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용옥편
Nexus 사전편찬위원회 엮음 / 넥서스 / 2005년 9월
평점 :
구판절판


- 9월 28일 소장.
(1015)

고등학교 때(수업용), 엄마가 사다주셨던 옥편을 첫 번째, 지금의 옥편을 두 번째 소장한다. 첫 옥편을 거듭 사용했고, 그리하여 때도 많이 탔고, 익숙해졌지만, 그 사이 다른 출판사의 개정판도 여럿 나왔고, 중요한 사항으로 [글씨가 작아 가물거린다는 생각이 들어] 이것을 장만했다.
(새로운 옥편은, 글씨가, 좀 더 큼직큼직하고, 글꼴이 바탕체인가 그래서 읽기가 수월하다.)

한자를 포함한 한국어, 일본어, 중국어 공부에 여러모로 도움이 되고 있다.

 
*언어 공부에는 딱히 한계라는 게 있을 수 없다는 생각을 매번 가지고 있다. 반복 발음 훈련과 학습, 기존의 어휘, 배움으로 얻은 새로운 어휘에 대한 쓰임의 호기심을 풍성하게 불어넣고 싶다. 관심과 들추기, 나만의 해석, 집중을 쭉쭉 이어가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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홀리 가든
에쿠니 가오리 지음, 김난주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07년 10월
평점 :
구판절판


*茶의 투영.

- 10월 10일 택배 도착.
- 12일 시작, 14일 완료.

(1014)
마침 적립금이 있어서, 예약주문을 했다. 상자에서 책을 끄집어내고는, 한참 멀거니 표지만 들여다보았다. 단순한 색과 디자인, 흘리듯 쓴 글꼴. 개인적으로, 물과 하늘의 경계를 표현한 걸까 그런 생각을 거쳤다.
13일 토요일에 만났을 때 친구는, 내가 [이 책의 절반을 훌쩍 넘은 분량을 독서 진행 중]이란 말을 듣고, 찡그린 표정에 그야말로 경악하는 수준이었다. 이렇다 할 사건도 없고, 긴장도 없고, 그저 밍밍하기만 했던 졸리는 소설이라고. 초반부를 막 지나치기도 전에, 팍 덮어버렸다고. 그래서 나는 이렇게 대꾸했다. [등장인물 X가 나랑 닮은 면이 있는 듯해, 공감했다]라고.
그녀의 따끈따끈한 도시락과도 같은 꾸러미 안에 소박하게 담겨진, 정갈하면서도 갖가지 요소를 듬뿍 담은 요리를 맛본 기분. 달곰씁쓸한 기운이 가득, 데굴데굴 입 안에서 굴러다녔다.
파격적이고, 부수면서 격렬한, 미스터리하고도 짜릿한, 또한 섬뜩한 걸 선호하는 평소의 취향과 한참 거리가 멀었음에도, 뭉게구름 두둥실 흐르는 산뜻한 하늘을 본 감각을 잔뜩 쥐었다.
복작복작한 과제랑 일상에서 한 발 물러나, 내가 정한 선에서 살짝 비켜나서, 약간이나마 한숨 돌린 느낌이라고 할까.(그런 이유로 선택했고, 평가가 좋아졌다;)
찰랑거리는 술을 홀짝이고, 넘실거리는 차갑고도 상쾌한 물을 끼얹거나 건져 올리는 영상. 평행선을 긋고, 그 공간 주위에 무수한 점이 흩어진다. 간혹 들쭉날쭉하지만, 그 점은 직선과 그리 멀리 떨어진 위치에 찍힌 것은 아니다. 친구, 연인, 집, 직장, 일상의 반복, 홍차, 술, 도시락, 드라이브, 티격태격 사소한 마찰…. 끝은, 은근히 허무함이 안겨들면서 아쉽고, 이어짐이 궁금하기도 하고, 작가가 스르륵 결론지어버린 주인공이 있다는 생각, 여러 가지 교차하고 있었다. 이런저런 풍경을 담은 앨범처럼 간간이 들추어보면, 미묘하게 어긋나기도 하고, 스륵 겹쳐서 이중의 잔상을 남길 것도 같다.
(지극히 개인적 관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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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학사전 - 영한.한영, 컬러판
이우주 엮음 / 아카데미서적 / 2005년 2월
평점 :
품절


