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머 랜드 - 학교에서 절대로 가르쳐 주지 않는 영문법
M. L. 네즈빗 지음, 하정임 옮김, 조현정 그림 / 다른 / 201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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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우리나라에서 영어에 대한 학부모의 관심은 정말 뜨겁다. 영어유치원을 시작으로 영어학원, 영어동요와 영어동화를 비롯한 다양한 구성의 영어교재 등 아이들에게 쉽고 재미있게 영어를 가르치고 싶어하는 학부모의 관심과 열의가 높은 편인데, 나 역시도 그 중의 한 사람이다. 지구촌(村)이 되어가면서 우리나라에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 세계로 시각을 넓히게 되면서, 세계의 공용어인 '영어'가 그만큼 큰 비중을 차지하기 때문이기도 하거니와, 학창시절 내가 느꼈던 영어에 대한 스트레스와 울렁증도 한 몫 했다.

이런 이유로 인해, 내 아이는 재미있고 쉽게 공부하면서 영어를 "잘"하기를 바라는 부모의 마음이 영어 교재에 대한 깊은 관심으로 표출되고 있는 것이리라.

 

요즘 우리나라 초등학생 아이들의 영어 수준은 굉장히 높다. 문법 위주의 영어 교육에서 벗어나 영어 회화 위주의 교육이 큰 비중을 차지하기 때문인데, 영어 발음부터 듣기, 말하기의 수준은 상당히 높은 단계까지 올라선 듯 싶다. 그러나 독해, 회화, 듣기의 기본인 '문법'의 기본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다면, 한계에 도달할 수 밖에 없으며,고급 영어를 구사하기 위해서 '문법'은 꼭 필요한 과정이기 때문에 간과해서는 안된다. 허나 이런 중요성에도 불구하고, 문법은 이해가 쉽지 않은데다, 까다로워 여전히 영어 교육 과정 중 난항을 겪고 있는 분야라 할 수 있겠다.

<<그래머 랜드>>는 1878년에 출간되어 지금가지 영미권에서 꾸준히 사랑받아 온 책으로, 초등학생을 위한 영문법 책이다.

아이들이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너무도 다양한 구성의 영문법 책들이 등장하고 있기 때문에, 이 책도 별반 다를 바 없는 책이겠거니, 생각했는데 책을 펼치는 순간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영문법을 이렇게 설명할 수도 있구나~!! 라는 놀라움은 영문법을 이 책 이상으로 쉽고 재미있게 설명할 수 있는 책은 앞으로도 출간될 수 없을거라는 생각마저 들게했다.

'140년 미국, 영국 불멸의 베스트셀러'로 선정된 데에는 그만큼의 이유가 있었다는 것을 불과 몇페이지 읽어보지 않고도 충분히 이해가 됐다.

 

 

 

지구본에서 찾을 수 없는 나라 '그래머 랜드'는 그 어떤 요청 여왕보다도 강력한 권력을 자랑하는 그래머 판사가 있었으며, 왕과 여왕, 심지어 황제까지도 그래머 판사의 법을 따라야한다. 그래머 판사는 그래머 랜드를 소유하고 있으며, 자신의 모든 단어를 아홉 명의 추종자에게 나누어 주었고, 이 아홉 명의 추종자를 9품사라고 불렀다.

9품사들은 아주 재미있는 친구들로 부유한 명사 씨와 그의 친구 대명사 씨, 누더기를 걸친 꼬마 관사, 수다스러운 형용사 씨, 늘 분주한 동사 박사와 부사, 생기 넘치는 전치사, 편리한 접속사, 아홉 중에서 가장 독특한 감탄사를 말하는데, 9품사 가운데 몇몇이 다른 품사들보다 더 많은 단어를 갖게 되면서 싸움이 일어났고, 그래머 판사는 품사들이 서로 화해하기 위해서 품사들에 관해 정확히 알 수 있도록, 9품사들을 불러 들였다.

 

 

 

모든 것의 이름은 자신의 것이라 말하는 '명사 씨', a와 the 딱 두의 단어밖에 없는데 명사 씨의 것처럼 사용되는 것에 불만을 품은 관사, 명사 씨의 수고를 덜어 주기위해 명사가 쓰일 자리에 대신 쓰이는 대명사 씨.

