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수할 자유 라임 청소년 문학 19
로렌 밀러 지음, 강효원 옮김 / 라임 / 201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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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우리는 삶의 대부분을 스마트폰에 의존해 살고 있다. 혹여 스마트폰을 집에 두고 온 날이면 불안해하기까지 한다. 이러한 추세라면 2030년 멀지 않은 우리의 미래는 스마트폰에 잠식되어 있지 않을까? 라임청소년문학 열아홉번째 이야기 <<실수할 자유>>는 어쩌면 발생할지도 모를 이러한 미래의 모습을 담아내고 있다. 이 소설의 배경이 되는 미래는 현재의 우리가 만들어 낸 모습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곧 다가올 미래는 이 책에서처럼 오늘은 뭘 입지? 어디에 앉지? 누구한테 말을 걸지? 등 자신에게 일어나는 모든 일의 결정을 스마트기기 제미니의 앱인 럭스가 대신해주게 될지도 모르겠다.

 

지혜롭게 행동하는 능력. 나는 그것을 간절히 원해 왔다. 럭스에 묻지 않고도 최선의 선택을 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언젠가부터 나는 매사에 자신이 없어졌다. 무엇을 결정하기도 전에 이미 내 결정이 옳은지 의문이 드었다. 그래서 나는 혼자서는 아무 일도 할 수 없었다. 운동도, 숙제도, 취미 활동도 모두 럭스에게 물어서 결정했다. 심지어 옷을 입는 것조차도. (본문 50, 51p)

 

이 책의 주인공 로리는 모든 것에 스마트 기기 제미니를 이용했다. 로리는 이번 테덴 영재 학교 지원하는 것을 제외하면 모든 결정을 럭스에게 맡겼다. 친구 벡은 스마트 기기에 강한 불신을 가지고 있었기에 럭스 대신 '마음의 목소리'라 불리는 다웃을 믿었다. 다웃은 뇌의 결함으로 일어나는 청각 이상 장애 중 하나로, 어른의 경우에는 신경성 질환으로 취급되었다. 이에 대부분은 다웃이 들리지 않기 위해 애썼고, 로라 역시 더 이상 다웃을 듣지 않게 되었다.

 

로라가 테덴으로 합격하자, 아빠는 제왕 절개를 하고 난 뒤 호흡 곤란을 겪다가 세상을 떠난 엄마가 남긴 유품을 건넸다. 혹시 로라가 테덴에 입학하게 된다면 전해주라는 것이었다. 이제 로라는 엄마가 테덴에 다녔다는 사실과 아빠 조차 알지 못했던 엄마에게 일어났던 어떤 일에 대한 의구심을 안고 테덴에 입학하게 된다. 자신을 감시하는 룸메이트 허쉬, 자신을 미워하는 타서스 선생님, 그리고 갑자기 들려오기 시작한 다웃과 엄마도 가입했었던 것으로 짐작되는 비밀 동아리의 가입 등 일련의 사건들을 통해 로라는 엄마의 죽음과 그를 둘러싼 권력자들의 음모를 파헤치게 된다.

 

