는 해운대 모래 축제에 대비해 예술가들이 작품을 만들고 있었다. 무너지지 않고 단단하게 쌓아 올리는 과정과 비결이 궁금했다. 모래를 사용하는데도 굉장히 정교하게 표현하는 것이 신기했다.



 기장의 해동용궁사는 기대한 만큼 실망도 큰 사찰이었다. 바닷가에 면해 있어 경치는 좋았지만 관광지를 활용한 너무 조악한 모습들이 많았다. 외국인 관광객은 대개 만족하는 것 같았다.



전에 바람돌이님께서 미포철길을 다녀오셨다는 글을 읽고 이번에 꼭 그곳에 가고 싶었다. 미포를 출발해 청사포, 구덕포, 송정 해수욕장까지 해안선을 따라 걷는 산책길이 좋은데, 큰언니의 무릎이 좋지 않아 해변열차를 탔다. 해변열차를 타고 바라보는 경치도 멋졌다.




아난티 부산의 서점도 가볼 만 했다. 마음에 들게 잘 꾸며진 서점이었다. 그런데 사람이 너무 많아 앉아서 조용히 책을 보거나 커피를 마실 분위기가 아니어서 아쉬웠다.



평소 부산의 모모스 커피의 원두를 주문해서 집에서 마시는데, 이번엔 해운대에 있는 모모스 카페를 다녀왔다. 카페 라떼를 마셨는데 커피와 우유의 비율이 적당했다. 특히 라떼에 들어가는 우유를 보통, 락토프리, 무지방중 하나로 고를 수 있어서 좋았다.

 


해운대의 센텀 시티와 마린 시티는 보기에도 부가 집중된 곳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특히 바닷가에 죽 서 있는 거대 고층 빌딩(아파트)은 그냥 그 자체로 사람을 압도한다. 그런데 만약 그곳에서 불이 나거나, 영화 해운대에서처럼 지진해일이라도 몰려온다면 어떻게 하는가? 생각만 해도 아찔하고 무섭다.

 

[해운대 중심 정치의 자충수는 딱 두 가지로 요약된다. ‘더베이101’엘시티. 더베이101은 도심 야경으로 유명해지기 시작했는데, 냉정하게 말하면 마린시티 프리미엄 아파트를 바라보면서 술과 음식을 즐기거나 사진 찍는 것이 핵심 콘텐츠인 장소다. 홍콩의 야경을 즐기거나 광안대교의 불빛을 즐기는 것과는 다르게, 프리미엄 아파트 단지가 내뿜는 불빛이 관광요소가 됐다는 건 그리 반가운 그림은 아니다. 부산 지역민들은 우스갯소리로 부잣집 배경이 즐길 거리가 된 도시라고 자조하기도 한다.

-p.115, ‘그래서, 해운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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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파랑 2025-05-10 22:40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오 부산 좋습니다~!! 최근에 부산쪽으로 이사와가지고 자주 다니는데 넘 좋더라구요. 아난티 서점 너무 고급스럽고 좋던데 ㅋ 모모스 커피는 영도? 쪽도 좋습니다~!!
이 책 궁금하네요~!!

페넬로페 2025-05-10 23:55   좋아요 2 | URL
앗, 새파랑님, 이사 하셨군요.
부산이나 주변에 갈 곳이 많아 좋을 것 같아요.
담엔 영도쪽으로 가보려고 합니다. 이기대도 산책하고 싶고요.
이 책은 엄청 작고 내용도 많지 않아요~~
부산에 대해 알고 싶으면 읽어 봐도 좋을 듯 해요^^

잉크냄새 2025-05-11 10:0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부산에 친한 후배가 살아 일년에 한 번 정도 부산을 갑니다. 제가 산북도로를 접한 산동네를 좋아하는 이유로 일년에 하루 정도는 둘이서 오르막길을 하루 종일 걷곤 합니다. 도시를 싫어하는 저에게도 부산은 매력적인 곳입니다.

페넬로페 2025-05-11 10:25   좋아요 0 | URL
아, 그러시군요.
여행은 항상 일정이 빠듯해 여러 곳을 둘러보는데 한계가 있는 것 같습니다.
다음에 다시 부산에 가면 또 다른 곳으로도 가고 싶어요^^

서곡 2025-05-11 12:1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카페라테가 너무 맛있어 보이네요 ㅎㅎ 잘 읽었습니다 일요일 잘 보내시길 바랍니다!!!

페넬로페 2025-05-11 14:07   좋아요 1 | URL
프랜차이즈 카페의 알바생들이 성의없이 부어주는 우유와는 정말 다르죠?
커피와 우유의 비율도 좋았어요.
서곡님께서도 즐거운 일요일 보내시길요^^

희선 2025-05-11 18:0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친정 식구들과 부산에 다녀오셨군요 즐거운 시간 보내셨기를 바랍니다 어릴 때 부산에 살았지만, 어릴 때 떠나서 잘 모르기도 하네요 지금 제가 사는 곳도 잘 모르는군요 책방 멋지네요


희선

페넬로페 2025-05-11 18:26   좋아요 1 | URL
희선님께서 부산에 사신 적도 있으시군요. 일찍 떠나와도 그곳에 적을 둔 적이 있다면 정이 많이 남아 있을 것 같습니다^^

네, 책방 좋더라고요.

책읽는나무 2025-05-13 00:5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부산 여행 즐거우셨나요?^^
해운대에도 모모스가 생겼다는 소식을 들은 것 같은데 페넬로페 님의 페이퍼에서 발견하다니 신기합니다.
앉아서 커피를 마실 수 있는 공간인가 보군요?
영도쪽 모모스 한 번 가봤었는데 테이블이 많지 않고 복잡해서 커피만 사들고 나온 기억이 있어요. 부산 동래쪽 모모스도 들렀었는데 사람들이 어찌나 많던지…
부산의 인구가 많이 줄었다곤 하지만 꼭 그렇지도 않은 것 같기도 하구요.
해동 용궁사는 옛날엔 참 좋았었는데 몇 년 전 한 번 들러보았을 때 예전 느낌이 안 나서 좀 놀랐었던 기억이 떠오릅니다.
암튼 저는 부산에 살고 있는 것도 아닌데 부산 다녀가셨다니 괜히 반갑네요.^^

페넬로페 2025-05-13 05:20   좋아요 1 | URL
네, 여행 좋았어요.
숙소가 한화콘도였는데 모모스 마린시티점이 가까이 있더라고요. 크기가 작지는 않았는데 역시나 사람이 많았어요. 조금 알려진 곳은 언제나 웨이팅에 사람이 많더라고요. 국제 시장의 이재모 피자도 한 시간 기다렸고요. 약간 알려져 있는 곳은 sns 영향이 큰 것 같아요. 그냥 피자맛, 빵맛인데 알려져 있어 기대가 더 클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오히려 기장 대변항에서 먹은 멸치회 무침과 찌개가 더 맛있더라고요. 이맘때쯤 손수 멸치액젓 담그시던 엄마도 생각났고요.
이름난 관광지라도 별나게 변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그렇게 하지 않고 수수해도 사람이 많이 갈텐데 왜 그리 만드는지 모르겠더라고요. 해동용궁사가 딱 그랬어요 불당 앞에 서 있는 신녀같은 사람도요 ㅠㅠ