헌데 형용사 씨가 절도죄 혐의로 고소되고 말았다.  명사인 beauty를 그냥 가져다쓰고 ful를 부쳐 형용사 beautiful로 만들어 단어를 늘린 것에 대해 명사 씨가 죄를 물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현명한 그래머 판사는 형용사 happy에 ness를 붙혀 명사 씨 단어로 만든 것을 밝혀내고, 품사들이 단어를 만들 수 있도록 허가해 주었다.

그렇게 형용사 씨가 석방되었지만, this, that, these, those가 명사와 형용사도 되는 것에 대한 말다툼이 일어나고야 말았다.

이렇게 9품사들은 서로 자신들이 소유하고 있는 단어들과 활용법에 대해 변론하면서 자신들의 타당함을 주장한다.

 

"판사님, 동사 박사는 자기가 모든 단어에서 가장 중요한 단어라고 했습니다. 그런데, 동사 박사, 과연 그럴까요? 모든 이름은 명사이며 명사는 저의 것입니다. 제가 없으면 당신은 단 하나의 이름도 붙일 수가 없습니다. 모든 것의 이름을 내가 가지고 있는데 당신, 동사가 가장 중요한 단어라고요?"

 

"저도 압니다. 사물에 이름을 붙히려면 명사를 사용해야만 하지요. 하지만 그저 사물에 이름을 붙였다고 해서 문장을 만들었다고 할 수 있겠습니까? 전혀 아니죠. 문장을 만들기 위해서는 당신이 이름을 붙인 사물에 대해 무언가를 말해야만 합니다. 그것이 어떠한지, 어떤 것을 가지고 있는지, 어떤 행동을 하는지 말입니다. 예를 들어 볼까요? Ice is cold. Puss hs a tail. Blackbirds sing. 여기서 is, has, sing은 동사입니다. 이런 단어가 없으면 명사 씨 당신은 한 문장도 만들 수 없을 겁니다." (본문 94,95p)

 

 

 

문법을 동화로 엮을 수 있다는 사실에 너무도 놀라웠다. 문법이란, 지루하고 어려운 학문이라고만 생각했는데, 이렇게 재미있게 동화로 표현될 수 있다는 것이 믿기지 않았다. 140년간 이어온 전통임에도 불구하고 이제야 <<그래머 랜드>>에 대해 알았다는 것에 많은 아쉬움을 느끼기도 했는데, 중학교 1학년으로 한창 문법을 배우고 있는 딸아이도 이 획기적인 문법책에 대해 놀라워했다.

문법을 펴면 한숨부터 쉬던 아이가 <<그래머 랜드>>는 동화책처럼 재미있게 읽어내려 갔다. 

다른출판사의 블로그(http://blog.naver.com/darun7)에서는 원어민이 읽어 주는 <<그래머 랜드>>의 mp3 파일을 무료로 다운 받을 수 있다고 하니, 올 겨울 방학에는 딸아이가 <<그래머 랜드>>로 영문법을 마스터 할 수 있기를 바래본다.

다양한 예문과 재미있는 연습 문제가 수록된 재미와 상상력이 담겨진 획기적인 영문법 책, 타 영문법 교재와 차별화된 정말 재미있는 영문법 책 <<그래머 랜드>>는 영문법에 대한 고민을 말끔히 해소시켤 줄 수 있으리라 생각된다.

 

(사진출처: '그래머 랜드' 본문에서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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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있는 과학 1 : 힘 디스커버리 에듀케이션 (Discovery Education) 1
김민정 지음, 김준연 그림, 류지윤 감수 / 주니어김영사 / 201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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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이 시리즈의 소개글을 보며 먼저 떠오른 생각은 '아! 갖고 싶은 시리즈가 또 하나 늘었구나'였다. 과학도서 시리즈를 몇 권씩 소장하고 있는데, 대부분은 흥미위주로 되어 있어 아이들이 재미있게 읽을 수는 있지만 내용면에서는 사실 조금 부족한 느낌이 들했었다. 내용에 충실한 전문 서적을 구입하기에는 아이들이 과학에 대한 어려움이나 따분함을 먼저 느낄 듯 싶어 망설이게 되었는데, 이 시리즈는 전문성과 흥미를 골고루 잘 배합한 느낌이 들어 한 눈에 반한 시리즈다.

