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일 전 리스트에 대부분 다 담아서, 이번 리스트는 올려놓고 추가할 듯해요. 김형술 시인 새 시집이 나와 무척 기쁩니다.

지난 일요일(엄청 추웠어요.T_T), 한 달 전 생긴 새 도서관에 들렀는데 추위를 잠깐 잊을 정도로 신났습니다. 한 가지 아쉬운 점이 있다면, 동네에서 버스로 1시간 30분쯤 가야 한다는 것입니다.T_T 환승도 해야 하고요.

그래도, 제에게 없는 책을 읽을 수 있으니 좋아요.:) 보관할 공간 문제로 더 이상 한 달에 100권 가까이 책을 살 수 없어 슬펐거든요. 전문서적은 비용 문제도T_T

 

 

 

 

 

감옥에 가기로 한 메르타 할머니

   노인을 인간으로 대접하는 대신 요양소에 격리시켜야 할 대상으로만 본다면, 그리고 힘도 욕망도 없는 존재로 여기는 이런 사회는 일자리가 없는 청년도, 불안한 삶을 이어 가는 비정규직 노동자들도 같은 취급을 할 수 있는 사회가 되기 쉽다. 남자가 아니라는 단 하나의 이유만으로 같은 일을 하면서도 훨씬 낮은 임금을 받는 여성들 역시 이런 사회에서는 줄어들지 않을 것이다. 작가 카타리나 잉엘만순드베리가 소설 《감옥에 가기로 한 메르타 할머니》에서 진정으로 하고 싶었던 말은 어쩌면 이런 말이었는지도 모른다. (옮긴이의 말)

 

 

 

 

 

 

 

사이버 스톰

  소설 『사이버 스톰』은 사이버 테러가 발생시 경우에 따라 수만 명에 이르는 인명이 사망할 수 있다는 가상의 시나리오로부터 시작한다. 소설 속에서 국제 정세는 미국이 중국과 군사적 대치 상황이며, 다양한 이해 관계가 얽힌 조직들, 러시아 갱, 이란 테러리스트, 어나니머스 해킹그룹 등의 소행으로 추정되는 사이버 테러로 인해 도시의 모든 시설이 정지된다. 수도나 가스, 전기 등 생활에 필수인 시스템이 마비되자 문명의 혜택을 받지 못하게 된 도시인들은 혹한과 눈 폭풍, 전염병 창궐이라는 자연 재해 앞에 노출된다. 결국 한계에 이른 시민들은 급기야 살인과 약탈을 자행하며 도시는 현대판 지옥도로 뒤바뀐다. 저자는 이 모든 과정을 프로그래머인 주인공과 그의 주변 이웃들 시점에서 촘촘하고도 현실적으로 그려낸다. 평범한 도시인의 일상이 서서히 괴멸되어 극한에 이르는 충격적인 과정이 미래 세계가 아닌 바로 현재를 기반으로 두고 있어, 독자들에게 더욱 더 큰 충격을 안겨주었다.

 

 

셜록 홈즈의 세계

  소설 속의 캐릭터는 작가의 머릿속에서 창조된 것이지만, 일단 세상 밖으로 나온 이후에는 하나의 ‘실체’가 된다. 그 캐릭터가 많은 사람들로부터 사랑을 받은 경우엔 더더욱 그렇다. 이야기 속에 드러난 단편적 면모들이 모여 생명력을 지닌 불멸의 존재가 되는 것, 명탐정의 대명사 ‘셜록 홈즈’는 이러한 현상의 좋은 사례이다. 많은 사람들이 ‘셜로키언’을 자처하며 셜록 홈즈와 아서 코난 도일에 대한 모든 자료를 모으고 탐구하는 작업에 매진해 온 것은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그리고 이 책은 바로 그러한 작업의 대표적 결과물이라 할 수 있다. 디킨스, 새커리, 디즈레일리, 제인 오스틴과 같은 19세기 소설가들에 대한 많은 저작을 쓴 작가 마틴 피도는 『셜록 홈즈의 세계』에서 코난 도일과 주인공 홈즈의 일생, 홈즈가 해결한 사건의 역사적 배경, 그가 만난 인물들, 범죄자들의 정체, 탐정업의 시작과 말년의 기록들을 삽화, 관련 사진과 함께 일목요연하게 정리했다.

 

 

타르초, 타르초

l 문예중앙시선 42
  이번 시집 『타르초, 타르초』는 표제시(※타르초: 티베트 불교의 경전을 인쇄한 깃발)에서도 짐작할 수 있듯이, 현실세계 너머의 언어, 언어 바깥의 언어, 혹은 언어를 버린 이후 세계를 갈망하는 시인의 불운한 숙명을 드러내고 있다. 시인은 언어라는 존재의 사슬에 스스로 얽매인 채, 주체와 언어 사이에 내재된 어떤 불쾌한 통증을 끊임없이 감각한다. 시인에게 현실의 언어는 “입속 가득/삼켜지지 않는 혀들/삼켰다고 생각했지만 실은 뱉어버린/물컹물컹한 흉기들”(「반성」)로서 ‘가면의 언어’이며 ‘타락한 언어’이고 ‘지옥의 말’과 다름없다. 따라서 시인이 다다르고자 하는 곳은, 언어 이전의 몸, 혹은 침묵의 세계이다. 그것은 거울 뒤편의 침묵이며 언어의 한계를 넘어서는 어떤 출구이기도 하다. 이곳에는 “누구에게도 길들여지지 않는, 누구도 길들이지 못하는 강물 같은 혀, 물결 같은 말.”(「별들은 캄캄하다」)로 표현되는 전혀 다른 차원의 ‘혀’와 ‘말’이 존재할 것이다. 시인은 그 ‘성좌’에 다다르고자 한다.

 

 

나만 알고 있는 유럽의 작은 도시

- 여행기자 톰 체셔가 들려주는 소도시 탐방기
‘유럽’ 하면 흔히 파리, 런던, 로마, 프라하와 같은 유명 대도시를 먼저 떠올린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는 대도시가 아닌 슈체친, 포프라트, 파더보른, 탈린처럼 낯설기만 한 소도시에 매력을 느낀 여행 기자가 있다. 이 책의 저자 톰 체셔는 영국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신문인 [더 타임즈]에서 20년간 활동한 여행전문 기자다. 솔직하면서 유머러스하고, 그러면서도 다양한 분야에서 박학다식하게 글을 풀어내는 그는 제2의 빌 브라이슨으로 불리며 각종 언론의 찬사를 받았다.
여행가지로서 전 세계를 여행하며 모르는 관광지가 없다고 자부한 그는 어느 날, 항공 예매 사이트를 둘러보다가 생소한 유럽의 소도시 이름들을 보게 되었다. 그중 폴란드의 슈체친으로 향하는 비행기가 저가항공사 특가로 1펜스(약 18원)로 나와 충동적으로 표를 예매하게 되었고, 그때부터 색다른 소도시 여행이 시작되었다.
저자는 아무도 찾지 않은 소도시를 구석구석 둘러보며 유럽의 진짜 매력을 느끼게 되었다. 단순한 호기심으로 별다른 기대 없이 시작한 소도시 여행에서 그는 아름다운 풍경에 반하고, 깊은 역사에 흥미를 느끼며, 유럽의 새로운 면을 발견해냈기 때문이다. 흔한 여행지, 흔한 여행서가 아닌 아무도 가보지 않은 생소한 소도시 이야기를 담고 있어 유럽의 색다른 매력을 느끼고 싶은 사람들에게 신선함을 주는 특별한 여행서가 될 것이다.

 

 

정민기

- Song Book
어른이 만들고 어른이 부르는,
어른을 위한 동요

   어린 시절, 색칠놀이를 하던 컬러링북이 어른들에게 다시금 인기를 얻은 요즘, 비어있는 그림에 색칠을 하면서라도 머리를 비우고 마음을 비우고 싶을 만큼 우리 삶이 무언가 복잡하고 가득 차있는 게 아닐까?

 "어린 조카들과 놀며 기타 치며 어쩌다 보니 만든 동요인데 어른들에게 들려주니 좋아하길래 어른이 동요 같은 노래를 만들어 부르기 시작했다."는 정민기 자신의 말처럼 순수하고 편안한 마음으로 기타 한 대를 벗삼아 만들고, 또 부른 노래들이다.

음악 없이 가사를 읽는 것 만으로도, 글 없이 노래를 듣는 것 만으로도 머리도 마음도 비워지는 이 음악들을 만나보자. 색칠놀이를 하던 어린 시절, 그 아련한 미소가 지어질 지도 모를 일이다.

 

 

작은 것들의 신

l 문학동네 세계문학전집 135
  대개의 데뷔작이 그렇듯 『작은 것들의 신』도 아룬다티 로이의 삶을 투영한 반(半)자전적 소설이라 할 수 있다. 작품 속 등장인물 설정에서부터 이야기의 사회문화적 배경까지 상당 부분이 아룬다티 로이의 삶과 겹쳐진다. 아룬다티 로이는 『작은 것들의 신』에 대해 “이 소설은 나의 세상이며 내가 세상을 보는 방식이다. 또한 이 소설은 장소나 관습에 관한 것이 아니라 들과 땅과 공간에 관한 것이며, 어떤 특정한 사회에 관한 것이라기보다는 인간 본성에 관한 것이라 할 수 있다”고 밝혔다. 가라타니 고진은 소설이 아닌 에세이와 비평으로 방향을 튼 그녀의 행보에 대해 “로이는 문학을 버리고 사회활동을 선택한 것이 아니라, 오히려 문학을 정통으로 계승했다”고 말한 바 있다. 즉, 여성, 아이, 파괴되는 자연 등 지구상의 작고 연약한 존재들의 대변인으로 활동하는 아룬다티 로이의 인간과 세상에 대한 시선, 그리고 문학의 본질에 대한 정수가 이 작품에 담겨 있다.

 

 

기록되지 않은 노동

- 숨겨진 여성의 일 이야기
  가슴에서 우러나온 목소리들을 하나하나 옮겨 적으며 알게 되었다. 우리는 돈을 위해서 일하는 것이 아니라 다른 이에게 필요한 사람이 되기 위해서, 다른 사람을 만나기 위해서 일하고 있다는 것을. 누구나 자기 일이 다른 사람에게 도움이 되기를 꿈꾸고, 협력하고 싶어하며, 자신이 일에 쓰는 시간이 의미가 있기를 바라면서, 결국 함께 살아낼 수 있다는 것을 믿고 싶어한다. 그 외로운 자부심을, 사람다움을 남몰래 지키고 있는 자부심을 함께 지킬 수 있게, 그녀들을 노동자라고 부르고 그 목소리에 귀 기울여야 한다.

 _안미선, 「들어가는 글-일하는 여자들의 얼굴」 중에서

 

 

 

 

 

완벽하지 않은 것들에 대한 사랑

- 온전한 나를 위한 혜민 스님의 따뜻한 응원
  혜민 스님 4년 만의 신작에는 완벽하지 않은 것들로 가득한 나 자신과 가족, 친구, 동료, 나아가 이 세상을 향한 온전한 사랑의 메시지를 담고 있다. 우리 안에는 완벽하지 못한 부분들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부족한 부분을 따스하게 바라보는 자비한 시선도 함께 있음을 일깨우는 이번 작품은, 마치 엄마가 내 아이를 지켜보는 사랑의 눈빛으로 나 자신을 돌보고 내 본성을 깨치도록 도와준다. 구체적이면서도 쉬운 화법으로 SNS에서 250만 명이 넘는 네티즌들에게 보약 같은 삶의 조언을 나누는 혜민 스님. 이 책은 다른 사람 눈치만 보다 내면의 소리를 잊고 사는 현대인들, 서운한 감정이나 용서하기 힘든 사람 때문에 고통받는 이들, 좌절의 경험 후 용기와 치유가 필요한 사람, 진정한 내가 무엇인지 인간 본성을 깨닫고 싶어하는 이들 모두에게 겨울밤 따뜻한 등불 같은 길잡이가 되어줄 것이다.

