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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달의 관심도서 선정은 공교롭게도 지난 두 가지 큰 사건들을 기억하자는 맥락에서 결정했다. 봄이 오는 길목에서 한국과 일본에서 겪은 아픔을 기억하자는 것. 하나는 다가오는 4 16일이 2주기가 되는 세월호와 관련한 책 한 권, 다른 하나는 이제 지난 3 11 5주기를 맞았던 동일본 지진 이후, 후쿠시마 원전 사고에 대한 기억을 더듬는 작업에 관한 책을 선정하였다 

 

 

 

 

 

 

 

 

 

 

 

1. <다시 후쿠시마를 마주한다는 것>

서경식, 정주하, 다카하시 데쓰야, 한홍구 외 지음 | 형진의 옮김 | 반비

사진작가 정주하 작가의 후쿠시마 지역에 대한 기록과 서경식 교수, 다카하시 교수의 후쿠시마 지역 답사 이후 비가역적으로 변해버린 일본사회의 모습을 이야기한다. 특히 원전사고 이후 사람 뿐 아니라 동물마져도 사라져버린 듯 적막한 후쿠시마 지역의 모습을 담은 정주하 작가의 사진이 인상적이다. 스스로를 일본에서 살아가는 디아스포라로 자처하는 서경식 교수, 그리고 이방인인 정주하 교수 및 한홍구 교수 그리고 여러 일본인 지식인들과의 대담으로 이루어진 책이다. <다시 후쿠시마를 마주한다는 것>은 이미 2013년 출판사 반비를 통해 국내에 번역되어 출간된 <후쿠시마 이후의 삶>의 후편의 성격을 띠고 있다. 아울러 여러 일본 학자와 사상가가 311 대지진으로부터 비롯된 일본 원전 문제이후의 문제에관하여 논의한 <사상으로서의 3∙11> (쓰루미 슌스케 16| 그린비 ) 같이 참조해도 좋을 하다.

 

 

 

 

 

 

 

 

 

 

 

2. <다시 봄이 올 거예요>

416세월호참사 작가기록단 지음 | 창비

세월호사건은 한국사회에 지울 수 없는 큰 트라우마를 안겨준 참사이다. 이 책은 이제 세월호참사 2주기를 앞두고 세월호사건에서 생존한 단원고 학생들과 유가족들이 보낸 지난 2년의 시간을 기록한 책이라고 한다. 416세월호참사 작가기록단이 생존 단원고 학생 및 유가족과 만나 이야기했던 구술의 기록이다. 아프니까 피하는 것이 아니라 그럴수록 더 아픔을 살피고 어루만지고, 생존자 및 유가족과 함께하고 희생자들을 기억하는 일이 중요한 일이 아닐까. 물론 말하기 조심스러우나 작가기록단과 단원고 학생 및 유가족이 만나 사건을 기억하고 희생된 이들을 생각하는 과정에서 조금은 치유의 역할도 되었을 것 같다. 목련이 활짝피고, 벗꽃이 만개한 봄이 다시 왔다. 활짝 핀 꽃을 보며 살아 있음이 다르게 느껴진다. 시인 비스와바 쉼보르스카의 시 두 번은 없다를 다시 읽어보게되는 봄이다.

 

 

 

 

 

 

 

 

 

 

 

 

 

 

3. <지미 헨드릭스> ‘새로운 록의 신화를 뮤지션의 자서전

원제 <Starting at Zero: His Own Story> (2013) 

지미 헨드릭스 (Jimi Hendrix) 지음 | 최민우 옮김 | 마음산책

 

 

 

 

 

 

 

 

 

 

 

<음반의 역사>

원제 His Masters Voice (2011)

헤르베르트 하프너 지음 | 홍은정 옮김 | 경당

이번엔 예술분야 중에서 그동안 선정하지 않았던 음악분야에 관심을 가져본다. 특히 록이란 음악 장르의 역사에서 자리를 차지하는 음악인인 지미 헨드릭스가 자서전이 출간되어 주목해본다. 다시 보니 지미 헨드릭스는 27세라는 젊은 나이에 요절을 했다고 하는데, 책은 전기 영화 제작자 피터 닐이라는 사람이 지미 헨드릭스에 관한 자료, 지미 헨드릭스가 직접쓴 글들과 육성을 모았다고 한다. 우리 사회를 떠올려보면 대학을 졸업하고 사회에 발을 디딜만한 나이에 요절한 천재 기타리스트의 삶은 분명 우리의 젊은이들과 달랐을 것이다. 개인적으로 독서의 관심영역이 넓어지면서부터, 해가지날수록 나는 다른 사람의 삶에 대해 점점 관심을 갖게된다. 시간의 무게가 커질 수록 타인의 자취에 관심을 갖게되는 아이러니다. 생명을 가진 존재의 삶이 유한하다는 자각에서 것일까. 타인의 삶을 통해 삶을 다시 돌아보게 되는 같다.

 지미 헨드릭스의 자서전 아니라 지난 3월에 출간된 음악분야의 도서로 <음반의 역사>도 흥미롭다. 소리를 기록하는 매체의 역사로서 관심을 가진 독자, 오디오에 관심을 가진 독자, 음악을 즐겨듣는 독자들이 흥미를 가질만한 내용인 듯하다. 개인적으로는 에디슨의 축음기를 떠올리게되고, 개인적으로 좋아했던 소리기록 매체인 MD(Mini Disc)에 대한 기억도 새롭게 해보게 된다. 만물이 소생하고 생명이 튀어오르는 봄이다. 봄에 어울리는 음악을 다시 찾아 들어봐야 겠다.  

 

 

 

 

 

 

 

 

 

 

 

 

 

3. <내 방 여행하는 법> 세상에서 가장 값싸고 알찬 여행을 위하여

원제 Voyage autour de ma chambre (1796)

그자비에 드 메스트르 지음 | 장석훈 옮김 | 유유

내 방 여행하는 법이라는 제목이 흥미롭다. 세상에서 가장 값싸고 알찬 여행이라는 부제가 나를 자극한다. 이 책의 정체가 뭐길래, 알랭 드 보통이 반했다거나 수잔 손택의 추천글이 있는 책일까 궁금해진다. 이 책의 출판년도를 보니 1796년이다. 그렇다면 이 책의 저자는 누구였을까가 다시 나의 관심 대상이 된다. 출판사에서 제공한 저자의 정보를 보면 예사롭지 않다. 저자는 평생 직업군인으로 보낸 사람이라고 하는데 어느 날 결투를 벌이고 42일간 가택연금형을 받은 후, 방에서 무료한 시간을 보내다 쓴 글이라고 한다. 책의 제목은 <내 방 여행하는 법>인데 목차를 보면 심상치 않다. 의자침대와 같은 제목이 나오다가 대뜸 형이상학, 영혼, 철학 등의 제목이 나온다. 우리가 흔히 여행을 이야기할 때 언급하는 특정 장소 및 소재에 대한 지나친 집착을 물신숭배적인 집착이라 볼 수 있다면, 이 책은 인간 개개인이 갖고있는 발견의 능력을 다시 보게끔하는 책이라 보인다. 인간의 능률을 제고하기위해 만들어진 현대의 수많은 이기들은 다시 인간의 삶을 구속하고 분주하게 만들기도 한다. 우리는 항상 어딘가에 연결되어있어 혼자 있을 때 무료함때문에 스스로 못견뎌하기도한다. 아주 오래전 키케로가 <공화정에 대하여>라는 책에서 언급했다는 경구가 생각난다. 겉보기에 아무것도 하지 않을 때보다 더 많은 활동을 하는 때는 없으며, 홀로 고독에 빠져 있을 때만큼 덜 외로운 때도 없다. 이 경구를 다시 떠올려보니 왜 알랭 드 보통과 수잔 손탁이 흥미를 가지고 추천글을 쓰고, 많은 이들에게 되풀이 되어 읽혀왔을지 조금은 이해를 할 수 있다. 가장 값싸지만, 가장 알차다는 표현이 전하듯 이 책은 우리에게 익숙한 것들에 대한 새로운 발견의 시간을 줄 것같다. 익숙한 것을 낯설게 보는 것이 곧 여행의 본질 아니겠는가. 

 

 

 

 

 

 

 

 

 

 

4. <타인의 땅>

이갑철 지음 | 이영준 | 열화당

사진작가 이갑철의 사진집이다. <충돌과 반동>이라는 대표적인 사진집을 통해 큰 충격과 울림을 준 다큐멘터리 사진작가로 기억하고 있었는데, 열화당에서 그의 새로운 사진집을 선보여 무척 반갑다. 기울어진 프레임, 정면의 응시, 부분적인 신체의 포착, 원시적인 정신세계에 대한 직시의 시선을 보여준 그는 독학을 했다는 독특한 이력으로도 기억에 남는다. 오랜 시간을 어려운 여건 속에서 자신을 온전히 던져 주제를 탐구했던 작가의 사진들이기에 그가 담은 사진 한 장 한 장의 무게가 가볍지 않다. 미국의 50년 대 말 비트 세대들에게 큰 영향을 주기도 했다는 로버트 프랭크의 사진집 <The Americans>는 수많은 작가들에게도 영향을 준 책이기도하다. 50년 대 말 공군에 복무하던 필립 퍼키스가 이 <The Americans>을 보고 본격적으로 사진가의 길을 걷게 된 계기가 되었듯이, 이갑철 작가에게도 큰 울림을 준 모양이다. 이번 사진집 제목은 타인의 땅인데 사실은 우리의 땅을 담았다. 다큐멘터리 사진작가 밀턴 로고빈(Milton Rogovin)이 그의 사진집 <The Forgotten Ones>에서 잊혀지고 소외된 계층의 가족들을 수십 년에 걸쳐서 담아냈듯이 이갑철 작가도 소외되고 잊혀져가는 사람들과 풍경을 담으려고 노력했을 듯하다. 사진은 글보다 보는 매체이므로 훨씬 자유로운 반면, 또 그만큼 더 모호하기도하다. 이번 이갑철 작가의 사진집은 어떤 시선을 선보였을지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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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후감 - 대중문화의 정치적 무의식 읽기
김성윤 지음 / 북인더갭 / 2016년 1월
평점 :
품절