<<실수할 자유>>는 이렇게 음모를 파헤치는 스릴러를 통해 긴장감을 주고 있지만, 입학식날 허쉬와 함께 들렀던 카페에서 알게된 노스와의 로맨스도 함께 가미하고 있어 또다른 재미도 주고 있다. 혼자서는 아무 결정도 할 수 없게 된 머지 않은 미래, 그 속에서 한 소녀가 거짓과 맞서기 위해 스스로 선택하고 결정하여 용기있게 나아가고자 하고 있다. 그것이 혹 잘못된 선택이 될지라도. 우리는 매 순간순간 선택을 하며 살아간다. 어느 선택이든 쉬운 것이 없기에 가끔은 누군가가 결정해주길 바랄 때도 있지만, 선택은 온전히 나의 몫이기에, 그에 따른 책임과 인생도 온전히 나의 것이 된다. 때론 잘못된 선택으로 인해 실수를 저지르기도 하지만 이 또한 나의 삶이 아니던가. 이 책은 이렇게 혹 일어날지도 모를 머지 않은 미래를 배경으로 이를 일깨우고 있다. 그러나 너무 방대한 스케일 탓에 개인의 선택, 그로 인한 책임 등의 관한 주제의 초점이 조금은 빗나간 느낌이 들지만 그 배경만으로도 독자는 선택에 대해 생각할 기회를 부여받게 된다. 덧붙히자면, 지금 우리가 누리고 있는 '실수할 자유'가 스마트폰에 잠식당해가는 현실로 인해 사라지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 이 또한 우리 선택의 몫은 아닐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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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마워 사랑해
아네스 안.프란체스카 안 글, 노석미 그림 / 시공주니어 / 201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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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시기가 되면 아이들이 꼭 던지는 질문이 있습니다. 엄마 아빠를 난처하게 하는 '엄마, 아기는 어떻게 태어나?' '엄마, 동생은 어떻게 생겨?' 등의 질문이지요. 사실 요즘 부모님들은 이런 질문에 크게 난처해하지는 않습니다. 제가 어릴 때만해도 엄마에게 이런 질문을 하면 '넌 다리밑에서 주워왔어'라고 대답하셨죠. 나중에 아이들의 질문을 받아서야 엄마가 난처하고 당황하셨겠구나, 라는 생각이 들면서 왜 그런 대답을 하셨는지 조금은 알 것 같았습니다. 하지만 세상은 변했고, 요즘은 아이들에게 자연스럽게 설명해주게 되었습니다. 더욱이 아이들을 위한 그림책도 많이 출간되는 탓에 이제 더이상 '다리 밑에서 주워왔어'와 같은 답은 통하지 않게 되었지요.

 

<<고마워 사랑해>>는 엄마와 아빠가 만나 사랑하고 결혼하여 아기를 낳기까지의 과정을 담고 있는 그림책이랍니다. 이 과정 속에서 아이들에게 '너는 정말 특별한 존재다'라는 점을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기존의 그림책과 별반 다를 바 없는 내용인 듯 하지만, 아이의 자존감을 높여주고, 스스로 특별한 존재임을 일깨우는 내용을 덧붙여지면서 굉장히 특별한 그림책이 되었어요. 이 그림책은 아이들이 엄마의 만삭 사진을 보고 엄마의 배에 머리를 들이밀며 자신이 어떻게 엄마 배 속에 들어갈 수 있었는지를 너무나 궁금해하는 모습을 보고 자매가 함께 기획하고 글을 쓴 작품이라고 하네요. 엄마의 마음으로 담은 그림책이기에 더 따뜻한 그림책이 아니었나 생각해 봅니다.

 

 

아빠가 엄마를 만났을 때 엄마는 달나라 공주님처럼 눈부시게 아름다웠고, 엄마가 아빠를 만났을 때 아빠는 해나라 왕자님처럼 눈부시게 멋졌지요. 엄마 아빠는 온 세상의 축하를 받으며 결혼을 했어요. 두 사람은 서로를 깊이 사랑했지요. 따뜻한 눈빛으로 서로를 바라보고, 따뜻한 마음으로 서로를 꼬옥 껴안았어요. 그러자 아빠의 몸에서는 아주 많은 아기씨들이 생겨났어요. 엄마의 사랑을 받은 아주 작은 아기씨들이지요.

