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서 읽고 싶은 신간 리스트가 엄청 불어났는데, 오프라인 서점에서 확인하려고 갔더니 아직 진열이 다 안 되었더라고요. T_T 스타타이드 라이징은 그 자리에서 몇 문단 읽어보고, 사자, 결정했지요. 지난주에 들췄던 책 몇 권 더 훑어보고 과학, 예술 서가들 더 둘러보고 나왔습니다. 이번에는 음반이랑 제대로 다 넣어서 주문할 겁니다.:)
오늘도 낮에 너무 춥습니다. 바람이 불어 체감온도는 영하로 느껴집니다. T_T 모두 감기 조심하시고, 새해 복 많이 받아요! 새해에도 잘 부탁드립니다.:)

 

 

페스트

l 문학동네 세계문학전집 133


나는 페스트를 통해 우리 모두가 고통스럽게 겪은 그 숨막힐 듯한 상황과 우리가 살아낸 위협받고 유배당하던 분위기를 표현하고자 한다. 동시에 나는 이 해석을 존재 전반에 대한 개념으로까지 확장하고자 한다.<작가 노트>

『페스트』가 2차세계대전이 끝나고 얼마 안 되어 발표되었다는 사실 때문에 사람들은 이 작품 속에서 전쟁에 대한 함의를 읽고, 등장인물들이 페스트에 맞서 투쟁하는 모습을 폭력적인 나치에 맞서 싸우던 레지스탕스에 대한 비유로 보기도 했다. ‘페스트’는 질병이든 전쟁이든 가난이든, 우리의 운명에 불쑥 끼어들어 우리를 유폐시키고 폭력적으로 공격하는 어처구니없고 부조리한 모든 사건을 상징한다.
카뮈는 ‘페스트’라는 한계 상황에 놓인 인간들의 모습을 통해 보편적인 폭력과 진실의 문제를 이야기한다. 계엄령으로 도시가 폐쇄되어 외부로 나갈 수 없고, 헤어진 사람을 만날 수도 없는 상황에서 사람들이 죽어나가는 것을 손 놓고 지켜보며 자기 차례를 기다릴 수밖에 없다. “자신도 알지 못하는 사이에 감염되어 다른 사람에게 균을 퍼뜨릴 수 있다는 의미에서, 모든 시민은 서로에게 페스트이며 가해자”인 것이다.
카뮈의 또다른 대표작 『이방인』의 주인공 뫼르소가 사회의 부조리와 맞닥뜨리고 절망적인 상황에 이르러 개인적으로 자신을 반항인으로 인식한다면, 『페스트』의 등장인물들은 그들에게 다가온 죽음이라는 공동의 운명에 반항한다. 시시각각 다가오는 죽음의 공격에 순응하지 않고, 각자의 자리에서 성실하게 사람들을 치료하는 업무를 수행한다. 카뮈 자신이 말했듯이, “『이방인』이 부조리 또는 부정의 주제를 대표하는 소설이라면, 『페스트』는 반항 또는 긍정의 주제를 다루고 있”는 것이다.
카뮈는 절망적이고 혐오스러운 상황에서도 희망과 긍정을 이야기한다. 비극적 운명 속에 갇혀 살지만 희망과 긍정을 향해 나아가려면 무엇보다 인간들 간의 연대의식이 중요하다는 것을 강조하고 있다. 오직 인간다움을 추구하는 것만이 부조리에 대항할 수 있는 유일한 무기이기 때문이다. 겉으로는 견고해 보이지만 언제든 무너질 듯 취약한 삶을 사는 오늘날 우리에게 “진정한 인간이 되고자 했던 평범한 인간들의 드라마”이자, “죽음에 승리한 삶의 기록이자 선의의 인물들이 써내려가는 객관적인 기록”인 『페스트』는 큰 의미를 지닌다.


 

하루하루가 작별의 나날

l 비채 모던 앤 클래식 문학 Modern & Classic

〈하루하루가 작별의 나날〉과 〈한 젊은이가 지나갔다〉는 작가 자신의 원체험(原體驗)을 바탕으로 한 성장소설이다. 십남매 중 여덟째로 태어나, 푸른 대자연 속에서 놀이의 기쁨을 만끽하며 보낸 유년기는 〈하루하루가 작별의 나날〉의 배경이 되었고, ‘68혁명’의 한가운데에서 현실을 마주해야 했던 치열한 청년기는 〈한 젊은이가 지나갔다〉의 모티프가 되었다. 이별과 죽음을 통해 삶을 반추하는 자전적 성장소설과, 이념의 대립과 사회적 모순 앞에 방황하는 한 청년의 고백적 성장소설을 한 권으로 만날 수 있는 것이다. 이처럼 다채로운 삶의 이면을 아름다운 문장으로 묘사해내며 ‘성장소설’의 지평을 넓힌 두 편의 연작소설은 작가의 개인사와 가족사는 물론, 혁명이 휩쓸고 간 현대사의 단면을 적나라하게 파고들어 문학사적으로도 의의를 가진다.

 

 

궁핍한 시대의 시인

- 현대 문학과 사회에 관한 에세이 l 김우창 전집 1
김우창의 첫 저서 『궁핍한 시대의 시인』은 1970년대를 매료한 평론집이었다. 표제작 「궁핍한 시대의 시인」은 평이한 시어로 형이상학적 사유를 개진한 최초의 서정시인이자 어려운 시절에 자유를 향한 뜻을 굽히지 않았던 의인(義人)으로서의 한용운을 비평한 글이다. ‘궁핍한 시대’란 한용운이 살았던 일제 강점기였지만, 글이 발표된 1973년의 독자들에게는 동시대를 형용하는 강렬한 표현이었다. 이 글과 나란히 실린 「일제하의 작가의 상황」은 이광수, 염상섭, 현기영, 이상, 윤동주, 이육사에게 문학과 현실 간의 변증법이 어떻게 작동했는지 정치하게 분석한 대표작이며, 「한국 시와 형이상」은 최남선에서 서정주까지 한국 현대 시의 궤적을 종관해 오늘날 현대 시사를 이해하는 정론으로 자리매김했다. 김우창의 문학 평론은 비판적 시선을 허용하지 않는 폐쇄적인 민족주의와, 작품의 아름다움만을 칭송하면서 그 구조적 형식과 역사적 의미를 보지 못하는 낭만적 경향을 벗어났다고 평가되고 있다.


 

프루스트와 지드에서의 사랑이라는 환상


서문

 제1부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에서의 믿음의 문제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에서의 관념과 실재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에서의 사랑이라는 환상

 제2부
『좁은 문』에서의 알리사의 거울놀이
『좁은 문』에서의 타인 읽기
『좁은 문』에서의 알리사의 흰옷


 

 

 

 

 


 

지구에서 파견된 탐사 우주선 스트리커호가 어느 날 [얕은 성단]이라는 미지의 장소에서 수수께끼의 대규모 유령선단을 발견하게 되면서 이야기가 시작된다. 전설 속의 시조 종족이 남긴 유물, 혹은 그들의 귀환의 증거로 여겨지는 이 거대 선단의 발견에 전 은하는 흥분에 휩싸이고, 스트리커호는 그 발견을 탐내는 수많은 은하 종족들의 추격을 받게 된다. 돌고래 선장 크라이다이키의 신속한 결단으로 간신히 낯선 행성 키스럽에 숨어들지만, 어느새 키스럽을 둘러싸고 그들을 사로잡으려 혈전을 벌이는 전 은하 종족들의 사냥감이 되고 마는 초유의 사태에 처하게 되는데……. 은하 종족들에 맞서 혈혈단신으로 역경을 헤쳐 나가는 지구 우주선 스트리커호의 모험을 담은, 우주 공간의 웅장한 대서사시가 펼쳐진다.


 

홀로그램 여신

[홀로그램 여신]은 현실과 환상, 자본과 진실 또는 그처럼 상대적인 관계에서 대치하고 있는 가치들의 분쟁과 갈등을 최대한 현실적이고 냉혹하게 그려냈다. 주인공 태하가 가출한 여고생과 실종된 아내를 찾으며 스카이텔레컴이라는 거대 기업과 ‘호모 아바타 프로젝트’라는 음모에 다가서는 ‘하드보일드’이기도 하고, ‘나’와 의식이 교차되고 이승과 저승, 현실과 환상의 접점이 맞물리며 진행되는 ‘미스터리’이기도 하다.
한동오 작가는 우리의 현실 또한 소설 속 이야기일 수 있으며, 책을 읽는 독자 또한 소설 속 인물이 아니라고 단정할 수 없다는 것을 염두에 둔다. 소설 속 이야기가 현실과 환상의 관계를 다루고 있으니만큼, 이야기가 밖으로 뻗어 나와 실제 독자와 상대적인 대치 관계를 형성할 수 있도록 구성하였다. 그리고 물음을 던지고 생각해볼 수 있는 나름의 이야기를 꾸려나가면서, 현실과 환상의 관계처럼 사회 곳곳에서 일어나는 서로 상반되는 것들 간의 분쟁과 부조리를 파헤친다.


 

그레이브야드 북


단란했던 가족이 몰살당했다는 것을 모른 채 아장아장한 걸음으로 공동묘지까지 걸어올라 온 한 남자아이. 그의 가족을 살해한 검은 사내가 빠른 걸음으로 아이의 뒤를 쫓는다. 공동묘지의 철창을 넘어 아이를 찾아보지만, 잠시 전만 해도 어렴풋하게 보였던 아이의 형체는 어느 순간 안개에 가려 보이지 않는다. 결국 사내는 목적을 달성하지 못한 채 빈손으로 돌아가고, 아무도 없는 듯 보였던 텅 빈 공동묘지는 순식간에 혼령들이 모여들어 인간의 아이를 어떻게 할 것인지 논의하는 토론의 장으로 변모한다. 그리고 혼령들의 민주적인 논의 결과, 아이는 ‘묘지의 특권’을 받아 오언스 부부에게 입양된다.
그렇게 ‘아무도 아니’라는 뜻의 기묘한 이름을 가지게 된 노바디 오언스. ‘보드’라고 불리는 그는 허물어져 가는 오래된 묘지에서 생활하고, 일반인에게는 실체가 보이지 않는 유령을 부모로 두었으며, 삶과 죽음 그 어디에도 속하지 않는 후견인에게 가르침을 받으며 범상치 않은 일상을 꾸려 나간다. 인간의 마음을 얼어붙게 만드는 슬리어와 버려진 구울들의 도시로 들어가는 문 그리고 성스럽지 못한 땅에 묻힌 마녀까지 모두가 잠든 밤에 활기를 찾는 묘지에서의 삶은 여러 위험이 도사리고 있다. 그리고 묘지의 울타리 너머, 평범한 사람들의 세계에서는 보드의 가족을 살해한 잭이라는 사내가 그를 향해 호시탐탐 칼날을 겨눈다. 삶과 죽음의 경계를 오가는 보드의 삶에 숨은 비밀이 드디어 베일을 벗는다.

