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부아르 책은 촛점 탓이 아니라 표지 디자인 입니다.
사강 책은 늦여름 충동구매인데 (알** 15,560원 vs. 교* 6,570원) 가격 비교는 놓치지 않았고요.

산 책 따로 읽는 책 따로라 오늘은 드디어 ‘펠라시아의 여정’을 읽는 중인데, 하아 이렇게 무섭고 조마조마하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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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자냥 2021-08-19 16:38   좋아요 6 | 댓글달기 | URL
저도 원서는 꼭 교*랑 비교해 보고 사요. 교*가 확실히 제품도 더 많고 가격도 훨씬 저렴할 때가 많다능...

유부만두 2021-08-20 07:40   좋아요 1 | URL
맞아요. 교*이 외국서적은 더 많이 갖고 있는 것 같아요. 예전엔 (그러니까 도서 정가제 이전?) 알**에서 최저가 보장하면서 보상(?)도 하고 그랬는데 요즘엔 검색하면 알**이 더 비싸거나 찾는 책이 없거나 해요.

scott 2021-08-19 16:39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교* 이번 10할인까지 해줘서 저도 잔뜩 ㅎㅎㅎ

유부만두 2021-08-20 07:40   좋아요 2 | URL
잔뜩 사셨군요. ㅎㅎㅎ

단발머리 2021-08-19 16:51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두 책 모두 갖고 있는 저는 무척 기쁘오며 ㅋㅋㅋㅋㅋ 보부아르 책은 저도 5,000원 저렴한 교*에서 구입했더랬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유부만두 2021-08-20 07:42   좋아요 2 | URL
ㅎㅎ 보부아르 책 이 버전으로 사신 건가요? 그럼 우리 한 오 년이나 칠 년 후에 읽게될까요?

잠자냥 2021-08-19 16:57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갑자기 이 포스팅은 교* 찬양이............. 교*여 보고 있는가?

유부만두 2021-08-20 07:42   좋아요 2 | URL
그...그런가요? 이 포스팅과 댓글을 알**에서 싫어합니다.

˝호갱님들, 여기서 이러시면 안됩니다! 상도덕을 모르심미꺄?!!˝

책읽는나무 2021-08-19 17:32   좋아요 7 | 댓글달기 | URL
이렇게나 가격차이가 난단 말예요??
댓글 다는데 갑자기 비 오는 하늘에서 천둥이!!!!
깜놀해서 뭘 쓸려고 했는지 다 까먹었어요ㅜㅜ

유부만두 2021-08-20 07:43   좋아요 2 | URL
천둥 따위가 우리 사이에 끼어들었군요! 이런!

네! 가격 차이가 천둥 같이 클 때도 있어요. 특히 이런 얇은 페이퍼백은요.

새파랑 2021-08-19 17:44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슬픔이여 안녕은 프랑스어판이군요. 와우 프랑스어로 책을 읽는 분이 있으시다니 😆 놀랍습니다 ㄷㄷㄷ

유부만두 2021-08-20 07:45   좋아요 3 | URL
제가 불어 전공을 해서 그래요. 돈 주고 배운 걸 이렇게 시간이 오랜 후에 돈 쓰면서 즐기다니요. (흉보셔도 됩니다 ㅜ ㅜ)

청아 2021-08-19 18:06   좋아요 6 | 댓글달기 | URL
‘아니 왜 저 글자만 초점이 저래?‘ 했습니다ㅋㅋㅋㅋ<제2의 성> 우리말로도 어려워서 읽다 멈춤인데....🙄👍

유부만두 2021-08-20 07:47   좋아요 3 | URL
불어랑 우리말이 더 어려워요.... 저도 발췌만 부분 부분 읽었더랬어요. 이 영어 번역본이 좋다고 들어서 ‘일단‘ 사두었습니다. 그런데 책 전체가 저렇게 부옇게 읽히지나 않을까 몰라요. 아마 그런 독자들이 많아서 저런 표지를 만들었을지도 몰라요. (막 우겨봅니다) ^^

그렇게혜윰 2021-08-19 18:15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오 이번달 교땡 사은품 노트북 가방도 예뻐요 ㅋㅋㅋㅋㅋㅋㄴㅋ