 

<덕후감>

김성윤 지음/북인더갭

 

<덕후감> 자체로덕후스럽다. 스스로대중문화 비평가 불리기 원하는 저자 본인은 동시대 한국 대중문화의 행간을 속속들이 들여다보며 파헤치고 있다. 그리 두텁지 않아보이는 대중문화관련 도서임에도 수많은 한국 대중문화의 키워드가 보이는데, 그동안 여러 매체에 기고했던 글을 모아 수정 보완 작업을 거쳐 완성된 책이다. 저자는 대학원에서 사회학을 전공하는 사회학도로서 말하자면학구적 덕후라고 있겠다. ‘대중문화의 정치적 무의식 읽기라는 부제가 암시하듯 저자는 매스 미디어를 통해 알려진 사건들 아니라, 영화, 만화 애니메이션, 방송 프로그램에 주목하고 영문학 전공 경력답게 문학을 통해서도 한국인들의정치적 무의식 해부하고 있다. 저자는 본인의 책을 읽고독자들이 각자 어떤 질문을 하게 되길 바라는 마음에서 기획했다라고 의도를 전하고 있다. 독자 스스로 어떤 질문을 하게 된다는 것은 씌여진 텍스트에 대한 이해 아니라콘텍스트에대한 이해를 한다는 점일 것이다. 독자로서나의 생각 어떤지 고민해보고 책과 대화해보길 원하는 것이 저자의 의도라고 생각한다.

 

나의 대중문화에대한 이해는 가히 유치원생 수준에 머무르고 있다. 아니 요즘 유치원생들은 심지어 어떤 가수를 좋아하고 따라부를수 있는 노래가 곡되는 반면, 나는 초등학생 수준도 아닌 유치원생 수준에도 미치지 못할 것이다. 나로서는 군복무 시절 어쩔수 없이 보게되었던 텔레비젼에서 걸그룹 핑클과 S.E.S. 보았던 것을 생생히 기억하고 있을 뿐이다. 단서로 나의 연령대를 짐작할 있는 분이라면 나의 나이가 책에서 정의하는 삼촌팬 연령대에 들어있다는 정도로 말할 있겠다. 저자가 정의한 삼촌팬 동시대인으로서 나는 80년대에 유년기를 보내고, 90년대 대학교를 다녔다. 책을 읽어가면서 저자의 나이도 아마 나와 비슷한 연령대가 아닐까 하고 조심스레 짐작해보았다.

 

<덕후감> 삼촌팬세대가 어렸을 때부터 보고 느끼고 경험했을 법한 80년대 정도 이후의 한국 대중문화에 집중하고 있다. 대중문화의 속살을 속속들이 들여다보고 있는 만큼, 그간 한국사회에 있었던 일이나 문화에 지속적인 관심을 가지지 못한 사람이라면 다소 이해가 가지 않는 부분도 보인다. 저자가 여러 매체에 기고한 글을 모은 책인 만큼, 글과 글의 집필 시기나 순서에도 연대기 같은 구성은 아닐 것이다. 본문에서 관심을 보이고 있는 삼촌팬 관심 대상인 걸그룹 대해 알지 못하는 관계로 저자가 전개하는 논리와 주장을 전부 따라가지는 못하였다. 다시말하면 책은 배경적인 이해가 부족한 독자들에게 대중문화에대한 기본적인 기억 갖지 못한 이들에게 친절한 책은 아닌 같다. 예를 들어 우쭈쭈 용어가 어떤 맥락에서 나온 것인지 나는 알지 못했다. 다만 맥락과 의미를 짐작해볼 있는 단서가 희미하게 보이긴 한다. 아울러 대중문화 속에서 비공식적으로 통용되는 용어들에 대해 나는 알지 못했다. 유명인을 주인공으로 삼아 팬들이 직접 소설을 가리키는 팬픽(fan-fic) 아니라, 여성 팝스타에 열광하는 여덕 현상이라고 표현한 크러쉬(girl crush) 대해서도 매우 흥미로운 사실을 알게 되었다. 과거의 대중문화에 비해 표현의 자유가 다소확보되기 시작했던 80년대 이후 남성의 몸을 시각적으로 소비되기 시작 정황도 알게되었다. 이와 반대로 여성들의 여성에 대한 독립적인 시각과 욕구를 반영하는 워너비 신드롬 소녀들의 성정 판타지에 대한 언급은 대중문화를 바라보는 또다른 흥미로운 관점을 알게 해주었다.

 

아마도 믿지 못할 기억력에 의하면 짝퉁 대한 문제가 대대적으로 기사화되어 드러나 주목을 받게 때가 대한민국이 건국 이후 처음 개최하게 되었던 88 올림픽대회 이후가 아닐까한다. 올림픽을 통해 국제사회의 이목을 받게 한국사회는 그동안 베일에 가려져있던 나름의 생존법이 만천하에 공개되는 계기가 되기도 했던 것이다. 한국사회에 존재했던 진짜 가짜 대립은 (물론 여전히 존재하지만) 한국인의 위신을 충분히 위협할만 했고 무시할 없는 문제였다. 예컨대 시기를 전후하여 국제적인 저자권보호 문제도 국내에 적용되었던 것을 보면 대중 문화 아니라 사회 전반에 짝퉁문화에 대한 경종을 울리게 계기가 되었다고 생각한다. 80년대 후반을 거쳐 90년대 들어서면서 외국 제품을 짝퉁 대한 대대적인 단속을 거쳐 대한민국은 진품에대한 희귀성을 명품이라는 개념의 도입으로 새로운 국면에 접어드는 계기가 마련되었던 것같다. 반면 희귀성에 기반한 명품 저자가 말하는 대중의 따라잡기현상에 의해 한정판이었던 명품이 만인에 의해 소비되기에 이르게 되었다. 고가의 명품 구입할 있는 계층들은 다시 따돌리기대응을 통해 특정 브랜드의 희소성에서 나아가 브랜드에서도 특정한 개별 모델 자체가 희소가치를 갖는 전략을 취하게 되었다고 말하는 대목은 매우 흥미롭게 다가왔다. 나는 개인적으로 이러한 명품에대한 대중들의 흉내내기’ → ‘따라잡기’ → ‘따돌리기 무한반복 패턴 현대 한국인의 정치적 무의식 일면으로 있지 않을까 생각해보았다. 예를 들어 나는 조선 초기에 존재했던 양반이라는 계층, % 되지 않았을 극소수의 계층이 조전 중기 이후 어떤 이유로 60-70% 넘게 되었는지 궁금증을 갖고 있었다. 그런데 양반이란 계층을 소비하고 싶었던 집단 무의식의 욕망이 현대 대한민국의 명품소비 현상에도 반영되어있지 않은가 하고 생각해보게 되었던 것이다. 논의를 확장하면 명품소비의 문제 아니라, 박사학위나 교수직을 돈으로 사는 관행에도 연결지어볼 있고, 90년대 재즈에 대한 붐이 보여주는 재즈거품’, 나아가 고가의 자전거 구입 수집, 고가의 캠핑 용품 구입 열풍, 등산복을 교복처럼 입는 한국인에대한 논의까지 관심의 폭을 넓혀볼 있을 것이다. 개별성은 인정해야하겠지만, 맥락에서보면 그렇다는 것이다.           

 

저자는 또한 이벤트 기념일에대한 문제를 언급하고 있는데, 이벤트 데이는 한국인의 집합의식을 드러내는 표상이라고 말하고 있다. 문화라는 것은 어느 지역에서 집단적으로 공유하는 기억 의존한다. 군사 정권의 역사적 맥락이 보이는 국군의 퍼레이드 아니라, 언제부터인지 새로운 문화 하나로 자리잡은 빼빼로 데이 그러하다. 신종의 집단 기억인 빼빼로 데이가 다른 문화에서는 다른 기억으로 공유되고 있을 것이다. 예를 들어 유럽에서는 날이 1 세계대전 종전일 기억되고 있을 터이다. 유럽의 누군가에겐 전쟁에 나갔던 아들이 돌아온다는 기쁨의 기억되었을 것이다. 인류사에서 가장 많은 사람이 죽은 전쟁 중의 하나인 만큼 아들이 생존하여 돌아온다는 것은 대한민국에서 군복무하던 아들이 전역하여 집에 오는 것과는 비교가 되지 않을만큼 의미를 가질 것이다. 반면 대한민국에서는 역사문화적 문맥은 도외시 , 신종의 강요된 집단 무의식이 자리를 차지한 셈이다. 저자는 이를 집단의 사회적 묶임(bonding) 과거 국가 매개로 것에서 이제는 시장 매개로 하게 되었다는 점을 지적하고 있다. 결국 우리가 대기업의 상술이라고 말하곤하는 신종문화는 사실 보다 시야로 보면 우리가 신자유주의 가치 착실히 내면화하고 있는 단계라고 수도 있다. 