재미있는 그림 설명과 풍부한 사진 자료와 딱딱하지 않은 문어체가 전문성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따분함을 많이 보완하고 있기 때문이다.

 

 

 

<디스커버리 에듀케이션 맛있는 과학>는 검증된 과학채널 디스커버리 에듀케이션의 지식을 바탕으로 과학 시리즈인데, 미국의 디스커버리 채널은 과학, 역사, 자연 분야의 다큐멘터리 프로그램을 전문적으로 방영하는 세계적인 텔레비전 채널로 미국 공립학교의 90% 이상이 시청각 교재로 활용하고 있다고 한다. 이 시리즈는 이런 디스커버리 에듀케이션 사의 생생한 자료와 콘텐츠를 활용하여 수비고 재미있게 내용을 구성하였기에 전문성과 흥미 그리고 쉽게 이해할 수 있다는 장점을 가지고 있어, 이 시리즈를 접해본 사람이라면, 이 시리즈에 욕심을 내게 되리라.

 

이 시리즈의 첫번째 이야기는 바로 <힘>에 관한 내용으로,

1장에서는 다양한 힘의 종류에 대해 알아보고, 2장에서는 마찰력이 무엇이며, 마찰력의 종류와 크기 등을 소개한다.

3장에서는 관성력에 대해, 4장에서는 중력과 만유인력, 5장 자기력, 6장 원심력, 구심력, 작용-반작용으로 구성하여 다양한 힘이 가장 특징과 그 힘을 이용하는 법 등에 대해 알아본다.

또한 각 단원이 끝날때마다 수록된 'Q&A 꼭 알고 넘어가자!'는 4문제를 제시하여, 앞에서 배운 내용을 복습하고, 되짚어볼 수 있도록 구성했다.

 

 

 

과학은 우리 주변에서 볼 수 있는 현상에 대해 다룬 학문이기 때문에, 우리의 생활과 아주 밀접한 관계를 가지고 있는데, 이 책에서 배우는 '힘'이 우리 생활에서 어떻게 이용되고 활용할 수 있는지에 대해 다루고 있어, 과학에 대한 흥미를 느끼게 해준다는 점에서 더 큰 의의를 둘 수 있겠다. 단원마다 수록된 'TIP 요건 몰랐지?'는 앞서 배운 내용과 우리 생활을 접목시켜 질문을 던지고 답을 제시해주고 있는데, 과학과 생활의 밀접한 관계를 생활 속 이야기로 재미있게 풀어내주고 있다.

 

배드민턴이나 테니스 등의 라켓 손잡이 부분에도 큰 마찰력을 이용합니다. 라켓 손잡이 부분을 잘 관찰하면 오돌토돌한 무늬가 있거나 마찰력이 큰 재질로 덮여 있습니다. 라켓이 손에서 미끄러지지 않게 하기 위해서입니다. 만약 라켓 손잡이 부분이 매끄러운 재질로 만들어져 있다면 날아오는 공을 받아 치기도 전에 라켓이 손에서 빠져나가는 일이 생길 수 있습니다. (본문 43p)

 

 

 

이 세상 모든 마찰력이 두 배가 된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요? 가령 얼음 위 마찰력이 지금보다 두 배가 된다면 재미있는 썰매는 물론 스케이트도 타기 힘들어질 거예요. 피켜 스케이팅 선수의 매끄럽고 아름다운 연기를 볼 수 없는 것도 당연합니다. (본문 47p)

 

 

 

과학적 사고를 키우는 기초 원리 과학을 충실히 담아낸 전문성있는 내용과 디스커버리 에듀케이션의 생생한 자료, 재미있는 일러스트를 통한 쉬운 설명은 과학에 대해 쉽게 이해할 수 있고, 재미있게 접근할 수 있도록 구성되어, 과학에 대한 흥미를 느낄 수 있도록 도와줄 것이다.

