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제국
로베르토 볼라뇨 지음, 이경민 옮김 / 열린책들 / 201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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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

 

378페이지, 27줄, 22자.

 

저자는 2003년에 사망했다는데 유작이랍니다. 대략 1989년 경에 만들었다는 노트가 붙어있답니다. 아직 유로화가 사용되지 않는 것들이나 여타 풍경이 그 정도임을 시사합니다.

 

독일 청년 우도 베르거가 애인 잉게보르크와 함께 스페인의 (바르셀로나 인근) 해안가 마을을 휴가차 방문합니다. 현지에서 만난 독일인 커플 카를(찰스)과 한나, 10년 전에 묵었던 호텔(델 마르)의 여주인 프라우 엘제(엘제 부인이란 뜻이겠지요?), 페달 보트점 주인 케마도, 그리고 현지 청년들(로보와 코르데로)이 주요 등장인물입니다.

 

우도는 보드 게임 <제3제국>의 유럽 챔피언인 듯싶은데 그걸 바탕으로 기고를 해서 부수입을 올리기도 합니다. 주수입은 식료품점 운영이라고 되어 있습니다. 뒤에 가면 늦게 귀국한 다음 다른 회사에 취직했다고 되어 있으니 그냥 나온 말일 수도 있겠네요. 이야기는 보드 게임이 대략 1/4 정도 차지하고, 그 중에는 문외한이던 케마르와의 게임이 포함됩니다. 추측컨데 엘제의 남편이 훈수를 두는 듯하고, 나중에 사실로 확인됩니다. 우습게도 사실과 비슷한 경로로 게임도 제3제국이 확장, 그리고 패배하게 됩니다. 현실에서는 찰스의 실종으로 인하여 '시체 확인을 위하여' 라는 핑계로 남았다가(엘제과의 성관계를 시도하는 노력이 여러 번 나옵니다.) 9월 말에야 떠납니다.

 

뒤에 나오는 역자 후기에서와 같은 느낌을 받을 수도 있겠으나 저처럼 없을 수도 있습니다. 이게 진짜 유작이라고 할지라도, 본인이 발표하지 않은 작품을 다른 이들이 유작이라면서 발표하는 게 옳을까 하는 생각도 드네요. 스페인어로써는 모르겠고, 한글화 후에는 별 감동이 없습니다.

 

140111-140112/140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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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년보다 긴 하루 열린책들 세계문학 44
친기즈 아이트마토프 지음, 황보석 옮김 / 열린책들 / 200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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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9

 

381페이지, 32줄, 28자.

 

왜 백년보다 긴 하루라고 하는지 잘 모르겠습니다. 하루에 일어난 사건이라고는 까진갑 영감이 죽어서 예지게이가 아나-베이뜨 묘지에 묻어야 한다고 주장하여(까진갑의 소원도 그랬다) 아침에 출발하여 아나-베이뜨에 갔다가 그곳이 우주선 발사 기지로 변하여 출입이 안되는 일을 겪어 근처에 묻고 돌아오는 것이 유력합니다. 그리고 이 책의 모든 내용이 그 기간에 이런저런 생각을 하는 것이 반영되고 또 그 생각에 꼬리를 물어 옛날의 사건들로 튀는 것이 수없이 반복되는 것이긴 합니다.

 

간이역 보란리-부란니에 근무하는 까진갑을 만난 인연으로 전쟁신경증 환자였던 예지게이도 근무하게 되고 결국 평생을 여기서 살게 됩니다. 어느날 까진갑이 죽었다는 걸 알게 된 예지게이의 인생이 여기저기서 들춰집니다. 엉뚱한 것처럼 보이는 우주정거장과 '레스나야 그루지' 거주민과의 교신은 아나-베이뜨가 왜 폐쇄되었는지를 설명하기 위한 설정으로 보입니다. 이 SF 비슷한 이야기를 뺀다면 그냥 범상한 러시아 변방(끼르기즈)의 까자흐 민족 이야기였을 텐데 말이지요.

 

[열린책들]의 책들은 이런 작은 판형을 갖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위에서 보듯이 줄이나 글자수가 만만치 않습니다. 덕분에 처음 펼쳐들면 빽빽이 들어선 글만 보입니다. 순간적으로 기가 죽으면서 '이걸 언제 다 보나' 하는 생각이 들 정도입니다. 자연 글자의 크기는 다른 책에 비해 조금 작은 편입니다. 읽다 보면 적응이 되긴 합니다만.

 

121017-121019/121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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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렙 보르헤스 전집 3
호르헤 루이스 보르헤스 지음, 황병하 옮김 / 민음사 / 199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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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

 

233페이지, 25줄, 25자.

 

참으로 오래 걸렸습니다. 굉장히 지겨웠거든요. 그래서 회사에서 시간이 날 때마다 하나씩 보았는데, 어쩌면 그런 이유로 더 지겨웠을지도 모르겠습니다. 대략 전체의 1/3-1/4은 주석입니다.

 

[죽지 않는 사람들] [죽어 있는 사람들] [신학자들] [전사와 포로에 관한 이야기] [따데오 이시도르 끄루스의 전기] [엠마 순스] [아스테리온의 집] [또 다른 죽음] [독일 진혼곡] [아베로에스의 추적] [자이르] [신의 글] [아벤하깐 엘 보하라, 자신의 미로에서 죽다] [두 왕과 두 개의 미로] [기다림] [문턱의 남자] [알렙]

 

단편들인데, 요즘 것들하고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어쩌면 이런 게 (당시로서는) 장점일지도 모르겠습니다만, 저야 깊이 파고들지 않으니 잘 모르겠네요.

