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옥의 바닥, 얼음에 갇힌 영혼들과 연옥에서 만나는 ‘아라크네’가 인상적이다. (다시 한 번 도레 책은 삼 킬로가 넘어요!)

프루스트는 이리저리 순번이 밀려서 아직 4권 초반, 호텔방에 방금 들어선 고딩 화자는 말이 많다. 기차 여행에 삶은 계란을 먹는 건 프랑스에서도 마찬가지고, 스치듯 만나는 여자마다 온갖 휘성 노래 가사의 망상을 펼치는 이 녀석은 여전히 말이 많다. 그런데 얘 말에 또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니까. 할머니의 잘못으로 역방향으로 기차를 탄 나이든 하녀 프랑수아즈에게 감정이입하고 우울한 토요일, 빨래가 마르지 않아 더 우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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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아 2021-07-03 16:01   좋아요 6 | 댓글달기 | URL
오 귀스타프 도레? 그림들이 으스스 하군여! 저 조금전에 유튭에서 조승연작가가 단테 ‘신곡‘ 이야기 해주는거 들었는데 유부만두님 글 보고 깜놀ㅋㅋㅋ

유부만두 2021-07-04 18:33   좋아요 0 | URL
오호?! 대단한 타이밍인데요? 그렇다면 미미님께서 단테 신곡 읽으시는 건 시간 문제고요? (막 이런다)

단발머리 2021-07-03 16:59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책이랑 형광펜 깔맞춤 뭐에요? 너무너무 이쁘잖아요! 225,000원! 눈을 의심했습니다.
‘읽고 싶어요’하고 나중에 스스로 선물 찬스 쓸까봐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유부만두 2021-07-04 18:34   좋아요 0 | URL
ㅎㅎㅎ 제 의도를 알아보셨군요. 전에 진초록 표지엔 녹색 형광펜이었지요.
책 값... 대단하지만, 정말 인쇄 상태가 (흑백 판화의 선 하나 하나 생생하게) 좋아요. 무겁고요. 뽀대가 납니다.

scott 2021-07-03 17:30   좋아요 6 | 댓글달기 | URL
이책 유부 만두님에게 땡투 날려드리면 만두 사먹을 가격 (⊙ꇴ⊙)

그렇게혜윰 2021-07-04 07:04   좋아요 2 | URL
진짜 그러네요ㅋㅋㅋ 만두 사드리고 싶지만.....ㅋㅋㅋㅋㅋㅋ

유부만두 2021-07-04 18:34   좋아요 0 | URL
ㅋㅋㅋ 그러네요?!!! 만두 만두 만두!

mini74 2021-07-03 17:32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가격에 많이 놀라고갑니다 ㅎㅎㅎ

유부만두 2021-07-04 18:34   좋아요 1 | URL
네, 저도 놀랐...어요. (먼산)

moonnight 2021-07-03 18:57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앜 단테 25만원@_@;;;; 큰일났어요 사고싶다사고싶다사고싶다@_@;;;;;

유부만두 2021-07-04 18:35   좋아요 0 | URL
큰일났어요. 저 도레 다른 판화집 검색하고 있어요. ㅜ ㅜ

레삭매냐 2021-07-03 19:19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단테와 도레는 그야말로
찰떡궁합이 아닐까 싶습니다.

단가는 ㅎㄷㄷ이구요.

유부만두 2021-07-04 18:36   좋아요 0 | URL
도레의 판화는 정말 생생하네요. 3D 저리가라에요. (해설엔 원근법을 무시했다지만)

수이 2021-07-03 20:58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사고 싶지만 ㅋㅋㅋ 과감하게 포기하고 단테 영문판 사러 가요 언니 ㅋㅋㅋㅋㅋㅋ

유부만두 2021-07-04 18:37   좋아요 0 | URL
비타님은 단테를 이탈리아어로 읽으셔야 되는 거 아닌가요?

