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브 초이스 - 타임 푸어를 위한 스마트한 인생 관리법
코리 코건.애덤 메릴.리나 린 지음, 노혜숙 옮김 / 세종(세종서적) / 201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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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도 한 달전에도, 그리고 1년 전에도 오늘과 마찬가지로 24시간이 모자를 정도로 바쁘게 살아가고 있는 현대인들의 상당수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무엇 때문에 매일 이렇게 바빴는지, 아직도 해야할 일지 산더미인 것에 대한 의문을 갖고 있을 것이다. 또한 열심히 일은 하고 있지만 밀려드는 전화와 업무 등으로 집중력이 흐트러지다보니 결과물은 그리 만족할 만한 것이 아니다. 그러다보면 허무함, 허탈감이 밀려들면서 언제까지 이렇게 살아야 하는지에 대해 걱정만 늘어난다. 이렇게 비생산적으로 살아가다보면 삶에 대한 만족도는 현저히 떨어지게 되는데, 이제 일에 파묻혀 지친 사람들이 일과 삶을 동시에 누릴 수 있게 해주는 데 목적을 둔 <<파이브 초이스>>를 통해 우리 삶의 균형을 바로 잡아보면 어떨까.

이 책은 수십 년에 걸친 플랭클린코비사의 시간관리 연구 경험과 최근의 신경과학 이론을 바탕으로 주의력과 에너지를 관리함으로써 가장 중요한 일들을 달성할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한다. 21세기에 맞게 시간 관리를 재정의함으로써 개인, 팀, 조직의 생산성을 높이고 우리의 소중한 시간과 주의력과 에너지 사용에 관해 가장 높은 보상이 돌아오는 선택을 할 수 있게 한다. (책 날개 中)

이 책은 속수무책의 상황을 극복할 수 있는 원칙, 절차, 도구를 제공하고, 곧바로 실행에 옮길 수 있고 생활에 확실한 변화를 가져오는 간단하면서도 효과적인 방법들을 소개하고 있다. 저자가 말하고자하는 다섯가지 선택은 이 책의 목차와도 같다.

1. 중요한 일에 집중한다. 급한 일에 반응하지 않는다.

: 훌륭한 판단을 위해서는 형식(시간관리 매트릭스)과 절차(멈춤-확인-결정)가 둘 다 필요하다.

2. 탁월함을 추구한다. 평범함에 안주하지 않는다.

: 지금 우리 삶에서 가장 중요한 역할들이 무엇인지 확인하면, 균형, 동기, 실천을 위한 기본 구조가 만들어진다.

: 우리에게 주어진 역할을 얼마나 잘하고 있는지 솔직하게 평가하면 그 역할을 더 잘할 수 있게 된다.

3. 큰 바위들을 위한 시간을 마련한다. 자갈은 분류하지 않는다.

: 어떤 과제가 생기면 그것을 머릿속에 넣지 말고, 당장 해야 할 일인지 아닌지를 결정해서 바닥에 내려놓거나 목록에 올린다.

: 단지 자갈들을 더 발리 처리하는 것만으로는 결코 앞으로 나아갈 수 없다. 어떤 일들이 중요한지 결정해서 한 주가 시작되기 전에 원통 안에 담는다.

4. 테크놀로지를 지배한다. 테크놀로지에 지배당하지 않는다.

: 혼돈 속에서 질서를 보자. 수신 메시지를 약속, 과제, 연락처, 메모/문서의 네 가지 범주로 구분한다.

: 아날로그 시스템을 사용한다면 모든 것을 한 장소에 기록한다. 디지털 시스템을 사용한다면 모든 것을 모든 장소에 저장한다.

: 세 가지 마스터무브로 방어하라. 싸우지 않고 승리하고, 정보를 제자리에 저장하고, 링크를 건다.

5. 에너지를 충전한다. 탈진하지 않는다.

: 하루를 의식적이고 의도적으로 보내기 위해서는 많은 에너지가 필요하다.

