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학 생각사전 - 인성과 생각머리를 키워 주는
양태석 지음, 추덕영 그림 / 세종주니어 / 201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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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으로 집을 지은 악어><아빠의 꽃다발>로 익히 들어왔던 양태석 작가가 이번에는 초등학생을 위한 인문학 사전 <<인문학 생각사전>>을 출간했습니다. '인문학'하면 왠지 딱딱하고 어렵다는 생각을 먼저 하게 되는데 흔히 '나는 누구인가?''어떻게 살 것인가?''어떻게 죽을 것인가?' 라는 이 세 문제에 압축되는 인문학은 사실 그리 어려운 학문은 아닙니다. 자본주의가 부풀어 올라 모르 게 돈의 가치로 비교되고 판단되는 험한 시대가 되자, 그동안 가장 높이 평가되던 사람의 가치가 땅으로 떨어져 버리면서 이것을 위험 신호로 받아들인 사람들이 하나둘 인문학에 대해 말하기 시작했다고 하네요. 그렇다면 자본주의는 앞으로 더욱 팽배해질 것이기에 인문학을 더욱 중요한 학문이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이에 어른들의 가치관을 그대로 습득하게 되는 아이들에게 올바른 가치관을 키우기 위한 인문학적 소양은 더욱 필요할 것입니다. 초등학생을 위한 인문학 사전 <<인문학 생각사전>>의 출간이 반가운 이유는 바로 이 때문일 것입니다.

 

사람들은 왜 내가 누구인지 찾으려는 걸까요?

그것은 바로 '나라는 존재의 비밀'을 알아냄으로써 자신이 그만큼 소중하다는 것을 깨닫기 위해서입니다. 나아가 자신의 정체성을 찾음으로써 '보다 가치 있는 삶을 살기 위해서'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분문 11p)

 

우리가 정의를 중요한 개념으로 생각하는 것은 부당한 일로부터 우리를 지키기 위해서입니다. 사람과 사람 사이가 공정해지고, 사회와 나라가 공정해져서 억울한 일이 벌어지지 않기를 바라기 때문입니다. (본문 67p)

 

법은 가해자에게는 벌을 내리고, 피해자에게는 도움을 주어 정의를 지키는 긍정적인 면이 있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한두 사람의 행복이 아니라 전체의 행복을 위해 저마다 법을 지키며 사는 것입니다. (본문 191p)

 

 

 

이 책은 나는 누구인가요?, 인생이란 무엇인가요?, 가족이 왜 소중한가요? 우정이 무엇인가요? 정의가 왜 중요한가요?, 왜 자유가 필요한가요? 죽음이란 무엇인가요? 등 24가지의 질문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이 24가지의 질문은 각각 질문과 답, 명언 그리고 예화를 수록하고 있으며, '함께 생각해보기' 코너를 통해 아이들이 생각의 폭을 넓힐 수 있도록 하고 있습니다. 아이들에게는 다소 무겁고 어렵게 느껴질 수 있을 우정, 정의, 종교, 사랑, 자유, 죽음 등의 주제들이지만, 동화를 써왔던 작가는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추어 수록하고 있습니다. 동화를 읽듯 다양한 예화로 접하는 이야기는 인문학을 접근하기 쉽게 도와주고 있어요.

 

 

이렇듯 <<인문학 생각사전>>은 24개의 질문을 통해 인문학적 소양을 길러주어 올바른 가치관을 심어주는데 도움이 됩니다. 인문학 사전이지만 딱딱하지 않게 읽을 수 있는 장점이 있는 책이기에 아이들이 읽기에 부담이 없을 거 같아요. '인간다움'이 무엇인지 알기 쉽게 풀어 놓은 초등학생을 위한 인문학 사전 <<인문학 생각사전>> 강추입니다.