 

 

웃지 않는 수학자

l S & M 시리즈 3
“자신의 눈으로 보고서 확인하는 건 중요하다. 하지만 본 것이 늘 진실이라고는 할 수 없다. 알겠나……, 딱 하나, 진실을 알려주지. 지금 정문에 오리온 동상은 없다. 이것은 진실이다. 너희들은 지금 진실을 관찰한 거다. 근데 다들 기이하다는 표정을 짓고 있군. 자, 너희들을 고민케 하는 것의 정체는 뭔가? 그래, 그걸 자문해보아라.”


 

 

 

 

 

 

시적 사적 잭

l S & M 시리즈 4
“핵심은 범인이 뭘 위해 그런 밀실을 만들었느냐지. 하우(How)보다는 와이(Why)가 중요해.”

 

 

 

 

 

 

 

 

 

 

 

표현주의

- 20세기 혁명적 예술 사조 l 시공아트 64
『표현주의』는 편지와 회고록 및 당시 비평가의 평문 등의 다양한 문헌 인용을 통해 표현주의자들의 천재성과 독특한 개성을 추적한다. 이를테면 ‘지진계처럼 희미한 떨림에도 예민하게 반응’하던 키르히너는 전쟁 발발과 함께 형언할 수 없는 공포를 느꼈고 작품 속 인물의 형태를 파괴하며 정신적 붕괴를 겪기도 했다. ‘오래전에 지적·정신적 변혁을 경험했던 그였기에 실제로 변혁이 일어나자 견딜 수 없었다’는 것이다. 칸딘스키, 프란츠 마르크, 파울 클레 등 제 작업에 대한 충실한 해설자이기도 했던 이들의 다양한 글과 선언서는 이후 다다이스트와 미래주의자들의 작업에도 막대한 영향을 주었다.
1905년에서 제1차 세계대전 직후까지 유럽 예술계를 풍미했던 독일 표현주의자들의 혁명적 열기는 전쟁을 겪으며 급속히 쇠퇴했다. 27세의 나이로 전선에서 사망한 아우구스트 마케를 비롯하여 여러 작가가 전사했다. 표현주의자들이 표방한 감정의 무한한 자유는 전쟁과 혁명의 패배 앞에 위축될 수밖에 없었다. 자아의 흥분과 열광은 이후 세밀한 관찰이 중시되는 ‘새로운 자연주의’에 대한 관심으로 대체되었다.


 

 

고대 노예제사회

- 로마 사회경제사
노예제사회란 무엇인가?

인류가 문명 단계에 들어선 이래, 노예는 항상 존재했다. 그러나 단순히 노예와 노예제가 있다고 해서 그 사회를 노예제사회로 부르지는 않는다. 다양한 정의가 있지만, 노예가 전체 주민 가운데 일정한 비율 이상이어야 하고, 경제적으로 중요한 역할을 담당해야만 노예제사회로 부를 수 있다. 이러한 정의에 의하면 인류 역사를 통틀어 볼 때 진정한 노예제사회는 손에 꼽을 정도인데, 19세기 미국 남부는 그중 하나에 해당한다. 면화를 재배하는 미국 남부의 플랜테이션 농업은 노예노동에 크게 의존했다. 무엇보다 남부 백인 사회에서 노예를 부린다는 것은 부와 권위의 상징이기도 했다.


 

 

 

역사를 보는 이슬람의 눈

- 이븐 할둔과 역사의 탄생, 그리고 제3세계의 과거
이 책은《역사 서설》과 《보편사》를 저술한 14세기의 대역사가이자 아랍 최고의 위대한 사상가 이븐 할둔의 사상을 세계적으로 유명한 지정학자 이브 라코스트가 분석해낸 연구서다. 저자 이브 라코스트가 조명해내고 있는 점은, 무엇보다 이븐 할둔의 역사 사상이 보여주는 현대성이다. 이븐 할둔은 그 시대의 마그레브(이 말은 북아프리카 일대―리비아, 튀니지, 알제리, 모로코―의 지역을 가리킨다)가 드러낸 복잡한 역사에 대해, 현대적 의미의 형용사를 사용하여 사회.경제.정치적으로 어떤 현상이 전개되고 있는가를 분석하는 역사 설명 방식을 보여준다.

 

 

 

 

 

 


 

 

 

 

 

 

 

 

 

 

 

 

 

 

 

 


 

 

 

 

 

 

 

 

 

 

 

 

 

 

 

완역 사기 시리즈 세트 - 전6권

   중국에서 정사正史로 인정받는 24사 가운데 하나인 《사기》는 중국의 전설적인 제왕인 황제부터 《사기》가 완성되는 시기인 한무제 때까지 중국 역사를 하나로 꿴 최고最古의 사서다. 총 52만 6,500자 가운데 약 9할이 사람에 관한 이야기로 꾸며진 《사기》는 예부터 《춘추좌전》과 더불어 ‘인간학의 보고’라 불렀다. 이처럼 3,000년 중국의 역사와 문화와 사상을 한 권에 담았기에 많은 사람에게 수신제가와 치국평천하의 이치를 깨닫는 길잡이 역할을 할 수 있었다.
이 시리즈(전 6권)는 《사기》의 근간을 이루는 〈본기〉부터 《사기》에 등장하는 대표적인 사건과 역대 제왕·제후 들을 일목요연하게 요약해놓은 〈표〉, 음률과 역법, 천문, 제천, 수리, 경제정책 등을 전반적으로 언급한 〈서〉, 흔히 2인자 리더십이라 불리는 제후의 역사만을 따로 담은 〈세가〉, 정치가와 귀족, 장군, 책사, 학자, 해학가, 자객, 미희 등 일세를 풍미했던 온갖 유형의 인물을 망라한 〈열전〉까지 130편에 걸친 《사기》의 기록을 모두 옮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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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1217리스트부터 음반을 끼워 넣었습니다. 예전 2007년 한창 알라딘 활동할 때에는 음반 리뷰도 곧잘 쓰고, 페이퍼에도 엄청 담았었는데, 까마득하네요.T_T

하드락&메탈 위주로 듣기는 해도, 장르는 가리지 않거든요. 혹 추천해주고픈 밴드가 있다면 주저 않고 댓글주세요. 제가 모르는 밴드도 많을 테니까요.:)

 

 

초판본 하늘과 바람과 별과 詩

- 윤동주 유고시집, 1955년 10주기 기념 증보판 l 소와다리 초판본 오리지널 디자인
별이 된 유고시집 <하늘과 바람과 별과 詩>
1955년 10주기 기념 증보판

“죽는 날까지 하늘을 우르러 한 점 부끄럼이 없기를...”
일본 유학 중 독립운동 및 한글창작 혐의로 체포, 조사 과정에서 이를 부인하지 않고 옥중에서 요절한 민족시인 청년 윤동주. 직접 지은 시처럼 짧지만 한 점 부끄럼 없는 삶을 살다 그는 끝내 별이 되었다. 일제의 탄압이 극에 달하고 한국어 사용과 창작이 금지되었던 1941년, 우리말 시집 출간을 추진하였으나 무산되고 일생의 문우 강처중과 정병욱에게 남긴 육필 원고가 기적적으로 보존, 그의 사후인 1948년에 친지들의 도움으로 <하늘과 바람과 별과 詩>은 마침내 출간되었다. 해방을 불과 반 년 앞둔 1945년 늦겨울, 차디찬 형무소 바닥에 누워 외마디 고함을 끝으로 숨을 거둔 지 꼭 3년 만의 일이다.
 <서시> <별 헤는 밤> <십자가> 등 주옥같은 시 31편이 수록된 초판본에 유족들이 보관하고 있던 원고를 더해 서거 10주기를 기념하여 1955년 발행된 이 증보판에는 몰락한 조국을 마음으로 지켜낸 한 청년, 아아... 그리운 동주! 그의 뜨거운 마음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익숙한 새벽 세시

  우리가 회색의 지대에서 어두운 내면과 형편없는 태도를 만나 황망하고 막막한데, 차마 울지도 못할 때, 그는 이토록 성실하고 따뜻하게 우리를 위로한다. 모든 책들이 이야기하는 설렘의 반대편에 서 있는 사람들에게 이 책은 또다른 위로의 공간이 되어준다.
그의 위로는 특별하다. ‘다 괜찮다’라고 말하지 않는다. 100퍼센트 완벽한 것만이 행복해지는 게 아님을 알려준다. 50퍼센트에서 단 1퍼센트만 더 행복해도, 행복해할 줄 안다. 그가 어른으로서 마주한 막막함은 아이러니하게도 어른이 아니었기에 그래서 체념하지 않았기에 빛이 난다.
그 빛을 나누고 싶은 그는 우리에게 이렇게 말을 건넨다. “같이 걸을래요?”


 

 

국경의 도서관 - 황경신의 이야기노트

  이번 신간에 담긴 서른여덟 편의 짧은 이야기에는 황경신 작가 특유의 감성이 듬뿍 들었다. 현실인 것도, 환상인 것도 같은 짧은 이야기들에는 작가의 모든 상상력이 농축돼 담겨, 그 여운이 넘치도록 길다. 누군가를 ‘대신해’ 여행을 해주는 여자, ‘마음’을 파는 가게, 천사와 악마가 번갈아 찾아온 생의 마지막 날 풍경, 왼손잡이 타자의 왼손이 묻힌 무덤, 시공간이 소용없는 세상에 다시 등장한 셰익스피어와 슈베르트……. 이 황당한 풍경들은 구구절절 늘어짐 없이 담백하게 그려진다. 그 천연덕스러움 덕분에 우리는 마음껏 기상천외한 이야기 속을 누빌 수 있다.


 

 

 

 

역사 ⓔ 4

한 나라가 지나온 역사, 그것이 바로 ‘그 나라’다!

  어느덧 네번째 시리즈에 접어든『역사ⓔ』는 우리가 망각하고 지내는 역사적 사실들을 어떻게 기억하고, 지켜내고, 기록해낼 것인가를 키워드로 하여 내용을 구성하고자 했다. 그리하여 지금은 잊고 지내는 과거의 사실들을 다시금 환기시키고, 과거의 사실들이 겹겹이 쌓여 오늘의 우리에 이르렀음을 전달하고자 했다.

