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얼리스트 - 연재물을 쓰는 작가
데이비드 고든 지음, 하현길 옮김 / 검은숲 / 2013년 6월
평점 :
절판


3.7

 

509페이지, 24줄, 24자.

 

해리 블로흐는 여러 개의 필명을 가지고 다양한 장르를 쓰는 3류 작가입니다. 시대가 바뀌어 작가의 사진을 같이 책에 보여야 할 때에는 친구나 어머니를 동원하기도 합니다. 어느 날 한 사형수(대리언 클레이)가 편지를 보내옵니다. 공식적으로는 네 명의 여지를 살해하면서 그 장면들을 사진으로 찍은 사람입니다.

 

그런데 자신의 팬들(유명 사건의 죄수들에겐 팬이 있다는 것 아실 겁니다)에게 가서 인터뷰를 하고 글을 만들면 대신, 자신의 이야기를 인터뷰하게 해준다는 것을 제안해 옵니다. 당시 해리는 클레어라는 여학생의 대필교사였는데(글이 필요한 것을 대신 작성해 주는 가정교사로 학생은 그 사이 다른 활동을 한다.) 클레어는 해리의 사업 파트너로도 활동했습니다. 왜냐하면 해리는 시세도 모르고 사업수완도 없었거든요. 대리언의 변호사는 캐럴 플로스키라는 나이가 든 여인입니다.

 

해리는 여자들의 목록을 받아 하나씩 인터뷰를 합니다. 그리곤 포르노를 만들어 대리언에게 전달하면, 대신 대리언이 이런저런 이야기를 해줍니다. 세 번째 여자를 인터뷰하다가 그녀가 피학변태임을 알자 달아났다가 녹음기를 놔두고 온 것을 알고 되돌아 갔더니 여자는 발가벗은 상태로 거꾸로 매달려 죽어 있습니다. 아직 해체 작업(!)이 덜 끝난 것 같았는데 그 때 누군가가 뒤통수를 때려 기절했다가 겨우 일어나 신고를 합니다. 혹시 하는 생각에 다른 여인들이 걱정되어 현장을 떠나 다른 여인의 집에 가 보니 역시 피살된 상태. 이번엔 출동한 FBI를 달고 또 다른 여자에게 갑니다. 마찬가지네요.

 

그리고 대리언이 했던 것처럼 피살자들의 사진이 배달됩니다. 이제 대리언은 항소를 할 근거를 얻은 셈이지요. 집행이 석 달도 안 남은 시점에서 말입니다.

 

소설은 몇 가지 별개인 듯한 글로 되어 있습니다. 하나는 위에 적은 줄거리를 이어가는 이야기, 하나는 해리가 다양한 필명으로 쓴 글들, 하나는 대리언에게 준 글이나 대리언이 받은 편지 또는 대리언이 쓴 글입니다. 전혀 관계가 없는 게 아니라 복선이 깔려 있습니다.

 

등장인물
해리 블로흐(톰 스탱스, J 듀크 존슨, 질리언 제소, TRL 팽스트롬, 시빌라인 로린도 골드 등의 필명을 가진 작가), 대리언 클레이(사형수), 클레어 내시(14-15세의 여학생, 에세이의 대필가로 해리를 고용, 해리의 사업 파트너), 제인(해리의 전 여자 친구), 캐럴 플로스키(대리언의 변호사, 어머니), 테레사 트리오(플로스키의 보조원), 다니엘라 지안카를로(피해자 도라의 쌍둥이 동생, 스트리퍼), 존 토너(피해자 샌디 토너의 남편, 샌디는 발굴 당시 유골이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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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탑 동물원 그리고 거북이
줄리아 스튜어트 지음 / 현대문학 / 2010년 10월
평점 :
품절


3.7

 

399페이지, 22줄, 26자.

 

사람들의 일상은 수많은 사건들의 동시다발적으로 진행합니다. 홀로 있는 사람이 아니라면 각자가 서로 다른 일에 신경을 쓸 것이고, 공통적인 관심사가 있다 하더라도 시점이 다르기 때문에 다른 걸 기대하고, 또 다르게 진행하게 됩니다.

 

런던탑 근위병으로 근무중인 발사자르 존스는 아내 헤베와 사이가 나빠지고 있습니다. 몇 년 전 유일했던 아들 마일로가 밤에 죽은 뒤로 두 사람 사이의 교감이 점점 옅어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제 발사자르의 유일한 관심은 서로 다른 빗물을 수집하는 것입니다. 아내는 아이가 죽은 다음에도 눈물도 흘리지 않는 남편에게 상심하였습니다. 그런데 여왕의 변심 때문에 런던탑 동물원이 부활될 참입니다. 책임자로는 발사자르가 선택되었습니다. 왜냐하면 쿡 부인이라는 최고령 거북을 기르고 있기 때문입니다. 대략 230세 정도 되는 거북.