 

 

(이미지출처: '인문학 생각사전' 본문, 표지에서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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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와 아들 푸른숲 징검다리 클래식 40
이반 세르게예비치 뚜르게녜프 지음, 이강은 옮김 / 푸른숲주니어 / 201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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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년 동안 고전 문학을 많이 읽어온 편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이반 투르게네프의 <<아버지와 아들>>은 실로 처음 접한 듯 하다. 학창시절에는 비록 읽어본 적이 없지만, 이 고전을 읽으면서 한때 '아들(딸)'이었고 이제는 '아버지(어머니)'가 되어 읽게 된 것이 오히려 이 고전이 주는 의미가 더욱 크게 다가올 수 있었던 것은 아니었을까, 라는 생각을 해보게 되었다. 자식이었을 때는 부모와의 세대 차이를 느꼈고, 부모가 되어서는 자식과의 세대 차이를 느끼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일까, 좋은 작품을, 마음에 와 닿는 작품을 뒤늦게 읽었을 때 보통 아쉬움을 느끼곤 하는데, 이 작품은 지금에야 읽은 것에 대한 아쉬움이 크게 느껴지지 않았다.

 

생명의 역사가 끝나지 않는 한 계속될 주제인 '세대 차이'에 대해 정면으로 다룬 이 고전 <<아버지와 아들>>은 러시아 문학사를 통틀어 가장 뜨거운 논쟁을 불러일이킨 작품으로 유명하다고 한다. 현직 국어 선생님의 해설에 의하면, 사회 변혁을 꿈꾸면 혁명가들과 개혁을 완강히 거부하던 귀족들의 격돌을 떠올리게 하며 나아가 귀족 계급 출신 자유주의자와 잡계급출신 민주주의자의 대립으로까지 보여지기에 많은 소란과 논쟁을 불러일으킨 것이 아닌가, 라는 설명을 덧붙히고 있다.

 

세대 차이를 앞세운 작품 속 갈등의 축은 사상·계급 갈등으로까지 의미를 넓혀 나간다. (본문 346p)

 

니콜라이 페트로비치 키르사노프는 대학 졸업장을 손에 쥐고 돌아올 아들 아르카디를 기다리는데, 아르카디는 친구 예브게니 바실리치 바자로프와 함께 오게 된다. 아르카디는 바자로프에 대해 자연과학 계열을 전공했으며 허무주의자라고 소개한다. 니콜라이와 함께 살고 있는 형 파벨은 그런 바자로프를 못마땅하게 여기는데, 두 사람의 격론이 펼쳐지기도 한다.

 

"하여튼 내가 보기에, 우리 식은 아닌 것 같다. 우리 같은 구시대 사람들은 네가 말하듯 신앙처럼 떠받드는 원칙 없이는 단 한 발짝도 내디딜 수 없거든. 그런데 너희가 그 모든 것을 다 바꿔 버렸어. 그래도 너희 나름대로 잘 살겠지. 우린 그저 너희를 지켜볼 뿐이고……. 전에는 헤겔주의자가 납시더니만 이젠 허무주의자로구나. 바닥도 없는 텅 빈 허공에서 존재하는 것은 아니길 바란다." (본문 40,41p)

 

바자로프와 아르카디는 무도회에 초대를 받고 그곳에서 시골 대지주인 미망인 오딘초바를 만나게 되는데, 아르카디는 그녀의 매력에 빠지지만 오딘초바는 바자로프와 시간을 보내게 된다. 결국 아르카디는 그녀의 여동생 카챠와 가까와지게 된다. 사랑의 감정을 허황된 감정이라 생각하고 오딘초바를 떠났던 바자로프는 그녀를 잊지 못하고 사랑을 고백하지만 결실을 맺지 못한다. 결국 바자로프는 고향 집으로 돌아가게 되지만 답답함에 또다시 부모 곁을 떠나게 되고 니콜라이의 후처인 페니치카에 관심을 갖게 되는데, 이를 알게된 파벨과 결투를 하다가 파벨에게 총상을 입힌 후

집으로 돌아간다. 이후 장티푸스 환자의 시체 해부에 참여했다가 감염이 되고 세상을 떠나고 만다.

