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임무는 현실에 개입하기 위해 이전 시기의 이론화를 평가하는 것이라 본다. 우리에게 이러한 평가는 모든 형태의 참여 활동에 기초가 된다. 우리가 혼종성과 디아스포라에 대한 모든 해답이나 심지어 모든 적절한 질문을 요구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적어도 물어는 봐야 한다고생각한다. - P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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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혼종성과 디아스포라의 사용과 오용에 대한 선행 연구를 종합적으로 살펴보는 교과서가 아니다. 이러한 개념을 탐구하거나 대략 언급이라도 하는 출판물의 수가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현상을 고려할때, 종합적인 개관은 불가능한 작업이 될 것이다. 또한 우리가 특정 접근 방식을 다른 방식들보다 더 선호하기 때문에 그러한 개관은 솔직하지 못한 일일 수도 있다. 오히려 우리의 관심은 학문 연구가 디아스포라와 혼종성을 어떻게 특정한 형태의 사회변화 및 평등 추구와 관련짓는 데 사용할 수 있는지를 가장 설득력 있게 묘사하는 텍스트에 주의를 기울이는 것이다. 이러한 맥락에 맞춰 우리의 입장을 설명하기 위해 ‘디아스포라‘와 ‘혼종성‘이라는 용어가 종종 특정 분야에 국한되어 사용될것이라는 점을 경고하고, 이러한 용어들을 잠정적으로 정의하고 중요한 이론적 관점들에 대해 논평하려 한다. - P9

혼종성과 디아스포라가 특정 학문 분야에 포함되어 지적인 활동에 다양한 가능성을 열어온 점은 의심할 여지가 없으나, 이 책에서 우리는 탁상공론식의 반추와 생각하기가 제공하는 편안함을 넘어선 어떤 가능성을 모색하려 한다. 변화를 끌어낼 수 있는 비판을 강조함으로써 독자들로 하여금 다양한 논쟁과 이론, 이야기들을 평가하고, 행동에 따르는 결과를 탐구할 수 있는 틀을 마련하고자 한다. 이는 균형 잡힌 시각을 제공하지 않겠다는 말이다. 우리의 정치적인 성향을 감추려 하지도 않는다. 오히려 이를 투명하게 밝힘으로써 독자는 우리가 개입하려는 본질을 판단하는 데에 적합한 정보를 얻게 되는 것이다. - P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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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켄슈타인은 과학자 빅토르 프랑켄슈타인이 인간을 본뜬 피조물을 만들고 난 후 일어난 사건을 다룬 이야기라고 할 수 있겠다. 내가 읽은 황금가지판은 스위트몬스터와의 콜라보판이다보니 표지나 삽화가 소설의 음산한 분위기와 묘한 조화를 이루었다.


읽고난 후 창조자와 피조물의 관계라는 측면에서 영화 블레이드 러너 시리즈가 떠올랐다.


블레이드 러너 시리즈, 정확히는 1982년 미국에서 처음 개봉한 '블레이드 러너'에서는 창조자(타이렐)이 인조인간(레플리칸트)을 창조한다. 프랑켄슈타인이 괴물을 만들듯이, 타이렐 역시 로이 베티를 비롯한 레플리칸트를 창조한다. 프랑켄슈타인에서는 월튼이라는 화자가 프랑켄슈타인의 이야기를 대신 전달하고 둘 사이의 관계에 잠깐이나마 개입한다. 블레이드 러너 1편에서는 릭 데커드라는 인물이 타이렐과 레플리칸트 사이에 개입한다. 


프랑켄슈타인이 처음 세상에 나온 1818년과 블레이드 러너가 나온 1982년 사이에는 적지않은 시차가 있으나 그 사이에는 창조자로서 인간과 인간이 창조한 피조물 간의 비극적인 관계를 다룬 이야기에 나름의 계보가 있으리라.