 

이야기는 런던탑 주민들 중 셉티머스 드류 목사, 주점 주인 루비 도어, 까마귀 대장, 왕실 교도소장 등을 중심으로 동시산발적으로 진행합니다. 헤베의 직장 동료인 런던 유실물 센터 직원 발레리 제닝스의 이야기도 포함해서요.

 

실제 생활에서 모든 일이 산발적으로 그리고 동시에 일어나는 것은 맞습니다. 그런데 인간은 그것을 그렇게 기억하지 않고 사건별로 모아서 기억합니다. 그게 편하거든요. 일어난 순서대로는 난잡하고요. 글도 마찬가지입니다. 작가가 산발적으로 쓰면 독자의 몇 가지 면을 붙잡을 수 있는데, 어떤(어쩌면 다수의) 독자들은 정리된 것이 편합니다. 21세기가 가까워진 때부터 글들은 잘라서 나열하기 내지 뒤죽박죽으로 만들기가 크게 퍼졌습니다. 그래서 글 읽기가 좀더 어려워졌습니다.

 

인상적인 구절은 번역자의 글에도 등장하는 부분입니다.

 

아내의 유골함과 함께 시내를 여행하다가 분실한 노인을 겨우 찾아서 돌려주러 갔다가 자신의 이야기가 나오고 또 그에 대한 의견을 듣는 대목입니다. 363페이지에서 367페이지까지인데 367페이지에 가면 꽤 괜찮은 글이 나옵니다. 인용하자면,

 

< 노인이 헤베 존스를 바라보며 말했다.
"같은 방식으로 사랑하더라도 슬퍼하는 방식은 다를 수 있지요."
헤베 존스는 베일처럼 앞을 가린 눈물 너머로 노인을 쳐다보았다.
"그이가 우리 애를 사랑하기는 했는지 의심이 들어요."
그러자 레지날드 퍼킨스가 굽은 손가락을 쳐들며 물었다.
"아들이 살아 있었을 때도 그걸 의심한 적이 있소?"
"한 번도 없었죠."
"그게 당신의 답인 거요."
노인이 손을 내리며 말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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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틸 라이프 아르망 가마슈 경감 시리즈
루이즈 페니 지음, 박웅희 옮김 / 피니스아프리카에 / 201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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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

 

430페이지, 23줄, 28자.

 

스틸 라이프면, 미술용어론 [정물화] 아닌가요?

 

전지적 작가 시점이라고 해야겠지요? 모든 등장인물의 심리를 잘 묘사할 수 있는 장점이 있지만 반대로 화자를 바꾸면 아무것도 모르는 상태로 돌변합니다.

 

추리소설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일종의 수사물은 되겠지만.

 

스리 파인즈라는 한적한 마을에서 살인 사건이 발생합니다. 퀘벡주 경찰이 파견나와 수사를 하게 됩니다. 피살자는 주변의 말로는 피살될 이유가 하나도 없는 사람입니다. 마을은 밤에 문도 안 잠그고 잘 정도의 마을이고요.

 

피살자 제인 닐은 교사로 있다가 퇴직을 했기에 어지간한 중년층 이하는 다 가르침을 받은 적이 있을 정도입니다.

 

아르망 가먀슈 경감은 이 작은 마을에서 두 명의 늙은이가 연달아 사망한 것이 이상하다고 말합니다. 떡밥인데요. 사실 언뜻 보기에 한 명(티머 해들리)은 말기암 환자로 언제 죽어도 이상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제인은 안 그렇지요. 둘은 별개로 보이지만 묶으면 이상한 것입니다.

 

글은 잘 쓴 것으로 보입니다. 아니면 번역이 좋든가. 그런데 초반 100페이지 정도는 아주 느리게 진행합니다. 적응하느라 힘들었죠. 이 시간이 절반 가까이 됩니다. 나머지 300페이지는 (조금 더 투입한) 비슷한 시간이면 볼 수 있습니다.

 

소년이 여럿 나옵니다. 대부분 예측할 수 없고, 반항적이지요. 벤도 그렇습니다. 비록 나이는 소년을 벗어났지만 말이지요. 아, 작가의 설정입니다.

 

두어 가지가 마음에 안 듭니다.

 

먼저는 앞에 쓴 것처럼 시점입니다. 이런 시점에 대해서는 몇 번 쓴 바 있으니 생략합니다.

