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의 마법 - 진정한 이노베이션을 끌어내는 역발상 성공 전략
애덤 모건.마크 바든 지음, 이종인 옮김 / 세종(세종서적) / 201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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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약은 장애물이 아니다!'라는 글귀가 눈에 띄는 책이다. 그동안 한계를 의미하는 제약은 나쁜 평판을 가지고 있었고, 그 정의상 부정적인 것으로 인식되어왔다. 제약이 부과되면 어떤 중요한 방식으로 우리의 행동을 제안하기 때문에 우리는 하고 싶은 것을 제대로 하지 못해왔기 때문이다. 제약은 우리를 짓누르고, 물러서게 하고, 또 실패하게 해왔다. 그런데 제약이 장애물이 아니며, 혁신의 기회로 바꿀 수 있는 기회라니! 이는 무슨 이야기일까? 이 궁금증에 서둘러 책을 펼쳐보게 된다. 이 책은 제약이 일반적인 인식과 정반대로 아름다운 것이라는 사실과 그 이유를 보여주고자 함이고, 제약이 얼마나 풍성하고, 바람직하고, 자극적인지를 보여줌은 물론이요 제약이 새로운 접근 방식과 흥분되는 가능성을 자극하는 촉매제라는 것도 보여주고자 한다.

 

제약이 있으면 우리는 실제보다 더 작은 존재가 되는 것이 아니라 더 큰 존재가 된다. 우리는 제약의 울타리 안에서 야수가 아니라 미녀(아름다움)을 보아야 한다. 이렇게 하는 것은 오늘날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한 일이 되었다. (본문 15p)

 

이러한 제약이 궁극적으로 멋진 결과를 낸 사례는 기업의 세계에서 얼마든지 찾아볼 수 있다. 세계에서 가장 큰 오락 회사의 유명한 캐릭터인 마리오는 8비트 테크놀로지의 제약 때문에 다채로움을 자랑하지는 못했지만, 빈약한 화소를 보충하기 위하여 디자이너 시게루 미야모토는 이 캐릭터에 커다란 코를 그려 인간미를 강조했고, 수염을 달아서 입과 얼굴 표정을 묘사해야 할 필요를 제거했으며, 전신 작업복을 입혀서 몸에 비해 양팔을 잘 보이게 했고, 캐릭터에 모자를 씌워서 머리카락을 그려야 하는 수고를 생략함으로써 비디오 게임의 역사에서 가장 눈에 띄는 캐릭터를 만들게 되었다. 트위터의 제약도 멋진 결과를 낳았는데, 트위터가 140자가 아니라 1만 4,000자의 글자 제한을 갖고 있었기에 오늘날 많은 이들이 트위터를 하고 있게 된 것이다. 이처럼 각각의 제약은 나름대로의 효율성을 제고시켰고, 제약을 안고 일하는 사람들은 그것을 아름다운 것으로 만들게 되었다.

 

이 뿐만 아니라 현대는 제약에 의해 생겨난 긍정적인 결과물들을 많이 찾아볼 수 있다. 제약 때문에 생겨난 창의성의 새로운 세대가 나타난 것이다. 연료를 더 적게 사용하면서 더 빨리 가는 자동차, 전보다 더 건강을 챙겨주는 패스트푸드, 물을 덜 쓰면서도 수확량을 높여주는 영농 방법 등이 이런 구체적인 사례라 할 수 있다. 이처럼 제약을 아름다운 것으로 만든다는 것은 제약을 징벌적인 제한이 아니라 하나의 기회로 보고 또 그것을 자극으로 삼아 우리의 야망을 성취하는 새롭고 더 좋은 방법을 찾아낸다는 것이다. 신발을 미리 신어볼 기회를 주지 못하는 회사인 자포스는 운송료를 다 부담하고 물건이 마음에 안 들면 부담 없이 돌려줄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했으며, 사우스웨스트 항공사는 세 대의 비행기로 기존의 네 개 노선을 취항하는 방법을 찾기 위해 지정자석제의 폐지 등을 시행했고 그 결과 오래 기다리지 않아도 된 탓에 새로운 고객들을 더 많이 받아들이게 되었다.

 

 