숭례문 화재로 인해 야기된 국보에 대한 논쟁을 거슬러 올라가 어떻게 대한민국의 국보와 보물이 지정되었는지를 살펴보고(나라의 보물), 판소리와 광대를 통해 변방으로 밀려난 우리의 전통 예술을 되돌아보고자 했다(우리의 소리, 자유로운 예인, 광대). 또한 망국의 아픔 속에서 다른 나라의 땅이 되어버린 녹둔도 이야기는 미수복 영토 문제와 각국 사이에 벌어지고 있는 영유권 분쟁을 눈여겨보게 한다(잃어버린 땅). 최근 한 방송사의 예능프로그램을 통해 알려진 일제 강점기 하시마 섬에서 벌어진 강제징용에 대해서도 상세한 설명을 더함으로써 강제동원 피해규명과 보상 문제 등 한일 양국 사이의 과거사 문제가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란 사실을 새삼 돌아보게 한다(지워지지 않는 상처).
조선시대 집권 계층이었던 양반들의 특권 의식을 현대의 ‘갑질’ 문화와 연관지어 풀어내는 부분에서는 비판적인 시선이 엿보인다. 조선의 청백리 제도와 지방의 유생들이 뜻을 모아 국왕에게 올렸던 상소문인 만인소를 통해서는 ‘청렴’과 ‘소통’이라는 시절을 막론하고 꾸준히 그 의미를 되새김질해야 하는 소중한 가치에 대해서 역설한다.

 

 

지도 위의 인문학 - 지도 위에 그려진 인류 문명의 유쾌한 탐험

  지도는 인류가 어떻게 문명을 발전시켜 왔는지 한눈에 알아볼 수 있는 바로미터다. 바깥세상을 향한 인류의 호기심은 끊임없이 진화했고, 항해술은 문명을 미지의 세계로 전파시켰다. 인류가 살아가는 영토는 꾸준히 확장되었고, 때로는 피비린내 나는 살육을 통해 문명의 전환이 이루어지기도 했다. 그리고 그 역사적 현장에는 항상 지도 제작자가 있었다.
  대부분의 사람은 신대륙을 맨 처음 발견한 사람이 콜럼버스라고 믿고 있다. 하지만 지도는 그 믿음에 의문을 제기한다. 콜럼버스가 신대륙을 발견하기 50년 전, 이미 지도 위에 신대륙(빈랜드)을 그렸던 바이킹의 흔적이 발견되었기 때문이다. 좋다. 신대륙을 처음 발견한 사람이 콜럼버스라고 치자. 그렇다면 왜 사람들은 신대륙을 ‘콜럼버스’라 부르지 않고 ‘아메리카’라고 부르는 걸까? 그 역시 지도에 답이 있다. 당시 지도 제작 분야에서 가장 뛰어난 솜씨를 자랑했던 ‘발트제뮐러’가 신대륙을 처음 발견한 사람이 ‘아메리고 베스푸치’라 착각했기 때문이다. 몇 년 뒤 그는 다른 지도에서 신대륙 발견의 영광을 콜럼버스에게 돌렸지만, 이미 때는 늦은 상태였다. 이처럼 지도는 역사를 기록하는 동시에 역사를 만드는 매우 독특한 물건이다.

 

 

시민의 교양 - 지금, 여기, 보통 사람들을 위한 현실 인문학

  《시민의 교양》은 ‘선택’에서 시작된다. 그리고 대통령의 비서실장이 이 선택을 결정할 국가의 주인을 찾아 길을 떠나며 이야기는 뻗어나간다. 그 과정에서 지금 이 시대에 자유란 무엇인지, 자본주의 시대에 직업의 의미는 무엇인지, 정말로 중요한 교육의 문제는 무엇인지, 다양하게 부딪히는 사회 문제들의 본질은 무엇인지 알아나간다. 마지막으로 지금, 여기를 살고 있는 보통의 우리들이 맞이할 미래 모습을 그려본 후, 현재의 선택의 문제로 되돌아온다. 어느덧 독자는 다시 버튼 앞에 설 것이다. 그리고 책을 덮으며 삶의 방향을 생각하게 될 것이다.


 

 

 

 

찰리 브라운과 함께한 내 인생

  이 책 『찰리 브라운과 함께한 내 인생』에는 『피너츠』의 창조자 찰스 슐츠가 직접 쓴 기고문, 책의 서문, 잡지에 실린 글, 강연문 등이 묶여 있다. 스스로 ‘세속의 인문주의자’라고 평하기도 했던 슐츠는 깊이 있고 명료한 글을 쓸 줄 아는 작가였다. 그는 다수의 미출간 원고가 수록된 이 책을 통해, 슐츠 개인의 역사는 물론 코믹 스트립을 포함한 만화라는 분야에 대한 그의 관점과 애정, 그의 인생에서 가장 큰 자리를 차지한 『피너츠』에 대한 갖가지 소회, 이 작품에 등장하는 여러 캐릭터를 만들게 된 창작의 과정과 그 비밀을 오롯이 드러내 보인다. 그뿐 아니라 평생 만화와 함께한 그의 삶에 중심을 잡아 준 종교와 철학에 대한 사색을 담아낸다.
  풍요롭지는 않았어도 사랑과 우애로 넘쳤던 어린 시절의 추억이 『피너츠』의 일화나 캐릭터 형성으로 이어지는 것도 반갑지만, 제2차 세계 대전을 직접 겪은 사람의 고통과 회고나 어머니를 병으로 잃었을 때의 슬픔, 그의 정서 기저에 깔린 우울과 두려움을 보고 있으면 굳건한 정신세계를 가졌으나 쓸쓸한 외톨이였던 그의 그늘에 공감하게 된다. 또한 직업 만화가로서 코믹 스트립을 대하는 자세라든가 자기가 몸담은 분야에 대한 철학, 올곧은 노력과 마음가짐을 보고 있으면 인간다운 흔들림을 딛고 한 길을 꾸준히 가는 장인의 모습을 보게 된다.
  슐츠는 50년의 연재 기간 동안 거의 휴재한 적이 없었으며, 매일 소재가 떠오르든 그렇지 않든 꾸준히 일정 시간을 작업에 할애했다(소재 고갈이나 고민, 휴가에 대한 생각 같은 이야기도 책에 나온다). 파킨슨병 판정을 받고도 연재를 중단하지 않았던 그는 그 후에 대장암이 겹치면서 결국 1999년에 은퇴를 선언하고 다음 해에 갑작스러운 심장마비로 사망했다. 마법처럼, 보내 둔 원고의 마지막 분량이 그가 죽은 다음 날 실리면서, 슐츠는 『피너츠』와 함께 한 시대를 마감했다.

 

 

감성소년 - 1집 우리 정말 사랑했을까 (에세이 합본)

이번 정규 앨범은 실화를 바탕으로 한 시간적 순서의 에세이와 그의 내용을 뒷받침하는 13곡의 트랙들로 구성되었다.
에세이와 감성소년의 감미로운 보이스가 어우러진 이번 앨범은 듣는 이들로 하여금 감성적인 영화 한편을 감상하는 느낌을 선사할 것이다.


 

 

 

 

료운 - 미니 1집 구름에 부는 산들바람

여러분의 일상에서 편안한 "구름에 부는 산들바람" , '료운' 이고 싶습니다. 삶의 나날들 속에서의 일상이야기, 여행이야기, 사랑이야기 등의 얽힌 실타래들을 음유시인처럼 자유롭게 풀어내고자 합니다.

 

 

 

 

 

 

 

Vince Guaraldi Trio - Peanuts Greatest Hits

콩코드에서 발매된 이번 앨범의 트랙들은 주로 빈스 과랄디 트리오의 앨범 [A Charlie Brown Christmas] 의 수록곡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The Great Pumpkin Waltz", "Thanksgiving Theme" 을 포함하여 지난 앨범 [A Boy Named Charlie Brown] 의 4곡이 추가 수록되었다.


 

 

 

 

DEPAPEPE - DEPAPEPE All Time Best

올해 메이져 데뷔 10주년을 맞이한 어쿠스틱 기타 듀오, 데파페페가 첫 올 타임 베스트 앨범으로 돌아왔다. 이번 앨범은 본국 일본 이외에도 한국, 중국, 홍콩, 대만, 타이,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를 포함한 총 8개국에서 발매된다. 신곡 SUNNY 한 곡을 제외한 나머지 트랙은 각국의 팬 투표로 정해진 곡으로 구성되는 것이 특징이다.


 

 

 

세상의 모든 최대화 l 민음의 시 219

   황유원의 시는 공룡의 화석처럼 지구 곳곳에 시추되어 그 뜨겁고 시커멓고 필수적인 에너지를 분출하다가, 공룡의 멸망을 불렀던 외계의 운석처럼 기이하고 압도적인 충격을 던진다. 또한 공룡의 시대부터 지금까지 살아남은 이끼류처럼 우리 세계의 곳곳에 내려앉아 끈질긴 시적 생명력을 뽐낸다. 그리고 현시대의 다족류마냥 믿을 수 없이 활달하게 거처를 옮겨 다닌다.
   제34회 [김수영 문학상]을 통해서 비로소 우리 시는 이토록 길고 깊으며 멀고 가까운 파노라마를 획득하게 된 것이다. 그 세계가 바로 황유원 시집 『세상의 모든 최대화』이다.  

 

 

 

 

 

 

 

숲으로 간 미술관

- 빛과 바람이 스미는 한국의 자연미술관 24곳
  자연 속 미술관은 엄숙하게 그림만 감상해야 했던 과거의 문턱을 낮추고 자연과 미술, 소통과 힐링이 가능한 복합문화공간으로의 변신을 자처하고 나선 곳들이다. 그러니 지친 일상에 새로운 활력을 얻고 싶다면 망설임 없이 지금 당장 숲으로 간 미술관으로 떠나보자. 예술의 정취를 흠뻑 머금은 미술관 나들이는 분명, 우리의 몸과 마음에 따뜻한 안식은 물론, 풍성하고 낭만적인 예술적 감성도 채워줄 것이다.

 

 

 

 

 

[수입] Kurt Cobain - Montage Of Heck: The Home Recordings

[180g 2LP]
그룹 Nirvana의 리드 싱어이자 송라이터였던 Kurt Cobain의 미발표 음원을 모아 발표된 화제의 앨범 Montage Of Heck - The Home Recordings [Free MP4 Download][Gatefold Cover][180g][2LP]!
 1994년 4월, 시애틀에서 헤로인 과다 복용과 엽총 자살로 Kurt Cobain은 그의 허스키하고 슬픔이 묻어 있는 목소리만 세상에 남긴 채 27세의 짧은 생을 마감했다. 앨범 [Montage Of Heck - The Home Recordings]은 Kurt Cobain의 다큐멘터리 필름 'Kurt Cobain: Montage Of Heck'의 OST 이자 Kurt Cobain의 첫 솔로 앨범이며, 앨범의 음원들은 주로 Kurt Cobain이 홈레코딩으로 녹음을 진행한 곡들로 그간 데모 버전만 남긴 채 정식 발매되지 않은 다수의 미공개곡들이 수록되어 있어, 그의 음악세계를 새롭게 느낄 수 있다. 최초로 공개되는 곡으로, 그가 홈레코딩으로 녹음을 한 어쿠스틱 데모 버전 'Been A Son', Kurt Cobain이 1986년 즈음 작곡한 곡으로, 몇 번의 레코딩 시도가 있었지만 녹음본이 매번 만족스럽지 못했고, 발매 조건이 맞지 않아 앨범에 공식적으로 수록되지 않은 트랙 'Sappy', 전설적인 밴드 The Beatles의 John Lennon과 Paul McCartney 작곡, The Beatles의 앨범 [A Hard Day's Night]의 수록곡으로, Kurt Cobain 외에도 많은 아티스트들이 커버를 한 바 있는 명곡 'And I Love Her' 등 13곡과 함께 디럭스반 보너스 트랙 포함 총 31곡이 수록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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띠로리 2015-12-22 15: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음 한 구석에 우울함이 있는 저에게 딱 어울리는 책, <익숙한 새벽 세시>.

