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사업을 시작해보기로 한 거지. 서점을 운영하는 건 내 오랜 꿈이었어. 책을 통해 최후의 투쟁에 대한 내 생각을 널리 퍼뜨리고 싶었지. 다 지나고 나서 보면 선명하게 보이지만, 걷고 있는 당시에는 무엇이 올바른 길인지 잘 보이지 않아, 그저 본능이나 직관에 따라 걸어갈 뿐. 하지만 부르디외, 바르트, 푸코, 프로이트, 마르크스 같은 많은 저자들의 책을 읽음으로써 나는 그들에게서 빛을 얻었고, 그것을 다른 이들에게 전하고 싶은 마음이 생겼어. - P51

책은 우리를 타자에게로 인도하는 길이란다. 그리고 나 자신보다 더 나와 가까운 타자는 없기 때문에, 나 자신과 만나기 위해 책을 읽는 거야. 그러니까 책을 읽는다는 건 하나의 타자인 자기 자신을 향해 가는 행위와도 같은 거지. 설령 그저 심심해서, 시간을 때우기 위해 책을 읽는다 해도 마찬가지야. - P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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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www.newsis.com/view/?id=NISX20211221_0001696609&cID=10701&pID=10700


중년 여성, 그것도 엄마라는 제목을 단 만화책.
작년 기사를 기억해 두었다가 읽었다.

화자는 오십대 후반 여성이지만 시선은 30대 남성, "아들"이다. 여성의 이야기라지만 표지의 머리 끄댕이 잡고 싸우는 여성들 사이에는 남자가 있다. 남자에게 속고 정과 돈과 세월을 바치는 여성들. 그리고? 여성의 노동 이야기는 곁다리로 약간 더해질 뿐이다. 여자 친구들끼리 만나도 남자 이야기만 한다. 나도 비슷한 연령대이지만 읽어내기 힘들었다. 이 나이 먹도록 남자, 남자 해야하는지. 징그럽다. 그나마 주인공 소연씨가 주택 소유주라 다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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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읽는나무 2022-01-21 09:04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하비상 최우수상을??? 우와 대단하네요^^
한국 작가들 상 많이 받았네요?
윤고은 작가도...^^
축하 할 일입니다.
한 번 찾아 읽어봐야겠어요.

유부만두 2022-01-25 16:59   좋아요 1 | URL
윤고은 작가의 소설은 재미있게 읽었어요. 추천합니다.
하지만 이 만화는 ... 흠.... 개인마다 평이 다르겠지요?

파이버 2022-01-25 02:2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들˝의 엄마들 이야기였군요 ^^;;;

유부만두 2022-01-25 16:59   좋아요 1 | URL
네. 아들의 눈엔 엄마들이 이렇게 보였다니 좀 씁쓸하네요.
 

에린 왕자가 지구에 떨어졌을 때 아무도 뵈:덜 않은게 솔:찬히 놀:랬어. 갸:가 이 벨:이 아닌 개비: 험서 걱정을 허고 있는디 달빛깔에 고리 맹이로 생긴 먼:가가 목새 아래서 움직거리는 거여.

"안녕." 에린 왕자가 혹시 모:른게 인사를 혔:어.

"안녕."배암이 인사를 혔:어. 

(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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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발머리 2022-01-19 16:5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앞으로도 쭈욱 이어지는 건가요? 에린 왕자 시리즈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유부만두 2022-01-20 11:40   좋아요 1 | URL
다른 지역 방언으로도 출판을 계속 할 예정이래요.
기대가 큽니다.

책읽는나무 2022-01-19 23:39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전라도 버전은 좀 점잖쿤요?ㅋㅋㅋ
배암!!!ㅋㅋㅋ
저는 경상도 버전 보고 그 배우 때문에 배꼽 잡았네요ㅋㅋㅋㅋ
사투리가 제가 봐도 좀 어렵더라구요.
경북 포항쪽이라 그런지??
경상도라도 사투리 억양이 다르니까~ㅜㅜ
그래도 재밌어요.
전라도 버전도 재밌네요^^

유부만두 2022-01-20 11:41   좋아요 2 | URL
재미있더라고요. 사투리는 입말이니까 더 친근하기도 하고요.
이번 전북 버전은 역자가 시침 뚝 떼고 낭독하는 게 더 재미있었어요.
 


"저기...... 양 한 마리만 그려 줄 수 있어?" 

"뭐?"

"양 한 마리만 그려줘......" 


그러자 어린 왕자가 소리쳤다. 

"뭐라고! 아저씨가 하늘에서 떨어졌다고?" 

"그렇지."

나는 겸손하게 대답했다. 

"와! 그거 정말 재미있네....." 