 

"나는 저런 애송이들보다 우리가 더 옳다고 확신하네. 말투야 좀 구식일지 몰라도, 우린 저따위 뻔뻔스런 자만심을 가지고 있지는 않지……. 요즘 젊은 것들은 왜 저렇게 오만불손하지 몰라." (본문 91p)

 

"하지만 이 나라의 곪아 터진 종기에 대해 입으로만 떠들어 대는 것은 아무짝에도 쓸데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저 천박한 독단으로 나아가는 것일 뿐이죠. 결국 이 나라 지성인들, 즉 소위 진보적이라고 불리는 사람들도 쓸모가 없다는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고발자들도 마찬가지입니다. 예술이니, 무의식적 창조니, 의회 정치니 하면서 쓸데없는 일에 사로잡혀 떠들어 대고 있다는 것을 작가했기 때문입니다. 그따위 것이 다 무슨 소용입니까? 당장 먹어야 할 빵이 문제인데요. 조잡하기 짝이 없는 미신이 숨통을 조이고, 회사는 하나둘 무너져 가고, 농민들은 술값이 될 만한 것이면 뭐든지 끌고 나가 술집에 처박힌 채 정신이 빠질 때까지 마셔 대는, 이런 판국에 말입니다." (본문 85,86p)

 

<<아버지와 아들>>은 세대차이, 우정, 사랑, 부모와 자식의 애증 등 다양한 인간관계를 담아내고 있다. 1856년, 농노 해방의 바람이 불던 러시아의 농촌과 소도시를 배경으로 펼쳐지는 세대간의 갈등은 2016년 지금의 갈등과 별반 다를 것이 없어 보인다. '요즘 애들은'이라는 단어를 들어왔고, 이제는 그 단어를 말하게 된 것처럼 세대간의 갈등은 오랜 끝나지 않는 숙제가 아닐까 싶다. 친구의 아버지를 '시대의 뒤처진 사람'이라고 표현하기도 하고, '한다미로 건달이죠, 귀족입네 하는' 이라고 표현하는 허무주의자의 대명사인 바자노프는 '요즘 애들'의 전형적인 모습을 보여준다. 귀족주의적 삶에 빠져 있는 파벨은 구세대의 모습을 그대로 담아내고 있어 두 사람의 갈등이 펼쳐지는 장면은 웃픈 느낌을 준다. 더욱이 바자로프가 사랑에 빠지면서 그토록 비판했던 구시대적인 인간이 되어 혼란스러워하는 모습은 부모와의 세대 차이를 느끼며 비판했던 내가 이제는 어른이 되어 부모와 닮아가는 모습을 보는 듯 하여 사상, 개념의 갈등보다는 지극히 생생한 삶의 장면을 담아낸 듯 해다. 현직 국어 선생님의 풍성한 해설이 있어 이 작품의 배경 및 의미를 더 잘 이해할 수 있었다. 젊은 세대인 내 아이가 읽는 <<아버지와 아들>>은 어떤 의미로 다가올까? 오롯이 아들의 입장이 되어 작품을 이해하게 될까? 이처럼 이 고전문학은 세대마다 서로 다른 의미로 다가올 수 있는 특별한 작품이 아닐까 싶다.

 

영웅이 되길 자처하는 바자로프마저 시대적 모순에 속한 '광대'에 지나지 않았다는 냉철한 현실 인식. 함부로 희망과 이상, 진보를 이야기하기엔 아직 이르다는 것일까? 쉽게 뜨거워지고 빨리 식어버리는 오늘날의 세상에서도 투르게네프의 시선이 더없이 집요하고 섬세하게, 그래서 소중하게 느껴지는 이유는 바로 여기에 있다. (본문 350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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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와 함께 걷는 지리 길 - 전국의 대표 지리길 15곳 아빠와 함께 걷는 길 시리즈
남상욱.송소진.장치은 지음, 우지현 그림 / 미래엔아이세움 / 201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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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지도에서 보면 우리나라는 아주 작은 면적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렇게 작은 나라임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는 각 지역마다 기후, 자연, 환경, 역사, 문화, 생활 모습은 조금씩 다르답니다. 흔히 좁은 땅덩어리라고 말하지만 정작 우리는 다른 지역을 얼마나 알고 이해하고 있을까요? 여행을 가더라도 우리는 그 지역의 땅과 바다와 산보다는 볼거리, 먹을거리에만 관심을 두고 있기 때문에 그 지역에 대해서 정작 알고 있는 것은 그리 많지 않습니다. 저자는 '다른 지역의 지리를 이해한다는 것은 내가 살고 있는 공간에서 발을 떼어 더 넓은 세상으로 한 걸음 내딛는 것이며, 지역마다 사람들이 살아가는 방식이 다름을 받아들이고 소통하기 위해 손을 내미는 것이라고 말합니다. 그래서 저는 작은 시작에 불과할지도 모르지만, 이 책을 통해서라도 여러 지역 사람들의 삶을 이해하기 위한 한 걸음을 아이와 함께 내딛어볼까 합니다.

