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사람 모두 제국주의 시대의 일본 사회에 대한 비판과 반성으로부터 연구를 시작했으며, 그들의 연구를 관통하는 것은 피지배층과 소수자에 대한 관심이다. 두사람의 비판의식은 일본이라는 한 나라에 국한되지 않는다. 피지배층의 역사와 문화를 경시하고 왕이나 양반 같은 지배층을 찬미하는 굴절된 역사관을 씨줄 삼고, 주변 국가들에 대한 증오심을 날줄 삼은 호전적 민족주의에 사로잡힌 21세기 초 대한민국 사회에도 이들의 비판의식은 적용될것이다. - P9
읽는다는 행위는 그 책이 이야기하는 것을 이해하는 데서 끝나지 않는다. "판단하는 일, 비평하는 작업이 이루어져야 다 읽은 것이다." - P147
‘자신의 표현으로 바꾸어 보는 것‘ 이 중요하다! 이는 문장에 있는 명제를 이해했는지 이해하지 못했는지 알아보는 가장 좋은 방법이다. 특정한 문장에서 저자의 의도가 무엇인지 설명해 보라고 했을 때 별다른내용 없이 순서만 약간 바꾸어 이야기한다면 저자의 의도를 바르게 파악하고 있는지 의심해 보아야 한다. 완전히 다른 단어로 같은 내용을 이야기할 수 있어야 바람직하다. 물론 저자의 생각은 여러 각도에서 바라볼 수 있다. 하지만 저자가 사용한 단어에서 벗어나지 못한다면 어떤‘사고나 지식‘ 이 아니라 그저 ‘말‘만 습득한 것에 지나지 않는다. 즉 저자가 한 말은 알지만 저자의 생각은 알지 못하는 것, 저자는 지식을 전달했는데 독자는 말만 받아들인 셈이다. 외국어를 번역하는 과정도 마찬가지다. 외국어로 된 문장을 우리말로바꿀 수 없다면 그 문장을 완전히 이해했다고 말할 수 없다. 설령 우리말로 완전히 옮겨 놓았다 해도 저자가 그 문장을 통해 전달하려는 것을모르는 채 단순히 말만 바꾼 것에 그칠 수도 있다. - P133
발명이란 무에서 창조되는 것이 아니라 혼돈으로부터 창조된다는 것을 겸손하게 인정해야만 한다. 먼저 재료가 제공되어야 한다. 발명은 어둡고, 형체 없는 물질에 형태를 부여할 수 있지만 물질 그 자체를 존재하게 할 수는 없다. - P12
혹시 그 존재는 무덤에서 빠져 나와 내가 소중히 여기는 모든 것을 파괴할 수밖에 없는, 내 자신에게서 빠져나간 흡혈귀와 악령은 아닐까요? - P13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