저도 부산에서 책나무님도, 바람돌이님도 생각나더라고요^^

책읽는나무 2025-05-13 10:16   좋아요 1 | URL
이재모 피자집도 다녀가셨군요?
유명한 곳은 다 다녀가신 듯 합니다.ㅋㅋㅋ
우리 동네는 이재모 피자집 같은 곳이 없어서인지 울집 애들은 한 번씩 이재모 피자 먹고 싶대서 정말 피자 먹으러 아침부터 씻고 준비해서 대도시로 이동해서 갑니다. 처음엔 이게 뭔일인가? 싶었는데 요즘엔 그냥 부산 나들이하러 간다. 생각하고 가긴 하는데 웨이팅이 웨이팅이..ㅜ. 대기자가 앞에 100명 있던 적도 있어서 못 먹고 다른 거 먹은 적도 있었어요.ㅜ
이재모는 옛날부터 북적했었던 거 같아요. 제가 20대부터 있던 곳이었는데…
요즘은 서면 쪽에도 2호점 생겼대서 거기도 가보곤 했는데 거기도 붐벼요.
맛은 옛날보다 좀 덜하단 생각이 드는데…그래도 사람들이 많이 가는 곳이니…sns 영향이 크긴 합니다.
기장엔 멸치가 유명한데…제가 비린 걸 많이 못 먹어 동네에 있는 멸치 쌈밥집도 못가봤어요. 지인은 멸치 쌈밥 맛있다고 하던데 기장 멸치가 품질이 좋아 그런가보다. 생각했었어요.
멸치 액젓 담그시던 어머님.
그리움의 음식을 드셨겠어요.
다음에 또 내려오실 일 있으시면 연락 주세요. 한 번 뵈어요.^^

페넬로페 2025-05-13 14:12   좋아요 1 | URL
이재모피자는 오픈런 하는 곳이라고 하더라고요. 맛이 좋았습니다. 웨이팅 걸어놓고 국제시장 구경했는데 국제시장 상인께서는 시장안의 떡볶이집을 추천했어요.
그 이재용 회장이 다녀갔다는 그 집요 ㅎㅎ
기장 멸치는 싱싱해서 그런지 별로 비리지 않았어요. 오히려 항구에서 풍기는 냄새가 더 비리더라고요~~

네, 담에 꼭 한 번 뵈어요.
 














오랜만에 제주 여행을 다녀왔다. 여행을 가기 전(시간에 쫓기니)매번 어디를 가야할지 고민하지만 이번엔 제주43평화공원에 꼭 가고 싶었다. 제주4.3에 대해서는 그러한 사건이 있었다’, ‘언제나 그렇지만 비극이었다’, 정도로만 알고 있었다. 한강의 소설 작별하지 않는다를 읽지 않았다면 4.3과 평화공원에 대해 관심을 갖지 않았을 것이다.

 

제주4.3에 붙어있는 평화라는 말이 참 얄궂다. 평화롭지 않았던 우리의 역사적 비극에 붙인 평화는 미래에만 존재할 수 있는 단어 같다. 현실은 여전히 불안하고 대립적인데, 4.3이 지향하는 평화는 언제쯤 가능할지 암담하다.

 

 

한라산의 어리목과 1100고지를 지나는 길가의 가지만 무성한, ‘희끗한 살갗이 함부로 벗겨진 것 같은나무들에 눈이 쌓인 광경을 상상한다. 무릎이 잠길 만큼 눈이 많이 쌓이면 저 나무들은 경하가 꿈에서 본 수천 명의 남녀들과 야윈 아이들이 어깨를 웅크린 채 눈을 맞고 있는 모습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누군가의 목소리로 들을 수밖에 없는, 경험해보지 않은 역사적 사건인 4.3에 한강 작가는 바로 들어가지 않는다. 직접 겪지 않은, 바라보는 고통은 아무리 상상해도 그 아픔을 그대로 느낄 수 없다. 한강은 먼저 인선의 손가락 절단으로 인한 치료에 대한 설명으로 우리에게 통증을 만나게 한다.

 

봉합수술을 마친 인선의 손가락은 3주 동안 3분마다 아직 피가 굳지 않은 봉합된 자리를 바늘로 서슴없이 찔러주어야 한다. 피가 흐르고 통증을 느껴야 신경이 죽지 않기 때문이다. 신경이 죽으면 수술한 위쪽 마디가 썩어버린다. 바늘에 찔릴 때마다 수술한 부위에 피가 나 더 부풀어 오른다.

 

3분마다 인선에게 가해지는 아픔이 책을 읽는 나에게도 전해졌다. 찌릿찌릿하게 몸서리가 들고 소름이 돋았다. 인선의 손가락 봉합과 통증으로 인한 고통은 4.3의 희생자와 남겨진 유족들의 아픔에 대한 너무나도 적절한 비유였다. 차가운 시체 위에 떨어져 녹지 않는 눈송이처럼, 그들에게 끝나지 않을 트라우마는 3분마다 인선의 손가락을 찌르는 바늘과 같은 것이었다.

 

이 책의 중간쯤에서 본격적 4.3이 시작된다. 인선의 엄마와 아버지, 외삼촌, 몰살되고 불 탄 마을, 제주공항 활주로 아래의 유골, 총살당해 구덩이에 빠져 흙이 덮이면서도 숨이 붙어 있었던 사람, 전쟁 발발 직후 제주에서 예비검속돼 총살된 천여 명의 사람, 제주에 투입된 서북청년단, 제주의 빨갱이들을 절멸하려는 목적, 일제때 부역하던 고등계 형사, 재판 없이 수감되고 제주에서 육지로 이감된 사람들, 그 겨울 삼만 명의 사람들이 섬에서 살해되고, 이듬해 여름 육지에서 이십만 명이 살해됨, 보도연맹 강제 가입과 그들의 죽음들을 집중하며, 그래도 담담히 읽다가 다음의 문장에서 결국 울고 말았다.