더불어 우리 생활 깊숙이 자리잡은 과학의 이야기를 접목시켜줌으로써 우리 주변의 현상에 대해 더욱 관심을 갖고 '왜?'라는 호기심을 가질 수 있도록 해준다는 점에서 이 시리즈에 주목할 만하며, 과학에 대한 기본 지식 뿐만 아니라 교과와 연계되어 학습적인 지식을 향상시키는데도 도움을 준다.

총 50권으로 구성된 이 시리즈는 아이들이 흥미를 느낄 법한 마술, 빅뱅,블랙홀, 초신성, 공룡과 화석, 갯벌 탐사, 불가사의 등 다양한 주제를 다루고 있어 과학이 주는 즐거움을 맛볼 수 있을 것이다.

 

(사진출처: '맛있는 과학 1-힘' 본문에서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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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와 엄마와 딸의 10일간
이가라시 다카히사 지음, 이영미 옮김 / 까멜레옹(비룡소) / 201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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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지사지(易地思之) 사람들은 상대편의 입장에서 생각해보라고 말을 하곤하지만, 상대방의 입장을 온전히 이해하기는 너무도 어려운 일이다. 힘들겠구나,라고 생각할 수 있으나 얼마나 힘든지 어찌 온전히 이해할 수 있으랴.

내가 그 사람이 되지않는 한, 정말 어려운 일일게다.

요즘 나는 사춘기가 절정을 이룬 딸 아이의 마음을 이해할 수 있는 가장 최선의 방법이 무엇일까,라는 물음에 답을 찾고 있다. 내 딸도 내 마음을 이해해줄 수 있는 방법에 대해서도.  요즘 나는 자꾸만 어긋나는 딸과 나 사이에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를 골똘히 생각하게 된다.

 

2007년 방영된 일본드라마<아빠와 딸의 7일간>으로 이가라시 다카히사는 문학성과 대중성을 고루 갖춘 작가로 인정받았다고 한다. <<아빠와 엄마와 딸의 10일간>>은 그 후속작품으로, 전작에서 아빠와 딸의 몸이 뒤바뀌었던 사건으로부터 2년이 지난 이후의 이야기를 담아내고 있다.

딸 고우메는 고등학교 졸업 후 햄버거 가게에서 아르바이트를 하고, 고등학교 한 학년 선배인 축구부 주장이며 인기있는 스타라이커 오스기 겐타와 교재 중이다.

아빠 가와하라는 2년 전 고우메의 도움으로 레인보우*드림 프로젝트를 성공으로 이끌었음에도 불구하고, 우유부단하고 그저 조용히 넘어가는 것을 미덕으로 여기는 성격 탓에 할 일 없는 신상품 기획개발부 부장을 맡고 있다.

엄마는 여느 가정과 별반 다를 바 없이 잔소리가 심한데, 고우메는 이런 엄마가 성가시다는 생각을 한다.

고우메의 대학 입학식 날, 회사에서 퇴근한 아빠와 입학식이 끝나고 친구와 수강 신청 설명회를 듣고 집으로 가던 고우메는 오후 늦게 천둥과 강풍을 동반한 폭우가 쏟아져 우산이 쓸모없게 되자, 집 근처 공원에서 우연히 만나게 되고, 다행히 우산을 가지고 마중 나온 엄마와 만나 집으로 돌아가려던 중 번개가 내려치면서, 이 가족에게 엄청난 일이 생겨난다.

고우메는 또 다시 아빠의 모습으로, 아빠는 엄마의 모습으로 그리고 엄마는 고우메의 모습으로 뒤바뀌게 된 것이다.

아빠와 고우메는 2년 전 한번 경험했던 일이라 담담하게 받아들였지만, 엄마에게는 이 일이 너무 충격적이다.

언제 본래의 모습으로 돌아오게 될지 모르는 이들은 각자 주어진 역할을 소화하기 위해 고군분투한다.