 

 

이제 아빠의 아기씨들은 엄마의 몸속으로 긴 여행을 떠납니다. 엄마 몸 속에는 큰 아기씨가 있는데, 큰 아기씨가 있는 곳은 세상 어느 곳보다도 따뜻하거든요. 하지만 먼 길을 가야만 닿을 수 있는 곳이라 수많은 작은 아기씨들은 도중에 길을 잃거나, 지쳐서 여행을 관두기도 합니다. 이런 작은 아기씨들 중에 가장 열심히 달리는 일등 아기씨가 있어요. 일등 아기씨는 오랜 여행이 힘들었지만 따뜻한 곳을 향해 계속 나아갔고 마침내 큰 아기씨를 만났어요. 둘은 엄마 아빠처럼 꼬옥 붙어 떨어지지 않았지요. 그리고 하나가 되었습니다. 이제 아기씨는 점점 변해가요. 엄마 닮은 예쁜 눈이 생겨나고, 아빠 닮은 손과 발도 생겨나지요.

 

 

아기씨는 작은 아기가 되어 엄마가 먹는 음식을 함께 먹었고, 아빠가 부르는 자장가를 함께 들었어요. 아기는 날마다 자랐고, 조금씩 커졌습니다. 아기는 엄마 아빠의 얼굴이 보고 싶었고, 엄마 아빠도 아기의 얼굴이 보고 싶었어요. 그리고 드디어 만나게 되었습니다.

 

누굴까? 누굴까? 그 아기는? 누굴까?

바로 너야. 사랑해! (본문 中)

 

 

<<고마워 사랑해>>는 이렇게 어떤 과정을 통해 아기가 태어났다는 것은 단순히 알려주는 것에 그치지 않고, 엄마 아빠의 사랑 속에서 생겨났으며, 오랜 기다림 속에서 태어났다는 점을 이야기합니다. 그리고 수많은 아기씨 중에 태어난 아주 특별한 존재라는 것을 이야기하지요. 그렇게 고마운 존재이며, 사랑스러운 존재임을 말하고 있습니다. 우리 아이들도 이 그림책을 통해 자신이 특별한 존재라는 것을 알게 되겠지요? 한가지 덧붙히자면, 부모 역시 이 그림책을 통해서 잠시 잊고 있었던 사실을 깨닫게 된다는 것입니다. 오늘 뉴스에서 아이가 공부를 안한다고 심하게 폭행을 하는 엄마의 모습을 담은 동영상을 보게 되었습니다. 사랑과 오랜 기다림 속에서 태어난 아이었지만, 우리는 이렇게 아이에게 욕심을 갖게 되네요. 뉴스를 접한 후에 본 그림책이라 그런지 그동안 내 아이가 이렇게 너무도 사랑스럽고 고맙고 특별한 존재임을 잠시 잊고 있었던 것은 아닐까 생각이 됩니다. 임신과 출산 속에서 아이를 향해 가졌던 그 기쁨과 환희과 감사함을 자꾸 깜빡깜빡 잊는 엄마가 되어가는 걸까요? 이 그림책을 자주 들여다 보면서 내 아이가 얼마나 특별한 존재인지, 얼마나 사랑스러운 존재인지를 기억해야겠어요. 이렇게 너무도 예쁘고 사랑스러운 그림책 <<고마워 사랑해>>였습니다.

 

우리 두 아이들, 고마워! 사랑해!

 

(이미지출처:' 고마워 사랑해' 본문에서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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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두 생일 너른세상 그림책
하영 그림, 이한준 글 / 파란자전거 / 201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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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집 작은 녀석은 그것이 무엇이 되었든지 간에 '새 것'을 무척이나 좋아합니다. 자신이 좋아하는 색, 디자인이 아니라해도 새 것이라면 그냥 무조건 OK이지요. 하루가 다르게 새로운 물건들이 쏟아져 나오는 요즘 세상이기에 조금이라도 더 새로운 것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탓이겠지요. 이렇게 새 것만 좋아하는 아이지만 오래되고 낡은 물건임에도 소중히 간직하는 물건이 있습니다. 그 물건에는 소중한 기억, 추억이 담겨져 있기 때문이지요. 누구에게나 이렇게 낡고 오래되었지만 소중한 물건이 하나씩은 있을 것입니다. 추억을 오롯이 간직하는 있는 그 물건은 아무리 낡고 빛바랬어도 넓은 우주와도 같은 존재가 되기도 합니다. 이 책 주인공의 구두처럼 말입니다.

