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학자 제임스 스콧이 말하는 것처럼, 어떤 나라. 지역의 역사와 현재 상황을 이해할 때에는 그 나라의 변경과 외부에서 일어나는 일을 이해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경계 지역에서 일어나는 일을 알아야, 중심부에서 일어나는 일의 본질을 꿰뚫어볼 수 있습니다. - P9

<진자(神社)라고 하니까 문제지, 우리에게는 당산(堂山)이다. 남들 보기에 보잘것없는 나무나 돌도 귀하게 여기면 당산인데, 하물며 100년 가까이 마을 사람들이 귀하게 여긴 것을 《일제 잔재》 하는 것은 바깥사람들이 쉽게 하는 말 아닌가라는 마을 노인의 말씀이, 20세기 전기에 만들어진 건물이라면 무조건 파괴하는 것이 <민족 정기>를 살리는 길이라고 주장하는 편협한 생각의 소유자들이 깨닫지 못하는 근현대 한반도 역사 백 년의핵심을 찌르고 있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 P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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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릇 금전은 본래 사람이 만든 것이다. 신선이 소유한 바가 아니다. 이 사람은 이를 사람에게서 구하지 않고 반대로 신에게서 구하려고 했다. 신이 어찌 인간의 금전에 상관하는 자일 것인가? - P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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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진짜 실존적 딜레마—필멸자인 동시에 자신의 필멸성을 의식하는 동물의 딜레마—는 극복할 방법이 전혀 없음을 알게 되었다. 사람은 오랜 세월을 들여 독자적 존재가 되고, 자기만의 재능을 발전시키고, 세상에 대한 분별력을 가다듬고, 취향을 넓히고 벼리고, 삶의 실망거리를 감당하는 법을 배우고, 성숙하고 무르익어 마침내 자연 속의 고유한 피조물이되고, 존엄과 고귀함을 갖춰 동물적 조건을 초월하며, 더는 휘둘리지 않고 더는 완전한 반사작용에 머물지 않고 어떠한 틀에서도 찍혀나오지 않는다. 그러고 나면 앙드레 말로가 《인간의 조건》에서 말한진짜 비극이 시작된다. 60년간 어마어마한 고통을 겪어가며 그런 개인을 만들어놨는데, 이제 그가 잘하는 것은 죽는 일뿐인 것이다. 이고통스러운 역설은 당사자도 모르는 바가 아니다. 아니, 그가 가장잘 안다. 그는 자신이 괴롭도록 고유한 존재임을 느끼면서도 궁극적인 차원에서는 아무런 차이가 없음을 안다. 그는 메뚜기처럼 언젠간죽을 신세다. 오래 걸릴지는 모르지만.
앞에서 말했듯 요점은 우리가 최고의 개인적 발전과 해방을 성취하더라도 인간 조건의 진짜 절망을 맞닥뜨린다는 것이다. - P415

창조는 수억 년간 모든 피조물의 피에 젖은 행성에서 일어나는 거대한 악몽이다. 약 30억 년간 지구에서 실제로 일어난 일을보면서 우리가 내릴 수 있는 가장 온건한 결론은 지구가 거대한 거름 더미로 바뀌고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태양이 언제나 피를 말리고 그 위에서 만물이 자라게 하고 자신의 온기로써 유기체의 안락과 확장에 따르는 희망을 선사하며 우리의 눈길을 돌린다. - P435

과학으로 사람을 조종하려 드는 모든 사람의 문제는 삶을 충분히 진지하게 받아들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 점에서 모든 과학은 ‘부르주아적‘이요, 관료적이다. 내 생각에 삶을 진지하게 받아들인다는 것은 인간이 지구상에서 무엇을 하든 창조의, 기괴한 것의, 만물 아래에서 울리는 으스스한 웅성거림의 공포라는 체득된 진실 속에서 해야 한다는 뜻이다. 그러지 않으면 거짓이다. 무엇을 성취하든 그것은 피조물의 주관적 에너지 속에서, 열정과 이상과 고통과 두려움과 슬픔을 억누르지 않고 한껏 발휘해 성취되어야 한다. - P436

