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 vs 개 & 개 vs 고양이
이안 블랙 지음, 임고은 옮김 / 레디셋고 / 201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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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동물을 좋아하는 작은 아이 때문에 일요일 아침이면 자의반 타의반으로 SBS <TV 동물농장>을 시청한다. 그러다보면 사람들과 친밀한 개와 고양이에 관한 내용들을 자주 시청하게 된다. 두 동물 모두 사람들과 아주 친숙한 동물이고, 우리가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동물이지만 서로 가진 매력이 다른 듯 하다. 이에 큰 아이는 고양이를, 작은 아이를 개를 무척이나 좋아하는데, 도대체 두 동물이 가진 매력이 무엇이기에 이렇게 사람들마다 선호하는 동물이 다른걸까? (물론 두 동물을 다 좋아하는 사람들도 있겠지만) 한 번도 반려동물을 키워본 적이 없는 나는 그 점이 늘 궁금했다. 개는 주인에 대한 충성심이 강한 듯 보이고, 고양이는 도도해 보이는데 그 외에도 그들만이 가진 매력이 또 무엇이 있는걸까? 이런 궁금증이 나만 있는 것은 결코 아니었나보다. 레디셋고에서 바보 같은 개와 달리 똑소리 나는 고양이와 무심한 고양이와 달리 애교가 넘치는 귀여운 개가 가진 매력을 보여주는 <<고양이 vs 개 & 개 vs 고양이>>가 출간되었으니 말이다.

 

<<고양이 vs 개 & 개 vs 고양이>>의 구성이 참 재미있다. 고양이 vs 개 그리고 개 vs 고양이를 책의 절반으로 나뉘어 따로따로 구성하고 있다. 어떤 구성이 책의 앞부분인지 전혀 구분이 가지 않는다. 마치 두 권의 책인 양 구성되어 있다. 읽고 싶은 부분부터 읽으면 그것이 바로 책의 앞이라 하면 될 것이다. 사실 처음 책을 받았을 때는 개와 고양이를 비교분석하는 내용이라 생각했는데, 그보다는 그들이 가진 각각의 매력을 보여주고 있으며, 그들이 바라보는 인간의 모습을 보여줌으로써 그들의 속마음까지 낱낱이 보여주고 있다. 하지만 이 책을 읽을 때 주의할 점이 있다. 바로 이들의 매력에 빠져 헤어나지 못할 것이라는 점을 꼭 기억해야 한다는 점이다.

 

나는 '고양이 vs 개'를 먼저 읽어보기로 했다. 사실 어린시절 고양이에 대한 트라우마로 고양이를 무서워하게 되었지만, 최근 고양이를 소재로 한 다양한 책을 읽음으로써 고양이에 대한 무서움이 사라졌기 때문에 고양이의 매력을 좀더 알아보고 싶었던 탓이다. 재미있는 것은 고양이는 목욕을 시킨 후 며칠 동안 경계를 늦추지 않으며 주인 곁에 오지도 않는단다. 심지어 어떤 고양이는 정신분열을 일으켜 석소상처럼 멍하니 고정된 눈빛을 보내기도 하는데, 이는 화가 난 것이 아니라 다음번에 또 자신을 목욕시키려고 하면 어떻게 방어를 뚫고 주인의 목숨을 해칠 수 있을지 궁리하고 있는 것이라 한다. 이런 얘기를 들으니 고양이가 다시 무서워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고양이에게 다른 매력이 있겠지? 그런 궁금증에 또 책장을 넘겨본다. 그렇게 책을 읽다보면 나도 모르게 엄마 미소를 짓게 된다. 밥그릇을 바라보는 것도, 찬장을 바라보는 것도, 빈 그릇을 핥는 것도, 주인을 바라보고 두 걸음 걸어간 다음에 다시 바라보는 것도, 당신의 무릎을 바라보는 것도, 머리 위에 앉는 것도, 문을 긁는 것도, 야옹 야옹 우는 것도 밥을 달라는 뜻이란다. 고양이의 인생 교훈은 또 얼마나 웃긴지. 개가 아니라 고양이를 키워야 하는 14가지 이유를 읽다보면 당장이라고 고양이를 사러 가야할 것만 같다.