유부만두 2021-08-20 07:47   좋아요 1 | URL
아이고, 선생님, 막 이렇게 꼬시고 그러시면 제가 또 .... ㅎㅎ

그렇게혜윰 2021-08-20 08:26   좋아요 1 | URL
전 딱 필요했어서리 ㅎㅎㅎㅎ

수이 2021-08-19 19:53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아니!!!!!!! 저도 읽으려구요 유부만두님 대신 전 한글로……. -.-

유부만두 2021-08-20 07:47   좋아요 1 | URL
둘 다요????? 비타님은 모든 언어로 뚝딱 다 읽으실거 같아요!
고고!

붕붕툐툐 2021-08-20 00:23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으~ 그 조마조마함 알죠~ 그나저나 전 왜 ‘제2의 성‘을 제멋대로 해석한 걸까요? 음란마귀인가?ㅎㅎ

유부만두 2021-08-20 07:49   좋아요 2 | URL
아휴... 저 펠리시아의 여정 다 읽고!!! 영화판 까지 찾아서 (빨리 돌려가며) 보고!!!! 그랬잖아요. 트레버 작가님 글 잘 쓰시데요?!!!

그나저나 제2의 성, 은 딱 표지에 ㅆㅅ 이렇게 써 있어서 저희집 중딩 애가 보더니 좀 흠칫 하던 눈치였어요. 하하하

파이버 2021-08-20 09:2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표지 사진보고 눈👀 비볐어요ㅎㅎㅎ 원서 가격 차이가 이렇게 많이 나다니… 원서는 서점마다 가격 다른지 처음 알았네요!

유부만두 2021-08-21 22:17   좋아요 1 | URL
원서는 정가 책정도 할인률도 서점마다 다르더라고요. 그래서 인터넷 서점 세 곳을 다 살펴봅니다. ^^
 

열아홉 구수정은 용한 점쟁이에게 스무살 되기 전에 죽는다는 통고, 혹은 예언을 듣고 명을 길게 하려고, 죽기 싫어서 길을 떠난다. 등에는 백설기 가득 지고. 


작가의 말과 해설에 나온대로 '북두칠성과 단명소년'을 토대로 쓰인 소설인데 첫 장과 마지막 장 사이는 어지럽고 복잡한 세계를 주인공 수정이가 쏘다니는 바람에 따라다니는 독자는 '투쟁'을 하듯, 특히나 나이 든 독자는, 허덕거리...다가 생각해 낸다. 이상한 나라의 수정이? 


길가메시, 혹은 앨리스, 오딧세이와 여러 설화와 이야기 속의 목숨 을 건, 내던진, 바라는 영웅들 이야기. 라고 쓰고보니 나도 해설을 흉내내고 앉았... 모든 걸 비유나 상징으로 풀자면 한없는데 그렇다고 깊이 있는 독서 경험도 아닌데다 어쩐지 집중도 안되고 재미도 별로고 지루하기도 하다. (이 얇은 책을 하룻 밤 건너 뛰고 이틀에 걸쳐 읽었다니) 


두 개의 흑 백 가름끈이 표지의 얼굴 만큼이나 당당하다. 그런데, 뭐랄까, 이 소설의 의미는 텍스트 밖에 너머에 있어서 자꾸만 말을 더해야 비로소 .... (이거봐 이거봐 또 평론가 흉내내고 앉았...) 


추신: 수정이에게 불어터진 떡볶이를 권하던 그 새끼는 성매수자 같고, 맞고, 그런데 어떤 남선생과도 겹쳐지고, 이 소설을 읽고 난 직후라 나도 문장이 마구 .... (아 그만 그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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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읽는나무 2021-08-13 10:1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박지리 문학상이란 것도 있었군요??
책 표지가 서늘합니다.