 

저자는 신자유주의 가치의 내면화문제를 6개의 장으로 이루어진 책에서 이상에 걸쳐 이슈로 다루고 있다. 중에서도 하인스 워드 신드롬이라 불린 다문화주의 등장을 통해 다문화주의가 신자유주의 금융세계화의 이데올로기 보충물이라 언급한 대목은 상당히 인상적인 부분이었다. 흔히 다문화 표방한 사회의 인식 변화는 좋은 아니냐는 막연한 생각을 품고 있었는데, 책은 나에게 우리가 흔히 마주하게 되는 인식과 표상마저도 맥락 속에서 이해해야하며 다시 바라보고 판단할 것을 일깨워주었다. 어떻게 다문화주의가 신자유주의 가치와 연결될 있을까. 저자는 다문화주의가 스포츠, 문화와 결부되어 국가주의로 수렴될 있다고 경고한다. 과거 미국 이민 1세대의 삶에서 있듯이, 미국에 처음 이민을 가서 고생한 많은 한국인들이 식료품점이나 세탁소와 같은 힘든 일로서 새로운 사회에 발을 내딛곤 했던 것처럼, 저자는 다문화주의 노동의 인종적 분리 가능성을 내포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인종적 분리의 경험과 기억이 고착되면 인종에대한 편견이 자라나고 고정되어 버릴 수가 있다. 어쩌면 서구사회가 가지고 있는 오리엔탈리즘이라는 것도 맥락에서 보다 역사가 오래된 다문화주의 오래된 폐혜가 아닐까 생각해본다. 이런 맥락을 이해한다면 미국에 있는 식품가게에서 한국인들이 오리엔탈 푸드 상호명을 쓰는데 다소 고민하지 않을까하는 생각을 해보게된다. 다소 이야기가 빗나갔지만, 다시 말하면 저자가 경고하는 다문화주의의 어두운 면은 미국처럼 3D업종에 특정 민족이 종사하게되는 결과를 초래하고, 다시 무한 경쟁의 신자유주의 산업구조에서 민족이 고질적으로 불안정 노동에 종사하게되는 악순환을 겪을 있다는 점을 깨닫게 해준다.

 

나에게 매우 흥미로웠던 대목은 (90년대에 대학생활을 했던 세대인 만큼) 애니메이션 <공각기동대>(1995) 관련하여 영화<어벤져스> 비교한 부분이었다. 군복무 당시 IMF체제를 경험했던 나로서는 당시에 한국사회가 어떻게 IMF 맞았고, 어떻게 금모으기 운동 했던가를 보게 되었지만, 매일 뉴스를 없었던 관계로 다소 제한적인 기억만 가지고 있을 뿐이다. 물론 대한민국이 IMF 경험한 이후의 사회에 복귀하여 IMF 우리 사회에 가져다준 변화를 몸소 느끼긴 했지만 말이다. 저자는 <공각기동대> 이야기하면서 애니메이션 전반에 깔려있는 존재론적 불안 끄집어 낸다. 미래 사회이지만 극장판 애니메이션의 도입부처럼 기업 네트워크가 행성을 뒤덮고 전자와 빛이 휘젓고 다녀도, 국가와 민족이 사라져 없어질 정도로 정보화되어 있지 않은 가까운 미래 제작자가 상상했던 세계의 모습이 그려진다. 사회의 질서유지를 위해 치안마저도 민영화 미래의 모습은 사실 상당히 개연성 있고 수긍이 가는 문제였다. 그런 점에서 <공각기동대> 매우 신자유주의적이라는 저자의 주장에 충분히 공감을 하게 된다. 영화 감독 마이클 무어가 제작한 의료민영화 관한 영화 <Sicko>에서도 나오듯 손가락이 절단된 환자가 돈이 없다면 본인의 손가락접합 수술의 기회마져도 박탈당할 있는 사회가 도래했다는 점을 고려한다면 치안의 민영화문제는 시간의 문제일 뿐이다. 이미 개인 사설 보안유지/경호업체가 많이 생겨난 점도 주목해볼만한 일이다. 나아가 이런 맥락에서 나라의 국방 마져도 민영화될 가능성은 없는 것일까? 이런 우려가 나만의 것이 아닐 있다. 프랑스 외인부대가 말그대로 용병들로 이루어진 집단이라는 사실은 누구나 것이다. 그리고 해외에서 활동하고 있는 미국의 테러 대응 조직 또한 민영화된 단체가 활동하고 있다는 점은 국방의 아웃소싱가능성을 무시하기는 힘들 것이다. 저자가  문제는 오늘날 고조되는 위험과 위기, 재난 상황을 만났을 , 무능한 국가 권력이 아니라 유능한 시장권력에 의존하겠다는 심리적 기대를 우리 스스로 정당화한다는 있다.”라고 지적하는 대목을 가만히 생각해보면 중요하고도 상당히 우려스러울만한 점을 지적하고 있다. 나아가 이런 문제는 선과 구분을 과거의 전통적인 기준과는 크게 다른 양상으로 만들어나갈 있다는 점이다. 영화 <배트맨> 나오는 대사가 가능성을 여실히 대변해준다.

 

그럼 누구랑 싸워야 하지?’ 나쁜 놈들이랑 싸워야 한다.

그들은 나쁘지?’ 시스템을 위협하니까.

 

초등학생들의 대화 같은 대사는 치안이 민영화된 사회에서 이란 기준이 어떤 것일 있는지 여실히 그리고 아주 간명하게 지적하고 있다. ‘우리 시스템을 위협하는 것은 모두 으로 간주될 있다는 것이다. 예컨대 미국의 이해에 반하는 국가, 집단이 모두 이며 테러리스트라고 지목되는 논리와 무엇이 다른가. 이들이 악인가. 미국의 자본주의 시스템 위협하니까가 이유일 것이다. 미국의 자본주의적 질서를 비판하고 대항하는 행위 아니라 태도나 자세까지도 으로 규정될 있다는 말이다. 태도 자세 페이스북을 통해, 소셜 미디어및 소셜 네트워크를 통해 착실하게 기록된 데이터 통해 집단 심리로서 그리고 개인정보로서 시스템을 관리하는 이들에의해 조회되고 점검될 있는 가능성이 언제든 존재하는 사회가 되었다. <덕후감> 이러한 불편하지만 중요한 문제들을 내가 깨달고 생각해볼 여지를 책이라 있다.

 

책에서 저자는 대중문화를 전도된 욕망을 비추는 객관적이고도 주관적인 체계라고 말한다. 대중문화가 성립되어질 있는 규칙으로서 대중문화는 대중이 원하는 것을 보여줄 아니라 대중이 소망해야하는 것을 (너무 앞서가지만 않는다면) 보여주어야한다고 언급하고 있다.   대중문화는 대중이 갖고 있는 욕망의 거울이라는 관점이다. 집단의 무의식이라는 관점에서 저자는 대중문화를 통해 드러나는 현상을 거울을 들여다보듯 구석구석 살펴보고 있다. 책을 끝맺으며 저자는 아무리 생각해도 우리로선 싸우는 수밖에 없다.”라는 다소 계몽적으로 들리는 결론을 내리고 있는데, 책은 대중 문화를 들여다보는 것에 주안점을 것이지 어떤 새로운 대안제시나 훈계를 염두해두지 않은 만큼, 다소 의외의 결말이기도 하다. 어떤 면에서는 저자가 한국사회가 IMF체제 이후 변화된 삶의 윤리를 지적하며 각자도생 언급했듯이, 저자의 결론도 각자도생 맥락에서 완전히 벗어나지 않아 보이기도 한다. 아니면 어떤 대상에 대한 투쟁을 언급할 새로운 연대 가능성을 염두해둔 것은 아닐지 모르겠다. 점을 저자가 밝혀놓지 않았으므로 모를일이다. 하지만 달리 생각해보면 전혀 수긍이 가지 않은 것은 아니다. 살아가며 투쟁하라고 하는 것은 우리에게 익숙한 지나치고 우리에게 주는 영향을 무감하게 받아들일 있는 제반 문제에대해 의심하고 의문을 가지라 주문일 것이다. 우리가 인문학에 관심을 가지고 책을 읽고 고민하고 공부하는 이유도 또한 자유롭게 생각하고 판단하고 행동하는 인간이 되기 위함이 아니었던가. 책을 읽으며 갖게된 저자에대한 인상은 발랄하면서도 날카롭고 명민하면서도 신랄하다는 점이다. 대중문화에 대한 관심과 지식의 수준으로 보면 저자 자신도 사실 덕후 가능성을 생각해볼 수도 있겠다. 그것도 상당히 학구적인 덕후다. 내가 읽은 <덕후감> 한마디로 발랄한 덕후의 대중문화 독법이라고 있겠다.

 

 

 

[첨언]

<덕후감> 앞에서도 잠깐 언급했듯이 친절한 책은 아니다. 한국 사회/문화에 대한 배경 지식이 부족한 나같은 독자라면 책을 온전히 이해하는데 일종의 느껴지기도한다. 저자의 설명에 이해가 가지 않는 부분이 있다. 그리고 다소 학술적인 용어에대한 소개를 하지 않으므로 개념적인 용어에대한 이해에 어려움을 느꼈다. ‘기표혹은 언표 개념이나 사용시의 어떤 맥락을 이해하지 못한 경우라면 독자에게 다소 불편하게 다가갈 수도 있겠다. 나아가 80년대, 90년대 드라마를 가지고 대중문화, 대학 문화를 언급한 부분은 보다 폭넓은 (보다 젊은) 독자에게 공감을 얻기는 힘들 있겠다. 저자는 물론 폭넓은 지식과 안목으로 다양한 주제를 자유자재로 넘나들지만 독자를 포용하는 자세가 다소 부족하지 않았던가 하는 아쉬움이 있다.(물론 저자의 문제가 아니라 나의 지식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점을 인정해야겠다.)

  한편, 언어 사용상 눈에 자주 띄는 점이 있는데, 다소 과장적 형용사/가치판단의 용어들이 많이 나온다는 점이다. 아마 기고를 하면서 수많은 논객들과의 논쟁으로 형성된 언어습관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나아가 ‘-이라는 표현이 과하게 눈에 띈다는 점이다. 표현의 모호함이 주는 문제는 저자가 설명하는 어떤 개념적인 문제에대한 이해에 방해가 되기도 한다. 역시 나의 부족한 지식과 독서 경험 탓으로 돌리게 되는데, ‘-이라는 표현은 그래도 많이 나온다고 생각한다. 예컨대 젠더적 위계질서”(82) 무슨 의미일까? 그리고 ‘’마케팅 전략에 힘입은 대량소비 1970년대 신자유주의가 출현하기 전인 실물팽창 국면에서조차 포드주의 축적 논리에 조응하고 있었다.” 이런 표현은 상당히 많이 등장하는데 어떤 의미인지 이해가 가지 않았다.      

 

 

 

 

 

 

 

*알라딘 공식 신간평가단의 투표를 통해 선정된 우수 도서를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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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은

리사 랜들의  <천국의 문을 두드리며> (1 1)에 나오는 오*탈자 수정 권고 및 번역에 관한 메모를 모았다.