: 두 가지 에너지 공급원은 동기 부여가 되는 분명한 목적과 건강한 육체다.

: 다섯 가지 에너지 원동력은 운동, 음식, 수면, 휴식, 연결이다.

: 다섯 가지 에너지 원동력에 정기적으로 시간과 노력을 투자하면 '에너지를 충전하되, 탈진하지 않는' 생활 습관이 형성된다.

선택 1,2는 결정관리, 선택 3,4는 주의력 관리, 선택 5는 에너지관리에 대한 설명으로 이 다섯가지 선택은 생산성을 높여줄 뿐 아니라 일과 성취에 대해 새로운 관점에서 생각해보게 하며, "오늘은 정신없이 바빴지만 뭘 했는지 모르겠다" 라는 실망감을 극복하고 확신과 활력, 그리고 탁월한 생산성을 느끼게 해준다.

독자는 이 책을 통해 결정, 주의력, 에너지 사용에 대해 배우게 되고 그 능력을 향상시킬 수 있게 된다. 이로 인해 끊임없이 들어오는 일에 파묻혀 40%의 시간과 에너지를 중요하지 않은 일에 허비하고, 매일 허둥지둥 시간에 쫓기면서 하루를 보냈던 일에서 벗어나 성취감을 느끼며 잠자리에 들 수 있게 됨을 느끼게 될 것이다. 결국은 직장과 가정에서 보내는 시간의 질을 높이고 우리가 맡은 역할을 다하면서 보람과 행복을 느끼는 결과를 가져오게 되는 것이다. 오늘도 정신없이 바빴던 그렇지만 늘 허무함을 느끼게 되는 현재를 살아가는 모든 이들에게 권하고 싶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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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공 - 홀로 닦아 궁극에 이르다
배일동 지음 / 세종(세종서적) / 201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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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공(獨功)이란 소리꾼이 선생으로부터 배운 소리를 더욱 정밀하고 자세하게 닦고, 더 나아가 자기만의 독특한 덧음을 만들기 위해 깊은 산속에서 홀로 공부하는 것을 말한다. (본문 14p)

책 제목이 어떤 의미인지 궁금한 마음에 책을 펼치니 책의 시작에 그 의미가 적혀있었다. 그 뜻을 알고나서야 책의 저자가 눈에 들어온다. 명창이자 이 책의 저자인 배일동은 미국, 독일, 터키, 이스라엘, 오스트레일리아, 일본, 프랑스 등에서 약 40회 이상의 공연과 강연을 해왔으며, 판소리에 서커스나 전시 등 다양한 콘텐츠를 접목시켜 왔으며 이를 통해 우리나라의 판소리를 세계에 알리는 일을 하고 있다고 한다. 특히 2015년에는 오스트레일리아 출신의 재즈 드러머 사이먼 바커와 트럼펫 연주자 스콧 팅클러와 함께 프로젝트 그룹인 'CHIRI'를 결성해 판소리와 재즈를 접목한 공연을 선보여 화제를 모았다. 판소리계에서는 고제(古制) 판소리의 맥을 잇는 소리꾼으로 평가받고 있는 저자가 글을 써야겠다고 마음먹게 된 이유는 외국 공연을 자주 다니면서 만나는 외국 음악가나 예술 석학들로부터 영어로 번역된 판소리 관련 이론서가 없다는 말을 많이 들어서라고 한다.

현존하는 전통문화 예술을 정밀하고 심도 있게 연구하여 서양식 관점이 아닌 우리의 관점에서 우리의 개념으로 이론화하는 작업들을 해야 한다. 이론가들이 아닌 실기자들의 예술 경험을 토대로 한 이론들이 쏟아져 나와야 한다. 그래야만 뿌리 깊고 샘이 깊은 우리 문화를 계승할 수 있다. (본문 6p)