수이 2021-07-04 23:08   좋아요 0 | URL
이탈리아어로 읽으려면 2년은 더 있어야 할 거 같은데요;;;

그렇게혜윰 2021-07-04 07:03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단테는 도레! 전 그냥 작은 것에 만족하렵니다 가격이 후덜덜^^

유부만두 2021-07-04 18:37   좋아요 0 | URL
작은 거라도 도레는 도레죠. 지옥 연옥 천국 다 쏘다니고 왔더니 저도 좀 후덜덜이었어요. ^^
 

거짓말 보다 힘이 센 개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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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레이스 2021-07-03 10:4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 책 전에 방송에서 소개하는 거 봤어요
재미있을것 같던데...^^

유부만두 2021-07-03 14:20   좋아요 1 | URL
네. 재미있게 읽고 있어요. 미국 2016년 대선과 브렉시트 이야기가 많이 나오고요, 단점은.... 개소리들이 너무 인상적이라 머리에 남는다는 거에요;;; 멍멍왈왈

moonnight 2021-07-03 19:4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우왕 화이트와인÷책 멋져요 우아하신 유부만두님^^

유부만두 2021-07-04 18:38   좋아요 0 | URL
멋지죠, 제가요? (부정하기 시릅니다) 와인 마시고 막 취해서 애들 한테 개소리 한거 안 비밀;;;;
 

라이트 노벨이지만 소설에 대한 애정이 끓어 넘친다. 라이트 노벨이라서 현실 운운하면서 고교생 등단작가 둘이 같은 반이고, 한명은 수십만부 판매의 베스트셀러 작가에 전교 일뜽이다. 라이트 노벨이라 인간관계가 미니멀하다. 라이트 노벨이라 여고생 몸매 묘사가 하루키 만큼 많다. 라이트 노벨이라지만 지루했다. 스포: 소설의 (귀)신은 안 나온다.

청춘물을 쓰려면 좀 더 산뜻하고 아름다운 이야기를 써야지. 청춘물을 읽는 독자의 대부분은 충실하고 싶었지만 그러지 못했던, 지금은 이제 결코 되돌릴 수 없는 옛날을, 적어도 픽션 안에서 즐기고 싶은 중년층 이상이라고. - P64

"이해해. 여기에 있는 소설이 너를 구성하고 있는 걸…….그것이 어렵지 않게 전해져. 여기에 있는 책은, 전부 다 엄청 사랑받고 있으니까."
"별로……. 그렇지 않아."
사랑받는다.
사람에게 사랑받는 책이란, 어떤 책을 말하는 걸까.
코유루기의 시선을 따라 책장으로 시선을 돌렸다. 벽 한 면을 덮은, 키가 큰 책장. 이곳에 있는 책이 나라는 인간을 구성한다.
변함없이 시적인 표현을 하는 사람이다. 그리고 나는 그런 말을 자연스럽게 사용하는, 코유루기 시이나라는 사람이 부럽고 질투가 났다. - P184

그 증거로, 지금은 거의 대부분 출판사가 웹에서 작가를 뽑아서 책을 내기 바빠. 큰 출판사 중에는 자체 웹 소설 투고 사이트까지 만들어서 거기서 작가를 뽑으려고 하기도 해, 이제 프로 작가가 뽑은 신인상의 시대는 끝났어.
앞으로는 틀림없이 프로가 뽑은 프로 작가보다 일반인이 뽑은 일반인 작가의 시대가 될 거야. 아니, 이미 되었어. 대개 일반 문예의 신인 작가는 웹 소설 작가의 초판 부수에 압도적으로 지고 있으니까. - P240

"발행 부수구나."
핵심을 찔려,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니까……. 5천 부, 였어요."
"문고본이 5천이라……."
카스가이 씨가 깊게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그건…… 힘들겠네."
"저기……. 정말, 놀랐어요……. 1만 부 이하라니 단행본 때와 거의 다르지 않은 숫자잖아요……. 문고본이 되어도 그런숫자라니……."
"요즘의 출판 업계는 정말로 가혹하지." - P1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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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부만두 2021-07-01 23:10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우리 나라는 초판이 삼천부 이하라고 들었는데…

수이 2021-07-02 00:1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그래도 일본은 다르네요 초판본 숫자…… 키르케가 더 잼나요? 소설의 신이 더 잼나요?