<<제약의 마법>>에서는 제약 속에서 아름다움을 발견하게 해주는 마음가짐, 방법, 동기 부여에 대해 설명하는데 이는 총 6단계- ①피해자에서 개혁자로 변화하기 ②노선 의존증 타파하기 ③일을 추진시키는 질문하기 ④'~한다면 ~할 수 있다'고 말하기 ⑤ 풍부함 창조하기 ⑥정서(감정)를 활성화하기-로, 'ABC 접근법'이라 부른다. 이에 1장에서는 제약이 야망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지를 피해자, 적응자, 개혁자라는 세 가지 다른 관점을 들어 설명하고, 2장에서는 우리의 습관적인 행동 방식 때문에 새로운 문제를 해결하는 새로운 방식을 찾지 못하는 과정을 탐구함으로써 왜 우리가 이런 습관의 노예가 되어 점점 더 그 습관을 깨뜨리기 어려운지도 함께 살펴보게 된다. 3장에서는 우리가 물어볼 수 있는 가장 생산적인 종류의 질문을 탐구함으로써 왜 그 질문이 제약에 대응하는 데 그처럼 강력한 힘을 발휘하는지 설명하고, 4장에서는 낙관론을 지속시키면서 그런 질문들을 제기하는 방식을 살펴보고 문제 해결 단계에서 특히 중요한 지속적인 창의적 사고방식을 설명한다. 5장에서는 수완 좋음이 무엇인지를 잊어버린 기업 문화에서 수완 발휘가 무엇인지를 탐구하고, 우리의 진정한 잠재력을 새롭게 바라보는 도구를 제시하며 6장에서는 동기 부여와 제약에 대응하는 이론과 실천에 대해 살펴보며, 왜 정서가 주요하며 또 어떤 정서에 집중해야 하는지, 그 이유는 무엇인지 살펴볼 수 있는데, 이처럼 1장에서 6장에 이르기까지 우리는 제약을 아름다운 것으로 만드는 과정을 자세히 살펴보게 된다.

 

그리고 7장에서는 주요 자원이 거의 없다고 할 정도로 제약을 받는 브랜드와 기업들을 살펴보고, 8장에서는 남들보다 뛰어난 특정한 사람들만의 일회성 이야기를 얘기하고 있는 게 아닌지 살펴봄으로써 그런 이야기가 기업 전체로 확산될 수 있음을 증명하고, 9장에서는 왜 우리가 결핍과 풍부함 사이의 긴장 속에 살면서, 제약을 포용하는 능력이 전보다 더 중요해지는지 자세히 살펴보며, 10장 '제약을 아름다운 것으로 만들기' 편에서는 1장부터 9장까지의 내용들을 요약하면서 우리 자신이 직접 활용할 수 있는 다양한 방식들을 제안한다. 11장에서는 제약을 변모시키려는 지도자는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지를 살펴볼 수 있다. 이처럼 7장에서 11장에 이르는 과정에서 우리는 개념의 적용과 그것이 중요한 이유에 대해 알아본다.

 

미래의 도전을 마주했을 때 '우리는 어떻게 하면 이 제약을 아름다운 것으로 만들 수 있는가?'라고 자신 있게 물어보는 것이 우리 모두의 제2의 천성이 되어야 한다. (본문 393p)

 

진정한 이노베이션을 끌어내는 역발상 성공 전략 <<제약의 마법>>에서는 스스로에게 까다로운 제약을 부과함으로써 돌파구를 창조하고 경쟁적 우위를 점유해낸 광고 냄새가 전혀 나지 않는 광고로 세계적인 브랜드가 된 나이키, 카페라테 두잔 가격으로 멋진 탁자를 만든 이케아, 제품 생산 과정에서 나오는 환경오염은 줄이면서 두 배의 성장을 이뤄내겠다고 선언한 유니레버 등 이렇게 제약을 활용하여 성공을 거둔 기업을 명료하게 분석함으로써 제약의 힘을 보여주고 있다. 이를 통해 저자는 제약의 시대를 사는 우리들에게 꼭 필요한 창의적 문제 해결법임을 역설하고 있는 것이다. 온갖 형태의 자원 결핍으로 골머리를 앓고 있는 오늘날의 기업 세계에서 이 책은 제약에 접근하는 방법을 탐구하여 날마다 실천하는 실용적 요령을 제공하여 결핍을 풍부함으로 만드는 영감을 얻을 수 있도록 돕는다. 제약을 기회로 만드는 능력이 중요한 능력이 된 요즘, 이 책은 휼륭한 지침서가 되어줄 것이다.

 

(이미지출처: '제약의 마법' 본문에서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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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동의 배후 - 우리 행동을 조종하는 좀비 뇌
데이비드 루이스 지음, 전대호 옮김 / 세종(세종서적) / 201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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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 내 의식이 나에게 명령을 내리기도 전에 충동적으로 행하는 일들이 있다. 그 충동적인 일들의 대부분들은 나에게 후회를 안겨주곤 했는데, 가끔 '이 충동을 나 스스로가 자제하지 못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에 대한 궁금증을 가진 적이 있었다. 사실 많은 사람들이 기쁨이나 분노, 시기나 질투, 사랑이나 성욕, 동정이나 탐욕, 증오나 복수욕을 동기로 삼을 때 충동적으로 생각하고 행동하곤 하는데, 요즘 우리 사회에서는 이러한 충동적인 사건사고들이 빈번하게 일어나고 있는 실정이다. 말을 경솔하게 뱉어버리고, 서둘러 판단하며, 상급하게 결정하고, 결론으로 비약하며, 무턱대고 맹신하고, 합리적 분석보다 육감에 의존하는 이러한 충동은 학습 부진에서부터 삶의 소중한 목표들을 달성하지 못하는 것에 이르기까지 대부분의 개인적, 사회적 문제의 근본 원인이 된다고 한다. 이에 우리의 이러한 행동의 근원이 무엇인지를 제대로 알고 올바른 판단을 내리기 위한 노력이 필요할 때이다. 우리 행동을 조종하는 좀비 뇌에 관한 이야기 <<충동의 배후>>에서는 우리의 삶을 좌우하는 직관과 충동의 미스터리를 밝혀 충동의 강점과 약점을 이해하고 충동에 의지해야 할 때와 그러지 않는 편이 더 나을 때를 분별하는 법을 배움으로써 더 풍부하고 보람 있는 인생을 누릴 수 있도록 이끈다.