 

 

주인공 여자 아이가 작고 빨간 구두를 소개합니다. 아이는 자랑하듯 소개하지만 사실 구두는 한 눈에 봐도 아주 낡아보입니다. 그럼에도 아이는 낡은 구두를 신습니다. 이 구두는 느릿느릿 산책도, 소풍도 따각따각 어디든 함께 가는 친구니까요. 아이는 코가 벗겨지고 구슬이 떨어져도 이 구두가 정말 예뻐보이는가 봅니다. 구두를 보며 한없는 미소를 짓네요. 엄마는 버리자고 했지만 아이는 울고 버텼어요. 그래서 엄마와 아이는 구둣방을 찾았지요.

 

 

아저씨 가게엔 구두가 참 많습니다. 하지만 굽이 닳은 구두, 창이 벌어진 구두, 색이 바랜 구두가 있을 뿐 반짝이는 건 별로 없네요. 아저씨는 아이의 빨간 구두를 수선하기 시작했습니다. 아저씨가 솔로 털자 먼지가 떨어져 나갑니다. 낡은 굽을 뜯고 새 굽을 달고, 접착제를 발라 창을 꼭 붙이고 새 리본도 멋지게 달아주고, 구두약을 솔에 묻혀 헝겊으로 윤을 내고, 손으로 약을 발라 문지르고 또 문질렀더니 구두는 아기처럼 새로 태어납니다. 구두가 빨간 별처럼 빛나고 있네요. 그렇습니다. 오늘은 바로 구두 생일날입니다.

 

 

정말 마술 같은 일이 벌어졌네요. 아주 낡은 구두가 새 것처럼 빛나는 구두가 되었습니다. 저희 동네 재래 시장 한 구석에는 아직도 작은 구두 수선집이 있습니다. 제가 어릴 때만해도 구두 수선집이 여러 곳 있었는데 이제는 한 곳만 남아 있네요. 한 번도 방문해 본 적은 없지만, 그곳을 지날 때마다 구두약 냄새와 구두약이 묻은 이제는 검은 색이 되어버린 하얀색이었을 헝겊을 보면 어린 시절이 떠오르곤 해 괜히 정겹게 느껴집니다. 돌이켜보면 저도 코가 조금 닳은, 굽이 약간 닳은 구두를 수선할 생각보다는 새 구두를 구입하곤 했네요. 구두를 버리면서 저의 기억도 함께 잊혀진 것 같아서 이 그림책을 읽고 있자니 왠지 속상해집니다. 새 것만 좋아하는 아이에게도 이 그림책은 낡고 오래된 물건만이 가질 수 있는 추억, 기억의 소중함을 선물해줄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새 것도 좋지만, 나와 함께한 기억이 오롯이 담긴 물건이 더 소중할 수 있음을 가르쳐 줄 수 있을 듯 합니다.

 

 

아이의 낡은 구두에 대한 이야기 <<구두 생일>>은 이렇듯 따뜻하면서도 아름다운 이야기입니다. 낡은 구두를 소중히 여기는 아이, 그런 아이의 마음을 알고 마법을 부려준 아저씨, 그리고 아이에게 되돌아온 행복. 이 모든 것들이 어우러져 마법같은 아름다운 이야기가 마법처럼 펼쳐졌네요. 구두를 신고 깡충 뛰는 아이처럼 기분 좋아지는 그림책이었습니다.