어린 왕자가 이렇게 말하며 해맑은 웃음을 짓자 나는 무척 짜증이 났다. 내 불행을 심각하게 여기지 않는 것처럼 보였기 때문이다. 그때 어린 왕자가 이렇게 덧붙였다. 

"그럼 아저씨도 하늘에서 온거잖아! 아저씨는 어느 행성에서 왔어?"





"저기..... 양 한 마리만 기레도."

"뭐라카노."

"양 한 마리만 그레달라켔는데."


그러더이 가가 큰 소리로 외치데.

"와, 아재가 하늘에서 떨어졌다고?"

"구래"

내는 진지하게 대답했눈데

"와, 그거 참 웃기데이......"

그라고 애린 왕자가 웃음을 빵 터트렸는데 나는 쯤 열불이 나데. 내 딴에는 지금 내 상황이 심각한 기로 밌으면 싶았는대 가가 좀 있디 이래 묻는기라.

"그라몬 아재도 하늘에서 왔네! 어느 별에서 왔노?" 






"거: 안 바쁨 저헌티 양: 좀 그:려 주셔요."

"뭣이여?"

"양: 좀 그:려 돌라고요...."


근디 야:가 소릴 깍: 질러.

"뭣:이여! 아자씨도 하늘서 떨어졌어요?"

"그려:" 내가 겸손허게 그렸어.

"아:따, 거 웃:기네요잉."

인자 에린 왕자가 막: 웃:어 싼:디 난 이게 깨:니 승:질이 나는 거여. 나는 넘들이 내 불행을 쫌 심:각허게 생각허믄 좋:겠단 말이여. 근디 야:가 또 그려.

"글:믄 아자씨도 하늘서 왔는 갑네요잉. 어:디 벨:서 왔간디요?" 



김겨울의 유툽에서 보고 따라 읽어봉게 솔찬히 재미져부러써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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햇살과함께 2022-01-19 12:01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오~~ 전라도 버전도 영상 나왔네요^^ 봐야겠어요

유부만두 2022-01-20 11:42   좋아요 0 | URL
전북 버전 영상도 꽤 재미있어요. ^^

persona 2022-01-19 12:25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저는 황해도랑 함북이랑 충남 버전 얼른 나오면 좋겠어요. ㅋㅋ 초등학교 때 쌤이 전북 출신이셔서 그분 생각하면서 동영상 봤어요. 그리고 저는 즤 할먼니 땜시 충남 온양 사투리가 익숙한디 전북이랑 비슷한 부분이 좀 있는 거 같애유. 저도 김, 김치보다 짐, 짐치라고 먼저 배운 거 같애유. 울 할먼니도 맨날 챔지룸 챔지룸 했는데. ㅋㅋㅋ 맹이로 하면 맨 것, 날 것으로, 하는 말이고 멘치로라고 하면 ~같이 라는 뜻이라 이런 건 좀 다른데. ㅋㅋㅋ 그리고 확실히 친구중에 전주 출신 친구들은 사투리 거의 안 쓰는 거 같더라고요. ㅎㅎ
재밌게 잘 봤습니다.

유부만두 2022-01-20 11:44   좋아요 1 | URL
그러네요. 충청도와 전남 사이라 서로 말이 섞인 게 많을 것 같아요.
강원도도 아래쪽은 경상도 느낌도 나더라고요.
충청 버전은 또 워떨까 궁금혀요.
제주도 버전과 북한 버전의 책이 나온다면 찾아서 읽어/들어 보려고 합니다.

라로 2022-01-20 19: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앗! 저 <애린왕자>로 만족하려고 했는데 <에린왕자>도 사야겠어욥!!흑흑흑

유부만두 2022-01-20 21:39   좋아요 0 | URL
에린 왕자가 더 재미있어욥
 

꼼꼼하고 덤덤한 묘사를 따라 읽으며 아일랜드 소도시의 주민들을 상상했다. 코널티 양의 응어리 진 마음과 목걸이, 엘리의 달걀 배달, 그 남편의 목초지 이야기, 플로리언의 방황 등을 따라가다가 지루해서 잠깐 손에서 놓아두었다. 그러다가 새파랑님의 리뷰를 읽고 아, 이것 역시 사랑 이야기구나 싶어서 다시 읽었다. 


마침 가게에서 두 사람이 말을 나눈다. 그러지 말걸, 하면서 인사하고 기다리고 서성거린다. 그리고 엘리는 어쩌면 인생에서 처음으로 무언가를, 누군가를 욕망한다. 결단을 내려야 하는 순간. 최악을 각오하며 엘리는 문을 밀어 연다. 무언가가 문 뒤에 걸려있다. 그리고 그것은 다른 누구도 아닌 엘리 자신이 대면해야만 한다. 