 

 

용재총화

l 돌베개 우리고전 100선 22
  『용재총화』(慵齋叢話)는 조선 초기의 문신 성현(成俔, 1439~1504)이 쓴 수필집이다. 총 10권, 237개의 이야기가 실려 있는데, 이 땅의 역사와 풍속, 역사적 인물과 당대 인물의 일화, 시화(詩話), 속담은 물론 제도와 문화, 풍속, 국외 사정에 이르기까지 광범위한 내용이 기록되어 있다. 이 책은 성현이 죽기 전 마지막으로 저술한 책으로, 그의 평생의 견문과 지식이 모두 담겨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8)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

그저께 주문한 책들이 오늘 도착했습니다. 드디어 윤동주 시집 초판본을 제 손에 쥐었습니다!

차례차례 어린왕자, 진달래꽃, 라쇼몽도 사려고 해요. 뒤늦게 알았거든요.:)

도착한 책들 이미지 찍어 올려야 하는데, 잠시 패스합니다. 게으른 사람이라 리뷰도 엄청 밀렸습니다. (;) 독서를 완료하면, 기록 남기기보다 다른 책을 먼저 집어 들거나 소설 쓰기 바쁜 듯합니다. 저한테만 시간이 빠른 걸까요.<-

다음 주 또 책을 주문하면, 당분간 쫄쫄 굶을 거 같지만, 그래도 책이 좋다는 거/

 

 

 

 

 

시튼의 동물 이야기 한정판 세트 - 전9권

l 시튼의 동물 이야기 
“지구는 사람만이 사는 별이 아니다.
자연은 사람이 없어도 존재할 수 있지만
 사람은 자연이 없다면 살아갈 수 없다."
-어니스트 톰슨 시튼

 

 

 

 

 

 

장자


제자백가를 대표하는 고전이자, 유가와 더불어 중국 전통 사상의 양대 산맥을 이루는 도가의 중심 텍스트인 《장자》는 그 행간이 넓고 깊어서 읽는 이로 하여금 창조적 읽기를 가능케 하기에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수많은 문인들을 매혹해온 글이다. 당나라 현종은 장자에게 ‘남화진인(南華眞人, 남방의 아름답고 천진스러운 사람)’이라는 아름다운 이름을 붙여줄 정도로 《장자》를 아꼈고, 조선 후기의 박세당은 사문난적으로 몰리면서도 《남화경주해산보》라는 《장자》 주해서를 집필했다. 프랑스 철학자 라캉은 중국인 선생과 3년간 《장자》를 완독한 후 “난 이제부터 뭘 하지?” 했을 정도로 그 매력에 푹 빠졌었다. 또한 톨스토이와 하이데거, 융, 부버 같은 서구의 여러 인문학자들은 손수 《장자》를 번역하려 시도하며 지대한 관심을 보인 바 있다.
이토록 매력적인 텍스트임에도 그 저자로 알려진 장자에 대해서는 거의 알려진 바가 없다. 사마천의 《사기》와 《장자》에 나오는 짧은 언급으로 추정해보면 그는 기원전 4세기경 전국 시대에 초야에 은둔하며 소박하게 살다 간 인물이다. 초나라 재상 자리를 제안받기도 했지만, 비단에 싸인 죽은 껍데기가 되느니 진흙 속에서라도 자유롭게 헤엄치는 거북이 되겠노라며 물리쳤다고 전해진다. 그럼에도 그는 자신만의 독특한 필법으로 세상을 향해 발언하길 멈추지 않았고, 때로는 전쟁과 살육을 탐하는 권력자들에게 목숨을 걸고 찾아가 직언을 하기도 했으며, 권력에 복무하느라 불쌍한 사람들을 지식이라는 무기로 한 번 더 죽이는 당대 지식인들을 비판하였다.

 

 

 

스튜디오 지브리 입체건축전 도록

“ 부분을 보면 전체가 보인다.”

스튜디오 지브리는 1985년 창립 이후, 수많은 애니메이션 작품을 발표해 왔습니다. 작품에는 수많은 건축물이 등장합니다. 금번 전시회에서는 출발점이 된 [바람계곡의 나우시카]에서 최신작인 [추억의 마니]까지, 작품에 등장하는 건축물 배경그림과 그림판, 미술설정 등의 제작 자료를 공개함으로써 대표적인 건축물을 입체적으로 표현함과 동시에, 설계의 근원을 알아보고자 함입니다.
건물의 매력은 과연 무엇일까요? 건물이 가지고 있는 수많은 매력 중 하나는 인간과의 접점이라 생각합니다. 건물은 인간의 생활에 빼놓을 수 없는 존재입니다. 그런데 최신 건물은 본래의 매력에서 멀어지고, 인간과 아득한 거리마저 있는 것처럼 여겨집니다. 늘 가장 가까이 있기에 간과하는 것 중 하나로, 자칫하면 잊기 쉬운 것이기도 합니다.
한편 스튜디오 지브리는 지금까지 애니메이션이라는 가상의 세계 속에서 수많은 건축물을 만들어 왔습니다. 목욕탕을 비롯해 카르티에라탱, 하울의 움직이는 성, 만복사, 구초키 빵집, 사쓰키와 메이의 집, 라퓨타 성 등 매 작품마다 이야기 속 특징이 되는 개성적인 건축물을 디자인해 온 것입니다. 그 매력은 애니메이션 세계에만 머무르지 않고 기억 속에 깊이 남아, 마치 어딘가에 실제로 존재할 것 같은 상상을 주곤 합니다.
영화, 그 중에서 특히 애니메이션은 화면 속에 모든 세계를 그려내야 합니다. 바꿔 말하면 이것은 이상(理想)을 비추는 장치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 중에는 공상으로 만들어낸 건축물이 있습니다. 하지만 단순한 공상과는 다릅니다. 현실 세계를 주의 깊게 관찰한 다음 등장인물의 생활과 시대를 충분히 검증해 디자인하게 됩니다. 따라서 등장인물과 깊은 관계가 형성 되며 영화 속 건축물의 매력 또한 한층 돋보이게 되는 것입니다.
우리가 사는 현실세계도 마찬가지입니다. 사람들은 모두 수많은 문화와 환경에 맞춰 지은 건물 안에서 생활하고 있습니다.
금번 전시회의 작품을 계기로 인간과 밀접한 관계가 있는 건물의 매력을 충분히 느낄 수 있기 바랍니다.
-스튜디오 지브리-

 

 

 

오에 겐자부로 - 사육 외 22편

l 현대문학 세계문학 단편선 21

“아직도 내 소설에 의미가 있는 것일까?”
시대를 살아가는 작가의 윤리적 자세를 끊임없이 자문하며 개인적인 체험을 녹여 낸 소설에서 핵 시대의 지구와 우주의 관계를 그린 미래 소설까지 다양한 스펙트럼의 작품을 보여 준 세계문학의 거장. 전후戰後 일본 문학을 대표하는 문인이자 1994년 노벨문학상 수상자인 오에 겐자부로가 60년 가까운 작가 생활 동안 발표했던 모든 단편소설 중에서 직접 스물세 편을 가려 뽑아 고쳐 쓴 『오에 겐자부로 자선단편大江健三郞自選短編』(2014)이 현대문학의 「세계문학 단편선」 스물한 번째 권으로 출간되었다. 2011년 3월 11일 동일본 대지진과 후쿠시마 원자력 발전소 사고 직후 집필에 들어갔던 『만년양식집』(2013)을 마무리 지으면서 이로써 소설 창작을 마감한다고 선언한 오에는 “나는 어떤 소설가이고, 어떤 시대를 표현해 왔는가”라는 물음을 던지며 우선 자신의 모든 단편소설을 객관적인 시선으로 다시 읽기 시작했다. 그리고 곧장 『오에 겐자부로 자선단편』을 엮는 일에 착수했는데, 그는 스스로 이 책에 ‘정본定本’이라는 위상을 지웠다. 성性, 정치, 기도, 용서, 구원 등 오에 문학의 주제가 응집된 한 권으로, 그의 평생의 궤적이 뚜렷하게 드러난 기념비적인 선집이다.

 

 

 

퀸 수사국

l 엘러리 퀸 컬렉션 Ellery Queen Collection 
《퀸 수사국》은 1950년대 초반, 주간지 《디스 위크(This week)》 등에 실었던 단편들을 엮어 1955년 발표한 것으로, 시기상 엘러리 퀸의 절정기인 ‘3기’에 해당하는 작품이다. 오래전부터 《Q.B.I.》라는 약칭으로 국내 엘러리 퀸 마니아들 입에 오르내렸던 걸작임에도 그동안 정식 번역이 이루어지지 않아 많은 독자들로부터 출간 요청을 받았던 작품이기도 하다. 날카로운 추리로 사건을 해결해나가면서도 종종 빈틈을 보이며 약한 면을 드러내기도 하는 엘러리의 모습은 독자와의 두뇌 게임에 그치지 않고 인간 심리와 본성을 파고드는 3기의 특징들을 그대로 보여준다. 여기에 엘러리와 퀸 경감 부자의 티격태격하는 모습, 장편에서는 찾아보기 어려웠던 가벼운 유머가 더해져, 범죄와 시체와 미스터리의 홍수 속에서도 왠지 모를 유쾌함과 여유를 느끼게 해준다.

 

 

 

시선의 문학사


이 책은 완결된 문학사라기보다는 ‘문학사론’의 성격에 가까워졌다. 변명의 여지없이 저자 능력의 한계 때문이다. 다른 방식으로 말한다면, 문학사의 불가능성과 마주할 때 이제 모든 문학사는 ‘문학사에 대한 문학사’ ‘문학사론으로서의 문학사’이다. 문학사는 문학사에 대한 비판으로서만 가능하다는 것이, 이 책의 작은 실천적인 결론이다. 이 책이 탐구하려 한 것은 한국 문학사 안의 ‘문학 주체들’이나, 그 과정에서 ‘문학사적 주체’의 잠재성이라는 문제에 다다랐다. 이 책은 저자 개인에 의해서 계속 비판적으로 ‘보충’되어야 하며, 다른 연구자들의 비판의 대상이 되는 한에서만 문학사로서의 의미가 실현될 것이다. 이런 과정은 ‘올바른 하나의 역사’를 주장하는, ‘역사’라는 이름의 권력, 역사의 의미를 고착화하려는 권력과의 싸움이다. ‘단 하나의 역사’는 존재하지 않으며, 다만 미지와 미완의 ‘역사성’, 지금 여기에서 신체를 진동시키는 역사의 감각에 대해 쓸 수 있을 뿐이다. 역사에 대한 정의 내리기는 언제나 저 미세한 시간, 저 무한의 시간 앞에서 패배한다. 문학사적 주체는 역사의 이념이 실패하고 중단되는 그 지점에서 다른 문학사를 통과할 수 있다_「책을 엮으며」에서

 

 

Serenity - Codex Atlanticus


오스트리아의 심포닉 메탈 밴드. 심포닉하며 드라마틱한 사운드로 특히 KAMELOT과 NIGHTWISH에게서 많은 영향을 받은 이들은, 장엄한 스케일과 클래시컬한 편곡으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Primal Fear - Rulebreaker


저먼 메탈의 진정한 계승자 PRIMAL FEAR의
 통산 11번째 작품이자 2016년 최신작 [Rulebreaker]!!