물론 차이점도 있다. 외적으로 보면 프랑켄슈타인은 19세기 초의 이야기이고 블레이드 러너는 20세기 말의 이야기다. 내적으로 보면 프랑켄슈타인이 자기 피조물을 추적하는 반면, 블레이드 러너에서는 로이 베티가 타이렐을 추적하고 릭 데커드가 다시 로이 베티를 추적하는 구조다. 전자가 인간이 자신의 피조물에게 '다가가는' 이야기라면 후자는 피조물이 인간에게 '다가오는' 이야기라는 생각이 든다. 다만 프랑켄슈타인의 괴물은 프랑켄슈타인 주위를 내내 멤돌고 감시하다가 간혹 모습을 불쑥 드러낸다. 어디서 다가오는지 알 수 없는 로이 베티와 다르게, 프랑켄슈타인의 괴물은 바로 근처에 있어서 손에 잡힐 듯 하면서도 잡히지 않는다. 


프랑켄슈타인은 나온지 거의 200년이 다 되어가는 이야기지만, 그럼에도 여전히 독자와 대화를 나눌 수 있는 소설이라는 점에서 세련된 이야기라는 생각이 든다. 새벽에 일찍 깼다가 문득 떠오른 생각을 정리한 글이니 이만 마무리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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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들에게 던질 수 있는 까다로운 질문을 자신에게 던져라. 최대한 많은 근거를 찾아내라. 특히 자신이 떠올린 해법에 맞지 않는 근거를 찾아내라. 철저하게 논리적인 단계에 맞춰 추론하라. 특히 자신과 생각이 다른 사람과 토론한다고 상상하라. 한 마디로 말해서, 다른 사람의 생각을 대하는 것처럼 자신의 생각을 대하라. 이것이 바로 비판적 사고의 핵심이다. - P1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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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도서목록이 있을 경우 제일 먼저 할 일은 ‘그 목록에 있는 책을 모두 훑어보는 것‘이다. ‘모두’ 훑어보기 전에 분석하며 읽어서는 안 된다. 훑어보며 읽는다고 복잡한 주제를 다 알 수 있게 된다든가, 저자가 전해 주는 지혜를 다얻는 것은 아니지만 두 가지 기본적인 기능을 수행하게 된다. 첫째, 주제에 대한 분명한 이해를 얻을 수 있어서 목록에 있는 ‘어떤‘책을 분석적으로 읽을 때 도움이 된다. 둘째, 방대한 양의 도서목록을 처리하기쉽게, 적은 양으로 줄여 준다. - P322

분석하며 읽는 것도 능동적으로 읽는 것이지만 독자는 그 책을 주인을 섬기는 듯한관계 속에서 읽는 것이다. 통합적으로 읽을 때는 독자가 바로 주인이 되어야 한다. - P325

간단히 말해, 통합적으로 읽는다는 것은 ‘모든 쪽을 바라보고 어느한 쪽으로 치우치지 않으려 하는 것‘이다. 완전한 객관성은 불가능하다. 아무 쪽에도 치우치지 않고 편견 없이 쟁점을 제시하고, 반대 의견을 공정하게 다루는 것은 가능할지 모른다. 하지만 모든 쪽을 바라보는것은 어느 한 쪽으로 치우치지 않는 것보다 더 어렵다. 모든 쪽을 바라보면 통합적으로 읽는 데 실패할지도 모른다. 쟁점의 모든 면들을 빠짐없이 헤아려볼 수는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렇게 시도해야 한다. - P332

좋은 책은 열심히 읽으면 그 대가가 있다. 가장 좋은 책이 가장 좋은것을 줄 것이다. 책으로부터 받는 것은 두 가지가 있다. 첫째, 어렵고 좋은 책을 붙잡고 씨름한 대가로 책을 읽는 기술을 향상시켜 준다. 둘째,
좋은 책은 이 세상과 독자 자신에 대해 가르쳐 준다. 이것이 훨씬 중요한 대가일 것이다. 인생을 배우는 것, 즉 더 지혜로워진 것이다. - P3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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