 

저자는 우리가 깨어날 때부터 잠들 때까지 하는 말과 행동의 절대다수가 의식적이라기보다 무의식적으로 일어난다는 점에서 사실상 인간 행동의 전부가 충동적이라고 말할 수 있으며, 절대다수의 말과 행동은 의식적인 자각 밑의 무의식에서 작동하는 정신 과정의 산물이라고 말한다. 이 논리에 따르면, 충동에 따를 때 우리는 합리적인 인간으로서가 아니라 좀비로서 행동하고 있다는 것이다. 충동적이라 하면, 10대 청소년들을 떠올리게 된다. 헌데 이 충동적 행동은 취학 전 아동에게도 볼 수 있는데, 자궁 속 태아의 발달이 아동의 충동성에 기여할 가능성이 있다고 한다. 어머니의 스트레스, 질병, 비만처럼 임신 기간에 자궁 내 환경에 개입하는 외적 요인들은 태아의 뇌 발달과 유전적 설계도가 발현하는 방식에 근본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한다. 뿐만 아니라 빈곤의 심리적 효과도 충동성, 성급함, 무모한 행동 등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한다. 10대 시절은 의심할 바 없이 위험한 시기이나 기회와 창조성과 학습의 시기이기도 하기에 성숙 과정의 뇌는 여전히 '가소적'이기 때문에, 창소년기는 청소년에 대한 존중과 높은 기대를 가진 성인들의 든든하고 세심한 돌봄에 의해 인생이 바뀔 수 있음을 기억해야할 것이다. 뇌와 몸이 큰 변화를 겪는 이 혼란스러운 시기에 청소년이 내리는 결정이 그의 미래 전체를 좌우할 수도 있으니 말이다.

 

우리의 모든 감각은 우리가 언제 어디서 왜 어떻게 충동적인 행동을 하는지에 영향을 미치는데 어떤 감각은 뇌 전체를 우회하는 반사 반응을 유발하기도 하기에 5장 [충동과 감각], 6장 [시각의 힘]에서는 우리의 충동에 가장 큰본적인 영향을 미치는 감각들에 대해 거론하고 있다. 또한 7장 [위험을 감수하는 성격과 충동]에서는 세계에 대한 지각에 영향을 미치는 핵심적인 성격 변수 몇 가지와 이 변수들이 충동적인 위험 감수를 부추기는 방식들을 자세히 살펴볼 수 있으며 8장~11장에서는 사랑에 빠질 때, 쇼핑할 때, 몸무게가 늘 때, 범죄자의 길에 들어설 때, 폭동에 가담할 때, 혹은 삶을 마감하기로 결정할 때 등 일상에서 위험한 결정이 좋거나 나쁜 결과를 가져오는 사례들을 살펴볼 수 있다.

 

이를 통해 충동의 본성을 이해하려 애쓴 끝에 네 가지 결론을 마주하게 된다. 첫째, 충동은 일반적이라기보다 구체적이기에 충동은 우리를 특정한 행동으로 이끌며, 그 행동은 대개 긴급한 욕망의 충족과 관련이 있다는 것, 둘째, 자제력은 신속하게 소진되는 자원이며 셋째, 충동이란 단기적인 만족을 꼬드기는 유혹적인 자극에 대한 원초적이고 쾌락주의적인 반응이며 시간이 지나면 신속하게 잦아든다는 점, 그리고 넷째 충동은 I(충동적)시스템 사고의 산물이므로 대개 아무 노력 없이 행동으로 이어지며 우리는 그 행동을 대체로 의식하지 못한다는 점이다. 이에 저자는 마지막 대목에서 왜 자유의지에 대한 우리의 믿음이 신경과학의 관점에서는 참일 가능성이 희박하지만 사회적 관점에서는 단적으로 필수적인지 설명하고 있다.