 

 

<<아빠와 함께 걷는 지리 길>>은 우리가 매일 딛고 서 있는 땅과 우리가 살아가는 방식에 대한 관심으로부터 시작해. 이 길을 통해서 우리는 선캄브리아 시대부터 신생대까지 오랜 시간의 깊이를 느끼며, 한반도를 새롭게 바라볼 거야. (본문 中)

 

 

이 책은 고생대로 떠나는 시간 여행 강원도 태백 구문소를 시작으로 전라남도 여수에 이르기까지 전국 곳곳을 산책하게 됩니다. 봄이 성큼 다가온 듯한 요즘 여행을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볼거리 먹을거리에 연연하는 여행보다는 전국 곳곳을 걸으며 지리를 배우며 우리나라를 이해하는 여행도 의미가 있을 듯 싶네요. 강이 산을 뚫고 흐르는 구문소에 있는 암석에는 약 5억 년 전 고생대의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 있어 고생대로 떠나는 시간 여행이 가능합니다. 경상남도 고성군 덕명리에 있는 상족 해안은 중생대 공룡들의 놀이터였기에 지층 속에 숨어 있던 공룡 화석을 통해 공룡을 만날 수 있으며, 경기도 연천군 전곡읍 은대리의 차탄천 주변의 화산 지형과 절리, 지층 등은 지질적인 가치가 높아서 지질공원으로 지정되어 있어요.

 

 

지질학적으로 연구 가치가 높아서 2010년에 유네스코 세계 지질 공원으로 인증받은 제주도는 신생대 제4기부터 역사 시대에 걸쳐 화산이 분출하면서 독특한 지형과 경치가 생겨났고, 공룡이 살았던 시대부터 현재까지 오랜 시간 동안 바람과 물의 힘을 빌려 퇴적물이 쌓인 뒤 굳어져 암석이 된 채석강의 지층을 관찰하면 당시의 자연환경과 어떤 생물이 살았는지 알 수 있지요. 강원도 대관령 삼양 목장의 곳곳을 산책하면 우리나라 산의 특징이 무엇인지 알 수 있고, 고위 평탄면인 황계 고원이 어떻게 이용되는지 알 수 있지요.

 

 

뿐만 아니라 신생대 제3기~제4기에 만들어진 화산섬인 울릉도, 오랜 세월 동안 지하수가 석회암 지대를 흐르면서 만들어 놓은 석회 동굴인 고수 동굴에서는 역사와 숨어 있는 과학을 찾아볼 수 있고, 임진왜란이나 6.25 전쟁 같은 큰 나리를 무사히 피하고 전통을 고스란히 지켜 온 하회 마을, 기후에 대해 알아 볼 수 있는 보성 녹차밭과 마검포 해변, 지역에 따라 다른 기온과 강수량에 대해 알아볼 수 있는 북한산 우이령길, 계절에 따른 생활과 지역별로 다른 음식, 집의 모양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는 강원도 정선, 변하고 있는 기후에 대해서 살펴보는 전라남도 여수 등 15곳의 지리 길을 산책하면서 이렇게 우리는 우리나라의 자연, 기후, 도시, 환경, 생활 모습 등을 살펴보게 된답니다.