이에 저자는 <<독공>>에서 자신이 깨달은 판소리의 예술혼의 뿌리를 밝히고 있으며, 독공을 결심하고 산으로 들어가 목포 아래에서 7년 세월을 혹독하게 보낸 과정과 판소리에 대한 분석과 충고 등을 총 9부로 나누어 풀어내고 있다. 그는 자신의 경험을 통해 재주보다 중요한 것은 오직 정성스러운 공부임을 강조하고 있는데, 제3부 재주를 가졌으되 오만하지 말라, 편에서 아이들의 교육과 연계하여 수록한 내용들이 참 흥미롭다. 더불어 제7부 전통의 법제 속에서 새로운 보옥을 캐다, 편에서 국악의 어설픈 세계화보다는 국악의 품격을 알리는 데 힘써야하는 이유에 대해 명확히 설명함으로서 앞으로 국악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한다.

어렸을 때 영리하다고 커서도 반드시 뛰어나다고 할 수는 없다. 요즘 타고났다는 소리꾼들을 보면 대개가 고등학교 때의 수준이 30대에 이르러도 별반 차이가 없다. 세월이 가도 공력은 없고 요령과 재주만 보일 뿐이니 그처럼 볼썽사나운 게 없다. 노력을 왜 하지 않겠는가마는 고도로 집중하는 공부로 도약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중략) 노력의 공을 다하지 않는 천부적인 재능은 오히려 독이 된다. 땅에서 이제 막 고개를 내밀고 나온 어린싹을 보고 천재이니 신동이니 하는 것은 어리석은 짓이다. (본문 125p)

지금 우리가 제일 먼저 해야 할 일은 당당한 걸음으로 천지를 소요하는 것도 좋지만, 지금까지 걸어온 우리의 걸음새에 대한 연구를 확실히 하여 우리의 아름답고 품격 있는 예술적 가치를 이론적으로 바로잡는 것이다. 겉만 번지르르하고 속이 빈 것은 허깨비 문화요, 뿌리 없는 떠도는 부평초 문화이다. 그러나 우리 단군의 문화는 수천 년의 세월 동안 일궈온 금강석 같은 문화이다. 그 위로 우리는 당당하고 격조 있게 걸어가야 한다. 그것이 전통 국악의 진정한 가치이다. 오래된 전통 예술의 품격은 바로 국가의 품격이다. (본문 268,269p)

앞서 실기자들의 예술 경험을 토대로 한 이론들이 필요하다고 했던 저자의 말처럼 이 책은 예술가가 직접 쓴 책이기에 더욱 의미가 있는 책이 아닐까 싶다. 전통 예술의 길을 걷고자 하는 이들에게는 저자의 경험이, 경험을 토대로 제시하고 있는 나아갈 방향 등이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더불어 예술가가 아닌 이들에게는 예술가가 되기 위한 그의 노력을 통해 또다른 감동을 받게 될 것이며 우리 전통 예술에 대한 관심을 갖는 기회가 될 듯 싶다. 그동안 쉽게 만나보지 못했던 분야의 책을 예술가가 직접 쓴 글로 만난 것에 대한 기쁨을 누릴 수 있는 책이었다.

(이미지출처: '독공' 본문에서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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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바꾸는 연습 - 머뭇거리는 이들을 위한 작은 가르침
오히라 노부타카 지음, 이정환 옮김 / 세종(세종서적) / 201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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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불과 10초를 활용해서 인생의 흐름을 변화시키는 책이다. 흔히 들을 수 있는 광고문구라도 생각해도 어쩔 수 없다. 정말 10초면 충분하니까. 나는 '불과 10초, 그래도 10초'라고 생각한다. 진심이다. (본문 17p)