 

우리가 보기에 우리는 의식적인 의지를 지녔다. 우리는 자유로운 주체들이다. 우리는 자신의 행동을 유발하며 자신의 말과 행동을 책임져야 한다. 누구나 마찬가지다. "냉정하고 궁극적으로 정확하게 말하면, 이 모든 것은 환상이다"라고 대이얼 웨그너는 말한다. "그러나 환상이어서 하찮다고 결론짓는 것은 오류다." 그러나 충동이 보여주듯이 정신이 뇌를 작동시키지 않는다는 사실을 외면하지는 말아야 할 것이다. 뇌는 스스로 작동한다. 정신은 그 작동의 한 부분이다. (본문 299p)

 

 

 

<<충동의 배후>>는 두뇌 및 인체의 감각들과 충동적 행동의 관계를 탐구하고, 충동이 우리의 삶에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를 탐구함으로써 인간이 충동을 완전히 의식적으로 제어하기는 불가능할지 모르지만 우리 행동의 근원이 무엇인지를 제대로 앎으로써 올바른 판단을 내릴 수 있도록 돕는다. 우리가 자유의지로 결정했다고 생각하는 행동의 절대다수는 무의식적으로 일어난다고 한다. 이 책에서는 다양한 과학적 실험과 사례를 통해 인간의 선택과 결정을 좌우하는 직관과 충동의 미스터리를 흥미롭게 풀어주고 있다. 이 책은 이처럼 충동이라는 무질서하고 알려지지 않은 영역에 대한 훌륭한 안내서[퍼블리셔스 위클리]이다.

 

(이미지출처: '충동의 배후' 표지에서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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낯선
전명진 글.사진 / 북클라우드 / 201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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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근하는 엄마를 기다리는 아이들, 마음껏 휴가를 쓸 수 없는 회사, 경제적인 부담감 등의 현실로 인해 여행을 계획하는 일은 내게는 생각처럼 쉬운 일이 아니다. 이 현실이 나를 여행 서적에 관심을 갖게하는 가장 큰 이유일지도 모르겠다. 그런 나에게 눈에 띈 두 글자 <<낯선>>은 묘한 설레임을 주었다. 낯설다는 것, 조금은 두렵지만 설레임이 느껴진다. 단어 하나에도 이렇게 설레일 수 있다는 점이 내게는 또다른 설레임을 주었다.

 

*낯설다 : 전에 본 기억이 없어 익숙하지 아니하다.

*새롭다 : 지금까지 있은 적이 없다.

 

흥미로웠다. 둘은 분명 많은 부분에서 맞닿아 있다. 또한 하늘과 땅 만큼의 차이가 있다. 그 모든 새로운 상황에 낯설다는 표현을 넣으면 묘한 두려움과 설레임이 일었다. 여행이라는 것이 그랬다. 낯설고 물설은 곳에 가서 새로운 나를 발견하는 과정이 아닌가. 수많은 나라를 여행했지만 여전히 새로운 곳에 갈 때는 낯선 곳이 갖는 매력이 느껴진다. 여행하며 다녀온 도시도 촬영으로 다시 가면 반갑다가 새로운 골목에 들어서면 다시금 낯설지 않았던가. (본문 4p)

 

<<낯선>>은 여행으로 삶의 자세를 바꾸게 되고, 철학을 단단히 하게 되었으며 그것을 계기로 인생 전체의 노정이 변경된 작가의 이야기이다. 이 책에서 독자들은 단순히 새롭다는 말로는 표현할 수 없는, 그래서 더욱 내일이 궁금한 무명의 사진가가 카메라 하나 덜렁 메고 떠나는 낯선 노정을 따라가보게 된다. 10년 가까이 세계를 떠돌며 경험한 그 낯선 순간들을 듣고, 보고, 느낀 그 순간들을 통해 나 역시도 여행에서 깨닫게 되는 삶의 의미와 가치를 배워 본다.

 

여행을 통해 우리는 길을 잘 알게 되는 것이 아니라 길을 묻는 방법을 알게 된다. (본문 12p)

 

 

 

저자에게 갈릴레오 갈리레이의 피사가 있고 전 세계 명품 브랜드의 산지이면서 레오나르도 다빈치와 미켈란젤로, 산드로 보티첼리에서 안드레아 팔라디오까지 전통과 예술이 현대에도 살아 있는 나라 이탈리아는 공부도 잘하고 놀기도 잘 노는 날라리 이미지였고, 여행 때 강도를 만나 위험에 처하기도 했었지만 좋은 친구들을 만나 위안을 얻기도 한 나라인 모로코는 전통과 정체성을 지키면서 누구나 친구로 맞이하는 곳이었으며, 공산주의와 체 게바라의 상징인 쿠바는 '의외의 정의'를 보여준 곳이었다. 또한 사진작가라는 직업을 통해 유명한 배우, 아름다운 모델을 렌즈에 담게 되지만 가장 아름다운 사람으로 기억되는 이는 만화가 이현세였고, 한국 건축의 수장인 김인철 교수와 함께 일한 경험은 건축에 관심이 생겨 이후 다양한 작업을 할 수 있게 한 기초가 되기도 했다. 저자는 이렇게 여행을 통해 삶의 방향을 찾았고 진짜 삶을 만나고 있었다.