 

[호송차 여러 대에 올라타기 시작하는데 줄 뒤쪽에서 젊은 여자가 아니메, 아니메, 하고 울부짖었습니다. 굶주려 그랬는지, 무슨 병을 앓았는지 배에서 숨이 끊어진 젖먹이를 젖은 부두에 놓고 가라고 경찰이 명령한 겁니다. 그렇게 못한다고 여자가 몸부림을 치는데, 경찰 둘이 강보째 빼앗아 바닥에 내려놓고 여자를 앞으로 끌고 가 호송차에 실었어요. 이상한 일입니다. 내가 그 말 못할 고문을 당한 것보다.억울한 징역 산 것보다 그 여자 목소리가 가끔 생각납니다. 그때 줄 맞춰 걷던 천 명 넘는 사람들이 모두 그 강보를 돌아보던 것도.

-p. 266~267]

 

인선의 외삼촌은 대구형무소에 수감되었고 경산의 코발트 광산에서 총살되었다. 약 삼천오백 명이었다. 1960년 여름, 유족들이 모이고 위령제를 열지만, 유족회장은 5월 군사 쿠데타 직후 체포돼 사형언도를 받는다. 정말 기가 찰 노릇이다. 도대체 빨갱이라는 이 지독한 프레임은 언제 사라질 것인지.

 

 

인간에게는 사랑이 있기에 끈질기고도 지독한 인연에 얽혀 산다. 그 사랑으로 인연을 끊지 못하며 작별하지 않는다’. 저절로 기억에 저장되고 가슴에 사무치는 이 인연의 존재들은 행복과 절망, 고통을 나눠 갖는다. 죽어서, 살아서, 남겨져서 서로를 쓰다듬고 부둥켜안는다.

 

[내 기척에 엄마가 돌아보고는 가만히 웃으며 내 뺨을 손바닥으로 쓸었어. 뒷머리도, 어깨도, 등도 이어서 쓰다듬었어. 뻐근한 사랑이 살갗을 타고 스며들었던 걸 기억해. 골수에 사무치고 심장이 오그라드는...... 그때 알았어. 사랑이 얼마나 무서운 고통인지.

-p.311]



 

 












43이 나에게 건넨 말은 제주에서 나고 자란 작가가 4.3에 대한 여러 가지 질문을 던지며 그 답을 찾아가는 여정을 담은 책이다. 직접 4.3을 겪은 전 세대의 이야기를 듣고 제주에서 대한민국의 현대사로, 국가 폭력으로 인한 고통과 그에 맞서는 시민성, 평화를 추구하고 공동체를 살리는 방안에 대해 다양한 주제의 글이 서술되어 있다.

 

먼저 4.3이 일어난 이유와 전개, 장소, 소설 순이 삼촌, 돌담에 속삭이는, 영화 <지슬>속에서의 4.3을 말한다. 4.3을 겪고 살아난 사람들의 사연을 전한다.

 

군과 경찰이 무분별하게 제주 주민을 학살한 것의 가장 큰 책임은 이승만과 미군에 있다. 서북청년단을 제주에 투입한 것도 이승만이다. 당시 미군은 군경에 대한 작전통제권을 갖고 있었다. 제주 주민을 가혹하게 학살된 것도 그들의 명령 때문이다.


-p.58, 강요배, <넘치는 유치장>


빨갱이 절멸의 목적으로 인한 무작정 검거로 형무소에 수감된 사람들이 너무 많아 그들은 앉지도 못하고 서 있어야만 했다.

 

[서북청년회 단원들은 믿기기 않을 정도로 잔혹한 짓을 벌였어. 이들에게 제주 사람은 빨갱이였어. 이들은 같은 사람을 죽인 게 아니라 빨갱이를 없앤 것이라고 자신들의 악행을 정당화한 것 같아.....결국 군인과 경찰 그리고 서북청년회 단원은 최고 권력자로부터 무자비한 초토화작전을 하라는 명령을 받았고, 이들은 부당한 명령에 복종한 거야.

-p.160~161]



4.3의 상징은 동백꽃이다.

붉은 동백꽃처럼 차가운 땅으로 소리 없이 스러져갔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제주4.3평화공원 입구에는 해체된 베를린 장벽의 일부가 있다. 이 장벽은 전 세계의 각 나라로 전해졌다. 완전하지도, 좋은 결과도 만들어내지 못한 사상의 대립으로 행해진 국가 폭력은 무수한 민간인을 학살했다.







향이 피워져 있는 서늘한 기운의 위패봉안실에서 잠시 묵념을 했다. 이 널찍하고 잘 꾸며진 장소에 모셔진 죽은이들은 여기에서 평화를 찾았을까? 어쩌면 부질없다는 생각을 잠시 했다. 한강 소설의 제목인 작별하지 않는다가 이곳에서 더 많은 의미로 다가왔다.

 


**제목인 얼마나 사랑해야 우리는 끝내 인간으로 남는 것인가?’는 한강의 노벨문학상 강연 중 작별하지 않는다에 대한 문장에서 인용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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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있는사람들 2025-04-05 21:5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너무 가깝고
너무 어둡고 너무 아파서
고개 돌려 다른 곳을 바라보았더랬죠.......
요번에 아픔 때문에 책을 읽어내는데 두 달 가까이 걸렸어요.

페넬로페 2025-04-06 01:23   좋아요 0 | URL
네, 저도 그랬어요.
이번에 재독했는데, 처음보다 더 집중하며 자세히 읽었던 것 같아요.
인선과 경하, 제주의 접점을 새롭게 볼 수 있었어요^^

독서괭 2025-04-05 21:5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페넬로페님 제주도 다녀오셨군요~ 이번 탄핵 때문에 4.3은 생각 못하고 지나갔네요 ㅠㅠ 저도 올해 제주도 여행 일정이 있는데 가기 전에 작별하지 않는다 읽을 수 있을지;;

페넬로페 2025-04-06 01:25   좋아요 1 | URL
이 글을 며칠동안 썼는데, 그 사이 파면이 되어 마음이 가벼워졌어요. 제주는 거의 10년만에 다녀왔는데 여전히 좋더라고요.

새파랑 2025-04-07 09:3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사진으로만 봐도 너무 끔찍하네요 ㅜㅜ 문학으로 인해 역사적 사건이 다시 관심을 받게 되는 것을 보니 문학의 힘이 대단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페넬로페 2025-04-07 10:22   좋아요 1 | URL
그렇죠! 그 끔찍함을 직접 겪은 사람이나 희생자 가족들의 힘듦을 이 소설로 잠시 만났어요.
다음엔 <순이삼촌>을 읽어 볼 예정입니다^^
 
















2016년 노벨 문학상 수상자로 밥 딜런(Bob Dylan)’이 선정되었을 때, 그가 유명한 가수라는 것은 알았지만 그의 이력이나 노래는 잘 알지 못했다. 그 당시 밥 딜런의 수상에 대해 꽤 많은 논란이 있었지만 받을만한 적당한 이유가 있었기에 선정되었다고 생각했었다. 매년 노벨 문학상이 발표되면 관심을 가지지만 내가 워낙 시를 읽는 것을 어려워하고 좋아하지 않아 그냥 넘어갔었다. 밥 딜런은 노벨 문학상 수상식에 참여하지 않았다.