 

이렇게 고양이의 매력에 푹 빠지고 나니 꼬리를 살랑살랑 흔들던 개가 잠시 뒷전이 되고 말았다. 헌데 '개 vs 고양이'편을 읽으니 개가 또 얼마나 사랑스러운지. 주인에게 버림을 당해도 하염없이 주인을 기다리는 바보같은 면이 있지만 주인이 늦게 오면 늦게 올수록 더 반갑게 맞이하고, 사라지면 그리워하고, 잘못을 저지르면 죄책감을 느끼며, 함께 있는 것만으로 만족해하는 애교 철철 넘치는 사랑스러운 친구이다. 읽다보면 저절로 미소를 짓게 된다. 그들의 매력에 대해 읽다보면 그들의 사랑스러운 모습이 마치 눈 앞에 있는 듯 그려진다. 많은 사람들이 반려동물로서 개와 고양이를 기르며 함께한다. 그들은 기쁠 때도 슬플 때도 주인의 마음을 너무도 잘 알고 감정을 나눈다. 사람들은 그런 치명적인 매력을 지닌 고양이와 개에 흠뻑 빠지고 마는 것이다.

 

치명적인 매력을 발산하는 개와 고양이, 그들의 마음이 궁금하다면, 아직 그들의 매력을 알지 못한다면, 개와 고양이 중 꼭 택일을 해야하는 상황이라면 이 책을 한 번 읽어보시라. 그들이 가진 각각의 매력을 충분히 확인할 수 있을테니 말이다. 고양이와 개에 대한 색다른 구성과 이야기가 돋보이는 책이었다. 반려동물과 함께 사는 이들에게는 더 특별한 책이 될 수도 있으리라. 그러나 나는 이 책으로 인해 두 녀석 모두 고양이와 개를 키우고 싶다고 조르는 통에 나는 좀 피곤(?)해졌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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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만만 학생부 & 자소서 - 자소서의 신이 만든 만점 학교생활기록부 & 자기소개서 (학생부종합전형 완벽 준비서)
배영준 지음 / 키출판사 / 201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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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가 중학생이었을 때만해도 대입은 크게 와닿지 않았는데, 고등학교에 입학하는 그 순간부터 대입이 너무도 크게 다가왔다. 그동안 너무 안일하게 생각한 탓인지 정보 홍수 속에서 어떤 정보를 믿어야 할지도 알 수 없었고, 무엇을 준비해야하는지도 몰라 갈팡질팡했다. 내가 믿을 것은 아이 스스로 잘 해주길 바랄 뿐이었다. 고등학교 1년을 보내고 지금 2학년이 된 딸, 지난 1년을 돌이켜보면 아이는 스스로 많은 것을 알아야했고, 너무 많은 것을 혼자 해야만 했다. 자사고나 특목고가 아닌 일반고인 탓에 대부분의 아이들이 수능이 아닌 학생부종합전형을 통한 수시입학을 목표로 하기 때문에 성적 향상과 적극적인 학교 생활을 필요로 하기 때문이다 . 그나마 다행인 것은 좋은 성적과 아이의 적극성 때문에 선생님들의 도움을 많이 받을 수 있었다는 사실이다. 학원을 다니지 않고 스스로 학습을 한 것도 큰 도움이 되었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이제부터 시작일지도 모른다. 무엇이 중요한지도 모른 채 무조건 달렸던 1학년과는 달리, 이제는 정말 자신의 꿈을 찾아 그에 맞는 대학과 과를 선택해야하며 또 그에 맞는 활동이 필요하다. 그동안 혼자 이리뛰고 저리뛰는 아이를 보면서 조언하나 해주지 못한 것이 너무도 미안하고 안쓰러웠다. 이제 엄마인 나도 아이의 목표에 따라 어떤 길로 가야하는지, 어떤 도움이 필요한지를 알고 갈팔질팡하는 아이에게 조언을 해줘야할 때이다. 이에 '배영준을 만나면 대학이 달라진다'는 말이 있을 정도의 '자조서의 신'이라는 별명을 가진 보성고 진로진학상담교사 배영준이 쓴 <<자신만만 학생부 & 자소서>>을 통해 도움을 받고자 한다.