302moon 2015-12-23 09:08   좋아요 0 | URL
책을 읽는 동안 우울함을 조금이라도 떨치셨으면 좋겠어요. 저도 얼른 읽었으면 합니다.:)
 

:

오늘은 낮 기온이 영하였어요. 바람까지 부니까 정말 춥더라고요. T_T 오래 걸어 다니려 했는데, 1시간 조금 넘게 돌아다니고는 안 되겠다 하고 집에 왔습니다.

리스트를 오랜만에 작성하는데, 제일 최근작 읽고 싶은 1순위 위주로 고른 책들입니다. 과학이랑 예술 분야는 수시로 덧붙일 듯합니다.

집에 도착하니까, 반가운 택배가!

+셜록 컵 라이트가 눈에 어른거려서 방금 또 주문했어요.

완료 버튼 누르고 잠시 후, 빠트린 게 있었습니다. Queen 앨범. T_T

이제는 다음 달에 책 살 겁니다. 정말입니다.T_T

 

오늘 주문한 책들은 내일 공개(?) 합니다. 히히.

 

 

 

세상의 모든 비밀


표제작이기도 한 이 시는 말들의 운동과 흐름을 다루며 동시에 “내통하는 입과 귀가 몰래 낳는 기형의 비밀들”에 귀 기울인다. 말들이 개개인의 소소한 사정을 비밀과 음모로 재생산하고 유통하는 구조를 지니듯, 이 시 역시 부속 이미지들을 파생시키는 흐름과 정박의 구조를 갖고 있다. 말들은 넘쳐흐르지만 그저 말들로 말들을 보충하기만 하는 세계. 이 “기울지도 침몰하지도 않”는 부동성은 진실을 은폐한 채 허위의 말만이 떠도는 견고한 세계를 보여준다. 성찰 없는 말들은 형태만 변주되어 흘러 다닐 뿐 총량이 어느 한곳으로 기울지 않는다. 누구도 이 흐름을 멈추려 하지 않고, 멈출 수 없다는 점에서 어쩌면 공평한 것일 수도 있다. 내 사정이 비밀이 되어 돌고 돌아 다시 내 귓전을 때리는 날 흐르는 식은땀을 감수할 수만 있다면 아무런 불평 없이 우리는 “세상의 모든 비밀”과 더불어 살 수 있다.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 6 - 게르망트 쪽 2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에서 「게르망트 쪽」이 차지하는 또 하나의 중요한 위치는, 어린 시절 마르셀의 곁을 지키며 따뜻한 애정을 보이던 할머니의 죽음에서 비롯된다. 1905년 요독증으로 목숨을 잃은 프루스트의 어머니처럼, 마르셀의 할머니 또한 요독증으로 죽음에 이른다. 프루스트라는 ‘개인’이 체험한 ‘죽음’은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 그 어디에서도 「게르망트 쪽」만큼 구체적이고 처절하게 묘사되지 않는다고 평가된다. 프루스트는 임종의 고통을 “짐승과도 같은 본능적인 것”으로 환원하면서 그 어떤 저항이나 부인도 불가능하게 만든다.


일요일과 나쁜 날씨

l 민음의 시 218


『일요일과 나쁜 날씨』는 과거-현재-미래를 지금의 우리 앞으로 일순간에 소환한다. 소환의 자리에는 한 그루 자두나무가 자리하고 있다. 시인은 ‘자두나무’라는 지배적 상관물을 통해 우리의 장엄한 시간이 결국 찰나와 찰나의 모음이라는 사실을 상징한다. 자두나무의 삶은 380만 년을 이어온 인간의 역사와 자연스레 역치된다. 그것에는 실체와 미지, 낮과 밤은 옹색한 구분일 뿐이다. 지금이 이후가 되고, 여기가 저기가 되며 당신이 곧 내가 될 때, 자두나무는 모든 사물과 생활의 탄생지가 될 수 있다. 시인은 이 모든 게 합해지고 섞여드는 공간을 나무 한 그루로 위치시킴으로써, 그 자리에 붙박여 타자를 바라봐야 하는 시선을 독자에게 강제한다. 독자는 모호성의 세계로 초대되어, 자두나무에서부터 시작되는 시적 미로에 빠진다. 그 출구에는 무엇이 있을까.


프리즘


<프리즘>은 등단 이후 2015년 현재까지 발표된 여덟 편의 작품들을 발표 순서대로 배열하여 독자들이 그 소설세계의 역동적인 변화를 짐작해볼 수 있도록 구성했다. 끝없이 일렁이며 흘러가는 문장들은 동일하지 않은 시공간을 한데 겹쳐놓고, 독자들로 하여금 그 속에서 새어나오는 빛과 울림을 고스란히 감각하게끔 만든다. 첫 소설집을 통해 이러한 소설세계의 개성이 어디서 출발하였으며 또 현재 어떻게 진행중인지 엿볼 수 있을 것이다.


유로피아나

- 짧게 쓴 20세기 이야기


체코의 작가 파트리크 오우르제드니크의 대표작 『유로피아나: 짧게 쓴 20세기 이야기』가 열린책들에서 출간되었다.『유로피아나』는 의도적으로 길게 이어지는 독특한 문체로 20세기 유럽의 역사를 종횡무진으로 가로지르며 과거의 역사적 기억들을 파고드는 작품이다. 화장실 휴지의 발명부터 인종 학살의 끔찍한 참상까지, 20세기 역사의 크고 작은 희비극이 병치되며, 일견 무덤덤하게 이어지는 문장들 속에 작가 특유의 정교한 조롱과 유머, 날카로운 통찰이 섬세하게 녹아 있다.
파트리크 오우르제드니크는 오늘날 가장 인기 있는 체코 작가 중 한 명으로, 이 작품을 통해 열린책들에서 국내에 처음 소개되는 작가다. 그의 대표작인 『유로피아나』는 현재까지 32개국의 언어로 번역되며, 체코의 공산주의 붕괴 이후 출간된 작품 중 가장 많은 나라에서 읽힌 체코 문학으로 자리 잡았다.


민감한 진실


집단의 대의를 위해 개인을 소모품처럼 희생시키는 공산주의 국가에 대한 혐오감을 숨기지 못하나, 그럼에도 '구소련'이라는 굳건한 존재로 인해 불가피한 개인의 희생을 선택할 수밖에 없었던 것이 냉전 시대의 첩보 스릴러를 정의한다면, 《민감한 진실》에서 구소련이라는 공공연한 적은 탐욕스러운 정치 조직으로 탈바꿈한다. 이제 거대 제약사, 부도덕한 은행, 음흉한 목적을 지닌 다국적 기업, 그리고 이들에 휘둘리는 심약한 정치인 등도 우리에게 익숙한 적이자 존 르 카레의 진정한 화두로 거듭나게 된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민감한 진실》은 "우리 일, 그러니까 우리와 당신의 일은 개인보다 전체가 중요하다는 이론에 바탕을 두고 있습니다"라는 조지 스마일리의 이론에 대한 항변처럼 읽히기도 한다.

 

 

 

재밌어서 밤새읽는 소립자 이야기

  객관적인 사실, 구체성과 절대성을 중요시하는 연구가 아닌 가상 세계에서의 물리학 연구는 이미 아인슈타인 때부터 시작되었고 지금도 많은 연구들이 오로지 과학자의 머릿속에서 이루어진다.
현재 소립자의 성질을 설명하는 궁극적인 이론이라고 알려져 있는 초끈이론의 경우도 11차원의 공간 속에서만 계산이 가능하다. 이 이론대로라면 이 세계 어딘가에 우리가 살고 있는 우주와는 또 다른 우주가 존재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대부분의 소립자론은 증명할 수가 없기 때문에 현재로써는 이론 물리학자들의 머릿속에서 가설로만 존재한다. 하지만 지금도 수백 명의 아인슈타인의 후예들이 소립자 물리학을 연구하고 있다.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소립자를 주목하는 이유는 소립자가 우리 세계의 본질을 알기 위한 연구이기 때문이다. ‘신이 숨겨놓은 입자’라 불리는 힉스 입자가 ‘이 세상 질량의 근원’임이 밝혀졌고 만일 존재하지 않았다면 질량의 기원을 밝혀내지 못했을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우리와 아주 가까운 물질이라고 할 수 있다. 나아가 소립자 연구가 앞으로 더 진행된다면 우주가 처음에 탄생한 빅뱅의 순간, 우주가 소립자만한 크기였을 무렵에 대한 이론을 전개할 수 있게 된다. 즉 소립자론과 우주론, 양자역학과 일반 상대성 이론을 전부 융합해서 소립자 수준인 우주를 연구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저자는 온갖 어려운 실험과 이론들이 모여 있는 것 같은 소립자를 이해하는 가장 쉬운 방법은 아이러니하게도 ‘단순함’이라고 말한다. 소립자를 하나의 물질이라기보다 개념으로 받아들이라는 것이다. ‘어차피 우리 머리로는 그릴 수 없을 만큼 광범위한 것’이 소립자의 세계다. 말 그대로 인간의 상상을 초월하는 미지의 영역인 것이다.


늑대의 숨겨진 삶

편견 뒤에 숨겨진 늑대

  유럽인에게 그저 피에 굶주린, 유해한 야생동물로만 치부되었던 탓에 한때 늑대는 미국과 유럽뿐만 아니라 전 세계에서 사라질 위기에 처했었다. 20세기 초에 이르러서는 미국 전역에 늑대 사냥의 광풍이 불었다. 사냥꾼들은 덫과 함정, 독성 물질로 늑대를 전멸시키고자 했으며 이러한 사냥은 정부의 지원을 받아 이루어졌다. 유럽에서 건너온 이주자들에게 뿌리 깊게 박혀있던 늑대에 대한 부정적 인식은 사람들로 하여금 대대적인 늑대소탕작전에 몰두하게끔 만들었다.
  그러나 늑대들에 대한 혐오가 미국이 그들로 인해 입은 피해가 아닌, 이민자들의 잘못된 인식에서 비롯되었다는 점을 알아야 한다. 늑대에 대한 잘못된 인식과 편견에 대한 늑대연구자들의 보고는 책에를 통해 밝혀지고 있다. 저자인 더처 부부는 늑대에 대한 사람들의 인식을 범주화하여 설명하면서 이러한 인식이 어떻게 생겨나게 되었는지, 그 이면에는 어떤 사실이 숨겨져 있는지 그 경로를 성실하게 안내한다. 때문에 선지식 없이도 책의 ‘새로운 이해’를 통해 늑대와 인간 사이에서 벌어진 일들의 문제점을 파악하기 쉬우며, 이를 위해 제시되어 있는 해결방안도 강한 설득력을 지니고 있음을 느낄 수 있다.