2학기 전면등교는 애초에 물 건너간거죠!!!!!
그래서 포기한지가 오래지만...
삼 시 세끼도 포기하고 싶을때가 문득문득!!!
하~~~~ 아무생각없이 늘 하루종일
아침 먹으면서 점심 뭐먹지? 점심 먹으면서 저녁 뭐먹지? 저녁 먹으면서 내일 아침은???
심지어 잠을 자면서까지도....내일 세 끼는??
이건 아무생각이 아닌 게 아닌 거죠~ㅋㅋ
웃으려니 갑자기 눈물도 나올뻔 했네요ㅋㅋㅋ
밥 하면서 한 번씩 유부만두님 생각 났었어요.
그 많던 집밥 메뉴들의 사진들!!!
요즘은 뭘 해 드시려나??하면서요^^
그래도 여전히 책 열심히 읽으시고 건재하셨었어요.
제 예상대로요^^

유부만두 2021-08-13 10:58   좋아요 2 | URL
시지프스의 밥상은 계속 이어지고 있어요. 다만 사진 찍기에 물려서 그만 뒀고요. ^^
그냥저냥 메뉴는 반복과 변주를 하고요, 책은 계속 읽고 사고 사고 사고 읽어요.
아, 우리 눈물은 감추도록 하죠, 아직 울 날이 너무 많을 것 같아요.

이 책은 오리지널 작품이라기 보다는 ‘다시 쓰기‘ 성격이 더 강하게 보여요. 그래서 지루했는지 모르겠군요. (끝까지 늙은 독자 감성 탓은 안 하겠읍니다)

파이버 2021-08-13 10:40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스무살이 되기 전에 죽을 운명이어서 단명 소녀였군요... 152쪽이니 얇긴한데 당당한 두 개의 가름끈에서 피식했어요ㅎㅎ

유부만두 2021-08-13 10:59   좋아요 2 | URL
책 내용에 두 개의 칼, 두 개의 명부, 두 명의 인물, 두 갈래 길 같은 생과 사의 이미지가 반복되요. 아마 그래서 의도적으로 두 개의 가름끈을 만들었을 거 같아요. 독자에 따라선 한 호흡에 읽을 수도, 저 처럼 가름끈을 이용해 하룻밤을 보내기도 하겠죠? ^^
 

책의 표지의 초상화 인물이 그레뀔 백작 부인이고 게르망뜨 공작부인의 모델



“로베르 드 몽테스키외(Robert de Montesquiou, 1855~1921)백작이 그레뀔 백작부인의 사촌이었다. 몽테스키외는 프랑스 문학에 당디즘Dandisme을 도입한 장본인이고, 이 세기 전환기에 수많은 예술가들에게 영감을 준 인물이었다. 더욱이 그는 사촌인 그레뀔 백작부인만큼은 아니지만, 조용히 베를렌 같은 예술가들을 후원해온 메세나이기도 했다. 몽테스키외 또한 프루스트의 소설에 등장하는데, (프루스트 자신은 극구 아니라고 부인했지만) 《잃어버린 시간을찾아서》에서 당대 사람들에게 큰 충격을 준 샤를뤼스 공작의 모델이 바로 그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이 일로 프루스트는 화가 잔뜩 난몽테스키외 백작에 의해 한동안 절교를 당하기도 했다).” (316)


“그레뀔 백작부인의 삶에서 흥미로운 점은, 흔히 그녀의 정도의 위치에있는 극상류층 여성들이 흔히 빠지기 쉬운, 현실과의 괴리, 정치에 대한 무관심, 사회 정의보다 내 밥그릇 먼저 챙기기 같은 보수적 편향을 거부한 점이다. 그녀 주변의 거의 모든 사람들이 보수적인 왕당파였어도 그녀는 인간 평등에 의거하는, 공화국 정신에 대한 신념을 숨기지 않았다. 모두 그녀의 살롱에서 교류한수많은 예술가들의 영향일 것이다. 그러면서도 누구보다도 부유했고 자신의 세련된 취향을 굳이 감추지 않았던 그녀. 찰스 프레데릭 워스의 세련되고 엄청난 가격을 자랑하는 드레스를 입은채 드레퓌스의 무죄를 주장하고, 퀴리 부인의 라듐 연구소를 후원하는 수표를 쓰면서 왜 이 사회에 마리 퀴리와 같은 여성 과학자가 많아져야 하는지 열변을 토하는 여성이 이끄는 살롱을 상상하는 것만으로도, 이 시대를 아름다운 벨 에포크로 만들어주지 않는가.”(317)


스테판 외에의 만화에서는 아예 샤를뤼스를 몽테스키외 초상화와 사진으로 표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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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아 2021-08-08 22:18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ㅋㅋㅋㅋㅋㅋㅋㅋ샤를뤼스 너무 좋은데ㅋㅋ몽테스키외를 모델로 했었군요!! 맙소사.
게르망트 부인의 모델인 저 모습은(회색) 사진맞겠죠?그림?
사진이면 놀랍네요!!😳

유부만두 2021-08-08 23:00   좋아요 3 | URL
회색은 사진이고요, 표지 컬러는 초상화에요.
정말 멋지죠?