책에 들어가기 앞서 짧은 만화를 몇 컷 보여준다. 직장을 다닌지 5년이 된 유미는 일이 엉망이고 실패만 거듭되는 나날을 보내고 있다. 후배 두 명과 퇴근한 뒤에 커피를 마시면서 불평을 늘어놓자, 한 후배는 '불평을 늘어놓을 시간이 있으면 어떻게 해야 잘할 수 있을지 생각하는 게 더 나은 것 아닌가요?'라며 시간이 아깝다고 먼저 나선다. 그때 카페에서 우연히 고등학교 동창을 만나게 되는데, 놀랍게 변해있는 동창은 유미와 같은 나날을 보내다가 오히라 선생님을 만나 10초 액션을 지속하다보니 여러 가지 꿈이 실현되고 있다는 이야기를 건넨다. 이 짧은 만화컷에서 상당수는 유미를 통해 자신을 보게 될 것이고, 자신을 변화시켜 줄 '10초의 가치'가 무엇인가에 대해 깊이 궁금증을 느끼게 될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자신을 바꾸고 싶고, 행동하고 싶다는 생각을 하지만 인생을 가로막는 장벽을 행동으로 돌파하는 것을 어려워한다. '행동 이노베이션' 전문가로 활동하고 있는 저자는 '불과 10초'를 활용해서 자신을 바꾸고 인생의 주도권을 되찾는 방법을 이 책을 통해 전하고자 한다.

하루에 불과 '10초 액션'을 지속하는 것만으로 사람이 변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여기에는 두 가지 이유가 있다.

첫 번째 이유는 '지속하기 쉽다'는 것이다. 하루에 불과 '10초'라면 누구나 어디에서건 가벼운 마음으로 지속할 수 있다. (중략)

또 한 가지 이유는, '10초 이외의 나머지 23시간 59분 50초의 의식이 크게 바뀐다'는 것이다. 하루를 보내는 방식은 '의식'의 차이에 의해 크게 바뀐다. (본문 49,51p)

저자가 셀프코칭에서 주장하는 것은 1. 정말로 하고 싶은 일, '사실은 무엇을 하고 싶은가?'에 대한 대답을 '50초 셀프토크'를 통해 발견하는 것이고, 또 하나는 2. 자신이 원하는 모습을 향해 열심히 '10초 액션'을 쌓아가는 것인데, 이 책에서는 '10초 액션'에 중점을 두어 저자가 지금까지 터득하고 실천해온, 인생을 바꾸기 위한 '10초 액션'의 실천 노하우와 실제 사례들을 이야기와 함께 전하고 있다. 이 이야기들은 총 5레슨을 나뉘어 있으며 각 레슨은 유미와 오히라 교수의 대화로 풀어가고 있으며 실천 연습과 유미의 메모로 마무리 된다.

'10초 액션'에서는 하루에 불과 10초만 '행동'을 하지만, 그것을 지속하다 보면 '행동'은 정말 즐거운 키워드가 된다. 기분이 좋아질 수 있는 것을 선택해서 실행하는 것이니까 당연하다. 따라서 어느 순간, 문득 정신을 차려보니 10초 이외에도 자연스럽게 스스로 결정하고 행동하는 '10초 액션'을 취하게 되고,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무리없이 '1분 액션'이나 '3분 액션'을 실행하게 된다.

즉, '행동'이 의식화되고 습관화되어 자연스럽게 행동의 양과 질이 향상되어간다. 이런 긍정의 연쇄작용에 의해서 사람은 달라진다. (본문 52p)

이 책에서는 구체적인 실천법으로 10초 액션을 7일간 시행하는 '10초x7일간 엑서사이즈'를 제안하고 다양한 사례를 소개하고 있는데, 중요한 것은 지속적으로 실천해야한다는 것이다. 유미는 대부분의 우리와 닮아 있다. 도전을 했다가 실패하여 좌절감, 패배감을 맛보고 나면, 늘 바뀌고 싶고, 행동하고 싶다는 마음을 갖게 되지만 나중에는 행동에 옮기지 못하는 것에 자신을 원망하거나 행동하지 못한 것에 대한 변명을 하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다행이도 이 책에서 저자가 소개하는 10초 액션은 그리 어려운 것이 아니기에 하고자 하는 의욕을 갖게 한다. 아들러 심리학을 적용한 행동 이노베이션으로 단 10초만에 미래를 바꿀 수 있는 것이다. 그 첫 한 걸음이 인생의 변화를 가져다 줄 것이다.