사이언스 북스 측에 이 메모들을 전달했지만, 아무런 답을 받지 못하였다. 책을 읽으면서 다음 2쇄에서는 오*탈자가 수정되길 바라며, 한편으로는 번역 및 우리말과 글에 대해 생각해보고 싶다. 

 

(14) 위험(lisk) → risk

 

(62) 상스 상스

 

(591) (후주) 파인만 파인만

 

(164) ‘전기 띠다→ ‘전하 띠다.

 

(165) 전기장 자기장 (?) 

(초전도 전자석을 이용하여 하전입자의 방향을 바꾸는 일은 자기장만이 할 수 있다. 전기장은 하전입자의 직선 방향으로만 가속시킬 수 있다. 따라서 회전시키는 것은 자기장이 맞을 것이다.)

 

(170) 양전기 양전하

              음전기 음전하

('전하'라고 하는 것이 맞지 않을까 고민했었으나 양전기, 음전기라고 표현하는 것이 문제는 없어 보인다.)

 

 

(202) (그림25) [3]

양성자 싱크로트론(PS)’ 경우 26기가전자볼트라고 나와 있는데, 본문에는 28기가전자볼트라고 나와 있다. 28기가전자볼트가 맞지 않을까한다.

 

(207) (그림26) 초전도 코일 빔가림막 같은 대상을 지시하고. 혹시 빔가림막 빔파이프를 둘러싸는 폐곡선을 가리키는게 아닐지?

 

(260)

오제 실험이 못하리라는 알게 ,’ 

 → ‘ 알게 ,’

 

(280) (페이지 밑에서 네번 )

이런 종류의 논리 과학에서 다루는…’

→ ‘이런 종류의 논리 과학에서 다루는…’

 

 

(280) (페이지 밑에서 두번 )

이익과 위험이 동조하지 않는 도덕적 해이 상태에서 사람들은 누군가 유효한 보증을 주지 않으면 감수하지 것보다 위험을 감수해도 되지 않을까 하는 유혹을 느끼게 되는 법이다.’ 

문장은 여러 읽어봐도 어딘가 이상한데 좀더 명확하게 다듬는 것이 좋지 않을까?

 

(282)

신중하게 만들어진 적확 질문을 던지지 못하면…’

→ ‘신중하게 만들어진 정확 질문을…’

 

: 사전적으로 적확하다 말은 정확하게 맞아 조금도 틀리지 아니하다.’라고 나와 있다. 표현이 적확하다고 하면 수긍이 가지만, ‘질문 맞다혹은 틀리다라고 있을까? 다시 말하면 질문이라는 단어와 적확한이라는 용어가 서로 어울리게 쓰이고 있는 것인지 궁금하다.

 

(282)(밑에서 여섯 )

하지만 이런 이익은 정량화 하기 어렵고, 빠르게 변화하는 세상에서 일들의 가치를 평가해 내고 확고한 안정성을 만들어 내기 어렵기 때문이다.’

주어부와 서술부(때문이다) 호응이 적절하지 않아 보인다.

 

(298) (밑에서 세번 )

가능성과 함으 폭이 

→ ‘가능성과 함의 폭이

 

(300) (페이지 중간 부분)

계통적 불확실성이 측정의 정확도 좌우하는 반면 통계적 불확실성은 정밀도 영향을 준다.’

 계통적 불확실성 측정 도구 자체의 특징을 반영하므로 정밀도 영향을 주는 것이 아닌가?

그리고 통계적 불확실성 정밀한 장치로 측정해도 반복측정하게 되면 참값에 값들이 많이 나타날 있는 정확도 영향을 주는 것이 아닐까? 본문의 정확도와 정밀도가 서로 바뀐 것은 아닐지 확인이 필요함. 

(362) (주석56) 설명은 362면에 붙어있는 주석의 부분과 내용이 맞지 않는 같다. (주석 56) 오히려 362면의 마지막 단락과 관련되는 같다. 따라서 362면의 마지막 문장에 (주석56) 붙어야 같다.

(388)

모형이라는 용어에서 전시나 사전 쓰이기 위해

→ ‘사전

(393) ( 단락 에서)

‘LHC에너지에서 조사할 있는 가장 작은 거리 스케일에서도, 기초가 되는 이론을 지배하는 규칙이 아주 단순해서, 관계되는 물리 법칙의 영향을 추론하고 계산할 있었으면 좋겠다.’

문장은 뒤의 호응이 어딘지 부자연스럽다. 문장을 명확하게 다듬을 필요가 있다.

(431) (파울리 배타 원리 용어 다음 문장) ‘페르미온의 이러한 성질은 주기율표의 구조를 설명해 주는데, 만약 어떤 양자수에 따라 구분되어 있지 않으면, 전자는 원자핵 주위를 서로 다른 궤도로 돌아야 하기 때문이다.’

문장의 호응이 어딘지 모르게 어색하다. 좀더 명확하게 다듬어졌으면 좋겠다. .

(505) (위에서 번째 )

관측 우주의 역사를 망가뜨리지 않으려면…’

→ ‘관측 우주의 역사를…’

 

(513) (밑에서 번째 )

물리학

→ ‘물리학

 

 

(518) (밑에서 여덟 번째 )

암흑 에너지 존재한다고…’

→ ‘암흑 에너지 존재한다고…’

 

(541) (그림79)

그래프의 세로축(잔차?) 어떤 물리량을 의미하는지 의미를 밝혀주었더라면좋았을 것이다.어떤 신호 의미하는 것인지?

 

(551) 예술가 필립 (Philippe Petit)

→ ‘필립 아닐지

최근에는 된소리로 표기하지 않는 경향이 있는 같으니 쁘띠라기 보다는 프티 표기하는 것이 옳지 않을까?

 

(555) 조르주루이 르클레(Georges-Louis Leclerc)

프랑스어에서 단어의 마지막에 c 오는 경우는 발음을 해주는 것이 아니었나? 예를 들면 avec 아베크 같이 읽는 예가 있다.

 

(595) (후주74)

마지막에 닫는 괄호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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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10-15 13:3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9-10-15 13:37   URL
비밀 댓글입니다.

초란공 2019-10-15 16:21   좋아요 1 | URL
필독서는 각자의 기준에 따라 정해지는 것이겠지요. 번역 문화에 관한 이해는 박상익 선생님의 <번역은 반역인가>부터 알게되었습니다. 그리고 <번역의 탄생>도 많이 거론되는 책이구요. 아직 읽어보진 못했으나, <갈등하는 번역>과 <여백을 번역하라>등도 궁금해지는 책입니다. 이 책들에도 몇 권씩 다른 번역관련 서적이 언급되어 있으므로 하나씩 관심사에 따라 찾아가시면 될 것 같습니다.

2019-11-05 12:35   URL
비밀 댓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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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나눔의 세계> 알베르 카뮈의 여정

카트린 카뮈 지음 | 김화영 옮김 | 문학동네

- 알베르 카뮈의 카트린 카뮈가 아버지의 발자취를 따라가며 남긴 글이라 한다. 카뮈를 가장 가까이에서 보아온 가족으로서 딸의 시선에서 아버지는 어떤 모습일까 궁금하다. 얼핏 보아도 상당히 많은 카뮈의 사진들과 카뮈가 주고 받은 내밀한 서신들이 사진 자료로 보인다. <카뮈-그르니에 서한집 1932~1960> 번역했던 김화영 교수의 번역으로 만난다. <서한집>에서는 사제간의 오랜 신뢰와 존경의 모습을 엿볼 있다면, <나눔의 세계>에서는 보다 개인적이고 주관적인 가족의 시선에서 카뮈의 인간적인 면모를 딸의 어께 너머로 엿볼 있을 같다. 책과 <서한집> 겹쳐 읽어보는 것도 매우 흥미로울 것이다.

 

 

 

 

 

 

 

 

 

 

 

 

 

2. <고요한 폭풍, 스피노자> ‘자유를 향한 철학적 여정

손기태 지음 | 글항아리

- 출판사의 책소개를 훑어본다. 이미 스피노자에 관한 수십 권이 나와있을 터인데도 내가 관심을 더욱 가지게 구절은 저자는 오로지 스피노자를 읽는다 행위 자체에 집중하며…’였다.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서 엄격한 유대교 집안의 아들로 태어나 드물게 의심하는 자유 누린 사람이란 생각을 해보았다. 고향과 본인이 소속된 유대교로부터 거부당한 이단아로서 스피노자의 삶은 절대 평범해보이지 않는다. 책은 스피노자의 어려운 철학을 해설하기보다는 철학자의 삶을 따라가며 그러한 철학이 잉태된배경을 조명하고 있다라는 느낌을 받았다. 평소에 상당히 궁금했다. 과연 스피노자란 이는 어떤 사람이었을까. 어린 스피노자가 어떤 절대성 의심할 있도록 만든 배경은 무엇이었을까. 어떤 책을 읽고 어떤 사람을 만났을까하는 생각이 꼬리에 꼬리를 문다. 혹은 어느 수도원에서 우연히 발견되어 사람들에게 읽히고 근대의 시작을 견인했다는 루크레티우스의 <사물의 본성에 관하여> 같은 책을 만났던 것은 아닐까. 고난스러웠던 자신의 삶을 받아들인 스피노자의 운명애 어떤 모습일지 책에서 고스란히 엿볼 있을 것같다.