 

 

 

길다면 긴 시간이고, 짧다면 짦은 1년이라는 시간을 오롯이 길에서 보냈다. 정말 많은 사람을 만났고,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었다. 그렇지만 처음 떠나올 때의 생각이었던 앞으로 무엇을 하고 살지에 대한 답은 찾지 못했다. 대신 그저 흘러가는 대로가 아닌 조금 더 주체적으로 삶의 길을 찾아야겠다는 생각은 더욱 확고해졌다. (본문 209p)

 

저자는 <<낯선>>을 통해 그 나라에 대해 보여주었고, 진짜 삶을 만나게 된 과정을 솔직히 담아냈으며, 떠나지 못하는 이유을 찾고 떠나는 용기가 다른 핑계에 휘둘리도록 그냥 두는 이들에게 낯선 길로 떠나보라고 재촉한다. 상황이 좋지 않을 때도, 예상치 못한 일이 발생했을 때도 여행은 삶의 선물을 건네고 있기 때문이다. 여행을 통해 삶의 방향을 바꾸었고 사진에 대한 자신만의 철학을 갖게 된 것을 이 책에서 가감없이 드러내고 있는 저자는 여행이 그저 현실에서의 도피가 아닌, 힐링을 위한 관광이 아닌 자신의 삶을 만나는 과정이 되는 여행을 떠나라고 한다.

 

 

 

때로 더 긴 여행을 준비하고 꿈꾸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몇달 동안의 세계여행, 장기간에 걸친 대륙횡단. 누구나 꿈꾸는 멋진 일이죠. 그런데 그전에 우리는 학교를 졸업해야 하고, 취업을 해야하고, 돈을 모아야 합니다. 이런저런 이유로 장대한 계획은 차일피일 미릴게 되는 거죠.

이것은 비단 여행에만 국학되는 일이 아닙니다. 하고 싶은 일과 하고 있는 일 사이에서 고민하는 많은 사람을 만났고,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저도 마찬가지로 늘 하고 싶은 일에 대한 열망과 현실사이에서 방황합니다. (중략) 술 한 잔에 안주 한 점이듯, 해야 할 일과 하고 싶은 일 사이의 균형이 더 즐겁고 오래 술자리를 이어갈 수 있는 비결이 아닐까요.

즉, 우리의 삶은 결코 코스요리가 아니라는 것입니다. 어떤 상황에서도 우리 자신의 삶만큼은 9첩, 12첩 반상이기를 바랍니다. (본문 258,259p)

 

여행이 얼마나 가기 어려운지, 가려면 얼마나 많은 것을 희생해야 하는지를 먼저 생각하면서 여러 가지 이유를 만들어놓고 혹시라도 가지 못했을 때 빠져나갈 길을 미리 만들어놓곤 하는 것이 나의 여행이었다. 하지만 이제 왠지 두려움과 설레임이 느껴지는 낯선 길을 걸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가보고 싶었던 나라의 멋진 모습을 담아낸 사진들이 나를 설레이게 한 것일까? 여행을 통해 만난 자신의 삶에 대한 저자의 진솔한 이야기로 인해 그저 흘러가는 대로가 아닌 조금 더 주체적으로 내 길을 찾고 싶다는 욕망이 생겨난 탓은 아닐까? 나는 오랫동안 '끝날 때까지는 끝난 것이 아니다.'라는 글귀에 시선을 고정시키고 있었다. 그리고 마지막까지 빛을 붙들고 있는 사진을 오랫동안 감상했다. 낯설음에 대한 기대감과 설레임으로.

 

 

 

서쪽은 해가 지는 곳이다.

지구 어디서나 그렇다.

다들 그렇게 생각한다.

 

하루를 정리하는 방향

어둠을 가장 먼저 맞이하는 곳.

아니었다.

서쪽은 가장 마지막까지 빛을 붙들고 있는 곳이다.

거룩한 동녘만 찬양하는 시선은 가라.

 

오늘도 새로운 곳에 서서

어제와 같은 석양을 본다.

 

끝날 때까지는 끝난 것이 아니다. (본문 270p)

 

(이미지출처: '낯선' 본문에서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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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물을 지켜 낸 사람들
이향안 지음, 홍정선 그림 / 현암사 / 201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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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의 많은 보물들이 세계 곳곳에 보관되어 있습니다. 엄연한 우리 것임에도 불구하고 되찾아오지 못하고 있지요. 수많은 전쟁을 치룬 나라이다보니 약소국이었던 우리나라는 상당수의 문화재를 강대국에게 빼앗길 수 밖에 없었습니다. 전쟁으로 삶이 피폐해진 사람들이 문화재를 지키기는 어려웠을 것입니다. 헌데 그 피폐함 속에서도 문화재를 지키고, 빼앗긴 문화재를 되찾으려는 사람들이 있었습니다. 그들의 노고가 아니었다면 우리 민족의 역사와 뿌리를 제대로 알지 못했겠지요? 현암사에서 출간된 <<보물을 지켜 낸 사람들>>에는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뿌리와 역사를 지키기 위해 애쓴 사람들의 이야기가 있습니다. 그들의 노력이 아니었다면 인류의 역사는 사라졌을지도 모를 일입니다.