 ★ 오리지널 기타리스트였던 Tom Naumann의 복귀로 트리플 기타 편성(Magnus Karlsson, Alex Beyrodt)으로 새롭게 돌아온 PRIMAL FEAR!!
 ★ 여전히 건재한 Ralf Scheepers의 하이톤 보이스와 호쾌한 저먼 파워메탈 사운드를 전면에 내세우며 돌아왔다.
★ 10여분이 넘는 대곡 'We Walk Without Fear'를 비롯하여 첫 싱글로 커트되어 좋은 반응을 얻고 있는 'The End Is Near'등 총 11곡의 강력한 메탈 넘버들이 수록!
<음반 소개>

 

 

풍성한 삶을 위한 문학의 역사

l 결코 작지 않은 역사 1
이 책의 기조는 변화다. 그것이 인간 정신의 변화이든 문학을 담는 도구의 기술적 변화이든지 말이다. 물론 인간 정신의 변화는 인간 정신의 발전이라고 해도 무방할 테지만. 물론 이때에도 한 가지 명심해야 할 게 있다. 문학작품은 그 시대를 담는 그릇이라는 사실을.
문학은 때로 사회 변화를 수용하기도 하고 이끌어가기도 하면서 스스로도 변화해왔다. 한 번 더 강조하건대 “변화는 피할 수 없다”. 예언을 한다면 미래의 문학 세계에서 일어날 수 있는 가장 좋은 일은 문학을 만드는 이와 문학에 참여하는 이가 ‘함께함’으로써 질을 회복하는 일일 것이다. 즉 문학 덕분에 이러한 만남이 가능하고, 그 중심엔 우리의 정신이 놓여 있다. 그리하여 일이 잘 풀린다면 이러한 정신의 만남은 더 강력하고 더 친밀하며 더 적극적인 무엇이 될 것인데, 이 책이 바로 그 무엇을 이끄는 하나의 길잡이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산척, 조선의 사냥꾼

- 호랑이와 외적으로부터 백성을 구한 잊힌 영웅들
21세기를 사는 우리는 ‘호환’이라는 말이 그저 아이들을 겁주려고 지어낸 말쯤으로 생각하기 쉽다. 허나 조선시대에는 구한말까지도 호랑이는 일상적으로 출몰하여 백성뿐만 아니라, 도성 안의 왕과 위정자들까지 괴롭히는 ‘공공의 적 1호’였다.
그리고 그 호랑이를 잡던 호랑이 사냥꾼, ‘산척’이라 불리던 직업사냥꾼은 공식적으로 역사에 자주 등장하지는 않지만, 민생의 파수꾼으로, 또 임진왜란과 병자호란, 병인양요와 신미양요 때 전쟁의 영웅으로 크나큰 활약을 했다.
목궁으로 무장한 ‘산척’, 이후 조총으로 무기를 바꾼 ‘산행포수’, 이 전문사냥꾼은 어떠한 이들이었을까? 또, 그토록 큰 활약을 했던 이들은 어떻게 하여 우리 역사에서 사라지게 된 것일까? 도서출판 따비의 신간 《산척, 조선의 사냥꾼 ― 호랑이와 외적으로부터 백성을 구한 잊힌 영웅들》은 드라마나 영화 속에서 양반 사대부의 정치투쟁과 화려한 한양 거리를 오가는 청춘들을 묘사하느라 잊힌 조선의 진면목, 도성 안에서도 호환에 떨어야 했던 민생과 그 민생을 수호했던 사냥꾼들 이야기를 담고 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6)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 요 며칠 사이 좋아하는 분들이 돌아가셨다는 뉴스를 자꾸 접해 우울합니다.T_T 책과 음악, 가족&친구들과 보내는 시간으로 위안을 받으려 합니다. 서재 친구들도 함께 해요.

저는 원래 에세이를 즐겨 읽지 않았습니다. 어쩌다 문득 훑어보는 정도로 그쳤습니다. 그러다, 최근에 오지은 산문집 「익숙한 새벽 세 시

」, 11인의 작가가 참여한 「작가와 고양이

」를 독서 완료하고, 이젠 에세이도 종종 찾으려 합니다. 그래서 이번에 에세이 신간을 많이 담았습니다.:) 책의 위안을 얻으러 갑니다. 그리고 연재 글도 띄엄띄엄 이어 쓸 수 있도록 아자! 외칩니다.

그럼, 서재 친구들. 남은 시간도 편히 보내세요.

 

 

 

 

 

 

 

다마세누 몬테이루의 잃어버린 머리

l 문학동네 세계문학전집 134
타부키의 작품 세계는 몽환적이고 환상적이다. 그러나 타부키를 허구만 좇는 작가로 오해해서는 안 된다. 그가 만들어내는 환상은 단순한 허구가 아니기 때문이다. 작품 속의 꿈은 현실과 맞닿아 있으며 작품 속 세계는 현실의 부조리함을 그대로 품고 있다. 그의 작품은 대부분 환상 구조를 빌려 현실의 구조적인 문제점을 신랄하게 지적한다. 그런 타부키가 드물게 환상을 빌리지 않고 직접적으로 독재 정권과 부패한 사회를 비판한 작품 중 하나가 바로 『다마세누 몬테이루의 잃어버린 머리』다.


 

 

 

 

 

천국의 문

- 2016년 제40회 이상문학상 작품집
<천국의 문>은 한국의 현대사회가 안고 있는 노인과 병과 죽음 그리고 가족공동체의 해체 등, 여러 겹의 문제들을 한데 응축시켜 놓고 그 현재와 미래를 응시한 듯합니다. 짧은 이야기의 시간 속에서 다루어지는 디테일한 묘사, 과거와 현재를 오가는 시간의 능란한 구사, 현대적 죽음 자체를 특이한 시각으로 해석하는 점 등은 이 소설이 성취하고 있는 서사 미학의 탄탄한 기반이라 할 수 있을 것입니다. 특히 이 작가가 주목하고 있는 부성父性 부재의 현실과 가족공동체의 해체 문제는 이 소설의 결말에서 패러디의 방식을 통해 놀라운 반전反轉을 보여줍니다.
―대상 수상작 선정 이유 중에서


 

 

 

러브 레플리카

윤이형은 그의 첫 소설집 『셋을 위한 왈츠』의 ‘작가의 말’에서 이렇게 말한 바 있다. “나보다 열심히 살지만 자꾸만 외롭고 자꾸만 행복하지 않은 당신들을 위한 이야기를 언젠가는 쓰고 싶다.” 그래서일까. 남겨진 그 의문들은 현실을 살아가는 우리가 때때로 느끼는 의아함과도 닮아 있다. 그렇다면 이 소설집에서 감지되는 그 기이한 온기는, 아무리 애를 써도 이 세계에는 ‘가망이 없다’는 것을 받아들일 수밖에 없는 인간 존재를 바라보는 윤이형의 시선이 품고 있는 온도와 일치하는 것이리라. 그것은 오후의 강한 햇빛의 온도도 아니고, 반대로 한밤의 싸늘한 온도도 아니다. 저녁 무렵, 주변이 어두워지면서부터 슬슬 빛을 내기 시작하는 거리의 네온사인 만큼의 온기다. 그 세련되고 은은한 불빛과 윤이형 소설은 닮아 있다. 이것이 첫 소설집을 출간할 때부터 작가가 그려왔던 또하나의 윤이형 소설세계인지도 모른다.


 
미코의 보물상자


《미코의 보물상자》에 흩뿌려진 미코의 이야기에 공감한 사람이라면 저마다의 마음속에 여전히 살아 있는 추억의 물건들과 기억들을 하나씩 꺼내보게 될 것이다. 그리고 깨달을 것이다. 그때는 미처 몰랐지만, 돌아갈 수 없는 과거에도 행복한 순간이 있었다는 것을……. 살아 있는 바로 지금이 인생에서 가장 빛나고 행복한 순간이었다는 것을…….
“똑같은 잡동사니인데 쓰레기로 보이는 사람도 있고 보물로 보이는 사람도 있다면, 이왕이면 보물로 보이는 눈을 가지는 편이 좋잖아요. 그러면 더 행복해질 수 있대요.”
하찮은 물건을 발견했을 때 마음이 즐거워진다면 그것은 미코에게 보물이었다. 어쩌면 그런 마음가짐 때문에 미코가 파란만장한 삶을 견딜 수 있었는지도 모른다.


 

오른손이 아픈 날

l 문학과지성 시인선 476
김광규의 시는 일상성 속에 도사린 삶의 허망함과 인간의 왜소함을 변형 없이 그대로 보여주면서, 평범한 것을 통해 심오한 의미를 드러내고 비범한 진술을 통해 일상의 진실을 드러내는 교묘한 전위의 구조를 형성한다. 시인은 여유 있는 시선으로 대상을 섬세하게 관찰하여 인간과 인간, 인간과 자연이 융합된 유기적 공감을 이끌어냄으로써 죽음이라는 미지의 세계조차 두려움 없이 맞이하고 있다._이숭원(문학평론가)


 

 

 

 

 

 

 

우리는 누구나 정말로 어찌할 바를 모르고 있다


어슐러 르 귄은 이 소설에 대해 “특이하고 미국에만 있을 법한 가족이지만, 서로 몹시 사랑하면서도 심한 상처를 주는 전 세계 모든 가족의 이야기”라고 말했다. 어느 가족의 상처와 아픔을 마치 비밀 이야기를 전하듯 조심스럽게 펼치다가 어느새 걷잡을 수 없는 감동의 소용돌이에 빠져들게 하는 이 소설은 서로 사랑하면서도 심한 상처를 주고 마는 우리들의 가족을, 그리고 그 상처를 내면에 지닌 채 외롭고 공허한 마음으로 살아가는 우리 자신의 모습을 거울처럼 환히 비추고 있다.

 

 

 

 

 

닥터 글라스

l 아티초크 픽션 1
수전 손택은 ≪닥터 글라스≫를 “북유럽 문학의 걸작”이라고 칭송했고, 발자크의 ≪외제니 그랑데≫와 헨리 제임스의 ≪워싱턴 스퀘어≫의 전통에 부합하는 훌륭한 소설이라고 평했다. 또한 마거릿 애트우드는 “한 개인의 심리를 세련되면서도 힘차고 조밀하게 살피는 소설“이며 ”현재에도 신선하고 생생하고 놀라운 책”이라고 평가했다.

 

 

 

 

 

 

 

 

 

 

우리의 대화는 이런 것입니다

l 문학동네 시인선 80
박시하 시인의 이번 시집은 흰 돌과 검은 돌을 마주한 바둑판을 사이에 둔 너와 나, 다시 말해 삶과 죽음의 표방으로 크게 비유할 수 있을 듯하다. 이는 다시 말해 시의 근원을 자문자답하는 과정이라 말할 수도 있겠다. 그래서인지 고함보다는 침묵이, 입보다는 귀의 입장에서 읽히는 시로 보이는데, 애써 참아보려 하지만 정독하고 났을 때 남는 ‘슬픔’이라는 단어가 참 절절히도 만져진다. 눈물은 주지 않고 눈물이 떨어졌다 말아버린 페이지만을 우리에게 읽게 하는 배려, 그 감춤은 박시하 시가 주는 미덕 가운데 으뜸인데 도통 엄살을 모르고 도통 수다를 모르는 그녀의 시에서 우리가 발견하는 건 가볍고 무심한 깃털 한 개다. 그러나 그 가뿐한 무게가 내 호주머니 속에 들어오는 사이 우리는 각자의 시심 안에서 크게 부푸는 새의 한살이를 스스로 겪어내는 경험을 감내하게 될 것이다. 안의 소요는 오래 묵직할 것이다.

 

 

 

 

나는 커서

l 문학동네 시인선 81
김현서 시인은 좀처럼 오버하지 않는다. 그럼에도 차분하게 발산한다. 재봉틀로 하는 박음질처럼 그 촘촘한 시의 긴장이 비교적 같은 사이즈를 자랑하는데 그 가운데 리드미컬한 소리의 동요가 우리를 발장단 맞추게 하고 손뼉도 치게 한다. 오랜 숙달로 이뤄지는 다듬잇방망이소리를 상상해본다면 이 시집과 참 어울리는 배경 음악이라 하겠다.