 

 

 

 

 

 

 

 

 

 

 

 

 

3. <미래의 나라, 브라질>

(원제 Brasilien: Ein Land der Zukunft)

슈테판 츠바이크 지음 | 김창민 옮김 | 후마니타스

- 슈테판 츠바이크란 사람은 그가 저작만 보더라도 매우 독특한 사람이라는 인상을 항상 받게 된다. 특히나 그토록 다양한 위인들(발자크, 에라스무스, 몽테뉴, 톨스토이, 마리 앙투아네트 ) 대한 평전시리즈를 엿보게 되면 사람의 폭넓은 관심과 호기심을 느끼곤 한다. 20세기 초반 인류가 경험했던 가장 암울한 세계 대전을 몸으로 겪은 인물이 어떻게 남아메리카로 닿게 되었는지 궁금증이 생긴다. 나치 하에서 일하던 독일 장교들이 바티칸의 공공연한 도움을 받아 남아메리카로 도피를 했던 사실들을 떠올려보면, 나치에 쫒겨 브라질에 당도한 츠바이크가 들과 어울려 사는 모습은 어떠했을지도 자뭇 궁금하다. 아마도 현재의 대한민국 사회와 닮은 구석이 있을 것이다.

   책은 완전히 새로운 , 낯선 곳에 정착하게 츠바이크가 절망을 느꼈던 유럽과 달리 브라질에서 어떤 새로운 모습을 보고 희망을 느끼게 되었는지, 이방인의 시각에서 바라본 브라질의 모습이 닮겨 있는 것으로 보인다. 가볍고 원자화된 정보가 넘쳐나는 브라질에 대한 여행책들과는 달리 20세기 최고의 지성인 명이라 불리는 츠바이크가 소개하는 브라질의 모습에 기대가 된다.

 

 

[과학]

 

 

 

 

 

 

 

 

 

 

 

4. <중력파, 아인슈타인의 마지막 선물>

 ‘중력파를 찾는 LIGO 인류의 아름다운 도전과 열정의 기록

오정근 지음 | 동아시아

- 지난 12 과학계는 하나의 놀라운 결과를 발표하였다. 아인슈타인이 예견한 중력파검출에 관한 기사였다. 지난 인문분야의 신간 평가 도서였던 리사 랜들의 <천국의 문을 두드리며>에서도 잠시 언급되었지만, 아인슈타인이 남긴 여러 유산들은 여전히 우리에게 닿아있다. 아인슈타인의 일반 상대론에서 예견된 중력파의 존재가 지금까지 발견되지 못한 것은 분명히 실험으로 관찰하는 일이 기술적으로 매우 힘든 이유도 있을 것이다. 그만큼 우주가 보내오는 미약한 신호를 포착해낼 있을 정도로 정밀한 관찰 도구를 만들어내기 까지 과학자들은 오랜 시간을 노력했다고 있겠다.

   우리 일반인들은 이런 기사가 나오면 사실 피부에 닿지 않는다. 가끔씩 이러한 실험이 무슨 의미가 있단 말인가 궁금해지긴 한다. 중력파의 발견과 검출이 가지는 의의를 일반 상대론과 블랙홀을 전공한 국내 물리학자가 친절하게 알려주고 있다.

 

 

 

 

 

 

 

 

 

 

 

 

 

<우주의 통찰>

 ‘위대한 석학 21인이 말하는 우주의 기원과 미래, 그리고 남겨진 난제들  

(원제 The Inflationary Universe: Quest for a New Theory of Cosmic Origins (1998) )

앨런 구스 지음 | 브록만 엮음 | 김성훈 옮김 | 이명현 감수 | 와이즈베리

- 우리가 흔히 빅뱅이론으로 알고 있는 팽창하는 우주중에서도 MIT교수 앨런 구스가 제안한 이론을 급팽창이론이라고 한다. 책에서 말하는 바에 따르면 우주가 매우 빠르게팽창함으로써 우주가 불균질하게되었다는 것이 요점이다. 이는 매우 거칠게 비유하자면 화산에서 용암이 튀어나와 매우 급하게 식을 암석의 입자가 불균일하고 작은 입자로 굳어지는 점과 비교해볼 있을 같다. 매우 천천히 식는다면 암석 내부는 보다 안정적인 결정의 형태를 띠게 것이다. 리사 랜들의 <천국의 문을 두드리며>에서도 우주론을 다루는 부분에 연구실에 있던 앨런 구스 교수에 대한 언급이 나오고 있다. 리사 랜들 또한 책의 21명의 저자로서 본인의 대표 연구인 브레인() 이론에대한 소개를 하고 있다. 지난 2 중력파의 발견으로 새로운 관심을 가지게 우주의 실체, 나아가 우주의 기원에 대해 좀더 알아가는 재미를 느낄 있을 것이다.

 

 

 

 

 

 

 

 

 

 

 

 

 

5. <마르크스의 『자본』 탄생의 역사>

마르크스 40 경제 이론 작업의 전모를 밝히다

비탈리 비고츠키 (지은이) | 강신준 (옮긴이) | | 2016-02-22 

- 많은 독서인들이 언젠가 번은 만나게 되는 중의 하나가 마르크스의 저작들이다. 단순히 경제의 원론적인 지식만이 아니라 사람의 삶과 관련한 보다 내밀한 이야기들이 상당히 많이 조명되고 있다. 서구에서는 이미 일찍부터 그래왔듯이, 우리 사회도 앞으로는 더욱 이런 방향으로 활성화될 것이다. 말하자면 이미 고전으로 받아들여지는(익히 이름은 알려져있으나 아무도 읽지 않은) 책들의 저자들. 이들이 그러한 성취를 이루어낼 있었던 동력은 무엇이고, 어떤 배경에서 자라왔으며, 누구와 만났을까 하는 그런 점들에 보다 많은 관심을 가지게 된다. 결국 인간이란 언제나 앞선 인류가 겹겹이 쌓아온 역사의 최종 산물이며 환경으로부터 자유로울수 없는 존재이기 때문이다.

   마르크스 또한 위에서 언급한 슈테판 츠바이크처럼 자신의 고향에서 환영받지 못하고, 끊임없이 옮겨다니고, 새로운 사회의 이방인으로서 새로운 사회를 관찰해온 사람이라 있다. 낯선 곳에서 우리의 무의식은 더욱 활발히 기존의 익숙한 삶의 패턴과 비교작업을 하는 모양이다. 책은 흔히 <자본론>으로 알려져있는 그의 두터운 3권짜리 저서가 어떻게 탄생하게 되었는지를 포괄적으로 알려주고있다. 출판사가 제공한 정보에 따르면 아직 국내에 마르크스 저작 전집(114) 완역된 적이 없다는 사실에 주목하게된다. 아직 마르크스 사상의 전모가 드러나지 않았다는 .  동아대 마르크스-엥겔스 연구소 총서 시리즈의 권으로서 앞으로 계속 나오게 마르크스 관련 저작들에  기대를 해본다.

 

 

 

 

 

 

6. <문학과 예술의 사회사> (4) [개정판]

(원제 Sozialgeschichte der Kunst und Literatur)

아르놀트 하우저 지음 | 반성완, 백낙청, 염무웅 옮김 | 창비

- <문학과 예술의 사회사> 올해 국내에 소개 된지 50년이 되는 해라고 한다. 전세계 뿐만 아니라 국내의 수많은 지성인들에게 예술사회학의 고전이 되어왔다는 반증이겠다. 인문학에 관심이 있거나 예술과 문학에 관심이 있는 독자라면 언젠가 한번쯤 만나게 되고 도전해볼만한 책이라고 생각한다. 나는 아직 책을 읽지 못하고 발췌해서 읽어보긴 했는데, 예컨대 세르반테스의 <돈키호테> 읽으면서 기사도에 관한 기사도의 패배부분을 읽으며 작품의 이해를 높이는 방식으로 겹쳐읽기를 해본 적이 있다. 나처럼 끈기가 부족한 독자에게는 번에 도전하기보다, 생활하면서 언제든 찾아와 살펴보고 관련된 내용을 찾아 읽고하는 그런 책이 수도 있을 것이다. 말이 필요없다.  새로 개정된 이번에 장만해보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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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국의 문을 두드리며 - 우주와 과학의 미래를 이해하는 출발점 사이언스 클래식 25
리사 랜들 지음, 이강영 옮김 / 사이언스북스 / 201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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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국의 문을 두드리며>

(Knocking on Heaven’s Door)

리사 랜들 (Lisa Randall) | 이강영 옮김 | 사이언스 북스

 

 

 

   우리는 흔히 나노과학의 시대에 살고 있다는 말을 듣는다. 이 나노라는 단어를 언급할 때 고려하게 되는 길이의 척도를 생각해본 적이 있다. 한 달에 나의 머리카락이 1 센티미터가 자란다고 가정하면, 대략적으로 내 머리카락은 1초에 4 나노미터가 자란다는 계산이 나온다. DNA의 염기 하나의 크기가 대략 0.1 나노미터라고 한다면 그만큼 내 몸안에서 매 순간 격렬하게 단백질이 수 나노의 길이만큼 형성되고 있다는 증거가 된다. 나에게 나노미터의 과학하면 바로 이런 크기 수준에서 물리적 현상을 탐구하는 과학인 것이다. 그런데 이번에 읽게 된 <천국의 문을 두드리며>는 이보다 훨씬 작은 물질을 이루는 기본 입자의 크기에서부터 우주적인 크기의 광대한 영역에 걸친 물리학을 다루고 있다.  

  

   저자 리사 랜들은 하버드 대학 물리학과 교수로서 입자물리학과 우주론을 연구하고 있다고 한다. 바꿔말하면 물질로 이루어진 가장 작은 영역과 가장 큰 영역을 모두 탐구하는 이론 물리학자라고 이해할 수 있겠다. 특히나 여성 과학자로서 그녀의 이력은 돋보인다. 여성 과학자가 많이 늘어나긴 했지만 그래도 여전히 남성이 더 많이 있는 과학, 특히 물리학의 영역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과학자이다. 번역자가 책의 후반에 소개하고 있는 것처럼 리사 랜들은 미국에서 가장 엘리트적인 교육을 받은 과학자라고 할 수 있겠다. 과거에 유럽에서 이주했던 뛰어난 유럽 과학자가 아니라 리처드 파인만처럼 미국에서 성장한 전형적인 엘리트인 셈이다. 이 책은 2011년에 출간되었는데, 이 책의 중심이 되는 대형 하드론 충돌기(Large Hardron Collider: LHC)로 하는 거대 과학 연구의 최전선을 보여주고 있다. 이 거대한 실험 장치는 2008년에 완성되었으나 초기의 사고로 1년에 가까운 수리과정을 거쳐 2009년에 다시 가동을 시작하고 2010년 첫 실험이 성공을 하고 있다. 2012년에 LHC과학자들이 찾는 입자 중의 하나인 힉스입자를 발견하게되고, 그 결과 기존에 이 힉스입자의 존재를 예측한 이론 물리학자에게 노벨상이 주어진 것이 그 이듬해인 2013년이다. 따라서 이 책은LHC이 양성자 충돌실험이 성공적으로 이루어졌던 흥분된 분위기(아직 힉스 입자가 발견되기 전이긴 하지만)와 기대를 가진 상태에서 저술되고 출판되었을 것이다.