청아 2021-08-08 23:06   좋아요 3 | URL
아 작품에서 느꼈던 이미지에 적합한 미모네요! 몇번이나 확대해서 봤어요ㅎㅎ

바람돌이 2021-08-09 00:51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오우 아름답고 멋있는 여성들이 나오면 무조건 좋아요. ^^

유부만두 2021-08-09 14:23   좋아요 1 | URL
그렇죠?! 너무나 멀리 있는 여성이라 비현실적이지만 그녀가 퀴리 부인을 후원했다는 걸 알고나니 감탄하게되요.

그렇게혜윰 2021-08-09 21:0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표지가 너무 아름다운데 내용도 매혹적이네요♡

유부만두 2021-08-10 09:44   좋아요 1 | URL
시각 자료들도 풍부하고요, 반짝거리는 벨 에포크 시기의 문제점인 제국주의와 노동자 처우 문제도 짚어주고 있어요. 많은 부분이 프루스트와 연결 되어서 더 흥미롭게 읽었어요.

단발머리 2021-08-10 09:4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그레뀔 백작부인 정말 멋지네요. 인용해주신 부분을 상상하면서 사진 보는데 진짜 심쿵!!! 😍😍😍

유부만두 2021-08-11 10:25   좋아요 0 | URL
그쵸. 저렇게 멋지니까 프루스트가 그런 소설을 써냈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세기 전환기의 여성들은 기억하고 있었다. 모든 사람은 평등하다고 외쳤던 사회계약론자이자 위대한 계몽주의 철학자인장 자크 루소가 결정적인 순간, 어떻게 여권女權을 외면하고 다수의 남성 혁명가들을 선택하며, 혁명을 완수했는지를 말이다.

또 라파이에트(Marquis de La Fayette, 1757 ~1834)에 의해 발표된 숭고한, 인간과 시민의 권리선언에 여성의 권리 따위는 없다는 것도 말이다. 혁명 때에는 분명, 성별의 차이를 넘어 같이 연대했던 모두(L‘Homme)의 자유와 평등이, 혁명이 끝나자 남성(Des hommes)만의 자유와 평등으로 바뀌던 순간도 생생히 기억하고 있었다. 무엇보다 용서할수 없는 것은 진보적 페미니스트이자, 인간과 시민의 권리 선언을 여성의 입장에서 다시 써서(Déclaration des droits de la femmeEt de la citoyenne, 1791) 루소도 라파이에트도 한 방에 비웃으며 치졸한 그들만의 세상으로 보내버린, 올랭프 드 구즈(Olympe deGouges, 1748~1793)가 단두대의 이슬로 사라진 일일 것이다. 그녀의 죄명은 ‘여성의 권리를 남성에게 위임시킨 죄‘였다. 더욱여성들은 이때 (잠시였지만) 집회, 결사의 자유를 빼앗긴다.어떠한 정치적 활동이나 집단 행동도 금지 당한 것이다. 따라서 백년이 지나, 세기 전환기의 여자들은 좀 더 과격하고, 은밀하고 조직적인 여성운동을 했다.
(233-234)


[마르그리트 뒤랑은] 올랭프 드 구즈가 단두대에서 한 마지막 말을 기억하고 있었다. ˝여성이 사형대에 오를 권리가 있다면, 당연히 의정 연설 연단에 오를 권리도 있다.˝ (2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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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돌이 2021-08-09 00:5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인간의 평등함을 위해서 노력한 사람이 이렇게 많은데도 왜 아직도 이 모양인지..... 기득권이라는건 정말 징글징글합니다그려.....