 

 

 

 

 

 

 

 

 

 

우리집 테라스에 펭귄이 산다

- 마젤란펭귄과 철부지 교사의 우연한 동거
하얀 넥타이에 검은색 연미복, 새까맣고 반짝이는 눈동자, 실룩거리는 두툼한 엉덩이, 뒤뚱뒤뚱 걷는 짧은 다리, 호기심 어린 얼굴을 가진 ‘후안(Juan)’은 키가 어른 무릎 높이만한 마젤란펭귄이다. 톰의 집 테라스에 사는 후안은 학교 제일의 스타다. 녹조 낀 수영장에서 함께 수영하고 아이들과 계단 빨리 내려가기 시합을 하거나, 럭비팀의 마스코트가 되어 응원도 하면서 아이들은 후안의 열렬한 팬이 된다. 학교 선생님들의 귀여운 술친구가 되고, 세탁실 아주머니의 든든한 지원자도 되어준다. 또한 근심에 쌓인 사람에게는 이야기를 묵묵히 들어주는 뛰어난 고민상담가다. 학교에서 주목받지 못하던 한 소년의 수영 코치가 되어 그의 삶에 큰 변화를 선사하기도 한다.

 

 

 

 

세컨드핸드 타임

- 호모 소비에티쿠스의 최후
『세컨드핸드 타임』은 알렉시예비치의 작품 중에서 가장 심각한 작업이자 매우 오랜 기간에 걸쳐 완성된 작품이다. 소비에트 연방의 몰락을 전후로 다양한 관점을 가진 목격자들의 기억에 남아 있는 1990년대를 증언해줄 사람들을 찾아 나선 작가는 1,000여 명이 넘는 사람들을 인터뷰했다. 공산당 간부부터 반대세력의 부인에 이르기까지 여러 음역대의 인물을 내세운다. 그녀가 만난 사람들은 평범한 일반인, 장군, 공무원, 은퇴자 등 다양하다. 전쟁의 노병, 브레스트의 수비대원, 기차 아래 몸을 던진 사람, 아흐로메예프의 육군 대장, 자살한 사람, 교사, 시장에서 장사를 해야만 하는 연구원, 소련의 난민들……. 이들은 모두 소비에트 왕국의 파편들이자 희생자, 잔인한 학살자, 참여자이자 증인, 여론 선동가, 거대한 신화의 안에서 살아간 자들이다. 소비에트 시대, 페레스트로이카 등 교체와 변화의 시대를 살아간 그들의 실망과 상실감 그리고 위대한 국가를 위한 사상의 부활을 바라는 목소리를 통해 진정한 인간으로서의 삶에 대한 깨달음을 얻을 수 있다.

 

 

 

마음에 바람이 부는 날엔, 현대 미술

- 현대 미술을 만나는 가장 유쾌한 방법, 싱글녀의 오춘기 그림토크
이 책은 철저한 현실인과 꿈꾸는 여자 사이에 아슬아슬한 줄타기를 하면서 나다움을 지키고픈 오춘기 여자를 위한 현대 미술 에세이다. 도시 생활자라면 누구나 공감할 만한 저자의 웃픈 고백들은 작품과 유쾌하게 어우러져, 현대 미술을 처음 접하는 이들도 어렵지 않게 접근할 수 있다. 현대 미술 입문자에게 그야말로 안성맞춤일 책이다. 머리카락 한 올로 한 사람의 삶을 표현하기도 하고, 깨진 도자기들이 모여 명품으로 재탄생되는 ‘현대미술의 극적인 감동’은 오늘도 복잡다단한 도시를 살아가는 이들의 마음을 더욱 크게 울려줄 것이다.

 

 

 

 

 

 

0 이하의 날들


글을 쓰기 시작하며 0과 1 사이 어디쯤에서 부유해온 작가는, 그의 소설처럼 기존 질서를 거부하며 이해할 수 없는 삶의 양상을 비스듬히 바라본다. 환멸을 탐구하는 작가 김사과. 그가 써내려간 이 기록은 지금 이 시대에 대한 이야기이자, 더이상 나아갈 곳이 없는 막막하고 위태로운 우리 세대에 대한 이야기이다. 그리고 이것은 하나의 커다란 불안에 대한 이야기이기도 하다.

 

 

 

 

 

 

 

그래서 우리는 계속 읽는다

- F. 스콧 피츠제럴드와 <위대한 개츠비>, 그리고 고전을 읽는 새로운 방법
모린 코리건의 말에 따르면, 《위대한 개츠비》는 매우 드물게도 플롯이나 캐릭터가 아니라 ‘목소리’가 이끄는 소설이다. 독자들은 작중 인물인 닉 캐러웨이가 과거를 회상하는 독백을 통해 2년 전 여름에 있었던 일을 ‘듣는다’. 이를 위해 피츠제럴드는 미국의 일상적인 표현들을 살리면서도 시적이고 압축적인 문체를 만들어냈다.

 

 

 

 

 

 

 

그렇다면, 참 좋겠다


그녀의 글은 한편의 라디오를 닮았다. 심야 DJ답게 속삭이듯 들려주는 글들은 마치 라디오에서 흘러나오는 우리네 사연과 비슷하므로.때로는 슬프고,때로는 달달 하지만 또 때로는 아프기도 해서 공감이 가는 딱 우리들의 이야기.이제 막 서른살인 그녀가 전하는 희로애락 글들에는 우리의 삶이 그대로 투영된다.

 

 

 

 

 

 

 

 

몸은 기억한다

- 트라우마가 남긴 흔적들
트라우마는 이렇게 어떤 행동으로 나타나는 데 그치지 않는다. 트라우마 장애를 안고 있는 이들을 정말 힘들게 하는 건 그들이 상처 입은 과거 속에 묶여 현재를 살지 못한다는 것이다. 뇌는 위급한 상황이 되면 신체를 방어 모드로 전환시켜 비상 체제로 돌입하는데, 트라우마 장애가 생기면 24시간 비상 체제를 유지하려 한다. 그 사건에서 벗어나지 못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계속 그 상태로 살 수는 없기에 우리 몸은 비상 체제 돌입 시 방어하게 만드는 뇌 부분의 기능을 멈추게 한다. 그래서 진짜 위험한 일이 생겨도 제대로 대처하지 못하게 되거나 엉뚱한 것에 반응해 방어모드로 전환해 버린다. 뇌의 변화는 그뿐만이 아니다. 감정을 제대로 느끼지 못하게 되고, 그렇기에 타인의 감정에 공감하지 못하게 된다. 이것은 인간관계에도 영향을 준다. 연인이나 가족, 공동체 안에서 교감하거나 어울리지 못하는 문제가 생기는 것이다.

 

 

작가의 책

- 작가 55인의 은밀한 독서 편력
작가들이 독서를 통해 받은 지적인 충격과 영감은 결국 그들의 독특한 관심과 창작론의 바탕이 된다는 사실을 『작가의 책』은 보여준다. 이창래는 “절망적일 정도로 소외되어 있지만 늘 게임의 규칙을 이해하고 싶은 갈망에 사로잡힌 인물”을 선호한다. 주노 디아스는 “고통을 사랑하거나 완벽이라는 유혹에 이끌리는 단편 작가야말로 최고의 작가이며 반대로 장편의 매력은 절대로 완벽한 작품을 쓸 수 없다는 것”이라고 단언한다. 마이클 코널리는 “가장 빨리 쓴 책이 가장 좋은 책”이라며 글쓰기의 탄력성을 옹호하고, 댄 브라운은 좋은 스릴러의 요건으로 “이야기의 핵심을 자극하는 윤리적인 논쟁이나 도덕적 딜레마의 포함”을 거론한다. 인간의 어두운 내면을 파고드는 작가인 조이스 캐럴 오츠는 자신의 모든 작품에 “한 방울의 유머”를 몰래 심어놓으려고 노력한다며 창작 지론을 밝힌다.

 

 

김광석 우리 삶의 노래

- 철학자 김용석의 '김광석과 함께 철학하기'
문화철학자 김용석이 대중가수 김광석의 예술과 삶을 인문학의 시선으로 해석하며 철학적·예술적·문화적 가치를 드러내는 책이다. 저자는 ‘김광석’의 노래를 들으면서 김광석이 우리에게 남긴 철학적 주제들을 발견한다. 그것은 우리 각자의 일상적 삶 속에도 깊이 배어 있고, 수시로 꿈틀거리며, 때론 거칠게 생동하는 것들이다.

 

 

 

 

 

 

 

오래된 생각과의 대화

- 내 영혼에 조용한 기쁨을 선사해준
내 영혼에 조용한 기쁨을 선사해준 ‘성숙’을 위한 고전 읽기. 쇼펜하우어의 ‘고독’을 시작으로, 밀의 ‘자유’, 몽테뉴의 ‘자아’, 프롬의 ‘홀로서기’, 칸트의 ‘결혼’, 헤겔의 ‘가족’, 플라톤의 ‘우정’, 루소의 ‘숙명’, 키케로의 ‘늙음’, 하이데거의 ‘죽음’ 등 25개 삶의 문제에 대해 성찰한다. 자아, 사랑, 관계, 삶이라는 4개의 장으로 구성된 책은 세상의 속도에 떠밀리지 않고 삶의 무게에 짓눌리지 않는, 자유롭고 성숙한 삶의 비결을 가르쳐준다.


 

 

 

 

 

 

거품예찬

- 넘쳐야 흐른다
지구의 그 어떤 생물도 미래 환경을 정확하게 예측하고 거기에 알맞게 적응할 수 있도록 맞춤 번식을 하지 않는다. 누구는 많이 낳고 누구는 적게 낳는다. 그러면 자연선택이라는 메커니즘이 나타나 누구의 전략이 성공했는지 판결을 내린다. 진화는 그래서 언제나 결과론적이다. 낭비로 보이는 ‘거품’이야말로 살아남기 위한 가장 효율적인 전략인 셈이다. 따지고 보면 우리 삶도 마찬가지다. 미리 예측하고 앞뒤 균형을 맞추려 부단히 노력하지만 제대로 성공해본 적은 거의 없다.
넘쳐야 흐른다. 애써 틀어막지 않으면 거품은 언제나 일기 마련이고 그런 거품 사이로 삶은 반드시 흘러넘치게 되어 있다. 그렇지 않으면 그건 필경 죽은 시스템일 것이다. 우리 삶을 충만하게 하기 위한 과정에서 안타깝게도 많은 것이 시들고 사라지지만, 넘쳐야 고여 썩지 않고 흐르는 법이다.

 

 

뉴턴의 시계

- 과학혁명과 근대의 탄생
《뉴욕타임스》 선정 베스트셀러 작가이자 에드거상 수상자인 저자 에드워드 돌닉은 흥미로운 주제와 살아 있는 문장으로 평단과 독자들의 호평을 받아왔다. 과학혁명의 태동과 그 후폭풍이 세상을 뒤흔들던 시대를 소설처럼 영화처럼 풀어내는 동시에 과학혁명의 주요 사상을 그림 자료와 함께 쉽고 상세하게 풀어내 《뉴턴의 시계》는, 빌 브라이슨의 《거의 모든 것의 역사》처럼 자유롭고 재미있는 과학이야기를, 리처드 홈스의 《경이의 시대》처럼 과학이 진화해온 역사에 대한 깊이 있는 탐구를 한 권에 담아내고 있다.

 

 

 

 

 

 

우주의 여행자

- 소행성과 혜성, 지구와의 조우《우주의 여행자》는 소행성과 혜성에 대한 역사적 사실부터 최신 연구결과까지 두루 다루고 있는 ‘소천체 정보의 결정판’이다. 19세기까지는 ‘우주에서 날아온 돌’이라는 개념이 일반적이지 않았고, 1990년대에도 근지구천체의 전체 규모에 대해 아는 게 전혀 없었다. 충돌에 관한 지식이 기록으로 남기 시작한 것도 불과 얼마 되지 않는다. 저자가 이 책 머리말에서 최근까지 소행성과 혜성에 관한 자료를 모아봤자 팜플렛 정도밖에 안 될 거라고 말할 정도다. 이제는 소행성과 혜성, 근지구천체, 지구위협천체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관심이 높아져 다양한 연구조사가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우주의 여행자》는 그 내용을 담고 있다.