 

   우선 책의 내용을 들어가기에 앞서 이 책은 상당한 양과 수준높은 물리학적 개념들이 많이 등장한다. 이미 대중에게도 유명한E=mc^2이외의 수식은 보이지 않을정도로 수식이 없는 물리학 대중서를 쓰려고 노력한 흔적이 역역히 보인다. 간단히 말하자면 이 책은 입자물리학 전공자가 아니라면 모든 상세한 부분까지 이해하기는 어렵다. 하지만 상세한 물리학적, 기술적 지식이 없거나 이해하기 힘들어도 최신의 입자물리학과 우주론 분야에서 어떤 연구들이 이루어지고 있는지 그 연구의 최전선을 대중에게 소개하는 책으로는 손색이 없다.

 

   저자 리사 랜들이 이 책의 마지막 장에서 강조한 전체적으로 생각하고 구체적으로 행동하라라는 강령을 받아들인다면 우선 이 책에 대한 전체적인 구조를 이해하는 것이 보다 접근하기 쉬울 것 같다. 이 책은 크게 보아 3부분으로 나뉘어 있다고 이해하면 될 것같다. 어린아이들이 그림을 그릴 때 아이들에게 가장 중요한 대상을 가장 크게 그린다는 사실처럼 저자에게 가장 중요한 첫 부분이 가장 크다. 곧 리사 랜들의 주요 연구 분야의 하나인 입자물리학 분야는 1부에서 4부까지에 이르는 (1-18) 영역에 걸쳐있다. 앞부분에서는 스케일에 대한 개념적 이해를 시작으로 입자탐색에 필요한 거대 장치인 LHC연구가 필요한 이유 그리고LHC 건설하는 지난한 과정 장치에 대한 상세 설명, 측정과정과 예측 모형에 대한 이야기, 결과와 데이터 해석에 관한 이야기를 하고 있다. 두 번 째 영역은 저자의 다른 연구 분야인 우주론 분야를 5 (19-21)에서 다루고 있다. 입자 물리학과의 관련성을 언급하며 서로 다른 대상을 연구하는 영역이 어떻게 서로 상승작용을 일으켜서 우주와 물질에 대한 이해를 더욱 깊게 하는지 이야기를 들려준다. 마지막 6부에서 저자는 창조성과 과학적 사고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책을 마무리하고 있다. 다시 정리하자면 이 책은 크게 입자물리학과 우주론 연구의 최전선을 대중에게 설명하려고 시도하고 있으며, 이 연구의 방법론과 과학적 사고의 가치에 관하여 세계정상급 과학자가 솔직하고 세심하게 일깨워 주고 있다.         

  

   <천국의 문을 두드리며>에서 가장 큰 영역인 입자물리학 연구와 관련한 1-4부에서는 일반적으로 크기 척도라고 이해할 수 있는 스케일(scale)에대한 이해를 출발로 하고 있다. 상세한 물리학적 지식을 떠나 스케일을 설명하고 있는 부분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크기가 다른 관심 영역에서 다른 물리학적 법칙이 적용된다는 사실을 이해하는 점이다. 뉴턴 역학으로 대변되는 고전물리학은 우리가 볼 수 있는 폭넓은 범위에서 관찰되는 물리현상에 두루 적용할 수 있다. 야구와 같은 스포츠 경기에서 우주탐사및 우주선 개발(물론 우주선에 사용된 반도체 칩은 양자역학을 적용한 것이지만)에 이르기까지 모두 여전히 유효하다. 반면 보다 작은 스케일 예컨대 앞에서 언급했던 나노미터의 스케일만 하더라도 뉴턴 역학으로 예측할 수 있는 현상말고 새로운 현상이 나타나기 시작하는데, 이렇게 작은 크기의 영역에서는 양자 물리학에서 적용하는 물리학의 규칙을 적용해야한다는 사실이다. 다시말해 다른 스케일, 즉 크기 영역에서 다른 물리학의 규칙을 적용해야한다는 점이다. 이는 어느 한 쪽의 물리학이 틀렸다는 것이 아니라 야구와 농구라는 다른 스포츠의 영역에서 다른 규칙을 적용하는 것과 마찬가지이다. 이 논의가 좀더 확장되면 뉴턴 물리학이 지배적으로 작용하는 우주에서도 좀더 다른 추가적인 규칙이 필요할 때 같은 논리를 적용할 수 있다. 예컨대 일반적인 속도가 아닌 빛의 속도로 이동하는 물체를 다룰 때, 물리학자들은 아인슈타인의 특수 상대성 이론을 적용하여 물리적 현상을 이용할 것이며, 일반적인 우주 공간에서의 밀도와 달리 극적으로 밀도가 높은 공간에서 물리적 현상을 이용할 때, 아인슈타인의 일반 상대성 이론을 물리 현상에 적용하게 된다는 식이다. 결국 물리학에서의 연구 방법은 여러 가지 길이 있겠으나 이론에 합당한 가장 단순한 모형으로부터 시작하는 경우가 많다. 그리고 점점 더 많은 조건을 덧붙이고 새로운 조건에서 물리적 현상이 어떻게 변해가는지를 따져간다. 그리고 실험을 통해 간단한 모형부터 검증해나가며 복잡해져가는 상황을 추가적으로 점검하게 된다. 따라서 실험이 점점 더 고도화되고 어려워지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고 할 수 있다. 내가 이해하기에 이 책의 1부와 2부에서 다루는 스케일에 관한 요점은 바로 이러한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추가적으로 스케일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나서 저자 본인의 연구분야인 입자물리학의 이해를 돕기 위해 작은 스케일을 관찰하기위한 도구의 필요성을 언급하고 있다. 우리가 눈으로 본다라는 행위는 가시광선이라는 극히 제한되고 좁은 전자기파의 영역이라면 원자보다도 작은 입자들을 관찰해내기 위해 새로운 도구의 필요성으로 이야기를 이어가고 있다. 원자보다 작은 아원자 입자들을 관찰해내기 위해서는 이 원자들을 깨뜨리고 이를 검출하는 방법이 있는데 여기에는 고정된 표적에 가속시킨 입자를 충돌시키는 방식과 두 입자를 가속시켜 이 둘을 충돌시키는 방식이 있다고 한다. 고정된 표적에 가속 입자를 충돌시키는 방식은 보다 쉽지만 물리학적인 이유로 인하여 여러 가지 한계와 결과 분석에 어려운 점이 있으나 두 가속 입자를 충돌시키면 더 높은 에너지를 얻고 보다 풍부한 충돌 사건을 관찰할 수 있다고 한다. 다만 두 입자를 가속시키는 방식은 기술적으로도 매우 어려우므로 입자 빔(beam)을 잘 통제하고 조절해야한다는 어려움이 있다.   

 

   3부와 4부에서는 보다 본격적으로 입자물리학 연구의 최전선을 보다 구체적으로 소개하고 있다. 가장 최근에 완성된 거대 과학 시설인 대형 하드론 충돌기(Large Hardron Collider: LHC)에 대한 자세한 소개와 장치들, 그리고 지난한 건설과정과 문제해결과정, 관련 연구자들의 열정이 고스란히 소개되어있다. 이 시설은 앞에서도 언급했듯이 보다 큰 에너지를 가진 가속 입자를 얻기위해 인류가 만든 가장 큰 과학 시설로서 두 가속 입자를 반대 방향으로 가속시켜 충돌시키는 실험 장치라고 이해하면 되겠다. 저자인 리사 랜들은 2부에서 이미 LHC 언급하고 있는데, 이 부분을 읽을 때 도대체 왜 높은 에너지를 가진 입자를 얻기위해 LHC와 같은 거대하고 값비싼 장비를 건설해야 하는지에 대한 당위성을 받아들이기 힘들었고 이 부분이 불만스러웠는데, 2 5장에 이르러서야 저자는 그 이유를 처음으로 설명하고 있다. 양자 역학에 따르면 보다 작은 세계를 탐구하려면 보다 높은 에너지가 필요하다. (145) 여기서 답을 간단히 얻었다고 해도 저자의 연구 분야인 입자물리학에서 그토록 작은 스케일을 탐구하는데 왜 이렇게 큰 장비가 필요한지는 충분히 납득이 가진 않았다. 이 부분에 대한 해답을 저자는 그 다음 장인 2부의 6장에서 또 다시 비밀스럽게 답을 내놓고 있다.