 

(이미지출처: '구두 생일' 본문에서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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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이 무슨 날인지 아니?
이승환 글.그림 / 그림북스 / 201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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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책 제목을 보아하니 대략 어떤 내용일지 짐작이 갑니다. 두 아이를 키우면서 많은 그림책을 접하다보니 비슷한 내용의 그림책들을 발견하곤 하지요. 하지만 그 그림책마다 색다른 매력을 하나씩 가지고 있기 때문에 비슷한 내용의 다른 느낌과 만나게 됩니다. 이 그림책은 자신의 생일날 설레여하는 아이들의 마음을 오롯이 나타낸 이야기입니다. 생일날이 되면 아침일찍 일어나 자신의 생일임을 강조하고 또 강조하면서 아이들은 하루종일 설레여하지요. 만나는 사람들마다 자신의 생일임을 어필하는 것도 잊지 않고 말이죠. 꼬마곰 베리는 바로 그런 우리 아이들의 모습입니다. 그래서 친근하고 사랑스럽지요.

 

 

꼬마 꼼 베리는 아침 일찍 일어나 서둘러 밖으로 나갔습니다. 숲을 걷다 옆집에 사는 양양이가 보이자, 베리는 양양이에게 물어봅니다. "오늘이 무슨 날인지 아니?" 하지만 양양이는 오늘이 무슨 날인지 잘 기억나지 않아요. 그러다 잘 생각해보라는 베리의 말에 오늘 몸의 털을 깎아야 하는 날임이 기억났지요. 다시 걷던 베리는 이번에 꿀통에 꿀을 나르고 있는 꿀벌에게 물었습니다. 오늘이 무슨 날인지 아느냐는 베리의 질문에 꿀벌도 역시 잘 기억나지 않네요. 그러다 여왕벌의 꿀단지를 바꿔줘야 하는 날임이 기억났어요. 꿀벌은 베리에게 고맙다고 말합니다. 꿀벌과 헤어진 베리는 낮잠을 자는 뿌꾸를 만났고 또 같은 질문을 건네지만, 뿌꾸는 귀찮다는 듯 모른다고 대답하네요.

 

 

연못에 뛰어다니는 개구리는 오늘이 올챙이들이 알에서 나오는 날이라고 대답했고, 마당에서 재주넘기를 하던 여우는 오늘이 공중돌기를 세 바퀴 성공한 날이라고 말합니다. 나무에서 울고 있는 부엉이 아저씨는 부엉부엉 대답할 뿐이고 흐물흐물 춤추고 있는 뱀은 새로운 춤을 배우는 날이라고 하네요. 그때, 베리의 집에서 엄마가 부르는 소리가 들립니다. 베리는 엄마 목소리에 집으로 달려갔지요. 이번에는 엄마가 베리에게 묻습니다.

 

 

"베리야, 오늘이 무슨 날인지 아니?"

 

 

 

베리는 신 나서 대답하지요. 그렇습니다. 오늘은 베리의 생일날이었습니다. 그다지 신선한 소재는 아니었지만 이 그림책만의 특징이 있습니다. 숲 속의 다양한 동물캐릭터를 만날 수 있다는 점이 그 첫 번째이지요. 동물의 특징을 살린 귀여운 캐릭터와 숲 속의 다양한 배경들을 볼 수 있는 삽화가 볼거리를 제공하고 있어요. 그리고 반복되는 스토리가 주는 운율이 재미있습니다. 반복되는 이야기를 읽다보면 아이들은 다음에 일어날 내용이 무엇일지 미리 짐작하고 기대하게 되거든요. 그리고 자신의 나이만큼 손가락을 펼 수 있는 구성입니다. 엄마는 오늘이 무슨 날인지 물었고, 베리는 오늘은 내가 ( )살이 되는 날이라고 말합니다. 이제 이 그림책의 주인공이 우리 아이들이 되는 순간입니다. 아이들은 자신의 나이만큼 베리의 손가락을 펼치면 되거든요. 베리의 손가락을 접고 펴면서 아이들은 스토리에 더욱 적극적으로 다가갈 수 있을 듯 싶습니다.