 

흔히 사교육 기관에서 후하향의 내신이면 명문대는 불합격이라고 합니다만, 사실 꼭 그런 것만은 아닙니다. 학생에 따라 다릅니다. 전 거기에 강한 신념이 있었습니다. 학생의 우수성을 찾을 수만 있다면 합격할 수도 있다고 말이지요. (본문 3p)

 

이 책에서는 01 평가자가 원하는 학교생활기록부, 02 굿바이 판에 박힌 자기소개서, 03 서울대 화룡점정 독서활동으로 나누어 소개하고 있다. 만점 자기소개서의 출발점은 학교생활기록부로부터 시작되는데, 이는 평가자가 진정으로 원하는 자소서가 학생부에 기록된 팩트를 바탕으로 임팩트있게 작성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학생부 따로 자소서 따로가 아님을 명심해야 한다. 하지만 대부분의 학생들은 학교생활기록부를 어떻게 관리해야 하는지에 대한 모범 답안을 몰라 학교생활기록부 관리에 소홀한 경우가 많은데 이 책에서 보여주는 샘플을 통해서 학교생활기록부 관리의 모범답안을 알아보면 좋을 듯 싶다. 이를테면, 출결상황은 성실성의 척도이며, 학생의 우수성 평가에 있어 중요한 수상자료로 학과를 선택하는 것이 좋으며, 지놀희망을 작성할 때는 자신이 희망하는 직업이나 막연히 진학하고 싶은 학과를 적는 것보다 폭넓은 영역에서 세분화된 직종이나 전공으로 진로희망을 적어서 진로가 발전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좋단다. 학교생활기록부에서 평가자가 전공 적합성을 가장 많이 찾아 볼 수 있는 곳이 동아리활동으로 학생의 활동이라는 여러 가지 팩트 중에서 주도적으로 참여한 동아리활동을 골라 임팩트 있게 작성하는 것이 좋다고 한다. 또한 봉사활동에 대해서는 학생이 어떤 봉사활동을 했으며 그 안에서 무엇을 배웠는지 기록해야한다.

 

봉사활동 특기사항은 상담을 해야 잘 기록된다. 상담 외에 봉사활동보고서를 제출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봉사활동 특기사항에 아무런 기록이 없다면 인성평가는 좋게 받을 수 없다. 봉사활동 특기사항에 기록이 있는 학생은 기록이 없는 학생보다 인성평가에 유리하다. (본문 89p)

 

자기소개서는 7단계로 작성하면 좋다. 이 7단계는 동기-도전-어려움-극복 과정-결과-결과분석-새로운 방향 제시로 과정 속에서 반드시 어려움과 극복 과정이 있어야 매력적인 자기소개서가 된다. 또한 꼭 필요한 경우를 제외하고 부정적인 표현은 작성하지 않는 것이 좋으며 가능하다면 부정적 표현 대신 증정적 표현을 사용해야하며, 가급적 감상적 표현은 사용하지 않도록 한다. 또한 자신의 활동에 대하여 스스로 정의를 내리는 것은 좋지 않으며, 구체적 사례를 보여주고 평가자가 정의 내릴 수 있도록 한다.