'10초 액션'을 물로 비유한다면 '한 방울'에 지나지 않는다. "낙숫물이 돌을 뚫는다."는 이것은 처마 끝에서 한 방울씩 떨어지는 보잘것없는 문방울이지만 오랜 시간 같은 장소에 떨어지면, 마침내 단단한 돌에도 구멍이 뚫린다는 말이다. 나약한 힘이라고 해도 지속이라는 지렛대효과를 이용하면 앞을 가로막고 있는 벽을 뚫을 수 있다는 의미로 받아들일 수도 있다. '지속의 위력'이다. (본문 196p)

(이미지출처: '나를 바꾸는 연습' 본문에서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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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스범스 20 - 지옥의 유령 자동차 구스범스 20
R. L. 스타인 지음, 정은규 그림, 김경희 옮김 / 고릴라박스(비룡소) / 201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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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개국 4억 2천만 어린이가 선택한 세계적 베스트셀러 <구스범스> 시리즈의 20번째 이야기가 출간되었네요. 얼마 전 영화 <구스범스>를 본 뒤라 아이의 관심이 더 높아져서인지 새로운 출간 소식에 잔뜩 기대하더군요. 이번 이야기의 소재는 자동차입니다. 우리가 늘 타고 다니고, 늘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자동차가 무서운 대상으로 등장한다고 하니 더 무섭게 느껴지는 거 같아요. 이 책을 읽고나면 자동차 타기가 겁나지 않을까 싶네요. 이 책 표지에 써 있는 '심장이 약한 사람은 읽지 마시오' 라는 경고 메시지가 괜한 것은 아닌 듯 싶습니다. 하지만 무서워도 다음 내용이 궁금해서 자꾸만 페이지를 넘기게 되는 흥미로운 이야기랍니다.

이 책에 등장하는 주인공 미첼은 열두 살의 남자 아이들이 그렇듯 자동차를 무지 좋아합니다. 미첼네 가족은 아빠 직장 때문에 이사하게 되면서 크고, 낡고, 다 무너져 가는 폐가에 살게 되었어요. 그래서인지 일곱 살 동생 토드는 집에 유령이 산다며 소리치곤 하지요. 맨날 집 안 곳곳에서 유령을 봤다며 비명을 지르고, 파랗게 질려서 벌벌 떨어요. 그런 토드를 엄마 아빠는 걱정하신답니다. 이번에도 토드가 유령이 나타났다며 벌벌 떨고 있을 때, 일주일 전에 아빠가 만든 책장이 쓰러러졌네요. 아빠와 미첼, 토드는 책장에 맞는 버팀대를 사러 나가기로 했어요. 헌데 십 사년이나 된 낡은 승용차의 브레이크가 고장나면서 큰 사고가 날 뻔 했답니다. 다음 날 아침, 일요 신문에서 미첼은 중고차 광고 면에서 괜찮아 보이는 차를 발견하게 되고 아빠와 함께 차를 구경하러 가게 됩니다.

파란색 차체에 내부는 하얀 가족으로 장식되어 있는 차는 정말 멋졌어요. 더군다나 차주인 더글러스 아저씨가 아주 싼 가격에 차를 팔겠다고 하네요. 아저씨가 겁먹은 모습을 하고, 숨 쉴 때마다 하얀 김이 뿜어 나올 정도로 추운 날씨에 땀을 흘리는 것이 좀 수상했지만, 아빠는 횡재했다며 입이 귀에 걸리도록 좋아했지요. 새 차 때문에 미첼은 신이 나서 도저히 숙제에 집중할 수가 없었어요. 결국 부모님 몰래 나와 차를 타보기로 했지요. 그런데 이상한 일이 일어납니다. "어서 차에 타"라는 속삭임이 들려오고, 차에서 나오려 했지만 문이 잠겨 나올 수가 없었지요. 다행이 새로 이사온 마리사가 동네 구경을 하기 위해 산책하던 중 미첼을 구해줄 수 있었어요. 하지만 그 이후에도 새 차를 구경하러 온 친구들과 함께 갇히기도 했고, 미첼을 홀리 듯 차에 타게 하여 거친 질주를 하여 위험에 빠뜨리기도 하지요. 그제서야 미첼은 유령 자동차라고 했던 토드의 말에 귀기울이고 차에 대해 알아보기 위해 더글러스 아저씨를 만나러 갔다가 뜻밖에 진실과 마주하게 됩니다. 미첼은 이 위험한 상황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요?