 

120822-120918/120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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픽션들 보르헤스 전집 2
호르헤 루이스 보르헤스 지음, 황병하 옮김 / 민음사 / 199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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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

 

270페이지, 25줄, 25자.

 

주석(주로 역자의 주석이고 가끔 원저자의 주석도 있습니다)이 상당히 방해되네요. 거의 신성시 하는 상태에서 글자 하나 문장 하나, 문단 하나에 고고한 의미를 부여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저에게는 지루한 글들. 뭐든지 처음 접하는 것은 신기하고 가치가 절상되지만 자주 접하면 식상하기 때문에 평가가 절하되는 것과 같습니다. 소설이니 실재인물을 끌어들여 가공의 일을 만들 수도 있지만 주석에는 여지없이 가공이라든지 허구라든지 하는 말이 붙어있습니다. 글을 그냥 글로 받아들이면 안되는가 봅니다. 이쯤 되는 것들은 종교의 경전밖에 없을 텐데 말이지요.

 

제가 단편 싫어하는 것을 아시는 분도 계실 텐데, 이것은 여러 개의 단편들이기 때문에, 거기에 더하여 판타지 풍이기 때문에 시들합니다. 앞으로 남은 3권을 언제 다 보나 싶습니다.

 

1부 끝없이 두 갈래로 갈라지는 길들이 있는 정원
틀뢴, 우크바르, 오르비스 떼르띠우스 (34), 알모따심에로의 접근 (16), 삐에르 메나르, [돈키호테]의 저자 (23), 원형의 폐허들 (12), 바빌로니아의 복권 (14), 허버트 쾌인의 작품에 대한 연구 (13), 바벨의 도서관 (16), 끝없이 두 갈래롤 갈라지는 길들이 있는 정원 (12)

 

2부 기교들
기억의 천재 푸네스 (17), 칼의 형상 (10), 배신자와 영웅에 대한 논고 (9), 죽음과 나침반 (22), 비밀의 기적 (13), 유다에 대한 세 가지 다른 이야기 (13), 끝 (8), 불사조 교파 (8), 남부 (12)

 

몇 가지 주석의 내용이 마음에 안 듭니다. 모르는 것은 빼고요. 이름은 언어가 바뀔 때 무한히 따라서 바꿀 수 없는 것 중 하나입니다. 마오쩌뚱을 우리 한자식으로 모택동이라고 쓴 다음 일본식으로 모타쿠돈이라고 읽으면 곤란한 것이지요.(일본인이 이렇게 읽는다는게 아닙니다. 혹 오해하시는 분이 있을까 봐.) 로마식 이름 몇이 나왔는데 그걸 이상하게 옮겨놓았네요. 압권은 플리니입니다. 플라니우스가 이렇게 변한 것인데 아는 사람이 아니면 전혀 짐작도 못할 노릇입니다. 'C'를 'ㅅ'으로 옮긴 것도 꽤 되는데 대부분 'ㅋ'으로 사용되지 않던가요? 셀트족과 켈트족, 어느 쪽이 귀에 익습니까? Passionflower도 패션이 보통은 열정을 의미하지만 고난도 뜻하니 앞의 뜻을 따라 열정의 꽃이라고 하면 좀 곤란할 것 같은 생각이 드네요.

 

120806-120820/120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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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도 없이 태양도 없이 - 이란문학 다림세계문학 23
모하마드 허디 모하마디 지음, 하산 어메칸 그림, 김영연 옮김 / 다림 / 2007년 10월
평점 :
절판


3.4

205페이지, 19줄, 24자.

이란의 작가가 아프가니스탄의 난민 이야기를 쓴 것입니다. 시점은 아프가니스탄에서 이란으로 피난 겸 돈을 벌러 온 한 소년 '부먼'의 입장입니다.

탈레반이 마을에 와서 아버지와 동생들이 죽고 할머니와 어머니만 남았습니다. 먹고 살 일이 막막할 뿐 아니라 소년/소녀들은 잡아가기 때문에 부먼은 이란으로 갑니다. 설명에 의하면 이란과 아프가니스탄은 일부 지역에서 같은 언어를 쓴다고 하네요. 또래의 이란 아이들이 놀립니다. 그러다가 서로 자기들의 태양이 크다고 또는 없다고 티격태격합니다. 더 큰 아이들은 물건을 빼앗고 또 부숩니다. 결국 아프가니스탄의 태양을 가져와 아이들에게 보여주기 위하여 (사실은 어머니와 할머니가 보고 싶어서) 귀향길에 나섭니다. 버려진 당나귀를 이끌고 가다가 수용소로 넘겨지고 그곳 사람들이 그 당나귀를 잡아 먹는 것도 목격합니다. 그러다가 작가이자 선생님이던 사르바르를 만나 서로에게 위안을 주게 됩니다. 사르바르는 아내가 죽고 딸은 빼앗겼으며 지식인이라는 이유로 처형을 당했지만 구사일생으로 살아나서 수용소까지 온 사람입니다.

110817-110817/110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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