 

스스로 어떤 사람이라고 정의 내리지 마라. 평가자가 머릿속에서 생생하게 그려낼 수 있도록 구체적으로 묘사해라. 그것도 시크릿 7단계 법칙을 써서! 극복 과정, 결과 분석(반성) 그리고 나의 변화까지 보여주자! (본문 146p)

 

사실 이렇게 하는 것이 좋다, 저렇게 하는 것이 좋다고 아무리 이야기를 해준다고 해도 막상 쓰려고 하면 어떻게 써야할지 감이 오지 않는다. 때문에 이 책은 바로 다양한 사례를 수록했다는 것을 강점으로 내세울 수 있다. 그 사례를 통해 막연하기만 했던 내용들을 이해할 수 있게 되고, 실전에 활용할 수 있어 그야말로 학생들이 필수과목처럼 읽어봐야 할 책이 아닐까 싶다. 고등학교 2학년 딸아이의 여름방학 과제 중에 자기소개서 쓰기가 있다. 아이는 이 책을 보자마자 굉장히 반가워했는데 틈만나면 옆에 두고 읽고 있다. 학교 활동에 가입할 때도 자기소개서를 작성해야하는 경우가 종종 있었는데, 그때마다 막막해하던 딸이었는데 이제는 이 책이 큰 도움을 줄 듯 싶다. 앞으로 1년 뒤면 아이는 대입이라는 문 앞에 서게 된다. 힘들고 지치고 버거운 1년이 될 듯 싶은 아이에게 '자소서의 신' 배영준 선생님을 직접 만나게 해줄 수는 없었어도 이렇게 책으로나마 만나게 해 줄 수 있어서 참 다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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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한테 차이기 전 33분 미래인 청소년 걸작선 43
토드 하삭 로위 지음, 김영아 옮김 / 미래인(미래M&B,미래엠앤비) / 201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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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창시절을 돌이켜보면 친구와 둘도 없는 단짝이 되었다가 말다툼으로 절교를 선언했다가 어느 새 또 단짝이 되어 붙어다니곤 했다. 헌데 친구가 셋이 되면 문제는 또 달라진다. 세 명의 친구가 모두 친하다고는 하지만, 조금더 친한 친구 사이가 존재하게 되고 이로 인한 트러블은 발생하기 마련인 것이다. 이렇게 티격태격하면서도 친구와 헤어져 외톨이가 될까 걱정하게 되고, 친구의 비유(?)를 맞추며 친구 아닌 친구 관계를 지속시킨다. 이는 내 학창시절 뿐만 아니라 내 아이들의 친구 관계에서도 똑같이 일어난다. 요즘 아이들은 그룹을 형성하는데, 혹여 이 그룹에서 탈퇴(?)가 될까 전전긍긍하며 친구들에게 휘둘리곤 한다. 이런 친구 관계로 인한 스트레스는 사춘기가 되면 더욱 심해지는 듯 하다. 이렇게라도 친구 관계를 키워나는 것이 정말 중요한 일일까? 그렇다고 그 친구와 등을 돌리고 적이 되는 것이 편한 걸까? 한번 친구가 영원한 친구가 되는 것은 아니다. 우리는 수많은 사람들을 만나고 헤어지기를 반복하는데, 친구 관계 역시 마찬가지가 아닐까 싶다. 좋은 친구가 될 수 없는 관계라면 잘 헤어지는 것도 필요한 일은 아닐런지.

 

"친구는 생기기도 하고 사라지기도 하는 거지 뭐." (본문 38p)

 

많은 청소년 소설에서 우정은 식상하리만치 자주 등장하는 소재이다. 헌데 친구와 잘 헤어지는 것도 필요하다는 내용을 다룬 청소년 소설을 만나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친구한테 차이기 전 33분>>은 세상에 둘도 없는 베프였던 친구 사이에 갈등이 생기고 맞짱을 뜨게 될 위기에 처하는 과정을 통해 잘 헤어질 줄 아는 지혜가 필요함을 역설하는 이야기이다. 이 책은 주인공 샘을 화자로 하여 이야기를 이끌어간다. 단짝이었던 모건과 트러블이 생기면서 일어나는 샘의 심리가 잘 묘사되어 있어 많은 아이들의 공감을 이끌어내고 있다. 샘과 모건은 초등학생때부터 단짝이었다. 중학생이 된 지금 모건은 샘보다 20센티미터 더 크고 18킬로그램이나 더 나가며 학교 최고의 운동선수가 되었다. 반면 샘은 최악의 운동선수이지만 교과 성적이 모두 우수하며 수학거인이라 불린다. 초등학생 때와 달리 중학생이 되면서 두 사람의 공통점보다는 차이점이 더 많이 생겼고, 두 사람 사이에 크리스가 끼어들면서 문제는 더 커졌다. 어제 모건은 샘에게 '찌질이'라고 말하며 "내일 점심시간에 엉덩이를 완전 작살내주겠다"고 했으니 말이다. 이제 정확히 33분 뒤에 샘의 엉덩이는 작살날 것이다.