 

서울 성북동에 가면 우리나라 최초의 근대식 사립 미술관인 간송 미술관이 있습니다. 간송은 전형필이란 사람의 아호로 전형필이 평생 모은 예술품들이 소장된 곳입니다. 간송 미술관에는 우리나라의 국복급 문화재와 보물급 문화재가 가득한데, 이는 간송 전형필 이 문화재들이 가장 많이 파괴된 일제 시대와 육이오에서 우리 문화재를 구해 내기 위해 전 재산을 바쳐 이루어낸 성과입니다. 으리으리한 기와집을 천 원이면 살 수 있는 그 시절, 간송은 일본 골동품상인 마에다가 고려청자인 천학매병을 2만 원으로 판매한다는 소식에 말성임없이 찾아왔을 정도입니다. 그는 헐값에 속절없이 팔려 나가는 문화유산들을 지켜 내기 위해 전국을 헤매 다녔고, 육이오 전쟁이 터졌을 때는 문화 유산들을 지키려고 피난 갈 엄두조지 내지 못했다고 합니다. 그는 왜 이런 길을 택했을까요?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문화 수준이 높은 나라가 낮은 나라에 영원히 합병된 역사는 없지. 그것이 바로 문화의 힘이라네. 그렇기 때문에 일제가 수단 방법을 가리지 않고 우리 문화유적을 자기네 나라로 빼앗아 가려고 하는 것일세. 그러니 우리 힘으로 그것들을 지켜 내야 하네." (본문 17p)

 

간송 전형필 뿐만 아니라 제2차 세계 대전때에는 히틀러에 의해 강탈당한 예술 작품과 문화유물을 찾아내는 '기념물 전담 부대'인 모뉴먼치 맨이 있었습니다. 전쟁터에서 인류 역사가 담긴 문화유산을 지켜 내는 일을 했던 모뉴먼츠는 문화재의 암흑시대로 불리는 제2차 세계 대전에서 그 나라의 역사이자 인류 전체의 역사를 지켜냈던 것입니다. 앙리 무어가 전설의 도시 앙코르를 찾아냄으로써 캄보디아는 사라졌던 역사를 되찾게 되었지요. 하지만 전쟁의 후유증으로 문화유산을 돌볼 겨를이 없었고 간신히 되살아난 왕국이 다시 사라질 위기에 놓이자 유네스코는 이를 세계 문화유산으로 선정하여 파괴된 유적을 복원하기로 결정합니다. 사라졌던 왕국이 되살아나면서 인류 역사도 되살아날 수 있었기 때문이지요.

 

 

 

앙코르 유적은 당시의 세계 역사를 연구하는 데 귀한 자료가 되었어요. 사라졌던 왕국이 되살아나면서 인류 역사에서 사라졌던 앙코르 왕국의 역사가 되살아났으니까요.

어쩌면 앙코르 유적은 우리에게 온몸으로 말하고 있는 건지도 몰라요. 문화유산은 그 자체가 인류의 살아 있는 역사라고. 그러니 잘 지켜서 후손들에게 소중하게 전해 달라고. (본문 41,42p)

 

그리스 배우로도 활동했던 멜리나 메르쿠리는 1799년 영국인 엘긴 백작이란 자가 자신의 저택을 꾸미려는 목적으로 가져간 파르테논 신전을 장식한 조각품인 파르테논 마블스를 되찾기 위해 영국 정부를 비판하며 반환 운동을 펼쳤습니다. 그녀가 평생을 받친 반환 운동이었음에도 파르테논 마블스는 고국으로 돌아오지 못했지만, 그녀의 노력과 그리스인들의 바람은 전 세계적인 문화재 반환 운동의 신호탄이 되었지요. 그녀가 꿈꾸는 파르테논 마블스의 반환 운동은 아직도 계속되고 있다고 하네요. 우리나라의 문화재 반환 운동에도 그녀의 도움이 컸으리라는 생각이 듭니다. '조선왕조실록' 역시 전라도 지방 유생인 안의와 손홍록에 의해 지켜낼 수 있었습니다.

 

 

 

전주 사고본 '조선왕조실록'의 이야기는 백성들의 작은 힘 하나하나가 모이면 얼마나 큰일을 해낼 수 있는지를 보여 주는 본보기가 되고 있어요. 안의와 손홍록의 바람, 백성들의 마음, 그 모든 것들이 함께 모여서 이뤄 낸 기적 같은 일이었으니까요. (본문 64p)

 

댐 공사로 아부심벨 유적이 수몰 위기에서 구해낸 유네스코, 중국 시안 성벽을 지켜낸 시중쉰, 내전 속에 파괴되고 도난당할 위기에서 7인이 힘을 모아 유물을 지켜낸 아프가니스탄의 보물을 지켜낸 '카불의 7인의 열쇠지기', 히틀러의 부하였지만 역사와 전통이 깊은 파리를 차지할 수 없으면 연합군에게도 줄 수 없어 차라리 폭파 시켜 버리겠다는 히틀러에 맞선 콜리즈까지 이 책에는 보물을 지켜낸 사람들의 이야기가 담겨져 있습니다. 그동안 우리는 아이들에게 막연히 문화재의 소중함을 이야기하곤 했는데, 이들의 이야기에서는 문화재를 지켜야하는 이유와 문화재의 가치, 문화재가 가지고 있는 의미까지 너무 잘 드러나 있네요. 목숨을 걸고 문화재를 지켜낸 이들이 있어 우리가 인류의 역사와 뿌리를 알 수 있었던 것일 겝니다.