 

 

 

 

 

Lucia(심규선) With 에피톤 프로젝트 - 정규 1집 자기만의 방

[180g 컬러LP 한정반]
에피톤 프로젝트와의 공동작업으로 화제를 모았던 정규 1집. Lucia(심규선)의 매력적인 보컬 이외에도 숨겨진 송라이팅 능력을 여과 없이 보여준 앨범이다. 버지니아 울프의 동명의 작품에서 제목을 차용한 이 앨범은, 사람들은 저마다 실체나 가상, 그 어떤 형식으로든 자기만의 방을 갖고 있다는 생각에서 출발한다. 강하고 흔들림 없지만 때로는 한없이 부드러운 어조로 상처를 어루만지는 듯한 버지니아 울프의 생각과 문체가 닮아있는 이 앨범은, Lucia(심규선)의 총체적인 감정의 파장과, 온기로 아스라이 스며든 따스함으로 생명력을 얻었다.

 

 

Lucia(심규선) - Decalcomanie

[EP][180g 컬러LP 한정반]
에피톤 프로젝트의 힘을 얻어 발표한 <자기만의 방>에서 빚어낸 땅, 그 땅에서 오롯이 자신의 힘으로 일궈낸 첫 EP <Décalcomanie>. 이 두 앨범을 통해 그녀는 드디어 '자기만의 방'을 찾아, 음악과 자신을 서로 합쳐 아름다운 앨범의 '데칼코마니'를 완성했다. Lucia(심규선)는 비로소 홀로 일어서 땅에서 열매를 맺는 법을 터득했고, 그 터전을 비옥하게 가꾸어 <꽃그늘>, <Light & Shade chapter.1>, <Light & Shade chapter.2>의 앨범이라는 주옥 같은 작품을 수확해낼 수 있었다.

 

 

데드버튼즈(Dead Buttons) - 1집

Some Kind Of Youth [디지팩]
사운드적으로는 로큰롤부터 펑크, 블루스, 컨트리, 스토너 메탈, 사이키델릭 록, 개러지, 팝, 심지어 어쿠스틱까지 가리지 않고 다양한 시도를 했다. 하지만 데드버튼즈는 기본적으로 젊은 로큰롤 밴드다. 이들이 가진 애티튜드와 공연할 때 모습을 보면 그렇다.
앨범엔 개인적인 사건에서 비롯된 분노와 우울을 표현한 곡들이 있는가하면, 16살 때부터 22살까지의 젊은 날을 기록한 "16-22", 나아가 모든 청년세대의 좌절과 무기력함을 대변하는 듯한 "Useless Generation(쓸모없는 세대)"이라는 곡도 있다. "어떤 젊음"이라는 제목의 1집 [Some Kind Of Youth]는 특정한 젊음을 넘어 모든 젊음을 드러내는 자화상이 된다. 자화상이 못돼도 좋다. 이 말을 하고 싶었을 뿐이다. "우리 같은 젊음도 있다." 더 나아가, "우리 같은 사람도 있다."

 

 

아틀라스 중앙유라시아사

l 아틀라스 역사 시리즈 5
하나의 테마가 두 페이지에
 이 책은 ‘인구어족의 이동’부터 ‘러시아의 중앙아시아 점령’까지 총 96개 테마로 구성되어 있고, 각 테마는 두 쪽의 펼친 페이지에 담겨 있다. 본문 내용과 함께 해당 주제를 일목요연하게 설명하기 위한 지도, 계보도, 도판이 배치되어 있다. 각 테마의 왼쪽 첫머리에 배치된 연표는 독자가 현재 읽고 있는 내용이 어느 시기에 해당하는지를 알려주는 좌표 역할을 한다.
본문의 내용을 지도에 압축적으로 표현해 시간에 갇혀 있는 역사 이해의 폭을 공간으로 넓히는 것이 『아틀라스 중앙유라시아사』의 핵심이다. 저자는 이 책에 나오는 거의 모든 지도를 직접 제작했다. 우선 경도와 위도를 따진 뒤 고대부터 근대에 이르기까지 중앙유라시아 역사에 등장하는 주요 지명을 일일이 지도 제작 프로그램에 입력했다. 그런 다음 철저한 사료 해석과 지리 고증을 바탕으로 역사적 사건과 그 전개, 영역 등을 지도로 구현했다. 이 책에 나오는 지도는 물론 지도 일러스트레이션 전문가의 손을 거쳐 시각화되었지만, 그 내용은 모두 저자 김호동의 해석과 고증을 따른 것이다.

 

 

장영실

- 조선 최고의 과학자
“안숭선에게 명하여 영의정 황희와 좌의정 맹사성에게 의논하기를, “행사직 장영실은 그 아비가 본래 원나라의 소주·항주 사람이고, 어미는 기생이었는데, 공교한 솜씨가 보통 사람에 뛰어나므로 태종께서 보호하시었고, 나도 역시 이를 아낀다. -1433년(세종 15년) 9월 16일《세종실록》” 조선왕조실록은 장영실을 이렇게 기록하고 있다. 비록 노비로 태어난 인물일지언정 그는 세종에게 최고의 과학자요, 더할 나위 없이 훌륭한 신하였다. 더불어 오늘날까지도 많은 이에게 귀감이 되는 인물임에 틀림없다. 그렇다면 장영실은 어떻게 조선 최고의 과학자가 됐을까? 그의 업적을 중심으로 살펴보되, 철저하게 사료를 중심으로 그의 일대기를 되짚어보려 한다. 이 책은 조선 최고의 과학 선현으로 기억하고 있는 장영실을 대중의 눈높이에 맞게 해설하는 최초의 안내서다.

 

수운잡방

l 한국국학진흥원 교양총서 전통의 재발견 7

 

 

 

 

 

 

 

 

 

 

 

 

드라큘라 1드라큘라 2

 l 더클래식 도네이션 세계문학 컬렉션 94

l 더클래식 도네이션 세계문학 컬렉션 95

 


브램 스토커의 《드라큘라》는 흡혈귀 소설의 고전으로 현재까지도 수많은 변형을 거듭하며 소설과 영화, 만화 등으로 재탄생되고 있다. 작가 브램 스토커는 어린 시절 매우 병약한 아이여서 일곱 살까지는 침대에 누워서 지내야 했고, 당시 스토커의 어머니는 누워 있는 아들이 심심할까 봐 아일랜드의 온갖 전설과 귀신 이야기를 해주었는데 이것이 훗날 스토커가 《드라큘라》를 쓰는 자양분이 되었다. 애초에 이 책의 제목은 “불사귀(Undead)”였으나, 자료를 조사하던 중 왈라키아의 군주 블라드 드라큘 이야기를 접하고 깊은 인상을 받아 “드라큘라”라는 제목을 짓는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5)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 어제, 연재하던 소설 몇 줄을 끼적끼적 이어 썼습니다.(환호) 조금씩 천천히, 들러붙어 있는 ‘우울’이란 녀석을 저 멀리 내치려고 합니다. 그림도 그리고, 다른 소설 구상도 하고, 리뷰도 쓰자 도전하고, 여러 가지 덤벼야겠습니다. 서재 친구들도 모두 아자아자! 좋은 하루 보내세요.

이번 리스트에는 인문도서가 많습니다.:)

 

 

쾌락

l 을유세계문학전집 80
이탈리아 유미주의 문학의 기수 가브리엘레 단눈치오의 대표작 『쾌락』이 을유세계문학전집 80번째 작품으로 출간되었다. 이현경의 충실한 원전 완역으로 국내에 처음 소개되는 이 작품은 토마스 만, 제임스 조이스 등에 큰 영향을 준 탐미주의 문학의 백미다. 단눈치오는 『쾌락』과 『죄 없는 자(L’innocente)』, 『죽음의 승리(Il trionfo della morte)』 자신의 세 작품에 “장미소설”이라는 이름을 붙여 3부작임을 밝혔다.

단눈치오는 한 편의 드라마 같은 이 작품을 통해서 여전히 우리에게 유효한 질문을 던지고 있다. “복잡한 사랑의 열정과 관능적인 모험의 끝은 어디인가?” “진정한 사랑의 모습은 무엇인가?” 1889년 출간된 『쾌락』에는 단눈치오가 경험한 로마 사교계의 모습이 그대로 담겨 있다. 안드레아 스페렐리라는 ‘또 다른 자아’를 통해 자신의 야망과 모순, 이상과 예술적 취향을 묘사했다. 향락적이고 세기말적인 분위기의 로마를 계속 등장시키며 귀족 세계를 표현했다.

『쾌락』은 서사 구조나 표현 방식에서는 자연주의적인 방법을 택하고 있지만 미세한 심리 분석과 비밀스러운 감각들, 지식인의 복잡한 삶을 심도 있게 파헤치면서 자연주의의 경계를 벗어나, 오히려 데카당스하고 유미주의적인 분위기를 만들어 낸다. 특히 안드레아를 둘러싼 르네상스 시기의 예술 작품들을 묘사할 때 유미주의는 절정에 이른다. 다양한 문학 작품을 인용하고 라틴어, 프랑스어, 영어를 함께 사용함으로써 소설의 분위기를 한층 세련되게 만들어 19세기 말부터 많은 독자들을 매료시켰다. 그리고 수많은 비유와 은유로 안드레아의 심리를 한층 깊이 있게 표현하여 비난받아 마땅할 부도덕한 행위들을 오히려 공감할 수 있게 만든다.

 

 

쓰쿠모주쿠

l 비판세계문학 2
▶ 포스트모던 시대의 새로운 실존 문학
 드디어 미스터리의 ‘진상’, 그리고 인생의 ‘진상’에 다가서나 싶다가도 사실 그 ‘진상’이랑 애당초 없었던 것이라는 전개가 되풀이되지만, 그럼에도 주인공 쓰쿠모주쿠는 결코 절망하는 법 없이 이야기의 ‘바깥’으로 나아간다. 이야기의 연쇄 속에 쏟아지는 말과 의미의 홍수 속에서 어떠한 말과 의미를 받아들이고 생각하며 살아야 하는 것인지에 대한 고민을 담고 있다는 점에서, 유명 평론가 아즈마 히로키는 이 작품을 두고 ‘포스트모던 시대의 새로운 실존 문학’이라며 극찬한 바 있다. 또한 그 번민의 과정을 속도감 넘치는 문체로 에로틱하게, 그로테스크하게, 그리고 난센스하게 그려냈다는 점에 소설 <쓰쿠모주쿠>의 참신함과 매력이 있다고 할 수 있다.

