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명이란 무에서 창조되는 것이 아니라 혼돈으로부터 창조된다는 것을 겸손하게 인정해야만 한다. 먼저 재료가 제공되어야 한다. 발명은 어둡고, 형체 없는 물질에 형태를 부여할 수 있지만 물질 그 자체를 존재하게 할 수는 없다. - P12
혹시 그 존재는 무덤에서 빠져 나와 내가 소중히 여기는 모든 것을 파괴할 수밖에 없는, 내 자신에게서 빠져나간 흡혈귀와 악령은 아닐까요? - P134
그때가 한낮이었다면 이런 일을 떠맡고 있다는 수치감으로 그들은 몸둘 바를 몰랐을 것이다. 그러나 캄캄한 밤이었다. - P281
「알겠다. 처음엔 <산호섬>에서처럼 잘 지냈단 말이지?」 - P302
「나 같은 짐승을 너희들이 사냥을 해서 죽일 수 있다고 생각하다니 참 가소로운 일이야!」 하고 그 돼지머리는 말하였다. 그러자 순간 숲과 흐릿하게 식별할 수 있는 장소들이 웃음소리를 흉내내듯 하면서 메아리쳤다. 「넌 그것을 알고 있었지? 내가 너희들의 일부분이란 것을. 아주 가깝고 가까운 일부분이란 말이야. 왜 모든 것이 틀려먹었는가, 왜 모든 것이 지금처럼 돼버렸는가 하면 모두 내 탓인 거야」 - P214
진짜 원주민을 밀어내고 만들어진 신도시 아파트 입주민들이 스스로를 원주민 · 토박이라고 생각하는 구도 이러한 사고방식은 과천에서뿐 아니라 분당,판교, 일산 등 서울시 외곽의 신도시는 물론, 목동·둔촌·잠실 등 20세기 후반에 서울시에 편입된 옛 경기도 지역에 조성된 아파트 단지들에서도 보편적으로 확인됩니다. - P48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