 

 

 

세계 곳곳에 보관되어 있는 우리의 문화재가 하루 속히 우리 곁으로 돌아왔으면 좋겠습니다. 이는 문화재를 지켜려는 특정한 사람들의 몫이 아니라 문화재에 대한 우리의 관심으로 인해 이뤄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우리 문화의 뿌리이자 정신인 문화재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을 갖고 그 의미을 이해하는데 이 책 <<보물을 지켜 낸 사람들>>이 견인차 역할을 해주리라 생각이 되네요. 우리 아이들이 한 번쯤은 꼭 읽어봤으면 싶은 책입니다. 강추!

 

(이미지출처: '보물을 지켜 낸 사람들' 본문에서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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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케아 옷장에 갇힌 인도 고행자의 신기한 여행
로맹 퓌에르톨라 지음, 양영란 옮김 / 밝은세상 / 2015년 6월
평점 :
절판


생소한 작가라 이력부터 살펴보니 <<이케아 옷장에 갇힌 인도 고행자의 신기한 여행>>이 데뷔작이라고 한다. 이 책은 2014년 쥘 베른상, 오디오립상, 비브르 리브르상을 수상했으며 출간 6개월 만에 30만 부가 팔려 나갈 만큼 큰 주목을 받은 작품이란다. 이 책은 실제 국경 담당 경찰로 근무하며 만난 밀입국자의 이야기를 토대로 쓰여졌는데, 프랑스, 스페인, 영국을 오가며 무려 31차례에 걸쳐 이사를 다녔을 만큼 여행과 이동이 큰 비중을 차지한 그의 삶도 한 몫 했으리라 생각된다. 동화책을 연상케하는 책 제목이 독특한 이 작품은 주인공 파텔이 의도치 않은 여행을 하게 되면서 다양한 에피소드를 겪게 되고 그로 인해 삶의 가치를 깨달아 간다는 웃음과 감동이 함께하는 내용이다.

 

여러 해동안 사람들을 속여 돈을 갈취하고, 최근에는 류마티즘과 척추 디스크 증세를 연기해 마을 사람들이 마련해준 여행 경비로 최신형 못 침대를 구입한 다음 고향에 가서 되팔 작정으로 프랑스에 도착한 인도에서 온 고행자인 파텔은 택시를 타고 이케아로 가려한다. 택시기사 귀스타브는 속으로 벌게 될 돈을 계산하며 공항에서 8유로 25상팀 택시비가 나오는 루아시 파리 노르점이 아닌 현재 위치에서 차로 45분쯤 떨어져 있는 파리 쉬드 티에점으로 차를 몰았다. 98유로 45상팀이 찍힌 요금을 내야할 순간이 오자 파텔은 돈 많은 사업가인 척 연기를 하며 한쪽 면만 프린트 된 100유로짜리 가짜 지폐를 내밀었고, 귀스타브의 주위를 딴 곳으로 끌어 자신의 새끼손가락과 초록색 지폐를 이어주는 보이지 않는 고무줄을 잡아 당겼다. 10분의 1초 만에 돈은 다시 원래 주인인 파텔의 수중으로 돌아온 것이다.

 

파텔은 카탈로그를 보여주며 침대를 주문했지만 세일 기간이 끝난 탓에 15유로 89상팀이 부족했다. 시장기를 느낀 파텔은 한 여자를 목표로 여자의 잘못으로 선글라스가 파손된 척하는 속임수로 20유로를 받아냈으며 점심도 얻어먹을 수 있었다. 파텔은 자신을 선함을 주변에 퍼트리는 사람이라고 표현한 마리의 말에 자신의 폐부를 강타한 최초의 강력한 전기 충격을 받는다. 하지만 곧, 임무 수행을 위해 마리의 유혹을 뿌리친 파텔은 매장 침대 밑에 숨어있다가 폐점되면서 밖으로 나와 호사스러운 호텔에 지내듯 시간을 보냈다가 매장 사람들의 목소리에 제일 먼저 눈에 띈 옷장 속으로 숨었다. 하지만 그 옷장은 화물 트럭을 실려 곧 영국으로 보내졌다. 이 트럭에는 영국으로 가려는 수단의 밀입국자들이 타고 있었는데, 가족에게 그리고 고향 땅에 남은 사람들에게 돈을 보내기 위해 정직한 일자리를 얻는 것이 단 하나의 소원이라는 바라지의 이야기를 들으며 파텔은 자신의 비열한 동기가 부끄러워졌다. 파텔은 적어도 일생에 한 번쯤은 자신을 위해서가 아닌 다른 사람을 위해서 무언가를 해보고 싶어졌다는 생각이 들었던 것이다. 하지만 이들은 곧 영국 경찰에 들키게 되고, 밀입국자들이 검거될 때마다 자국 국경에서 최대한 먼 곳으로 보낸다는 영국 당국의 방침에 따라 바르셀로나로 가게 된다.