 

 

스페이스 크로니클

- 우주 탐험, 그 여정과 미래
타이슨은 이 책에서, 인간과 지구를 더욱 잘 알고자 한다면 우리는 역설적으로 지구 밖으로 눈을 돌려 우주를 연구해야 한다고 이야기한다. 우주에서 가장 흔한 원소 다섯 가지는 수소, 헬륨, 산소, 탄소, 질소이며, 이 중에서 다른 원소와 반응을 하지 않는 헬륨을 제외한 네 가지는 인간을 비롯한 지구 생명체를 구성하는 주된 원소이기도 하다. 이것은 결코 우연의 일치가 아니다. 바로 지구와 우리가 별의 잔해에서 태어났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인간은 우주 속에서 특별한 존재가 아니고, 우리의 몸이 지금과 같은 구성 성분으로 이루어진 것은 지극히 당연한 결과였다. 우주 탐험이야말로 생명의 탄생에 대한 궁극의 답을 제시해줄 수 있는 길인 셈이다.
20세기 초, 과학자들이 분자와 원자라는 극미세 영역을 관찰하면서 양자역학이 태동했고, 빛의 속도라는 인간이 체감하기 불가능한 속도를 연구하면서 상대성 이론이 생겨났다. 이런 발견을 통해 우리는 이 세상이 인간의 상식을 뛰어넘는 법칙에 따라 존재하고 변화한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다. 우리가 가늠할 수조차 없는 거대 시공간인 우주를 탐구하다 보면 세상을 지배하는 또 다른 법칙이 발견될지도 모르는 일이다. 그러면 우리의 세계관은 또 한 차례 변혁을 맞이할 것이다.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

l 웨스 앤더슨 컬렉션 
앤더슨 감독의 영상미를 일컫는 신조어 ‘앤더슨 터치’를 완벽하게 구현했다는 찬사를 받는 이 아트북은 일러스트레이터 막스 달튼의 그림을 표지로 시작한다. 촬영장 곳곳을 담은 사진들, 귀여운 캐릭터 일러스트, 드로잉, 모형, 우표 형식의 필모그래피, 레퍼런스 영화 카드, 다양한 아트워크 등 이전에 공개된 적 없는 볼거리가 250여 장에 걸쳐 풍성하게 수록되어 어느 페이지나 시선을 붙들어 고정시킨다. 단번에 읽고 덮어버리기 아쉬울 만큼 세심하고 풍성한 만듦새를 만끽하시길. 웨스 앤더슨의 다음 작품까지 기다리기 힘든 사람들이라면 조금씩 아껴가며 한 장씩 감상하기 충분한 예술적 감성 가득한 아트북이다.

 

 

옛사람이 건넨 네 글자

- 생각을 잊은 인생에게
차고술금(借古述今), 옛일을 빌려와 지금을 말한다는 뜻의 사자성어다. 흔히 하는 ‘역사는 반복된다’는 말과도 의미가 닿는다. 과거에 일어난 사건, 고전에 담긴 이야기 속에서 현실을 직시하는 안목과 문제를 해결하는 통찰을 얻으라는 의미일 것이다. 하지만 처음부터 역사에서, 고전에서 그런 안목과 통찰을 얻기란 쉽지 않다. 옛이야기 뒤에 숨은 지혜, 현상 이면에 담긴 본질을 찾아내기 위해서는 꾸준한 공부와 비판적 독서가 필수적이다.
이 책은 옛글에서 찾은 결정적 장면, 고전에서 뽑은 사자성어를 통해 현대를 사는 우리가 세상과 마주할 수 있게 해주는 지혜를 전한다. 옛글에서 시대정신을 길어 올리는 우리 시대의 인문학자 정민 교수는 단순히 사자성어와 그에 관련된 고사를 소개하는 데 머무르지 않고, 그 속에 담긴 귀한 사유와 성찰을 함께 전한다. 더불어 날카로운 분석과 풍부한 해석으로 옛글을 넓고 깊게 살피는 그의 글을 따라가다 보면 어느새 역사와 고전을 어떻게 바라보고 읽어야 할지, 그 지혜를 어떻게 현실에 적용할 수 있을지를 함께 체득하게 된다.

 

 

파이어스톤 도서관에서 길을 잃다

- 일상과 그 너머에 대한 인문적 성찰
“우리의 삶에서 진정으로 중요한 것은 무엇인가?”

역사학은 사회적 산물이다. 하지만 우리의 삶에서 진정으로 중요한 것이 무엇인가에 관한 답변은 수천 년의 역사를 통찰한다고 해서 얻을 수 있는 성질의 것이 아니다. 오히려 한 개인의 인생을 깊이 들여다봄으로써 그 답에 접근할 여지가 충분하다. 개인의 일상과 그 너머에 대한 인문적 성찰은 곧 인류가 구축해온 역사와 궤를 같이하기 때문이다. 삶과 죽음, 시간과 영원, 문학과 역사, 현상과 본질, 기억과 인식 등 자신이 지나온 삶에 켜켜이 쌓인 시간의 지층 속에서 건져 올린 인문적 성찰을 통해 저자는 삶의 진실에 끝없이 접근하려 한다. 영문학, 구약학, 기독교 역사, 미국사 연구에 평생을 바친 학자의 고뇌가 일상의 탐구에서 그 빛을 발한다. 《파이어스톤 도서관에서 길을 잃다-일상과 그 너머에 대한 인문적 성찰》에서 저자는 자녀와 제자들에게 자신의 학문 세계와 삶에 대한 성찰을 담백하게 들려준다. 삶의 길을 묻는 후학들에게 답할 준비가 되어 있지 않다는 고백에서 여전히 삶의 진실을 탐구해나가는 겸허한 학자의 모습을 엿볼 수 있다. 하지만 이 책을 읽는 독자라면 우리 삶에 대한 그의 인문적 성찰이 실로 깊고도 넓다는 사실을 깨닫게 될 것이다.

 

 

김광석과 철학하기

- 흔들리지 않는 삶을 위한 12가지 행복 철학
거대담론의 철학보다 일상을 이야기하는 철학을, 삶과 격리된 동굴 속 철학이 아닌 삶의 크고 작은 고통을 함께 나누는 철학을 지향하는 김광식 교수는 우리 저마다의 사는 방식에 어울리는 행복을 스스로 깨우칠 수 있도록 돕는다. 행복을 꿈꾸지만 그 방법을 모르겠는 이들에게 “행복은 삶의 방식, 곧 라이프스타일이다”라는 아리스토텔레스의 꿈결의 철학을 전하며, 왜 사는지 이유를 모르겠는 이들에게 “존재의 의미는 의미를 만드는 자가 결정한다”라고 말하는 하이데거의 죽음의 철학을 전한다. 감정과 이성 사이에서 갈팡질팡하는 이들에게 데카르트의 이성의 철학을 전하며 칸트의 자기비판의 철학으로 행복을 낳는 생각과 불행을 낳는 생각을 전한다. 니체의 초인의 철학으로 나를 끊임없이 넘어서는 노력에 행복을 위한 실마리가 있음을 알려준다. 철학자들의 행복론을 현대인의 삶에 맞게 재해석하여 설명한 것도 유용하다.

 

 

가치 있는 책 읽기 같이 있는 책 읽기

- 경쟁보다 상생을 찾는 독서 수업
책 읽기는 단순하고 가벼운 행위가 아니다. 한 페이지 한 페이지, 한 챕터 한 챕터, 한 권 한 권의 책을 고르고 읽고, 읽은 뒤 글로 생각을 정리하고, 서로 얼굴을 맞대고 토론하는 행위는 우리의 머릿속에, 가슴속에 한 차원 더 높은 ‘생각의 집’, ‘감성과 이성의 집’을 짓고 ‘작은 우주’를 만드는 고차원적인 일이다.

 

 

 

 

 

 

 

 

 

셜록 홈스, 기호학자를 만나다

- 논리와 추리의 기호학
◈ 세상 모든 미스터리를 푸는 열쇠, 기호학과 추리소설
 셜록 홈스를 비롯한 탐정/추리소설에 대한 주목은 19세기 말 이래 인식론의 차원에서 일어난 패러다임의 변화와 직간접적인 상관관계가 있다. 이성과 비이성, 직관과 이성의 기계적 대립이 무너지고 감각과 무의식 차원이 부상하면서 이들의 방법론 역시 호응을 얻게 된 것이다(미술사가 모렐리, 프로이트, 홈스의 유사성을 다룬 4장 긴즈부르그의 글 참조). 또 사회 통제를 정교화하기 위해 사용된 추측적 패러다임의 발전과도 관련이 있다. 실제로 홈스의 방법론은 현대 범죄(심리)학에 큰 영향을 미쳤고 코넌 도일이 수사에 참여한 사례도 있다(3장 참조). 그러나 다른 한편으로 추리소설에 드러난 추리 모델은 고대부터 사냥으로 생계를 꾸린 인류가 몸에 익혀 온 근원적인 추측 모델이고(볼테르의『자딕』을 분석한 4, 9, 10장 참조), 퍼스가 말한 대로 인간의 “추측에 대한 독특한 본능”이나 다름없다. 기호로 가득 찬 세상에서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의미를 해석하며 일상을 살아가는 우리이기에 추리소설에 끊임없이 매혹되는 것이 아닐까.

 

 

미치광이, 루저, 찌질이 그러나 철학자

- 은둔형 외톨이 칸트에서 악의 꽃 미셸 푸코까지 26인의 철학자와 철학 이야기
이 책은 철학에 관심 있지만 심오하고 난삽한 철학서들을 읽을 엄두가 나지 않아 포기한 이들을 위한 철학 에세이다. 이름만 들으면 누구나 아는 철학자지만 그들의 책은 두껍거나 난해해서 선뜻 손이 가지 않는 사람들, 좀 더 가까이 다가가 철학자들과 그들의 철학을 알고 싶은 사람들, 좀 더 재미난 방법으로 즐겁게 철학을 알아가고 싶은 사람들을 위한 책이다. 차례는 다소 주관적으로 저자의 선호에 따라 뽑혔으나 철학 하면 떠오를 철학자들을 한 편씩, 본편과 번외편으로 나누어 총 스물네 편에 소개한다. 각 사상이 철학사 전체에서 어떤 순서로 제기되어 발전되었는지 볼 수 있도록 ‘편년체’ 차례를 함께 실었다. 이 책은 철학자와 그들의 사상을 이해하는 새로운 방식을 제시해줄 것이다. 물론 철학이 무엇인지 알려주는 철학책이다. 그런데 진짜 재미있다.

 

 

 

베란다 프로젝트 - Day Off

기타리스트 이상순과 싱어송라이터 김동률의 프로젝트 '베란다'의 첫 앨범 'day off'
이 앨범엔 10 곡의 노래가 빼곡히 자리잡고 있다. 친구의 연애, 나의 바람, 누구나 한 번쯤 단꿈에 빠져 꾸었을 법한 백일몽에 대한 얘기, 동네 화원을 지나치다 한 눈에 반해버린 여인에 대한 고백(도 사실 제대로 못하는 맥없는 청춘), 불안함, 두려움, 여행의 체험 등 두 사람의 소소한 삶의 이야기들이 노래가 되고 음악이 되어 우리 앞에 펼쳐진다. 같이 모여 '그래, 우리 이렇게 같이 모여 음악을 하게 되었구나' 하며 어깨동무를 한 채 맥주 한 잔을 들이키는 두 내로라하는 음악가들의 웃음소리가 들리는 앨범. 바로 'day off'이다.

 

 

L'Arc-en-Ciel - Wings Flap

[Single]
이번 싱글 앨범의 타이틀 곡인 [Wings Flap]은 8비트를 기본으로 하는 멜로디에, 기타와 베이스의 16비트 어레인지가 매칭하여 역동감을 느끼게 한다. 특히 보컬 hyde의 이모셔널한 목소리가 전체적인 흐름을 압도하는 댄서블한 락으로 완성되었다.

추가로 수록된 커플링 곡은 1998년에 릴리스한 싱글 [HONEY]의 셀프 커버로써 [HONEY-L'Acoustic version-]이 수록되어있다. 어쿠스틱 기타의 음색과 더불어 정열적이면서 애수가 느껴지는 곡조로 17년 만에 새롭게 탄생하였다.