 

우유부단한 아빠를 대신해 회사를 다니는 고우메는 능력은 없지만, 직장 생활의 어려움과 돈이나 명예를 쫓기보다는 정직하게 회사 생활을 아빠를 다시보게 되고, 고우메 대신 대학 생활과 아르바이트를 오가며 힘든 생활을 하는 엄마는 고우메의 생활을 엿보게 된다. 또한 집안일을 하게 된 아빠는 그동안 오랜세월 집안을 책임지고 노력해왔던 부인에게 고맙다는 말을 해 본적이 없음을 깨닫게 된다. 더욱이 서론에서는 거의 대화가 없던 이들은 이제 매일 서로의 일상을 보고하고, 앞으로 어떻게 행동해야할지를 이야기하면서 꾸준히 대화를 하게 되고, 그런 과정 속에서 서로의 입장을 이해하게 된다.

 

식사, 청소, 세탁. 그것은 다 아내가 할 일이라고 당연하게 받아들였는지도 모른다. 그런데 내 손으로 직접 해 보고 나서야 그건 나름대로 힘든 일이란 걸 깨달았다. 절대 즐거운 일도 아니었고, 성취감이 있다면야 있을 수도 있지만 별로 크다고 할 수는 없었다. 그런데 '고맙다.'는 말 한마디로 빨래도 결코 사소한 일이 아닌게 된다는 걸 깨달았다. 뭐라고 할까? 눈이 번쩍 뜨인 기분이었다. (중략)

남편은 밖에 나가 일해서 가족들을 부양하고, 아내는 집에서 집안일을 하며 가정을 지킨다. 어떤 의미에서 그것은 당연한 일인지도 모른다. 그렇지만 사실은 서로에게 좀 더 감사하는 마음을 가져도 괜찮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새삼스레 들었다. (본문 221p)

 

타인이 되어 그들의 삶을 엿보고, 그들의 입장을 생각하게 된 이들은, 서로의 몸이 바뀌게 된 원인을 생각하게 되고 본래의 모습으로 돌아가려 애쓴다. 그런 와중에 고우메는 아빠와 엄마에 대한 소중함을 느끼게 된다. 엄마를 구하라는 아빠, 아빠를 구하라는 엄마, 그 두 사람이 모두 소중하다는 것을 알게 된 고우메는 결단을 내린다.

 

늘 공부하라고 잔소리만 퍼붓는 엄마.

촌스러운 옷을 입고도 아무렇지 않은 아빠.

그만 놀라고 투덜거리는 엄마.

썰렁한 농담을 던지고는 자기 혼자 좋다고 웃어 대는 아빠.

줄곧 성가시다고 생각했다. 어른들은 짜증 난다고 생각했다. 쓸데없는 소리 좀 안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혼자 힘으로 뭐든지 할 수 있다고 믿었다.

신이시여, 제가 잘 못 했습니다. 그건 전부 거짓말입니다. 아빠도 엄마도 나에게는 너무나 소중한 분들, 단 하나뿐인 아빠와 엄마. 어찌 되었던, 무슨 일이 생기든, 이 손을 놓을 순 없다. (본문 450p)

 

줄곧 재미있고 유쾌한 이야기라 생각하며 가볍게 여기며 책을 읽었는데, 너무도 감동적인 결말과 마주하게 되었다. 타인이 되어 생활한다는 것은 분명 불편한 일일 것이다. 그렇지만 이들은 불편함 속에서 서로가 되어 부모자식과 부부 간의 유대를 새삼 확인했으며, 각자의 입장을 생각해 보고, 서로를 배려하게 되는 소중한 시간을 갖게 되었다. 아내가 혹은 남편이 있다는 고마움, 딸이 있다는 행복을 깨달은 이들은 보면서, 나는 그동안 부모자식, 부부 관계에 대해 너무도 당연하게 받아들였던 것은 아닐까, 진지하게 생각해 보게 되었다. '소통'이라는 것이 그 유대관계를 얼마나 돈독히 하고 있는지, 서로의 입장을 이해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 일인지를 다시금 깨달아본다.

가족이기에 서로에 대해서 다 알고 있다는 착각을 하곤 한다. 그러나 정작 중요한 것은 제대로 알고 있지 못할 것이다.