놀라운 반전과 공포가 어우러진 <<지옥의 유령 자동차>>는 이번에도 아이들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겠네요. 더군다나 21번째 이야기 <지하실의 수수께끼>를 미리 보여줌으로써 다음 편에 대한 기대도 UP 시켜주네요. <구스범스> 시리즈는 아이들이 좋아하는 소재와 스토리로 책과 가까이할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될 거 같아요. 날씨가 점점 더워지고 있는 요즘, <구스범스> 시리즈와 함께 이 여름을 즐겨보는 건 어떨까요?

(이미지출처: '구스범스 20_지옥의 유령 자동차' 본문에서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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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의 정원 - 제151회 아쿠타가와상 수상작 오늘의 일본문학 17
시바사키 도모카 지음, 권영주 옮김 / 은행나무 / 201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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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과 너무도 잘 어울리는 연노랑의 표지가 예쁜 책이기도 하지만, 책표지에 적힌 "꼭, 천천히 읽어주세요"라는 글귀가 더욱 눈길을 끄는 책이다. 사실 나는 책을 좀 빨리 읽는 편이라 천천히 읽어달라는 당부가 꼭 나에게 하는 말처럼 느껴졌다. 이에 나는 모두가 잠든 밤, 혼자만의 시간에 이 책을 꺼내들었다. '기억과 만남, 그리고 사람이 생각나는 소설'이라는 타이틀을 온전히 느낄 수 있는 최적의 시간이 아니었나 싶다. <<봄의 정원>>은 작가 스스로가 자신이 추구해온 주제와 표현기법을 집대성한 소설이라 평가하였으며, 완성도와 성숙도가 높은 작품이라는 격찬을 받으며 제151회 아쿠타가와상을 수상한 작품이다.

<<봄의 정원>>은 도쿄 도 세타가야 구의 철거 예정인 낡고 오래된 연립주택에 살고 있는 다로와 그 이웃들의 소소한 일상을 그려내고 있다. 내가 선호하는 장르가 스릴러이니만큼 스토리가 강한 작품을 선호해 왔던 탓인지 다로가 자신의 집 가장자리 위층에 마주보이는 곳에 사는 니시가 이웃 집을 훔쳐보는 것을 발견하는 장면에서 무언가 굉장한 일이 벌어질거라 예상했다. 책 제목에서 흔히 예상할 수 있을법한 로맨스 같은. 하지만 이 책은 처음부터 끝까지 일관된 분위기로 진행되어 간다. 극적인 전개나 로맨스, 손에 땀을 쥐게 하는 긴장감 같은 건 찾아볼 수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은 밋밋하다거나 전혀 지루하지 않다. 어쩌면 이것이 바로 우리의 일상과 닮아 있기 때문일지도 모르겠다.

"혹시 가능하면 그 댁 베란다 난간에 올라갈 수 없을까 하는데요. 원래는 여기 바로 윗집에서 제일 잘 보이겠지만, 아시죠, 벌써 이사 가신 거. 절대 강도질을 계획한다든지 몰카같은 건 아니고요. 그냥 좀, 음, 그러니까 저 집을 좋아하는 것뿐이에요." (본문 32p)

아내와 이혼 후 낡은 연립에 이사온 다로는 니시가 이웃집을 염탐하는 것을 발견하게 되는데, 그림을 그리는 니시는 학창시절 인기를 끌었던 사진집 『봄의 정원』에 실린 '물빛 집'이 좋아 이곳으로 이사를 온 것이었다. 이 사진집은 20년 전 이 물빛 집에 사는 젊은 광고 감독과 여배우 부부의 일상을 촬영한 사진집이었는데, 물빛 집에 대한 관심의 동기를 듣게 된 다로는 니시와 함께 사진집 속 물빛 집과 지금의 물빛 집을 비교하는 등 함께 물빛 집에 대한 기억을 공유해간다.