랑크는 지나치게 고지식하지도, 지나치게 과격하지도않았다. 그는 인간이 언제나 자신의 몸 너머를 지향해야 하고 건강한 억압에 토대를 두어야 하며 분명한 불멸 이데올로기와 영웅적 초월의 신화를 추구해야 함을 간파했다. - P4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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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스러운 경전에 씌어있기를, 가장 악한 일을 했던 사람이 훌륭한 결심을 함으로써 가장 선한 일을 하게 된다고 합니다. - P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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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 자존감과 관련해 가장 어려움을 겪는때는 언제일까? 그것은 바로 운명의 영웅적 초월이 가장 의문시될때, 삶의 영속적 가치인 자신의 불멸에 의심이 들 때다. 즉, 자신의 지난 삶이 우주적 차이를 조금이라도 만들어냈다는 확신을 하지 못할 때다. 이 관점에서 우리는 정신질환이란 피조물성의 부정에 사로잡히는 양식이라고 말할 수 있다. - P331

그렇다면 우울증은 삶과 죽음에 대한 공포와 자기영속화에 대한 갈망을 둘 다 요약한다. 그것은 어떻게 하면 영웅적 존재가 될 수있는가다. 가족의 안전하고 작은 테두리 안이나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있을 때 영웅적이 되려고 노력하는 것, 이 영웅성을 고이 간직하려고 이따금 ‘고요한 후퇴‘를 벌이는 것은 지극히 자연스럽다. 자신의 특별한 불멸을 보장하려고 독자적 재능을 우주에 베풀 수 있는사람이 얼마나 되겠는가? 창조적인 사람만이 그런 일을 해낼 수 있다. 평범한 사람이 더는 안전한 영웅성을 확고하게 발휘하지 못하거나 스스로의 영웅이 되지 못한 실패를 감추지 못하면 그는 우울한실패와 그 지독한 죄책감에 사로잡힌다. - P335

낮은 자존감 개념도 물론 중요하지만, 우리는 자존감이 애초에상징적 문제가 아니라 능동적이고 유기체적인 문제임을 명심해야 한다. 자존감의 뿌리는 유아의 기초적 신체 경험이다. 이때 그의 경험은 확고한 자기애, 즉 자신이 무탈하리라는 감각을 부여한다. 자존감이 높으면 무탈감이 커지는데, 여기에는 세 가지 기본적인 원천이 있다. 첫 번째 방법은 타인의 힘으로부터 미더운 버팀목이자 아동의활동에 지나치게 간섭하지 않는 어머니에게서, 아동이 스스로를 동일시할 수 있는 강한 아버지에게서 이끌어내는 것이다. 나약함을 이겨낼 힘의 두 번째 원천은 앞에서 언급했듯 자신의 몸을 스스로의 통제 아래 있는 안전한 장소로 확고하게 소유하는 것이다. 우리는 외상과 초기 가족 환경의 질이 이 안정성을 해칠 수 있음을 보았다. 힘을 얻는 세 번째 원천은 물론 문화적 카우사 수이 기획, 즉 동물적 나약함의 초월에 대한 상징과 극화다. - P359

정신질환에 대한 우리의 개관에서는 매우 흥미롭고 일관된 한가지결론이 도출된다. 그것은 정신질환자가 모두 기본적 용기 문제를 가졌다는 아들러의 말이 옳다는 것이다. 그들은 자신의 독립적 삶에 책임을 지지 못한다. 삶과 죽음을 극도로 두려워하기 때문이다. 이 관점에서 보면 정신질환 이론은 사실 죽음 초월의 실패에 대한 일반이론이다. 삶의 회피와 죽음에 대한 공포가 어찌나 깊이 얽혀 있던지 인격은 불구가 된다. 사회의 다른 구성원들과 달리 ‘정상적인 문화적 영웅주의‘를 발휘하지 못하는 것이다. 이 때문에 일상적인 영웅적 자기확장을 스스로에게 허용하지도 못하고 다른 구성원들처럼 상위의 문화적 세계관에 쉽게 굴복하지도 못한다. 그가 어떤 식으로든 남에게 짐이 되는 것은 이 때문이다. 그렇다면 정신질환은 삶과 죽음에 대한 지나친 두려움, 자신의 실패한 영웅성으로 남을 힘들게 하는 사람들에 대해 이야기하는 방법이기도 하다. - P3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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