 

 

각 지역마다 찾아가는 방법, 산책 코드, 산책 정보, 주의할 점을 세심하게 수록해두었고, 생생한 사진을 통해 마치 함께 산책한 기분을 느낄 수 있으며, 코믹한 삽화는 아이들의 관심을 이끌어내고, 그림은 설명의 이해를 돕고 있어요. 지리 뿐만 아니라 역사, 기후 등 다양한 이야기를 나눌 수 있어 아이들의 통합사고에도 도움이 될 듯 싶네요. 사람은 자기가 살고 있는 지역의 영향을 받으며 살아갑니다. 지역만의 지리적인 특징을 알게 되는 것은 바로 그 지역 사람들도 이해할 수 있다는 얘기가 되겠지요? 이렇게 서로를 이해하는 것, 다름을 인정하는 것은 함께 더불어 살아가는 데 필요한 요소가 아닐까 싶네요. 우리나라는 비록 좁은 땅이지만 지역마다 가지고 있는 다양한 특색으로 다양한 멋을 내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요. 그 다양한 멋들이 어우러져 하나가 된다면 더욱 큰 시너지를 발휘하지 않을까 생각해 봅니다. 그리고 그 시작이 이 책에서 비롯될 수 있지 않을까 싶네요. 즐거운 산책으로 우리나라 곳곳을 누리는 멋진 여행을 한 기분이네요.

 

(이미지출처: '아빠와 함께 걷는 지리 길' 본문에서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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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할아버지 빵 가게 아무도 못 말리는 책읽기 시리즈 22
사이토 에미 지음, 소메야 미노루 그림, 명정화 옮김 / 책빛 / 201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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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니메이션과 같은 삽화가 눈길을 끄는 동화책입니다. 여자 아이들의 마음에 쏙~들법한 삽화에요. 궁금한 마음에 그림을 그린 소메야 미노루를 살펴보니 일러스트레이터이자 만화가라네요. 얼핏 어린시절 즐겨보던 애니메이션에서 보았던 주인공들의 느낌과 많이 닮아있어서 반갑기도 합니다. 하지만 이 동화책이 더 마음에 드는 건 삽화만큼이나 예쁜 스토리 때문이지요.

 

 

이 주인공의 소희는 아침 여섯 시, 알람 시계가 울리면 서둘러 준비를 마치고 집에서 5분이면 갈 수 있는 할아버지네 가게로 향합니다. 다른 가게는 하나도 열지 않았는데 할아버지의 빵 가게 '봉주르'에서만 노란 불빛이 새어 나오죠. 할아버지는 마을 사람들에게 갓 구워 낸 맛있는 빵으로 하루를 시작하고 싶은 마음으로 일찍 가게를 연다고 해요. 소희도 하루의 시작은 할아버지가 만든 갓 구운 빵이어야 했어요. 그래서 소희네 집은 봉주르로부터 빵이 식지 않을 거리에 사는 것이니까요.

 

 

할아버지의 정기 검진으로 봉주르가 개업한 이래 처음으로 임시 휴업을 하게 되었어요. 건강 검진 결과, 할아버지는 큰 병원에서 더 자세하게 검사를 받는 것이 좋겠다는 결과가 나왔고 할아버지는 입원을 하시게 되었습니다. 할아버지는 병원에 오기 전에 딸기로 천연 발효종을 만들 준비를 하셨다며 소희에게 보살펴 달라고 하지요. 그렇게 소희의 첫 번째 천연 효모 만들기는 할아버지의 노트를 보면서 시작되었답니다. 소희가 딸기 액종에게 말을 걸며 보살펴주자 병 안에서도 부지런히 변화가 일어났지요. 할아버지 병문안을 가기 전, 봉주르에 들러 딸기 액종을 바라보던 소희는 완성되었음을 느꼈고 마치 꿈처럼 요정과 마주하게 됩니다.