 

파텔은 엉엉 울지는 않았지만 납덩어리처럼 묵직한 뭔가가 가냘픈 어깨를 짓누르는 느낌에 사로잡혔다. 마치 철제 옷장 속에 들어 있었던 게 아니라 어쩌다 듣게 된 타인의 비밀, 그것이 가져다준 회환, 때론 너무 힘들고 부당한 삶의 무게에 짓눌린 채 묵직한 옷장에 깔려 있기라도 했던 것처럼 말이었다. 사람들이 파텔을 철제 감옥에서 꺼내 주는 동안 그는 이제까지 눈 뜬 장님, 자신이 태어나서 살던 곳보다 훨씬 암울하고 음험한 곳이 있음을 깨달았다. (본문 83p)

 

한편, 100유로를 사기당한 걸 알게 된 귀스타브는 경찰에 신고하여 그가 영국으로 가게 된 것을 알게 된다. 그러나 곧, 가족과 함께 일주일의 휴가를 얻어 바르셀로나로 가게 된 귀스타브는 파텔을 만나게 된다. 파텔은 귀스타브의 가족들에게 폭행을 당하다 콘베어 벨트 위로 나가떨어지게 되고, 그를 찾으러 수하물 창고로 온 귀스타브를 피해 커다란 여행가방에 들어갔다가 로마 피우미치노 행 비행기를 실린다. 그렇게 화물칸에 실린 파텔은 글을 쓰고 싶었던 욕구에 의해 셔츠에 <신은 택시를 타고 여행하신다>라는 제목의 소설을 쓰기 시작했다. <007 언리미티드>에 본드 걸로 출연했던 배우 소피 모르소는 가방에 들어있던 파텔의 이야기를 듣고 그의 소설이 출간될 수 있도록 돕는다. 파텔은 처음으로 자신의 힘으로 10만 유로를 받게 됐지만 곧 귀스타브에 의해 또 쫓겨 열기구를 타고 이번에는 리비아로 가게 된다. 그곳에서 파텔은 비라지를 다시 만나게 되고 그동안 자신의 일을 털어놓으며 그가 가족의 품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돕는다. 파텔은 마리를 만나기 위해 다시 프랑스로 가고, 마리를 파텔을 만나기 위해 택시를 탔다. 그 택시 운전기사는 귀스타브로 공항 수하물 창고에서 파텔을 찾는 것을 도왔던 산타마리아와 자신의 딸 제시카의 결혼식에 마리를 초대했다. 그렇게 파텔과 귀스타브는 다시 만나게 된다.

 

파텔은 가만 생각해 보니 여행 내내 자신에게 운이 따라났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는 아흐레 동안 놀라운 여행을 했다. 그에게 이 세상엔 다른 것들이 존재하며 다른 사람으로 바뀔 수 있음을 가르쳐 준 내면 여행. (본문 260p)

 

 

 

비열한 동기로 프랑스에 가게 된 파텔은 우연한 사건으로 옷장에 갇히게 되고 자신의 의도와는 상관없이 여러 나라를 여행하게 된다. 물론 그 나라를 관광할 수는 없었지만, 파텔은 그 여행을 통해 많은 사람들을 만나게 되면서 그동안 자신의 그릇된 삶을 되돌아 보고 삶의 진정한 가치를 알아간다. 이야기는 다소 엉뚱하고 어이없는 상황이 연출되면서 유머를 놓치지 않는데다 그 유쾌함 속에 우리가 잘 알지 못하는 이들의 삶을 살펴보게 함으로써 삶의 교훈을 선사한다.

<<이케아 옷장에 갇힌 인도 고행자의 신기한 여행>>은 우리가 상상하는 것 이상으로 스토리가 전개된다. 여행의 시작이 옷장이라는 것부터 얼마나 색다른가. 다양한 운송 수단으로 여행을 하고, 다양한 사람을 만나며 삶의 의미를 알아가는 그의 여행은 좀 고단했지만 참 행복했으리라 생각된다. 부도덕이라는 새로운 개념을 알게 되었고 베품을 알게 되었으니 말이다. 옷장에 갇힌 여행! 삶의 가치로 떠나는 새로운 여행 패키지가 탄생되는 순간이다.

 

세상엔 사기꾼, 협잡꾼만 있는 건 아니었다. 최근 며칠 동안 경험한 여러 만남은 속임수로 남의 돈을 갈취하는 것보다 훨씬 득이 되는 일이 존재함을 그에게 가르쳐 주었다. 그 일이란 바로 남에게 돈을 주고 주변 사람들에게 선함을 베푸는 것이었다. (본문 255p)

 

(이미지출처: '이케아 옷장에 갇힌 인도 고행자의 신기한 여행' 표지에서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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