 

 

<<오늘은 무슨 날인지 아니?>>는 생일을 맞이하는 아이들에게 선물하면 더욱 특별한 그림책이 될 수 있을 거 같아요. 베리의 다섯 손가락을 접고 펴면서 1~5까지의 숫자도 자연스럽게 익힐 수 있겠지요? 재미있는 구성이 마음에 드는 그림책입니다. 그림책의 캐리턱들을 스마트기기로 만날 수 있고, 키재기자로 선물로 받을 수 있어 더욱 특별한 그림책이네요. 아이들이 너무 좋아하는 동물 캐릭터가 아이들의 마음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어 아이들이 정말 좋아할 거 같아요.

 

(이미지출처: '오늘이 무슨 날인지 아니?' 본문, 표지에서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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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 시민의 조건 - 한국인이 알아야 할 민주주의 사용법
로버트 파우저 지음 / 세종(세종서적) / 201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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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의 이력이 눈길을 끄는 책이다. 이 책의 특징을 알기 위해 잠시 살펴보자면, 미국 미시간 주에서 태어난 저자는 1980년대 초에 서울대학교에서 한국어를 공부하고 그 후 일본 교토대학교에서 외국어 교육학 교수로 있다가 가고시마대학교에서 교양 한국어 과정을 개설, 2008년에 서울대학교에서 국어교육과 부교수로 임용되어 한국어 교육 관련 과목을 맡아 학생을 지도했다고 한다. 1990년대부터 꾸준히 한국 문화에 관해 집필해왔고 영자 신문인 「코리아헤럴드」「코리아타임스」「코리아중앙데일리」 외 주요 언론지에 칼럼을 실었던 그는 2014년에 미국 고향에 돌아가 집필 활동에 전념하고 있는 그는 『서울의 재발견』을 공동 집필하고 김흥규의 『한국문학의 이해』를 영어로 옮겼다. 이러한 그가 한국 사회의 현실에 관한 책을 한국어로 출간했다. 이렇게 살펴본 저자의 이력만으로도 굉장히 호기심을 끄는 책임에는 분명하다. 외국인이 바라보는 한국 사회의 현실은 어떠할까? 저자는 30년 넘게 한국과 소통하면서 경험하고 느낀 것, 앤아버에서 바라본 한국의 현황에 대한 책을 쓰고 싶었다고 한다. 그는 '외국인이 본 한국'에 관한 책을 쓰는 것에 대해 여러 걱정을 많이 했지만 인생의 반 이상을 한국과 관계를 맺으며 살았기 때문에 한국은 가깝고 아끼는 어떻게 보면 사랑하는 주제이기 때문에 한국에 대한 책이 아니라, 자신과 한국의 인연 속에서 한국을 포용하는 태도로 쓴 미래에 대한 고찰로 담아내고 했다.

 

'헬조선'은 이 시대의 어두운 현실을 반영하는 것이다. 한 권의 책에서 전 세계적 문제를 다루지 못하기 때문에 한국만의 고유한 문제나 한국이 스스로 해결할 수 있는 문제를 압축하기로 했다. 이러한 논의를 펼쳐나가면서 한국이 민주화 성과를 존중하면서 민주주의를 더욱 심화할 때 어려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춘 열린사회를 만들 수 있다. 이를 실현하기 위해선 국가라는 공동체 안에 살고 있는 '국민'의 사고에서 공동체 주인으로서 책임 있는 '시민'으로서의 의식 전환이 필요하다. (본문 10p)

 

이에 저자는 제1장에서 [시민이란 무엇인가?]에 대해 다루고 있으며, 19세기 말 민주주의 사상을 만난 한국이 겪어온 역사를 이해하기 위해 먼저 19세기의 사상적 흐름을 이해할 필요가 있기에 제2장 [19세기의 복잡한 사상 지도]에 그 내용을 담았다. 제3장 [좋은 나라를 향한 열망 : 1980년 경험]에서는 한국과의 첫 만남을 갖게 된 저자가 바라본 한국의 모습이 담겨져 있다. 이 시대 한국은 빠른 변화를 보여주었고 그 많은 변화의 동력은 '좋은 나라'를 만들자는 공감에서 비롯되었음을 이야기한다. 제4장 [문화 정체성과 조화]에서는 한국과 마찬가지로 인연이 깊었던 일본에 대한 이야기를 담아냈는데, 그 와중에 IMF를 겪고 극복하려는 한국의 모습을 일본에서 바라본 저자는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는 자신감과 미래에 대한 기대가 무척 강하다는 인상 때문에 한국의 미래가 밝다고 생각했다는 것을 이야기하고 있다.