유부만두 2021-07-02 00:18   좋아요 1 | URL
키르케!!!!!!!! 키르케 입니다.
소설의 신… 은 아휴…. 머 그냥 흔한 청춘물이에요;;;

수이 2021-07-02 00:22   좋아요 0 | URL
키르케 오늘 샀어요 ㅋㅋ 응 읽어볼게요 잘 자요 언니 그나저나 요즘 초딩들은 이 시간까지 안 자고 톡질하네요 에휴 🤦🏻‍♀️ 내일 학교 가면 만날 건데 보고싶어 죽으려고 하네요 켁 그런데 소설의 신_ 좀 유치해도 제목 좋아요 👍🏻

유부만두 2021-07-02 00:23   좋아요 0 | URL
저도 그래서 낚인거죠 ㅎㅎ

moonnight 2021-07-03 19:5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여고생 몸매 묘사가 하루키만큼 많다 에서 막 웃었습니다ㅎㅎㅎㅎ;;; 약간 끌리려다가 유부만두님 리뷰로 만족하고 패스합니다 호호^^

유부만두 2021-07-04 18:39   좋아요 0 | URL
아이고 이 책은 정말 제목으로 사람 홀리고 내용에선 나몰라라 재미 대가리도 없었다고 합니다.
대신 오늘 읽은 추리소설 <체육관 살인>은 은근 제대로 된 본격 살인+추리라 (물론 고등 전교 일뜽이 빠지지 않았지만) 비교적 재미있게 읽었어요.
 

<만화 그래픽노블>

요코 씨의 말 1, 사노 요코/김수현 역, 기타무라 유카 그림, 민음사, 2018

요코 씨의 말 2, 사노 요코/김수현 역, 기타무라 유카 그림, 민음사, 2018

어느 박물관의 지하, 마르크 앙투완 마이외/김세리 역, 열화당, 2007

빙과 11, 타스쿠오나, 요네자와 호노부, 니시야 후토시 그림, 대원씨아이, 2021


<비문학>

여성. 전적으로 권력에 관한, 메리 비어드/오수원 역, 글항아리, 2018 

정신과 의사의 서재, 하지현, 인플루엔설, 2020 

단테, 박상진, arte, 2020

살아생전 떠나는 지옥 관광, 김태권, 한겨레출판, 2021

욕구들, 캐럴라인 냅/정지인 역, 북하우스, 2021

편협하게 읽고 치열하게 쓴다, 정희진, 교양인, 2021

여성, 귀신이 되다, 전혜진, 현암사, 2021 


<문학>

망내인, 찬호께이/강초아 역, 한즈미디어, 2017

다시 올리브, 엘리자베스 스트라우트/정연희 역, 문학동네, 2020

아랑은 왜, 김영하, 복복서가, 2020 

여우8, 조지 손더스/민은영 역, 문학동네,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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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에서 성리학적 제사의 대상에 포함되지 않는 이들은 민간신앙의 영역, 즉 무속과 불교를 통해 모셔졌다. 무속과 불교를 통한 의례는 주로 가정의 주부가 의로하거나 주재하고, 주로 여성인 무당이 그 일을 행함으로써 여성의 의례로 자리를 잡았다. 즉 정상적인 죽음을 당한 사람의 의례는 유교와 남성 사대부의 영역이 되었으며, 비정상적인 죽음을 맞은 이들의 의례는 무속과 불교, 여성에 의해 치러졌다는 이야기다. - P215

신화 속 여성의 신이 되기 위한 여정은 현실의 여성이 겪는 고난을 반영한다. 특히 당금애기와 바리데기가 어머니로서, 그리고 딸로서 겪는 수난은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당금애기는 혼인하지 않은 처녀가 아이를 낳았을 때 겪을 온갖 고난을 감내했다. 바리데기의 고난 역시 마찬가지다. 딸이라는 이유로 아들을 바란다는 뜻의 이름을 받고 집에서 구박데기로 자라거나, 태어나자마자 살해당하거나, 혹은 부모가 엄연히 살아 있는데도 해외로 입양시켜 버렸다는 이야기들뿐만이 아니다. - P287

<순군부군청기> 순군부의 감옥을 지키는 여신이 꿈에 나와 200년 전 자신의 사연을 말하고 남근목을 바쳐 복을 비는 것 좀 그만두라고 말한다. - P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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