대학교재인 사전은 고문사 출판이었다.(친구 둘과 나, 사전을 잃어버려서, 마구 자책했다. 몇 달을 울먹거리고, 스스로에게 신경질내고-_-;) 고문사의 사전이랑 저 컬러판 사전이랑 병리학 협회가 엮은 사전이랑 비교, 분석했다. 처음 친구랑 둘러봤을 때는 두 사람의 의견이 병리학 쪽으로 선택이 기울었다. (몇 달 전이었다.) 그러다 월요일 교보문고 매장에서 동생이랑 갔다가 다시 들여다보고, 이것으로 결정했다. 글자가 미묘한 차이로 좀 더 보기 수월했다. 종이 재질이 더 빳빳해서 넘기기 좋았다. 무엇보다 섬세하고 알록달록한 삽화가 곁들여져 환호했다. 소장가치 90%, 라면서 히죽거렸다. 병리학 협회가 엮은 것과 어휘 수록 면에서 현저한 차이가 있을 거라는 판단은 서지 않았기에, 만족했다. 이제 활용도를 높이는 과제만 남았다.
택배가 오늘 도착했다. 좀 늦어지기에 추석 지나서 오나 보다, 생각하던 차에 박스를 보고서 또 혼자 방방. (-_-) 여러 차례 사전을 들추며 발음하면서, 살짝 가물가물했던 용어 몇 가지를 다시금 되새길 수 있었다.


+ 이미지는 없다고 나오네. 나중에, 카메라로 찍어 리뷰에 삽입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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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웃집 토토로
미야자키 하야오 (Hayao Miyazaki) 감독 / 대원DVD / 200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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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이웃집 토토로.