소설 속 이야기는 실제로 일어나지 못할 것이다. 그러나 대화를 통해서 서로의 입장을 이해하는 일만은 충분히 할 수 있는 일임에는 틀림이 없다.

 

소설 속 공부하라고, 그만 놀라고 투덜거리는 엄마를 보며 성가시다고 생각하는 고우메를 통해서 내 딸의 마음을 짐작해본다. 남편에게 고맙다는 말을 한 적이 있던가,도 생각해보면서 지금까지 서로간의 관계에 대해 너무 등한시했던 것에 대해 자책해본다. 사춘기입니다, 라며 온갖 짜증과 투정을 부리는 딸을 보며 어린시절 나를 떠올려 보았다. 그 마음을 이해해주지 못했던 엄마에 대해 불만을 가졌던 일도 함께 떠올리면서 딸의 마음을 이해해본다.

'가족'은 '그냥' 존재하는 것이 결코 아니었다. 대화를 통해 서로를 이해하고, 서로 도울 때 그 관계가 돈독해지고 유지될 수 있다. 너무도 당연하게 알고 있었던 일인데, 이제사 알게 된 듯 눈이 번쩍 뜨이는 기분이다. 그동안 가졌던 물음에 대한 답을 찾은 기분이다. 유쾌함 속에 가족의 소중함을 일깨워주는 감동이 있는 이야기 <<아빠와 엄마와 딸의 10일간>>는 그동안 잊었던 많은 것들에 대해 생각할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을 주었다.

 

"세 사람이 함께 행동하고, 서로 도울 수 밖에 없겠군."

"서로 돕는다..... 뭐, 가족이니 그 정도는 해야겠지." (본문 432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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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나귀 덩키덩키 네버랜드 Picture Books 세계의 걸작 그림책 215
로저 뒤바젱 지음, 김세실 옮김 / 시공주니어 / 201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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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의 모습에 만족하고 살아가는 사람은 얼마나 될까? 눈이 좀더 컸으면, 코가 더 오똑했으면, 키가 더 크고, 날씬했으면 등등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신의 모습이 지금보다 더 나았으면 하는 바람을 갖고 있을 것이다.
이 바람은 내 모습 속에서 단점만 콕콕 찦어 보기때문에 생긴다. 분명 내 모습 속에도 예쁘고, 남들이 부러워하는 부분이 있을 터인데, 대부분은 단점에만 주목한다.
인터넷에서는 가끔 유명 연예인들의 얼굴 중에 잘생긴 부분만 조합하여 만든 가상인물 사진을 볼 수 있는데, 예쁜 부분만 조합했는데도, 왠지 예쁘지가 않다.
내가 마음에 들어하지 않은 부위를 바꾼다면 내 얼굴은 어떻게 될까? 정말 더 예뻐질까? 그 해답은 당나귀 덩키덩키가 알려줄 것이다.

덩키덩키는 두 귀는 길쭉하고, 공처럼 둥근 배는 새하얀 멋진 꼬마 당나귀이다. 덩키덩키에게는 친구들이 아주아주 많았는데, 그 중에는 돼지, 소, 염소, 토끼, 닭, 병아리 그리고 피트와 패트라는 말 두 마리와, 헥터라는 개도 있었다.
덩키덩키의 주인은 마을에서 가장 친절한 사람이었고, 덩키덩키가 좋아하는 맛있는 엉컹퀴가 초원 너무 작은 시냇가에 엄청 많았다.
그런데도 덩키덩키는 하나도 행복하지 않았다. 왜냐하면,
패트와 함께 시냇가에서 물을 마시고 있을 때 물에 비친 패트와 자신의 얼굴을 본 덩키덩키는 패트의 작은 귀가 무척 예쁘다고 생각했고, 자신의 길쭉한 귀는 우스꽝스러워 보인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엉겅퀴도 먹기 싫을 만큼 덩키덩키는 슬퍼졌다.


자신처럼 귀를 축 내려뜨려보라는 헥터의 말처럼 귀를 내려뜨려보지만, 친구들에게 비웃음만 사게 되었고, 양 퍼지의 말처럼 염소 피비, 젖소 파니, 주인님의 동생의 귀처럼 옆으로 뻗고 다니라고 충고를 따라했다가, 마구간 문에 막혀있던 날카로운 목에 찔리기만 했다.