 

점심 시간, 이제 9분 뒤에 샘의 엉덩이는 작살 날 것이다. 헌데 구내식당에서 아민과 패트가 '바닥 패티 게임'을 시작했고, 푸드파이트 몇 번이면 모건의 어리석은 원한이 날아갈지도 모른다고 생각한 샘은 모건 쪽으로 당당히 걸어갔다. 모건이 자신을 향해 웃도록 만들겠다는 생각 말고는 아무것도 없었던 샘이었건만 딱딱한 샐러드 그릇도 무기로 사용할 수 있다는 판단을 너무 늦게 하고 말았다. 샘의 머리에는 커다란 혹이 생겼지만 휴식시간이 취소되는 탓에 엉덩이가 작살날 시간도 사라지고 말았다. 하지만 모건은 여전히 샘의 엉덩이를 작살내고 싶어할 것이다. 사건의 전모를 밝히려는 교장선생님의 질문에 샘은 자신의 한 마디에 모건과 크리스의 퇴학이 달려 있다는 걸 알았고, 크리스가 이 학교에서, 자신의 인생에서 사라져주기를 간절히 바라면서도 누가 그랬는지 알지 못한다고 사실대로 대답하고 만다. 수업 중 화재 경보가 울리고 모두들 운동장으로 이동한 뒤 샘은 크리스의 모략으로 모건과 마주하게 되고 모건은 샘의 엉덩이를 완전 작살내주겠다고 엄포를 놓는다. 그렇게 샘과 모건의 싸움이 시작되고 만다.

 

진짜 사실은 이렇다. 옛날 옛적에 샘 루이스와 모건 스털츠는 베프였다. 그러다가 둘은 친구이기를 그만두었다. 그리고 좋든 싫든, 둘은 더 이상 다시는 친구가 아니었다. 하지만 오랜 시간 둘은 분명히 베프로 지냈었다. 어쩌면 둘 다에게 평생 다시는 만나지 못할 진짜 베프였는지도 모른다.

그러나 모든 게 끝났다. (본문 194p)

 

 

 