   양자 역학에 따르면 짧은 파장은 높은 에너지를 요구한다. () 양자 역학은 이렇게 높은 에너지와 짧은 거리를 연관시킴으로써 물질의 내부 구조와 상호 작용을 알아내려면 고에너지에서 실험을 할 수밖에 없다고 가르쳐 준다. 이것이 물질의 기초를 이루는 핵심을 탐사하는 데 입자를 고에너지로 가속하는 가속기가 필요한 근본적인 이유이다. () 양자 역학의 불확정성 원리가 짧은 거리를 큰 운동량과 연결시켜 주고, 다시 특수 상대성 이론이 에너지, 질량, 그리고 운동량을 관계지어 주기 때문에 우리는 아주 작은 세계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정밀하게 탐사할 수 있다. (154)

   다시 정리해서 말하면 입자물리학에서 기본 입자를 탐색하기위해서는 양자 역학적 원리에 의하여 아주 작은 세계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관찰하기 위해 높은 에너지의 입자를 충돌시켜야하고, 이를 위해 거대한 LHC같은 장비가 필요하다는 정도로 이해하면 될 듯하다. 리사 랜들이 이야기하듯 결국 LHC 아주 작은 세계를 들여다보기 위한 초고성능의 현미경인 셈이다. 높은 에너지를 가지는 파동, 짧은 파장을 갖는 파동과 분해능과의 관계를 저자는 그물 대한 비유로 설명하고 있는데 개인적으로 부분은 이해가 되는 좋은 비유라고 생각한다. 이것은 잡동사니 더미 속에 묻혀 있는 여러분의 지갑을 그물로 걸러 찾는 일과 비슷하다. 그물의 (파장의 크기) 충분히 촘촘해 지갑(탐색 입자)보다 작아야 지갑을 찾을 있는 것처럼 아주 작은 스케일 내부를 보려면 그것을 분간해 만큼의 분해능을 가져야 한다. ” (153)

   완벽하진 않지만 정도를 이해하고 나면 이제 입자 가속기가 역사적으로 계속 규모가 커져왔는지를 비로소 이해할 있다. 따라서 기존에 검출이 어려웠던 입자들을 검출할 있다는 기대가  LHC처럼 새롭고 규모가 시설이 생겨남에 따라 더 커지리라 것에도 수긍이 간다. 다만 스케일에 대한 설명을 시작으로 장비를 통한 간접 측정의 필요성과 LHC 필요한 이유에 대해 설명하는 부분이 조금 앞부분에 배치되었다면 부분이 좀더 부드럽게 논리가 연결되어 자연스럽게 넘가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을 해보았. 거대한 LHC시설을 보면서 그토록 작은 세계를 탐구하기 위해 이토록 장비를 사용해야만 한다는 사실이 참으로 아이러니하게 느껴지면서 세상엔 공짜가 없다.’ 말은 이런 경우에 (물리학적으로) 적절한 말이 아닐까 생각한다.

 

   LHC 구조와 연구 방식 관해 내가 이해한 바로는 우선 가속기를 운영하는 준비 단계로서 초전도 자석을 냉각시키는 단계, 입자 가속 단계, 검출 데이터 기록 단계, 데이터로부터 물리적 의미를 파악하는 단계가 것이다. 우선 준비 단계로 입자 빔이 통과하는 튜브 주위의 초전도 자석을 냉각시키는 과정이 선행되어야 한다. 온도를 1.9 켈빈(K), 대략 섭씨 영하 271 정도로 낮추어야 자석이 초전도 상태가 되고 강한 자기장을 형성하게되며, 가속하는 하전 입자들을 원형 링의 튜브에 부딪히지 않도록하고 방향을 조절할 수 있으며, 입자들의 뭉치 작은 영역에 고도로 집중시킬 있다는 말이되겠다. 일단 수십 킬로미터에 이르는 초전도 자석의 링을 1.9 켈빈으로 냉각시키고 나면 입자 빔을 낮은 에너지 상태로 가속시키기 시작할 것이다. 그리고 어느 정도 에너지 수준에 이르면 링으로 입자 빔을 보내 높은 에너지 상태로 가속시킨다. 여러 단계를 거쳐 가장 링에서 반대방향으로 회전시켜 가장 높은 에너지로 가속된 입자들의 뭉치들을 충돌시키면, 수많은 충돌 사건이 일어나고, 입자들 사이의 상호작용에 의해 때로는 새로운 입자가 나타나기도 한다. 이 때 모든 입자들의 궤적은 거대한 검출기에서 검출된다.  LHC 설치된 검출기의 이름은 CMS ATLAS라는 검출기이다. 검출기들은 무게가 최소 7000 톤이 넘고 길이가 20-40미터에 이르는 거대하고 세상에서 가장 민감한 검출기가 된다. 기본적으로 검출기는 충돌 사건을 통해 나타난 입자들의 궤적을 검출하는데, 전하를 입자와 중성인 입자, 상호작용의 정도에 따라 여러 단계로 나누어 입자를 추적할 있도록 설계되어 있다. 엄청난 양의 데이터 발생하는 , 이를 무리없이 기록하고, 대부분의 쓸모없는 데이터의 바다 속에서 의미있는 데이터를 솎아내는 일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이렇게 가려낸 데이터를 다시 실험 이론 물리학자들은 데이터를 구성하여 의미를 파악해내기위해 데이터와 씨름하게 된다.

 

   한편 저자는 LHC건설 과정에서 생긴 기술적인 어려움 외에 예기치 못했던 현실의 문제들과 과학적인 사고와 연구 방법에 관한 이야기를 군데 군데 많이 하고 있다. 물리적인 현상에 대한 이해 부족이 두려움으로 변하여  LHC연구에 대해 일반인이 소송을 경우가 여기에 해당된다. 가속이 내부에서 고에너지 입자들을 가속시켜 충돌시키는 실험을 하면 순간적으로 매우 강력한 블랙홀이 생길 있는데, 블랙홀이 지구를 집어 삼킬지도 모른다는 것이 소송 내용의 주요 골자이다. 에피소드의 결말은 소송자의 패소로 결정이 났지만 과학자들이 대중에게 과학 연구의 내막을 알리고 소통하는 또한 중요한 일임을 우리에게 알려주고 있다.  바로 과학자들만의 리그가 되어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리사 랜들은 또한 입자물리학과 같은 기초 물리학 연구의 중요성을 여러 곳에서 역설하고 있는데, 유럽의 입자 가속기 연구소에서 연구원끼리 데이터를 공유하고 의견을 나누려는 용도로 만든 내부 네트워크가 현재의 월드와이드웹으로 발전하게 기초 기술을 제공해주었다고 말한다. 한편 대부분의 자동차에 부착되거나 모바일 기기에 내장되어 있는 GPS장치에는 일반 상대성 이론이 적용되었다는 점이나 의료분야에서 사용되는 양전자단층 촬영 장비(PET) MRI장비를 기초과학의 연구로 우리에게 주어진 혜택이라고 말한다. 이런 부분은 기초과학이 가지는 의의에 대해 일반인에게 소개하는 구체적인 사례가 되기도 하면서 향후 가속기 연구에 영향을 미치는 정치인들을 설득하기 위한 근거로 사용할 것이다. 실용주의자로서 리사 랜들은 한편으로 모형만들기를 통해 자신의 이론을 LHC같은 시설에서 검증을 하려는 과학자이다. 저자는 과학에서의 모형이라는 것이 이론과는 다르다고 특징을 부연한다. 모형 외삽의 방법으로서 파워포인트에 빗대어 다음과 같이 모형 이론 멋지게 구분하고 있다. 이론을 파워포인트의 템플릿이라고 한다면, 모형이란  여러분이 만드는 프리젠테이션 자료이다. 이론에는 파워포인트의 모든 애니메이션 효과가 포함될 있지만 모형에는 발표의 요점을 전달하는데 필요한 애니메이션 효과만 들어있다.”  (388) 또한 저자는 연구 방법으로서 가지 다른 접근 방식을 하향식 방법(간단하고 기본적인 원리로부터 구체적인 현상을 설명한다, 플라톤적 방법) 상향식 방법(구체적인 사실로부터 출발하여 근본적인 의미를 파악한다, 아리스토텔레스적 방법)으로 이야기 하고 있다. 많은 물리학자들이 이론을 세우고 현상을 설명하려 , 미학적 기준에 상당히 제한을 받는다는 비판도 서슴지 않는다. 리사 랜들은 아름다움이란 적어도 부분적으로는 진리에 대해 신뢰할 만한 심판자가 없는 주관적인 기준일 뿐이다.”(372)라고 미학적인 기준에 경도되는 것을 경계하고 있다. 그리고 모형을 만들어 설명하려는 저자의 연구에 대해 생각할 있는 모든 가능성을 검토하고 고민하여 모형을 만들어가면서 열린 마음 중요성을 거듭 강조한다. 열린 마음은 사람의 지위가 높아지고 권위를 가지려면 견지하기 매우 힘든 자세이다. 하물며 세계 최고 수준의 과학자인 저자가 이런 마음 가짐을 가지고 동료들과 경쟁하고 협력하는 모습은 그녀가 최고의 과학자가 있었는지를 반증하는 사례라고 있다.

 

   지금까지는 리사 랜들의 주요 관심 분야인 입자물리학, 매우 작은 세계를 탐구하는 이야기를 했다. 5부에서는 저자의 다른 관심분야인 우주론에 대해 간단히 다루고 있다. 공교롭게도 우주론은 물리학에서 생각할 있는 가장 영역, 가장 스케일에서 나타나는 물리적 현상을 다룬다. 어떻게 저자는 전혀 달라보이는 극단의 영역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을까 궁금했다. 나같은 문외한의 경우, 영역은 그다지 연관이 없어보이지만 리사 랜들은 극단의 영역이 매우 밀접한 관련이 있다고 말하고 있다. 단지 다른 스케일에서 다른 물리법칙을 적용한다는 앞에서의 언급처럼 작은 입자들의 세계에서는 중력은 너무나도 미미해서 무시되고, 입자 사이의 핵력과 전자기력이 주요한 고려 대상이 된다. 반면 우주적인 스케일에서는 짧은 거리에서만 유효한 핵력과 전자기력보다는 중력이 매우 중요해진다고 한다. 우주론을 연구하는 동료 과학자 앨런 구스(Alan Guth) 소개하면서 저자는 분야(우주론과 입자물리학) 관심사가 접근함으로서 우주에대한 비밀을 밝혀내고 있으며 의미있는 고찰이 가능해졌다고 말한다. 허블 상수에대한 보다 정확한 측정으로 우주의 나이를 137.5년으로 추정하고 있다는 이야기나 우주 마이크로파 배경복사(WMAP) 실험을 통해 우주는 실제로 평평하다 사실을 이야기할 매우 신선한 충격을 받았다.(파이같은 우주라니!) 더욱이 아인슈타인의 중력이론을 검증하는 데는 최고의 정밀도와 정확도가 필요하다.’라는 대목을 읽은 공교롭게도 나는 아인슈타인의 중력파 검출이라는 뉴스를 접했다. 우리의 실생활에 직접적으로어떤 영향을 주는 것도 아닐텐데 여전히 세계 어딘가의 연구실에서는 우주를 바라보고 근본적인 의문을 품고 자연을 탐구하는 사람들이 있음을 다시금 깨닫게 해준 소식이었다. 특히 여전히 정체를 모르고 있는 암흑 물질과 암흑 에너지의 탐색은 아직도 가야할 길이 많은 연구분야인 같다.

