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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 부분만 본체야. 신경을 지배해 전신을 조종했었군. - P77

번식능력도 없이 동족상잔만을 거듭하는…이런 생물이 있을까? - P1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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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에 가서 중요한 것은 돈도 명예도 아닌, 관계라는 말이 있다. 서로의 안부를 궁금해하고 도움이 필요할 때 서로 돌볼 수 있는 ‘사회관계자본‘이 결국에는 돈보다 더 필요하고 더 중요하다는 것이다. 수많은 사람의 외로운 마지막을 지켜보며 이 사실을 뼈저리게 실감할 수 있었다. 우리의 마지막을 채워주는 건 돈이 아닌 사람이다. - P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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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은 죽음에 이르기까지의 과정도 잘 모르지만 죽은 후의 이야기에 대해서는 거의 깜깜하다. - P162

수명이 아무리 늘어났다고 한들 세상을 보면, 우주를 보면 인간의 삶이란 그저 한 톨 먼지에 불과하다. 애쓰지 않아도 저절로 사라지고 잊힌다. 인생은 시간과 함께 저절로 묻힌다. 그런데 지레 스스로를 지우는 사람들이 늘어나는 것 같아 안타깝기 그지없다.
마음대로 되는 일 하나 없고, 세상이 나를 알아주지 않는 것 같을 때 우리는 ‘왜 나한테만 이런 일이 생길까‘, ‘왜 나한테는 기회가 주어지지 않을까‘ 같은 생각에 빠지기 쉽다. 이런 생각의 소용돌이에 빠지면 쉽사리 벗어날 수 없고 누구라도 견디기 힘들어진다. - P164

부모의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는 자책감에 자살했다는 이야기가 내게는 너무 가까운 일이다. 그런 현장이 흔하기 때문이다. 취업문제로 싸움 끝에 부모를 살인했다는 뉴스도 심심찮게 나온다. 하고 싶은 일과 해야 하는 일이 달라 결국 생을 달리한 고인을 본 적도 있다. 비슷한 양상의 죽음이 반복되고, 날이 갈수록 늘어나는데도 왜 우리는 바뀌지 않는 걸까? 무엇을 해야 이 안타까운 죽음을 멈출 수 있을까? - P168

그렇다. 희망은 자가발전이 잘 안 된다. 혼자서 아무리 기를 써봐야 쳇바퀴 위를 구르는 것 같아 지치기 십상이다. 작은 것이라도 함께 나누고 꿈꿀 때 희망이 생겨난다.
하지만 고인들의 집에는 없었다. 관계도, 대화도, 웃음도, 세상과 단절된 집 안에서 이미 자신감을 잃었고, 세상으로부터 기회를 박탈당했다는 상실감에 휩싸여 좌절했다. 마음의 문을 꽁꽁 닫아버린 그들에게 타인과의 관계는 공포 그 자체가 되어버렸다. 외로움을 자처했고 결국 외로움에 잡아먹혔다. 스스로 문을 열고 나와야 하거늘 문 여는 법을 잊어버렸다. 그렇게 희망을 외로움으로 바꾸고 고독하게 죽어가는 것이다. - P178

고인의 유품을 정리하면서 사연을 듣다 보면 ‘세상에 사연 없는 사람이 없구나‘ 하는 생각이 절절히 든다. 돈이 많아도, 돈이 없어도, 가족이 있어도, 가족이 없어도 저마다 사정과 사연이 있고, 또 그 때문에 생기는 아픔과 걱정도 제각각이다. 타인이 자기 입장에 서서 배놔라 감놔라 할 일이 아니고, 타인의 고통을 자기 기준에서 판단할 일도 아니다. 아니, 고통을 비교한다는 것 자체가 말이 안 되는 일이다. - P1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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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현장에는 저마다의 사연이 있고, 떠난 이들 대신 그들의 사연을 말해주는 유품을 하나하나 정리할 때마다 안타까움이 밀려든다. - P13

"또 한 명의 인생을 지웠습니다"라는 문구 대신 "또 한 명의 인생이 다시 시작되었습니다"라는 문구를 사용할 수 있기를. 누군가의 인생을 지우는 사람이 아니라 누군가의 새로운 시작을 응원하는 사람이 될 수 있기를. 남겨진 이야기에서 출발한 이 책이 시작의 이야기가 될 수 있기를 바란다. - P15

아픈 사람이 의사를 찾고 범죄 피해를 입은 사람이 경찰을 찾는 것과 같은 맥락이다. 고독사 현장에는 시신을 수습하는 사람, 경찰, 가족 그리고 마지막으로 내가 다녀간다. 현장 모습을 아는 사람 중 내가 가장 편하게 대할 수 있는 사람일 것이다. 속속들이 사연을 알게 되는 사람이기에 유족들은 내게 마음을 털어놓고 조금이나마 속을 풀어내려 한다. - P22

죽은 사람은 그걸로 끝이지만 남겨진 사람에게는 그때부터 새로운 고통이 시작된다. 사느냐 죽느냐는 온전히 자신의 선택으로만 여겨지겠지만 그렇지가 않다. 남겨진 사람에 대한 책임과 도리도 잊어서는 안 된다. 내가 세상에 태어나게 한 아이들이 있는 한 선택에 대한 완전한 자유는 없다. - P32

고독사는 사회적인 문제고, 예방하기 어려운 사고다. 가족과 함께 산다고 해도 24시간 함께할 수는 없기에 돌연사는 더더욱 예방하기 어렵다. 후회는 남을지언정 냉정히 말해 자책할 이유는 없거늘 남겨진 사람 마음은 그렇지가 않다. - P39

떠난 고인도, 남겨진 자식도 생각하면 숨이 턱 막힐 듯이 안타까웠다. 누구도 그 끝을 장담할 수 없다. 그러니 사랑하는 사람이 생각나면 미루지 말고 그때그때 마음을 전할 일이다. 잘 있겠지 무턱대고 믿지 말고, 자주 연락하면 번거롭겠지 눈치 보지 말고. - P45

스스로 극단적인 선택을 하고, 삶의 의지를 놓은 채 죽은 사람처럼 살아가고, 사람이 사람을 죽이는 현장을 매일 정리하다보면, 전쟁터 한복판에 서 있는 것 같은 기분이 들곤 한다. 나라끼리 벌이는 전쟁만 전쟁이라고 할 수 있을까? 우린 이미 하루하루를 격렬한 전쟁통 속에서 살아가고 있는 것 아닐까. - P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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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므로 성 안토니우스도 말하길, "마음의 평화와 고독 속에 사는 자는 세 가지 종류의 싸움으로부터 면제될 수 있다. 즉, 청각과의 싸움, 말과의 싸움, 시각과의 싸움이 그것이다. 그래서 그는 다만 한 가지 일만 견뎌 내면 된다. 그것은 자기 마음과의 싸움이다" 라고 하였소. - P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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