 

 

Yuhki Kuramoto - Misty Lake Louise [2CD 한정반]


"오직 어떻게 해서든 좋은 피아노곡을 만들고 싶다는 갈망과 바람만 강했고, 그렇게 허덕였던 적이 있었습니다. 그런 시기에 신의 선물처럼 완성된 곡이 'Lake Louise'입니다."
- 유키 구라모토

 

 

 

 

 

 

David Bowie - Blackstar


어느 누구와도 차별되는 정체성을 지니는 위대한 아티스트 데이빗 보위는 지난 반세기 동안 행했던 다채로운 사운드에서 한걸음 더 나아가 새 앨범에서 실험적 재즈의 형식을 도입했다. 현실과 동떨어진 부자연스러움과 과장을 담아낸, 때로 뒤틀리고 그로테스크하기까지 한 그만의 사운드스케이프 역시 진화하여 일상성이 배제된 아스라한 환상이 시종일관 귀와 감각을 자극한다. 강렬한 그 여운은 길게 남아 심장의 두근거림이 잦아들지 않는다. 대단한 여정, 멋진 경험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9)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 요사이 마음이 뒤숭숭합니다. 주위에 벌어지는 일련의 사건들 때문에요.T_T 늘 그랬듯 책과 음악으로 위안을 받고 있을 뿐, 몇 주 전부터 글을 쓰지 않아요. 그림도 손 놓고 있어요. 즐거운 상상을 계속 이으려 하지만, 달아나기 바쁩니다. 우울 모드가 튀어나와요. 소설의 결말도 우울 일색입니다. 2003년의 그때처럼, 유쾌한 소설을 다시 쓰고 싶어요.

각오를 다지고, 정리를 위해 리스트 붙입니다. 다음 주 주문할 예정이라, 머그는 제 손에 들어올 거 같아요. 데스크매트 탐나지만…… 근데, 참고서를 사기는 좀. 이벤트 끝나고, 따로 살 수 있을까요. T_T

 

 

 

 

셜로키언

셜록 홈스의 ‘창조자’와 ‘계승자’의 구도를 이루는 듯 나란히 늘어선 두 이야기는 100년의 간극을 지닌 주인공들이 각기 홈스의 의미를 되새기며 막을 내린다. 창조자는 한때 홈스를 증오했지만 결국 자신의 일부이기도 한 그를 인정하게 되고, 계승자는 자기 삶에서 홈스가 지닌 가치와 의의에 대해 깨우친다. ‘셜록 홈스의 팬’이라는 제목이 암시하듯, 이 소설의 초점은 셜록 홈스라는 인물보다는 ‘홈스의 사람들’ 쪽에 더 또렷하게 맞춰져 있다.
아울러 작가는 소설을 통해 홈스를 비롯한 추리소설 전반의 낭만에 대해서도 부르짖는다. 소설 곳곳에는 가스등이 막 전기등으로 바뀌던, 20세기 초반 풍경에 대한 묘사가 담겨 있고 작중 코난 도일은 그러한 격변의 물결을 경외한다. 새로운 세기를 맞이하던 격동의 시기, 역사가 역동하는 시기를 살아가던 빅토리아 시대 인물들은 어딘지 2016년의 우리와 닮았다. 어슴푸레한 가스등이 태양만큼 밝은 전기등으로 모조리 바뀐 세상, 알 수 없는 것보다 알 수 있는 것이 더 많아진 시대에 살고 있지만 우리는 오히려 갈수록 허구의 세계에 더 열광한다. 작중 브램 스토커의 말처럼 때로 사실은 너무나 덧없고, “영원히 남는 것은 낭만”이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이런 측면에서 본다면 《셜로키언》은 홈스를 사랑하는 셜로키언들의 이야기인 동시에, 전세계의 예비 셜로키언들에게 미리 발송된 아주 낭만적인 초대장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바텐더

집에서 어머니의 시체를 발견한 이후 충격을 이기지 못해 정신병원에 들어간 저스틴 체이스. 전도유망하던 미래와 풍비박산 난 가족 관계를 뒤로하고 정신병원에서 나와 머나먼 여정을 떠난다. 잭 케루악을 읽으며 선(禪)을 통해 마음을 다스린 그에게 나타난 추악한 노인의 충격적인 말에 그는 다시 과거를 되돌아본다. 원수지간이 된 아버지와 형과의 관계, 아버지의 애인이었던 애니 오버마이어와의 관계에서 허우적거리며 진실을 향해 나아간다.

 

 

 

 

 

 

 

더스티 블루

- 카엘 탈라스의 진실 l 블랙펜 클럽 36
『더스티 블루』는 현실과 악몽, 환상과 꿈이 한데 뒤섞인 세계다. 진실을 파헤치면 파헤칠수록 현실이라고 믿었던 것들이 서서히 무너져내린다. 놀라운 반전으로 카엘 탈라스의 세계와 그에 대한 진실이 밝혀지면서 독자는 의문을 가지게 된다. 우리가 믿는 것이 과연 진실일까, 진실이 정말 존재하기는 하는 걸까. 서로를 불신한 채 가면을 쓰고 연극을 하는 사람들의 세계는 어딘지 낯설지 않다. 그 세계에서는 진실과 거짓의 경계가 모호하고, 그 구분 또한 무의미해 보인다. 작가는 카엘 탈라스의 분열된 세계를 통해 우리 사회의 진실을 보여주고, 삶과 행복, 죽음에 대한 차가운 질문을 던진다.

 

 

 

 

 

제멜바이스 / Y 교수와의 인터뷰

l 제안들 13
루이페르디낭 셀린의 『제멜바이스 / Y 교수와의 인터뷰』가 워크룸 문학 총서 '제안들' 13권으로 출간되었다. 이 책은 작가이기 이전에 의학도였던 셀린의 의학 박사 학위논문이면서 일종의 소설로 읽히는, 즉 작가 셀린의 씨앗을 엿볼 수 있는 『제멜바이스』와 셀린 전작의 전환점이라 할 소설 『Y 교수와의 인터뷰』를 함께 묶어 루이페르디낭 셀린의 방대한 작품 세계를 미리 조망할 수 있도록 했다. 뒤이은 부록 「기갑부대 데투슈 병사의 수첩」은 열여덟 살 젋은 시절 병사로서 전쟁을 마주했던 셀린의 내면을 보여주고, 연이어 실린 「졸라에게 바치는 헌사」는 『Y 교수와의 인터뷰』와 더불어 중후기 작품들의 면모를 감지할 수 있도록 돕는다.

 

 

 

 

 

엔진의 시대

- 15대의 자동차로 보는 현대 문명의 비밀
저자는 가장 상징적인 차 15대(포드 모델 T, 라살 모델 303, 쉐보레 콜벳, 캐딜락 엘도라도, 폭스바겐 비틀, 폭스바겐 마이크로버스, 쉐보레 콜베어, 포드 머스탱, 폰티액 GTO, 혼다 어코드, 크라이슬러 미니밴, BMW 3 시리즈, 지프, 포드 F-시리즈, 토요타 프리우스)를 선택했다. 미국을 무대로 활약한 차들과 자동차 회사들이 중심이지만 자동차와 영향을 주고받아 온 것이 비단 미국 사회와 문화만이 아님은 너무도 분명하다. 『엔진의 시대』는 인류를 사로잡은 차 15대를 통해 현대 문명의 변화상을 한눈에 살펴볼 수 있는 책이다.

 

 

 

 

 

 

지식

- 인류 최후 생존자를 위한 리부팅 안내서
영국 우주국에서 우주생물학 분야를 연구하는 천재 과학자 루이스 다트넬은 이 책에서 핵전쟁이나 천재지변으로 인해 대재앙을 맞이한 인류를 전제로, 살아남은 사람들에게 무엇이 제일 필요한지 살펴보는 동시에 인류의 지식 발전 과정을 독특하고 흥미롭게 정리했다. 물론 최악의 종말이 닥친 후에도 생존자들이 곧바로 자급자족해야 하는 건 아니다. “영국 환경식품농무부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쌀과 말린 국수 및 통조림처럼 부패하지 않는 비냉동식품이 영국 전역에 11.8일치가 비축되어 있다. 재앙으로 인구가 크게 줄어들어 약 1만 명 정도가 살아남는다면, 그 비축량으로 50년가량 견딜 수 있을 것이다.”(59쪽) 그러나 이러한 것들은 어느 정도의 유예기간이 지나면 여지없이 분해되고 부식되며 퇴락하고 부패한다.
그래서 이 책에서는 먼저 사라진 문명이 남긴 쓰레기더미에서 생존을 위한 최소한의 것들을 찾아내 재사용할 수 있는 최적의 방법에 대해 알아보고, 의식주에서부터 의학, 의약품, 전력, 운송, 커뮤니케이션, 고급 화학, 시간과 공간 등 생존과 문명 재건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핵심 지식과 과학 기술을 압축적이고 실용적으로 전한다.

 

 

만물과학

- 이 세상 모든 것이 궁금했던 한 남자의 과학 이야기
이 책은 생각할 수 있는 가장 작은 세계에서부터 상상할 수 있는 가장 큰 세계까지, 우리 눈앞에 펼쳐진 생생한 현실에서부터 마음의 눈으로만 관찰할 수 있는 보이지 않는 세계까지 미시와 거시의 모든 세계를 들여다보고 전체를 조망한다.
이 매혹적인 지적 여정에서 다윈의 진화론부터 하이젠베르크의 ‘불확정성’ 원리, 앨런 튜링의 ‘생각하는 기계’, 밴 밸런의 ‘붉은 여왕 가설’, 리처드 도킨스의 ‘이기적 유전자’, 현대 물리학의 양대 이론인 양자론.상대성 이론에 이르기까지 인간 앎의 지평을 확장해 온 위대한 과학적 발견과 이론들이 22가지 주제 아래 일목요연하게 펼쳐진다. 그리하여 우주를 떠돌던 먼지에서 원자로, 별과 행성으로, 세포와 생명으로, 유인원에서 인간으로, 그리고 인간이 만든 문명으로 이어지는 한 편의 장대한 서사시가 완성된다.

 

 

온 더 무브

- 올리버 색스 자서전
“두렵지 않다고는 못할 겁니다. 하지만 감사하는 마음이 가장 큽니다. 나는 사랑했고 또 사랑받았습니다. 많은 것을 받았고 일부는 되돌려주었습니다. 나는 읽고 여행하고 생각하고 썼습니다. 세상과 소통했고, 특히 여러 작가와 독자와 소통했습니다.
무엇보다도 나는 이 아름다운 행성에서 의식 있는 존재, 생각하는 동물로서 살아왔습니다. 그리고 그 사실 자체가 내게는 크나큰 특권이자 모험이었습니다.”

모험과 호기심으로 점철된 중단 없는 삶의 열정
“나는 모든 신경학이, 세상 모든 것이 일종의 모험이라고 믿습니다.” 우리 시대의 위대한 지성이자 의학계의 큰 별 올리버 색스. 그가 타계 직전 남긴 자서전 《온 더 무브》는 올리버 색스가 추구한 끝없는 모험, 중단 없이 나아가는 삶의 뜨겁고 생생한 기록이다. 모터사이클과 속도에 집착했던 젊은 날로 시작하는 이 회고록은 휴식을 모르는 에너지와 열정으로 넘쳐난다. 오랜 세월 세상으로부터 잊힌 질환과 그 환자들을 만나 삶의 진로를 결정하고 환자들의 삶 속으로 들어가고자 결정한 이후, 대륙과 대양을 넘나들면서 뇌, 의식, 정신의 비밀과 인간 존재의 본질을 파헤쳐나간 파란만장한 인생의 궤적이 오롯이 담겨 있다.
사람과 지적 탐구에 대한 애정과 열정, 성정체성에 대한 고뇌와 죄의식, 환희와 절망, 유대감과 깨달음, 자신에게 영향을 준 작가들과 과학자들과의 우정 등, 더없는 솔직함과 유머로 써내려간 《온 더 무브》는 무한한 호기심과 예리한 통찰력으로 인간과 세상을 읽고 이해하고 또 기록해나간 색스의 진면목을 고스란히 보여준다. 이 “걷잡을 수 없는 연상 정신을 지닌 터무니없는 모험가, 신경학의 모든 것과 세상의 모든 것을 일종의 모험으로 여기는 열정가의 생생한 자화상”은, 너무나 인간적이기에 오히려 화성인적으로 보이기까지 하는 그의 특별함이 유독 빛을 발하는, 그가 세상에 전하는 마지막 선물이다.