엄마 돼지 로사가 귀를 앞으로 쪽 뻗으면 햇빛을 가릴 수도 있고, 비를 막을 수 있다는 말에 덩키덩키는 꽤 좋은 생각이라 생각처럼 느껴져 따라해보지만, 귀를 앞으로 뻗었다가 해도 못 보고 머리 위에 있는 다른 것들도 못 보는 게 얼마나 불편한지 깨닫게 되었다.

꼬마 참새 다니엘은 덩키덩키에게,
"너 참 어리석구나. 넌 개가 아니야. 양도 아니고, 돼지도 아니라고. 넌 당나귀야. 다른 당나귀들처럼 귀를 쫑긋세우라고. 짹짹짹!" 하고 말했으며, 때마침 아빠와 산책 나온 어린 여자아이도 덩키덩키를 보며,
"아빠! 저 꼬마 당나귀 좀 보세요. 귀가 정말 예뻐요!" 라며 소리쳤다.

텔레비전에 등장하는 예쁜 연예인들을 보면 감탄이 절로 나온다. 크고 날씬한데다, 눈도 크고 예쁘다. 그런 모습을 보고나니, 내 모습이 너무 하찮아보인다. 송혜교처럼, 김태희처럼 예쁘면 얼마나 좋을까, 라는 생각으로 타인과 나를 비교하다보니 행복하지도 않고, 괜한 열등감에 자신감도 사라진다.
행복하지 않았던 덩키덩키가 깨달은 것은 지금 그대로의 자신의 모습이 가장 예쁘고 아름답다는 것이다. 그걸 깨달은 덩키덩키는 행복해졌다. 보라, 길쭉한 두 귀가 얼마나 예쁜가!
지금보다 더 큰 눈이 있다고 행복해질까? 지금보다 더 예쁜 입술이 있다고 행복해질까? 가장 나다운 것이 가장 아름다운 것이며, 행복은 '나 자신을 사랑하는 일'에서 시작되며, 자존감에서 비롯된다는 것을 덩키덩키는 일깨워주고 있다.

우화를 통해서 정체성과 자존감에 대해 보여주는 <<당나귀 덩키덩키>>로 '나 자신을 사랑하기'부터 시작해보는 건 어떨까? 거울 속에서 예쁜 내 모습을 찾아보기 놀이도 행복으로 가는 시작이 될 수 있다는 점을 기억하길 바란다.

(사진출처: '당나귀 덩키덩키'본문에서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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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도 멋진 똥을 누고 싶지?
클라우스 케자르 체러 글, 필립 태거르트 그림, 김경연 옮김 / 살림어린이 / 2011년 10월
절판


아이를 키우면서 가장 힘들었던 부분이 대소변을 가리는 일이었던 것 같다. 엄마인 나도 힘들었지만, 분명 아이 자신도 무척 힘든 일이었으리라 생각된다. 대소변을 가리는 과정은 아이들에게 심적 스트레스가 굉장히 크다고 하니, 엄마의 욕심이나 강압에 의한 배변훈련은 결코 바람직하지않은 일이다. 요즘은 배변 훈련에 도움이 되는 다양한 그림책들이 많이 등장하고 있는데, 똥과 관련한 그림책이 배변 훈련 중인 아이들에게 긍정적 효과를 준다는 전문가들의 이야기에서 비롯된 듯 싶다.
'똥'과 관련된 그림책에 대한 아이들의 반응은 대부분 두 가지 양상을 띈다. 까르르 웃거나, 더럽다며 찡그린 표정을 짓는 두 가지 반응이 주로 나오기 마련이다.
분명 똥이 더럽다는 생각은 배변 훈련에서 부정적인 요소로 작용할 것이다.
그렇다면 똥이 더러운 것이 아니라, 꼭 필요한 활동이라는 것을 알려주는 것이 필요하며, 똥을 누는 일이 결코 창피한 일이 아니라는 것을 일깨워주는 과정은 배변 훈련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터이다.