 

 

할머니의 도움으로 효모 엑기스를 짜냈고 원종을 거쳐 종계까지 완성하였고, 소희는 완성된 효모를 할아버지에게 보여 드릴 생각에 기분이 좋아졌어요. 허나 할아버지는 병이 발견돼 수술을 하게 되어 집으로 돌아오지 못했지요. 소희는 자세한 것은 잘 몰랐지만 할아버지한테 완성된 딸기 천연 효모를 보여드리고 싶어 병원을 방문합니다. 소희가 할아버지에게 맛있는 빵을 구워달라고 하자 할아버지는 시무룩한 얼굴이 되었어요. 당분간 집에 돌아갈 수 없거든요. 할아버지는 소희가 애써 훌륭하게 완성했지만 헛된 일이 되어버렸다고 생각해요. 그러자 소희는 이 효모를 사용해서 빵을 직접 굽겠다고 나섭니다. 덕분에 할아버지도 기운을 차리신 거 같아요.

 

 

소희의 예쁜 마음과 고소한 빵 냄새가 풍기는 정말 예쁜 스토리입니다. 더군다나 액종, 원종, 종계, 효모 등 천연 효모를 만드는 놀라운 과정도 보여주고 있네요. 자세한 과정이 소개되고 있으니 소희처럼 한 번 만들어 본다면 좋은 경험이 될 것 같습니다. 어쩌면, 소희처럼 예쁜 요정을 만날지도 모르잖아요. 할아버지가 만든 빵을 가장 좋아하는 소희는 할아버지에게 든든한 효모가 되어준 것이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할아버지를 향한 소희의 예쁜 마음으로 덩달아 저까지 기분이 좋아집니다. 이렇듯 예쁜 스토리와 예쁜 삽화로 여학생들의 마음을 단번에 사로잡을 수 있는 <<우리 할아버지 빵 가게>>랍니다.

 

(이미지출처: '우리 할아버지 빵 가게' 본문에서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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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 사람의 집 - 조선 최고 지식인.권력자 11인의 집과 사람 이야기 사람을 향한 인문학
박광희 지음 / 가치창조 / 201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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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혹 오래된 집을 보게 되면 그 집은 어떤 역사를 가지고 있을까? 라는 궁금증이 인다. 우리나라 굴곡진 역사를 묵묵히 이겨내고 그 자리를 지키고 있었으며, 이런저런 사연을 가진 사람들이 오갔을 집에는 땅의 역사와 사람의 역사를 모두 품고 있을 게다. 지금 내가 살고 있는 이 집 역시, 우리 가족의 역사를 고스란히 품고 있으리라. 집은 그저 우리가 쉬는 곳이라는 단순한 목적만으로는 설명하기에는 우리의 많은 것을 품어내고 있다.

 

집의 역사는 곧 땅과 사람의 역사다.

집의 역사는 땅의 역사이고, 땅의 역사는 곧 사람의 역사다.

집은 곧 그 속에서 산 사람의 삶의 철학과 원형질이 그대로 녹아 있는 공간이다. (작가의 말 中)

 

 

저자는 이 책을 통해 옛집과 그 집 안의 인간의 역사를 통해 세월이 지나도 변치 않는 참가치의 모습을 들여다보고 싶었다고 말한다. 그리하여 이 책에서는 조선 시대의 최고의 지식인과 권력자 11인-조선 황실과 덕혜옹주의 마지막 비운의 공간인 창덕궁 낙선재, 흥선대원군의 운현궁, 김정희의 추사고택, 정약용의 여유당과 다산초당, 기대승과 애일당, 이내번과 선교장, 양산보와 소쇄원, 산천재, 명재 윤증 고택, 청빈과 검박(儉朴)이 빛나는 역설의 미학을 보여주는 맹사성과 맹씨행단, 섬김과 낮춤의 미학 정여창 고택-을 이야기하고자 한다.