사춘기 시절에 친구는 너무도 소중한 존재이다. 부모의 말보다 친구의 말을 더 믿게 되고, 자신의 편은 친구밖에 없다고 생각할 정도로 친구에게 매달린다. 하지만 그런 둘도 없는 사이는 배신(?)으로 인해 틀어지기도 하고, 서로 못 본척 하는 사이가 되기도 한다. 물론 학창시절 친구를 만들고, 그 친구와 소중한 우정을 만들어가는 것은 굉장히 중요한 일이다. 하지만 잘못된 우정으로 인해 자신의 주관없이 친구에게 끌려다니는 것은 결코 좋은 친구 관계라고 할 수 없다. 우정을 만들어가는 것만큼 그릇된 관계와 잘 헤어지는 것도 중요한 일이다. 단짝 친구였다가 남보다 못한 사이가 되는 것이 아니라 잘 헤어지는 것, 친구와의 우정을 잘 마무리하는 것도 필요한 일인 것이다. 우리는 수많은 사람을 만나고 또 헤어지기를 반복한다. 서로 적이 되는 것이 아니라 두 사람의 관계를 잘 맺는 것도 인간 관계에서 중요한 부분이 된다. 샘의 마지막 "잘 가라."는 한 마디가 그들이 단짝으로서 즐거웠던 시간을 지켜주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친구한테 차이기 전 33분>>은 이렇듯 친구 관계의 딜레마를 너무도 잘 다룬 성장소설이다. 친구 관계로 인해 스트레스를 받는 사춘기 아이들에게 공감을 형성할 뿐만 아니라 많은 도움을 줄 수 있으리라 생각된다. 두 사람의 아름다운 마무리가 우정을 더욱 빛나게 해준 이야기가 아니었나 생각해본다. 문득 학창시절, 이제 적이 되어버린 친구들이 생각난다. "잘 가라."는 인사 한 마디를 지금이라도 건넬 수 있으면 좋으련만. 어쩌면 서로 행복했던 시간보다 적이 되어버린 순간만 기억하고 있을지도 모르겠다. 정말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이미지출처: '친구한테 차이기 전 33분' 표지에서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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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에서 보낸 하루 라임 틴틴 스쿨 3
김향금 지음 / 라임 / 201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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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드라마, 소설 속에서 가장 많이 등장하는 시대적 배경은 아무래도 조선이 아닐까 싶다. 이는 현재 우리 삶에 가장 많은 영향을 준 때이기 때문일 것이다. 조선 시대는 '전통의 완성기'라 불리는데 그중에서도 18세기는 현재 우리 삶의 틀을 형성한 '우리의 어제'나 마찬가지이다. 우리가 왜 지금 이렇게 살고 있는가?라는 물음에 대한 답을 찾고 싶다면 조선 후기 생활사에서 출발하는 게 빠를 만큼 조선 후기의 낯선 풍경 속에서 낯익은 광경을 발견할 수 있다. 이 책은 220여 년 전으로 돌아가, 한양의 골목골목을 누비며 여러 신분과 직업을 가진 조선사람들을 만나면서 그들의 일상생활을 흥미진진하게 탐험하는, '그다지 특별한 일이 아닌' 가벼운 마음으로 역사 여행을 떠날 수 있는 책으로 과거와 현재를 비교하는 것만으로도 우리는 많은 깨달음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우리는 한양의 번화한 거리뿐만 아니라 미로같이 꼬불꼬불한 골목을 걸어 다닐 것이다. 여러 곳을 바삐 돌아다니면서도, 간간이 짬을 내 동네 카페에서 차를 마시는 기분으로 거리를 오가는 사람들을 구경할 것이다. 때로는 사람들에게 바짝 다가가겠지만, 때로는 멀찌감치 떨어져서 그들을 관찰하는 것으로 만족할 것이다. 어차피 우리는 당일치기 여행객일 뿐이니까. (작가의 말 中)

 

 

 

내사산이 감싸고 있는 새벽녘의 한양 도성은 익숙하되 낯선 풍경이다. 성문이 열리면 한양의 하루가 시작되는데 한양 사람들은 종루에서 울리는 파루와 인정에 따라 하루를 시작하고 끝맺는다. 종루의 종소리가 한양 사람들의 시간 질서를 잡아 주는 셈이 된다. 파루 종소리가 채 끝나기도 전에 등잔불이 환하게 켜지는 사랑채, 출근 준비로 바쁜 규장각 대교 등 한양의 아침은 [1장 종루의 종소리에 사대문이 활짝]에서 시작되었다. [2장 천하 대식가, 조선 사람의 아침 밥상]에서는 안채 풍경과 유행을 따르는 양반가 여인들이 몸치장에 관해, 집 안팎을 움직이는 손발인 노비들의 모습과 아침 밥상을 보여준다. [3장 조선의 행정 타운, 육조 거리를 가다]에서는 조선의 행정 타운, 육조 거리의 출근 풍경과 한성부의 다모, 조선의 SNS인 빨래터 등의 모습을, [4장 공중에서 내려다본 한양의 봄]에서는 한양의 성 밖 풍경을 보여준다. 그 밖에도 한양의 핫 플레이스인 운종가의 모습과 조선의 최고 멋쟁이인 대전별감, 잔치가 끝난 후의 양반가 후원의 모습 등을 살펴 볼 수 있다.