하지만 나는 엘리보다는 코널티 양에 더 마음이 (아무래도 나이가 ...) 갔다. 그녀의 걱정, 그리고 안심과 다정한 상상 너머에서 뜨거운 여름은 가고 순한 가을이 온다. 다음 여름은 조금 더 수월할지도 모른다.


이탈리아에서 사랑의 도피처로 아일랜드를 찾은 플로리언의 부모, 또 모든것을 뒤로하고 노르웨이로 향하는 아들. 점점 더 추운 곳을 향하는 이 가계도에도 연민을 조금 뿌려주기로 한다. 이렇게 뻔한 사랑 이야기인데 트레버의 소설은 어쩜 이렇게 우아한지. 마음이 아파 ...  


덧: 표지의 저 칼 나도 있는데 안으로 당겨 깎기 보다는 밖으로 내치면서 (사과 말고) 감자 껍질 벗길 때가 더 쓰기 좋다. 사과를 저렇게 깎다가는 손을 다칠지도 모른다. 내가 그런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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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파랑 2022-01-13 16:32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리뷰에 제 이름을 언급해주셔서 영광입니다~! 초반이 좀 그렇긴 하더라구요 ㅋ 누가 주인공인지 감도 잘 안오더라구요 ㅎㅎ 저는 플로리언에 더 마음이 갔습니다 ^^

유부만두 2022-01-13 17:34   좋아요 3 | URL
그러셨군요. 플로리언이 그 추운 곳으로 가서 새로운 시작을 잘 했으면 좋겠어요. 설마 몇 년 후 돌아와서 … (네, 드라마를 좀 봤습니다)

청아 2022-01-13 16:43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저도 이 책이랑 읽다만 <비온뒤>도 꼭 다시 읽어볼래요^^

유부만두 2022-01-13 17:36   좋아요 3 | URL
초반의 조용함을 지나면 격정의 여름이 있습니다. 가 여름의 끝에 … 우아한 결말이 기다리고요. 멋진 독서가 될거에요.

책읽는나무 2022-01-13 18:33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저 이 책 오래 전에 읽었거든요.
책 표지가 넘 예뻐서요~^^
분명 아릿아릿 괜찮게 읽은 것 같은데...음....만두님 리뷰를 읽어도 전혀 기억이 안나네요???
참나~~책을 왜 읽는 건지??🥴🥴
저 책이 좋아서 윌리엄 트레버 더 알고 싶어 <비온 뒤>사다 놓곤 처박아 뒀다는ㅋㅋㅋ
요즘 트레버 얘기 많이 올라와서 어쩐다? 중입니다.
근데 저 과도를 가지고 계신 거에요?
칼을 사용하기가 힘든 거였군요?
사과를 어찌나 못깎았던지??
전 저 예쁜 표지에 한 몫 하려고 일부러 못깎았나?뭐 그런 생각을 했더랬죠ㅋㅋㅋ

유부만두 2022-01-19 11:33   좋아요 1 | URL
기억에 엄청 남는 강렬한 사건이 일어나지 않았잖아요. 저도 그래서 소설 전반부는 너무 지루해서 하마터번 중도 포기 할 뻔 했어요.
은근 플로리언이 누굴 죽이길 바랐....

그래도 어느 한 여름, 사랑이 있었더랬습니다.

단발머리 2022-01-13 19:54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겨울에 읽는 여름. 이야기라니 기대되네요. 책표지가 이뻐서 한눈에 들어오는 책인데 계속 미루고 있어요. 푸하하.

유부만두 2022-01-19 11:26   좋아요 0 | URL
여름의 뜨거운 사랑 이야기... 라기엔 조금 아쉽지만 또 그만큼 더 아련한 기분이 남는 책이에요. 풋 사과에 어울리는 불륜이라기엔 너무 어설픈 만남.

페넬로페 2022-01-13 22:37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어떤 종류의 사랑이야기인지 궁금해요.
사과 저렇게 깎다간 매번 엄마한테 혼날 것 같아요. 두껍게 깎는다고요.
저 그림에 뭔가 의미가 있겠죠^^

유부만두 2022-01-19 11:27   좋아요 1 | URL
푸른 사과를 깎는 어설픈 손놀림처럼 처음 만나는 사랑이라는 감정에 당황하는 사람이야기에요. 지나가 버릴까요, 이 뜨거운 (아니 따수운) 떨림은요?

mini74 2022-01-13 23:15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빤한 사랑이야기인데 우아하다는 말 동의합니다 ㅎㅎ 저러다 사과가 뼈만 남을 듯 합니다 ㅋㅋ

유부만두 2022-01-19 11:27   좋아요 0 | URL
그죠? 사과껍질만 따로 모아도 많을거에요. ㅎㅎㅎ