 

 

순종비 윤황후, 덕혜옹주, 영왕비 이방자와 그 아들 이구 등으로 주인이 바뀌면서 지난 164년간 조선왕조의 몰락 등 영욕의 아픈 생채기를 쓸어안고 있는 비운의 역사 공간으로 남아있는 창덕궁 낙선재는 단청하지 않은 소박함, 후원은 한국식 조경의 백미를 보여주고 있다. 흥선대원군의 실각과 조선왕조의 멸망, 일제의 침탈과 8.15 해방, 6.25전쟁을 겪으면서 파란 많은 세월을 보내면서 해방 후 이승만 정권에 의해 왕실 재산 모두가 국가 소유로 귀속되는 상황 속에서도 개인 재산으로 살아남아 지난달의 용욕을 곱씹고 있는 운현궁, 영조 임금 명으로 53칸으로 지어 기둥의 주련에선 예향이 물씬 풍기는 김정희의 추사고택, 조선 최고 지성의 극적인 삶의 흔적들이 담인 다산초당, '애일당'이란 말은 글자 뜻 그대로 '오늘을 아끼고 사랑하라'는 말로 고봉의 핵심 가르침이 그대로 녹아든 것으로 일제시대 때 일본인 건축 기술자들이 지은 건물이어서 일본의 건축양식과 한옥 양식이 혼재되어 있다. 고봉의 13세손인 기세훈 고택 애일당엔 기세훈 선생이 반석을 마련한 고봉학술원이 차려져 있다고 한다.

 

 

우리나라 조선 사대부가 주택의 한 전형을 보여 주는 양식을 갖추고 있는 선교장 건물은 통일감, 균형미 같은 짜임새는 없는 듯이 보이지만, 자유스러운 너그러움과 인간 생활의 활달함이 가득 차 보이는 것이 특징이다. 퇴계 이황과 함께 조선 성리학의 양대 산맥이요, 실천실학의 비조로 일컬어지는 남명 조식이 '경의의 도'를 세우고 후진 양성에 힘썼던 마지막 11년간의 말년 행적을 고스란히 살필 수 있는 산천재, 중요민속자료 제190호로 지정돼 있는 명재고택, 청빈을 몸으로 실천하며 올곧게 80 평생을 살다 간 고불 맹사성이 직접 은행나무 두 그루루 심고 축대와 단을 쌓은 다음 후학들에게 강학을 한 '맹씨행단', 조선 시대 영남의 대표적인 문벌의 하나로 꼽혔던 하동 정씨 일두 정여창의 옛집은 고택을 찾는 민박 손님들에게 방을 내어주기도 한단다.

 

여기에 소개된 옛사람의 집들은 시대의 모순을 온몸으로 싸안으며 서슬 퍼런 열린 정신의 날을 벼리던 당대 최고 지성이자 선각들의 살모가 정신을 들여다볼 수 있는 공간이지만, 민초들보다 조금 더 가지고 누렸던 사회적 지배 계층의 공간이라는 한계가 있음은 커다란 아쉬움이다. (작가의 말 中)

 

 

그 속에서 산 사람의 삶의 철학과 원형질이 그대로 녹아 있는 공간인 집, 이 책은 이렇게 조선 최고 지식인 권력자 11인의 삶과 영욕의 역사를 조명하고 있다. 집을 들여다봄으로써 시대의 모순과 지성인들의 삶과 정신 그리고 역사의 슬픔과 영욕까지도 살펴보면서 '집'이 가지고 있는 의미를 다시금 생각해보게 한다. 간혹 고택을 바라볼 때 고풍스럽다는 단순한 느낌만 갖곤 했는데, 이 책을 통해서 이제눈 그 집이 가지고 있을 사람의 역사와 땅의 역사를 같이 바라볼 수 있는 눈을 갖게 된 듯 싶다. 결혼하고 처음 살았던 집 근처를 지날 때마다 느끼게 되는 감정들은 바로 그 집이 가지고 있는 내 가족의 역사를 간직하고 있기 때문에 생겨나는 것임을 비로서 깨닫게 된다. 사람과 땅의 역사를 스토리가 집이 가지고 있는 느낌을 최대한 살려낸 사진을 통해서 더욱 진하게 다가오는 듯 싶다.

 

(이미지출처: '옛 사람의 집' 본문에서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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