 

 

맹자여행기

- 절망의 시대, 사람의 길을 묻다 l 책 밖으로 나온 사상가 1
맹자가 활동하던 춘추전국시대에는 제자백가라 불리는 사상가들이 있었다. 그들 모두와 구별되는 오직 한 명의 사상가를 꼽으라면 단연코 맹자일 것이다. 당시의 제자백가들이 왕의 처세와 부국강병, 전쟁의 기술 따위를 말할 때, 오로지 맹자만이 백성을 말했다. 맹자는 사람은 본디 선한 존재라는 성선을 바탕으로, 죄 없이 고통 받는 백성을 위한 정치를 역설하고 사람을 살리는 세상을 설계한 유일한 사람이었다. 또 마음 ‘心’을 사람을 이해하는 주체로 확립한 최초의 심리학자이기도 하다.
이 책이 다시 해석한 맹자는 혁명가다. 왕과 사직은 백성의 삶을 보살피기 위해 존재한다. 백성의 고통을 외면한다면 더 이상 왕이 아니며, 그런 왕은 바꾸고 사직도 갈아엎으라고 맹자는 일갈한다. 백성을 모든 것의 중심에 두는 애민의 정치가 바로 맹자에게서 시작된 것이다.
이제 그런 맹자를 만나러 간다.

 

 

작가와 고양이

길고양이를 돌보고, 아기 고양이를 구조하고, 가족으로 여기며 함께 동거하는 작가들의 솔직담백한 이야기는 때론 유쾌하고 때론 가슴을 울린다. 아무리 자세히 들여다보아도 절대 완전히 알 수는 없는 비밀 같은 고양이의 매력에 빠져 그들을 바라보고 돌보며 마음을 주고받는 작가들의 애정 가득한 고백을 통해, 고양이라는 기묘한 존재에 대한 매력을 만끽할 수 있다. 작가들이 키우거나 돌보는 개성 만점의 고양이들도 사진으로 만나볼 수 있어 더욱 흥미롭다.

 

 

 

 

 

 

 

예술가의 서재

- 당신의 마음이 쉬어가는 다락방, 출판진흥원 제작지원도서 선정작
고흐의 그림 [프랑스 책과 장미가 있는 정물]을 처음 접한 작가는 그림 속 책의 제목을 알고 싶어 도록을 살펴보았지만 책에 대한 정보는 들어 있지 않았다고 한다. ‘고흐가 읽은 프랑스 책’에 대한 궁금증은 ‘예술가들은 어떤 책에 매혹되었을까’ 하는 궁금증으로 이어져 이 책을 쓰게 되었다. 방송 일을 하면서 베토벤, 고흐, 고갱, 톨스토이, 찰리 채플린, 이사도라 덩컨, 제임스 딘, 헤밍웨이, 프리다 칼로 등 음악,미술,문학,사진 각 분야의 예술가들의 삶과 작품, 그들이 읽었던 책에 대한 수많은 자료들을 모으고 답사하며 쓴 《예술가의 서재》는 다독가이자 애서가인 이하영이 ‘불멸의 예술 작품 속에 밑그림으로 숨어 있는 책의 흔적들’을 더듬어 찾아 읽은 열혈 독서일기라 할 수 있다.

불멸의 예술가들이 고난과 역경의 시기에 항상 책과 함께, 책 속에서 위안을 삼은 경우가 많았다. ‘오직 할 수 있는 건 독서 뿐’일 만큼 영혼을 휘감던 고통과 절망은 자연과 문학 속에서 누그러지고 숙성되어 새로운 예술의 밑거름이 되었다. 예술가들이 자신의 운명과 화해하게 되고 새로운 도약과 내면의 평화를 향한 발걸음을 내딛기 시작할 때 그들 곁에는 늘 책이 있었다. 책을 읽고, 영화를 보고, 음악을 듣거나 그림을 보고 글을 쓰는 일은 누구나 할 수 있는 일이다. 십 년간 수천 권의 책을 읽어야 한다거나, 별다른 학위나 자격증이 필요하지도 않다. 내가 살고 있는 지금 여기에 흐르는 의식의 한 단면을 잡아채듯 기록해놓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 예술가의 시선이 머물다 간 책갈피 속에서 창작의 고통을 이겨낸 예술가의 삶과 작품 세계를 엿볼 수 있는 책 《예술가의 서재》는 음악가가 피아노 위에 올려놓은 책, 화가가 화구 곁에 놓아둔 책, 작가가 글 쓰는 책상에 펼쳐놓은 책을 소개하고 있다.

 

미싱 유

할런 코벤은 《미싱 유》를 쓰면서 가장 중요한 키워드로 ‘온라인 데이트’를 떠올렸다고 한다. 미국의 유명한 온라인 데이팅 사이트 애슐리 메디슨이 해킹당해 대다수의 회원 정보가 노출되고, 이와 유사한 사건들이 전 세계적으로 일어나는 걸 보고서 온라인으로 세상이 얼마나 달라질 수 있는지를 생각했다는 것이다. 그래서인지, 소설 속 장면들은 때때로 지나치리만치 생생하다. 마치 내 주변에서 생길지도 모르는 일, 혹시 내가 겪을 수도 있는 사건들이 이야기의 껍질을 쓰고서 달려드는 듯하다.

 

 

 

 

 

 

 

레버넌트

l 버티고 시리즈 
『레버넌트』는 1820년대 미국 서부 개척시대의 전설적인 실존 인물 ‘휴 글래스’의 실화를 바탕으로 한다. 푼케는 거친 대자연을 맨몸으로 뚫고 다녔던 사냥꾼들의 생활을 역사적 사실들을 동원하여 현실감 있게 되살려냈다. 극한을 달리는 기후와 사나운 짐승들, 곳곳에 터를 잡고 맞서는 적대적인 인디언들 등 온갖 위험이 도사리고 있는 광활한 대지에서 그들이 느껴야 했던 두려움과 고독, 생존을 향한 집착이 이 작품 속에 선명하게 녹아들어 있다. 반송장이 되어 대자연의 한복판에 버려진 주인공 휴 글래스의 공포와 분노에는 간담이 서늘해지고, 끝내 살아난 그가 고통과 추위, 배고픔과 싸워가며 3천 마일에 달하는 여정을 이어나가는 데서는 경외심마저 든다. 이냐리투 감독은 “휴 글래스의 이야기는 ‘삶의 모든 것을 잃었을 때 우리는 과연 누구인가, 인간은 무엇으로 만들어졌으며 또 무엇을 할 수 있는가’라는 질문을 던진다”고 하며 이 이야기를 바탕으로 영화를 연출하게 된 계기를 밝혔다. 주인공 ‘휴 글래스’를 연기하는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역시 “인간의 놀라운 정신력을 보여준다”고 하면서 “생존 본능의 가장 내적인 요소를 파헤치는 작품이라는 점에서 끌렸다. 지금까지의 캐릭터와 달리 대사 없이 수많은 감정을 전달해야 하는 독특한 도전을 했다”고 전했다.
 “괴물과 싸우는 사람은 스스로 괴물이 되지 않도록 조심해야 한다. 당신이 심연을 오래 들여다본다면 곧 그 심연도 당신을 들여다볼 것이다”라는 니체의 글만큼 미스터리를 즐기는 독자들의 공감을 자아내는 표현도 없을 것이다. 인간의 추악한 욕망, 배신과 음모가 난무하는 장르소설의 세상을 통하여 우리는 어느새 우리 자신의 모습을 엿보게 된다.

 

 

좋아서 웃었다

- 오늘, 편애하는 것들에 대한 기록
어느 날 오래 살고 있는 집의 창으로 깊숙하게 들어온 햇빛을 유심히 본다. 그것이 문득 예쁘고 좋아서, 그 빛 닿는 곳에 오늘 유독 좋아진 물건이나 꽃을 가져다놓고 사진으로 글로 기록했다. 둘러 입고 밖으로 나가서 나무, 풍경, 장소 등 빛 고인 계절의 얼굴들을 좋아라 담아 모았다. 여기에 어울리는 음악을 고르고 시집을 들추었다. 그런 날들이 이어졌다. 사람의 마음은 날씨처럼 변덕스러울지라도 취향이란 참으로 완강한 것이어서, 하루의 기록들은 어느덧 고유한 윤기로 색과 리듬을 이루었다.
 <GQ Korea>의 에디터 장우철. 그가 홀로 꺼내 보며 비밀처럼 웃던 일들을 성심껏 매만지고 찬찬히 걸러, 1년 365일 중 약 200일을 캘린더 형식으로 나날이 묶었다.

 

 

 

사소한 것들의 거룩함

- 에세이 ㅣ 고종석 선집 
이번 책 《사소한 것들의 거룩함》에는 모두 54편의 에세이가 담겨 있다. 사랑, 언어, 여자, 도시, 영화 등 다양한 주제의 글을 모두 4부 구성 아래 정연하게 갈무리했다. 선집을 마무리하는 책답게 이른바 ‘고종석 스타일’이 자유로운 형식 아래 총체적으로 드러난다. 즉 지적인 섬세함과 유려한 언어감각, 빼곡한 지식교양이 두루 갖춰져 있다. 거의 대부분의 글이 〈한국일보〉에서 최초 발표된 것들이며, 더러 《인물과 사상》《문학과 사회》《씨네21》 등이 출처인 글도 수록했다. 그의 에세이 글쓰기는 대개 저널리즘 안에서 이루어졌지만, 그것은 저널리즘을 뛰어넘는 저널리즘이었다. 고종석은 지성적인 에세이의 한 절경으로 독자들을 안내하며, 그 사유의 폭과 깊이를 통해 각자의 삶과 생각을 돌아보도록 이끈다.

 

 

 

교양인을 위한 수학사 강의

- 수의 탄생에서 카오스 이론까지, 20가지 주제로 살펴보는 수학의 역사
▼ 세상을 흐르게 하는 ‘수학’
세상은 수학 없이는 돌아가지 않는다. 현재 우리가 당연하게 여기는 거의 모든 것이 수학적 개념과 방법에서 나왔다. 특히 최근에는 그 정도가 더 심해졌다. 텔레비전에서부터 휴대전화, 대형여객기, 자동차의 GPS, 기차 운행 일정표 그리고 의료용 스캔 장비에 이르기까지 모두 수학에 바탕을 둔다. 그런 의미에서 저자는 지금이야말로 수학의 황금시대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많은 사람들이 현대 기술문명에 수학이 항상 작동하고 있음을 알아차리지 못한다. 일상생활에서 나타나는 이런 기적들을 당연하게 보아 넘기고 있는 것이다. 물론 사용자가 기적을 현실로 만드는 숨은 원리까지를 굳이 알 필요는 없다. 만약 비행기 승객이 탑승 전에 삼각법 시험에 모두 통과해야 한다면, 하늘을 날 수 있는 사람은 극소수에 불과할 것이다.
사실 수학사는 그 범위가 너무나 광대해서 온전히 한 책에 다 담기란 불가능하다. 다 담았다 해도 그 내용은 전문가조차 읽기 힘들지도 모른다. 이 책은 내용을 선별해서 실었다. 당연히 책에 내용이 실리지 않았다 해서 수학사에 중요하지 않은 부분이라는 뜻이 아니란 말이다.
이 책은 시간순서대로 각 장마다 한 가지의 주제를 중심으로 수학의 흐름을 설명한다. 수학사는 주제만 가지고 나열할 수도 없고, 시간 순으로만 배열할 수도 없기 때문이다. 수학을 논할 때는 무엇보다 먼저 과거를 말하지 않을 수 없다. 과거의 어느 한 시점에서 시작된 이야기들이 발전을 거듭하면서 지금 현재를 만들고 있기 때문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