 

두 번째는 이베트 니콜을 처리하는 점이 마음에 들지 않습니다. 제가 보기엔 니콜은 형사로 부적합한 사람입니다. 왜냐하면, 형사는 사건을 담당하는 게 아니라, 사건을 당한 사람을 담당하는 경찰이거든요. 그런데 기여를 했다는 이유로 다시 참여하게 한다는 것은 문제가 있습니다. 목적이 수단/방법을 정당화시켜 주지는 않습니다. 사람과 접촉해야 하는 업무에 종사하면 큰일 낼 사람이 니콜입니다.

 

등장인물
이베트 니콜(체코 출신 가정의 형사, 아마도 순경), 보부아르(경위) 가마슈(경감), 클라라 모로(덜 알려진 화가, 제인의 옆집), 피터 모로(잘 알려진 화가, 클라라의 남편), 필립 크로프트(매튜의 열네 살 아들), 베르나르 말랑팡(욜랑드 퐁텐와 앙드레 말랑팡의 열네 살 아들), 벤자민 해들리(티머의 아들), 루스 켐프 자도(천재 시인, 반 미치광이 노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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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페르노 2 로버트 랭던 시리즈
댄 브라운 지음, 안종설 옮김 / 문학수첩 / 201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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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

 

371페이지, 26줄, 27자.

 

누구나 자기가 옳다고 생각하는 바를 실천한다. 그런데 다른 사람의 생각은 알 수 없다. 따라서, 내가 아는 걸 모두 공개할 필요는 없고, 남이 아는 건 최대한 알아내고, 그걸 적당히 이용하면 그만이다.

 

위의 주제를 충실하게 따른 글입니다.

 

몇 가지는 현실하고 조금씩 다르지만 아무튼 이것저것 긁어 모아 잠시나마 재미있게 읽을 거리를 만들기는 했습니다. 뭐가 다르냐고 물으신다면 구체적으로 답을 하기는 곤란합니다. 일부는 부분적으로 아는 것이여서 제가 틀린 기반을 갖고 있을 수도 있으니까요. 뭐 이건 모든 사람에게 마찬가지이니 서로가 다른 면을 잘못 된 거야 라고 내심 해석하면서 읽을 수도 있겠죠.

 

책으로 돌아가면, 결국은 하나의 쇼입니다. 제한된 정보 하에서는 모두가 오판을 할 수밖에 없으니.

 

등장인물
버트런드 조브리스트(억만장자, 천재 의학자, 신우생학 주창자), 펠리시티 시에나  브룩스(천재소녀, 의사, 운동가, 버트런드의 애인), 엘리자베스 신스키(국제보건기구 사무총장), 브뤼더(유럽질병예방통제센터 산하 SRS팀 리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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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페르노 1 로버트 랭던 시리즈
댄 브라운 지음, 안종설 옮김 / 문학수첩 / 2013년 7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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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

 

362페이지, 26줄, 27자.

 

유명한 전승 예술작품에 몇 가지 사실을 덧붙여 이야기를 만들어 내는 이야기꾼 댄 브라운의 작품입니다. 큰애가 빌려오자고 말해서 빌려왔습니다.

 

그냥 스릴을 즐기기 위해 읽는 책이지요. 물론 부수적인 다른 지식도 입수할 수는 있습니다만, 그야 찬찬히 읽어야 가능한 것입니다.

 

랭던은 중환자실에서 깨어납니다. 마지막 기억은 토요일에 대학에서 강의실에 가던 것뿐. 그런데 깨어난 곳은 피렌체입니다. 그리고 월요일이고. 담당의사 시에나 브룩스와 대화중에 한 여인이 총을 들고 나타나 다른 의사를 쏩니다. 급하게 탈출하였는데, 일단 시에나의 집으로 갑니다. 잠시 후 영사관으로 전화를 했더니 제거팀이 달려옵니다.

 

이제 믿을 사람이라고는 시에나밖에 없습니다. 시에나는 분명 위기에 처한 자기를 몇 번(치료 및 탈출) 구해줬으니까요. 알고 보니 시에나는 아이큐가 208인 천재소녀 출신입니다. 지금은 신분을 속이고 평범한 의사로 일하지만.

 

베키오 궁전으로 가니 관리인이 아는 척합니다. 보안 비디오를 돌려보니 자신이 어제 방문하여 단테의 데드 마스크를 빼돌렸습니다. 같이 참여한 부관장 이그나치오의 가방에 넣어서 말이지요. 이그나치오는 어제밤에 심장마비로 사망하였습니다.

 

단기 기억상실증에 걸린 랭던은 몇 가지 실마리를 가지고 뭔가를 해결해야 합니다. 모르는 것 투성이지요.

 

150126-150126/150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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