마지막 사자들

야생성을 간직한 마지막 사자들
  『마지막 사자들』에는 야생 사자의 모습이 있는 그대로 담겨 있다. 사냥 장면을 집중 포착한 사진들 속에서 사자는 저보다 몸집이 훨씬 더 큰 아프리카들소에게 덤벼들어 목을 물어뜯는가 하면 촬영하는 이들에게 침과 피를 튀기는 격렬한 몸싸움을 벌인다. 그렇게 잡은 먹잇감을 하이에나 무리에게 빼앗기기도 하며, 무리한 공격을 감행한 끝에 큰 부상을 입거나 동료를 잃는다. 그럼에도 이들은 결코 사냥을 멈추지 않는다. 그것이 살아가는 방식이기 때문이다.


 

 

 

호랑이여 영원하라

- 멸종 위기에 처한 호랑이 구하기


인간과 호랑이, 그 아슬아슬한 공존 가능성에 대하여

  개발 사업으로 인해 많은 서식지가 파괴된 지금, 야생 호랑이는 지구상에서 가장 취약하고 인구가 많은 곳에서 살고 있다. 불편한 공생관계 속에서 호랑이들은 다양한 이유로 죽어간다. 아무도 모르게 비밀스런 생활을 하는 호랑이를 보호하기 위해, 사진작가 스티브 윈터와 저술가 샤론 가이너프는 동남아시아의 호랑이 보호구역을 따라 기나긴 여정을 시작한다.
  『호랑이여 영원하라』에는 두 종류의 대립 구도가 등장한다. 살아남으려는 호랑이와 그들을 거부하는 인간의 대립, 그리고 호랑이를 소비하려는 밀렵 조직과 호랑이를 보호하려는 환경운동 조직의 대립이 그것이다. 호랑이와 인간은 과연 함께 살아갈 수 있는 존재인가? 호랑이의 개체 수를 늘리기 위한 힘겨운 투쟁은 경이로울 정도로 아름다운 사진을 통해 우리 앞에 펼쳐진다.


 

 

뷰티풀 유저스 : 인간을 위한 디자인

책 속에는 20세기 산업 디자인을 이끌었던 디자이너 중 한 명인 헨리 드레이퍼스의 전화기에서부터, 상상력 넘치는 드라큘라를 위한 안락의자와 램프의 요정 지니의 거주지인 램프 속 설계도, 그리고 지극히 현실적이면서도 기발한 발상의 네스트 온도조절장치, 3D 프린터를 활용한 인공 손, 오프로드 휠체어에 이르기까지, 모든 장르의 디자이너들은 물론, 사람과 소통해야 하는 전문직 종사자들에게 영감을 줄 수 있는 ‘디자인 사고’로 가득하다.

최근의 사용자 중심의 디자인은 신체장애를 가진 사람들을 비롯하여 전 세계의 많은 사람들의 니즈를 충족시킨다. 그리하여 이제는 더욱 복잡한 시스템과 서비스에 대한 요구를 충족시켜야 하는 수준에 이르게 되었다.
《뷰티풀 유저스: 인간을 위한 디자인》은 이렇듯 지속적으로 변화하는 디자이너와 사용자와의 관계를 탐구하고, 사용자 연구, 해킹, 오픈소스 개발 및 메이커 문화를 포함하는 다양한 디자인 방법론과 사례를 소개하고 있다.


 

 

썬과 함께한 파리 디자인 산책 - 쉽고 재미있는 강의실 밖 디자인 이야기 l 썬 시리즈 2

전작 『썬과 함께한 열한 번의 건축 수업』을 통해 파리의 현대건축을 탐색했던 ‘파리광(Paris狂)’ 썬이 다시 한 번 파리와 사랑에 빠졌다. 이번에는 ‘디자인이라는 관점으로 새롭게 발견하는 파리’이다. 파리 곳곳 발길 닿는 곳에서 언제나 즐거운 발견을 해내는 썬의 파리 산책은, 디자인이 삶을 즐겁게 하고 일상에 설렘을 주며 누구나 쉽고 재미있게 즐길 수 있는 ‘놀이’임을 가르쳐 준다. 썬과 함께 걷는 파리는 재미와 유머로 가득하다.
『썬과 함께한 파리 디자인 산책』은 파리 디자인에 관심이 있는 예술 독자들뿐만 아니라, 평소 디자인에 흥미와 관심은 있지만 어떻게 즐겨야 할지 잘 모르는 초보 독자들을 위한 책이기도 하다. “먹고 입고 쓰는 디자인 / 삶에서 호흡하는 디자인 / 감상하고 즐기는 디자인”이라는 카테고리를 따라, 생활에 밀착된 디자인부터 공부하고 감상하는 디자인에 이르기까지 파리에서 즐길 수 있는 모든 디자인 이야기를 총망라했다. 디자이너 카페에서 점심을 먹고 공원을 산책하다 지하철을 타고 갤러리와 박물관을 두루 찾아 다니며, 자신이 발견한 즐거운 이야기들을 귀여운 그림과 사진으로 풀어냈다.

 

 

루시드 폴 - 7집 누군가를 위한, - 동화《푸른 연꽃》+ 사운드트랙 포함 CD

 귀로, 눈으로, 입으로, 느끼는 공감각적인 앨범

  앨범에는 동화를 위한 사운드트랙 5곡이 실려 있다. 주인공 마노의 감정을 실은 노래와 배경처럼 펼쳐지는 연주곡은 독자에게 [푸른 연꽃]을 들리게도 한다. 동화를 읽으며 사운드트랙을 들어 보길 바란다. 동화가 마법처럼 음악이 되어 흐르고 당신은 어느새 마노와 함께 구름 위를 날고 있을 것이다. 또한, 앨범에 수록된 여타 10곡들은 동화에 등장하는 이야기와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진다. 이를테면, '봄, 여름, 가을, 겨울'을 부르는 주인공 마노의 목소리는 1월부터 12월까지 언제나 행복할 거라는 (그럴 거예요) 루시드폴의 목소리와 이어져 있다. '별은 반짝임으로 빛나죠'를 부르는 사모의 목소리는 '가장 멀리 있어도 가장 빛나'는 (명왕성) 루시드폴의 목소리와 닿아 있다. 노란 나비가 되어 하늘로 날아가는 바닷속 아이의 모습은 '영원의 날개를' 단 나비가 되고(아직, 있다.), '누군가의 꽃이 되었'을 (4월의 춤) 수많은 존재들은, 동화의 마지막에도 수많은 꽃이 되어 다시 세상에 태어난다. 그리고 누군가에게 '민들레꽃처럼 웃어주'며 (우리, 날이 저물 때) 노래 부를 것이다.

그래서 이 앨범은 음악과 이야기, 어느 쪽도 빼 놓고는 생각할 수 없다. 루시드폴은 이번 앨범에 자신이 할 수 있는 모든 정신적(글, 음악, 사진), 육체적(감귤) 창작 활동을 담으려고 한 것 같다. 그는 이번 앨범이 사람들의 오감을 자극하길 원한다고 전했다. 온라인 음원으로 쪼개서 소비하기엔 너무 많은 감각들이 담겨 있고, 또 긴밀히 연결되어 있다. 이런 점은 루시드폴이 앨범의 가치에 대해 고민한 결과다. 음원이 대신하지 못하는 앨범의 고유한 기능-뮤지션의 어느 한 시기의 음악 작업을 총체적으로 전달하는 기능-을 한껏 살리고 싶었던 것이다.

 

데이드림 - 8집 Constantine Blue

  첫 번째 트랙은 데이드림이 일본을 방문했을 때의 단상을 담은 곡 '나리마스행 기차는 떠나네'이다. 일본여행에서 가졌던 느낌들이 고스란히 묻어 있다. '엄마의 강'은 실내악으로 만들었다. 바이올리니스트 콘과 지휘자 박재형 등이 함께 참여했다.
6번 째 트랙 '완전한 여행'은 세월호 희생자와 유가족을 위로하는 곡으로 한국의 엔야라 불리는 자닌토가 작곡했다. 이 곡은 자닌토와 데이드림이 목포와 제주, 완도를 여행하며 만들었다. 파란색 계열로 점철되는 '콘스탄틴 블루'는 중세시대의 고풍스러운 분위기와 함께 세미클래식의 진수를 보여주고 있다. 그밖에 꿈과 소망을 담은 희망풍차, 지진으로 인해 피해를 입은 네팔 난민들을 위한 '히말라야' 등 총 12곡이 수록되어 있다. 8집 앨범 표지는 데이드림이 직접 그렸다. 말에서 느껴지는 역동성과 악사의 음악이 곁들여져 예술적인 화음을 이루고 있다.

 


로켓트리 - EP 2집 좋아해! [디지팩]

  누구나 간직하고 있는 순수한 열정을 그 어느 때보다 숨김없이 드러내고 있는 이번 앨범에서는 평범한 일상의 언어로 감정의 넓고도 깊은 진폭을 전달하는 로켓트리 특유의 장기가 여지없이 발휘되는 한편, 음악적으로도 이전보다 과감한 시도가 엿보인다. 일렉기타의 비중이 크게 늘어나고 빠르고 신나는 편곡이 늘어나 자연스럽게 라이브 무대에 대한 궁금증을 불러일으킨다. 자우림의 베이시스트 김진만의 믹스로 다듬어진 음악에 CBB의 아트웍으로 사랑스러움이 극대화되었다.


 

[수입] Queen - Bohemian Rhapsody [Maxi Single LP]

1975년에 발매된 Queen의 앨범 "A Night at the Opera"에 수록된 [Bohemian Rhapsody] 12" Maxi-single Vinyl.
전세계적으로 사랑을 받은 최고의 록 오페라 'Bohemian Rhapsody'와 'I'm In Love With My Car' 수록.