처음 일본 애니메이션인 ‘토토로’를 접했던 기억은 고등학교 시절이었다. 그 이전에 용사 나오는 거랑, 로봇 나오는 거, 수라왕, 싸이버 포뮬러 등, 장르를 넘나들며 TV&비디오 애니메이션은 웬만해서 다 봤기도 했지만, 그건 우리말 녹음이었기에. 일본어 수업을 시작한 고등학교 1학년, 일본어가 자연스레 흘러나오는 애니메이션(토토로를 포함한 미야자키 시리즈)을 본격적으로 접했다. 중학교 때, 친구들이 가져온 잡지를 통해서 일본의 대중문화를 알았다. (*SMAP*과 *GLAY* *Luna Sea* 등등. 정작 가져온 애들은 관심을 안 가졌지만.) 그때 처음으로 J-ROCK & J-POP 계열의 음악을 접했고, 그게 곧 일본어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졌다. 고등학교에 들어가, 수업을 받을 순간을 기다리며, 호기심을 키워나갔다. 그리고 고등학교 방과 후 클럽활동을 일본어부로 택한 계기가 되기도 했다. *대학 전공으로 택하지 않았던 (못했던, 에 가까울지도)것에는 아쉽다.
내가 사는 동네는 좀 어중간한 지점에 속했다. 그러니까, 행정구역으로는 경상도라서 대회에 나갈라치면 왜관이나 구미로 가야 했고 그 일정이 꽤 까다로웠다, 대구에 보다 수월하게 갈 수 있게 교통편이 있었다. 그래서 고등학교 때 친구들은 곧잘 시내로 나가, 이런저런 소품을 접하고 그 이야기들을 흘려놓았다. 그렇지만 나는, 그 버스를 자주 이용할 수는 없었다. 특별한 경우에만 가능했다. (그 시절엔 16번 버스, 어느 순간부터 427로 번호가 바뀜.) 인터넷 전용선이 깔리게 된 것도 내가 대학 1학년 재학 중이었던 터라 관심을 가졌다 해도 이런저런 자료가 부족하던 시기였다. 우리 동네는 케이블마저 그보다 한참 늦게 깔렸다. 음악도, 일본문화 개방 이전이라, 겨우 소장한 CD하나의 몇몇 가지만 되풀이 들을 수 있었고, 접할 수 있었던 애니메이션은, 클럽활동 선배가 가져온 미야자키 시리즈가 거의 전부였다. 그때는 비디오테이프. (바람의 검심도 그때 봤다. 그리고 hyde를 알았다. 이 이야기는 따로;) 보고 또 봐도, 어쩐지 질리지 않던 영상. 이래저래 너저분하게 서두가 길었는데, 거슬러 짚어나갈 필요가 있었다. 그 출발점이랄 수 있는, 이제 본론으로 들어갈 ‘토토로’
*소박한 그림과 스토리, 시골 배경, 작은 스케일.
번쩍번쩍한 장식이 곁들여지지 않고, 담담한 선과 아기자기한 색채가 바탕이다. 편안하고 정감 넘치는 시골 풍경이 펼쳐진다. 꼬맹이 때의 우리 동네, 그 공간을 천방지축으로 날뛰곤 했던 기억이 떠올랐다. (탁구공 마냥 예측불허라 한시도 한눈을 팔 수 없었다고 어른들이 말씀하셨다.) 뱀과 개구리에 관한 에피소드랑, ‘길’과 ‘비’, ‘책’ ‘진흙’ ‘언덕’ ‘제멋대로 도깨비’ ‘곤충채집’ 다양한 풍경들. 이젠 엄청 변했다. 그때를 더듬으면, 아련하게 조각 단편이 자리를 잡고 있지만, 되돌리기에는 무리다. 그리워지고, 아득한. 자연과 생물(풀과 곤충)을 온몸 가득 안고 지칠 때까지 달리던 장면. 풍성한 감각을 불러 모으며, 뒤로 감기 추억을 재생시킨다. 끊이지 않고 깔깔거리는 웃음이 공중에 퍼진다.
*귀여운 등장인물, 동화 캐릭터, (내가 생각하기에)풍부한 상상력.
제일 주목했던 메이는, 시시때때로 언니의 행동을 따라 하고, 호기심 만발 눈망울을 데굴데굴 굴리며, 와하하하 입을 힘껏(;) 벌리고 꼬맹이의 꾸밈없는 시원한 웃음을 뿌린다. 덩달아 폭소를 터뜨리고, 익살스런 말투와 표정 & 통통 튀는 발음과 억양에 맞춰 그대로 따라 반복을 했다. ‘도토리’를 발견하고, 마루에 냉큼 올라서려는데 뜻대로 되지 않고(신발이 쉬이 벗겨지지 않음, 이를 악물고 힘을 줄 때 그 이미지에 또 깔깔.), 잡았다, 의기양양해져 언니에게 손바닥을 펼쳐 보이려는데, 검댕만 잔뜩 묻어 있기도 하고. 어떻게든 옥수수를 엄마에게 전해주고 싶어 무작정 발길을 옮기는 에피소드.
꼬마 토토로가 자루를 메고 통통거리며 걷고, 씨앗이 톡톡 떨어지고 그게 새싹이 되고 글자가 되고. 아이가 힘찬 전진을 할 때 애벌레가 따라붙는 장면. 밑에 바글바글한 곤충. 내내 들썩거리게 되었던 스타트부터 확 끌어당겼던 세계였다.
바지의 엉덩이 땜빵(;). 절묘한 위치와 모양에 피식 웃고 말았다.
도깨비불을 보는 것 같았던 ‘고양이 버스’의 눈. 히죽히죽 익살맞은 개구쟁이 같은 모습. 거의 ‘비행기’같은 수준의 속도로 찰나에 강렬함을 선사한다.
우산에 물방울이 톡 떨어졌을 때, 그 울림이 신기하고 마냥 좋아서 괴상한 소리를 내며, 펄쩍 뛰어오르던 순간. 그 반동이 내게 전해지는 것 같아, 덩달아 나도 발 굴림, 콩콩 도움닫기를 하고 붕 떠오르는 듯 느껴졌다. 파노라마로 펼쳐지는 캔버스 텅 빈 표면에 색색의 물감으로 환상 바탕이 덧입혀지고, 어느새 나는 그들의 세상 속으로 풍덩 뛰어들었다. 빙빙 팔을 돌리며 헤엄치고 있었다. 와글와글 웅성거림이 잡히고 어우러지는 자연의 갖가지 연주와 노닌다. 토토로의 보금자리로 연결된 비밀 통로를 발견하기 위해 번뜩이며 호시탐탐 기회를 노리고 있다, 비가 올 때, 수풀 정류장에 슬쩍 나가 우산을 빙빙 돌려보기도 하고. 마당에 자전거를 타고 몇 바퀴를 셀 수 없이 빙빙 돌고 그러다 지치면 나무 그늘이나 둥그런 바위(뾰족하지 않아, 얼얼함은 남지 않는다.)에 잠시 땀을 식히고 있던, 꼬맹이였던 나를 불러내 더욱 풍성한 감각을 가득 쥔다. 줄줄이 달리기를 하며, 나무 열매를 주워 바닥에 내려놓고 이리저리 재미난 모양이나 그림을 만들어내기도 한다. …….
토토로의 등장인물과 와락 안고, 안기고 나란히 손을 잡고 걸어갈 때면, 시계를 멀리멀리 던져버린다. 길은 어디까지고 이어진다. 우리의 발걸음은 멈출 줄 모른다.
오늘도 잠깐 아이템으로 끄집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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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gardonut (슈가도넛) 2집 - Phantom Pain
슈거도넛 (Sugardonut) 노래 / 스톤뮤직엔터테인먼트(Stone Music Ent.) / 2006년 3월
평점 :
품절