<<너도 멋진 똥을 누고 싶지?>>는 재미있는 상상력으로 똥이 더럽거나, 똥을 누는 일이 창피한 일이 아님을 일깨워주고 있다.

주인공 똥코끼리의 캐릭터는 너무 귀엽다. 기다란 코끼리의 코는 두루마리 화장지로 표현되고 있다. 그래서 똥코끼리인가보다.
지구에는 똥코기리를 모르는 사람이 없다.
커다란 똥을 보고 "대체 누구야? 누가 이렇게 커다란 똥을 싼 거야?" 하고 묻다가도,
모두들 "아, 똥코끼리가 왔다갔구나!" 한답니다.
똥코끼리는 잘생기지도 않았고, 똑똑하지 않았지만, 한 가지는 아주 잘했다. 그래서 위풍당당 똥코끼리다.

멋진 모래성이 만들어진 아름다운 바닷가에 뿌지직! 갑자기 커다란 성이 생겼다. 똥으로 만든 커다란 성을 보고 아이들은 너무도 즐거워한다. 똥코끼리에게 이런 일은 결코 어렵지 않다.
똥코끼리의 똥은 성을 만드는 일 말고도 할 수 있는 게 너무도 많다.

총을 든 사냥꾼이 위협할 때, 뿌지직! 똥을 싸면 사냥꾼이 감쪽같이 사라진다.
그뿐인가? 똥코끼리 덕분에 농부 아저씨네 밭에는 커다란 딸기가 열릴 수 있었고, 배고픈 파리 부인에게 멋진 식사를 대접할 수 있었고, 숲속에 들어갔다 길을 잃은 친구들은 똥코끼리가 싼 똥 덕분에 집으로 가는 길을 찾을 수 있었다.

부우우웅 깊고 길게 내뿜은 똥코끼리의 방귀는 멋진 나팔 소리가 되고, 똥코끼리가 똥을 누는 속도는 번개보다도 빠르다.

덕분에 총잡이 번개와 결투에서 이길 수 있었다.
똥코끼리의 똥은 축구공도 척척 막아내는 멋진 골키퍼가 되고, 불을 끄는 멋진 소화기가 되기도 하고, 무시무시한 화산이 폭발하지 못하게 분화구를 막을 수 있으니, 똥코끼리의 똥은 정말 '최고'다.

멋진 똥을 누는 똥코끼리가 아이들에게 하는 말,
"너희들, 엉덩이에 똥꼬 없어? 있다면 나처럼 해 봐!" 뿌지직! 뿌지직!


똥코끼리의 똥은 더럽지도 창피하지도 않다. 오히려 멋지고 대단해보인다. 똥코끼리의 모습을 보면서 아이들은 배변 훈련에 대한 두려움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것이다.

<<너도 멋진 똥을 누고 싶지?>>는 교육 강국 독일의 유치원에서 실제 배변 훈련 교육용으로 활용했다고 하니, 똥에 대한 아이들이 가진 부정적 사고를 바꾸어주었다고 짐작해도 틀리지 않을 것이다.
이 그림책이 출간된 살림 출판사 홈페이지와 네이버 카페에 올려진 똥코끼리의 노래와 율동이 담긴 동영상은 배변 훈련을 하는 어린이에게 큰 도움이 될 듯 싶다.
'똥코끼리와 함께하는 즐거운 배변 훈련 스티커 놀이' 부록도 즐겁게 배변훈련을 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좋은 교재가 될 거 같다.

재미있는 상상력과 귀여운 캐릭터로 '똥'에 대한 부정적 사고를 바꾸고, 올바른 배변 훈련을 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유쾌한 그림책이다. 우리 집 두 아이를 강압에 의해 배변 훈련을 시켰던 일이 생각난다. 재미있는 그림책과 노래, 율동이 있었다면 우리 아이들이 성장하는데 도움이 되었을텐데....하는 아쉬움을 가져본다.
이 그림책을 보면 왠지 화장실이 가고 싶을 거 같다. ^^

(사진출처: '너도 멋진 똥을 누고 싶지?' 본문에서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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