 

 

 

 

[수입] Megadeth - Threat Is Real / Foreign Policy [12" Single L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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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갖 것들의 낮


l 민음의 시 216

 

 

이장욱 (시인, 소설가) 

 


: 어떤 시인은 세계 내에 견고한 집을 지으려 하고, 어떤 시인은 세계의 옥타브 밖으로 나아가려 한다. 유계영은 물론 후자 쪽이다. 영혼의 패턴이나 생각의 알고리즘에서 일탈하는 문장들, 섬세한 불확정성을 통해 진실에 닿으려는 행간들……

하지만 여기까지만 말하면 되는 것일까? 그런 시들은 이미 충분히 많지 않은가? 이런 질문과 함께 머뭇거린다면, 우리는 유계영의 시를 아직 덜 읽은 것인지도 모른다. 속이 보이는 심해어처럼 유연한 문장들을 덜 느낀 것인지도 모른다.

이 스타카토 풍의 불안과 공포를, 시간과 공간이 어긋나는 건조한 밤을, 입체파 회화처럼 단절되면서 동시에 연결되는 몸과 얼굴 들을, 아직 덜 살아 낸 것인지도 모른다. 특유의 미니멀한 호흡 속에서, 세계가 팽창하기 시작한다.

양경언 (문학평론가) 

 


: 참으로 씩씩하게, 간단히는 죽지 않겠다는 태도로, 유계영의 시들이 있다. 우리는 (우리도 모르는 사이에) 거기로 간다. 그때부터 서서히, 그러나 점점 세게, 쉬이 사라지지 않는 감정들과 섞이기 시작하는 우리를 두고 그 누구도 ‘가짜[模型]’라며 손가락질하지 않을 것이다. 시를 따르는 우리의 제스처가 인공적일 수 없기 때문이다.


시인은 무엇으로도 가리지 않고 타자의 민낯을 들여다보는 세계를 향해 순진한 얼굴을 거두어들인다. 그리고 생각을 전파한다. “다 할 수 있으면서/ 아무것도 하지 않는 내가 좋다”라고 말하는 자기 긍정의 태도는 아이러니하게도 자신이 속한 세계에 대한 의문과 불신에서 비롯된다. 의문과 불신에 대처하는 시인의 언어는 되레 당당하다. 유계영은 결코 아름답지 않은 세계의 “나에 대한 가장 아름다운 정의를 내리려”는 태도로 시를 쓴다.


피의 꽃잎들


l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339

『피의 꽃잎들』은 독재 정권에 대한 강력한 비판의 메시지를 담고 있어 작가를 투옥되게 한 문제작이다. 1977년, 식민주의자들과 결탁한 신식민주의자들의 문제를 파헤친 이 작품을 발표한 후 당시 부통령이자 1982년부터는 대통령이 되어 이십 년 동안 장기 집권한 대니얼 아랍 모이의 분노를 사고 투옥되었던 것이다. 투옥 가능성을 감수하고 써 내려간 『피의 꽃잎들』은 자본주의와 부패한 권력자들에게 농락당하는 농민과 지식인의 처절한 삶을 기록하고, 식민 지배자였던 백인 세력과 야합하여 민중을 배신하고 그 위에 군림하는 기회주의자들을 고발한다. 작가란 “마음의 의사요, 공동체의 영혼”이라 규정했던 응구기이기에 이 작품 역시 고통받는 민중을 대변하면서 그들의 상처를 어루만지고 있다.


 

죽어가는 짐승

필립 로스는 이 짧은 소설에서 나이든다는 것(이는 곧 육체가 시들어간다는 것을 의미한다)과 죽어간다는 것(나이에 따라 순차적으로 죽는 것과 무작위로 죽는 것 둘 모두를 포함한다), 결코 극복할 수 없는 인류 보편의 비극을 집요하게 조명한다. 누구에게도 예외가 없음을 알면서도 정말 자신에게 그때가 닥칠 때까지 철저히 외면하게 되는 두 가지가 바로 노년의 삶, 그리고 죽음이다.


 

 

 

 

 

 

 

난중일기


l 돌베개 우리고전 100선 21

단아하고 진중한 성격의 이순신은 언제나 자기 일에 성실했고 매사에 철저히 대비했다. 그리고 조선 수군 장수로서 자신보다는 나라를 먼저 생각했다. 그러했기에 이순신은 전투에서 승리할 수 있었고, 또 조선을 지킬 수 있었다.
이순신 역시 울기도 하고 웃기도 하는 인간이었다. 그는 꽃의 아름다움을 두 눈에 담는 감수성 풍부한 사람이었고, 공정하지 못한 처사에 분개하며 자신을 모함하는 이에게 화를 내는 사람이었다. 또한 전쟁터에서 가족을 그리며 남몰래 눈물짓고, 달빛 아래 잠 못 이루고 번민하는 사람이었다. 그리고 이순신은 이 모든 내면의 감정을 일기에 적었다.

 

 

 

산산이 부서진 남자


l 스토리콜렉터

《산산이 부서진 남자》는 주인공과 범인의 대결이라는 정통 스릴러 구조에 충실하다. 병으로 인해 몸이 부서져가는 주인공과 전쟁으로 인해 정신이 부서져버린 범인, 마음을 치유하는 것이 일인 주인공과 마음을 파괴하려는 범인 사이의 대결에서 절대적 우위를 차지하는 쪽은 범인이다. 그는 말만으로 인간을 죽일 수 있고, 그 어떤 문도 열고 들어갈 수 있지만, 흔적은 전혀 남기지 않는, ‘프로페셔널’이라는 말이 가장 잘 어울리는 악당이다. 그는 악몽에 나올 수 있는 최악의 괴물이고, 한편으로는 너무 많이 고통받은 불행한 영혼이다. 그는 두려워할 수는 있지만 미워하기는 힘들고, 좋아할 수는 없지만 그렇다고 공감하지 않을 수도 없는, 범죄소설 사상 가장 강렬하고 입체적인 범인 중 하나다. 스티븐 킹에게서 “희생자들 스스로 목숨을 끊게 할 만큼 설득력 있는 악마”라는 찬사를 얻어낸 이 범인에게는 모델이 있다. 실제로 영국에서 전화 통화만으로 수백 명의 여자들을 협박하고 조종했던 ‘피터 도넬리’라는 인물이다. 이 사실을 알고 책을 읽는다면 소설 속 범인이 저지르는 일들이 결코 불가능한 일이 아니라는 데 더욱 섬뜩함을 느끼게 될 것이다.


 

프랑켄슈타인의 고양이

- 스파이 고양이, 형광 물고기가 펼치는 생명공학의 신세계

과학 저널리스트 에밀리 앤더스(Emliy Anthes)의 신작 《프랑켄슈타인의 고양이(Frankenstein's Cat)》는 애완동물 문제를 포함해 실험실 페트리 접시 위에 지구상의 모든 동물을 올려놓고 있는 생명공학의 현주소를 파헤친다. 애완용 형광 물고기부터 치료용 단백질을 생산해 내는 염소, 1960년대 실행되었던 스파이 고양이 ‘어쿠스틱 키티’ 작전, 원격으로 조종하는 로봇 벌레, 멸종동물을 복원하고 멸종 위기의 동물을 보호하기 위한 기술까지 다양한 사례를 통해 생명공학의 빛과 그늘을 밝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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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엄청 오랜만인 것 같습니다. 그간 별로 한 것도 없이, 벌써 추석이 다가왔네요. T_T 책 주문하면서 알라딘에는 여러 차례 들락날락했는데, 리스트 쓰는 건 미뤄두고 이제야 붙입니다. 사고 싶고, 읽고 싶은 책들이 운동장 조회 장면처럼 줄을 서 있어요. 웃음. 날짜가 오래 지난 것은 빼고, 되도록 최근 책들 위주로 얼른 읽고 싶은 책들만 골라서 붙였습니다. 추석 연휴 잘 보내세요. 추석 지나면, -밀린 리뷰는 엄두가 안 나서(;) - 최근 독서 완료한 책들 먼저 페이퍼에 끼적여보려고 합니다.

 

 

 

 

 

 

 

 

 

 

 

 

 

 

 

 

“결국 모든 것은 내 문학의 태도에 대한 이야기 같다.”

문학에 대한 시인의 태도는 정직한 구도자의 그것처럼 진지하고 그래서 먹먹하다. 하지만 언제나 일상에서 작가는 어떤 사람이어야 하는지를 반복해 묻고, 삶에 대한 에토스로 가득한 이성복의 이야기 한 편 한 편은 에두르지도 않고 겉치레 없이 진솔하다. 때로는 익살스럽고 살가운 이성복의 목소리를 발견하는 흔치 않은 쾌감의 즐거움을 선사한다. 이 시론집들 가운데 어떤 책, 어떤 면을 펼쳐도 시 창작에 목마른 문청들은 물론, 일상의 면면에서 시적 긴장과 감동을 발견하고 싶은 독자들, 깨어 있는 감각과 진정한 삶의 의미를 탐문하는 모든 이에게 전해지는 감동의 깊이는 남다르다.

 

 

생활이라는 생각


l 창비시선 392


삶의 가장자리에서 시를 길어올리다

 생동하는 몸의 세계를 꿰뚫는 투명하고 냉철한 현상학적 시선과 다채롭고 흥미로운 이미지로 독특한 시세계를 펼쳐온 이현승 시인의 세번째 시집 <생활이라는 생각>이 출간되었다. <친애하는 사물들>(문학동네 2012) 이후 3년 만에 새롭게 펴내는 이번 시집은 “몸을 위한, 몸에 의한, 몸의 것일 수밖에 없을 나날의 삶의 육체성이 어떻게 조직되고 통제되는가를 바닥까지 들여다보려는 몸의 헌정서”(이찬, 해설)이다. 사물을 골똘하게 바라보는 날카롭고 지적인 통찰과 예민한 감성이 어우러진 가운데 논리정연하면서도 단정한 시편들이 신선한 공감을 일으키며, 새로운 각도로 일상을 들여다보며 세상의 양면적 속성과 존재의 본질을 파고드는 철학적 사유가 빛나는 위트와 유머 속에 슬픔이 깃든 삶의 아이러니가 돋보인다.

 

희지의 세계


l 민음의 시 214

매뉴얼을 상대하는 것은 결국 캐릭터다. 황인찬에게 캐릭터는 공공에게 노출된 상품으로서의 캐릭터 아닌, ‘나—너’의 이자 관계 속의 캐릭터다. 희지와 두희, 숙이는 모두 실재하는 인물이 아닌 캐릭터로 존재하며 시인이나 독자는 캐릭터를 움직이는 유저가 되어 매뉴얼의 세계를 비행한다. 의미가 부재한 이름을 얻은 캐릭터나, 이름이 없는 의미만 얻은 명사들, 즉 너, 그, 개, 연인 등은 모두 캐릭터라는 중대한 장치에 부합한다. 그들은 게임이나 애니메이션의 캐릭터가 그렇듯이 매뉴얼을 무시하고 매뉴얼에 균열을 내면서 동시에 매뉴얼에 복속되기도 한다. 황인찬은 시집 『희지의 세계』를 통해 매뉴얼을 부수는 것이 아니라, 매뉴얼을 적극적으로 드러내면서 그것의 무능함을 폭로하는 아이러니한 목적성을 드러낸다.