 

최근 개봉한 밥 딜런의 전기 영화 컴플리트 언노운(A Complete unknown)’을 보고 영화가 너무 좋아 스웨덴 한림원은 밥 딜런에게 왜 노벨 문학상을 주었는지 궁금해졌다. 이 책의 제목인 다시 찾은 61번 고속도로는 그의 유명한 노래이며 이 노래가 수록된 음반 역시 엄청났다고 한다.

 

[밥 딜런 시선집 1은 사회비판적이고 저항정신이 두드러지는 52편의 작품을 골라 엮은 것이다.… 모든 살아 있는 예술, 살아 있는 사유와 철학이 그러한 것처럼, 그의 노래는 이른바 바람 부는 길위에 뿌리박고 있다바람 부는 길 위에 서 있기에, 그의 목소리에는 현실을 있는 그대로 마주하는 자의 당당함이 배어 있다. -p.160

 

이것은 손으로 넘기는 시집이 아니라 턴테이블 위를 빙빙 돌아가는 말과 소리의 향연이다.나는 밥 딜런의 앨범들을 턴테이블 시집으로 본다.

-p.164, 옮긴이 해설 중에서]

 

이 책에 수록된 글은 밥 딜런 노래의 가사이다. 노랫말은 당연히 음악과 함께 들어야 하겠지만 글로만 읽는 것도 나쁘지는 않았다. 밥 딜런의 글이 직접적이라 다른 시에 비해 읽기는 쉬웠지만 그렇다고 무난한 것은 아니었다. 그가 노래한 시대에 대해 먼저 알아야 했다. 각 노랫말이 특정(실제) 사건에 관련된 것(토피컬 송-topical song)도 많아 배경도 중요했다.

 

책을 읽으면 누구라도 밥 딜런의 시에서 저항 정신과 사회 비판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자유로운 리듬에 푸념 섞인 이야기를 늘어놓는 토킹블루스형식의 굉장히 긴 가사도 특징적이다. 밥 딜런은 한 자리에 머물지 않고 계속해서 변화를 추구했다. 포크, 일렉트릭, 컨트리, 가스펠 등 다양한 장르를 소화하며 그 속에 여러 가지 메시지를 담았다는 것이 노벨상 수상의 이유일 것이다.

 

[정치적 세계

 

우리는 정치적 세계에 살고 있다

사랑이 머물 자리는 어디에도 없다

우리는 사람들이 범죄를 저지르는 시대에 살고 있다

그리고 범죄에는 얼굴이 없다

........

우리는 정치적 세계에 살고 있다

빙빙 돌며 요동치는

깨어나자마자 당신은 훈련된다

가급적 쉬워 보이는 해결책을 선택하게끔

..............]



컴플리트 언노운은 무명 뮤지션인 밥 딜런이 뉴욕에 입성한 1961년에서 그가 포크 장르와 결별한 1965년의 뉴포트 포크 페스티벌까지를 배경으로 한 전기 영화이다. 냉전이 격해지고 인종차별이 여전했던 시절, 전통 포크 뮤지션들은 어쿠스틱 기타 하나로 사회를 비판한 저항시인들이었다. 밥 딜런도 처음에는 포크 뮤직에 발을 들여놓고 피트 시거와 조안 바에즈와 교류하며 활동했다. 기타와 하모니카를 연주하며 직접 가사를 쓰고 곡을 만드는 싱어송라이터였다.

 

나무위키에서 딜런의 커리어를 총 9가지로 분류했는데 이 영화는 신인 뮤지션인 그가 저항의 아이콘으로 추앙받고 일렉트릭 기타로의 전환까지의 과정을 담고 있다. 피아노와 기타를 거의 독학한 밥 딜런은 1950년대 중반 오토바이를 타기 시작했으며 밴드를 결성한다. 그는 우디 거스리의 음악을 듣고 노래란 삶의 방식을 배우는 것임을 체감하고 대학을 그만두고 뉴욕으로 간다. 영화는 병원에서 투병중인 우디 거스리를 만나러 오는 것으로 시작된다. 딜런은 그곳에서 유명한 포크 가수인 피트 시거를 만난다.

 

이 영화에서 배우 티모시 샬라메를 다시 봤다. 4년 동안 연마한 기타와 하모니카 연주 실력, 밥 딜런과 거의 비슷한 모습의 연기와 노래 실력까지 정말이지 대단했다. 피트 시거 역의 에드워드 노튼과 조안 바에즈 역의 모니카 바바로역시 직접 기타를 연주하며 부르는 노래 실력이 엄청났다. 딜런의 연인인 실비 역의 엘 패닝도 매력적이었다.



 


 

컴플리트 언노운에서는 전반부의 밥 딜런을 표현한 ‘Blowin’ in the Wind’와 후반부의 밥 딜런을 의미하는 ‘Like a Rolling Stone’ 두 노래가 반복적으로 나올 만큼 중요하다. 하지만 중간에 내가 아는 노래가 나와 반가웠다. ‘Don’t Think Twice, It’s All Right’ 였다. 내가 좋아하는 가수 김광석 님이 리메이크해 이 곡을 불렀었다.

 

이 노래는 딜런과 실비, 조안 바에즈가 은근한 삼각관계를 이루는 부분에서 실비가 조안을 의식하는 장면에서 등장한다. 딜런은 자유를 추구하는 남자였다. 자신이 생각하고 가고자 하는 방향에 거침이 없었다. 사랑도 마찬가지였다. 실비는 온전히 딜런을 소유할 수 없어 좌절하고 슬퍼하며 그를 떠난다. 많은 남자 예술가들이 그렇듯 밥 딜런 역시 뮤지션으로서는 대단하지만 인성이나 사랑에 대해서는 그다지 충실하지 않은 사람인 것 같았다.

 

밥 딜런은 1965년 뉴포트 포크 페스티벌에서 어쿠스틱 기타를 버리고 일렉트릭 기타를 선택한다. 그리곤 오토바이를 타고 우디 거스리를 만나러 간다. 거기에서 부르는 노래가 ‘Song to Woody’. 이제는 누구의 영향도 받지 않고 자신을 길을 가겠다는 것이 영화의 마지막이었다.

 

티모시 샬라메가 그 노래를 부르는 내내 내 옆에 앉으신 초로의 여자분께서 그 노래를 소리 내어 따라 부르시는 것이었다. 영화도 좋았지만 그 분의 노래에 너무 반해 영화가 끝나고도 여운이 남아 한참 앉아 있었다.

