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내 국어 교과서에 ‘말의 영향‘ 단원. 용기나 상처를 주는 말이 얼마나 중요한지 배운다. 그 실례로 가난한 싱글맘 슬하에서 성장한 흑인 의사 벤 카슨을 든다.
지난 미국대선 공화당 후보였으며 이젠 트럼프 정부의 주택장관. 그는 빈곤을 개인의 책임, 마음 먹기 따름이고 노오력 부족으로 본다. 그의 막말!의 힘은 뉴스를 장식한다. 종교 가난 역사 성소수자에대한 발언이 어마어마하다. 우리나라 막말 정치인이 바로 연상된다.
http://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ec&oid=030&aid=0002612112&sid1=001
우리나라 교과서에서 그를 ‘말의 영향‘의 좋은 예로 보아야 하나?
어린시절 가난과 편견을 극복해서 이젠 막말을 하면서 살 수 있게된 위인이라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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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석영 작가의 자전 "수인"을 예약 주문해 놓고, 스님의 바랑을 닮은 에코백을 받고도 한참 동안 읽기를 미뤄두었다. 그러다 어제, 화요일 저녁 오랫만의 문학행사에 가는 길에 읽기 시작했다.

 

강연회는 노련한 작가의 문장 만큼 부드럽고, 알찬 구성에 감동적이었다. 황작가의 인생, 그리고 우리나라의 역사를 아픈 농담과 대화로 더듬는 자리에는 작가가 다시 만나고싶다는 문익환 목사의 아들 문성근씨가 함께 했다.

 

80년대 격랑의 한국, 나는 중,고등학교, 그리고 대학교를 다녔는데도 뉴스에서 접했던 황석영 작가를 이렇게 다시 만난 자리가 영 실감나지 않았다. 운동권은 커녕, 그냥 겉도는 학생이었던 나는 학교 대신 전공언어의 문화원에 틀어박혀서 반밖에 알아듣지 못하는 영화를 자막없이 보고 있었다. 집을 벗어나는 것만이 꿈이었다. 외국어를 배우고 그 외국으로 가서 돌아오지 않아야지, 라고 결심하면서도 매일 매일 집에서 저녁밥을 부모님과 함께 먹었다. 나말고도 내 세대 전체가 온나라가 방황하면서 거짓말을 하고 있다고 여겼다. 아무것도 안하면서. 그 시간 동안 황작가는 유럽, 미국, 일본을 다니며, 그리고 북한에 가서 김주석을 만나며 역사를 엮어내고 있었다.

 

그후 오랫동안... 나는 .... 그러니까, 평범하게 살았다. 결혼을 하고, 유학길에 오르고, 아이를 낳고 너무나 오랫동안 다른 나라에서 가만히 조용히 살다가 한국에 돌아왔다. 아이를 키우면서 내 시선은 내 집 현관문을 넘지 못했고, 큰 아이의 유별난 사춘기를 겪어주느라 나도 다시 어린시절로 돌아가는 줄만 알았다. 그런데, 역사는 흐르고 다른 사람들은 어른이 되어있었다.

 

어제 다시 스무살로 돌아간 나는 안치환씨의 노래의 가사를 놓치며  어쩔줄 모르고 늙은 심장은 안타깝게 두근거렸다. 몰랐을까, 삼십 년의 세월이 흘렀는데, 그냥 이렇게 말간 눈길로 맹하게 변명하면 이제 와서 통할줄 알았을까. 생경한 문성근 씨의 날카로운 발언, 많이 굽은 황석영 작가의 어깨, 너무 나이 들어버린 나.

 

아름답고 슬픈 밤. 잘못 살았는지도 모르겠네. 이 땅의 역사일텐데, 왜이리 낯설고 무거운지. 첫 권을 조심스레 천천히 이어서 읽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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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6-21 23:3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7-06-22 18:01   URL
비밀 댓글입니다.
 

환상? 호러? 혹은 생활? 이 동화의 종류가 뭘까...이 서늘한 기분은? 송미경 작가의 이 장편은 단편의 짜임새가 풀어져서 더 성글고 어색하다. 아쉬운 만남.

 

다친 사람과 동물을 치료해주는 거지 아이, 그 거지 아이를 둘러싼 동네 사람들의 반응. 상처의 이유가 증오와 혐오이며, 타인을 대하는 사람들의 행동이 두려움이라는 설정이 강렬하다. 상황이나 인물이 현실적이고 자세하다가도 환상으로 넘어가고, 그 변화가 거칠어서 자꾸 딴 생각이 끼어들었다. 아이들의 말투와 행동도 어색해서 어른 작가의 존재가 떠오르고. 이야기를 읽으며 나는 어린아이가 될 수 없었다.

 

이상도 하지. 예전 큰아이와 함께 동화/어린이책을 읽을 땐 내용 정리를 하거나 아이를 위해서(!) 공부 지도자의 입장으로 읽었다. 요즘은 막내도 훌쩍 자라서 동화를 거의 내 즐거움을 위해서 읽고 있다. 그러니 동화를 더 깊이 빠져들어서 읽는다. 내 안의 어른이 튀어나와서 어린이 나를 가르치려고 하는 동화는 별로야. 이번 책은 자꾸 어른이가 읽게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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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발매되는 Roxane Gay의 새 책.

http://www.cc.com/video-clips/oifn27/the-daily-show-with-trevor-noah-roxane-gay---fitting-into-the-world-in--hunger----extended-interview
트레버 노아와의 인터뷰

12살의 소녀 록산에게 어른 록산이 해주고싶은 말..˝부모님께 말해˝라고 ...ㅠ ㅠ 자신을 믿고 자신의 말의 힘을 믿어야 한다. 부모님께 손을 내밀어야한다. ㅠ 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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멋진 사람들끼리 트윗 주고받고 DM 약속도 하고...아름답다. 심지어 킹은 트럼프가 블럭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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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17-06-14 06:4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킹 좋아요 ㅠㅠ

유부만두 2017-06-14 07:32   좋아요 1 | URL
블럭은 아니었나봐요. 킹은 부통령 펜스도 팔로한다며 ㅎㅎㅎㅎ

유부만두 2017-06-14 12:1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결국 블럭됐대요...ㅎㅎㅎ

psyche 2017-06-15 03:2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정말 트럼프는 트윗못하게 손가락을 확 묶어버렸으면 (더 심하게 말하고싶지만 참음). 아 진짜 미치겠어

유부만두 2017-06-15 08:57   좋아요 0 | URL
ㅎ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