 

 

 

 

가벼운 여행을 하듯 조선의 역사를 만나게 되는 <<조선에서 보낸 하루>>는 이렇듯 조선 왕조의 도읍지인 한양을 구경할 수 있는 역사 교양서이다. 그동안 만나왔던 딱딱하고 지루했던 역사책과 달리 하루 동안 한양을 여행하는 이 책은 조선 시대 풍속화를 통해 실제 한양을 살펴보면서 말랑말랑한 생활사에서 시작해서 조선 왕조 전체의 역사를 그려 볼 수 있어 재미와 지식을 선사한다. 조선 시대의 가치관과 문화·예술·의식주의 모습이 생생하게 전달되는 이 책은 쉽게 읽히는 글과 당시의 생활을 생생하게 보여주는 그림으로 조선의 큰 줄기를 살펴볼 수 있다. 가볍게 읽을 수 있지만 그 내용만큼은 결코 가볍지 않은 알찬 역사책으로 접근하기 쉽다는 장점을 가진 역사 교양서라 하겠다.

 

 

여행기이기는 해도 이 책은 어엿한 역사책이다. 굳이 분류해 보자면, 조선의 생활사나 풍속사에 관한 책에 속할 것이다. 하고많은 역사 책 중에서 왜 하필 생활사냐고? 크고 작은 건물, 거리 풍경, 다양한 사람들 등 220년 한양의 소소한 일상을 만나 본 경험이, 조선의 역사를 큰 그림으로 바라볼 때 든든한 밑바탕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에서이다. (작가의 말 中)

 

 

 

(이미지출처: '조선에서 보낸 하루' 본문,표지에서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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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집이 너무 좁아! - 다문화 고래이야기 공동체 1
안드레스 피 안드레우 글, 유 아가다 옮김, 킴 아마테 그림 / 고래이야기 / 201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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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저학년을 위한 그림책을 통해 어른인 우리가 배울 것은 없다 생각할 수 있습니다. 두 아이를 키우고 아이의 책을 함께 읽기 시작하기 전에는 저도 그런 생각을 했었지요. 이미 어릴 때 다 배웠을 이야기, 살면서 다 알게 된 이야기들이라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어른들도 어린이들의 그림책을 통해서 참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습니다. 머릿속으로는 알면서도 실천하지 않고, 이해하지 않는 이야기들에 대해 다시금 깨닫기도 하지요. 고래이야기 <<벌집이 너무 좁아!>>는 바로 그런 이야기입니다. 비록 어린이를 위한 그림책이지만 많은 것을 배우게 깨닫게 되는 이야기란 말입니다. 우리나라가 경제적으로 참 어려울 때, 많은 사람들이 외국에 나가 값싼 노동력과 편견 속에서 힘겨운 생활을 하던 때가 있었습니다. 이 분들의 희생으로 우리나라는 빠른 경제성장을 통해 선진국 대열에 들어섰고, 이제는 반대로 외국에서 많은 사람들이 우리나라로 일을 하러 오곤 합니다. 그로인해 우리는 주변에서 아주 쉽게 이주자들을 발견할 수 있지요. 하지만 우리도 그러한 때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이주자에 대한 우리의 시선은 곱지 않습니다. 우리의 일자리를 빼앗기 때문에, 우리가 설 자리를 빼앗았기 때문입니다. 또한 최근 일어났던 사회문제들로 인해서 그들에 대한 우리의 시선은 더욱 싸늘해졌지요. 정말 그들로 인해서 우리가 설 자리를 빼앗기고, 우리의 일 자리를 빼앗기고 있는 걸까요? 우리는 그들과 함께 조화롭게 살아갈 수는 없는걸까요? 타지에서 공부하며 일하며 살아가고 있는 우리 가족, 친구들도 그러한 편견 속에서 살아가길 바라나요? 이 물음에 해답은 30페이지 정도 밖에 되지 않은 이 짧은 그림책 속에 있습니다.