 

밥 딜런만 멋있는 사람이 아니다. 밥 딜런의 음악을 좋아하고 그의 노래를 따라 부를 수 있는 수많은 팬 역시 멋진 사람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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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야제 2025-03-22 18:3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도 ‘Don’t Think Twice, It’s All Right’ 너무 좋아해요.
제가 좀 문명에 뒤쳐지는 경향이 있긴 한데, 영화 개봉한 줄도 모르고 있었네요ㅠㅠ
글 읽고 바로 찾아보았더니 춘천은 상영이 끝났나봐요ㅠ
영화 보셔서 너무 좋으셨을 것 같아요.
음악 영화라서 아는 노래나, 좋아하는 노래 나올 때 특히 더 감동이었을 것 같아요ㅎㅎ
저는 언젠가 ott로 나오면 봐야겠어요.
좋아하는 배우가 3명이나 나와서 꼭 볼게요!
영상 첨부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덕분에 저녁에 잘 듣고 있어요^^

페넬로페 2025-03-22 20:00   좋아요 1 | URL
김광석 님의 노래를 알고 있어 듣는 순간 반갑더라고요.
올해 아카데미 작품상 후보작들이 다 괜찮은 영화라서 영화관에 자주 다녀왔어요.
영화에 음악이 있으니 더 좋았어요.
전야제님, 좋아하시는 배우 3인이 누구일까요?
저는 티모시 샬라메가 좋아졌고
조안 바에즈 역의 모니카 바바로 배우가 상당히 매력적이었어요^^

전야제 2025-03-23 11:10   좋아요 1 | URL
저도 티모시 샬라메 좋아하고, 엘르 패닝도 넘 좋아해요!
에드워드 노튼의 연기를 좋아하는데, 이 영화에서 피터 시거 역으로 나오시더라구요.
오랜만에 이 배우님들의 영화를 찾아보려구요ㅎㅎ
아카데미 작품상 후보작들 다 보고싶어요ㅠㅠ
미세먼지 많지만 날은 너무 좋아요. 즐거운 일요일 보내세요^^

서곡 2025-03-23 13:1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티모시 살라메가 밥 딜런 역을 하는 게 사실 상상이 잘 안 돼요 ㅋ 여러 배우들이 딜런 역을 한 특이한 영화 ‘아임 낫 데어‘가 기억나네요

페넬로페 2025-03-23 14:54   좋아요 1 | URL
저도 상상이 안됐는데 완전 잘 하더라고요. 노래, 기타, 하모니카를 수준급으로 연주해요.
그런 노력이 넘 멋졌어요.
요즘 아임 낫 데어 영화보고 있는데 밥 딜런의 전반적인 생을 표현하는 것 같아요.
이 영화는 초창기의 밥 딜런을 소재로 하고 있어요^^

그레이스 2025-03-24 22:4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노벨문학상 받았을 때 한대수 책을 갖고 있어서,,, 그 책 읽었어요.
가사를 문학으로 볼 것이냐 때문에 말이 많았던걸로 기억해요.
막상 찾아볼 책이 없어서 조금 허탈했던 것두요^^
이 영화도 봐야겠어요 ^^

페넬로페 2025-03-27 19:22   좋아요 1 | URL
네, 한대수 가수가 먼저 리메이크 했죠.
밥 딜런의 가사는 엄청 직접적인데 반전이나 반골, 평화의 내용을 담고 있어 그게 노벨상 수상의 이유가 아니었나 생각했어요.
영화에 음악이 있어 좋아요.
조앤 바에즈의 노래를 많이 들었거든요^^

페크pek0501 2025-03-27 12:41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2016년 노벨 문학상 수상자로 ‘밥 딜런(Bob Dylan)’이 선정되었을 때,˝ - 그때가 생각납니다. 이런 걸 뽑은 걸 보면 뽑을 만한 작품이 없었나 보다, 라는 말까지 나왔었죠. 저는 뽑을 만했겠지, 라고 생각했죠.^^

페넬로페 2025-03-27 19:23   좋아요 1 | URL
저도 밥 딜런이 뮤지션을 뛰어넘는 다른 뭔가의 뚜렷한 이유가 있어 수상했다고 생각했어요.
 













창덕궁(昌德宮)은 태종 집권 시기인 140510월에 이궁(離宮-임금이 나들이 때에 머물던 별궁)으로 지어졌다. 임진왜란으로 대부분의 궁이 전소하자 1608년 경복궁보다 먼저 복구되었다. 창덕궁은 1868년 경복궁이 복원될 때까지 260년 동안 정궁(법궁-임금이 거처하는 곳)으로의 역할을 하였다. 지금의 창덕궁 건물은 17세기 이후 20세기 초 사이에 여러 차례 화재와 재건, 수리와 개축을 거쳐 남은 모습이다.

 

[창덕궁은 한국 건축의 전통이 잘 살아 있는 곳이다. 특히 후원은 광대한 영역은 물론이고 건물이 거의 숨어 있는 듯이 다소곳이 자리잡고 있는 점이 돋보인다. 여기서 주인은 자연이고 건축은 그곳에 찾아와 잠시 들렀다 가는 손님 같은 모습이다. 창덕궁의 건축은 집을 지으면서 인공을 최소화하려는 세심한 노력이 담겨있는 곳이다.

-p.45]

 

궁중기록화에서 궁의 모습을 많이 볼 수 있다. 궁궐은 궁중 의례의 현장으로서 궁중기록화의 배경이 될 뿐만 아니라 화면에서 이야기를 구성하는 공간적 틀을 형성하기 때문이다. ‘동궐도는 창덕궁을 상세히 표현했다.


-<동궐도>-경복궁의 동쪽에 위치한 창덕궁과 창경궁을 상세하게 그린 궁중회화

 


여러 궁에는 후원이 있었는데, 지금은 창덕궁 후원만이 거의 옛 모습 그대로 있다. 오늘날 창덕궁에 자라는 나무는 16708그루다. 창덕궁 후원이 묘사된 궁중기록화는 서총대(瑞葱臺)’가 가장 대표적이다. 1505년에 조성된 서총대는 남쪽으로 창경궁 영역과 인접해 있다.


-<서총대친림사연도>, 윤두서, 비단에 채색, 1560

 


조선 24대 왕인 헌종(憲宗)은 어릴 때부터 총명했다. 여덟 살에 즉위하여 대왕대비의 수렴청정을 받았고, 열다섯 살에 친정체제에 들어갔지만 세도정치에 의해 자신만의 방식으로 나라를 다스리지 못하고 스물세 살의 나이에 돌아가셨다. 헌종은 1847년 낙선재 일곽을 중수하고 여기에서 기거했다. 후궁 경빈을 맞으며 연조(燕朝- 사적인 공간) 공간을 마련하기 위해서였다.