유부만두 2021-08-09 14:23   좋아요 2 | URL
그 반대 쪽에 있는 사람들이 더 많은가봐요. 아 정말 징글능글...

라로 2021-08-09 14:31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Marquis de La Fayette 하니까 저는 뉴욕에 있는 제가 좋아하는 옷 브랜드 La Fayette 148 생각남요.^^;;
그런데 불어로는 라파이에트라고 발음 하나요? 여기선 라피에트 비스므리 하게 하는 것 같아요. ˝Laffy-ette˝ 이렇게요.ㅎㅎㅎ
암튼 벨 에포크는 제가 넘 좋아하는 시대인데 인간이 아름다웠던 시대라니,,이 책 저도 보관함에.^^

유부만두 2021-08-10 09:45   좋아요 1 | URL
불어식으론 라파이˝에˝뜨, 로 들리는데요.
이 책 화려한 사진과 그림이 풍부하고요, 특히 무하 챕터가 멋져요. 아름다운 시절의 문제점도 잊지 않고 짚고 있어요. 이 책을 통해서 다른 벨 에포크 책으로 뻗어나가기 좋은 출발점이라고 생각합니다. ^^
 

1890년대 십대 후반의 화자는 프랑스 휴양지 발벡에서 주위의 시선을 의식하며 다양한 인물들을 관찰한다. 귀족과 부르주아, 호텔에서 근무하는 노동자들과 해변 마을의 상인들과 하인들까지. 그의 인물 감상은 살벌하게 우스꽝스럽고 또 어처구니 없기도 하다. 부르주아인 이 청년이 현실 걱정 없이 바라보는 석양의 하늘과 저녁 바람, (당시 신문물) 전등으로 밝혀진 레스토랑에서의 근사한 시간들. 그동안 이 청년은 계속해서 여인들을 시선으로 좇고, 상상으로 끌어안고, (만만한 계급의 여자들에게는) 돈자랑도 하면서 (그 사이 사이 할머니한테 땡깡도 피우고) 망상에서 허우적대고 있다.  


스완씨에 버금갈만한 화자의 롤모델 귀족 청년 생루와 그의 친척 샤를뤼스의 등장도 드라마틱하지만 이번 권의 하이라이트는 해변의 발랄한 걸그룹의 등장이다. 짜짜잔. 대여섯 명의 그 활달한 소녀들에게서 눈을 떼지 못하고 친해지려 애쓰는 화자. 우연이 몇 번 겹쳐 그 중 한 명인 알베르틴과 통성명을 한다. 


밥맛 없이 구는 변태 화자에 정내미가 여러 번 떨어지지만 의외로 이번 권에는 유머스러운 에피소드들이 많고, 그윽한 풍경 묘사와 (제비가 솟구치는 바닷가! 어두워진 시골길! 나를 따라오는 저녁노을! 아름다운 이 풍경들 묘사 속에 나도 들어가 있는 것 같은 착각은, 그래요 착각입니다) 솔직한 마음 탐구(랄까, 묘사랄까, 특히 시간차로 다가오는 행복이라던가, 자신을 삼등분해서 감정이 착각해도 의지가 붙잡아준다는 이야기에는 트위터리안의 냄새도 났다)가 아름다워서 욕을 삼키면서 계속 읽고 있다. 옛 한자어휘와 길게 꼬인 사극체 문장의 펭귄판과 소소한 오역이 꽤 많은 민음사 판을 원서도 좀 참조하면서 함께 읽느라 발벡의 여름은 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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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8-08 13:25   URL
비밀 댓글입니다.

유부만두 2021-08-08 14:19   좋아요 2 | URL
두 번역본을 장면 기준으로 나눠 번갈아 읽는데요, 문체 뿐 아니라 분위기가 아주 달라서 재미있어요. 그러다 묘사가 어긋날 때나 이해가 잘 안될 때만 으응? 원서를 찾아봅니다. 원서 문장이 별나게/ 우리말 번역과 비교해서 고급스럽거나 그렇진 않아요. 다만 촘촘하게 인물의 감정과 풍경 묘사를 하는 점이 흥미롭지요. 그나저나 ㅁㅇㅅ 번역은 부드러운 큰 흐름으로 읽을 땐 좋은데 자꾸 걸리는 부분이 생기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