 

제5장 [존재를 부정하는 사회]는 저자의 서울대 시절을 담고 있다. 그 시절 사람들은 정치에 무관심했고, 학생들은 정치 이야기를 하지도 않았으며 나라 또는 공동체보다는 본인의 앞날만 고민하는 분위기 였으며, 사회 역시 개인에게 공동체 의식보다 스펙만 요구했다. 전체적으로 볼 때 미래에 대한 희망이 사라진 허망한 사회 분위기가 갈수록 심해졌다고 저자는 전한다. 그렇게 저자는 한국에서 한국인들과 소통하며 지냈고 30여년 만에 고향으로 돌아가게 된다. 이제 그는 제6장 [사람의 가치는 얼마인가?], 제7장 [21세기의 한국인], 제8장 ['제3의 나'와 한국인], 제9장 [미래 시민의 조건]을 통해 미국 고향에 돌아가고 나서 느낀 것을 이야기하고, 저자 자신이 바라는 것과 그것을 현실화하는 문제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한국의 과제는 공동체 의식 속에 비민주적 집단주의를 민주화하는 것이다. 인간은 공동체 안에서 살기 때문에 공동체 의식이 중요하고 긍정적인 측면도 많지만, 몇천 년 동안 그리스에서 내려온 민주주의는 개인의 생각, 개인의 선택, 개인의 책임에 중심을 두므로 개인의 존재를 인식해야 하며 개인을 존중해야 한다. 그것은 미국식 개인주의를 도입하려는 것이 아니라 민주주의를 심화히기 위한 조건이다. 그리고 개인이 논의의 핵심이 되어야 개인의 안정을 위한 정책을 도입할 수 있다. '헬조선'이라는 비관론에도 불구하고 개인적으로 희망을 정의하고 행복을 찾는 젊은 세대를 보면 민주주의가 좀 더 깊게 뿌리내릴 거라는 낙관적인 생각이 든다. (본문 146p)

 

이렇듯 저자는 <<미래 시민의 조건>>을 통해 민주주의와 관련해서 한국 사회를 이야기하고, 시민과 민주주의의 뿌리, 현재 사회에 미치는 정치 철학을 소개하고, 개인 경험을 통해 본 한국 사회의 과제를 담고 있다. 그리고 앞으로 한국 사회의 발전에 부담을 주는 사회적 자본이 집중된 '강남' 문제와 20세기에 발달한 배타적 민족족의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으며, 무엇보다 나라의 정체성은 '개인의 자유와 해방'과 '집단의 힘과 번영'이 균형을 이루는 '깊은 민주적'가치관으로 전화되어야 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 책을 통해 우리는 민주주의의 귀중함과 얼마나 부서지기 쉬운 것인가를 이해하게 될 것이다. 또한 우리는 민주주의를 지키는 일은 시민의 관심과 노력에 달려 있다고 거듭 강조하는 저자의 이야기에 귀 기울여야 할 필요성을 느끼게 될 것이다. 어두운 현실을 반영하고 있는 지금의 우리 사회 '헬조선', 하지만 그에 대한 해답은 존재하고 있다. 그가 본 한국의 장점은 현 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힘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제 우리는 한국과 소통하며 살아왔던 외국인이 바라본 한국 사회의 모습을 통해 우리 사회의 과거, 현재를 직시하고 열린 사회를 만들기 위한 해답을 찾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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