 

헌종은 대단한 서화취미를 가졌다. 많은 도서와 서화 인장을 수집하고 추사 김정희의 글씨를 좋아했다. 헌종은 제주도에 유배되어 있는 추사에게 글씨를 써서 올려 보내라고 했다. 그때 추사는 몸이 아파 제대로 글씨를 쓸 수 없었지만 임금의 명을 어길 수 없어 간신히 몇 작품을 마쳤다고 한다. 헌종 자신은 예서를 잘 썼다. 서화도 즐겼다.


-<보소당> 현판, 나무, 헌종의 어필

 


19071113일 순종은 창덕궁으로 입어(入御)하여 인정전은 다시 정전으로의 역할을 시작했다. 일제강점기에는 왕에 대한 알현도 지속되지 않고 황제 폐하라는 칭호를 쓸 수 없었으며 격을 낮춰 왕 전하라고 해야 했다. 대한제국 황실의 해체 과정은 이민족 지배자의 의한 국권침탈 과정의 하나로 이루어졌다.

 

영친왕은 1907년 열한 살의 나이에 강제로 일본 유학을 떠났다. 1915년 육군사관학교에 입학했으며 엄격한 일본 군인의 생활을 했다. 1916년 일본 황족인 마사코와 약혼했다. 마사코가 아이를 낳지 못할 체질이라는 이유로 조선 왕실의 대를 끊어놓기 위한 계략으로 이 결혼을 추진했다고 한다. 고종은 반대했고, 영친왕의 결혼식 나흘 전에 갑작스럽게 사망했다.(이런 이유로 고종이 독살되었을 가능성이 많다.)

 

영친왕의 이복 여동생인 덕혜옹주는 1912년 고종의 나이 61세에 얻은 고명딸이다. 덕혜옹주는 열네 살의 나이로 일본으로 강제 유학을 떠난다. 조발성 치매증이란 진단을 받고 건강이 좋지 않았던 덕혜 옹주는 1931년 대마도 번주의 아들인 소 다케유키 백작과 강제로 결혼한다. 덕혜 옹주의 병이 심해지자 도쿄의 정신병원에 입원했고 남편과 이혼했다. 38년만에 귀국한 옹주는 창덕궁 낙선재에서 순종의 계후인 윤대비, 영친왕비 등과 함께 지냈다.


-덕혜옹주, 1923

덕혜옹주가 일본으로 떠나기 전 소학교에서 찍은 사진

 

**위 내용은 창덕궁 깊이 읽기’, 국립고궁박물관 엮음, 글항아리에서 발췌 요약하였고, 페이지는 생략하였습니다.

 


창덕궁 깊이 읽기창덕궁두 책은 제목 그대로 창덕궁에 대한 책이다. 전자는 창덕궁에 관련된 여러 주제를 다루며 책에 사진뿐 아니라 많은 자료를 담고 있다. 내용의 깊이가 상당해 시간을 두고 천천히 읽어야만 하는 책이다. 후자는 창덕궁 건물을 중심으로 서술되어있다. 창덕궁의 전반적 역사에 대해 개괄하고 건물 하나하나에 대한 설명이 상세하다. 자료는 거의 사진을 이용했다. 만약 창덕궁을 간다면 이 책을 가지고 가는 것이 좋을 듯하다. 건물 마다 멈춰 이 책이 설명해주는 것을 읽고 다시 건물을 본다면 더 깊이 있게 창덕궁을 감상할 수 있을 것 같다.

 

[창덕궁은 조선왕조 문화가 그 색깔을 가장 짙게 드러내던 17세기에서 19세기 중반을 법궁(임금이 거처하는 곳)으로 지내온 곳이었다. 당연히 창덕궁은 조선왕조가 갖고 있던 최고 수준의 문화가 한곳에서 빛을 발하는 장소가 되었다. 최고 수준의 건축과 조경이 여기에 담기고 최고의 회화작품이 이곳을 그려냈으며 가장 세련된 음식과 복식, 사람들의 생활양식이 이곳에서 발현되었다. 장엄함의 절정에 도달한 음악이 연주되고 화려함의 극치를 다한 춤이 이곳에서 피로되었다. 창덕궁은 조선왕조 최고의 문화전당이었던 셈이다.

p.7~8]




 





그레이스 님, 카리나 님과 함께 창덕궁에 다녀왔다. 아직 봄꽃이 피지 않았고, 초록이 진하지 않아 조금 아쉬웠지만 날씨가 춥지도 덥지도 않아 걷기에 좋았다. 궁의 사계절은 언제나 아름답다.

 

궁에 가면 매번 왠지 모를 쓸쓸함을 느낀다. 잘 가꾸어져 있지만 텅 빈 공간에서 감지되는 죽은 자들의 일렁임이 상상으로 다가오기 때문일 것이다. 각자의 모습과 언어로, 영화(榮華)와 한탄과 쇠락으로 엉킨 기운이 여기저기 떠도는 느낌이다. 그 이상하고도 고즈넉한, 모든 것에 사연이 담겨있는 궁은 잠시나마 내게 현실과 떨어져 있게 한다.




창덕궁에서 나와 점심과 커피를 마시러 인사동으로 가는 길목은 우리가 궁에서 느낀 좋은 감정을 순식간에 삭제시켰다. 여기저기에 포진해 있는 태극기부대가, 경찰차와 경찰들이 지금 우리의 현실을 대변했다. 거의 비슷한 모습의 노인들은 거기서 컵라면을 먹으며 상기된 표정을 짓고 있었다. 제일 거슬리는 건 소리였다. 마이크를 통해 들려오는 악을 쓰며 내는 목소리들에 소름이 돋았다. 한국에 여행 온 외국인들은 대한민국에 대해 날카롭고 깨지는 듯한 그 소리만을 기억할지도 모른다.

 

내 마음이 사진에 나온 진한 커피색처럼 까맣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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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ella.K 2025-03-13 11:48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김금희 작가가 말하는 대온실은 안 가 보셨나요? 요즘 그 책 덕분에 창덕궁 가 보겠다는 사람들이 많아졌나 본대요. 다른 곳인가요...?
덕혜옹주의 병이 조발성 치매라니. 그 젊은 나이에... 그러게요. 고궁은 왠지 모르게 쓸쓸해요. ㅠ

페넬로페 2025-03-13 12:00   좋아요 2 | URL
대온실은 창경궁에 있어요
창덕궁 후원에서 대온실이 보여요.
덕혜옹주는 일본에서 적응을 잘 하지 못해 신경증을 앓게 되었고 그것이 결혼 생활에 까지 좋지 않은 영향을 주었더라고요. 일본인 남편 사이에 딸이 한 명 있었는데
그 딸도 불행했고요 ㅠㅠ

새파랑 2025-03-15 18:42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오 창덕궁 함께 가셨다니 재미있으셨겠습니다~!! 생각해보니까 저는 창덕궁을 안가본거 같아요 ㅋ

페넬로페 2025-03-15 23:02   좋아요 3 | URL
창덕궁과 창경궁은 가을 단풍 들었을 때 엄청 좋아요.
그때 한 번 가보시길요^^

서곡 2025-03-16 12:5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사진 속 케이크 인절미 떡고물처럼 보이는 가루가 뿌려져 있네요 ㅎ 페넬로페님 일요일 잘 보내시기 바랍니다~

페넬로페 2025-03-16 14:21   좋아요 2 | URL
인사동에 있는 ‘소진담‘이라는 카페였어요.
이름이 흑임자 인절미 였어요.
케잌과 떡의 중간쯤되는 맛이었는데 왠지 인사동이라 먹어야 할 것 같았어요 ㅎㅎ
맛도 괜찮았어요.