해당화가 피고, 느티나무에 잎이 움트고, 수국의 색이 변하고, 목백일홍이 석 달씩이나 꽃을 떨어뜨리고, 금목서가 향기를 발하고, 붉게 단풍이 든 나뭇잎이 지고, 그리고 또 추운 2월에 공기 중에 감도는 향기에 시선을 옮기면 홍매화가 피어 있고 백목련이 커다란 꽃잎을 벌렸다. 해당화와 백목력이 특히 아름다웠다.

그때까지 나무는 도로나 공원, 아니면 먼 산에 있는 것이라고 생각했던 터라, 집에 계절이 있다는 사실에 놀랐다. 게다가 길에서는 마당이 보이지 않으니, 집주인 일가와 연립주민들만 아는 계절이었다. 그냥 늙어갈 뿐인 물체가 아니라, 성장해서 꽃이 피고 겨울이면 말라 죽은 것 같던 나뭇가지에 또다시 움이 트는 생명이 있다. 동물이나 식물을 키운 경험도 없었던 니시에게, 자신이 생활하는 공간에 자기 의사와는 무관하게 살아 있는 게 존재한다는 사실은 경이롭기 그지없었다. (본문 48,49p)

<<봄의 정원>>은 이렇게 평범한 일상을 다루고 있는데, 이 책에서는 이 평범함이 아주 특별하게 다가온다. 작가는 이를 통해 우리의 지루하리만치 평범한 일상이 소중하다는 것을 이야기하고 싶었던 것은 아닐까 싶다. 늘 그렇듯 봄이 다시 찾아왔고 봄이 오면 당연하다는 듯 벚꽃, 개나리, 진달래가 핀다. 작년과 별다를 것 없는 봄이 찾아온 듯 했는데, 이 책을 읽으면서 내 주위의 눈길조차 주지 않았던 풍경들을 바라보게 된다. 그 풍경 속에서 평소에는 느껴보지 못했던 친숙함과 동시에 마치 새로운 것을 본 듯한 낯설음이 함께 느껴지는 듯 하다. 이렇듯 저자는 이 책에서 특별할 것도 없는 평범한 풍경을 담아냈지만 독자는 이 평범함 속에서 오는 특별함을 바라보게 되는 것이다.

조용한 길을 홀로 걸었다. 지금 살고 있는 이 거리의 풍경과 기억 속에 있는 나고 자란 거리의 풍경이, 건물의 규모나 틈새와의 관계도 사람들의 밀도도 너무나도 달라서 기억 속 거리가 더 멀고 생소하게 느껴졌다. 텔레비전이나 영화에서 본 것을 자기 것이라고 착각하고 있다. 아니면 천 개는 있었을 그곳 단지 어느 집에서 누가 본 풍경이 어쩌다가 자신의 의식 속으로 들어오고 말았다. 그런 생각까지 들 때가 있었다. (본문 62p)

또 하나, 기억과 만남, 그리운 사람이 생각나는 소설 <<봄의 정원>>에서는 어린 시절의 기억, 그 시절의 사람들을 떠올리게 한다. 그저 주인공들이 나누는 이야기에서, 그들의 평범한 일상에서 진한 그리움이 배어져 나오고 있는 탓이다. 오늘 퇴근하는 길은 어린시절의 내가 걷고 있었다. 어린시절부터 쭉 살아왔던 동네인 탓에 가능했을 일이다. 잊고 살았던 지난 날의 기억들, 모르고 지나쳤을 봄의 향기를 만끽한 하루였다는 사실에 괜히 마음 한켠이 따뜻해진다. 그렇게 나는 오늘 내 삶의 사진첩에 또 한 장의 사진을 끼어 넣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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