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에는 내가 읽은 책의 오역을 지적하는 부분만 보려다가 다 읽게 되었다. 서양고전학을 전공하는 입장이 아니긴 하지만, 저자가 지적하는 오역들은 번역이 얼마나 어렵고 지난한지 보여주는 것 같아 많이 와닿는다. 2004년의 책인데 요즘에도 이런 책이 더 나왔으면 좋겠다.
온갖 걱정과 불행은 대부분 현실이 아니라 상상에서 비롯된다. 지난 수십 년을 돌이켜보면, 내가 걱정하던 일도 대부분 상상에서 비롯된것이라는 사실을 알 수 있다. - P114
결국, 우리는 피할 수 없는 것을 받아들이고 협력해야 한다.‘이미 그런 것이니, 달리 방법이 없다.’ - P121
20세기를 경과하는 동안 문학이론은 해석학이나 구조주의의 작품 내재적 해석에서 출발하여 점차 문학텍스트 바깥에 있는 새로운 대상들을 탐구하는 방향으로 나아갔다. 이것을 다시 기호 삼각형으로 도식화해보면, 해석학과 구조주의는 삼각형의 왼쪽 축에 해당하는 기호와 의미의 관계를 이론의 중심축으로 설정한 반면에 20세기 후반의 이론들은 오른쪽 축의 지시대상에 주목했다고 할 수 있다. 현실세계를 해명하려는 욕구가 점점 강해졌으며, 그만큼 현실세계의매력이 증대했다. 그리고 후자의 이론들은 해석학과 구조주의에서멀어질수록 각각의 지시대상 영역에 그만큼 더 가까이 다가가는양상을 보였다. - P27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