서곡 2025-03-16 15:1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정보 감사합니다 ㅋㅋ 인사동 가게 되면 방문해볼게요!

그레이스 2025-03-17 23:0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
 

내일이면 5월의 마지막 주가 시작되고, 지금은 해가 저물기 시작하는 일요일의 오후이다. 언젠가 읽은 공지영 작가의 산문에서, 작가는 매일 매일 똑같은 일상이 반복되면, 다시 말해 새롭고 특별한 경험이 없게 되면 시간이 더 빨리 간다는 느낌을 받는다고 했다. 그때 그 문장을 기준으로, 나에게 시간의 속도는 특별함이 있고 없고로 정해진다. 현재의 나에게 시간의 속도는 굉장히 빠르다. 시간을 느껴보려 하지만 그 녀석은 보이지 않는다.

 

5월에 필요한 책을 몇 권 샀고, ‘이 달의 당선작으로 받은 적립금은 다음 달에 있는 지인의 생일에 책 선물을 하려고 남겨 두었다. 그 친구도 책을 좋아하기에 어느 순간부터 우리는 생일이 다가오면 서로 필요한 책을 사준다.

 

그리고 도서관에서 티머시 스나이더의 피에 젖은 땅을 빌려 읽고 있다. 이 책은 800페이지가 넘는 벽돌책 이지만 읽기가 그리 어렵지는 않다. 물론 책의 내용은 끔찍하지만 생각보다 담담히 읽어 나가고 있다. 그런데 이 책을 읽으며 내내 드는 생각이 있었다. 이렇게 두껍고 훌륭한 책은 충분히 소장 가치가 있다는 생각이었다. 동시에 알라딘 서재에서는 연일 좋은 책에 대한 글들이 계속 올라오고 있다. 알라딘 앱을 몇 번이나 열었다 닫았다 하면서 갈등했지만, 결국 나에게 속해 있는 손가락은, 나의 의지를 떠나 몇 번의 클릭으로 나의 계정을 0으로 만들어 버렸다.

 

이 곳으로 온 책들....

 

<피에 젖은 땅>- 티머시 스나이더

<먼 북으로 가는 좁은 길>-리처드 플래너건~~coolcat님의 리뷰에서

<오버스토리>-리처드 파워스~~Falstaff님 추천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 5>-마르셀 푸르스트~~모으고 있는 중

<조지 오웰 산문선>-조지 오웰~~조지 오웰의 책을 다 읽고 싶어 역시 모으는 중

<버지니아 울프 디 에센셜>~~5월 클래식 동아리 필독서(이유를 모르겠지만 이 책은 교보문고에서만 판매함)

<버지니아 울프>-나이젤 니콜슨~~울프의 글을 읽으며 울프에 관련된 책을 다 읽어 보기로 함.

<프랑켄슈타인>-메리 셸리~~6월 독서 동아리 필독서

 

서재의 다른 분에 비하면, 내가 산 책들의 수량은 적은 것이지만, 사두고 읽지 않은 책이 쌓여 있다 보니, 그것이 별로 바람직하지 않는 것 같아 요즘 웬만하면 책을 사지 않으려고 한다.

 

 

 

 

책이 집에 있으니, 도서관에서 빌린 책은 반납 기한이 아직 되지 않아도 반납하기로 했다. 도서관까지 걸어가며, 요즘 읽고 있는 버지니아 울프의 문장들을 생각했다. 그녀의 문장은 어느 하나도 쉽게 쓰여진 것이 없다. 모든 문장에 적절하고 정성스런 비유가 들어간다. 사물이나 사람, 세상을 얼마나 열심히 관찰하고, 자세히 들여다봤으면 저런 문장들이 나올 수 있는지 감탄한다.

 

도서관 입구에 도착하니 여러 가지 꽃들이 화분에 담겨 있다. ‘클러리서 댈러웨이부인이 멀베리네 꽃가게에서 꽃을 고를 때 있었던 카네이션이 마침 여기에도 있다. 아마 똑같은 것은 아닐테지만, 그냥 '카네이션'이 있다는 사실이 반갑다.  

 

{머리를 바짝 치켜 든 붉은 카네이션들은 색이 진하고 기품이 있었다.}-'댈러웨이 부인', p23

 

 

 

 

내가 본 카네이션은.....적절한 표현이 떠오르지 않는다.

 

그냥 울프의 책에서 카네이션이 나왔는데, 마침 여기에도 있네라는 단순한 생각만 한다.

그리고 핸드폰으로 사진을 찍는다.

그녀와 나의 의식의 흐름은 그렇게 차이가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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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아 2021-05-23 21:10   좋아요 6 | 댓글달기 | URL
저건 무슨 카네이션일까요?머리글자가 꽃에 가려짐요ㅋㅋ공지영 작가님 말 맞는 것 같아요! 일기장에 적어놔야겠어요. 시간을 느리게 가게할 방법은 특별한 일을 많이 만들면 될듯! 또는 울프나 프루스트의 시선으로 세상보기? 말처럼 쉽진 않겠지만 시도는 해봐야겠어요! 동아리활동도 참여하시고 부지런하시네요~♡ 이 책들에 대한 페넬로페님의리뷰 기대됩니당🙆‍♀️ 🌸🌸🌸🌸🌸

그레이스 2021-05-23 21:17   좋아요 7 | URL
향카네이션^^ 요
개량종이어서 이름을 생산자들이 붙였겠죠?