 

 

 

어느 날 꿀벌들이 회의를 하기 위해 모였어요. 회의 주제는 '우리가 살고 있는 집은 왜 비좁아졌을까'였지요. 일할 때도 항상 다닥다닥 붙어서 해야 하고, 휴식 시간에는 퍼즐 맞추기는커녕 구슬치기도 할 수 없고, 신문조차 마음 놓고 펼쳐 읽을 수 없을 만큼 좁았기 때문이죠. 회의가 끝난 뒤 꿀벌들은 이 문제를 조사할 대표 셋을 뽑았고 일주일 동안 쉬지 않고 벌집을 샅샅이 조사한 조사관 꿀벌들은 조사 결과, 꿀을 보관하기 위한 저장용 방은 충분하지만, 침실을 세어 보니 벌집에 꿀벌 한 마리가 더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습니다. 벌들은 믿을 수 없었지요. 외국에서 온 벌일지도 모르며, 이민 온 벌일지도 모르고, 어딘가 눈에 보이지 않는 곳에서 지저분하게 씻지도 않고 자고 먹고 하고 있을지도 모른다며 다들 화가 나서 한목소리로 소리쳤지요.

 

 

 

"도대체 누구야?"

"우리 공간을 빼앗고 있는 벌이 누구냐고!"

"우리한테 병이라도 옮기면 어떻게 하지?"

"어쩌면 꿀 공장에서 내 일자리를 빼앗아 버릴지도 몰라." (본문 中)

 

모든 벌들이 나와라고 소리쳤지만 끝내 그 벌이 누구인지 알 수 없었지요. 수학자 벌들은 벌들에게 각각 번호를 매기자는 제안을 했고, 변호사 벌은 각각의 벌들에게 여권과 출생증명서를 발급하자고 제안했으며, 탐정 벌은 모든 벌들에게 거짓말 탐지기를 사용해 보자고 했고, 언어학자 벌은 모든 벌들의 윙윙거리는 날갯짓 소리를 들어 보고 다른 소리를 내는 벌을 찾아내자는 제안을 했지요. 벌집 안의 소란과 동요는 점점 거세졌습니다. 그때 여왕벌이 나섰습니다.

 

 

 

"우리 모두 더듬이를 가지고 있지요? 우리 모두 배에 노란색과 검은색 줄무늬가 있지요? 우리 모두 벌침을 가지고 있고 꽃에서 단물을 모아 와 꿀을 만들지요?" 그렇다면, 어쩌면 우리 벌집에 침입자가 하나 있는 게 아니라, 방이 하나 모자란 것은 아닐까요? 침입자를 찾는 대신, 그 시간에 모두 힘을 모아 우리 벌집에 방 하나를 더 만들면 어떨까요?" (본문 中)

 

 

 

그제서야 벌들은 또하나의 꿀벌을 위한 예쁜 방을 만들기 시작했어요. 정말 현명한 여왕벌이네요. 외국인 노동자라고 해서 우리와 다를 것은 하나 없습니다. 그들도 사랑하는 가족을 위해 열심히 일을 하고 있는 지구촌이라는 마을에서 함께 살아가는 나의 이웃일 뿐입니다. 우리는 서로 뺏고 빼앗기는 관계가 아니라 서로 공존하며 살아가야 하는 지구촌 식구인 것이지요. 2013 화이트 레이븐즈 선정 도서 <<벌집이 너무 좁아!>>는 이렇게 꿀벌 사회를 통해서 우리 사회의 문제점을 꼬집고 있네요. 현명한 여왕벌을 통해 우리는 함께 공존하며 살아가는 지혜를 배울 수 있었습니다. 짧지만 정말 많은 것을 이야기하고 있는 그림책입니다. 우리 아이들에게는 다함께 잘사는 협동의 공동체가 무엇인지를 보여주었고, 어른들에게는 우리의 편견을 꼬집어 반성하게 하였으며 현명한 여왕벌이 되기를 조언합니다. 참 많은 것을 반성하고 되돌아보게 하는 그림책이었습니다. 깊이 있는 주제를 꿀벌 사회를 통해 투영한 저자의 놀라운 필력에 감탄하게 되네요. 앞으로 꼭 눈여겨 봐야할 작가를 알게 되었네요. 안드레스 피 안드레우, 이 이름을 꼭 기억해두렵니다.

 

 

 

(이미지출처: '벌집이 너무 좁아!' 본문에서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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