버스 맨 뒷자리에 앉아서, 귀에 이어폰을 꼽고, 박자를 맞추며 발을 까딱까딱. 반주에 흥얼흥얼거리며, 반대편 차선을 보다가 문득 알아차렸다. 요사이 독서를 통한 책 리뷰만 더러 올리고, 감상을 통한 음반 리뷰를 오래도록 쓰지 않았구나. 슬쩍 다시 이어가야지 생각했다.
이 리뷰에서는, 보컬에 관해 중점적으로 이야기하고 싶다. 내가 개인적으로 판단한, 그의 목소리는 개구쟁이 소년이다. 언제까지나 와글와글 환호를 지르고, 어깨를 으쓱거리고, 좋은 장난감을 가졌다고 의기양양해하는 그 모습을 간직할 것 같다. 마냥 그랬으면 좋겠다는, 개인적 바람을 가져본다.

앨범 타이틀.
[Phantom Pain] _ 가상의 고통.
외적, 내적 고통이 다 포함되어 있다. 그리하여 방방 뛰는 그 음악 밑바닥에는 음울함까지 깔려 있다. 단순하게 밝음과 어둠으로 이분할 수 없는 테마를 이 앨범에서 발견할 수 있었다. 뭉게구름 둥실 떠 있는 예쁜 하늘을 보고 있는가 싶으면, 금방 꾸물거리는 먹구름 가득한 우중충한 하늘로 깜빡하는 사이에 바뀌어 있다. 활기에 넘쳐 폴짝폴짝 뛰고 있는가 싶으면, 무거움을 등에 짊어지고 낑낑대고 늪에 빠져 허우적대고 있다. 내 기분의 상태에 따라 그에 따른 영향도 천차만별이다.
방금, Loser와 1.5집의 ‘라디오 스타일’을 오랜만에 들었다. 또랑또랑한 소년의 목소리가, 오늘은 어딘가 조금 까칠까칠함이 살짝 묻어 있는 듯 느껴졌다. 좋아하는 톤 중 하나인 보컬은 일본 밴드 ‘Janne Da Arc’의 보컬과 비슷한 계열이라고(주관적), 처음 접했을 때 솔깃한 반응을 보였고, 곧잘 번갈아 듣곤 했다.
그러고 보니, 취향 음악 페이퍼에 두 밴드의 음악을 올리지 않았구나. 좋아하는 밴드, 음악이 수두룩하다 보니. 그렇다고 줄줄이 음악만 올릴 수도 없는 거고. 파묻힌 나는 상당한 압력을 받고, 그 압력은 여러 가지 양상으로 여러 가지 맛으로 다가온다. 쭉 뻗은 평행선의 아득함을 보다가, 눈을 씀벅거릴 때 아른거리는 레드와인 계열의 물결을 보다가, 구불구불 복잡한 미로를 보다가, 아이의 생동감 넘치는 기운이 가득한 하굣길의 운동장을 접한다. 찌릿찌릿하고도 말랑말랑하다가, 달곰씁쓸한 기분을 맛보게도 한다. 손바닥의 땀으로 그 여운은 ‘끝’을 느낄 수가 없다. 문득, 갈증을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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