페넬로페 2021-05-23 21:18   좋아요 6 | URL
‘향카네이션‘ 이라고 적혀 있어요~~
요즘 같은 시절이 계속되면 특별한 일을 만들수 있는 방법이 많지 않을것 같아 속상하네요, 그쵸!!!
네 열심히 읽고 글 쓸게요♡♡

페넬로페 2021-05-23 21:18   좋아요 6 | URL
역시 그레이스님
대단하십니다👍👍😍😍

scott 2021-05-24 00:52   좋아요 2 | URL
향카네이션 꽃말이 ‘모정, 사랑‘이라고 (색깔마다 꽃말이 다르다고 하네요) ^^

페넬로페 2021-05-24 01:06   좋아요 1 | URL
향카네이션의 꽃말이 모정, 사랑이군요~~그렇게 보니 꽃의 모양이 그렇게 화려하지는 않지만 뭔가가 은은하게 보여요^^

coolcat329 2021-05-23 21:42   좋아요 7 | 댓글달기 | URL
저 카네이션 향이 제 기억으론 풍선껌 냄새에요. 참 좋아요~~

저도 아래부터 4권 갖고 있는데 읽은 건 <먼 북~>뿐이네요~~
버지니아 울프 도전하고 싶은 작가 중 한 명입니다.

페넬로페 2021-05-23 22:12   좋아요 5 | URL
아, 카네이션의 향이 그러네요, 뭔가 싶었는데 풍선껌 냄새, 그런것 같기도 해요, ㅎㅎ
지금 계속 버지니아 울프의 작품 읽고 있는데 처음엔 읽기가 힘들었는데, 점점 매력에 빠지고 있어요**

새파랑 2021-05-23 21:55   좋아요 6 | 댓글달기 | URL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 5권이네요~! 역시 페넬로페님 대단하심^^ 저중에 제가 읽은 건 없지만 앞으로 읽을 책이 몇개 보이네요. 카네이센에 대한 글은 버지니울프의 의식의 흐름과 아주 비슷해 보여요 ㅎㅎ

페넬로페 2021-05-23 22:15   좋아요 6 | URL
새파랑님, 그냥 ‘읽어버린 시간들‘, 책만 사는 거예요~~아마 새파랑님께서 먼저 완독하실 것 같아요. 그리고 저 의식의 흐름도 울프의 것! 페이지 표시했어요**제가 울프 문장으로 한 번 써보려고 했는데 진짜 어려워요. 울프가 글을 정말 잘 쓰는 것 같아요^^

붕붕툐툐 2021-05-24 00:12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도서관까지 걸어가며, 요즘 읽고 있는 ‘버지니아 울프‘의 문장들을 생각했다.‘ 이 문장 너무 좋아요~👍
의지를 떠난 손가락 덕분에 이리 아름다운 책이 나비가 되어 도착했네요~🦋🦋

scott 2021-05-24 00:48   좋아요 4 | URL
저도 !!동감 합니다
오월에 도서관을 향해 걸어 가시면서 울프여사의 문장을 떠올리시는 페넬로페님!
독서의 향기가 ~~~(🌼❛ ֊ ❛„)

페넬로페 2021-05-24 00:50   좋아요 4 | URL
울프의 책을 읽으며 세상을 좀 더 자세히 들여다보고 싶었어요~~학교 담벼락에 피어있는 장미를 보고도 뭔가 표현할 방법이 없나 생각했는데 너무 어려워요 ㅎㅎ
네, 나비가 가져다준 책 열심히 읽을께요^^

scott 2021-05-24 00:50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피에 젖은 땅>- 티머시 스나이더

<먼 북으로 가는 좁은 길>-리처드 플래너건
<오버스토리>-리처드 파워스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 5>-마르셀 푸르스트

<조지 오웰 산문선>-조지 오웰

<버지니아 울프 디 에센셜>~

<버지니아 울프>-나이젤 니콜슨~
<프랑켄슈타인>-메리 셸리~

이책들 전부 제 책꽂이에 꼽혀 있음 ㅎㅎㅎㅎ
{머리를 바짝 치켜 든 붉은 카네이션들은 색이 진하고 기품이 있었다.}
페넬로페님 진정으로 붉은 카네이숀 꽃 처럼 기품있는 독서人 이쉼 ◜◡◝

페넬로페 2021-05-24 01:03   좋아요 3 | URL
역시~~scott님.
책들을 빨리 읽어내야하는데 제가 그렇지 못해요~~저 책들 어서 읽고 느낌들을 서로 공유하고 싶네요^^

독서괭 2021-05-24 03:51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와우 피에젖은땅 엄청난 벽돌책이군요. 저 책을 단기간에 읽고 리뷰를 써내신 분들 새삼 대단하게 느껴지네요.
제가 읽은 건 젤 얇은 프랑켄슈타인 뿐이군요^^; 저도 못 읽고 놔둔 책 많아서 자제 중인데. 함께 지르고 싶어지는 사진입니다 ㅜㅜ

페넬로페 2021-05-24 09:32   좋아요 3 | URL
독서괭님 말씀처럼 ‘피에 젖은 땅‘은 내용이 방대한데 좋은 리뷰를 척척 써내시는 이웃님들이 정말 대단하시죠^^
제가 이렇게 책을 많이 산 건 참 오래간만인것 같아요~~당분간은 집에 있는 책을 읽기로 하겠습니다^^

mini74 2021-05-24 12:22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이거 읽고 있음 저 책 읽고 싶고. 북플 들어오면 또 요 책 읽고 싶고. 갈대의 마음입니다 *^^*

페넬로페 2021-05-24 12:50   좋아요 3 | URL
저도 완전 그렇습니다~~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ㅠㅠ

han22598 2021-05-25 01:5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책 사진도 꽃 사진도 이뻐요 ^^ 전 오버스토리 1/3 읽다가 재미도 없고 양도 너무 많아서 ..그냥 포기했어요 ㅠㅠ ㅋㅋㅋㅋ 페넬로페님은 어떠실지 궁금해요 ^^

페넬로페 2021-05-25 10:05   좋아요 0 | URL
날씨가 좋아서 사진이 잘 나온것 같아요~~오버스토리는 생각보다 책 분량이 많더라고요. 저의 감상은 어떨지 저도 궁금해져요 ㅎㅎ

월천예진 2021-05-25 09:1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요즘은 왜인지 자주 버지니아 울프와 조르드 상드가 자꾸 생각이 나는군요. 올려주신 책 잘 보고 갑니다. 좋은 책 읽고 싶은 책을 한가득 올려주셨네요.♡

페넬로페 2021-05-25 10:08   좋아요 0 | URL
저는 조르드 상드의 책은 아직 한 권도 읽지 않았는데 기회된다면 읽고 싶어요~~예진님과 이 책들 같이 읽고 좋은 감상 나눴으면 좋겠어요^^

레삭매냐 2021-05-27 20:3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맨 위의 버지니아 울프
<댈러웨이 부인>이 저를 왠지
째려 보고 있다는 듯한 느낌이.

읽어야지 읽어야지 하면서
만날 그러고 있습니다.

페넬로페 2021-05-27 20:51   좋아요 0 | URL
‘댈러웨이 부인‘ 시작했는데 넘 힘들어요~~특히 솔 출판사요^^
열린책들로 바꿔 읽으려 해요~~
앞으로 전집으로 나오는 책들에 현혹되지 않으려 합니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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