 

 

공중을 들어 올리는 하나의 방식


l 민음의 시 213

송종규의 이번 시집 『공중을 들어 올리는 하나의 방식』에 담긴 일련의 풍경은 기억과 사랑의 목소리를 그리며 그것의 다양한 감각적 채집과 재현, 시간과 공간의 탐침과 표현으로 그 범위를 넓혀 간다. 시인은 ‘비비새’라는 “한 세계에서 한 세계로 건너가고 있는 것”을 호명함으로써 사랑의 기억을 언어로 붙잡으려 한다. 이러한 순간에 대한 적극적 부조는 시 곳곳에 나타나는 시인의 욕망으로서, 언어를 통해 사랑의 내밀한 순간과 공간을 잡아채어 활자로 증빙하려는 시도이기도 하다. 이는 실패할 수밖에 없는 시도이면서도 존재론적으로 계속할 수밖에 없는 운명으로 시인에게 작동한다. “공중을 들어 올리는” 일이 결국 불가능하다는 건 상식적으로 모두 알고 있다. 시인 또한 공중에 언어를 들어 올려 부조를 새기는 일이 불가능함은 이미 알고 있다. 그러나 불가능 속에 시의 가능성을 찾는 것, 실패를 향해 투신하는 것을 송종규는 두려워하지 않으며 그 과정에 기억과 사랑은 나름의 형체를 찾는다.

 

 

조커가 사는 집


국내 유명작가들의 작품을 모은 SF 작품집. 김상현, 황태환, 이재인, 백상준, 듀나, 정도경, 김창규, 정세호 8명의 작가 저마다의 개성이 담긴 글과 세계관을 만날 수 있다.

 


 

 

 

 

 

 

 

신촌의 개들


그러나 우리는 알고 있다. 제아무리 빛나고 아름다운 존재라 할지라도 육체의 노쇠와 영혼의 쇠락을 피해갈 수 없다는 사실을, 그 어떤 강렬하고 치열한 저항의 몸짓으로도. 바로 시간이라는 무자비하고 절대적인 조건 때문에 말이다. 그리하여 긴 설명이 필요하지 않게 된다. ‘나’와 설치미술가, 전위시인은 물론 그 빛나던 다해씨, 그리고 이들에게 귀를 내어주고, 자유의 무대를 마련해주었던 개들의 주인은 모두 저마다 ‘죽는다’. 각각 속물 은둔 작가, 베스트셀러 동화작가, 공무원이 됨으로써. 그리고 스스로 목숨을 끊고, 긴 병마와의 싸움에 예정대로 패배함으로써.
이 모든 이야기가 오로지 단 한 단락으로 쓰였다. 숨가쁘게 청춘의 과거와 현재를 오가던 소설은 단 한 문장으로 이루어진 두번째 단락을 통해 이야기의 마지막을 고한다. “우리가 청춘을 죽였다.”(145쪽)

 

 

리틀 스트레인저

세라 워터스는 <가디언>과의 인터뷰에서 “『리틀 스트레인저』는 충돌과 사라짐에 대한 이야기다. 나는 이 작품이 ‘매끈하게’ 읽히기를 원하지 않는다”고 밝힌 바 있다. 작가의 바람대로, 이 소설은 ‘매끈하게’ 읽고 덮을 수 있는 책은 아니다. 일단, 앞에서도 밝혔듯이 1인칭 화자의 말을 어디까지 믿어도 좋을 것인지, 그 신뢰성이 어느 순간 무너지기 때문이다. 화자를 향한 신뢰가 무너지는 순간, 지금까지 읽어온 모든 이야기가 흔들린다. 그리고 작가는 마지막까지 이 ‘낯선 존재’를 명확히 밝혀주지 않는다. 독자는 소설 속 인물들이 객관적으로 바라본 시선을 빌려 ‘그것’의 정체를 짐작해볼 수는 있지만, 소설 속에서 ‘그것’을 가리켜 보이는 화살표가 모두 같은 방향을 향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 로더릭에게 그것은 모종의 ‘감염’이고, 에어즈 부인에게 그것은 어려서 세상을 떠난 딸 수전의 환영이며, 캐럴라인에게 그것은 캐럴라인이 마지막에 외치는 “당신”이다. 반면 제3자의 입장인 닥터 실리에게 그것은 영국 귀족계급을 뿌리째 흔든 ‘노동당 정부’이자 세월의 변화에 발맞추지 못한 에어즈 가문 자체이다. 이와 같은 이유에서 많은 평자가 『리틀 스트레인저』를 논하며 1인칭 화자가 범인인 애거서 크리스티의 『애크로이드 살인사건』이나 마지막까지 어느 것도 속 시원히 밝혀주지 않는 헨리 제임스의 『나사의 회전』을 함께 거론했으며, 어느 리뷰어는 “다 읽고 나서 안전하게 결론을 낸 후 깔끔하게 보따리를 싸서 책장에 집어넣을 수가 없는 책”이라고 평하기도 했다.

 

골든 인디 컬렉션

- The Musician

인디 씬 20년을 결산하는 종합 선물 세트
 보고, 읽고, 듣는 새로운 음악, 색다른 뮤지션 이야기

 인디 씬 20년을 결산하는 최종 결과물
〈골든 인디 컬렉션〉은 “이런 좋은 음악을 왜 사람들이 듣지 않을까?”라는 의문에서 출발해 “그렇다면 그들을 직접 소개해보자”는 저자 최규성의 의욕에서 시작한 프로젝트다. 이 기획이 햇수로 3년을 채우고, 41팀의 아티스트를 정리한 방대한 분량으로 마칠 것이라고 아무도 생각하지 않았다. 저자는 ‘그저 하고 싶은 일’을 했다. 그것은 뮤지션들이 ‘하고 싶은 음악’을 하고자 했던 인디 정신과 같다. 이번에 출간하는 《골든 인디 컬렉션: The Musician》은 그 기록을 정리한 최종 결과물로 사진, 글, 음악을 모두 담았다.


 

일러스트레이터의 작업실


프로 일러스트레이터의 작업실
 생각보다 평범한 그곳에서 만들어지는 특별한 작품들과 그 속에서 펼쳐지는 그들의 창작세계를 엿보다
작가들의 작업실 풍경과 그 안에서 만들어진 작품을 감상할 수 있고 작업 과정과 작품 세계에 관한 인터뷰를 통해 작가들마다 다른 작업 방식과 현재 일러스트레이션 및 회화의 흐름을 확인할 수 있다.


 

 

스튜디오 지브리 입체건축전 도록 (일본원서)

[스튜디오 지브리 입체 건축전]

“나는 건물보다 건물 안에 있는 사람에게 관심이 있는 편입니다. 물 안에 사는 사람의 행동… 예를 들어 어느 도로 주변에 오래 전에 문을 닫은 듯한 상점이 있고, 그 간판건축의 건물에 페인트가 벗겨진 싸구려 간판이 달려 있다고 합시다. 지금은 이렇게 낡고 초라해진 가게라도, 처음 시작했을 때 주인은 얼마나 가슴 두근거리며 손님이 많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을까 라든지, 그때 개업기념으로 손님 들에게 무엇을 나누어 주었을까 라든지, 이런저런 생각을 합니다. 그런데 손님의 발길이 점점 뜸해지고, 그러는 사이에 주인이 병에 걸려서 가게 문을 닫는 모습이라든지…. 그런 생각을 하다 보면 대단한 건물이 아니더라도 흥미진진하게 건물을 볼 수 있지요. 내 멋대로 망상에 잠겨 있을 뿐이지만요.”
- 미야자키 하야오 -

 

 

북유럽 그릇 디자인

- 시대를 초월해 사랑받는 타임리스 디자인의 비밀

“좋은 디자인은 유행이 지나도 사라지지 않고 하나의 스타일로 남는다”
기본에 충실한 디자인에 자연의 색감과 정취를 녹여낸 북유럽의 그릇들은 두고두고 봐도 질리지 않는 매력이 있다. 이 책은 수백 년 동안 사랑받고 있는 북유럽 그릇 브랜드의 탄생 과정부터 왕성한 활동을 펼친 디자이너, 주요한 디자인 제품을 두루 살피며 ‘타임리스 디자인’의 비밀을 찾아나간다. 장인 정신과 끊임없는 혁신으로 200여 년 전에 탄생한 블루 플루티드 패턴을 시대를 초월해 사랑받는 ‘디자인 아이콘’으로 만든 덴마크의 로얄 코펜하겐. 클래식과 모던, 실용과 예술, 인간과 자연이 조화를 이룬 아름다운 테이블웨어를 꾸준히 출시하고 있는 스웨덴의 로스트란드. 기능에 충실하면서도 자연주의적이고 심플한 디자인으로 핀란드의 정신을 잘 보여주는 이딸라. 이들처럼 국내에서도 인기가 많은 리빙 브랜드는 물론 비교적 알려지지 않았지만 전 세계 도자기 컬렉터들의 마음을 사로잡는 빙앤그뢴달, 구스타프베리, 아라비아 등 북유럽을 대표하는 브랜드들의 숨은 이야기들을 알차게 담았다.

 

 

거미 현미경 도감


l 한국 생물 목록 16

남궁준(1920~2013) 선생은 60여 년간 거미와 동굴생물을 연구하며 우리나라 거미 연구의 발전을 이끌었고, 평생 수행한 연구의 성과를 유산으로 남겼다. 이 책은 선생의 업적을 기리고 그 자료를 대중과 공유하고자 선생이 국립중앙과학관에 기증한 표본 7만 7,000여 점과 논문, 저서 등을 바탕으로 국립중앙과학관의 연구진들이 재구성한 것이다.
거미는 모든 종이 육식성으로, 작은 곤충을 잡아먹는다. 즉 해충의 천적으로서 자연농법에 도움을 주는 무리다. 하지만 국내 거미 연구 분야는 매우 척박하다. 학생을 배출하는 대학이 거의 없으며, 오래전 거미 연구로 학위를 받은 소수의 전문가들도 곤충 연구 분야의 작은 부분으로 참여해 부속적인 연구를 진행할 뿐 집중적으로 거미를 연구할 수 없는 환경이다.
이처럼 거미 연구의 맥이 끊어져가는 상황에서 한평생을 거미 연구에 바친 남궁준 선생이 타계한 것은 안타까운 일이다. 선생의 열정과 헌신이 스며있는 이 책이 우리나라 거미 연구의 불씨를 다시 살리는 데 작은 역할을 하길 기대한다.