  

   책에서는 세계적으로 규모가 암흑 물질 탐사 현황을 언급하지만 우리 나라에서도 암흑물질 탐사를 하고 있다. 실험은 지하 깊숙히 들어가야하므로 강원도 양양의 폐광에 검출기를 설치하여 암흑 물질을 검출하기 위한 실험을 하고 있는 모습을 다큐멘터리에서 기억이 있다. 이러한 기초과학 분야는 빠른 시일에 결과가 나오기 힘들기 때문에 지속적인 연구비 지원과 일반 과학 기술 분야의 연구 평가 방식이 분명 달라야 것이다. 그렇지 않고 논문 수로만 연구 능력을 검증하는 일은 분명 훌륭한 연구자들이 있어도 지반이 아직 튼튼하지 못한 국내 기초과학의 토양마저 황폐하게 만들 소지가 있다. 특히나 기초과학의 연구 분야에 있어서는 효율성과 다산성의 잣대로 평가해서는 안된다는 점을 인식하는 일이 중요할 것이라 생각한다. 리사 랜들 역시 기초과학 연구의 이익이나 포기에 따른 경제적인 비용을 제대로 계산하기는 매우 어럽다는데 동의하고 있다. 많은 이들이 한국인이 노벨 과학상을 받는 일을 고대하고 있을 것이다. 하지만 기초과학에 대한 연구는 장기간의 투자와 튼튼한 인프라 구축(인적, 물적, 문화적 측면에서) 선행되어야 하는데, 이런 여건이 갖추어지지 않은 상태에서 노벨상을 타기위해 마치 올림픽에서 메달 따듯 선수를 길러내려는 자세를 때마다 안타까운 마음이 들게 된다. 장기적인 안목에서 인프라와 연구에 대한 투자가 진정성있고 내실이 있어야만 LHC연구와 같이 성공적이고 의미있는 결과를 만들어갈 있겠다는 생각을 책을 덮고 생각해 보았다.

 

   마지막으로 리사 랜들은 창조성과 과학적 사고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당부를 하며 짧은 장을 할애하고 있다. 천재의 자질을 이야기하는데, 어떤 유전적이고 선천적인 영향보다도 눈앞의 문제에 인내심을 가지고 집념해내는 자질이 중요하다고 강조하고 있다. 이를 위해 고공 줄타기 예술가 필립 프티의 사례가 인상적이었는데, 필립이 실제로 줄타기 전에 수많은 건물의 도면과 계산을 통해 엄청난 준비를 하고, 재료의 특성 등을 연구했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별로 없다는 점을 지적한다. 집념을 가지고 예상할 있는 모든 세부적인 사항을 고려하고 몰두해내는 능력이 천재의 자질이라는 것이다. 아울러 상자 밖에서 생각하기라는 표현처럼 새로운 관점에서 문제를 바라볼 것을 우리에게도 권하고 있다. 문학에서 흔히 얘기하듯 낯설게 보기 바로 이러한 접근 방식이 아닐까 한다. 상자의 밖에서 문제를 바라보고 생각하면 새로운 인식을 통해 새로운 질문하기가 가능해진다. 리사 랜들은 이러한 방식을 커다란 전망과 디테일에의 집중이라는 멋지고 간결한 표현으로 결론짓고 있다. 다시 말하면 넓은 시야를 갖고 전체를 조말할 것과 현재 하는 일의 의미, 그리고 어디로 가고 있는지를 점검하라는 이야기에 덧붙여 구체적인 사실을 확인하고 끊임없이 검증해나가라는 주문을 하고 있다.

 

   <천국의 문을 두르리며> 읽으면서 생각은 책의 세부적인 사항이 어렵고 수준이 높다는 점이었다. 나만 이해하기 힘들었을까. 아무래도 독서 경험이 짧은 나로서는 이해하는 시간이 좀더 필요한 것인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분명한 점은 속에 너무나 많은 물리학적 개념들이 담겨 있어서 개별적인 의미를 일일이 파악하기 전에는 온전히 이해하기가 쉽지 않겠다는 점이다. 책은 최신 입자 물리학 연구의 현황을 보여주는 대중서라고 있지만, 다만 대상 독자(target reader) 일반적인 대중은 아닐 같다는 것이 생각이다. 입자 물리학에 상당한 관심을 가진 일반 독자 혹은 물리학과 학생들이 입자 물리학의 최신 연구를 살펴보는데 적합하지 않을까하는 생각을 해보았다. 책이 일반 대중을 대상으로 씌여진 것이라면 대상 독자를 예상하는데 있어 어긋난다는 생각도 해보았다. 하지만 미국 정부가 세계의 이산화탄소 배출 규제를 논의하고 결의하는 교토의정서에 반대한 것에대해 비판하는 대목(279) 신자유주의 경제 전문가들의 시각에대해 비판하는 대목(288)에서는 저자의 인간적인 면모를 새롭게 보게 되었다. <천국의 문을 두드리며> 이해하기 다소 어려운 부분이 있긴 하지만 입자 물리학과 우주론의 최전선에 있는 연구를 소개하는데 상당한 노력을 기울인 훌륭한 책이라고 생각한다.

 

 

 

(첨언: 번역에 관해)

   우리 글의 문장 구조에 콤마(,)가 상당히 많이 보이는 것 같다. 아마도 영문 텍스트의 문장에 사용된 콤마를 충실히 번역하는 과정에서 우리 문장에도 일괄적으로 적용한 것이 아닐까 생가하는데, 문장 부호가 영문에서 보이는 것처럼 발달되지 않은 언어에서 과연 일률적으로 문장부호를 적용하는 것이 필요할까 하는 생각을 해보았다.

   아울러 접속사 although내지는 though를 번역한 것으로 보이는 그럼에도 불구하고라는 표현이 너무나 많이 보인다. 이 표현은 일본에서 많이 쓰는 방식으로 알고 있는데, 이수열 선생은 <우리말 바로 쓰기>에서 많은 사람이 필요없이 상투적, 확일적으로 써서 말과 글의 세련미를 해친다.라고 언급하고 있다. 언어라는 것이 유동적이고 살아있는 유기체와 같으므로 많이 사용하게 되면 이것을 잘못되었다라고 말할 수 없는 부분이 있다. 하지만 그럼에도 책에 나오는 글에서는 보다 의식적으로 노력을 기울일 수 있지 않을까하는 부분이 있다 

 

 

 

 

 

*알라딘 공식 신간평가단의 투표를 통해 선정된 우수 도서를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아 읽고 쓴 리뷰입니다.

 

 

 

 

 

 

 

 

 

"우리가 연구하는 극히 작은 물체는 궁극적으로 우리가 누구이며 어디서 왔는가를 발견해 온 과정의 총합이다." (19면)

"전제하고 있는 가정의 불확실성이 아주 크다면, 위험이 적다는 예측은 아무 의미가 없다. 예측이 가치를 가지려면 불확실성을 완전히 고려하고 솔직하게 드러내는 것이 결정적으로 중요하다."
(268면, 11장 물리학과 위험관리)

"이론을 파워포인트의 템플릿이라고 한다면, 모형이란 여러분이 만드는 프리젠테이션 자료이다. 이론에는 모든 애니메이션 효과가 포함될 수 있지만 모형에는 발표의 요점을 전달하는데 필요한 애니메이션 효과만 들어있다."
(390면, 15장 진리, 아름다움 그리고 그밖의 과학적 오해들)
‘이론’과 ‘모형’의 차이에 관해 설명한 부분


"이러한 이유로 모형을 만드는 사람들은 열린 마음을 가져야 한다." (479면)
"지금 우리는 미학적 기준을 가지고 어떤 모형을 다른 것보다 더 좋아하고 있을 뿐이다." (480면)
- 솔직하고 열린 마음을 가진 저자의 면면을 볼 수 있다.

"모든 창조적인 사람에게 필수적인 능력은 옳은 질문을 하는 능력이다. (…) 가장 훌륭한 과학은 대개의 경우 광범위하고 중요한 문제를 인식하는 것과, 몇몇 사람들만이 관심을 가지는 것처럼 보이는 명백히 작은 문제나 세부 사항에 집중하는 것 모두를 필요로 한다." (557면)
- 과학적 태도. 왜라고 질문하고 의심하라.

이 말은 리차드 파인만이 한 다음의말을 떠올리게 한다.

"Of all its many values, the greatest must be the freedom to doubt."

곧 의심할 수 있는 자유의 중요성을 말하는 것일게다.

"예비 조사와 기술적인 재능, 집중력과 인내력, 올바른 질문, 자신의 상상력에 대한 주의 깊은 신뢰 모두가 우리가 세계를 이해하는 법을 찾는데 도움을 준다." (568면)

"이 책 <천국의 문을 두드리며>의 다른 주요한 요소는 스케일, 불확실성, 창조성, 그리고 이성적인 비판적 추론 등의 과학적 사고에 대해 말해주는 개념들이다."
(571면) 이 책의 핵심을 저자 자신이 잘 요약하고 있다.

"궁극적으로는 비판적인 과학적 사고야말로 우주의 구조에 대한 질문에 답하는 데 있어 유일하게 믿을 수 있는 방법이다." (571면)

"과학적 사고는 불확실성이 잘못된 것이 아니라는 것을 인식했다. 이것은 위험을 적절히 평가하고 단기간과 장기간의 영향을 설명한다. 또한 해답을 찾는 과정에서 창조적인 생각을 허용한다." (576면)
- 과학은 무조건적으로 `정확한` 것이 아님을 인정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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