 

 

인간적인, 너무나 인간적인 뇌

휴머니스트의 신간《인간적인, 너무나 인간적인 뇌(The Big Questions: Mind)》는 뇌의 지형도와 감각의 경험부터 나는 누구인지에 관한 다소 철학적인 문제까지 마음과 관련된 가장 중요한 질문 20가지에 관한 뇌과학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1부 ‘세계를 감각하는 나’에서는 뇌가 외부의 세계를 어떻게 경험하고 받아들이는지를 살펴보고, 2부 ‘관계 속에서 살아가는 나’에서는 인간이 타인과의 관계 속에서 어떻게 느끼고 생각하는지에 관해 질문해 본다. 그리고 3부 ‘특별하지만, 완벽하지 않은 나’에서는 언어와 예측, 추론 등 인간만이 가진 능력이 무엇이고 인간의 뇌가 할 수 없는 것이 무엇인지를 이야기하며, 4부 ‘나를 탐색하는 뇌’에서는 이 모든 것에 대해 생각하는 ‘나’에 관해 질문해 본다. 여기에 덧붙여, 슈퍼브레인을 만들기 위한 두뇌 계발부터 감정을 읽는 안경, 유체 이탈 경험 등 다양한 심리학 실험까지, 답변을 하는 과정 속에서 흥미로운 이야기와 뇌과학의 최신 연구 성과들도 만날 수 있다.


 

인류의 기원

- 난쟁이 인류 호빗에서 네안데르탈인까지 22가지 재미있는 인류 이야기


『인류의 기원: 난쟁이 인류 호빗에서 네안데르탈인까지 22가지 재미있는 인류 이야기』는 지난 세기 내내 세계 곳곳에서 발굴된 다종다양한 인류 화석과, 유전학을 비롯한 현대 생명 과학 기술에 힘입어 옛 화석 뼈에서 유전자를 추출하여 분석한 고(古)DNA 자료를 바탕으로 어디서도 들을 수 없었던 인류의 새 역사를 들려준다. 지구상에서 인간이 탄생하고 지금의 모습으로 진화하기까지, 최신 고인류학이 밝혀낸 인류의 길고도 흥미로운 여정과 지금도 논쟁 중인 인류의 기원을 둘러싼 뜨거운 쟁점들을 지금 만나 보자.


 

 

기후, 에너지 그리고 녹색 이야기

화석연료의 고갈은 이제 눈앞의 현실로 다가왔다. 그동안 우리는 화석연료를 무절제하게 써왔으며, 그 탐욕은 기후변화와 에너지 위기로 이어지고 있다. 그리고 이제 그 결말이 지구 곳곳에서 환경재앙으로 나타나고 있다. 거대한 쓰나미가 도시를 집어삼키고, 지진으로 순식간에 도시가 사라져버린다. 말 그대로 지금 우리는 기후변화와 에너지 위기로 ‘불타는 지구’에 사는 것이다.
그렇다면 탈출구는 어디에 있을까? 『기후, 에너지 그리고 녹색 이야기』는 이러한 질문에 대해 공학자의 입장에서 명쾌한 해답을 내놓는다. 전(前) 교육과학기술부 장관·포항공과대학(POSTECH) 총장인 저자 김도연은 화석연료의 폭식이 가져온 기후변화와 에너지 위기의 과거·현재를 짚어보고 이에 대한 대안으로 녹색기술과 녹색산업, 녹색생활을 제시한다.


 

새로운 생명의 역사

- 지구 생명의 기원과 진화를 밝히는 새로운 근본적인 발견들

동물의 출현이 어떻게 수십억 년 동안 미루어졌는지, 어떤 힘이 어류를 처음 물 밖으로 내몰았는지, 공룡 같은 거대한 동물들을 멸종시킨 진정한 원인이 무엇인지가 설명되어 있다. 또한 온실 효과와 생명의 진화 및 멸종의 이야기를 비롯한 과학계의 최신 연구 성과들과 저자들이 생명의 역사라는 관점에서 그것들을 종합하면서 얻은 새로운 깨달음이 가득하다. 이 책을 통해서 우리는 지구 생명의 진정한 역사가 우리가 상상하는 것보다 훨씬 더 경이롭다는 것을 알게 될 것이며, 생명 진화에 대한 완전히 새로운 시각을 얻게 될 것이다.


 

 

 

 

급진과학으로 본 유전자, 세포, 뇌

- 누가 통제하고, 누가 이익을 보는가


1960년대부터 급진과학운동의 선구자로 활동한 힐러리 로즈와 스티븐 로즈 부부의 최신작《급진과학으로 본 유전자, 세포, 뇌》가 출간되었다. 급진과학운동이란 두 차례의 세계대전 이후 과학의 독립성을 주장하고 과학의 민주화와 민중을 위한 과학 건설을 추구한 운동이다. 힐러리 로즈와 스티븐 로즈는 1960년대 급진과학운동이 처음 일어날 때부터 함께 활동해왔다. 힐러리 로즈는 페미니스트 사회학자로서 과학기술에 담긴 남성중심성과 국가주의를 경계해왔고, 생물학자이자 뇌과학자인 스티븐 로즈는 생물학의 환원주의를 강하게 비판하는 작업을 해왔다. 이 책은 오랫동안 각자의 영역에서 연구 활동을 하던 이들 부부가 유전체학(유전자)과 재생의학(세포), 뇌신경과학(뇌)으로 대표되는 생명과학의 과거와 현재를 되짚어본다. 저자들은 “유전자가 곧 우리인가?”, “당신은 당신의 뇌인가?”, “개인의 DNA정보는 거래 대상이 될 수 있는가?”, “맞춤형 아기는 새로운 형태의 우생학인가?”, “과학 발전을 주도하는 것은 대학인가, 기업인가, 정보인가?”를 묻는다. 이를 통해 생명과학은 과연 누가 통제하고, 누구에게 이익이 되는지를 비판적으로 살핀다.

 

 

조선소


l 대산세계문학총서 132


오네티의 대표작 『조선소』는 각기 형태는 다르지만 자신의 욕망에 휩싸인 인물들이 고독과 광기 속에서 만들어낸 비극을 그린 소설이다. 포주 노릇을 하다가 추방됐던 라르센은 5년 만에 산타마리아로 돌아온다. 이웃 도시 푸에르토아스티예로에 있는 조선소 사장의 외동딸과 결혼해 그의 유산을 물려받고 좌절된 삶을 역전시키려는 속셈이다. 하지만 현실은 그의 뜻대로 되지 않는데, 조선소는 이미 파산하여 장부상으로만 존재하는 셈이고 회사에 남은 직원들은 조선소의 물품을 팔아 구차한 삶을 이어가는 중이었다.
이 작품의 등장인물들에게는 희망이 없다. 그들은 유령처럼, 쇠락한 조선소처럼 황폐한 상태로 겨우 삶을 이어간다. 그들을 지탱하는 건 광기와 증오이다. 삶과 죽음, 몰락, 실존주의, 염세주의, 광기, 무기력이 엮여 그려낸 『조선소』는 우루과이의 혼란스러운 정치.경제 상황, 부패한 관료제도, 불의한 인간 군상을 비판하는 서사시이자, 인간성을 상실하고 고독과 소외로 존재의 무의미함을 느끼는 현대인의 실존적인 고뇌를 형상화한 작품이다.

 

 

수영하는 사람


l NFF (New Face of Fiction)


1956년 헝가리 혁명과 1961년 베를린 장벽의 등장을 전후로 한 격동기 유럽을 배경으로 하고 있으면서도 이 소설은 장대한 서사도 치열한 갈등도 내세우지 않는다. 그런 큰 사건들은 사람들이 주고받는 말 속에 무심히 스쳐 갈 뿐이다. 엄마가 말없이 떠나버린 후 세상이 멈춰버린 것 같은 카타에게 시간은 그녀의 말대로 견딜 만한 것들과 견딜 수 없는 것들로 나뉠 뿐이다. 그리고 기차 노선을 따라 이 마을 저 마을을 전전하면서, 저마다 아픔을 가진 사람들과 만나고 또 헤어지면서 카타는 어른들도 그렇다는 걸 알게 된다. 그리고 결코 돌아보지 않을 것 같은 아버지의 말없는 등이 가진 아픔도. 아버지가 비로소 자신과 눈을 마주치게 되었을 때 어떤 말을 해야 할지도.


 

손에 잡히는 바이오 토크

- IT를 넘어 BT의 시대로


어렵게 느껴지는 첨단 BT 지식을 생활 속의 5가지 주제로 묶었다

 사람들은 역분화 줄기세포는 잘 모르지만 도마뱀은 꼬리가 잘려도 다시 자란다는 사실은 잘 알고 있다. 이 책의 특징은 독자가 이해할 수 있도록 쉽게 설명하고 있다. 제일 쉽게 지식을 이해하는 방법은 스토리가 엮여있으면 된다. 그래서 역분화 줄기세포를 설명할 때는 도마뱀 꼬리와 함께 영화 ‘127시간’ 이야기를 함께 했다. 다른 각 장의 주제들 역시 스토리텔링 방식으로 쉽게 설명되어 있어 청소년들과 일반인들도 BT가 어렵고 생소하다는 경계를 허물 수 있다.


 

 

화성

- 마션 지오그래피, 붉은 행성의 모든 것


'제2의 지구'라고 알려진 화성에서는 이미 물의 흔적을 비롯한 여러 흥미로운 증거들이 발견되었고, 최근 미국항공우주국(NASA)은 화성에서 인간이 살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하기 위한 장기격리 실험을 진행하고 있다고 한다. 나는 화성에 우리 인간이 이주해 살게 되리라 예측한다. 그리고 그날이 그리 머지않았으며, 이 책을 읽고 있는 독자들의 상당수는 그런 세상을 보게 되리라고 여긴다. 언젠가는 우리가 경험하게 될 화성. 이 수수께끼 행성에 대한 거의 모든 지식이 이 책에 오롯이 담겨 있다. '푸른 행성 지구'에 살면서 '붉은 행성 화성'을 꿈꾸는 이들 에게 이 책을 권한다.
- 최재천(이화여대 에코과학부 교수, 국립생태원 원장)

지구에서 가장 가까운 '친구 같은 행성', 외계 생명체가 존재할 가능성이 큰 '물과 협곡의 땅', 지구인들이 먼 미래에 이주하게 될 '전 우주적 스케일의 식민지'. 이렇듯 붉은 행성 화성은 그 실체를 알고 싶은 가장 매력적인 행성이다. 자일스 스패로의 《화성(MARS)》은 화성의 역사에서부터 최근 탐사 기록까지, 우리가 화성에 대해 알고 싶은 모든 것을 아름다운 사진들과 함께 담고 있다. 이 책은 반복되는 일상에 매몰된 현대인들을 고개 들어 하늘을 올려보게 만드는 힘을 갖고 있다. 화성에 대한 궁금증을 풀 수 있는, 꼭 한 번은 읽어볼 만한 책이다!
- 정재승(KAIST 교수, 물리학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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